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당권주자를 만나다> 중·수·청 흡수하는 한동훈

“대통령과 꾸준히 소통하겠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국민의힘 수장은 세기도 어려울 만큼 많이 바뀌었다. 그만큼 갈등이 심했지만, 여전히 정리되지 않고 있다. 이제는 어수선한 시간을 끝낼 때다. 윤석열정부의 성공을 위해 힘을 실어줄 당 대표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번 전당대회에 나선 4명의 후보는 저마다 자신의 목표를 밝히며 자신이 당 대표가 돼야 하는 이유를 나열하고 있다. 국민의힘의 차기 당 대표에 당선될 인물이 누구일지 주목된다. 

정치에 입문한 지 1년도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몸값이 높은 인물이 있다. 바로 국민의힘 한동훈 당 대표 후보다. 전국적으로 인지도가 높고, 인기도 상당하다. 국민의힘서 차기 대권주자로서 강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이기도 하다. 지난 22대 총선서 한 후보는 비대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총선 책임론이 제기되기도 하지만 그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1위를 독주하는 그는 다른 후보들에게 심하게 견제를 받기도 했다. 다음은 한 후보와의 일문일답. 

-당 대표 선거에 뛰어들었다. 대표가 돼야 하는 이유는?

▲당이 가장 어렵고 절실할 때 총선을 이끌었기 때문에 당 위기의 원인과 해법을 가장 잘 알고 있다. 다른 후보님들에 비해 가장 선명하게 변화를 말하는 사람이 나다. 우리는 총선서 심판받았음에도 총선 이후 지금까지 심판 민심에 제대로 반응하지 못했다.

지금 절실하게 반응하지 않으면 긴 암흑기가 찾아올 수밖에 없다. 민심에 반응하고 민생에 유능한 정당을 만들어야 미래가 있는 법이다. 국민의 지지를 바탕으로 폭주하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을 제지하고 윤석열정부의 성공을 이끌겠다.

-왜 3개월 만에 다시 대표 선거에 출마해야 했는지 알고 싶다. 

▲총선 이후 세 달 동안은 우리 당이 총선서 받은 민심의 심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반성하고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 하는 시간이었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나 역시 그 평가에 동의한다. 국민의힘은 크게 보면 우하향하고 있는 중이다. 지금이야말로 당이 반성하고 변화해서 우상향의 지지율을 만들 수 있는 골든타임이다. 지금 우상향의 변곡점을 만들지 못하면 우리에게는 다음이 있을 가능성이 낮다. 그 변화에 내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전국을 순회 중이다. 당원과 민심 모두 청취하고 다닐 텐데 공통적으로 들었던 이야기 중 기억에 남는 것은?

▲전국을 다니면서 많은 당원분과 지지자분들을 만났다. 많은 분이 상당히 지쳐있는 느낌을 받았다. 당이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국회서도 민주당의 일방적인 폭주를 전혀 견제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매우 답답해 하셨다. 그래서 나를 격려해 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것 같다. “100일은 너무 짧았다” “한동훈이라면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를 이길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말씀을 많이 해주시는데 그 뜻을 잘 받들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 

-여전히 총선 책임론이 여전히 가해진다. 국민의힘은 당시 필요하면 한 후보의 이미지를 빌려썼다. 그런데 현재 배신자라는 소리를 듣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나?

▲말씀드린 대로 내 책임이다. 하지만 선거를 함께했던, 또 제가 직접 지역구에 여러번 가서 도왔던 동지들이 이제는 ‘배신’이라는 단어를 쓰고 있다. 분명 내 정치적 목표와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적 목표는 일치한다. 윤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이다. 공통의 목표로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 사이에 배신이란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당 위기의 원인과 해법을 알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이 고쳐야 할 문제는 무엇인가?

▲민심에 빠르게 반응하는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가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방법은 사실 어렵지 않다. 민심이 하지 말라는 것은 하지 말고 민심이 하라는 것은 재빠르게 실천하면 된다. 그뿐이다. 

-어떻게 해야 고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우리 당의 유능함을 신속하게 회복해야 한다. 과거 보수정당은 민생에 유능한 정당이라는 이미지가 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런 면모를 많이 잃어버렸다. AI 같은 대한민국의 우상향 성장을 가지고 올 수 있는 부분서 우리가 어떤 인프라를 제공할 수 있는지 로드맵을 제시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또 우리 당은 설득과 소통을 더 잘해야 한다. 지금 현대 정치서의 유능함이라는 건 결국 설득과 소통이기 때문이다. 정책의 방향은 대부분 맞다. 문제는 그것을 얼마나 잘 설명해서 국민으로부터 얼마나 많은 공감을 얻느냐인데 이 지점서도 좀 더 유능해져야 함이 분명 존재한다. 

“당 위기 원인과 해법 잘 알아”
“당정관계 합리적인 쇄신 필요”

-당 대표 후보로서 제시할 비전을 자세히 듣고 싶다. 

▲우선 당정관계를 합리적으로 쇄신하는 게 필요하다. 당과 정이 협력하는 것은 그 협력 자체가 최종 목표가 아니다. 협력해서 국민을 위해 좋은 정치를 하고 시너지를 내겠다는 것 아닌가? 그러니까 그 협력은 충분한 토론과 논의를 통해서 좋은 해법을 내는 것이어야 한다.

당과 정 일방이 주도하고 강력한 힘으로 견인하는 관계가 되면 소통과 토론의 과정이 생략된다. 그러면 국민을 위해 좋은 해법을 도출해 내기가 어렵다. 민심이라는 절대적 기준을 가지고 당정이 건강하고 협력적 관계를 형성해 나간다면 국민을 위한 좋은 정치와 정책이 만들어질 것으로 생각한다. 

-좋은 정치와 정책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인가?

▲보수정치 재건의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유능하고 참신한 지역의 인재들이 우리 국민의힘을 플랫폼 삼아 긴 호흡으로 정치할 수 있는 제도적 여건 마련도 시급하다. 이를 위해 정당법 등의 개정을 통해 지역 현장사무실 개설이 절실하다. 또 당의 정책적 역량을 배가하기 위해서는 여의도연구원을 획기적으로 쇄신해 정당과 민간을 아우르는 명실상부한 보수의 씽크탱크로 재탄생시켜야 한다. 

마지막으로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겠다. 저출산, 인구감소, 지방 소멸, 연금개혁 등 시대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비전을 제시하는 정당이 돼야 살아남는다. 국민께 통보하는 것이 아니라 설명하고, 검증받고, 토론하고, 당의 노선으로 정착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 특히 그 과정서 청년 세대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다. 

-국민의힘의 외연 확장이 필요해 보인다. 생각해 놓은 비책이 있다면?

▲한 발은 보수의 심장인 전통 지지층에 두고, 한 발은 수도권과 청년을 향해 과감히 뻗어나겠다. 늘 어려울 때 나라를 지켜주신 전통적인 지지자분들을 소중히 여기고 감사드리는 마음으로 정치를 할 것이다. 그분들의 지지는 당연한 게 아니다. 그분들이 오늘날 대한민국을 만든 자부심이고, 출발점이자 보루다. 하지만 중도, 수도권, 청년인 이른바 중·수·청 정치를 향한 확장 없이는 승리할 수 없다는 것을 모든 당원과 지지자가 알고 있을 것이다.

-어떻게 해야 민심을 돌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지?

▲우리는 총선서 45%의 지지를 받았다. 45%는 우리가 최대한 열심히 모인 결과라고 생각한다. 최소한 6%를 더 채워야 한다. 결국 ‘변화’가 정답이다. 이제 곧 이재명 전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때 이탈하는 중도층이 자랑스럽게 우리 국민의힘을 선택할 수 있도록 총선의 민의를 충분히 받아들여서 반성하고 준비하겠다. 

-윤 대통령과 완전히 등을 돌렸다는 말들이 나온다. 일련의 과정을 살펴보면 관계가 과거와 같지는 않은 듯 보인다. 만남을 먼저 요청할 것인가?  

▲윤 대통령과 나의 목표는 완전히 같다. 바로 윤정부가 성공하는 일이다. 윤정부의 성공 없이 어떻게 정권 재창출이 가능하겠는가? 대표가 되면 충분히 조정하고 협력하면서 윤정부의 성공이라는 공통적인 목표에 도달할 수 있도록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 그 와중에 당연히 꾸준한 만남과 소통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음모론적 자해 정치 사라졌으면”
“여론팀, 나는 전혀 무관한 사항”

-채 상병 사건 관련 최근 경북경찰청서(무혐의로 수사 결과가 나왔는데) 여전히 제3자에 의한 특검이 필요하다고 보나?

▲이번에 민주당이 독단적으로 통과시킨 무소불위의 불공정한 특검법에 대해서는 윤 대통령도 단호하게 재의요구권을 행사하셨고 국회 재의결서도 당연히 막아내야 한다. 지금 민주당은 어떤 수사 결과가 나와도 그것을 특검으로 몰아가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보인다.

수사 결과가 다 나왔는데 민주당이 그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또다시 특검을 발의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지금의 국회 의석 지형으로 또 다른 특검법이 발의되고 통과되는 것을 막을 수 있지 않다고 본다. 결국 똑같은 상황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는 셈이다.

내가 제안한 공정한 제3자 특검법은 민주당이 독단적으로 추진하는 특검법 통과 과정서 최악의 상황을 방지하고 민주당의 정략적인 의도를 부각시키는 역할을 이미 하고 있다.

-최근 김건희 여사 문자에 답하지 않아 이른바 ‘읽씹’ 논란이 발생했다. 이에 대해 사과를 하라는 요구가 일부 있는데, 사과한다면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먼저 문자가 오고 6개월이 지난 지금 전당대회를 코앞에 두고 누가, 무슨 의도로 이 문제를 불거지게 만들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결국 윤 대통령과 김 여사에게 부담이 될 이와 같은 음모론적 자해 정치는 국민의힘서 사라졌으면 좋겠다. 당시 맥락을 보면 나는 사과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그것 때문에 사퇴 요구까지 받았다. 그 상황을 생각해보면 지금 논란이 얼마나 황당한 것인지 알 수 있다. 우리 당의 당원들과 국민이 전당대회 과정서 벌어지는 지저분한 흑색선전과 마타도어로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여기에 관해 더 언급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

-최근에는 장예찬 전 최고위원이 사설 여론팀 의혹을 제기했다.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하긴 했지만 일각에서는 해명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되는데?

▲사실이 아니고, 뭔 말인지도 모르는 얘기다. 시민들의 자발적 지지 의사 표시가 부당하거나 불법인 것처럼 몰아가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다. 나는 전혀 무관하다. 민주당처럼 돈을 주거나 매크로를 돌리기라도 했다는 말인지 되묻고 싶다. 

-지구당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러닝메이트 후보들이 다 원내 사람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당 대표로 나선 내가 원외에 있다. 지역 현장사무실 개설은 민생정치, 현장정치, 그리고 우리 당의 외연 확장을 위해 꼭 필요한 부분이다. 지금 우리 당은 108석의 소수 정당인데 원내와 원외를 구분 짓는 건 큰 의미가 없다. 지금 당장 우리 당의 의석 수로 원내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 원내, 원외, 보좌진, 당료, 지방의원 등 우리 당의 모든 가용 자원이 민심을 얻는 데 매진해야만 거대 야당의 폭주를 막아낼 수 있다. 

-정치의 길을 걸은 지 이제 막 8개월 차에 접어들고 있다. 앞으로 어떤 정치인이 되고 싶나?

▲모든 정치인이 정치로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나는 대한민국을 우상향 성장하는 나라로 만들고 싶다. 대한민국을 우상향 성장하는 나라로 만들려면 국민의힘부터 혁신하고 재건해야 하는 게 절실하다. 국민의힘이 집권여당으로서 국민의 신뢰를 되찾고 다시 이기는 정당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하려고 한다. 그걸 위해 내 모든 것을 바치겠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한동훈 러닝메이트는?

한동훈 후보는 당 대표 출마와 동시에 러닝메이트를 띄웠다.

출마와 동시에 러닝메이트로 출마한 최고위원 후보들도 함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우선 국민의힘 장동혁 의원이 한 후보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한 후보가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을 당시 사무총장을 맡은 인연이다.

또 다른 러닝메이트는 박정훈 의원으로 그는 적극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마지막으로 청년 최고위원에 출마한 진종오 의원이다.

그의 지지세는 압도적이다. 이들은 모두 현역 의원으로 최고위원이 된다면 당내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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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검찰단, 내란 고발자 ‘닥치고 기소’ 막전막후

[단독] 국방부 검찰단, 내란 고발자 ‘닥치고 기소’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종합특검팀이 종료됐다. 12·3 내란과 관련된 수사는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다. 마무리되지 않은 사건은 경찰 국수본으로 이첩됐다. 검찰 특수본과 특검팀의 수사에 협조한 이들이 없었다면 확인이 어려운 의혹이 산적했다. 이 중에는 정보사 공작 업무와 내란 당일 계엄군의 움직임을 알린 군인들이 있다. 대개 국방부 검찰단에 의해 재판에 넘겨졌다. 수사기관 간 판단이 다른 걸 두고 형평성에 어긋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12·3 내란에는 여러 수사기관이 뛰어들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 국방부 내란 특수본, 내란 특별검사팀(특별검사 조은석), 2차 종합특검팀(특별검사 권창영) 등이다. 복수의 군인들은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다. 일부는 혐의가 있었다. 수사기관마다 판단이 달랐다는 게 핵심이다. 국방부 검찰단의 경우가 그렇다. 누군가의 공작이나 의도, 내란 당일 같은 행위를 했음에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조차 받지 않는 사례가 존재했다. 협조했는데 다른 판단 내란 특검팀과 검찰 특수본에 협조한 데 이어 재판에서 핵심 증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 중 1명은 김창학 전 수도방위사령부 군사경찰단장(대령)이다. 김 전 단장은 지난 2월 국방부 검찰단에 의해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두 달 뒤인 4월에는 법령준수의무위반 및 성실의문위반으로 파면됐다. 김 전 단장은 수사기관에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의 지시로 국회로 갔던 계엄군의 움직임에 대해 진술했다. 종합특검팀이 내란의 리허설이라고 판단한 국군방첩사령부 자유의 방패(FS) 훈련과 이 전 사령관의 이례적인 지시가 담긴 녹취를 제출하기도 했다. 여기엔 내란 특검팀에 제출된 적 없는 자료도 포함됐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관련 녹취에는 방첩사의 전시 합동수사본부 훈련 과정에서 수방사 실무진들이 병력 지원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컸다. 김 전 단장을 포함한 전·현직 수방사 관계자들은 “‘합수단 수사관들은 경호 대상이 아니다’ ‘합수단 경호는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병력 지원 자체에 난색을 표했다”고 진술했다. 수방사 관계자들은 “전시 상황이라면 검토가 가능하지만 평시에 병력을 지원하려면 수방사 작전계획부터 변경해야 한다. 육군본부 군사경찰실과의 협의가 필요하다”고 이 전 사령관에게 보고했다. 이 전 사령관과 방첩사의 압력에 못 이긴 수방사는 당시 훈련에 군사경찰단 50명과 35특임대대 20~25명 등 70여 명 규모 병력을 지원했다. 이 같은 진술을 확보한 종합특검팀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2024년 3월 전시나 계엄 시 부대별 임무와 병력 운용 등을 규정한 군 내부 계획 문서인 ‘전시 비문’ 개정을 추진하며 기존과 다른 방식의 합수본 운영을 준비한 것으로 의심했다. 이 전 사령관은 이 과정에서 수방사 병력 지원을 추진하며 실무진의 반대에도 병력 파견을 지시한 혐의를 받았다. 종합특검팀은 두 사령관을 지난달 직권남용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모든 특검에 자료 넘겨 김 전 단장을 비롯한 복수의 군 관계자들은 현재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반대로 행위가 비슷했던 조성현 대령(전 수방사 제1경비단장)은 훈장을 받았다. 종합특검팀은 지난달 말 조 대령을 조사한 후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조 대령은 합참 지휘통제2팀장 직을 수행하다 최근 인사 조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조 대령이 2024년 12월3일 오후 11시51분 이 전 사령관과 통화하며 “그렇게 지금 임무를 줬고” “충성, 계속 작전하겠습니다”고 라고 언급한 녹취와 다음 날인 12월 4일 오전 1시2분 김 전 단장이 “(이진우) 사령관이 울타리를 넘어서라도 국회에 들어가라고 하는데, 그게 안 되잖아”라고 말하자 조 대령이 “우리는 그렇게 들어왔습니다” “경찰과 협조해 한적한 곳으로 들어갔습니다”라고 답한 내용을 확인한 종합특검팀은 조 대령이 이 전 사령관의 지시를 전달하고 국회 침투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사실상 ‘중간 실행자’ 역할을 했다고 결론 냈다. 김 전 단장이 기소된 점도 기소 근거로 꼽혔다. 이 전 사령관의 지시를 받은 조 대령은 예하 제2특임대대와 제35특임대대에 하달했다. 실제 35특임대대는 계엄 당시 국회 경내에 투입됐다. 종합특검팀의 판단은 내란 특검팀의 수사 결론과 배치된다. 내란 특검팀은 조 대령이 “상부의 위헌·위법적인 지시를 거부했다”며 그를 입건하지 않았다. 종합특검팀은 “서강대교를 넘지 말라”는 조 대령의 지시가 있었는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의심했다. 일부 군인들 특검에 핵심 진술·자료 제출하고 불기소 군검찰, 내란 중요임무 종사 재판 넘기고 대거 파면 종합특검팀은 조 대령이 같은 해 12월4일 새벽 1시4분 서강대교 북단에 도착한 제2특임대대 2지역대장 윤덕규 소령에게 총 세 가지를 지시했다고 봤다. ▲총기와 탄약을 차량에 두고 진압봉을 챙겨 서강대교를 넘어올 것 ▲진입 방법은 국회에 이미 들어가 있는 부대와 상의할 것 ▲임무는 국회 안에 있는 인원을 끌어내는 것 등이다. 조 대령은 “2지역대장에게 정확하게 “서강대교를 넘지 말라”는 말을 한 사실이 있나요”라는 종합특검팀의 질문에 “윤덕규에게 2024년 12월4일 1시20분경 다시 북으로 올라가라고 말한 것이고, 넘지 말라고 한 것이 아닙니다”고 진술했다. 조성현 대령 측은 문자 그대로 “넘지 말라”고 하지는 않았지만, 지시가 회군의 취지였다는 점은 동일하다고 주장한다. 윤 소령은 “조 대령이 ‘너희가 (서강대교를) 넘어왔을 때 시민과 충돌하게 되면 크게 다친다. (서강대교 인근에) 대기하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끝까지 반대 김 전 단장과 동시에 파면된 핵심 증인 중 1명은 정성우 전 방첩사 1처장이다. 그는 지난해 6월24일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린 여 전 사령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정 전 처장은 검찰 특수본에서 진술했던 것처럼 “여인형 전 사령관이 당시 선관위 전산실을 통제하고 이후 민간 수사기관에 넘기며, 여의치 않으면 서버를 복사하거나 ‘떼어오라’는 3단계 지시를 내렸다”고 증언했다. 정 전 처장을 비롯해 방첩사 법무실 간부들은 여 전 사령관의 지시에 대해 기술적·법률적 검토 결과 현실적으로 이행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여 전 사령관은 “제 기억으론 정성우 증인한테 서버를 복사해라, 떼오라고 이야기한 기억은 분명히 없다”며 “정성우에게 서버를 떼서 가져오는 방법이 있을까 정도를 문의했다면 모를까, 명시적으로 카피해라, 떼서 가져오라고 했을 것 같지 않다. 카피도 안 되는데 어떻게 떼서 가져오나?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정 전 처장은 내란 사태 당일부터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과 총 6차례 통화했다. 2024년 12월3일 오후 10시50분 정 전 처장은 여 전 사령관으로부터 노 전 사령관의 전화번호를 넘겨받고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노 전 사령관은 정 전 처장에게 “(병력이) 출발을 했느냐”라고 물었고 정 전 처장은 “이제 영외 거주자를 소집한 상황”이라고 답했다. 내란 특검팀에 협조했던 정 전 처장은 김 전 단장처럼 내란 중요임무 종사와 직권남용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내란 특수본은 정 전 처장이 방첩사 인원 115명을 4개 팀으로 긴급 편성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과천·관악 청사, 선관위 수원 연수원, 여론조사 꽃 등 4곳에 출동하게 하는 등 군인들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고 판단했다. 김 전 단장을 비롯해 복수의 군 간부들이 기소되자 내란 특검팀은 국방부 검찰단에 ‘‘사전 협의’가 있었어야 했던 것 아니냐’는 취지로 불만을 전했다고 한다. 군 일각에서는 정 전 처장은 아니더라도 김 전 단장과 소수의 영관급 장교들은 국방부 조사본부 차원에서 무혐의 종결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내란 특검팀에 몸담았던 한 관계자는 “김창학 대령 외에도 여러 사람이 협조했고 그들 덕분에 수사를 할 수 있었던 게 컸다”며 “군검찰의 기소에 감 놔라 배 놔라 해서는 안 되고 해당 기관의 판단이지만 복수의 군 관계자들을 기소했을 때 ‘왜 저 사람은 기소 안 하느냐’는 등의 뒷말이 상당했다. 특검팀도 관련 내용을 알았기에 문제 제기를 했던 것”이라고 했다. 음모·모해 명확한데 혐의는 내란 중요임무 종사가 아니지만 사실상 노 전 사령관과 여 전 사령관에게 피해를 본 사람도 있다. 박민우 전 정보사 A 여단장(예비역 준장)이다. 그는 2025년 초 국회 청문회에서 ‘노상원 수첩’에 관한 핵심 증언을 했던 인물로 주목받았다. 박 준장의 증언 후 실제 관심이 크지 않았던 노 전 사령관의 수첩의 신빙성과 중요도가 커졌다. 노 전 사령관은 정보사를 내란에 동원하려 사실상 박 준장을 축출했다. 여 전 사령관의 검찰 특수본 진술조서를 보면 그는 “(노 전 사령관으로부터) 박 준장의 비위, 비밀은닉, 업체 로비 등 4~5건의 중요한 제보를 받았다. 노 전 사령관이 비위 제보를 하지 않았으면 연락을 하지 않았을 거다”고 진술했다. 방첩사는 군형법상 군사기밀누설 및 암호 부정사용, 국가보안법·군사기밀보호법·남북교류협력법 위반 등 사건에 대해 수사권을 갖는다. 당시 블랙 요원 명단 유출 사건도 방첩사가 초동수사해 사건을 군검찰로 넘겼다. 여 전 사령관이 노 전 사령관의 연락을 받은 건 박 준장과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 간 갈등 전후다. 박 준장이 노 전 사령관의 연락을 받은 시기와도 일치한다. 박 준장은 지난 3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갑자기 전화가 와서 ‘아직도 고집이 세냐’고 하길래 ‘그렇다’고 말한 게 전부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날 내란에 동원하려 일종의 간보기 차원으로 질문했던 것 같다. 노상원에 의해 직무에서 배제됐다고 본다. 여단장이 공석이 되자 이 자리 진급을 미끼로 김봉규, 정성욱을 노상원이 조종한 것”이라고 말했다. 노상원 수첩 '핵심 증언자' 박민우, 사실상 노·여 모해로 좌천 신원식 “노상원·여인형에 의해 피해 본 것 맞다” 특검에 진술 문 전 사령관은 국방부 장관이던 신원식 전 안보실장이 2024년 8월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정보사 갈등’ 교통정리를 위한 후속 조치를 약속하고 경질될 예정이었다. 신 전 실장은 박 준장과 문 전 사령관에게 “법적 문제를 모두 취하하고 정리하라”고 했지만 문 전 사령관이 거부했다. 문 전 사령관은 유임됐고 노 전 정보사령관과 대통령실 경호처장이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개입하면서 신 전 실장은 회의가 끝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옷을 벗었다. 오영대 전 국방부 인사기획관은 이에 관해 검찰 특수본 조사에서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 저와 원천희 국방부 정보본부장에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보직해임·정보사령관 교체 검토를 지시했으나 2024년 9월6일, 김 전 장관이 취임하면서 문 전 사령관에 대한 ‘현 보직 유지’를 지시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였다”고 진술했다. 박 준장의 주장은 사실에 가까워 보인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신 전 실장은 종합특검팀 조사에서 “박민우 장군은 여인형과 노상원에게 피해를 봤다. 문상호가 유임되지 않았으면 박 장군도 재판에 넘겨지거나 좌천되는 일이 없었을 것이다”며 “큰일도 아니었고 그래서 둘에게 법적 문제를 모두 취하하고 정리하라고 얘기를 했던 거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