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당권주자를 만나다> 중·수·청 흡수하는 한동훈

“대통령과 꾸준히 소통하겠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국민의힘 수장은 세기도 어려울 만큼 많이 바뀌었다. 그만큼 갈등이 심했지만, 여전히 정리되지 않고 있다. 이제는 어수선한 시간을 끝낼 때다. 윤석열정부의 성공을 위해 힘을 실어줄 당 대표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번 전당대회에 나선 4명의 후보는 저마다 자신의 목표를 밝히며 자신이 당 대표가 돼야 하는 이유를 나열하고 있다. 국민의힘의 차기 당 대표에 당선될 인물이 누구일지 주목된다. 

정치에 입문한 지 1년도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몸값이 높은 인물이 있다. 바로 국민의힘 한동훈 당 대표 후보다. 전국적으로 인지도가 높고, 인기도 상당하다. 국민의힘서 차기 대권주자로서 강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이기도 하다. 지난 22대 총선서 한 후보는 비대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총선 책임론이 제기되기도 하지만 그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1위를 독주하는 그는 다른 후보들에게 심하게 견제를 받기도 했다. 다음은 한 후보와의 일문일답. 

-당 대표 선거에 뛰어들었다. 대표가 돼야 하는 이유는?

▲당이 가장 어렵고 절실할 때 총선을 이끌었기 때문에 당 위기의 원인과 해법을 가장 잘 알고 있다. 다른 후보님들에 비해 가장 선명하게 변화를 말하는 사람이 나다. 우리는 총선서 심판받았음에도 총선 이후 지금까지 심판 민심에 제대로 반응하지 못했다.

지금 절실하게 반응하지 않으면 긴 암흑기가 찾아올 수밖에 없다. 민심에 반응하고 민생에 유능한 정당을 만들어야 미래가 있는 법이다. 국민의 지지를 바탕으로 폭주하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을 제지하고 윤석열정부의 성공을 이끌겠다.


-왜 3개월 만에 다시 대표 선거에 출마해야 했는지 알고 싶다. 

▲총선 이후 세 달 동안은 우리 당이 총선서 받은 민심의 심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반성하고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 하는 시간이었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나 역시 그 평가에 동의한다. 국민의힘은 크게 보면 우하향하고 있는 중이다. 지금이야말로 당이 반성하고 변화해서 우상향의 지지율을 만들 수 있는 골든타임이다. 지금 우상향의 변곡점을 만들지 못하면 우리에게는 다음이 있을 가능성이 낮다. 그 변화에 내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전국을 순회 중이다. 당원과 민심 모두 청취하고 다닐 텐데 공통적으로 들었던 이야기 중 기억에 남는 것은?

▲전국을 다니면서 많은 당원분과 지지자분들을 만났다. 많은 분이 상당히 지쳐있는 느낌을 받았다. 당이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국회서도 민주당의 일방적인 폭주를 전혀 견제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매우 답답해 하셨다. 그래서 나를 격려해 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것 같다. “100일은 너무 짧았다” “한동훈이라면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를 이길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말씀을 많이 해주시는데 그 뜻을 잘 받들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 

-여전히 총선 책임론이 여전히 가해진다. 국민의힘은 당시 필요하면 한 후보의 이미지를 빌려썼다. 그런데 현재 배신자라는 소리를 듣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나?

▲말씀드린 대로 내 책임이다. 하지만 선거를 함께했던, 또 제가 직접 지역구에 여러번 가서 도왔던 동지들이 이제는 ‘배신’이라는 단어를 쓰고 있다. 분명 내 정치적 목표와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적 목표는 일치한다. 윤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이다. 공통의 목표로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 사이에 배신이란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당 위기의 원인과 해법을 알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이 고쳐야 할 문제는 무엇인가?


▲민심에 빠르게 반응하는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가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방법은 사실 어렵지 않다. 민심이 하지 말라는 것은 하지 말고 민심이 하라는 것은 재빠르게 실천하면 된다. 그뿐이다. 

-어떻게 해야 고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우리 당의 유능함을 신속하게 회복해야 한다. 과거 보수정당은 민생에 유능한 정당이라는 이미지가 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런 면모를 많이 잃어버렸다. AI 같은 대한민국의 우상향 성장을 가지고 올 수 있는 부분서 우리가 어떤 인프라를 제공할 수 있는지 로드맵을 제시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또 우리 당은 설득과 소통을 더 잘해야 한다. 지금 현대 정치서의 유능함이라는 건 결국 설득과 소통이기 때문이다. 정책의 방향은 대부분 맞다. 문제는 그것을 얼마나 잘 설명해서 국민으로부터 얼마나 많은 공감을 얻느냐인데 이 지점서도 좀 더 유능해져야 함이 분명 존재한다. 

“당 위기 원인과 해법 잘 알아”
“당정관계 합리적인 쇄신 필요”

-당 대표 후보로서 제시할 비전을 자세히 듣고 싶다. 

▲우선 당정관계를 합리적으로 쇄신하는 게 필요하다. 당과 정이 협력하는 것은 그 협력 자체가 최종 목표가 아니다. 협력해서 국민을 위해 좋은 정치를 하고 시너지를 내겠다는 것 아닌가? 그러니까 그 협력은 충분한 토론과 논의를 통해서 좋은 해법을 내는 것이어야 한다.

당과 정 일방이 주도하고 강력한 힘으로 견인하는 관계가 되면 소통과 토론의 과정이 생략된다. 그러면 국민을 위해 좋은 해법을 도출해 내기가 어렵다. 민심이라는 절대적 기준을 가지고 당정이 건강하고 협력적 관계를 형성해 나간다면 국민을 위한 좋은 정치와 정책이 만들어질 것으로 생각한다. 

-좋은 정치와 정책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인가?

▲보수정치 재건의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유능하고 참신한 지역의 인재들이 우리 국민의힘을 플랫폼 삼아 긴 호흡으로 정치할 수 있는 제도적 여건 마련도 시급하다. 이를 위해 정당법 등의 개정을 통해 지역 현장사무실 개설이 절실하다. 또 당의 정책적 역량을 배가하기 위해서는 여의도연구원을 획기적으로 쇄신해 정당과 민간을 아우르는 명실상부한 보수의 씽크탱크로 재탄생시켜야 한다. 

마지막으로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겠다. 저출산, 인구감소, 지방 소멸, 연금개혁 등 시대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비전을 제시하는 정당이 돼야 살아남는다. 국민께 통보하는 것이 아니라 설명하고, 검증받고, 토론하고, 당의 노선으로 정착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 특히 그 과정서 청년 세대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다. 

-국민의힘의 외연 확장이 필요해 보인다. 생각해 놓은 비책이 있다면?


▲한 발은 보수의 심장인 전통 지지층에 두고, 한 발은 수도권과 청년을 향해 과감히 뻗어나겠다. 늘 어려울 때 나라를 지켜주신 전통적인 지지자분들을 소중히 여기고 감사드리는 마음으로 정치를 할 것이다. 그분들의 지지는 당연한 게 아니다. 그분들이 오늘날 대한민국을 만든 자부심이고, 출발점이자 보루다. 하지만 중도, 수도권, 청년인 이른바 중·수·청 정치를 향한 확장 없이는 승리할 수 없다는 것을 모든 당원과 지지자가 알고 있을 것이다.

-어떻게 해야 민심을 돌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지?

▲우리는 총선서 45%의 지지를 받았다. 45%는 우리가 최대한 열심히 모인 결과라고 생각한다. 최소한 6%를 더 채워야 한다. 결국 ‘변화’가 정답이다. 이제 곧 이재명 전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때 이탈하는 중도층이 자랑스럽게 우리 국민의힘을 선택할 수 있도록 총선의 민의를 충분히 받아들여서 반성하고 준비하겠다. 

-윤 대통령과 완전히 등을 돌렸다는 말들이 나온다. 일련의 과정을 살펴보면 관계가 과거와 같지는 않은 듯 보인다. 만남을 먼저 요청할 것인가?  

▲윤 대통령과 나의 목표는 완전히 같다. 바로 윤정부가 성공하는 일이다. 윤정부의 성공 없이 어떻게 정권 재창출이 가능하겠는가? 대표가 되면 충분히 조정하고 협력하면서 윤정부의 성공이라는 공통적인 목표에 도달할 수 있도록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 그 와중에 당연히 꾸준한 만남과 소통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음모론적 자해 정치 사라졌으면”
“여론팀, 나는 전혀 무관한 사항”

-채 상병 사건 관련 최근 경북경찰청서(무혐의로 수사 결과가 나왔는데) 여전히 제3자에 의한 특검이 필요하다고 보나?


▲이번에 민주당이 독단적으로 통과시킨 무소불위의 불공정한 특검법에 대해서는 윤 대통령도 단호하게 재의요구권을 행사하셨고 국회 재의결서도 당연히 막아내야 한다. 지금 민주당은 어떤 수사 결과가 나와도 그것을 특검으로 몰아가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보인다.

수사 결과가 다 나왔는데 민주당이 그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또다시 특검을 발의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지금의 국회 의석 지형으로 또 다른 특검법이 발의되고 통과되는 것을 막을 수 있지 않다고 본다. 결국 똑같은 상황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는 셈이다.

내가 제안한 공정한 제3자 특검법은 민주당이 독단적으로 추진하는 특검법 통과 과정서 최악의 상황을 방지하고 민주당의 정략적인 의도를 부각시키는 역할을 이미 하고 있다.

-최근 김건희 여사 문자에 답하지 않아 이른바 ‘읽씹’ 논란이 발생했다. 이에 대해 사과를 하라는 요구가 일부 있는데, 사과한다면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먼저 문자가 오고 6개월이 지난 지금 전당대회를 코앞에 두고 누가, 무슨 의도로 이 문제를 불거지게 만들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결국 윤 대통령과 김 여사에게 부담이 될 이와 같은 음모론적 자해 정치는 국민의힘서 사라졌으면 좋겠다. 당시 맥락을 보면 나는 사과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그것 때문에 사퇴 요구까지 받았다. 그 상황을 생각해보면 지금 논란이 얼마나 황당한 것인지 알 수 있다. 우리 당의 당원들과 국민이 전당대회 과정서 벌어지는 지저분한 흑색선전과 마타도어로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여기에 관해 더 언급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

-최근에는 장예찬 전 최고위원이 사설 여론팀 의혹을 제기했다.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하긴 했지만 일각에서는 해명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되는데?

▲사실이 아니고, 뭔 말인지도 모르는 얘기다. 시민들의 자발적 지지 의사 표시가 부당하거나 불법인 것처럼 몰아가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다. 나는 전혀 무관하다. 민주당처럼 돈을 주거나 매크로를 돌리기라도 했다는 말인지 되묻고 싶다. 

-지구당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러닝메이트 후보들이 다 원내 사람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당 대표로 나선 내가 원외에 있다. 지역 현장사무실 개설은 민생정치, 현장정치, 그리고 우리 당의 외연 확장을 위해 꼭 필요한 부분이다. 지금 우리 당은 108석의 소수 정당인데 원내와 원외를 구분 짓는 건 큰 의미가 없다. 지금 당장 우리 당의 의석 수로 원내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 원내, 원외, 보좌진, 당료, 지방의원 등 우리 당의 모든 가용 자원이 민심을 얻는 데 매진해야만 거대 야당의 폭주를 막아낼 수 있다. 

-정치의 길을 걸은 지 이제 막 8개월 차에 접어들고 있다. 앞으로 어떤 정치인이 되고 싶나?

▲모든 정치인이 정치로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나는 대한민국을 우상향 성장하는 나라로 만들고 싶다. 대한민국을 우상향 성장하는 나라로 만들려면 국민의힘부터 혁신하고 재건해야 하는 게 절실하다. 국민의힘이 집권여당으로서 국민의 신뢰를 되찾고 다시 이기는 정당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하려고 한다. 그걸 위해 내 모든 것을 바치겠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한동훈 러닝메이트는?

한동훈 후보는 당 대표 출마와 동시에 러닝메이트를 띄웠다.

출마와 동시에 러닝메이트로 출마한 최고위원 후보들도 함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우선 국민의힘 장동혁 의원이 한 후보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한 후보가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을 당시 사무총장을 맡은 인연이다.

또 다른 러닝메이트는 박정훈 의원으로 그는 적극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마지막으로 청년 최고위원에 출마한 진종오 의원이다.

그의 지지세는 압도적이다. 이들은 모두 현역 의원으로 최고위원이 된다면 당내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차>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틈 공략’ 이재명표 동진 정책 막전막후

‘틈 공략’ 이재명표 동진 정책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여야는 저마다 큰 충격을 받았다. 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등 위기 앞에서 다양한 경우의 수를 내던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동진 정책을 어떻게 이겨낼 것인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28일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9월 발표된 정부 조직 개편 방안에 따라, 지난 2일 재정경제부·기획예산처로 분리됐다. 이 지명자가 초대 장관으로 임명된 기획예산처는 예산 편성·재정 기획 기능을 담당한다. 연말 휴일 깜짝 발표 한나라당·새누리당 소속으로 서울 서초갑에서 3선 의원을 지냈던 이 후보자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을 지낸 경제통이다. 수려한 언변을 바탕으로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누리고 있다. 그는 지명 다음날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예금보험공사로 출근하면서 장관 후보자 지명 소감을 밝혔다. 이 후보자는 “불필요한 지출은 사전에 없애고, 민생과 성장엔 과감하게 투자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기획과 예산을 연동한 중장기 재정 운영을 통해 구조적 위기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이 후보자를 임명하자, 정치권은 발칵 뒤집혔다. 일요일에 이 지명자 임명을 밝힌 것에 대해서도 “다음 날 조간 신문 톱을 노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기획조정국은 같은 날 이 후보자를 제명하기로 한 서면 최고의원회의 의결 사항을 발표했다. 기획조정국은 “이 후보자는 국민의힘 서울 중·성동 당협위원장인데도 이재명정부 국무위원 임명에 동의해 현 정권에 부역하는 행위를 자처했다”며 “지방선거를 불과 6개월 남기고 국민·당원을 배신하는 사상 최악의 해당행위를 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겉으론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을 환영했다.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같은 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전문성을 인정받은 인사를 적재적소에 배치한 탕평인사”라면서 환영하는 논평을 발표했다. 그런데 이 후보자는 지난해 3월22일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가 주도한 집회에서 이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는 연설을 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에선 충격을 받은 듯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날 “윤 어게인을 외쳤던 사람도 통합 대상이 돼야 하느냐”며 “솔직히 쉽사리 동의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윤준병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을 향해 내란 수괴라고 외치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을 지지했던 이 전 의원에게 정부 곳간 열쇠를 맡기는 행위는 포용이 아니라 국정 원칙 파기”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적진인 국민의힘의 유명 정치인을 핵심 보직에 발탁한 것과 관련해 “당내 영향력이 비교적 약한 이 대통령이 민주당에 견제 목적 충격을 주기 위해 이 후보자를 임명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이 같은 주장의 바탕엔 예산 편성·재정 기획을 맡는 기획예산처의 특성이 있다. 기획예산처는 쉽게 말해 ‘금고지기’다. 이혜훈 기습 임명에 발칵 뒤집힌 국힘 적진 출신 곳간지기로…민주당 견제?” 일각에선 “국민의힘 내에서 영향력이 줄고 있는 이 후보자를 영입해 금고를 맡긴다는 건 민주당 의원들을 믿을 수 없다는 것 아니냐”며 “이 대통령이 민주당에 강력한 경고를 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아울러 “각종 갑질 의혹이 불거져 정치적 입지가 매우 좁아졌던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를 엄호하기 위한 물타기를 강하게 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하지만 “당내 역학 관계만을 고려한 대응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해석도 존재한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은 다양한 정치적 구도와 이슈가 뒤엉켜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연이은 혼란과 어지러운 합종연횡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중심 축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에 대해 이어지는 반발 속 ‘장동혁 체제’ 종말 가능성 ▲장 대표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갈등 ▲한 전 대표와 개혁신당의 오랜 갈등 ▲한 전 대표와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의 지난해 12월 깜짝 회동 ▲국민의힘·개혁신당의 특검 합의 등이다. 중심축만 해도 이렇게 많다. 이 틈은 이 대통령이 국민의힘의 허를 찌르는 기습을 시도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배경이다. 국민의힘이 이 후보자 제명을 언급하더라도, “적진 출신을 주요 부처 수장 후보자로 임명했다”는 압도적인 흐름을 극복하긴 어렵다. 보수 야권 내부에선 지난해 12월26일부터 ‘장한석 연대’라는 표현이 나왔다. ▲장 대표 ▲한 전 대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등이 연대할 가능성이 거론된 것이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이 통일교 특검법을 공동 발의하고, 한 전 대표가 장 대표의 24시간 필리버스터를 긍정적으로 언급한 것을 근거로 제시된 가능성이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22일 오전부터 다음 날 오전까지 내란 전담재판부 설치법에 반대하는 필리버스터를 24시간 동안 진행했다. 이를 두고, 한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24일 자신의 SNS에 “장 대표가 장장 24시간 동안 온 힘을 쏟아냈고, 노고가 많으셨다”며 “민주당의 폭거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으니, 모두 함께 싸우고 지켜야 할 때”라면서 장 대표를 추켜세웠다. 하지만 장 대표는 같은 날 “필리버스터의 절박함·필요성에 대해선 누구도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극복 어려운 압도적 흐름 ‘장한석 연대’는 실제로 성사되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단 분석이 나온다. 보수 야권의 대표로 통하는 정치인 3명이 서로 물고 물리는 앙숙 관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를, 한 전 대표는 중·노년 여성을 축으로 한 중도 보수를, 이 대표는 젊은 남성을 축으로 한 개혁 보수를 상징한다. 이들 사이에 연대가 성사되면 사실상의 이념적 보수 대통합이다. 이 연합이 성사되면, 영남·강원 중심 토착 보수를 대표하는 국민의힘 내 언더 찐윤과 대적해볼 수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이 가능성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28일 국회서 진행된 기자간담회 중 “왜 ‘장한석’이란 말이 붙는지 잘 모르겠다”며 “당내 인사와 연대라는 것이 정치적으로 무슨 의미를 갖는 것인지, 당내 인사와 연대한다는 표현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동의·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연대는 국민께서 수긍할 수 있는 명분을 갖고 감동을 줘야 한다”며 “지방선거를 5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변화와 쇄신을 위해 더 노력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와 연대할 가능성을 일축하면서도 이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당내 쇄신 후”라는 전제만 남겨놨다. 장 대표와 이 대표는 통일교 특검 추진이란 특정 이슈를 토대로 제한적 연대를 진행하고 있다. 근본적인 연대 가능성은 장 대표와 이 대표가 바라보는 지지층이 달라서 “실제로 가능하겠느냐”는 의문을 남긴다. 장 대표는 강경보수 결집을 위해 당 차원의 장외집회를 추진·주도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특유의 합리성을 토대로 보수 성향 청년을 결집해 개혁신당의 정치적 공간을 일궜다. 정치적 공간 자체가 다르고, 그 공간 사이에 벽도 크게 세워져 있다. 현실적으로 벽을 허물고 손을 잡을 수 있을지 근본적인 회의를 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 집단 사이에 세워진 벽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다. 국민의힘이 12·3 비상계엄에 대한 당 차원 공식 사과와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공식화해 추진하면, 개혁신당은 근본적인 혼란에 처할 수 있다. 국민의힘과의 연대를 통해 정치적 공간을 더 넓힐 수 있지만, 근본적인 차별화가 어려워진다. 이 경우 개혁신당은 “국민의힘과 별개로 왜 따로 존재해야 하느냐”는 의문에 그대로 노출된다. 장 대표에게도 깊은 딜레마를 안긴다. 강경 보수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추앙하고 있다. 사과·절연은 강경 보수가 정치적 영역화를 시도하던 장 대표에게 크게 반발하면서 선을 그을 것이다. 하지만 5개월 후 예정된 지방선거는 장 대표에게 외연 확장이란 숙제를 남긴다. 선거는 손 하나라도 더 있어야 수월하다. 그래서 사과나 절연을 하지 않으면, 개혁신당과의 선거 연대는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경우의 수 윤 딜레마 한 전 대표에 대해선 당원 게시판 의혹과 관련된 조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친한(친 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선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당원권 정지 2년을 권고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 조사 결과가 최종 발표되고,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 권고에 이은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의 확정까지 이어지면,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에서 사실상 축출된다. 그렇다고 신당 창당이란 모험을 하기도 어렵다. 신당 창당이란 실험은 이 대표가 이미 치렀다. 이 대표는 지난 2023년 12월 국민의힘을 탈당했고, 다음 달 창당해 그로부터 석 달 후 총선을 치러 국회 의석 3석을 확보했다. 이 대표는 경기 화성을에서 사실상 개인기로 선거를 치러 창당 직후 지역구에서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오는 6월엔 지방선거와 몇몇 지역구에 대한 재보궐선거만 진행된다. 정치의 중심지 국회에서 세를 확보하기 위한 선거가 아니다. 게다가 이 대표는 지난 2022년 국민의힘 대표로서 대통령·지방선거 승리를 주도했다. 반면 한 전 대표가 지휘했던 전국 단위 선거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국민의힘은 108석만 확보하는 대형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곧바로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사퇴했다. 한 전 대표가 ‘24시간 필리버스터’를 마친 장 대표를 위로한 한 이유로는 이 같은 현실적 상황이 거론된다. 하지만 장 대표의 반응은 차가웠다. 그는 한 전 대표를 콕 집어서 “당내 인사와 연대라는 표현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동의하거나 이해하기 어렵다”고 저격했다. 이 발언은 사실상 한 전 대표의 항복을 요구하는 메시지로 해석되고 있다. 이 대표 입장에서도 창당된 지 불과 2년이 안 되는 개혁신당만으로는 지방선거를 치르기 어렵다. 그는 지난해 8월 국회에서 연찬회를 열어 “지방선거 후보자들이 300만원대 비용만으로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재보궐선거에서도 최소 2~3석을 확보할 수 있도록 조기 선거 구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개혁신당은 현실적으로 국민의힘과의 연대가 필요하다. 민주당의 세가 막강하므로 최소한 제한적·전략적 빅텐트를 쳐야 제한된 여건에서 최대한 많은 당선자를 배출할 수 있는 탓이다. 연대하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압승하면, 국민의힘이 개혁신당에도 일정 부분 책임론을 전가해 공격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장·한·석 연대 좌충우돌 보수 대표 3인 각양각색 그런데 개혁신당은 이 대표와 국민의힘을 주도하는 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끝에 창당됐다. 친한(친 한동훈)계와도 언론을 통한 상호 공방을 거치면서 “보수의 적자는 누구냐”는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이 정서는 규모는 적지만 당과의 밀착도가 높은 개혁신당 지지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뚜렷한 명분을 제시하지 않고선 당원·지지자의 비난을 이겨내기는 사실상 어렵다. 소규모 정당 특성상 사비를 모아 유세차를 마련해 선거운동을 할 정도로 열성적인 당원·지지자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이 대표는 이미 개혁신당 창당 도중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연대하려다가 당원·지지자의 거센 반발에 직면한 후 이를 취소하는 홍역을 치렀다. 국민의힘과 연대를 추진하려면, 당원·지지자를 설득할 수 있는 명분도 제시해야 한다.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은 이런 상황에서 나온 강수다. 이 대통령은 민주당 대표였던 지난 2월 “민주당은 진보가 아닌 중도보수”라면서 보수 공략 의지를 밝혔다. 이어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허은아 대통령비서실 국민소통비서관 ▲새누리당 김용남 전 의원 등이 이 대통령의 권한으로 임명되거나 민주당에 입당했다. 이혜훈 후보자는 이 대통령이 받아들인 보수 출신 인사 중 가장 중량급이다. 그의 임명은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 추진했던 이념적 동진 정책을 계속 이어가고 있단 상징적 정치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민주당과 관련해선 강력한 부산시장 후보자로 여겨지던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도 휩쓸려 사퇴하는 등 사건이 발생하자 “통일교 관련 의혹이 민주당에도 스며든 것 아니냐”는 의심이 강하게 제기됐다.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 관련 의혹도 크게 불거지고 있다. 민주당도 크게 흔들려 정치적 아노미 상태에 놓을 수도 있었다.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은 이런 상황에서 발표됐다. 이 대통령의 강수는 ▲보수 포용 이미지 형성 ▲보수 분열 시도 ▲민주당에 대한 부정적 시선 분산 등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지지부진한 상황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이 이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장담하긴 어렵다. 그러던 중 국민의힘에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해 12월22일부터 3일 동안 전국 성인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전국 지표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20%로 집계됐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 내 국민의힘 지지율도 19%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텃밭서도 고작 19% 현재 국민의힘에 대해선 온갖 혼란·가설이 난무하는 상황에 이어 이 대통령의 강수를 접한 후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다. 따라서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중도 확정은커녕 전통적인 텃밭이나 제대로 사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수의 홍이포를 보유한 대군은 성을 포위하고 있다. <남한산성>을 집필한 김훈 작가는 “안에서 무너지는 것이 더 두렵다”고 강조했다. 보수는 밖에서 무너질 것인가, 안에서 무너질 것인가. 아니면 되살아날 것인가?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