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70’ 김건희 소환 시한 카운트다운 막전막후

부르긴 불러야 하는데…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이원석 검찰총장의 임기가 70여일 남았다. 이 총장은 임기 내에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사건을 모두 마무리할 모양새다. 명품백 수수 사건에서는 김 여사를 지근거리서 보좌하던 대통령실 행정관을 소환했고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는 2심 선고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방조 혐의를 추가해 김 여사와 장모 최은순씨를 수사 대상에 올렸다. 정치검찰이라는 타이틀을 벗어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지만 이미 ‘불기소’라는 결과를 정해뒀다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검찰이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사건에 대해 수사 속도를 올리고 있다. 명품백 수수사건에서는 김 여사의 측근인 대통령실 행정관을 소환했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인 최은순씨를 수사 대상에 올렸다.

조 행정관
불러 조사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승호)는 지난 19일 오전 대통령실 조모 행정관을 불러 조사했다. 검찰이 김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 대통령실 관계자를 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 행정관은 김 여사를 지근거리서 보좌하는 일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에는 제2부속실이 없어 조 행정관이 여사와 관련된 업무 대부분을 수행하는 역할을 맡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그는 김 여사의 연결로 최 목사의 김창준 전 미국 하원의원의 국정자문위원 임명이나 통일TV 재개 민원 등과 관련해 문자와 통화를 주고받은 인물이기도 하다.

최 목사는 지난 2022년 10월17일 조 행정관으로부터 연락을 받아 “김창준 의원님 건으로 ‘서초동’으로부터 연락받았다”며 청탁 내용을 검토한 결과를 설명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조 행정관이 이후 국가보훈부 사무관의 연락처를 전달해 줬다며 문자와 통화 녹취 등을 검찰에 제출했다. 최 목사는 해당 사무관에게 조 행정관에 관해 묻자 “저와 그분은 통화한 적은 없고 파견 나가 있는 과장님께 말씀하셨나 보더라”고 했다면서 해당 통화 내용도 검찰에 제출하기도 했다.

검찰은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한 핵심 참고인인 조 행정관을 상대로 당시 접견이 이뤄진 과정과 가방이 건네진 경위, 평소 최 목사의 청탁 여부, 최 목사 청탁 처리 결과 등을 상세히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대통령실 관계자들을 순차적으로 소환한 후 김 여사를 소환할 예정이다. 다음 조사 대상은 김 여사의 측근 중 한 명인 대통령실 유모 행정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유 행정관은 최 목사와 김 여사의 면담 일정을 조율하고 직접 최 목사를 마중하는 역할을 담당했다고 알려진 인물이다.

또 최 목사가 명품백 전달 이전에 샤넬 화장품과 향수 등 180만원가량의 선물을 전달할 때 유 행정관과 함께 동석했던 코바나컨텐츠 직원이었던 정모씨도 조사 대상이다. 최 목사는 김 여사에게 화장품과 선물을 전달하자 김 여사가 자신의 등 뒤에 있는 업무 책상서 근무 중이던 정씨를 불러 포장지를 뜯도록 지시했다는 내용의 메모를 검찰에 전달하기도 했다.

명품백·도이치 수사 마무리 단계
검찰총장 후임 인선 작업도 시작
 

법조계에서는 명품백 수수 사건 전담팀이 최 목사가 주장한 청탁 여부와 명품 가방 수수 과정에 대한 사실관계를 정립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현재 명품백 수수 사건에 관한 보도를 살펴보면 고발인부터 시작해 사건 관계인, 김 여사 지근거리의 참고인 조사를 진행했다”며 “명품 가방 수수 과정과 그 사이 오간 청탁의 내용, 그 실행 여부를 확인하는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건 마무리를 향해 가는 것은 명품백 수수 사건뿐이 아니다. 검찰은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여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에 따르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수사와 관련해 주가조작에 김 여사와 최씨의 계좌가 동원된 것과 관련해 방조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 2021년 12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강력수사2부는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과 공범들을 주가조작 혐의로 기소했다. 

주가조작 사건 주범인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에 대한 지난해 2월 1심 판결(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선고)에 따르면 공소시효가 살아 있는 2차 시기(2010년 10월~2012년 12월)에 김 여사 계좌는 3개, 최씨 계좌는 1개가 주가조작에 동원됐다. 

이에 모녀가 ‘전주’ 역할을 했다는 의심을 받는다. 검찰은 1심 재판부에 ‘김 여사와 최씨가 도이치모터스 주식거래로 22억9000만원의 이익을 얻었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특히 최씨의 계좌는 권 전 회장이 직접 거래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도

당시 수사팀은 전주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되는 김 여사에게 검찰에 나와 조사를 받을 것을 요청했지만 김 여사가 거부해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수사팀은 김 여사를 서면으로 조사했지만 답변 내용이 부실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 전주 가운데 유일하게 정식 기소됐던 손모씨는 1심서 무죄가 선고됐다. 손씨가 다른 피고인들과 공동으로 시세조종에 나섰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는 등 이유에서다. 다만 1심 재판부는 손씨가 이른바 ‘작전’이 행해지고 있다는 사실은 인지할 수 있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검찰은 손씨에게 주가조작 방조 혐의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하겠다고 신청했고, 항소심 재판부가 지난달 이를 받아들였다. 검찰은 김 여사와 최씨에게도 방조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검토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손씨 등에 대한) 항소심 결과도(김 여사 수사에) 중요하게 작용할 거라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최초 기소 이후 2년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김 여사를 조사하지 않고 있다. 당초 검찰은 2심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항소심이 오는 7월2일 결심 공판을 진행하고 이르면 8일께 선고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항소심 이후 전주 역할로 분류된 김 여사와 최씨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사건과 관련해 항소심을 진행하면서 수사가 많이 진척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미 김 여사와 최씨를 수사 대상에 올려뒀으며 항소심 결과와 상관없이 소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검 내부서도
불가피 의견

검찰 내부서도 이미 김 여사의 소환이 불가피하다는 기류가 나온다. 명품백 수수 사건은 이미 사실관계 정립이 완료됐으며 이 총장이 두 사건에 대한 강력한 수사를 주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총장이 사건 마무리에 힘을 주고 있는 이유는 남은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의 임기는 오는 9월16일까지로 약 70일 남았다. 여기서 후임 검찰총장의 인선 기간을 빼면 수사에 집중할 수 있는 기간은 두 달 남짓으로 급격히 줄어든다.

지난 검찰 고위급 간부 인사 교체서 김 여사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지휘 라인 교체는 물론 이 총장을 보좌하는 대검찰청 참모진도 대폭 물갈이됐다. 후속 인사서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 중인 부장검사들이 유임되긴 했지만, 지휘부가 교체된 탓에 방향 자체가 바뀔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같은 인사로 법조계에서는 지난 검찰 인사 이후 이 총장과 대통령실의 갈등이 깊어졌다고 보고 있다. 이 총장이 인사 이후 대검에 출근하며 “인사는 인사, 수사는 수사”라며 말을 아끼면서도 상당히 불편한 마음과 심기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인사 이후 이 총장은 김 여사의 명품가방 의혹을 수사하는 부장검사로부터 직접 대면보고를 받는 등 이례적으로 특정 사건에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재차 주문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대통령실에서는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사안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내놓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내보이면서도 이 총장의 후임 인선 작업에 돌입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검찰 고위급 인사로 이 총장의 팔다리를 잘랐는데도 마지막 발악을 하고 있는 이 총장에게 사퇴하라는 무언의 압박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압박으로 이 총장이 김 여사를 소환할 수 있는 시간은 두 달 남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두 달 내에 소환해야 이 총장의 후임 후보자가 인선되더라도 이 총장 임기 내에 사건을 마무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임기 내에 김 여사가 연루된 사건을 어떻게 마무리하느냐에 따라 이 총장의 평가가 달라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총장 임기 9월16일까지
“두 달 내 소환해야 끝”

이 총장이 임기를 시작한 이래 검찰은 정치검찰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검찰이 김 여사가 연루된 사건은 늑장으로 처리를 하면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등 야당과 관련된 사건은 빠르게 처리해 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국민권익위원회가 최근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사건을 종결했다. 이는 윤석열정부 관련 사건을 정치적으로 정석 처리한 것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

앞서 권익위는 김 여사가 받은 명품 가방 선물은 대통령과 직무 관련성이 없기 때문에 신고 대상이 아니고, 직무 관련성이 있더라도 재미교포인 외국인이 건넨 선물은 국가 소유의 대통령기록물로 분류되기 때문에 신고 의무가 없다며 청탁금지법을 어겼다는 신고에 대해 사건을 수사 기관 등에 넘기지 않고 종결하기로 했다.

권익위가 해당 사건을 종결하면서 온라인에서는 ‘권익위가 정부의 개가 됐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아니라 윤석열·김건희 권익위원회’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으며 권익위 홈페이지에는 ‘공무원 부인에게 300만원짜리 엿을 선물해도 되나요?’ 등의 조롱성 질문글이 쇄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검찰이 김 여사를 소환해 사건을 마무리지어 정치검찰 이미지를 벗겠다는 것이 이 총장의 복심이라고 법조계에서는 보는 셈이다. 

한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이 총장은 최근 지인들을 만나 검찰에 누를 끼치지 않도록 사건을 잘 마무리하고 싶다는 의중을 내놓고 있다”며 “이미 틀어질 대로 틀어진 윤 대통령과의 관계를 회복하기보다 검찰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싶어 하는 듯 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이 총장은 임기 내에 김 여사를 어떻게 해서든 소환한다는 의지가 강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검찰 안팎에서는 이 총장이 어느 정도 수사 결과를 결정해 뒀다는 의견도 있다. ▲대통령 부인이 연루된 사건의 민감성 ▲특수 수사 부서(반부패부)가 아닌 형사부서 사건을 수사 중인 점으로 미뤄볼 때 빠른 수사 결과를 내놓기 위한 포석이라는 것이다.

누가 뭐래도
정해둔 결론?

특히 영부인에 적용할 수 있는 처벌 규정이 명확하지 않은 만큼 불기소라는 결과를 정해두면서도 소환조사 등 할 수 있는 수사를 집중해 비판을 피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로 법조계에서는 공무원이 아닌 영부인이 관련된 만큼 적용할 수 있는 처벌 규정이 명확하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사건의 경우, 공무원의 배우자가 수수한 것에 대한 처벌 규정이 없어 법리적으로 기소하지 않을 이유가 충분하다. 게다가 김 여사가 받은 선물을 윤 대통령이 인지했더라도 관련 청탁에 관여한 증거를 찾지 못한다면 뇌물죄 처벌도 어렵다.

<kcj512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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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