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당권주자를 만나다> 보수 여전사 나경원

“한동훈·원희룡 욕심으로 전대 왜곡”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국민의힘 수장은 세기도 어려울 만큼 많이 바뀌었다. 그만큼 갈등이 심했지만, 여전히 정리되지 않고 있다. 이제는 어수선한 시간을 끝낼 때다. 윤석열정부의 성공을 위해 힘을 실어줄 당 대표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번 전당대회에 나선 4명의 후보는 저마다 자신의 목표를 밝히며 자신이 당 대표가 돼야 하는 이유를 나열하고 있다. 국민의힘의 차기 당 대표에 당선될 인물이 누구일지 주목된다. 

판사로 활동하던 나경원 당 대표 후보가 정치에 첫발을 들인 지 어느덧 22년의 세월이 흘렀다. 정치에 뛰어든 이후로 중앙 정치 외에는 해본 적이 없는 그는 보수 여전사의 원조 격으로 불린다. 이번 당권 도전서도 스스로를 잔다르크에 빗대 ‘나다르크’로 칭했다. 나 후보는 과거 원내대표를 지내며 여러 협의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현시점서 후보군 인물 중 인지도도 제일 높은 축에 속한다.

종종 시원한 말투로 가려운 곳을 긁어주기도 했다. 그의 발언 수위와 공격력이 더욱 빛을 발했던 건 이번 4·10 총선이다. 총선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8번이나 지원 유세를 오며 민주당 후보에게 힘을 실어줬지만 나 후보를 이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렇게 살아서 돌아왔다.

그는 국민의힘 인물 중 몇 안 되는 서울 지역구 의원으로 당내 여성 정치인 중 유일한 5선 중진이다. 지난 전당대회도 당권에 도전하려 했으나, 연판장 사태 등으로 좌절됐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심기일전하는 마음으로 과거를 잊고 다시 전당대회에 뛰어들었다. 초반 약세를 보이던 그의 지지율은 2위까지 넘보는 중이다.

다른 후보에 비해 일정도 훨씬 더 빡빡한 편이다. 당원, 국민, 지자체장 등을 쉬지 않고 만나면서 이야기를 들어오고 있다. 사실 나 후보에게는 이번 전당대회가 정말 어려운 싸움 중 하나다. 친윤(친 윤석열), 반윤(반 윤석열), 반한(반 한동훈) 등 여러 계파로 나뉘었지만, 어느 한쪽에 기대지 않고 홀로 존재감을 발휘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유일하게 기대고 있는 것은 당을 바꾸겠다는 일념이다. <일요시사>가 나 후보에게 당권 도전 이유 등에 대해 물었다. 다음은 나 후보와의 일문일답. 

-당권 도전에 나섰는데, 대표가 돼야 하는 이유는?


▲세 가지 정도로 추릴 수 있다. 우선 나는 22년간 우리 당을 지켜온 사람으로 출마 선언문에 밝혔듯 계파도, 앙금도 없다. 줄 세우는 정치, 줄 서는 정치는 내 사전에 존재하지 않는다. 자유롭고, 누군가와 각을 세울 일도 눈치 볼 일도 없다. 사심보다는 당을 먼저 생각한다. 현재 국민의힘은 분열이 심각하다. 복잡한 상황의 우리 당을 하나로 통합해 내겠다. 마지막으로 대표 후보로서 이재명의 민주당에 맞서 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정신 못 차리고 치고 받고 싸우고 줄 세우면 민주당을 이기기 힘들다. 

-지지율이 상승했다. 이유를 분석해본다면?

▲상승세는 지속 중이다. 전당대회 초반만 해도 3위를 기록했는데, 전국을 돌아다니며 민심과 당심을 청취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사심이 아닌 진심으로 당을 위해 일할 수 있는 대표가 바로 나라고 알아주시는 것에 감사드린다. 전당대회는 일할 사람, 잘할 사람, 이길 사람을 뽑아야 한다. 

-전당대회가 네거티브로 얼룩졌다.

▲앞서 언급했듯 분열된 당을 하나로 모을 힘을 가진 사람으로 뽑아야 할 필요가 있다. 그게 전당대회의 최고 전략이다. 한동훈 후보와 원희룡 후보는 이기심과 욕심으로 전당대회를 왜곡하고 있다. 당 대표는 미래 비전과 대안도 제시할 줄 알아야 하는데 두 후보는 네거티브로 전당대회를 어지럽혔다. 혹 두 인물 중 누가 당선된다고 해도 대권 출마를 하기 위해 1년 후에 사퇴해야 할 분들이다. 두 후보는 잠재적 대권주자로서 그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개인적인 사심보다 당 먼저 생각”
“탄핵 구실 바치는 후보 필요 없어”

-언급한 대로 국민의힘이 분열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데,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가?


▲특정 계파 출신이 당 대표가 되면 분열을 영영 봉합하기 어렵다. 당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당을 껍데기부터 알맹이까지 전부 바꿔야 한다. 특정 계파 출신이 된다면 개인 리스크가 아닌 결국 당 리스크로 진화한다. 당원께서도 통합의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계신다. 여기에 더해 안정감을 줄 수 있어야 하는데 이 역시 당원의 요구가 많이 높아졌다. 

-현재 당이 매우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여소야대 상황 속에서 각종 특검법의 문제를 어떻게 풀 생각인지?

▲이번 당 대표는 결코 쉬운 자리가 아니다. 극심한 여소야대 정국서 우리의 상대는 이재명 독재 체제의 민주당이다. 경험 있는 내가 이 대표의 독주를 막겠다. 독주를 막기 위해서는 결국 똘똘 뭉치는 게 필요하다. 이럴 때일수록 내부 총질은 멈추고 당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구심점이 필요하다. 

-내부적으로 의견이 합쳐지지 않는 부분도 문제인 것 같은데…

▲내부적으로 의견이 하나로 모여야 힘을 발휘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을 어떻게 설득하겠는가. 채 상병 특검법 등은 수사 결과를 기다려 보고 다음에도 풀리지 않는 부분이 있을 때 특검을 논의해야 한다. 기존에 마련돼있는 수사 절차를 무시한 채 특검부터 외치고 보는 민주당의 특검 만능주의도 타파하겠다.

-한동훈 후보의 출마에 담긴 속내는 무엇이라고 보나?

▲사실상 대선 출마이자 대권주자로서의 존재감 드러내기가 아니겠나. 이는 한 후보의 발언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아시아포럼21 초청토론회 중 한 후보는 “차기 대통령선거서 이길 수 있는 후보가 만약 나라면(당 대표를 사퇴하고) 나가겠다”고 했다. 당의 현행 당헌·당규에 따르면 당 대표는 대선 1년6개월 전에 사퇴해야 한다. 한 후보가 당권에 도전했다가 당선된다면 내년 9월, 당 대표 자리는 또다시 공석이 된다. 매우 무책임한 행동이 아닐 수 없다. 

-당의 체제도 안정화가 필요해 보이는데…

▲우리 당은 지난 2년간 집권여당임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당 대표, 비상대책위원장 체제를 겪어야 했다. 지방선거를 9개월 앞둔 중요한 시점에 또 전당대회를 개최하자는 것인지, 비대위 구성을 하자는 것인지 내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 욕심으로 본다.

-한 후보의 여론팀 의혹에 대한 입장은?

▲여론팀 의혹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사실무근이라며 넘어가기보다는 구체적인 해명과 사실관계에 관한 자료를 제공해서 의혹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 국민도 이 부분에 대해 많이 궁금해하신다. 한 후보가 잘 해명하고 넘어갈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단순히 지지자의 자발적 의사 표현이라고 언급해서 될 사안이 아니다.

-원희룡 후보의 출마도 실망스럽다고 밝힌 바 있다. 이유는?


▲첫 방송 토론회 주도권 토론 질문이기도 했는데 왜 나오셨냐고 물어봤다. 아직도 출마 의도가 궁금하다. 원 후보는 대통령팔이, 윤심팔이로 나온 후보다. 결국 수직적 당정관계 프레임에 갇힐 수밖에 없다. 우리 당을 진심으로 개혁할 수 없고, 윤석열정부의 성공을 이끌어낼 만한 후보가 아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장, 초대 국토교통부 장관을 역임하며 윤 대통령과 정부의 혜택을 입은 인사다. 그렇다면 정부를 도울 생각을 해야지, 아직도 대통령 덕으로 무엇을 하려는 태도 자체는 잘못됐다. 

“상설특검은 국정 흔드는 행위”
“당정동행으로 정부 성공시킬 것”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민청원에 동의한 국민이 많았다. 그 결과 탄핵 청문회가 열리게 됐는데…

▲민주당의 탄핵 폭주 열차는 출발한지 오래다. 이제는 전례없는 탄핵 청원 청문회까지 열겠다고 한다. 이 와중에 당내에서는 당무 개입, 국정 농단이니 하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우리 당에서 민주당에 명분을 실어주는 꼴이다. 이런 금기어를 쏟아내면서 대통령과 정권을 궁지에 몰아넣고 탄핵 구실을 갖다 바치는 후보는 필요 없다.

-보수당은 이미 대통령 탄핵이라는 아픔을 겪었다. 

▲이런 당 대표라면 탄핵을 막기는커녕 우리 당을 무장해제시키는 것과 다름없다. 대통령 탄핵은 다시 있어선 안 된다. 대표가 된다면 민주당의 행태에 맞서 싸워 윤정부가 무사히 임기를 마무리하고 성공한 정부로 기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최근 민주당은 상설 특검도 띄웠다. 어떤 의미라고 해석하나?

▲이 대표 방탄을 위해 국정을 흔드는 행위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민주당은 헌법정신인 삼권분립도 짓밟고 있다. 개별 특검법은 대통령 거부권이 행사될 수 있으니, 거부권 무력화를 위해 또 다른 꼼수를 찾은 셈이다. 

-당정동행을 띄웠다. 정확히 무슨 의미인지 궁금하다. 앞으로 윤정부를 어떻게 성공시키겠다는 것인지도 알고 싶다. 

▲당정동행은 말 그대로 윤정부의 성공과 보수 재집권이라는 같은 목표를 바라보며 함께 걸어가는 일이다. 정부가 잘하는 게 있으면 팍팍 밀어주고, 민심과 멀어지는 순간에는 진솔하게 민심을 전달하겠다는 뜻이다. 지금까지 거론된 당정일체와는 완전히 다르다.

실제 우리 당의 당헌 8조에서는 당과 대통령의 관계를 공동책임, 협조 관계로 규정한다. 대통령에 당선된 당원은 당의 정강정책을 충실히 국정에 반영하고 당은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해 결과에 대해 대통령과 함께 국민에게 책임을 진다고 명시돼있다. 

-후보 중 가장 먼저 핵무장이 필요하다고 띄웠다. 어떻게 핵을 보유하겠다는 것인지 궁금하다. 

▲미국은 대선이 진행 중인데, 트럼프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지고 있다. 그가 재집권을 하면 한국 자체가 핵무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 이미 많이 나오는 상황이다. 기존의 외교·안보 질서에 따라야 한다는 안일한 말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앞으로 외교·안보 질서에 따라 우리는 미리 준비하고 대비해야 한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핵무장을 진지하게 고민할 시기다. 

-한국은 어떤 고민을 해야 하나?

▲핵무장은 미국 정부와 충분한 논의를 통해 국제질서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 이 때문에 당 차원의 더 세밀한 정책적 준비와 정부와의 긴밀한 협력을 전개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우리 당에서 이런 의제를 공격적으로 제시해야 정부 입장서도 미국 정부와의 협상서 협상력을 강화할 수 있다.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미 정상회담서 한반도 핵 억제, 핵 작전 지침이 발표됐다. 확장억제 실행력을 강화하고 한·미동맹을 핵 기반 동맹으로 격상시키는 데 실질적으로 기여하게 된 셈이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나경원-원희룡 단일화는?

국민의힘 당권주자 후보인 나경원 후보와 원희룡 후보의 단일화 여부가 안갯속에 빠졌다.

현재 단일화에 대한 논의는 진전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단일화는 원 후보 측에서 먼저 띄웠으나, 나 의원 측에서는 일찌감치 선을 그었다. 

그러나 상황이 바뀌자 나 후보 측에서는 우회적으로 단일화 이야기를 꺼냈다.

나 후보는 자신의 SNS에 “아직 한동훈의 시간이 아니다”라며 “원 후보의 헛발질 마타도어, 구태한 네거티브가 기름을 얹었다. (원 후보가) 한동훈 캠프 수석 응원단장”이라고 두 인물을 동시에 타격했다. 

그러면서 “원 후보는 절대로 한 후보를 이길 수 없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두 인물을 동시에 비판하면서 사실상 원 후보에게 단일화를 압박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한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불리는 진종오 청년 최고위원 후보를 견제하기 위한 원 후보 측과 나 후보 측의 청년 최고위 후보의 단일화 논의도 사실상 무산됐다.

전당대회 레이스는 곧 종점에 다다를 예정이다.

선거 결과는 오는 23일 전당대회 당일에 발표하는데,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28일 결선투표가 열린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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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다. 1인1표제가 통과된 이후 힘을 받나 싶더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2차 종합특검 후보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시시각각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대권가도의 길을 걸었다. 정 대표도 무사히 ‘이재명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론지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중단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한 논의 없이 합당을 띄워 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당·청 관계까지 어색해진 만큼 ‘정청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더 좁아진 운신의 폭 이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브리핑에서 “오늘 민주당 긴급 최고위와 함께 지방선거 전에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지방선거 후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이하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 통합을 제안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다”며 “그러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자리에서 의원들의 말씀을 경청했고 민주당 지지층 여론조사 지표도 꼼꼼히 살피는 과정에서 더 이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을 혼란케 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이달 13일 입장을 밝히겠다던 혁신당은 날짜를 앞당겨 지난 1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하며 6월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을 향한 뼈있는 말도 이어졌다. 조 대표가 “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혁신당은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법을 피하고자 했던 만큼 합치는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합당의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조 대표는 “양당 간 회동이 이뤄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준비위에서 그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양당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특정 정치인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 국민과 양당 당원께 또다시 실망을 드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동 걸린 민주당-혁신당 합당…다음 복안은? ‘쌍방울 변호인’까지…제대로 꽂힌 ‘2연타’ 조 대표는 정 대표의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대표는 “정 대표께서 혁신당 당원에게 표명한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혁신당 당원은 당으로 향해지는 비방과 모욕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도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순히 연대라고만 표현했는데 우당 간 레토릭적 연대를 의미하는지, 실질적으로 두 당이 지선을 치러낸다는 선거 연대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합당이 아닌 ‘지선 이후 통합’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민주당의 답변에 따라 향후 당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합당 논의가 중지되면서 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나 싶더니 2차 종합특검으로 추천된 전준철 변호사가 새로운 불씨가 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는 2023년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1심 이후 사임했지만,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이재명 죽이기” “제2의 체포동의안 사태” 등 격하게 반발했다. 친청(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전 변호사를 추천하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변호사는 검사 시절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한동훈 채널A 사건 등을 담당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가) 윤석열·김건희 수사를 할 때 서슬 퍼런 윤 총장하에서도 결코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강직하게 수사했다”며 “이번 2차 종합특검의 중요성에 비춰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김성태 대북 송금 조작 의혹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변호사를 추천함으로써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이 차이는? ‘윤정부에서 탄압을 받은 변호사’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을 설득시킬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이번 2차 종합특검 추천 과정에서 조금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도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 대표는 해당 사태를 인사 검증 실패에 따른 ‘사고’로 규정하고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책임은 당 대표인 저에게 있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이 최고위원을 향한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사 사고가 아닌 정청래 체제를 향한 불만이 표면화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무산과 후보자 논란으로 정 대표의 리더십이 2연타를 맞으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정 대표는 직접 연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1인1표제 등 당원의 힘을 강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며 대권주자로 나서기 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혁신당과의 합당 이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공은 정 대표에게 돌아간다. 그 성과를 토대로 대표 연임에 성공한 뒤 차기 대권까지 밟는 이른바 ‘이재명의 길’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여의도가 바라본 이재명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친문(친 문재인)계가 민주당을 꽉 쥐던, 시절 그는 한 줌의 계파도 없이 고군분투하며 기득권에 맞섰다. 온건파 사이에서 파격적인 개혁을 앞세워 당원들의 갈증을 해소했고, 이들을 ‘개딸(개혁의 딸)’로 묶어 본격적인 팬덤 정치에 나섰다. 당 대표 시절에는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 시한인 ‘대선 1년 전’에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을 바꾸면서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자신 있게 뜻을 밀어붙였고 전당대회서 최종 득표율 85.4%로 연임에 성공했다. 리더십 심폐소생 권력의 정점에 선 이 대통령이 걸어온 길은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정 대표는 그런 거친 이재명의 길 초입에 들어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이다 화법’으로 지지 세력을 키우는 시도는 이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 이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던 1인1표제를 정 대표는 해냈다”면서도 “서둘렀던 게 문제다. 합당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맞아떨어졌다. 그때는 민주당이 야당이었고 윤석열·김건희라는 공공의 적이 있으니 친명과 비명(비 이재명)이 매일같이 싸워도 봉합할 명분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차이는 측근의 유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일 때부터 함께해 온 이른바 ‘성남 라인’이 존재했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 등 측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존재했다”며 “친청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이들을 측근이라고는 볼 수 없다. 김어준·유승민 두 사람이 정 대표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로 꼽히지만, 그들조차도 자기 정치에 당 대표를 쓰는 느낌이 든다. 누가 중심이고, 누가 휘둘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 한 지방선거가 정 대표의 마지막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 ‘압승’을 끌어낸다면 무너진 리더십을 다지는 건 물론 8월 전당대회 출마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당장은 정 대표가 타격을 받았지만 선거 국면을 통과하면서 과오가 희석되는 흐름에 기대를 건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4월 중순까지 모든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경선 규칙과 공천 룰 등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권력에는 비판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한 정치권 관계자의 말처럼 반대 여론을 찬성 여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판가름 난다. 시계를 돌려 2024년 4월, 이 대통령 역시 당 대표이던 시절 공천 시즌을 앞두고 ‘비명횡사’ 논란에 휩싸였다. 현역 의원 의정평가 하위 20% 통보를 박은 이는 6명으로 모두 비명계였던 만큼 의원들 대다수가 ‘친명’을 내세워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 비주류서 180석 야당 대표로 지선 앞둔 대표님의 큰 그림은? 공천 갈등은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이 패배했던 2012년 총선이 되풀이될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졌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사퇴 요구에 이 대표는 “툭 하면 사퇴 요구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를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친명과 비명 간의 갈등은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으로 진단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180석 공룡 야당을 탄생시키면서 여론을 뒤집었다. 정 대표 역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합당 논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며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습 행동으로 당을 흔들지 종잡을 수 없어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것이 지방선거를 앞둔 첫 번째 과제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를 최소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1일에는 “공천 과정 전반의 불공정·불합리한 사례를 사전에 점검해 신뢰받는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겠다”며 공천신문고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합당 과정에 여러 가지 내홍을 겪고 걱정을 끼쳐드렸지만 그런 와중에도 할 일은 빈틈없이 해왔다”며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통한 공천, 투명한 공천이 지방선거 승리의 요체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당 대표의 이 같은 의지가 (공천신문고) 제도를 통해서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재명 모델’로 노선을 잡았지만 ‘제2의 ○○○’이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은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전략까지 정 대표가 따라 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즈음이면 정권 유지든 교체든 국민의 마음속에 새로운 잣대가 세워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좌우 통합을 이뤄낼 지도자를 원할지, 지금보다 조금 더 강경한 지도자를 원할지는 현 정부에 달려 있다. 그 시대에 맞는, 또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될 것”이라고 봤다. 신선한 뉴페이스? 이어 “이 대통령은 후임자를 키우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의 민주당은 당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도 ‘포스트 이재명’이 아닌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그림자에만 메어서는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 갈등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오찬에 초대했지만, 약속 시간을 한 시간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불참을 통보했다. 장 대표는 “(이번 회동이) 부부 싸움하고 둘이 화해하겠다고 옆집 아저씨 불러놓는 꼴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회동에 가면 여야 합치를 위해 무슨 반찬을 내놨고, 쌀에 무슨 잡곡을 섞었고 그런 것들로 오늘 뉴스를 다 덮으려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국민의힘 반발 속에 여당의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민의힘, 정말 ‘노답(답이 없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