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챔피언십 안병훈·김주형 엇갈린 희비

뜨거운 눈물 VS 볼썽사나운 매너

안병훈이 DP 월드투어서 정상을 밟고 닭똥 같은 눈물을 흘렸다. 무려 9년 만에 맛보는 우승이었기에 기쁨은 배가 됐다. 정상급 실력을 뽐냈지만 이상할 정도로 정상 직전에 무너졌던 그였기에 감회가 남달랐다. 반면 우승 문턱에서 좌절한 김주형은 볼썽사나운 행동으로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안병훈은 2015년 DP 월드투어 플래그십 대회인 BMW 챔피언십서 우승했다. 이 대회서 거둔 승리는 훗날 안병훈이 꿈의 무대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진출하는 데 디딤돌 역할을 했다. 그러나 안병훈은 PGA 투어에서 좀처럼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무려 5번이나 준우승을 차지할 만큼 경기력은 우승하고도 남는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고비를 넘지 못했다.

짜릿한 역전

두 번째 우승은 9년 만에 찾아왔다. 안병훈은 지난달 27일 인천 잭 니클라우스 코리아 골프클럽(파72)서 열린 DP 월드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총상금 400만달러) 최종일에 김주형을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안병훈과 김주형은 17언더파 271타를 적어내며 연장전에 돌입했다.

안병훈은 18번홀(파5)서 진행된 연장서 4타를 기록하며 김주형(6타)을 제치고 대회 정상에 섰다. 우승 상금 68만달러(약 9억4600만원)를 획득한 그는 부상으로 제네시스 G80 전동화 부분 변경 모델과 내년 대회 출전권을 획득했다.

마지막까지 결과를 알 수 없었다. 김주형은 17번홀까지 단독 선두를 달렸다. 18번홀에서는 파를 기록했다. 안병훈이 18번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경기를 연장전까지 끌고 갔다. 연장전에서도 안병훈은 기세를 살리며 김주형을 따돌리고 우승까지 차지했다.


안병훈은 “9년 만에 우승을 차지해 뜻깊다. 모처럼 고국 팬들에게 좋은 골프 보여드리려 했는데 결과가 좋아 더 기쁘다”며 “이번 승리가 더 좋은 선수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고 싶다”고 밝혔다. 안병훈은 이날 우승도 운이 많이 따른 결과라고 밝혔다.

2번 홀(파4)에서 티샷 실수로 언플레이블을 선택해 3번 만에 그린에 올라왔지만 10m 가까운 파퍼트를 집어넣었고, 4번 홀(파4)서도 티샷이 크게 빗나갔지만 보기로 막았다고 되돌아봤다.

안, 9년 만에 갚진 정상 등극
김, 로커룸 부수며 분노 표출

안병훈은 우승을 확정한 직후 닭똥 같은 눈물을 흘렸다. 18번 홀 그린을 벗어나자 마중 나온 어머니 자오즈민을 부둥켜안고 또 울었다. 안병훈은 “생각보다 더 기뻤다.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싶었는데 많은 생각이 스쳤다. 그동안 나름대로 힘든 시기를 보냈고, 이겨내는 데 가족의 도움이 컸다”며 “보너스 같은 우승”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주형은 경기뿐 아니라 매너에서도 졌다. 준우승을 거둔 김주형은 경기 후 분노를 참지 못하고 로커룸 문짝을 부순 것으로 알려졌다. 김주형은 최종 라운드 17번 홀까지 안병훈에게 1타 앞섰으나, 안병훈이 버디에 성공한 18번 홀(파5)에서 버디 퍼트를 놓쳐 연장전으로 끌려 들어갔다.

연장전서 안병훈은 버디 퍼트에 성공, 김주형은 파를 지키지 못하며 둘의 희비가 엇갈렸다.

김주형은 안병훈에게 “축하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로커룸으로 돌아와서는 화를 참지 못한 나머지 로커룸 문짝을 부쉈다. 골프 대회서 선수들이 종종 분노를 표출하는 경우가 있으나, 대부분 자신의 클럽을 부러뜨리는 등 본인 소유물을 파손한다. 타인이나 공용 자산을 부수는 것은 스포츠맨십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용 재산을 손괴하는 행동은 선수가 지켜야 할 기본적인 예의에 어긋날 뿐 아니라 민·형사상 책임이 뒤따를 수 있다. 대회를 주관한 KPGA 투어는 골프클럽에 문짝 수리 비용을 내고 추후 김주영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김주형을 상벌위원회에 회부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철부지 행동

한편 이번 대회에는 나흘간 갤러리 2만3000명이 방문했고, 주최 측은 골프 팬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10번 홀 티샷 옆 부스에선 G90에 적용된 뱅앤올룹슨의 프리미어 3D 사운드 시스템을 체험할 수 있도록 꾸몄다. 대회장 곳곳에선 지난달 새롭게 출시된 G80 전동화 모델과 GV80 블랙을 포함해 총 8대의 제네시스 차량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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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황하나 ‘경찰 야당’ 의혹

[단독] 황하나 ‘경찰 야당’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김성민 기자 =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가 스스로 입국한 지 이틀 만에 구속됐다. 도주의 우려가 크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경찰은 약 2년간 황하나의 해외 이동 경로를 추적해 왔다. 지난해에는 은거하던 장소를 특정했다. 일부러 검거하지 않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던 이유다. 정보기관 안팎에서는 그간 황하나가 경찰에 마약 관련 정보를 제공해 왔다고 보고 있다. 황하나는 지난해 초 돌연 태국으로 출국했다가 육로를 통해 캄보디아로 밀입국했다. 경찰은 공식적인 입국 기록이 없었기에 국내로 데려오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한다. 결국 황하나가 어떤 범죄에 연루됐는지 행적만 추적할 수 있었다. 은신처 알고도… 경기 과천경찰서가 황하나를 추적하기 시작한 건 지난 2023년부터다. 같은 해 황하나가 서울 강남의 모처에서 지인 2명과 필로폰을 매수해 투약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과천경찰서는 그의 해외 이동 경로를 추적했다. 압박감을 느낀 황하나는 2023년 12월 갑작스레 태국으로 출국했다. 황하나는 당시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해 5월 인터폴 청색수배 대상이 된 황하나는 육로를 통해 캄보디아로 밀입국했다. <일요시사> 취재와 정보기관이 파악한 내용을 종합하면, 황하나는 망고·태자 단지 배트남계 보이스피싱 조직 간부 또는 자금 세탁범들과 어울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캄보디아 카르텔에 20~30대 한국인 여성들을 공급해 성접대를 강요한 원정 성매매 알선 의혹을 받는다. 지난 24일 오전 2시 황하나는 캄보디아 프놈펜 태초국제공항 출국장에서 대한항공 항공기에 탑승했다. 경찰은 캄보디아로 건너가 현지 영사와 협의를 거쳐 항공기 내에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5시간 후 과천경찰서 수사관들은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도착한 황하나를 압송했다. 황하나는 “해외로 수차례 한국 여성들을 불러들인 이유가 무엇이냐?” “마약 유통과 투약 혐의를 인정하느냐?” “자진해서 입국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일요시사>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황하나의 성매매 알선 의혹을 들여다보지 않던 과천경찰서는 갑자기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본래 황하나의 성매매 알선 의혹은 다른 청에서 내사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과천경찰서는 황하나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관련 의혹을 캐물을 방침이다. 태국·캄보디아 전전…갑자기 자진 입국 밀입국 이후 1년 넘게 고급 호텔서 생활 황하나는 이달 초 경찰 측에 자진 입국 의사를 밝혔다. 2년 가까이 해외 도피 생활을 하다 갑자기 말이다. 캄보디아에서 출산한 아이를 책임지기 위해 스스로 입국했다는 게 황하나의 입장이다. 그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캄보디아에서 출산한 아이를 제대로 책임지고 싶어 스스로 귀국을 결심했다”고 진술했다. 마약 투약 혐의도 “필로폰을 투약한 사실이 없고 지인에게 투약해준 적도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수원지법 안양지원 서효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황하나가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장기간 해외에 체류하며 수사를 피해 온 점과 동종 범죄 전력이 있는 점 등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보기관은 황하나가 아이를 책임지기 위해 스스로 입국했다는 주장에 대해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캄보디아에 밀입국한 정황이 있고 1년 넘게 호화로운 생활을 이어갈 정도로 자본적 여유가 충분했다는 게 근거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최소한 아이를 키우지 못할 정도로 가난하게 생활하진 않았다. 한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게 더 나은 환경일 순 있겠지만, 황하나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으려면 현재 아이의 아버지와 연락이 끊겼다거나 캄보디아에서 끼니를 굶을 정도로 생활력이 되지 않았어야 했는데 그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황하나의 자진 입국이 과천경찰서와의 사전 조율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 황하나가 이달 초 과천경찰서 측에 변호사를 통해 자진 입국 의견을 전달하긴 했으나 이전부터 그가 수사기관의 ‘야당’ 역할을 해왔다는 게 골자다. 정보기관 “아이 때문에? 신빙성 부족” 마약 정보 제공 ‘플리바기닝’ 노리나 실제 황하나는 경찰 측과 직접 연락하거나 측근을 통해 특정 인물들에 대해 ‘마약을 투약했다’ ‘한국으로 유통하는 것 같다’는 등의 정보를 전달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곧 황하나에 대한 ‘플리바기닝(plea bargaining)’으로 이어질 수 있다. 플리바기닝은 피고인이 유죄를 인정하거나 공범에 대해 증언하는 조건으로 검찰이 구형량을 낮춰주거나 불기소 처분하는 것을 일컫는다. 검찰뿐만 아니라 경찰도 수사 과정에서 협상의 일종인 ‘플리바기닝’을 피의자에게 제안하기도 한다. 이미 검거한 마약사범을 통해 상위 공급책을 잡으려 활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검찰은 지난 10년간 플리바기닝 제도화를 추진했지만, 오·남용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막혀 추진하지 못했다. 추적이 어렵고, 증거 확보가 어려운 범죄가 늘고 있어 플리바기닝 공식 제도화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한 마약 전문 변호사는 “플리바기닝은 수사기관의 오랜 관행이다. 마약범을 더 많이 잡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허위 진술이 내재돼있을 가능성이 있어 간혹 마약범에게 억울한 혐의가 추가될 때도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황하나를 국내로 데려오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부터 캄보디아 당국에 황하나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협조해달라는 요청을 한 것도 한번으로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한다. 또 다른 이유 경찰 관계자는 “황하나가 밀입국했기 때문에 캄보디아 입국 기록이 없었다. 그래서 무작정 캄보디아에 있으니 잡아달라고 할 수 없었고 거주지를 특정한 이후 협조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며 “캄보디아 당국이 한국 경찰에 비협조하는 일이 빈번한 건 사실이지 않나”고 반문했다. 다른 경찰 관계자는 “황하나 측과 연락했던 건 ‘한국으로 들어오라’는 설득의 과정이었다”며 “일부 마약 관련 정보를 들은 경찰도 있겠지만 황하나를 비호해 온 것처럼 보인다는 건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