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자 판 깔아준 법무법인 카페 해부

지들끼리 감형 공유 ‘발바리 소굴’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한 법무법인서 운영하는 온라인 카페가 ‘성범죄자 소굴’로 변질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피의자와 피의자였던 이들이 수사나 재판 과정서의 대처법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형인자를 공유하는 것이 불법은 아니기에 제재할 수도 없다. 법조계에서는 해당 법무법인의 윤리의식에 의문점을 표하지만, 이들은 피의자들의 온전한 방어권 행사를 위해 계속 카페를 운영한다는 입장이다.

“누구에게도 말 못하는 고민, 인생이 바뀔 수 있는 사건, 여러분의 힘이 되어드리겠습니다.” 법무법인 A가 운영하는 성범죄 전문 온라인 카페에 소개돼있는 말이다. 법률상담을 위해 개설하고 운영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일부가 이처럼 성범죄자들의 아지트로 변질됐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피의자들
양형 꼼수

범죄자들은 해당 커뮤니티서 서로 반성문을 공유하고 서로에게 탄원서를 작성해 주며 감형을 노리고 있다. 로앤컴퍼니가 운영하는 온라인 법률 서비스 로톡에서는 ‘14만명 성범죄 전문 B 카페를 운영하는 법무법인 A의 OOO 변호사’라며 해당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가 카페를 광고하며 온라인 법률 상담을 하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해당 카페는 지난 2010년 8월 개설돼 14만1800여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해당 카페의 게시글은 총 47만개가 넘는다. 해당 카페의 회원 수는 정부가 몰래카메라와의 전쟁을 선포한 시점과 N번방 사건 이후 대폭 늘었다.

게시글 중 대다수는 성범죄 혐의를 받고 있다는 고백글과 감형 노하우, 경찰 및 검찰 조사 후기, 판례 등이다. 회원들은 자신이 해당하는 범죄 유형 게시판에 사건명, 사건 발생 일시, 사건 발생 장소, 사건 진행 단계 등 사건 내용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감형 노하우, 재판 진행 과정을 주고받고 있다.


구체적인 카페 카테고리는 ▲나의 사건 진행사항 ▲조언 좀 해주세요 ▲날마다 반성 일기장 ▲경찰조사 받았어요 ▲어떻게 될 것 같나요 ▲진행 중 사건 이야기 ▲변호인 때문에 고민 ▲어떻게 합의하나요 ▲재판 방청 후기 ▲판결 선고를 앞두고 ▲판결 선고 받았어요 ▲사건 최종 결과·경험담 등 성범죄 사건과 관련해 글을 작성할 수 있는 곳만 14개에 달한다.

또 ▲통매음 전용 토론방 ▲N번방·소지죄 토론방 ▲토렌트 전용 토론방 ▲구글드라이브 전용 토론방 ▲성매매특별법 전용 토론방 등 성범죄를 세분화해 의견을 나누는 카테고리도 존재한다. 

14만명 회원수, 47만개 게시글
사건 관련 게시판만 14개 이상

B 카페를 운영하는 A 법무법인 대표 변호사 C씨는 해당 카페에 대해 “형사사건 중 성범죄는 자신이 대응할 방향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며 “방향을 정하기 위해선 유사한 사건서의 대처와 결과 등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방향을 정할 때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측해야 하는데 여기에 도움을 주는 것이 국내 최대 규모 커뮤니티인 B 카페”라고 설명했다. 성범죄에 대한 정보에 쉽게 접근해 대처 방향을 정립하기 위해 B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시민들은 성범죄를 저지르고도 반성하지 않고 감형받기 위해 애쓰는 이들을 두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누리꾼들은 댓글을 통해 “성범죄자 14만명이 있는데 저런 카페를 폐쇄하지 않고 뭐하냐” “사이버 수사대에 신고해야겠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B 카페서 문제로 꼽히는 것은 피의자들이 서로 반성문을 공유하고 보완하며 서로 탄원서를 작성해 준다는 것이다.


해당 카페의 한 회원 D씨는 “억울하게 준강간으로 고소를 당하고 하소연할 곳이 없어 검색하다 B 카페를 발견했다”며 “이후 카페에 내가 처한 상황을 설명하니 댓글과 쪽지로 반성문은 이렇게 써라, 감형을 받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지, 어떤 변호사를 선임해야 하는지 등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회원 중 몇몇은 탄원서를 작성해 보내주기도 했다”며 “이후 카페서 소개받은 변호사와 다른 변호사를 선임하고 무죄를 증명할 명확한 증거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를 통해 불송치 처분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수사 가능?
제재 불가능

그러면서 “선임한 변호사가 해당 카페서 알려준 감형 방법은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며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고 카페서 알려준 방법대로 사건이 흘러갔다면 사건은 실형이 나왔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판사 출신 한 변호사도 카페서 받는 감형요소 정보에 관해 믿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는 “성범죄의 감형은 ‘피해자와의 합의’가 제일 중요하다”며 “피해자와 합의하지 않고 오히려 사건을 신원미상의 사람에게 공유하고 대처방법을 공유하는 것은 반성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문제는 자신의 사건을 공유하며 억울함을 호소한 글의 댓글에서 고소인에 대한 악플이 달리기도 한다는 것이다.

<일요시사>가 만난 한 고소인은 “지난해 통매음으로 고소를 진행한 적이 있는데 B 카페에 해당 사건에 대한 글이 있었다”며 “가해자가 자신에게 유리하게 편집한 사진을 가지고 글을 작성하며 억울함을 호소한 글에는 ‘이게 고소가 성립된다고 생각하는 멍청한 X이네’ ‘돈 벌려고 XX하는 거 아니냐’ 등 댓글이 달렸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전체 상황을 모르는 사람이 카페에 적힌 글만 보고서 판단을 하는데 ‘끼리끼리 모여있는 곳’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어긋난
윤리의식?

C씨는 이 같은 문제에 대해 “성범죄자들이 모여서 이른바 ‘양형 꼼수’를 노리는 것으로 비쳐 안 좋게 보일 수 있다”며 “하지만 카페서 억울함을 호소하는 회원들은 아직 형이 확정이 안 된 분들이 대부분이고 무죄 주장을 해서 무혐의를 받는 분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카페 회원들을 성범죄자로 부르는 것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이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피의자들이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카페 대한 수사나 제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법정형 범위 내에서 선고형을 결정할 때 고려되는 요소인 양형인자는 이미 오픈돼있다”며 “이들의 반성 여부를 떠나 양형인자를 공유하는 것은 불법이 아니기에 제재할 수 없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구체적인 범죄 행위를 서술하지 않고 경찰 및 검찰 수사 상황을 공유하고 조언을 구하는 것 역시 불법이 아니다”라며 “댓글로 2차 가해를 당한 피해자나 명예훼손을 당한 사람이 직접 고소를 진행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어 보인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C씨가 운영하는 블로그에 따르면 B 카페에서 활동해 입건된 사람은 없다. 

법무법인이 카페를 통해 양형인자를 공유하고 변호사 선임을 유도하는 것이 직업적 윤리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무법인이 성범죄 전문 카페를 운영하는 것, 이를 통해 변호사 수임을 하게 만드는 것은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 위반은 아니지만 변호사윤리장전에 적시된 윤리강령을 어긴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대한변호사협회 관계자는 “만약 ‘성범죄 전문 변호사가 운영하는 성범죄 전문 카페’라면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해당 케이스는 ‘성범죄등 형사범죄 전문 카페’로 이와 다르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서로 서로 탄원서 작성도”
조언 후엔 변호사 추천까지 


그러면서도 “다만 카페의 게시글이나 댓글을 살펴보면 변호사 선임을 유도하는 것으로 보이는 경우가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카페 회원들은 재판이나 수사 등에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 카페에 가입했다”며 “가입 후 원하는 정보를 얻게 되면 흔쾌히 카페를 운영하거나 카페서 활동하는 변호사를 선임하는 것까지 나아갈 수 있다. 이 같은 점을 노리고 카페를 운영한다면 운영 주체인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들의 윤리관이 정상이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C씨는 카페 운영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카페에선 스태프들이 밤낮으로 활동하며 질문에 대한 답변과 안내를 드리고 있다”며 “카페서 무조건 우리 법무법인서 변호사를 선임하라고 광고하진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어 “성범죄 변호사는 피의자 편만 들면서 그 잘못을 없애거나 축소하기 위해 변호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성범죄 변호사는 대한민국의 법과 절차, 대법원 양형기준 등을 기반으로 개개인의 사정과 사건 경위, 범죄 수위 등에 맞는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조력을 드리고, 수사 및 공판 과정서 불합리한 처분이나 대우를 받지 않고 온전한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변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카페에선 자신의 사건에 관해 명확히 파악하고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하는 과정서 적절하게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카페를 운영하면서 사건 수임이 많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카페를 운영하는 것은 사실 ‘양날의 검’이라고 할 수 있다”며 “14만명이나 되는 카페를 운영하면서 수사 과정이나 재판 과정에 문제가 생기면 우리 법무법인에 대한 부정적인 게시글을 올릴 수 있고 카페 회원 수가 많은 만큼 법무법인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런 위험을 안고 있으면서 이렇게 공연히 운영하는 것은 누구보다 소통을 중요시하며 의뢰인, 회원님들과 같은 위치서 더 깊게 이해하고 더 나은 결과로 이끌어가기 위함이니 이해를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누군가엔
안식처로”

B 카페서 조언을 받아 억울함을 해소했다는 한 회원도 해당 커뮤니티를 그저 성범죄자 소굴로 보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B 카페에 있는 모든 이들을 성범죄자이자 양형을 위한 정보 공유 소굴로 표현하는 것에 분노를 느낀다”며 “무고로 인한 맘고생에 인생하직 직전까지 갔던 입장서 B 카페가 없었다면 정말로 힘들었을 것이다. 이곳은 누군가에게는 안식처”라고 호소했다. 

<kcj512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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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김건희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준수가 3년간 수백 차례 연락에 사용한 휴대전화를 특검팀이 확보했다. 이준수는 주식·코인 주가조작으로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다 구속된 이희진에게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소개한 인물이다. 앞서 이희진이 구속된 2016년에도 그를 옹호하는 영상을 웹사이트에 올려 친분을 과시했다. 이준수는 과거 무자본 인수합병(M&A) 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에도 김건희 계좌와 연관된 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불기소 처분된 바 있다. 같은 부류 서로 옹호 지난 7월15일 김건희 특검은 김건희와 이준수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에서 단순한 투자 조언을 넘어선 사적 관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의 메시지에는 주식 매매 관련 대화뿐 아니라, 사적인 감정 표현과 비공식적 만남 정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렌식 결과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처음 소개한 인물로 드러났다. 2013년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보낸 문자에서 “무당이라기보다는 거의 로비스트에 가깝다. 정치권 네트워크가 막강하다”고 표현하며 전씨를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이 관계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이준수→건진법사→김건희’로 이어지는 핵심 연결고리로 보고 있다. 특히 건진법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후에도 대통령실 인사들과 접촉하고 영향력을 행사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특검은 이 라인과 김건희의 대선 이후 행보와의 연속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후 특검은 이준수의 최근 행적 단서를 발견했다. 지난해 10월, 이준수가 음주 운전 혐의로 적발됐는데, 경찰 조사에서 “가까운 지인이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를 받아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당시 ‘무혐의’를 받은 인물은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은 김건희를 의미한다. 경찰 조사 조서에는 ‘지인’이라고만 기록됐지만, 특검은 실제 진술 내용과 시점을 대조해 그 ‘지인’이 김건희임을 확인했다. 이는 2023년 말까지도 김건희와 이준수 간에 연락이 이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이준수가 차명계좌 등을 통해 거래에 참여한 정황을 새롭게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음주 운전 혐의로 경찰에 수배된 상태였으며, 특검팀은 지난달 압수수색 현장에서 그를 발견하고 체포를 요청했으나,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 건물 2층에서 뛰어내려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수는 김건희의 금융 거래와 밀접한 인물로 여러 차례 거론됐다. 특히 2022년 대선 당시 김의겸 의원은 김건희가 2010년 4월 주가가 급등락하던 태광이엔씨 주식을 대량 매수한 뒤 하루 만에 1000만원이 넘는 이익을 보고 매도했다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자 의혹을 제기했다. 이준수, 김건희-건진법사-도이치모터스 핵심 코인판으로 진화한 주가조작 조직 ‘VIP’까지 당시 태광이엔씨를 실질적으로 인수해 주가를 띄우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확정받은 인물이 바로 이준수였다. 김건희가 이준수로부터 미공개 정보를 받아 주식을 사고 팔았던 것 아니냐는 과거 의혹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건희 측은 이에 대해 “이준수가 일방적으로 투자와 관련해 연락을 취한 적은 있으나, 김건희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적이 없으며 이준수와 밀접한 관계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이준수와 지난해까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이준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으로 불린다. 과거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유명한 그는 여러 투자자 명의 계좌를 동시에 관리하며 시세조종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김건희의 계좌 출고 명령을 직접 수행했다는 내부 증언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그를 기소하지 않아 ‘봐주기 수사’ 논란이 불거졌다.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과 4범, 닉네임 ‘새강자’”로 유명했다. 이희진 주가조작 사건 당시 검찰 전관 변호사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중개했다. 해당 사실은 이준수가 이희진에게 변호사를 알선하고 대가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으면서 드러났다. 이희진은 지난 2016년 9월 무인가 투자매매사를 설립했고, 2014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1600억원대의 주식을 판매해 자본시장법·유사수신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희진과 조기축구 모임에서 친해진 이준수는 2016년 8월 이희진에게 오광수 등 변호사를 알선하고 그 대가를 받거나 약속받은 혐의를 받았다. 당시 이희진은 증권방송 회원들에게 비상장 주식을 매도한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끼리끼리 축구 모임 이희진은 수사기관에서 이준수가 검사·수사관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변호사들을 소개하고, ‘착수금’ 2000만원과 불구속 수사를 받을 경우 성공 보수 5000만원을 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진술했다. 이준수의 혐의에 관한 증거는 대부분 이희진의 진술에서 비롯됐다. 이희진에 따르면 이준수는 “변호사들에게 적지 않은 선임료를 주는데 나도 그동안 너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으니 돈을 달라. 변호사들은 앞선에서 일하고 나는 뒷선에서 일을 볼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를 승낙한 이희진은 자신의 주거지에서 이준수에게 현금 1000만원을 줬다. 또 며칠 뒤 이준수는 이희진에게 “검찰 수사관에게 알아보니 너 골인(구속)될 것 같다. 약속한 1000만원을 달라”고 해 나머지 1000만원을 더 지급했다고 한다. 이에 관해 이준수는 “1000만원은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한 담보대출을 추진하기 위해 수고비 명목으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희진의 공소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진술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이희진과 다른 증인의 진술이 상반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이희진은 변호사를 선임하고 이준수와 돌아오는 차 안에서 착수금·성공 보수를 요구받았다고 했지만, 해당 차량 운전사는 이 같은 말을 들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짚었다. 이희진의 진술은 동생 이희문의 말과도 일치하지 않았다. 이희진은 동생과 이준수에게 돈을 지급할지, 깎을지 상의했다고 했지만, 동생은 “당시 변호사 소개비 등 명목으로 2000만원을 줬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고 나중에 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7년 2월14일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이희진과 그의 동생을 사기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2015년 4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피해자 28인에게 허위, 과장된 내용을 말하며 대략 41억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하며 추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인가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며 비상장주식 종목을 추천한 뒤 선행 매매한 주식을 판매해 122억6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2020년 2월 징역 3년6개월, 추징금 122억6000만원이 확정됐다. 최근 이씨 형제는 현재 가상화폐(피카코인) 시세조종 사건에 연루돼 구속 상태로 재판받고 있다. 국가권력으로 범죄 네트워크 이희진의 절친이자 김건희와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된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담 브로커로서 “증권사 내부망 접근, 차명계좌 운용, 대포폰 관리” 등을 통해 시세조작을 총괄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이희진 코인 사건의 자전거래 구조 및 주식시장 조작 방식과 유사하다. 통정·자전 거래 구조가 동일하다. 차명계좌·직원을 동원해 리딩방을 운영하고, 허위 보도자료·루머형 호재를 유포하는 패턴도 동일하다. 지난 2016년 이준수는 웹사이트를 통해 이희진을 두둔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해당 방송에서 “언론이 사건을 과장했다”며 혐의 전반을 축소하고, “1600억 허가 안 받은 것뿐이지 큰 죄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유사수신죄는 원금 보장 약속이 있어야 성립한다. 계약서엔 그런 말이 없다”며 기소 자체의 정당성을 부정했다. 또 이준수는 “주가가 4배, 5배 간다고 했다가 떨어졌다고 죄는 아니”라며, 주가조작을 단순한 ‘예측 실패’로 치부했다. 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목표가를 제시하는 것도 죄냐”고 반문하며, 이희진이 진행했던 거래를 “시장 참여자의 일반적 행위”로 표현했다. 영상에서 이준수는 전환사채 거래와 내부자 정보 이용 혐의를 언급하며 “브로커들이 조작했고, 희진이는 오히려 그 사실을 검찰에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IS동서 전환사채권은 큰 잘못이지만 희진이는 계약 불이행 피해자”라며 범죄의 고의성을 부정했다. 이는 공소장과 재판기록상 사실과는 상충되는 주장이다. 수백억 먹은 이희진 절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소개 또 다른 발언에서 그는 “사기적 부정거래는 회사가 거짓말로 주식을 파는 행위”라며 “이희진은 단지 회사 공시를 믿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리패스 등 현재 상장폐지된 기업을 언급하며 “공시가 취소됐다고 사기라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금융감독 규정상 ‘허위 공시 정보 활용’과 ‘공모 행위’의 구분을 의도적으로 축소한 해석이다. 영상 말미에서 이준수는 피해자들의 법적 구제 가능성마저 부정했다. “이희진한테 피해 입었다고 나라가 받아주지 않는다. 민사·형사도 성립 안 된다”며 “다 변호사들이 사기 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법조계를 “돈에 눈먼 집단”이라 비난하며, 피해자들의 소송을 “쓸데없는 짓”이라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준수가 옹호한 주가조작범 이희진은 코인 시세조종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이 2023년 10월4일자로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피고인 이희진과 이희문은 A, B, C 토큰을 이용한 대규모 가상자산 시세조종·사기 조직을 운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두 형제는 실체가 불분명한 ‘스캠(Scam) 코인’을 발행해 거래소 상장을 추진하고, 허위 공시와 자전거래(봇 프로그램 활용)를 통해 시세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뒤 투자자들에게 고점 매도를 유도하는 ‘물량 털기(Pump & Dump)’ 방식으로 약 700억원대의 피해를 입혔다. A 토큰 피해자는 1만564명으로 피해액은 약 217억원, B 토큰 피해자는 4342명, 피해액은 약 341억원, C 토큰 피해자는 1만5641명, 피해액은 약 339억원이다. 김건희 특검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는 그의 단순한 과거 인연을 넘어, 사적 네트워크가 실제 정치권력의 형성 과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현재 ‘김건희·이준수·건진법사’로 이어지는 삼각관계의 실체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을 종합하면 이희진과 이준수는 변호사·브로커 인맥을 공유하고, 자전거래 기술을 활용해 주식과 코인 양쪽의 시장 조작 기술도 공유했다. 이희진과 김건희의 접점은 없으나 이준수를 경유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이희진 형제는 ‘코인판 사기’ 혐의로 기소됐지만, 이준수에 대한 직접 수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공소장과 언론 보도를 교차 검증할 때 자전거래 시스템, 차명계좌 운용, 허위 호재 유포 패턴 등이 모두 이준수의 과거 주가 조작 수법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검찰의 보강 수사 필요성이 높다. 국정으로 연결 범죄 네트워크 이씨 형제의 범행은 과거 주가조작 사건의 복제판이며, 그 배후에는 이준수 같은 ‘조작 기술자’가 존재한다는 정황이 공소장 등에서 확인된다. 김건희 계좌가 활용된 도이치모터스 사건과의 연계가 입증될 경우, 이 사건은 단순한 금융 사기가 아닌 ‘국가권력과 민간 조작 네트워크의 교차 지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