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마약왕 사라김’ 김형렬 공소장 막전막후

역대급 40년 구형 그래도 허점투성이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검찰이 ‘동남아 3대 마약왕’ 김형렬에게 징역 40년을 구형했다. 마약범이 받은 구형 중에서는 역대급이다. 그가 국내를 포함해 유통하거나 조달한 마약은 수백 kg으로 추정된다. 마약왕 전세계 박왕열의 상선으로 알려진 김형렬은 자신의 범행 일부를 부인 중이다. 자신은 박왕열의 상선이 아니라는 게 핵심이다.

‘동남아 마약왕’ 김형렬은 ‘사라김’이라는 닉네임을 사용했다. 그는 사탕수수밭 살인사건 주범으로 체포된 박왕열을 필리핀 감옥서 처음 만났다. 둘은 서로에게 마약을 공급하는 협력자였다. 상·하선 관계보다는 마약 사업을 논의하던 파트너였다는 것이다. <일요시사>는 이른바 검찰의 ‘김형렬 공소장’을 입수해 사건의 전반을 살펴봤다.

베트남 출국
거물로 성장

김형렬이 베트남으로 출국한 건 지난 2018년 10월11일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텀블러와 트위터를 통해 마약류 판매 광고를 진행하고 보안성이 높은 텔레그램 메신저를 이용했다. 그는 총 4개의 닉네임을 사용했다. 마약상들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닉네임은 사라김과 염라대왕이다.

김형렬은 필로폰 등 마약류 판매를 위해 운반책(속칭 드라퍼)들에게 마약류가 숨겨져 있는 좌표를 제공하고 베트남서 구매한 마약류를 국제우편, 여행객 등을 통해 국내로 밀반입했다. 드라퍼들은 김형렬의 지시를 받고 수도권 지역 주택가 우편함, 전기단자함, 상가 화장실 등에 마약류를 은닉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김형렬의 공소장을 보면 김형렬은 같은 해 12월29일 필로폰 매수자 A씨로부터 필로폰 대금 35만원원을 B씨를 통해 관리하고 있던 계좌로 송금받았다. 이후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한 우편함에 숨겨놓은 필로폰 사진과 주소를 A씨에게 보내 필로폰을 수거해 가는 방법으로 지난 2019년 4월 초까지 26회에 걸쳐 필로폰 대금 1219만5500원을 송금받았다.


김형렬은 마약류 판매 범행에 대한 수사 및 불법 수익의 몰수를 피하려 대포통장을 여러 차례 개설하고 마약류 매수자들에게 제3자의 주민등록번호를 제공했다. 그는 지난 2018년 10월12일부터 2019년 3월24일까지 마약류 매수자들에게 제3자의 주민등록번호를 제공한 후 약 8150만원을 받고 그중 4097만원을 현금으로 인출해 B씨에게 총 7회에 걸쳐 전달하도록 했다.

김형렬은 지난 2019년 2월23일 베트남 호치민시 푸미욘 코리아타운의 한 술집서 케타민을 투약하고 아파트에서는 필로폰을 투약했다.

김형렬은 과거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서 “베트남 호치민시에 살고 있고 박왕열의 상선이 맞다”며 “필리핀 감옥서 박왕열을 처음 만났고 탈옥한 박왕열에게 마약을 대량으로 공급해 줬다. 코로나19 문제가 해결되면 한 달 최대 50kg의 필로폰을 공급할 능력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얼마 가지 않아 박왕열에게 마약을 공급했다는 의혹, 텔레그램 마약방서 필로폰을 판매한 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검, 김·아들 마약 사업 동업자 판단
이례적 강경 구형…사실 박왕열 범죄?

김형렬의 마약 사업은 지난 2022년 7월17일 그가 베트남 현지서 검거되면서 마침표를 찍었다. 앞서 경찰은 지난 2019년 6월 베트남 공안과의 공조 수사를 시작해 인터폴 적색수배서를 발부받았다. 경찰청은 김형렬과 관련된 첩보를 입수하고 조사팀을 베트남에 파견하기도 했다.

검거 전날인 16일에는 베트남에 경찰청 인터폴 계장과 베트남 담당, 인천경찰청 국제공조팀원, 경기남부경찰청 수사관 등으로 구성된 검거 지원팀을 보냈다.


김형렬은 현지서 일반 교민처럼 평범하게 사는 모습을 보이며 신분을 숨겨왔다. 실제 그는 수시기관의 추적을 피하려 위조 여권을 만들어 신분 세탁까지 시도했다. 그러나 검찰은 그에게 업무방해 및 공문서위조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

김형렬 사건을 수년간 수사한 한 경찰 간부는 “김형렬이 위조 여권으로 밀항했다거나 이득을 봤다는 물증을 수사기관서 확인하지 못했을 뿐”이라며 “부실하게 수사하진 않았다”고 강조했다.

수사기관은 김형렬이 박왕열의 상선이라고 보고 있다. 검찰이 그에게 징역 40년을 구형한 걸 보면 알 수 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수원지법 제13형사부(부장판사 박정호)는 지난달 30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향정)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형렬과 공범인 그의 아들 김모씨에 대한 결심공판을 열고 변론을 종결했다.

이날 검찰은 김형렬에게 징역 40년, 김형렬의 아들이자 공범인 김씨에게 징역 15년을 각각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박왕열 상선?
“아니다” 주장

앞서 검찰은 김형렬과 공범 김씨에게 징역 17년, 징역 3년을 각각 구형한 바 있다. 하지만 새로운 마약 사건이 추가로 기소되면서 총 7개 사건이 병합돼 김형렬과 김씨에 대한 검찰 구형이 이날 다시 이뤄졌다.

김형렬 측 변호인은 최후변론서 “김형렬은 대체로 마약 투약 등에 대한 범행을 인정하는 상황”이라면서도 “다만 박왕열과 친분이 있어 그에게 자신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려준 것 때문에 박왕열의 범행까지 다 오해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공범 김씨에 대해서도 “아버지의 부탁으로 이 사건에 연루된 점과 아직 나이가 젊고 마약을 투약한 사실이 없는 점 등을 참작해 달라”며 ‘무죄’를 선고해 줄 것을 호소했다.

김형렬은 최후 진술서 재판부에 제출할 한 장 분량의 미리 준비한 자필 진술서를 꺼내 읽었다. 김형렬은 “재판을 받는 지난 2년 동안 단 하루도 반성하지 않은 날이 없다”면서 “너무 큰 죄를 지었다.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그의 아들 김씨도 최후 진술서 “유년 시절 아버지와 살지 못해 그리움이 컸는데 20살에 아버지와 연락이 되고 아버지 부탁을 안 들어줄 수 없었다”며 “아버지가 부탁하더라도 잘 판단했어야 했는데 당시 나이가 어려 생각을 잘 못했다. 평범하게만 살 수 있도록 선처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호소했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추가한 새로운 마약 사건이 김형렬이 아닌 박왕열의 범죄라고 주장한다. 박왕열과 김형렬이 국내로 유통한 마약 규모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수사기관이 확인한 김형렬의 마약 유통 규모는 약 70억원이다. 박왕열이 국내에 유통시킨 마약 규모는 한 달에 60kg, 시가로 300억원이 넘는다.


검찰 기소
잘못됐다?

그러나 박왕열이 국내로 송환되지 않으면 김형렬의 정확한 범죄 내용을 확인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박왕열의 국내 송환 가능성은 0%에 가깝다.

한국과 필리핀은 형사사법공조조약과 범죄인 인도조약이 체결돼있다. 필리핀서 장기간 수용 생활을 하는 한국인을 한국으로 이송하면 좋으나 현재 수용자 이송조약은 체결돼있지 않다.

법무부는 “송환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인물에 한해 이송 요청을 지속하고 있다”며 “필리핀 이민국과 논의를 이어가는 중”이라고 밝혔다. 법무부의 이 같은 입장은 2년 전과 다르지 않다. 시간이 가는 동안 이송조약조차 체결하지 못한 점은 한국 정부의 소극 행정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법무부는 일부 한국인 범죄자들에 관해 송환신청서도 보내지 않은 바 있다. 범죄인 인도는 국제형사사법 공조 활동 가운데 가장 고전적 수단이다. 이는 관할권으로부터 도주한 범죄인은 범죄인 소재지국보다는 범죄 행위지국서 유효·적절하게 재판 또는 처벌할 수 있다는 인식에 근거한다.

다만 범죄인 인도는 국제법상 확립된 제도가 아니다. 국제법상 의무가 아니므로 조약상 의무가 없는 한 타국의 인도 요구를 수용하지 않아도 국제법 위반은 아니기에 각국은 인도 여부를 각 국가 재량으로 결정할 수 있다.


한국 범죄인 인도법은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와도 상호주의를 적용해 인도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인도 대상이 되는 범죄는 원칙적으로 청구국 영역서 발생한 범죄다. 영해나 영공서 저지른 범죄는 물론 공해상 청구국의 선박이나 항공기서 벌인 범죄도 포함한다.

여권 위조로 수사기관 추적 피해
업무방해·공문서위조 적용 빠져

범죄인은 수사 또는 재판을 받고 있거나 유죄 판결을 받고 피청구국으로 도주한 자를 말한다. 인도 대상 범죄인은 주로 청구국 국민과 제3국인이다. 인도가 허용되는 범죄는 청구국과 피청구국의 법률로 모두 처벌 가능한 범죄여야 한다.

인도 요청을 거절하는 사유는 의무적 거절 사유와 재량적 거절 사유로 나눌 수 있다. 피청구국서 청구 범죄에 대해 이미 확정 판결을 받은 경우도 의무적 거절 사유다. 박왕열의 경우 2016년 10월 필리핀 한 사탕수수밭서 한국인 3명을 총으로 쏴 살해한 혐의로 필리핀 대법원서 ‘다량 살인’ 혐의로 단기 57년4개월, 장기 60년의 징역형을 확정받아 의무적 거절 사유에 해당한다.

김형렬을 비롯한 동남아 마약왕급 사건을 수년간 수사한 경찰들은 김형렬이 유통한 규모 70억원은 확인된 양일 뿐 확인하지 못한 양은 몇 배가 될지 알 수 없다고 지적한다.

한 경찰 간부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서 “김형렬이 마약을 판매한 금액으로 100억원대 비트코인을 구매했다는 정보도 있었다. 그 돈을 불려서 도박사이트에 이용했을지 더 많은 마약을 유통했을지 알 수 없다”며 “확실한 건 박왕열보다 유통한 마약의 양이 훨씬 많았다는 게 주된 얘기였다”고 강조했다.

이 간부는 “분명 동남아에 숨겨둔 자금이 있을 것이다. 김형렬의 목적은 최대한 형량을 낮게 받아 동남아로 돌아가려는 것이다. 과거에 저질렀던 행위를 다시 키우려는 게 그의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정보기관 관계자도 “첩보를 수사기관에 넘긴 후 확인된 내용만 공소장에 담긴다. 동남아 마약왕 사건 관련 내용 중 유통량이 300kg 이하인 경우는 없었다. 300kg은 동시 투약량으로 따지면 600만~700만명이 맞을 수 있다. 김형렬은 명백한 마약왕급 거물이고 그의 아들은 자금을 관리하던 동업자”라고 단언했다.

그러나 김형렬을 잘 아는 측근들은 그가 박왕열의 상선일 리가 없다고 주장한다.

김형렬과 마약을 함께 판매했던 한 마약상은 “박왕열에게 마약계 큰손을 알려준 중개인이었던 것뿐 박왕열에게 마약을 공급하면서 거물이 된 건 아니다. 과장된 사실”이라고 말했다.

확인 못한
‘수백 kg’

필리핀 비쿠탄에 수감된 한 재소자도 “텔레그램 서버가 달랐다. 김형렬이 박왕열보다 유통 규모 자체가 적었다. 그가 박왕열의 상선이라는 한국 언론 보도를 보면서 경찰과 검찰이 사건의 진상을 잘못 파악한 것 아니냐고 생각하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 재소자는 “김형렬이 박왕열의 상선이라기보다는 박왕열이 김형렬의 아이디를 쓰면서 유통망을 키운 것이라고 보는 게 정확하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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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