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야 VS 검찰’ 죽기 살기 엔드게임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4.07.09 09:42:22
  • 호수 148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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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과 방패 바꿔 들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전 대표를 수사한 검사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자 검찰이 반발에 나섰다. 야당은 지난 2일, 단독으로 국회 본회의서 강백신·김영철·박상용·엄희준 등 검사 4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했다. 이에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은 “‘탄핵소추권 남용’은 반드시 바로잡혀서 다시는 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며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검사범죄대응 태스크포스(TF)는 지난 1일,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의 대장동·백현동 의혹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 강백신 부장검사 등 검사 4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당론으로 발의했다. 탄핵 대상은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의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을 수사한 박상용 검사, 이재명 전 대표의 대장동·백현동 의혹을 수사한 엄희준·강백신 검사, 국정 농단 의혹 최순실씨 조카인 장시호씨의 뒷거래 의혹을 수사한 김영철 검사다.

전면전

곧바로 민주당은 지난 2일 검사 4명에 대한 탄핵소추 절차에 돌입했다. 민주당은 이날 소속 의원 전원 명의로 강백신 수원지검 성남지청 차장검사, 김영철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 박상용 수원지검 부부장검사, 엄희준 부천지청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지난해 헌정사상 처음으로 검사 3명을 탄핵소추한 민주당이 또다시 칼을 꺼내 든 것이다.

민주당은 앞서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과 관련한 보복 기소 의혹을 이유로 안동완 검사 탄핵소추안을 발의해 지난해 9월 본회의 가결을 주도했다. 헌정사상 첫 현직 검사 탄핵소추였으나, 지난 5월 헌법재판소서 기각됐다.

지난해 12월에는 각각 ‘고발 사주’ 의혹과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 등을 사유로 손준성·이정섭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처리했다. 두 검사에 대한 탄핵안은 현재 헌재에서 심판 절차가 진행 중이다.


다만, 이번에 탄핵소추된 검사 4명은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과 관련해 ‘기소권 남용’이 비교적 명확히 확인된 안동완 검사보다도 위법 정황이 또렷하지 않다는 게 법조계 안팎의 중론이다.

지난 3일 민주당은 4명의 검사마다 다른 ‘헌법과 법률’ 위반을 탄핵 사유로 내세웠다. 민주당은 강백신 수원지검 성남지청 차장검사가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 허위 인터뷰 사건’ 수사 당시 언론을 통제하고 피의 사실을 흘렸다고 봤다.

엄희준 부천지청장은 지난 2011년 ‘한명숙 전 국무총리 뇌물수수 사건’ 수사 과정서 제소자들의 위증을 교사했다는 의혹이, 박상용 수원지검 부부장검사는 이화영 전 경기도부지사에 대한 ‘술자리 회유’ 정황이 탄핵 사유로 거론됐다.

이재명 수사 검사 줄줄이 탄핵 대상
벌써 7명째···‘보복·방탄’ 비판도

김영철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는 국정 농단 수사·재판 과정서 최순실씨의 조카 장시호씨와 뒷거래를 했을 뿐 아니라, 김건희 여사에 대한 수사도 제대로 하지 않아 정치적 중립을 위반했다고 봤다.

이들에 대한 탄핵안은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서 보고돼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됐다. 법사위는 탄핵안에 대한 합법·적절성 등을 조사해 다시 본회의 안건으로 회부할지를 결정할 방침이다.

민주당 ‘검사범죄 대응 TF’ 소속 김용민 의원은 제안 설명을 통해 “검찰 조직은 기소권과 공소권을 양손에 쥔 채 온갖 범죄를 저지르며 대한민국이 어렵게 꽃피운 민주주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다”며 “국회는 부패 검사, 정치 검사를 단죄하기 위해서 국회 권한을 계속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데 대해 지난 3일, 현직 검사장을 포함한 검사 60여명은 “야만적 사태” “광기 어린 무도함”이라며 반발했다.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의 수사와 재판을 담당하고 있는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김유철 수원지검장도 “탄핵소추권 남용”이라고 비판했다.

대검찰청은 전날 오후 이원석 검찰총장의 발언 요지를 정리해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게시했다. 이 게시글에는 이날 오전 11시까지 검사장급 간부들을 다수 포함해 60개 넘는 댓글이 달렸다.

특히 이 전 대표 관련 수사와 재판을 담당하는 검찰청 간부들도 댓글을 달고 반발했다.

이 전 대표의 대장동·백현동 개발비리 등 수사와 재판을 담당하는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은 “우리나라의 법치가 이렇게 한순간에 무너질 줄은 몰랐다”면서 “삼권분립이 명확히 규정된 대한민국 헌법하에 입법부의 ‘탄핵소추권 남용’은 반드시 바로잡혀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이 전 대표의 ‘불법 대북송금 의혹’ 수사와 재판을 담당하는 김유철 수원지검장은 “위헌·위법·사법방해·보복·방탄…총장께서 명징하게 밝혀주신 이 야만적 사태의 본질을 기억하자. 그리고 우리가 할 일에 최선을 다하자”고 했다.

안병수 수원지검 2차장도 “물극필반(物極必反·모든 사물은 극에 달하면 제자리로 돌아온다)”이라면서 “저희는 그때까지 묵묵히 저희가 해야 할 일을 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총장 “탄핵소추권 남용” 발끈
반발 검사 60명 ‘뚜껑 열렸다’

검사장 등 간부들도 비판에 나섰다. 박영진 전주지검장은 “무수한 혐의로 수사와 재판을 받고 있는 부패 정치인 또는 그가 속한 정치세력이 검사를 탄핵한다는 건 도둑이 경찰을 때려 잡겠다는 것”이라면서 “입법독재를 넘어선 입법 폭력이다. 사리분별력 잃은 정치권력이 폭력을 행사한다면 이상동기 범죄와 같이 그 피해는 누구에게나 돌아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총장은 탄핵소추안에 대해 “방탄 탄핵이자, 위헌 탄핵이며, 위법 탄핵, 사법방해 탄핵, 보복 탄핵”이라며 5가지로 정리해 비판했다. 그는 “검사를 탄핵한다고 해도 있는 죄가 없어지거나 줄어들지 않는다”며 “검찰은 국회 절대 다수당의 외압에 절대 굴하지 않고, 범죄에 상응하는 처벌이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일각에선 민주당을 향해 ‘보복성 탄핵’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탄핵 리스트’에 오른 검사들이 모두 대장동·백현동·대북송금·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등 이재명 전 대표나 민주당을 둘러싼 의혹을 수사했던 이들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탄핵소추안 본회의 보고 뒤 24~72시간 내에 표결에 들어갈 수 있는데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해 검사 탄핵의 적법성과 적절성을 먼저 조사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의심을 의식한 조처로 풀이된다.

한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법사위를 통해 공론의 장으로 올려서 탄핵 사유가 되는지 한번 철저하게 짚어볼 것”이라며 “채 상병 특검법 입법청문회처럼 국민적 공분이 형성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단독으로도 170석을 쥔 민주당은 법사위 조사 뒤 탄핵소추안을 본회의로 넘겨 가결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명분이···

‘정치적 명분’을 앞세운 탄핵소추가, 직무집행 중 중대한 ‘헌법·법률 위반’이 수반돼야 가능한 실제 탄핵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법사위 조사 과정이 이 전 대표를 겨냥한 수사의 정당성을 흔드는 용도로 쓰일 가능성도 다분하다.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지난달 국회 현안 질의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을 상대로 이 전 대표의 대북송금 사건 재판부 배당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자리로 활용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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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