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7000억’짜리 낚시터 정체

배는 안 보이고 강태공만 득실

[일요시사 취재1팀] 최윤성 기자 = 지난 2012년 2조6595억원을 투입해 조성된 인천 앞바다와 서울 한강을 잇는 경인아라뱃길이 화물과 여객 운송 기능을 상실한 채 불법 낚시터로 변모하고 있다. 아라뱃길은 낚시와 더불어 불법 캠핑·야영도 성행해 여러 골치 아픈 상황에 놓여 있다. 아라뱃길 주변에 불법행위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해결되지 못하는 모습이다. 

인천 앞바다와 서울 한강을 연결하는 물길을 만들어 여객과 화물을 운송하겠다며 만든 수로인 경인아라뱃길이 낚시터로 전락했다. 인천시는 아라뱃길의 쾌적한 생태하천 환경을 조성하고 하천 오염을 예방한다는 취지로 낚시와 야영 등을 금지하는 지역으로 지정했다. ‘인천시 낚시 등의 금지지역 지정 고시’에 따르면, 경인아라뱃길(아라천) 주운 수로와 굴포천 연결 수로 등 전체 33.8km 구간에서는 낚시가 금지돼있다. 

무법지대

그러나 일부 시민들은 낚시가 금지된 사실을 알면서도 단속반이 지날 때만 일시적으로 낚시를 중단했다가 재개하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하천은 도심지와 인접해 있어 낚시객의 발걸음이 잦던 곳이다.

아라천서 낚시 행위가 적발될 경우 관계법에 따라 1차 100만원, 2차 200만원, 3차 이상은 300만원 이내의 과태료가 부과되지만, 금지구역 내의 불법 낚시는 여전히 끊이질 않고 있다. 

지난달 28일 <일요시사>가 찾은 인천광역시 계양구 경인아라뱃길 굴포천1교 구간에서는 금지구역임에도 불구하고 불법 낚시가 행해지고 있었다. 이날 오후 4시께 계양대교 산책로서 아라뱃길 두리생태공원 방향엔 낚싯대가 하나둘씩 눈에 들어왔다.


인근에 다다르자 울타리 너머로 낚시객 2명이 보였다. 울타리에는 ‘낚시 금지 경고 안내’라는 문구가 새겨진 표지판이 곳곳에 부착돼있었지만, 이를 보고도 넘어간 듯했다.

낚시객이 울타리를 넘어 하천으로 내려간 길은 무성한 수풀이 아닌 패어있는 흙길이었다. 

이날 만난 낚시객 A씨는 “아라뱃길 내 하천서 낚시가 금지인 건 알고는 있었다”며 “강가나 저수지 같은 곳은 다 금지돼있고 어디 갈 곳도 없어 여기라도 찾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송을 틀거나 소형 배를 타고 와서 철수하라고 하지만 갈 사람은 간 뒤 시간이 지나면 다른 사람들이 찾아온다”고 설명했다. 또 “낚시하는 계절이 오면 금지구역임에도 20명 정도가 이곳에 나와 낚시한다”고 귀띔했다. 

제 기능 상실한 경인아라뱃길
강변 불법 캠핑·야영도 성행

그는 기자와 대화를 이어나가던 중 찌에 미끼를 갈아 끼웠다. 특히 A씨가 찌를 던진 곳 주위에는 가라앉은 떡밥 몇 개가 보였다. 이후 대화를 마치고 자리서 발걸음을 옮기던 찰나 낚시객은 한 명 더 늘어나 있었다. 

이처럼 아라뱃길 주변의 불법행위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한국수자원공사는 불법 낚시와 취사 및 야영 등의 단속권이 인천시와 관할 경찰서에 있어 계도만 할 뿐 손쓸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수자원공사 아라뱃길 지사의 한 관계자는 “불법 낚시나 야영하는 분들은 자회사를 통해 계도를 시행하고 있다”며 “민원 외에도 아라천 내 낚시를 자주 하는 곳을 수시로 찾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원이 들어오면 곧바로 현장에 가서 대응하고 있지만 다른 쪽에서 민원이 들어오면 갈 수가 없어 한계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자체서 하천을 담당하는 요원과 같이 계도하고 있지만, 과태료 부과나 단속 권한은 지자체가 갖고 있다”고 부연했다. 

아라뱃길은 불법 낚시와 더불어 불법 캠핑·야영도 성행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경인아라뱃길(아라천) 청운교∼계양대교 24km 구간에서는 야영과 취사가 금지돼있다. 흔히 캠핑이나 야영은 일대 오염은 물론, 화재 위험마저 있는 만큼 주변 주민들의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 

더욱이 시와 구의 경고 및 철거를 유도하는 형태의 계도 위주 단속이 이뤄졌지만, 캠핑족은 좀처럼 줄지 않았다.

야영 또는 취사할 경우 하천법에 의해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지자체가 할 수 있으나 캠핑족들은 늦은 밤에 일시적으로 텐트를 친 뒤 다음날 아침 일찍 철수하는 방식으로 단속을 피하고 있다. 

아라뱃길은 지난 2012년 2조6595억원을 들여 개장한 지 12년이 지났지만, 각종 문제가 드러나면서 제 기능을 못 하고 있다. 특히 아라뱃길의 조성 목적이던 ‘화물과 여객 운송’ 기능은 사실상 상실된 것으로 나타났다. 

과태료·단속 권한 지자체에
초기 예측했던 물동량 밑돌아

지난달 2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인천서구을)이 한국수자원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아라뱃길 유지·관리 등 사업비로 매년 290억원이 투입되고 있다.

지난 2014~2023년까지 10년 동안 아라뱃길을 오간 화물 수송 실적은 한국개발연구원(KDI) 예측치의 7.7%에 불과했다. 여객 실적도 예측치의 12.2%에 그쳤고, 코로나19 사태 기간인 2020~2022년 사이에는 여객 운송이 거의 없었다.

실제로 <일요시사>가 아라뱃길을 찾은 당일 해당 지역 주민에게 “최근 유람선이나 화물선을 본 적 있느냐”고 물었으나 유람선 외에는 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환경부는 지난 2018년 6월 물관리 일원화 이후 ‘경인 아라뱃길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해 물류와 하천환경, 관광 및 레저 등을 포함한 기능개선 방안을 검토했다. 이후 2020년 12월 공론화위원회는 주운 기능을 축소하고, 실적이 저조할 경우 주운 기능을 폐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 ‘경인 아라뱃길 기능 개선을 위한 정책’을 마련해 환경부 장관에게 권고했다. 

2021년 1월 권고문을 바탕으로 환경부 주관의 협의체가 구성돼 6차례에 걸쳐 회의를 벌였지만, 당사자 간 입장이 엇갈리며 실행되지 못했다. 이에 이 의원은 “경인아라뱃길의 핵심 기능인 여객·화물의 수송 경쟁력이 거의 없는 것을 인지하고도 시정할 의지가 없는 전형적인 탁상행정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점 투성이

한국수자원공사 아라뱃길 지사의 다른 관계자는 “현재 아라뱃길을 이용하는 화물 선박이 빈번하지 않다 보니 여객선에 비하면 김포 물동량이 미미한 건 사실”이라며 “KDI서 처음 예측했던 당시 물동량은 아라뱃길 현실 여건하고는 괴리감이 크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제4차 항만 기본 계획의 물동량 전망치를 보면 2030년에 93만2000t을 처리하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지난해 인천터미널과 김포서 처리한 물동량은 95만t으로, 현실 여건을 반영한 전망치 목표 물동량을 이미 초과했다”며 “한국수자원공사는 아라뱃길의 물동량 증대를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yuncastle@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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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