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야발’ 검사 줄 탄핵 속내

개혁이라 쓰고 방탄이라 읽는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검찰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청 폐지를 골자로 한 검수완박 시즌2에 이어 ‘정치 검사’에 대한 줄 탄핵을 예고하면서다. 민주당은 검사 4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추가로 발의하겠단 입장을 밝혔다. 이로써 민주당이 작성한 탄핵 리스트에 오른 검사는 총 7명이다.

지난해 9월 국회는 민주당 주도로 안동완 부산지검 2차장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켰다. 안 검사가 2014년 ‘간첩 조작 사건’의 피해자인 유우성씨를 대북 불법 송금 혐의 등으로 기소한 것을 두고 공소권 남용과 헌법·법률을 위배했다는 의혹이다.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건 헌정사상 처음이었다.

이번엔 다르다?

당시 민주당은 탄핵소추안을 발의하며 “검사 탄핵은 검사와 싸우자는 게 아니라 주권자인 국민을 무서워하지 않는 검찰정권과 싸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약 9개월 뒤인 5월30일, 헌법재판소는 안 검사에 대한 탄핵 심판 청구를 기각했다.

안 검사의 혐의가 파면을 정당화할 정도의 법률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다만 재판관 5대 4로 의견이 나뉜 만큼 아슬아슬하게 파면을 면했다.

안 검사의 탄핵 심판이 이뤄지는 사이 민주당은 지난해 12월 두 명의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추가로 발의, 국회서 통과시켰다. 탄핵 대상이었던 손준성·이정섭 검사는 각각 고발 사주, 비위 의혹을 받는다.


이 검사는 골프장을 운영하는 처남 부탁으로 골프장 직원 등의 범죄 기록을 무단으로 조회하고 선·후배 검사를 위해 골프장 이용 시 편의를 봐줬다는 의혹이 적용됐다. 손 검사는 2020년 4월, 21대 총선을 앞두고 당시 여당이었던 민주당 의원 등에 대한 고발장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에 전송한 의혹을 받는다.

손 검사는 관련 혐의로 2022년 5월 재판에 넘겨져 지난 1월 열린 1심서 일부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이에 헌법재판소는 재판 결과를 위해 탄핵 심판을 당분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 검사에 대한 선고는 오는 9월쯤 마무리될 전망이다. 다만 안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기각된 만큼 두 검사 역시 같은 결과를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9월, 12월에 걸쳐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민주당은 4·10 총선 이후 본격적으로 검찰개혁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이번 총선서 민주당은 검찰개혁 공약으로 ▲수사·기소권 분리 ▲수사 절차법 제정 ▲검사의 기소·불기소 재량권 남용에 대한 사법통제 실질화 등을 제시했다.

뒤늦게 총선 대열에 합류한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까지 집중 사격에 나서면서 검찰개혁 둘러싼 불씨가 되살아났다.

‘정치 검사’ 겨냥하는 민주당
검찰개혁 강경 드라이브 예고

민주당은 지난 5월21일 ‘검찰개혁 태스크포스(이하 TF·단장 김용민 의원)’를 발족해 “22대 국회 안에 검찰의 수사·기소권을 완전히 분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며 검수완박 시즌2를 예고했다. 민주당이 주장하는 안은 검찰청을 폐지하고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청)과 공소청을 신설하는 걸 주요 골자로 한다.


이와 관련해 한 민주당 관계자는 “검사의 권한인 수사권은 중수청으로, 기소권은 공소청으로 분리하는 안이 유력하게 검토된다”고 전했다.

총선서 힘을 보탠 혁신당 역시 ‘검찰개혁 4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청을 폐지하고 기소권 통제를 위한 ‘기소배심제’를 도입하는 등 검찰개혁에 있어서는 사실상 민주당과 뜻을 함께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혁신당 원외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선의의 경쟁 구도가 가장 바람직하지만 검찰 독재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민주당과 연대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검찰청 폐지와 함께 세 번째 검사 탄핵안을 띄웠다. 지난달 20일 민주당 측에 따르면, 정치검찰사건조작대책단(이하 대책단·단장 민형배 의원)은 검사 4명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

대상은 최근 1심서 실형을 선고받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연관된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사건을 들여다보는 박상용 수원지검 부부장 검사가 유력하게 검토된다. 이 밖에도 강백신·김영철·엄희준 검사가 거론됐다.

대책단 단장인 민 의원은 “탄핵소추안 작성에 들어갔다”며 “일부 탄핵소추안은 21대 국회 때 마련해 놓은 게 있어서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검사의 경우 ‘윤석열 대통령 명예훼손 허위 인터뷰 사건’ 수사 과정서 관련된 인물을 위법하게 압수수색했다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김 검사는 국정 농단 특검 당시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조카인 장시호씨와 뒷거래했다는 의혹이 불거졌으며, 엄 검사는 2011년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재판 도중 재소자로 하여금 허위진술을 강요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다만 일각에서는 모두 표면적인 이유일 뿐, 엄 검사와 강 검사는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수사했던 인물로 “이 대표의 사적인 복수심 때문”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재명 방탄’ 목소리 높이는 여
야 “공권력 남용하면 즉각 탄핵”

국민의힘은 전형적인 ‘이재명 방탄’이라며 공세에 나섰다.

국민의힘 ‘이재명 사법파괴 저지 특위’는 “이 전 부지사가 유죄를 선고받자 민주당이 검사를 탄핵하겠다고 공언하고, 법원행정처장을 상대로 판결 문제점을 강하게 지적했다”며 “사법부를 민주당 아래 무릎 꿇리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당권 도전을 앞둔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턱 끝까지 차오른 만큼 ‘줄줄이 탄핵안’을 빌미로 여론 주도권을 쥐기 위한 속셈이란 것이다.


탄핵소추안에 새로 이름을 올린 검사들도 저마다 검찰 내부망을 통해 입장을 올렸다. 정치 권력을 휘둘러 특정 검사에 대한 탄핵을 시도하는 것은 수사와 재판에 영향을 미치려는 ‘사법 절차 방해’ 내지는 ‘보복’이라는 주장이다.

비판 속에서도 민주당이 검사 줄탄핵에 속도를 내는 이유에 대해 복수의 야권 관계자는 “수사 과정을 파헤칠수록 석연찮은 의문점이 하나둘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입 모아 말했다.

여권에서는 단순한 ‘복수’ 또는 ‘기강 잡기’라고 말하지만, 검사는 막강한 공권력의 휘두르는 만큼 수사 과정서 한 점의 의혹도 남겨서 안 된다는 것이다.

검찰이 이 전 부지사의 진술을 회유하려 했다는 이른바 ‘연어 술 파티’ 의혹 등이 대표적이다,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지난달 23일 입장문을 내고 대북송금의 핵심 피의자인 안부수 전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이 “쌍방울 측으로부터 주택을 제공받고 기존의 진술을 뒤집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 역시 YTN 라디오를 통해 “검찰은 이 대표가 마치 쌍방울의 주가조작에 연루된 것처럼 기소했다. 이는 전형적인 기소권 남용”이라며 “공권력을 남용한 검사를 탄핵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주요 상임위인 법사위를 차지했다.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후에는 국정조사 수준으로 검사들에게 의혹을 따지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유지했다.


3라운드

법사위가 ‘이재명 로펌’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오지만 검찰개혁을 향한 민주당의 의지는 확고하다. 한 차례 실패로 끝났던 헌법재판소의 기류를 바꿔보겠다는 의지서 비롯된 셈이다. 세 번째 검사 탄핵소추안을 둘러싼 채 여야가 또 한번 격돌할 것으로 전망된다.

<hypak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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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