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 전쟁 불똥 튄 한반도 안갯속 정세

  • 김민주 기자 alswn@ilyosisa.co.kr
  • 등록 2024.07.02 11:04:41
  • 호수 148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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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 대주고 참전까지?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전 세계가 우크라이나에게 무기를 지원하거나, 러시아에 파병을 보내겠다는 메시지로 가득하다. 여기에 한국도 합세했다. 모든 정책에는 득실이 있지만, 특이점은 러시아가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다. 한국은 ‘살상 무기 지원 불가 원칙’을 깨뜨리는 갈림길에 서 있다.

2022년 2월24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특별 군사작전 개시 명령을 선언하며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당시 푸틴 대통령의 전쟁 명분은 우크라이나의 비무장화, 비 나치화, 돈바스 지역의 주민을 보호하는 것이었다.

시작은
관망적

러시아는 공식적으로 해당 전쟁을 ‘특별 군사작전’이라고 발표했고, 2021년 말부터는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러시아와 서방 국가 간에 갈등이 고조됐다. 2022년 1월부터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직접적으로 맞닿은 국경 지대와 2014년 러시아 영토로 합병된 크림반도에 더해 합동훈련을 명분으로 벨라루스-우크라이나 국경에도 대규모의 병력을 전개했다.

푸틴의 목표는 당연히 우크라이나 정부를 무너뜨리고 전쟁서 이기는 것이겠지만 계획대로 흐르진 않았다. 서방 국가 역시 우크라이나가 빠르게 항복할 것으로 추측했다. 우크라이나 대사가 독일에 지원을 요청했을 때 크리스티안 린트너 독일 재무장관은 “곧 없어질 나라에 지원해서 무엇하느냐”고 폭언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군은 결사 항전했고 수도 키이우를 지켜내고 러시아군의 진격을 둔화시켰다. 이때부터 서방 및 자유민주주의 진영 국가들은 무기 지원을 시작했다. 전쟁 초반의 외교적 해결을 촉구했던 관망적인 태도를 벗어나 자국 군사 장비와 보급품을 우크라이나에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과 영국은 전쟁 발발 이전부터 우크라이나에 군수품을 지원한 국가인 만큼, 전쟁 이후에도 계속 군수품을 지원했다. 폴란드, 체코, 루마니아 등 여러 유럽 국가가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자유 수호 및 유럽의 방어를 명목으로 무기와 물자를 대규모로 지원했고 전쟁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특히 우크라이나에 가장 큰 도움이 되어주고 있는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또다시 무기대여법(우크라이나 민주주의 방위 대여법안)을 제정해 우크라이나를 향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특히 옌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지난달 24일(현지시각), 미국서 예정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서 동맹국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 지원과 훈련 직접 조율에 합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이날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회담한 뒤 오는 9일부터 11일 워싱턴DC서 열리는 정상회의와 관련해 “워싱턴 정상회의의 가장 시급한 의제는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이다. 동맹국들이 정상회의서 나토의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과 훈련 조율 제공 주도에 합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미·영 시작 우방국으로 퍼져
“한국도 합세” 득실 따져보니…

이는 미국이 주도하는 ‘우크라이나 국방 연락 그룹(UDCG)’이라는 비공식 협의체 틀 안에서 이뤄지던 업무 일부가 나토 공식 임무로 전환되는 것으로, 지난달 14일 나토 국방장관회의서 합의한 내용이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장기 재정 약속도 제안했다. 우리의 지원은 나토를 분쟁 당사자로 만드는 게 아니라 우크라이나로 하여금 유엔 헌장에 명시된 기본권인 자위권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크롱 대통령도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즉각적인 수요에 대응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워싱턴서 내리는 결정은 앞으로 나토를 강화할 것이다. 프랑스를 포함한 23개 동맹국이 올해 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을 국방 분야에 투자하기로 한 결정을 환영한다”고 언급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미국은 지난달 25일, 우크라이나에 꼭 필요한 무기 1억5000만달러에 상당하는 양을 추가로 보내기로 발표했다. 이에 대해 <AP통신>은 미국의 소식통의 말을 빌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미국 지원 무기 및 탄약으로 자국 또는 러시아가 점령 중인 영토 공격에 대해 강력히 비난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달 24일, 미국 대사를 초치해 우크라이나가 미국제 최신 공격용 미사일 공격으로 전날 크림반도서 154명의 사상자를 냈다며 강력 항의했다.

크림 반도는 러시아가 2014년 국제사회가 모두 불법이라고 규탄한 지역인데 (무력)침공으로 점령한 곳으로, 오래전부터 서방 동맹국들 사이에선 우크라이나의 당연한 공격 목표로 알려져 있었다.

미국제 
미사일

하지만 미 국방부는 지난주 우크라이나군이 앞으로 국토방위에 필요할 경우, 미국이 제공한 장거리 미사일 등으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해도 좋다고 허용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후 미국은 전쟁 확전을 우려해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 내의 목표물을 공격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견지해 왔다.

기존의 비축분에서 내보내고 있는 미국의 무기류 공급은 우크라이나군이 점점 더 격화되고 있는 러시아군의 공격을 막아내게 하기 위한 것이다. 미국이 곧 우크라이나에 추가 지원할 무기 가운데에는 다연장 로켓포 하이마스(HIMARS)도 포함돼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면서 열세를 만회하려고 시도 중이다. 미국산 무기인 고속기동 포병 로켓 시스템 등으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수 있도록 미국 측의 허가를 받았지만, 우크라이나는 사거리가 300㎞에 달하는 지대지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를 러시아 본토 타격에 이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거듭 요청해 왔다.

이에 대해 러시아는 에이태큼스 공격 시 강력한 보복으로 전투가 격화될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다. 한 미국 관리통의 말을 빌린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번에 추가로 지원되는 무기들 중 에이태큼스가 포함됐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집속탄이 포함되지 않은 것은 확실하다.

또 이번 지원 무기 패키지에는 대전차용 무기, 소형 무기류, 수류탄, 155㎜와 105㎜ 포탄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같이 전개되면서 한국도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할 수도 있는 판이 마련됐다.

장호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재검토 방침과 관련해 “러시아가 고도의 정밀무기를 북한에 준다고 하면 우리에게 더 이상 어떤 선이 있겠느냐”라고 반문했다. 이는 러시아가 북한에 첨단무기를 제공할 경우, 우리 정부도 제한 없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기준은
러시아

장 실장은 우리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제공을 검토하는 무기가 무엇인지에 대한 질의에 대해 “여러 조합이 있을 수 있다. 무엇을 줄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러시아에 대한 우리의 래버리지를 약화할 수 있으므로, 구체적으로 어떤 무기를 지원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저희가 정확히 밝힌 발표 내용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문제를 재검토한다’였다. 우리가 밝힌 경고에 대해 러시아가 앞으로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우크라이나에 대한 우리의 무기 지원이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은 지난달 21일, 한국 정부를 향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은 큰 실수’라고 경고했다. 

그는 “앞에는 그렇게 이야기하고 뒤에는 한국이 그렇게 걱정할 일은 아니라고 하는 얘기도 같이 있었다. 러시아가 북한과 맺은 조약 내용을 저희에게 설명하는 것도 있다고 본다”고 해석했다.

한‧러 관계에 대해서는 “우리 혼자 관리하는 게 아니고 러시아서도 상응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최근 러시아의 동향은 조금씩 레드라인에 가까워지는 모습을 보여서 이번에 우리가 경고한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전쟁 후 한‧러 관계를 복원·발전시키고 싶으면 러시아 측이 심사숙고하라는 말씀을 다시 드리고 싶다”고 언급했다.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면, 푸틴은 북한에 더 많은 기술을 공급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근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푸틴 대통령 간 정상회담으로 상황은 더욱 복잡해졌다.

한 미국 전문가는 지난달 24일, 러시아가 북한에 첨단 기술을 제공하는 것을 막기 위해 중국이 러시아에 대한 지원을 늘릴 가능성이 있으나, 이 경우 우크라이나 전쟁에 악영향을 주는 등 유럽과 인·태 지역 간 안보 상황이 북러 정상회담을 계기로 더 얽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정밀 무기 북한에 준다면…
푸틴 “선 넘지 마” 경고

전략국제문제연구소(DSIS) 중국 전문가 주드 블란쳇은 이날 CSIS가 ‘전례없는 위협:러시아와 북한의 동맹’ 주제로 진행한 온라인 팟캐스트 라이브 방송서 “김정은과 푸틴은 중국의 역내 관계서 혼란(mess)을 만들었다. 중국은 한동안 이를 수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콧 스나이더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은 러시아의 대북 군사 기술 지원의 수준과 관련해 한국이 북러 정상회담 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공급 가능성을 시사하고 러시아가 이를 비판한 것을 거론하면서 “한·러 관계의 다이내믹이 얼마나(북한에 러시아 기술 등이) 전달될지 결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하는 것에 대해 “한국이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해 왜 약한지에 대한 유럽의 궁금증은 해소할 수 있으나, 더 많은(대북 기술) 공급이라는 푸틴의 보복 리스크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무기 공급 시사와 함께 대 우크라이나 정책 재고 가능성을 언급한 것에 대해선 “현시점에 한국은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북한은 지난달 19일, 평양을 방문했던 푸틴이 김정은에게 보낸 감사 전문을 <노동신문> 1면에 게재했다. 지난달 25일 <연합뉴스>는 푸틴이 김정은에게 보낸 ‘감사 전문을 보내왔다’며 <노동신문> 1면과 <조선중앙통신> 등의 보도 전체 내용을 실었다.

푸틴은 전문을 통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체류 기간 나와 러시아 대표단을 훌륭히 맞이하고 진심으로 환대해 준 당신에게 가장 진심 어린 사의를 표하고자 한다”고 감사를 전했다.

이어 “이번 국가 방문은 모스크바와 평양 사이의 관계를 전례없이 높은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으로 특별한 의의를 가진다. 지금 우리 두 나라 앞에는 여러 분야서 유익한 협조를 진행해 나갈 수 있는 새로운 전망이 펼쳐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나는 우리의 건설적인 대화와 긴밀한 공동의 사업이 계속되고 있는 데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 당신은 러시아 땅에서 언제나 기다리는 귀빈이라는 것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며 김 위원장에 대한 방러 초청 의사를 거듭 시사했다.

김정은 
재방러?

한편 북한은 북‧러 정상회담 이후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러시아 입장을 옹호하는 글을 잇달아 관영 매체에 게재하고 있다. 

특히 미국산 무기를 이용한 공격에 대해 연일 비난 입장을 내놓고 있고, 북한과 러시아가 전쟁 발생 시 상호 군사 지원에 나선다는 내용이 포함된 조약을 체결해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미 국방부는 북한 군인들이 러시아군의 총알받이로 전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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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