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야 VS 검찰’ 죽기 살기 엔드게임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4.07.09 09:42:22
  • 호수 148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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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과 방패 바꿔 들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전 대표를 수사한 검사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자 검찰이 반발에 나섰다. 야당은 지난 2일, 단독으로 국회 본회의서 강백신·김영철·박상용·엄희준 등 검사 4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했다. 이에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은 “‘탄핵소추권 남용’은 반드시 바로잡혀서 다시는 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며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검사범죄대응 태스크포스(TF)는 지난 1일,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의 대장동·백현동 의혹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 강백신 부장검사 등 검사 4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당론으로 발의했다. 탄핵 대상은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의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을 수사한 박상용 검사, 이재명 전 대표의 대장동·백현동 의혹을 수사한 엄희준·강백신 검사, 국정 농단 의혹 최순실씨 조카인 장시호씨의 뒷거래 의혹을 수사한 김영철 검사다.

전면전

곧바로 민주당은 지난 2일 검사 4명에 대한 탄핵소추 절차에 돌입했다. 민주당은 이날 소속 의원 전원 명의로 강백신 수원지검 성남지청 차장검사, 김영철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 박상용 수원지검 부부장검사, 엄희준 부천지청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지난해 헌정사상 처음으로 검사 3명을 탄핵소추한 민주당이 또다시 칼을 꺼내 든 것이다.

민주당은 앞서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과 관련한 보복 기소 의혹을 이유로 안동완 검사 탄핵소추안을 발의해 지난해 9월 본회의 가결을 주도했다. 헌정사상 첫 현직 검사 탄핵소추였으나, 지난 5월 헌법재판소서 기각됐다.

지난해 12월에는 각각 ‘고발 사주’ 의혹과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 등을 사유로 손준성·이정섭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처리했다. 두 검사에 대한 탄핵안은 현재 헌재에서 심판 절차가 진행 중이다.


다만, 이번에 탄핵소추된 검사 4명은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과 관련해 ‘기소권 남용’이 비교적 명확히 확인된 안동완 검사보다도 위법 정황이 또렷하지 않다는 게 법조계 안팎의 중론이다.

지난 3일 민주당은 4명의 검사마다 다른 ‘헌법과 법률’ 위반을 탄핵 사유로 내세웠다. 민주당은 강백신 수원지검 성남지청 차장검사가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 허위 인터뷰 사건’ 수사 당시 언론을 통제하고 피의 사실을 흘렸다고 봤다.

엄희준 부천지청장은 지난 2011년 ‘한명숙 전 국무총리 뇌물수수 사건’ 수사 과정서 제소자들의 위증을 교사했다는 의혹이, 박상용 수원지검 부부장검사는 이화영 전 경기도부지사에 대한 ‘술자리 회유’ 정황이 탄핵 사유로 거론됐다.

이재명 수사 검사 줄줄이 탄핵 대상
벌써 7명째···‘보복·방탄’ 비판도

김영철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는 국정 농단 수사·재판 과정서 최순실씨의 조카 장시호씨와 뒷거래를 했을 뿐 아니라, 김건희 여사에 대한 수사도 제대로 하지 않아 정치적 중립을 위반했다고 봤다.

이들에 대한 탄핵안은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서 보고돼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됐다. 법사위는 탄핵안에 대한 합법·적절성 등을 조사해 다시 본회의 안건으로 회부할지를 결정할 방침이다.

민주당 ‘검사범죄 대응 TF’ 소속 김용민 의원은 제안 설명을 통해 “검찰 조직은 기소권과 공소권을 양손에 쥔 채 온갖 범죄를 저지르며 대한민국이 어렵게 꽃피운 민주주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다”며 “국회는 부패 검사, 정치 검사를 단죄하기 위해서 국회 권한을 계속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데 대해 지난 3일, 현직 검사장을 포함한 검사 60여명은 “야만적 사태” “광기 어린 무도함”이라며 반발했다.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의 수사와 재판을 담당하고 있는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김유철 수원지검장도 “탄핵소추권 남용”이라고 비판했다.

대검찰청은 전날 오후 이원석 검찰총장의 발언 요지를 정리해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게시했다. 이 게시글에는 이날 오전 11시까지 검사장급 간부들을 다수 포함해 60개 넘는 댓글이 달렸다.

특히 이 전 대표 관련 수사와 재판을 담당하는 검찰청 간부들도 댓글을 달고 반발했다.

이 전 대표의 대장동·백현동 개발비리 등 수사와 재판을 담당하는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은 “우리나라의 법치가 이렇게 한순간에 무너질 줄은 몰랐다”면서 “삼권분립이 명확히 규정된 대한민국 헌법하에 입법부의 ‘탄핵소추권 남용’은 반드시 바로잡혀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이 전 대표의 ‘불법 대북송금 의혹’ 수사와 재판을 담당하는 김유철 수원지검장은 “위헌·위법·사법방해·보복·방탄…총장께서 명징하게 밝혀주신 이 야만적 사태의 본질을 기억하자. 그리고 우리가 할 일에 최선을 다하자”고 했다.

안병수 수원지검 2차장도 “물극필반(物極必反·모든 사물은 극에 달하면 제자리로 돌아온다)”이라면서 “저희는 그때까지 묵묵히 저희가 해야 할 일을 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총장 “탄핵소추권 남용” 발끈
반발 검사 60명 ‘뚜껑 열렸다’

검사장 등 간부들도 비판에 나섰다. 박영진 전주지검장은 “무수한 혐의로 수사와 재판을 받고 있는 부패 정치인 또는 그가 속한 정치세력이 검사를 탄핵한다는 건 도둑이 경찰을 때려 잡겠다는 것”이라면서 “입법독재를 넘어선 입법 폭력이다. 사리분별력 잃은 정치권력이 폭력을 행사한다면 이상동기 범죄와 같이 그 피해는 누구에게나 돌아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총장은 탄핵소추안에 대해 “방탄 탄핵이자, 위헌 탄핵이며, 위법 탄핵, 사법방해 탄핵, 보복 탄핵”이라며 5가지로 정리해 비판했다. 그는 “검사를 탄핵한다고 해도 있는 죄가 없어지거나 줄어들지 않는다”며 “검찰은 국회 절대 다수당의 외압에 절대 굴하지 않고, 범죄에 상응하는 처벌이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일각에선 민주당을 향해 ‘보복성 탄핵’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탄핵 리스트’에 오른 검사들이 모두 대장동·백현동·대북송금·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등 이재명 전 대표나 민주당을 둘러싼 의혹을 수사했던 이들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탄핵소추안 본회의 보고 뒤 24~72시간 내에 표결에 들어갈 수 있는데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해 검사 탄핵의 적법성과 적절성을 먼저 조사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의심을 의식한 조처로 풀이된다.

한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법사위를 통해 공론의 장으로 올려서 탄핵 사유가 되는지 한번 철저하게 짚어볼 것”이라며 “채 상병 특검법 입법청문회처럼 국민적 공분이 형성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단독으로도 170석을 쥔 민주당은 법사위 조사 뒤 탄핵소추안을 본회의로 넘겨 가결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명분이···

‘정치적 명분’을 앞세운 탄핵소추가, 직무집행 중 중대한 ‘헌법·법률 위반’이 수반돼야 가능한 실제 탄핵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법사위 조사 과정이 이 전 대표를 겨냥한 수사의 정당성을 흔드는 용도로 쓰일 가능성도 다분하다.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지난달 국회 현안 질의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을 상대로 이 전 대표의 대북송금 사건 재판부 배당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자리로 활용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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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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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