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불장군’ 방통위 다음 시나리오

“더 센 놈이 온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잔혹하다. 간신히 임무를 하나 정도 달성하면 사퇴해 버린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정상화가 언제쯤 이뤄질지 가늠하기 어렵다. 다음에도 이어질 상황은 뻔하다. 그러나 여야 모두 절대 양보하지 않겠다고 한다. 

김홍일 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사퇴했다. 임기를 시작한지 6개월 만이다. 면직도 신속하게 이뤄졌다. 김 전 위원장은 퇴임식서 “거대 야당의 탄핵소추라는 사태로 국민의 일상에 영향을 미치는 방송과 통신미디어 정책이 멈춰서는 상황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언급했다. 

이진숙?

그는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둔 상황서 물러났다. 국회 본회의서 의결되는 것만으로도 업무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버티면 즉시 업무가 중지돼 헌법재판소 판단이 내려지기까지 최장 180일이 소요된다. 직무가 정지된 상태에서는 사퇴가 불가능하다.

윤석열정부 들어 방통위원장은 13개월간 총 7명을 거쳤다. 직전 위원장이었던 이동관 전 위원장 역시 90일 만에 사의를 표명했다. 

탄핵소추안 의결 전 사의를 표명한 이유는 탄핵안이 국회서 표결되면 방통위 업무가 중단되는 사태를 막기 위한 선제 조치로 보인다. 그동안 윤정부 들어 방통위의 잔혹사는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 위원장을 맡은 지 오랜 기간이 지나지 않아 위원장이 교체됐다.


방통위는 2인 체제지만, 김 전 위원장의 사퇴로 이상인 부위원장 1인 체제가 됐다. 

당분간은 이 부위원장 직무대행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본래 방통위가 상임위원 5인 합의 체제 기구인 만큼 당장은 전체회의 소집이나 의결은 없이 최소한의 업무만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대통령실은 즉시 김 전 위원장 후임을 곧바로 지명했다. 주인공은 이진숙 대전 MBC 전 사장이다. 

이 전 사장은 후보로 지명되자 대통령실 브리핑 룸에서 “언론이 부패하면 사회가 썩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며 “지금의 언론은 흉기라고 불린다”고 밝혔다. MBC를 향해서는 “바이든 날리면 같은 보도는 최소한의 보도 준칙을 무시한 보도”라고 일갈했다. 

이 전 사장의 내정은 김 전 위원장의 사퇴 직후 바로 이뤄졌다. 앞으로 청문회 절차 등을 거치면 통상 20여일이 소요되는데 이르면 이달 말에 이 전 위원장이 취임할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전 사장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반응이다.

김홍일 6개월 만에 전격 사퇴
야, 탄핵 예고에 부랴부랴 짐 싸

차기 방통위원장의 최우선 임무는 공영방송의 이사 선임 건이다. 그중에서도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이사를 임명하는 게 급선무다. 앞서 김 전 위원장은 이미 지난달 28일 방문진과 KBS, EBS 이사 선임 계획안을 방통위 전체회의에 상정 및 의결한 바 있다.

바통을 넘겨받을 후임 위원장은 임명 마무리 임무를 맡게 된다. 


방문진 이사는 여전히 문재인정부서 임명된 이사로 야권이 유리한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권태선 이사장, 김기중 이사를 해임해 여권에 유리한 기틀을 마련하려고 했지만 무위에 그쳤다. 두 인물 모두 복귀하게 됐기 때문이다.

이들의 임기는 내달 12일까지다. KBS는 내달 31일, EBS는 오는 9월14일 이사회 임기가 끝날 예정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민주당은 방통위 국정조사를 당론으로 채택했다. 다른 야권도 이에 동의하는 상황이다. 앞으로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해 각 교섭단체 대표와 협의해 특위를 구성하거나 관련 상임위를 조사위원회로 지정하게 된다.

이는 일반적인 국정조사와는 다르다. 국민의힘 과방위원들이 보이콧해도 국정조사는 그대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해 국민의힘과 대통령실은 반발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탄핵 남발로 국정 공백이 이어지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무리하고 근거 없는 탄핵 발의안에 대한 대응”이라고 타격했다. 

여기에 더해 국민의힘 미디어특위는 방통위 설치법을 들어 반박하고 있다. 방통위 설치법 13조 2항에 따르면, 방통위 회의는 재적 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돼있다. 현재 방통위에 이름을 올린 위원이 2인이며, 과반수에 해당하는 2인이 찬성한 모든 의결 사항이 합법이라는 논리다.

야, “2인 체제는 직권남용” 국정조사 채택
여·대통령실, 탄핵 남발로 국정 공백 차질

반면 민주당은 2인 체제가 직권남용이라는 논리를 앞세운다. 이런 탓에 방통위를 둘러싼 여야의 정쟁은 쉽게 끝나기 어렵다. 민주당서 이를 견제하기 위해 내놓은 법안이 방송 3+1법이다. 이사 숫자를 대폭 늘리고, 이사의 추천권을 언론과 방송학회의 관련 직능단체에 부여해 지배구조를 바꾸는 게 골자다.

정부와 여당이 자신에게 우호적인 자세를 가진 인사의 영향력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지난 21대 국회 당시 민주당이 내놨지만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에 22대 국회서 재발의됐다. 

국민의힘은 이사 추천 단체를 문제 삼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국회 교섭단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민주당과 가까운 직능단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최악의 경우 90%의 이사진이 민주당과 민노총 언론 노조의 관련자들로 배치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방통위 2인 체제 자체가 위법 상황이라고 본다. 이런 위법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대통령부터 장기간 방통위원 국회 추천 인사를 임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방통위원은 국민의힘서 1명 추천, 민주당은 2명을 추천할 수 있는데, 최민희 당시 후보자 추천 이후 아무 일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결국 최 후보가 지난해 11월 후보서 사퇴한 뒤 방통위는 현재의 2인 체제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최선영 위원의 임명 역시 7개월 가까이 미뤄지는 상황이다. 김 전 위원장을 비롯한 2인 체제서 의결된 사안은 총 75건이다. 민주당을 비롯한 범야권은 물러날 기미가 전혀 없다. 

정치권에서는 여전히 여야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데, 중요한 부분은 방통위가 앞으로도 2인 체제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일각에선 5인 합의 체제를 여야가 조속히 합의해 정상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 전 위원장 역시 현재 사태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언급했던 바 있다. 


앞으로도 윤정부의 방송 장악 프레임은 야권서 강력하게 주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새로운 방통위원장이 임명돼 2인 체제로 의결을 시도한다면 탄핵 대상이라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다.

장악 프레임

노 의원은 “방통위원장으로 누가 되는 걸 반대하는 게 아니다. 위법적인 2인 의결을 하면 탄핵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자꾸 민주당서 추천하라고 하는데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조금이라도 민감한 의결은 정당성을 갖추기 위해서 5명이 채워질 때까지 유보한다든가 최소한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kcjfd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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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