공수처법 개정안 국회 방치한 내막

다 제치고 ‘김건희 특검’ 먼저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국회조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등한시하고 있다. 잇단 간부 사직과 신규 검사 채용 지연으로 수사력 논란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한동안 지속될 수밖에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조계에서는 여야가 공수처법 개정안을 통과시키지 않으면서 ‘수사력’과 ‘폐지’를 언급하는 건 어불성설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국회가 공수처법 개정안만 통과시켜 주면 고질적인 인력난은 해결된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출신 한 변호사의 말이다.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등 여야는 현재 김건희·채상병 특검에만 몰두하고 있다. 공수처법 개정안이 본희의 테이블 통과까지 가능함에도 시도조차 하지 않고 있는 형국이다. 사실상 정치적 요소만 고려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선 통과

국회는 최근까지 공수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개정안 수십건을 발의했다. 지난 21대서 35건, 이번 22대서 5건이 발의됐다. 통과된 법안은 1건뿐이고, 4건은 통과안에 반영돼 폐기(대안반영 폐기)됐다. 나머지는 지난 국회 임기 만료로 자동 폐기됐다.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개정안에는 공수처가 겪어온 인력난을 해소하는 방안이 마련됐다. 공수처 수사 인력 정원은 처장·차장을 포함해 검사 25명, 수사관 40명이다. 서울중앙지검 산하 반부패수사 3개 부서(30명)보다 적다. 지난해 공수처에 접수된 사건만 2000건이 넘는다. 검사 1명당 매년 100건가량을 처리해야 하는 셈이다.

민주당은 21대 국회서만 9건의 법안을 내고 공수처 검사 수를 최대 50명 안팎까지 늘리는 안을 제시했다. 수사관과 행정직원도 각각 최대 80명, 60명까지 늘리자는 내용도 담았다. 민주당은 22대 국회서도 비슷한 내용을 담은 법안 2건을 발의한 상태다.


타 수사기관과 공수처 간 수사범위 등 권한을 둘러싼 갈등과 중복수사 방지를 위한 법안도 10건 넘게 발의됐지만 의결된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공수처 출범 이후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공천 개입 의혹 사건 등 권력형 비리 의혹이 터질 때마다 수사기관끼리 협조가 되지 않아 수사가 지연되는 사태가 지속되고 있다.

민주당 이성윤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에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국무총리 산하에 수사협의회를 두고 수사기관 간 협조사항을 조정토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발의만 수십 건…통과된 건 달랑 ‘1’
인력난 대안 마련됐는데 모르쇠 일관

공수처법상 검사 임기는 3년, 수사관 임기는 6년으로 신분 보장이 어렵다. 공수처는 지난 8월 수사권과 기소권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 의원이 같은 달 발의한 공수처법 개정안은 현재 25명인 검사 정원을 50명으로 늘리고, 수사관은 최대 70명까지 증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개정안에는 검사 임기를 3년서 7년으로 늘리고 심사를 거쳐 최대 세 번 연임이 가능케 하는 내용도 담겼다. 반면, 공수처는 검사 임기를 연장하기보다 폐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공수처는 현재 검사와 경찰 고위직(경무관 이상)의 뇌물수수 등 일부 범죄에 대해서만 수사하고 기소할 수 있지만, 개정안은 검사와 경찰 고위직의 모든 범죄를 수사하고 재판에 넘길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개정안에 대해 공수처는 “개정안 취지 및 추진 내용에 전반적으로 동의한다. 수사·기소권을 확대해 공수처 본연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전국 경찰서장 대부분은 총경이고, 다수의 사건이 경찰서에서 처리됨에도 공수처에 수사권이 없어 이를 살펴볼 수 없다”며 총경도 수사·기소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


공수처는 “모든 수사 대상에 대해 공소 제기·유지를 할 수 있는 권한이 필요하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이 최근까지 발의한 특검법(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디올백 수수 의혹 ▲코바나컨텐츠 협찬 의혹 ▲대통령 집무실·관저 이전 의혹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 ▲서울-양평고속도로 의혹 ▲공천 개입 의혹 등이다.

야, 과반 통과 가능 불구 미루기
특검만 몰두 “지금 아니면 안 돼”

특검법은 4명의 특검보와 파견 검사 30명, 파견 공무원 60명과 특별수사관 60명 등 매머드급 수사팀을 구성할 수 있도록 했다. 파견 검사 20명, 파견 공무원 40명, 특별수사관 40명을 임명할 수 있도록 한 이른바 ‘국정 농단 특검’을 뛰어넘는 역대급 규모다.

특검이 임명되면 20일간 특검보 임명과 검사 파견 등 준비에 들어간다. 검찰과 공수처는 수사를 중단하고 관련 수사기록 전체를 특검으로 넘겨야 한다. 특검 준비 기간에도 신속한 증거수집 등을 위한 수사를 진행할 수도 있다.

특검 수사는 출범 후 90일까지 가능하다. 90일 이내에 수사를 끝내기 어렵다면 대통령과 국회에 보고한 후 30일 연장할 수 있다. 그래도 시간이 더 필요하면 30일 더 연장할 수 있는데, 이 경우엔 대통령 승인을 받아야 한다. 최장 150일간 수사할 수 있는 셈이다.

민주당은 지금까지 윤 대통령 일가 수사를 위한 특검법을 여러 차례 통과시켰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왔으나 기조를 굽히지 않는 분위기다. 공수처법을 통과시키려는 의지와는 대조적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특검으로 정치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는데 공수처법 개정안이라면 여당서 협조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여야 간 간사 협의를 거쳐 공수처법을 공동 발의하는 방법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어렵고 논의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속도전

반면 민주당 관계자는 “공수처법은 언제든지 통과시킬 수 있다. 통과시킨다고 해도 ‘공수처 폐지’를 언급했던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도 있지 않냐”며 “반면 특검은 지금 국민들의 의중이 반영된 시기에 통과시켜야 하는 법안”이라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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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