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확인> ‘주식 사기’ 이희진 극비 호화 결혼식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4.06.28 14:38:30
  • 호수 1486호
  • 댓글 4개

피해자 보란 듯 시그니엘 산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주식 사기로 실형을 살고 나온 이희진이 수억원대 호화 결혼식을 올린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출소 직후 이씨는 걸그룹 출신 박모씨와 서울 모처서 결혼식을 올렸다고 전해진다. 제보자에 따르면, 박씨는 혼전 임신한 상태로 결혼식을 올렸으며 이희진과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10여년 전, 경제전문 TV에 증시 전문가로 출연했던 이희진은 자수성가한 청담동 백만장자로 이름을 떨쳤다. 당시 잘나가던 힙합가수 도끼를 ‘불우이웃’으로 비유했던 그는 하루아침에 몰락했다. 2016년 <일요시사>가 ‘청담동 백만장자 사기행각 의혹’을 단독 보도하면서 이희진의 실체가 뒤늦게 밝혀졌다.

코인 사기 의혹

앞서 이희진은 지난 2014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금융당국의 인가를 받지 않고 투자매매업을 영위해 1670억원 상당의 부당 이득을 취득한 혐의로 실형을 살았다. 2020년 3월 만기 출소한 그는 걸그룹 출신 박씨와 2021년 12월25일에 결혼식을 올렸다.

출소한 지 2년여 만에 연애하고 결혼까지 한 셈이다. 

제보자에 따르면, 연애 도중 박씨가 임신하게 되자 결혼식을 올리게 됐다. 이희진과 박씨는 이날 서울 강남구 소재 C 호텔 예식장서 측근들만 초대해 결혼식을 올렸다. 세간의 주목을 받지 않은 이유는 이날 초대받지 않은 손님을 막기 위해 삼엄한 경비를 세웠기 때문이었다.

당시 개그맨 박성광이 사회를 맡고, 가수 B씨가 축가를 맡는 등 호화 결혼식을 치렀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희진은 프러포즈도 남달랐다. 박씨가 SNS에 올린 게시물에 따르면, 이희진은 박씨에게 프러포즈 편지와 함께 1억짜리 수표와 고가의 명품 시계를 선물했다. 수표의 발행일자가 2021년 10월7일로 찍혀 있는 것으로 미뤄볼 때 비슷한 시기에 청혼한 것으로 예측된다. 

두 사람은 강남구 삼성동 소재 애견 카페 ‘애니멀고’에서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애견 관련 사업에 관심을 가진 박씨는 애완용 동물 및 관련 용품 소매업체인 ‘아크멍’을 2020년 11월1일 설립한 대표이기도 하다. 

결혼 직후 두 사람은 250억원을 호가하는 청담동 펜트하우스 ‘PH-129’에 거주했다. 이후 동생 이희문과 코인 사업이 잘 풀리자, 잠실 롯데 시그니엘 2채를 얻고 각각 살고 있다고 전해진다. 인근 롯데몰 문화센터에 박씨가 자주 보인다는 소문도 있다. 또 최근에는 제주도에 고급 별장을 분양받았다고 한다.

제보자는 “수백억원의 손실을 입힌 이희진은 피해자들에게 일말의 미안한 마음도 없는 것 같다”며 “많게는 빌딩 3채를 잃은 피해자도 있는데, 연예인과 결혼하고 호화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씨 형제는 여전히 코인 사업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부는 걸그룹 출신 여성  
1억 프러포즈 선물 받아

공교롭게도 박씨와 만난 애니멀고 카페는 이희진이 수감 중에 차명으로 운영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반려동물 플랫폼 회사의 일부다.

2019년 설립된 ‘애니멀고’는 애완동물 관련 빅데이터와 딥러닝, 블록체인 기술이 활용된 플랫폼이다. 오프라인 매장 서비스로 확장한 애니멀고는 애견 카페·유치원·미용실·호텔 등 온·오프라인으로 반려동물 전용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소개됐다. 

해당 회사는 반려동물 관련 애플리케이션과 가상화폐를 개발해 한때 시가총액이 1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2020년 출소한 이희진은 2019년 먼저 출소한 동생 이희문을 통해 코인 회사 경영에 관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이희문은 이 회사 매각을 위해 외부 인사와 협의하고, 이희진이 매각과 관련한 의사를 전달하는 내용이 담긴 편지 등을 <시사저널>이 보도했다. 해당 자료들엔 이씨 형제가 회사의 경영 전반에 깊숙하게 관여하고 있는 정황들이 담겼다.

이씨 형제 등이 운영한 법인은 반려동물 관련 애플리케이션과 가상화폐 ‘GOM(고머니)’을 발행한 ‘네오로켓’이란 회사다. 이 회사는 반려동물 애플리케이션 ‘애니멀고’ 등을 개발했다. 고머니는 2019년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네와 비트소닉 등에 상장돼 거래됐다. 코인베네서 한때 1GOM당 약 120원까지 가격이 올랐었다. 총 100억 GOM을 발행해 시가총액만 약 1조2000억원에 달했다.

고머니를 개발한 네오로켓의 법인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이희진과 동생 이희문은 나오지 않는다. 이희문은 네오로켓을 매각하는 협상을 주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이희문 측은 고머니 상장 직후인 2019년 7월초, 네오로켓을 300억원가량에 매각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었다.

이 과정서 매수 희망자가 나타났고, 희망자 측과 매각 협상을 주도한 것이 이희문이었다.

매각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양측이 인수의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 직전까지 진전됐다. ‘인수의향 양해각서’에 따르면 네오로켓은 싱가포르에 소재한 법인 소유로 돼있다. 이희문이 매수 희망자 측에 보낸 메시지에 따르면, 싱가포르 법인은 양모씨가 대표로 있는 회사가 100% 지분을 보유한 회사다. 양씨는 네오로켓의 지분 100%를 소유했다. 

옥중 운영한 ‘애니멀고’서 만나
사실혼 관계 유지하다 백년가약

싱가포르 법인의 소유자인 양씨는 이희문이 대표로 있는 스톤에그파트너스의 감사로 등재돼있다. 이희문은 이 같은 지분구조를 네오로켓 매수 희망자 측에 전달했다. 매각 금액은 300억원이었다.

양측은 같은 달 10일 양해각서 초안에 대한 검토에 들어가 네오로켓이 발행한 고머니의 현황 및 법인의 자본금 규모 등 경영 정보를 주고받았다. 하지만 이틀 뒤인 12일, 한 통의 편지로 양측의 매각 협상은 중단됐다. 바로 옥중에 있는 이희진이 매각에 반대 의사를 표했기 때문이었다. 

이희진은 옥중에서 외부로 보낸 편지서 “내가 MOU를 반대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네오로켓의 의사결정 전반에 이희진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희진이 옥중에서 반대 의사를 표시하면서 모든 매각 관련 논의는 중단됐다.

네오로켓을 인수하려 했던 법인 관계자는 “네오로켓의 운영 전반에 대한 사항과 사업 내용 등은 모두 이희진 측에서 관리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 때문에 대리인 격인 이씨의 동생과 협상을 했다. 하지만 계약이 이뤄지기 직전에 이희진이 경영권 보장을 요구하면서 모든 논의가 없던 일로 됐다”고 말했다.

이희문 역시 형인 이희진이 매각 반대 의사를 표시하자 매수 희망자 측에 “원점서 다시 논의해 봐야 할 것 같다”는 메시지를 보내며 형의 의사를 그대로 따랐다.

이희진이 출소하면서 ‘형제 사기단’의 완성체가 결성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0년 3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피카(PICA) 등 코인 3종목을 발행·상장한 뒤 허위·과장 홍보와 시세조종 등을 통해 코인을 매도하는 방식으로 총 897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이씨 형제는 2021년 2∼4월 코인 판매대금으로 받은 비트코인 약 412.12개(당시 270억원 상당)를 코인 발행재단으로 반환하지 않고 유용한 혐의도 있다.

이희진은 석방 직후인 2020년 3월부터 직접 ‘스캠코인’(사기 가상화폐) 3개를 추가로 발행·유통하고 7개 스캠 코인을 위탁 발행·유통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직원 20명이 코인을 제조·유통하고 투자자들을 선도해 매수를 유인하는 게시글을 인터넷에 올린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이씨 형제는 유튜브 방송을 통해 신뢰성 없는 호재성 정보를 유포해 투자자를 유인하고 영상이 게시되는 시점에 맞춰 시세를 부양하고 매수세가 본격 유입되면 고점에 매도하는 방식으로 범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2022년 10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사건을 접수한 뒤 지난해 2월부터 수사에 나서 그해 9월15일 이들을 구속했다.

결국 보석 석방 

한편, 이씨는 2020년 1월 말 대법원으로부터 불법 주식거래 및 투자유치 혐의로 징역 3년6개월과 벌금 100억원, 추징금 122억6000여만원을 확정받았다. 당시 이씨의 동생도 같은 혐의로 기소돼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 벌금 70억원의 선고유예가 확정됐다.

사기 및 범죄수익은닉과 업무방해죄로 지난해 9월15일, 또 다시 구속 기소된 이희진 형제들은 지난 3월 보석 신청이 받아들여져서 불구속 상태서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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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창성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