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권익현 부안군수의 100년 혜안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4.10.18 11:01:15
  • 호수 150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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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지자체 성과점검서 우수기관 선정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변산반도로 유명한 부안군이 ‘에너지 자립도시’라는 수식어로 새롭게 변신하고 있다. 관내에 새만금 방조제를 통해 군산시 고군산군도와 연결되는 가운데, 새만금 산단이 그린산단으로 지정되면서다. 특히, 수소산업을 적극 추진하면서 ‘산들바다의 고장’을 지키기 위한 친환경 산업 현장의 본보기가 됐다. 부지런하게 뛴 권익현 부안군수가 연임한 이유다. 

전북특별자치도서 가장 긴 해안선을 품은 부안군은 곰소항, 격포항 등 어항이 있고, 변산 해수욕장 등 여러 해수욕장이 여름마다 문을 연다. 전북서 군산시 다음으로 수산업 종사자가 많은 지역으로 꼽힌다. 2019년 이후로 수소산업을 신성장산업으로 삼은 이곳은 수소연료전지사업의 미래로 평가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단지를 지을 때부터 수소연료전지 연구관을 세웠으며, 전국 유일의 수소연료전지 실증기관들 또한 이곳에 있다.

이유 있는
재선 군수

전국 최초의 수전해 기반 수소생산기지도 부안에 들어올 예정이다. 완공될 경우 서남해 해상풍력단지서 생산되는 전기를 수소로 저장할 수 있고, 매일 1t을 생산할 수 있게 돼 수소 자립도 가능하다. 이로써 수소연료전지관련 연구, 실증, 생산이 가능하게 됐다. 

지난 2018년 제45대 부안군수를 지낸 이후 2차례 연임한 권익현 부안군수의 책임감은 막중해졌다. 올해 상반기 지자체 적극 행정 성과 점검서 전북특별자치도 광역·기초 지자체 중 부안군이 유일하게 우수기관(행정안전부 장관상)으로 선정되면서다.

권 군수는 “부안군이 행정안전부서 실시한 2024년 상반기 지자체 적극행정 성과 점검서 4회 연속 우수기관으로 선정된 것은 정말 뜻깊은 일”이라며 “이번 우수기관 선정은 단순히 부안군의 성과를 인정받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군민의 필요를 충족시키려는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적극행정을 넘어 체감행정의 정착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너지 자립도시’ 본보기
수소산업 혁신으로 새 도약

2차례 연임 비결에 관해 그는 “우선 미래 100년 부안 발전을 위해 한번 더 권익현을 선택해 주시고 부안의 대도약 시대를 열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민선 7기 부안군수 취임 후 가장 중요하게 추진한 것이 바로 자발행정, 자율행정, 친절행정, 적극행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부안군 공직사회가 자율적이고 적극적으로 행정을 펼칠 때 군민들의 삶의 질도 나아진다는 확고한 철학으로 부안군정의 혁신을 이끌었다”면서 “그런 노력들이 모여 재선군수라는 영광을 얻은 것 같다”고 자평했다. 

재선 군수라는 타이틀을 얻은 만큼, 지역에 대한 애착이 남다른 권 군수는 부안군의 자랑거리를 설명했다. 부안군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과 함께 국가중요농업유산과 국가중요어업유산, 국가명승 3곳을 보유하고 있어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권 군수는 “어렵지만 3곳을 꼽으라면, 채석강, 적벽강, 부안청자박물관, 변산해수욕장을 소개해 드리고 싶다. 아시다시피 국가명승이자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인 채석강, 적벽강은 예전부터 관광 명소였다”고 말했다. 이어 “두 번째로 부안의 자랑 고려청자를 빼놓을 수가 없다. 부안 고려청자는 왕실에도 납품할 정도로 우수성이 입증됐는데, 부안청자박물관에 오시면 다양한 부안 고려청자를 감상하고 체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엔 서해안고속도에 부안고려청자휴게소를 개장했다. 이곳에서도 부안 고려청자를 감상할 수 있다. 전북을 대표하는 변산해수욕장은 종합관광지 개발사업을 통해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계절마다 다채로운 행사가 진행되고 있어 부안의 아름다운 노을을 감상할 수 있다.

올 여름철 비치파티와 붉은노을축제, 해넘이축제 등 다양한 행사를 준비했다고 한다.


에너지
자립도시

권 군수는 ‘에너지 자립도시’라는 수식어의 탄생 배경에 관해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부안군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정책 기조에 발맞춰 재생에너지 보급과 수소생태계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며 “최근 5년간 2000여 가구에 태양광, 지열 등 재생에너지 설비를 보급했고 부안·고창 해역에 2.46GW 규모로 조성되는 전북 서남권 해상풍력 사업의 양육점이 지난 3월14일 민관협의회 의결을 거쳐 부안군으로 결정돼 2030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안군은 총사업비 119억원(국비 54억,원 도비 10억원, 군비 20억원)과 현대건설 등 4개사(한수원, 테크로스 환경서비스, 테크로스 워터앤에너지), 35억원의 민간자본 투자를 통해 수소를 하루 1톤 이상 생산하는 국내 첫 상업용 수전해 기반 수소생산기지건설 사업을 2025년 상반기까지 추진 중이다.

수전해 기반 수소생산기지서 생산되는 수소는 앞으로 부안군서 운영하는 수소충전소와 인근 수소연료전지 전문기업, 연구소, 마을 등에 공급될 예정으로 이를 통해 부안군은 청정 수소에너지를 직접 생산·공급·소비하는 에너지 자립지역으로 거듭나 부안 서남권 해상풍력과 함께 명실상부 청정에너지 자립도시로 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국토교통부의 2024년 2기 수소도시 조성에 최종 선정됨에 따라 오는 2027년까지 총사업비 400억원(국비 200억원, 지방비 200억원)을 투입해 부안형 수소도시를 추진 중이다.

부안 수소생산기지서 생산되는 수소를 인근 마을에 공급하는 수소 배관망 인프라 구축을 통해 사실상 도시가스 사용이 어려운 농어촌지역에 안정적이고 깨끗한 청정에너지원을 공급한다. 지역개발 촉진과 주민들의 숙원인 도시가스 수요를 대체하고, 나아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탄소중립 도시의 모범이 되는 수소도시를 조성할 계획인 셈이다.

이는 지역경제 활성화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는 도시 개발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며 ‘에너지 자립도시’라는 수식어가 탄생한 배경이 됐다.

다만, 지역사회의 핵심 문제인 고령화 가속화는 권 군수에게도 고민거리다. 부안군의 연령층도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인 가운데, 해결 방안을 모색 중이다.

부안군의 10~30대 젊은 층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상황. 2014년 12월 기준 전체 인구 5만7534명 중 10대는 9.5%(5491명), 20~30대는 각각 9.3%(5376명·5359명) 수준이었지만 2024년 1월에는 전체 인구 4만9056명 중 10대는 6.7%(3305명), 20대는 7.2%(3520명), 30대는 6.5%(3213명)로 크게 감소했다.

저출산 고령화로 농어촌 지역이 큰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부안군은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권 군수는 “젊은 층이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떠나는 이농현상으로 인한 저출산 고령화로 농어촌 지역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부안군은 농업 농촌의 공익적 가치를 높이고 지속 가능한 농업 환경 조성을 위해 외국인 근로자 수급 체계 마련과 농작물 재해보험 농가부담금 제로화 추진, 농업인 공익 수당 지원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고된 농업, 접근성 높여야”
농촌 고령화 해결책 제시

또 “기후재난에 가까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신기술 스마트 농업 육성사업, 비닐하우스 스마트 시설 현대화 사업, 친환경 농업환경 확대 사업, 우리밀 지원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며 “농업 경쟁력 강화를 통한 농가 소득을 증대시키기 위해 농촌 살아보기 귀농·귀촌 프로그램 운영, 부안 100년의 미래 청년 농업인 육성, 귀농·귀촌 유치 및 활성화, 가루쌀 생산단지 조성, 부안쌀 천년의 솜씨 단지 조성, 부안군 농협 RPC 통합 추진, 쌀 경쟁력 제고 사업, 논 타작물 재배 육성사업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젊은 인구’가 유지되거나 유입되기 위해 지자체가 나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있겠냐는 질문에 권 군수는 “청년인구 정착·유입을 위해서는 청년이 필요로 하고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이 기본적으로 돼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부안군은 2021년 청년친화도시 선포 후 청년의 삶의 질을 높이는 청년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일자리, 주거, 교육, 복지·문화, 참여·권리 등 5대 분야로 나눠 올해 58개 사업에 총 111억원을 투자하고 있으며, 청년 수요에 따른 맞춤형 청년정책으로는 무주택 청년을 위한 청년 주거비 지원사업, 구직활동비와 진로설계 프로그램, 창업 희망 청년 대상으로 컨설팅 교육과 시제품 개발비 지원사업, 취업 청년에게는 활동비 지원 및 두배적금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로컬서 살아보기 프로그램으로 청춘실험실, 부싯돌 프로젝트 등 지역을 탐색하고 이해하는 지역살이 체험을 진행해 청년이 지역의 자원을 활용해 창업·창직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유기농업을 기반으로 지역서 대안적인 삶을 살아가는 청춘실험실 프로그램에는 168명의 청년이 참여해 그중 6명의 청년이 지역에 정착했으며 부싯돌 프로젝트는 11명의 청년이 참여해 지역의 자원을 활용한 상품 개발 등 창업활동을 해 현재 7명의 청년이 지역에 남아 활동하고 있다.

권 군수는 “청년이 지역에 유입되고 정착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일자리가 있어야 한다”며 “필요성을 정책에 반영해 2023년부터 청년대상 맞춤형 통합 고용서비스 체계를 구축해 지난해에도 105명의 일자리 연계를 달성했다. 이 같은 정책의 결과, 지난해 청년고용률 46.2%(도내 1위) 및 청년 채용연계 105명을 달성할 수 있었고 2024년 고용노동부 주관 일자리 대상서 우수상을 수상했다”고 전했다.

고령화 문제
농촌 살리기

부안군은 농촌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부안형 푸드플랜 구축을 위한 신활력 사회적 경제조직 육성, 농촌 신활력 플러스 사업, 지속가능한 푸드플랜 생산기반 조성, 부안 로컬푸드 직매장 운영, 부안 푸드앤 레포츠타운 조성, 농산물 생산유통 활성화 사업, 부안군 로컬푸드 유통망 플랫폼 확장 사업, 농어촌 취약지역 생활여건 개조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부안군의 어업 환경은 과거에 비해 열악한 상황으로 시간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기후변화와 남획 등으로 풍부했던 어족자원이 급감해 조업 어선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연안에 바다 숲과 바다목장을 조성해 수산생물이 산란하고 서식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고 돔과 꽃게 등 고부가가치 경제성 어종들을 매년 대량 방류해 수산자원을 지속적으로 증강해 나가고 있다.

권 군수는 “조업과 양식을 통해 생산된 수산물을 헐값에 팔지 않고 제값을 받고 팔아 생산 어가의 적정소득을 보장해 주는 것도 매우 중요한 문제인데, 이를 위해 소비자와 직거래는 물론 온라인 판매를 중점 추진 중”이라며 “수산물 생산량 감소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수산물의 부가가치 향상에도 힘쓰고 있는데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가공식품을 개발해 유통함으로써 그 수익이 생산 어가에 돌아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업 금지
지정 해제


이어 “불합리한 어업규제도 어업 발전을 위해서는 꼭 풀어야 할 과제인데 70년 동안 계속돼오던 곰소만 어업금지구역 지정을 작년에 해제시킨 것이 좋은 예”라며 “곰소만 어업금지구역 지정 해제를 통해 수천 명의 지역 어업인들에게 새로운 조업장소를 제공함으로써 매년 수백억 원이 넘는 소득 창출과 함께 수산물 유통업 등 관련 부대사업도 성장하게 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 바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아울러 “부안군이 적극행정 우수기관으로 선정된 것은 큰 영광이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며 “앞으로도 적극행정과 관련 법규 및 제도 개선, 교육 강화, 지원제도 홍보 등을 통해 기반이 튼튼한 적극행정 인프라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sm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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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의문 해소 첫 단추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