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추락한 트바로티 김호중

거짓말에 거짓말 "제 무덤 팠다"

[일요시사 취재1팀] 최윤성 기자 = 서울 강남구 한 도로서 차를 몰다 중앙선을 침범해 마주 오던 택시를 들이받은 뒤 달아난 김호중은 자신이 운전한 사실을 부인하다가 결국 경찰의 추궁 끝에 잘못을 시인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과정서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소속사가 조직적으로 나선 건 아닌지 의심되고 있다. 김호중은 뺑소니와 음주 운전 등 여러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예정된 공연을 소화 중이다. 

가수 김호중이 뺑소니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다. 매니저의 ‘운전자 바꿔치기’ ‘블랙박스 메모리카드 증거인멸’ 의혹까지 제기됐다. 경찰에 따르면 김호중은 지난 9일 오후 11시40분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도로서 차를 몰다 마주 오던 택시를 들이받은 뒤 달아났다.

피신 먼저
출석 뒷전

이후 현장에 왔던 매니저 A씨가 회사 차량을 운전해 경기도 구리까지 이동했으며 김호중은 지난 10일 새벽 1시50분쯤 인근 호텔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밤 김호중의 흰색 차량이 중앙선을 넘어 반대편 차선 택시와 충돌했다. 김호중의 차량 바퀴가 들릴 정도의 충격인데도 운전자는 내리지 않은 채 그대로 출발했다. 

사고 후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했던 정황도 포착됐다. 경찰에 출석한 인물은 김호중이 아닌 또 다른 매니저 B씨였다. 사건 발생 3시간 뒤 김호중과 옷을 바꿔 입은 B씨는 강남경찰서에 출석해 본인이 운전했다고 자수했다. 경찰은 차량 소유자 명의가 매니저 B씨가 아닌 김호중인 것을 확인한 후, 실제 운전자가 누구였는지 추궁한 끝에 허위 자수임을 밝혀냈다.

이 과정서 경찰은 김호중에게 여러 차례 출석 요청을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고 서울 소재의 김호중 자택을 찾아갔으나 만나지 못했다. 경찰 조사 결과, 자택에 들렀다가 김호중을 차량에 태우고 호텔로 이동한 것은 매니저 A씨였다.


김호중은 사고 발생으로부터 17시간이 흐른 뒤인 지난 10일 오후 4시30분쯤 경찰에 출석했고 자신이 직접 운전한 사실을 인정했다. 이때 경찰은 음주 측정을 시행했으나 이미 시간이 많이 흘러 유의미한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다만 경찰은 사고 후 상당한 시간이 지나서야 음주 측정이 이뤄졌고 음성으로 결과가 나온 만큼 김호중이 술을 마시고 운전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경찰은 조사 과정서 차량 내 블랙박스에 메모리카드가 빠져 있는 것을 확인했다. 사고 당일 영상이 담긴 차량 블랙박스 메모리카드 확보를 위해 김호중 자택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 또 사고 직전 김호중은 강남구의 한 유흥주점을 방문했던 사실이 확인됐다.

그러나 경찰 조사에서 김호중은 유흥주점을 찾긴 했지만 “술잔을 입에만 댔을 뿐 마시지 않았다”며 음주 운전 의혹에 대해 부인했다. 

B씨가 김호중 의상을 입고 자수한 것과 관련해선 자신과 상의하지 않아 몰랐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김호중과의 거짓 진술을 지시하는 녹취록이 확보되면서 거짓 진술 논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동시에 경찰은 B씨도 입건해 거짓 자백을 하게 된 경위도 조사하고 있다. 

김호중 측이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했거나 고의로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파손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범인도피나 증거인멸 등 혐의도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사고 이후 17시간 지나 출석
블랙박스 메모리 고의 파손?


김호중의 학창 시절은 꿈 많고 다사다난했던 시간이었다. 울산 출신으로 초등학교 때 이혼한 부모님 대신 조모밑에서 자랐다. 어린 시절 받은 상처와 어려운 형편으로 인해 김호중은 당시 방황하는 시절을 보내게 된다. 초등학생 때는 축구선수, 중학생 땐 경호원의 꿈을 키웠다.

중학교 때 이종격투기 선수로서 부산서 열린 전국대회서 우승을 하기도 했다. 그러다 중학생 시절, 김범수의 ‘보고 싶다’ CD 구매를 위해 찾은 음반 매장서 우연히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네순 도르마’를 듣고 그 웅장한 성량과 음색에 매료돼 성악의 길로 접어든다. 

성악은 중학교 3학년 시기 울산 임마누엘 교회서 지도받았고 경북예고에 합격했다. 

하지만 돈이 부족해서 일주일에 한 번밖에 레슨을 받을 수 없는 자신과 기본적으로 4~5번 레슨을 받는 친구들 사이서 간극을 느끼며 불성실한 학교 생활을 하게 된다. 결국 고등학교 1학년에 조직에 스카우트돼 조폭 세계에 몸담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나중에는 돈을 벌게 해주겠다”는 형들의 유혹에 넘어가 잠깐 어른들이 시키는 심부름을 하며 퇴학 위기까지 처하게 된다. 결국 자연스럽게 학교와 멀어졌고 수업일수도 채우지 못해 권고 퇴학당해 김천예고로 전학했다.

지난 2008년 조모가 대장암으로 사망하면서 남긴 “하늘에서 지켜볼 테니 똑바로 살아라”는 유언에 마음을 다잡고 때마침 만난 김천예고의 서수용 교사의 헌신으로 조직 생활서 완전히 손을 떼고 성악에만 매진한다. 같은 해 2008년 세종 음악콩쿠르서 1위를 하고 전국 수리음악콩쿠르서도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서 교사가 인터넷에 올린 ‘네순 도르마’ 영상이 화제가 되면서 지난 2009년 SBS 공중파 방송 <놀라운 대회 스타킹>에 고등학생 파바로티로 출연해 화제가 됐다. 당시 유명 성악가들도 부르기 어렵다는 3옥타브 고음의 고난도 곡 ‘카루소(Caruso)’를 부르며 엄청난 성량과 재능을 자랑했다.

김호중의 이 같은 인생 스토리는 영화 <파파로티>로 제작되기도 했다. 스타킹 출연 이후 방송으로 노출되면서 독일서 연락을 받아 이를 비롯한 이탈리아 등 여러 나라서 2년간 유학 생활 후 귀국해 지난 2013년 디지털 싱글 <나의 사람아> 앨범을 내며 연예계에 데뷔했다. 

성악가로 활동하면서도 대중과 가까운 음악을 하고 싶어 지난 2019년 <미스터트롯> 오디션 공고를 보고는 바로 지원했다. 김호중은 성악 베이스의 트로트 창법으로 큰 인기를 끌며 Top7까지 올라가 최종 4위를 차지해 ‘국민 사위’라는 별명까지 얻게 된다. 

어두운 과거
영화로 제작

<미스터트롯>으로 인지도를 높인 김호중은 소속사인 생각엔터테인먼트로 자리를 옮겨 여러 음악 방송 출연과 행사 참여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최신곡들로는 ‘나의 목소리로’ ‘인생은 하모니’, 그리고 송가인과 함께 한 ‘당신을 만나’ 등이 있다. 

김호중의 인생은 데뷔 전에도, 후에도 여전히 혼란의 연속이었다. 처음엔 전 매니저와의 분쟁이었다. 문제는 김호중과 지난 2016년부터 <미스터트롯>까지 함께했던 전 매니저와의 관계가 제대로 정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전 매니저는 김호중에게 약정금 반환청구소송을 했다. 김호중 측의 입장은 새로운 소속사로 옮길 때 미리 상의하지 못한 건 미안하지만 수익금의 30%를 요구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병역 문제도 발목을 잡았다. 김호중은 병무청의 재심 결과 불안정성 대관절로 최종 4급 판정을 받아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했다. 또 병역기피를 위해 병무청에 로비를 했다는 의혹이 일자,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또 지난 2020년 8월4일 김호중의 전 여자친구 아버지 C씨는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통해 과거 자신의 딸이 김호중과 교제할 당시 심한 욕설과 뺨, 얼굴 등을 폭행당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해당 논란이 크게 번지자 김호중은 직접 자신의 팬카페에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전 여자친구의 신상을 걱정하며 “지금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개인의 삶을 소중히 살아가고 있을 텐데, 피해가 가는 행위는 자제 부탁드린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지난 2020년 8월19일 팬카페에서는 김호중이 불법 스포츠토토를 했다는 새로운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김호중의 소속사는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 3~5만원 정도 몇 차례 했다고 밝혔다. 전 매니저 지인의 권유로 시작했는데 처음엔 불법인 줄 몰랐고 금액을 떠나 잘못했다 죄송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미스터트롯> 출연 중에도 꾸준히 상습 도박을 해왔다는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 확산했다.


김호중의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이광득 대표는 지난 16일 오전 입장문을 통해 “김호중의 친척 형으로서 그를 과잉 보호하려다 생긴 일”이라며 “경찰 조사와 사후 처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김호중이 유흥주점서 음주한 뒤 사고를 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김호중은 당일 유흥주점에 나와 함께 있던 일행에게 인사차 들렀지만 당시 콘서트를 앞두고 있어 술은 마시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얼마 후 자차로 먼저 귀가하던 김호중은 운전 미숙으로 사고가 났다”며 “당시 김호중에게 공황장애가 심하게 왔고 잘못된 판단을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라진 차량 블랙박스에 메모리 카드 관련해 이 대표는 “나는 사고 이후 매니저 B씨에게 온 전화로 사고 사실을 알았다”며 “그때는 이미 김호중이 사고 후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차량을 이동한 상태여서 나보다 먼저 현장에 도착한 다른 매니저 A씨가 본인의 판단으로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먼저 제거했다”고 설명했다.

김호중이 매니저 B씨에게 ‘나 대신 출석해달라’는 요구를 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그 요구를 한 것은 김호중이 아니라 나였다”며 “사고 당사자가 김호중이라는 것이 알려지면 너무 많은 논란이 될 것이라 생각해 매니저 B씨에게 김호중의 옷을 입고 대신 경찰서에 가 사고 처리를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대리 출석 요구한 부분과 메모리 카드를 뺀 것 등은 녹취록 등을 통해 경찰에 소명했다”며 “조사 중인 사건이기 때문에 경찰 측에서도 외부에 조사 내용을 유출하지 말아 달라는 당부가 있어 여러 의혹에 빠르게 답변하지 못했으나 해당 내용을 모두 경찰에 소명한 상태이기 때문에 답변을 드리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한 치의 거짓 없이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할 계획”이며 “심려를 끼쳐드려 너무 죄송하다. 저희가 저지른 실수에 대해서는 꼭 처벌받겠다”고 덧붙였다. 김호중은 이미지 손상 여파에 따른 광고 중단 및 위약금 소송도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비틀비틀 
CCTV 포착

지난 16일 KBS2 예능프로그램 <신상출시 편스토랑> 측은 김호중 출연분을 최대한 편집해 방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GS25는 지난 17일 <편스토랑> 225회 우승상품을 출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편스토랑>은 매주 경연을 통해 우승 메뉴를 GS리테일서 상품을 출시해 왔다.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도 더 이상 출연하지 않는다. “김호중의 기촬영분은 없다”며 “촬영 계획도 없는 상태”라고 알렸다. 

김호중이 광고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홈케어 브랜드 S사는 홈페이지에 내세웠던 광고 사진을 삭제했다. 지난 14일과 15일 S사 홈페이지에는 김호중의 광고 사진이 걸려 있었다. 그러나 지난 16일 확인 결과 김호중의 이미지가 사라졌다.

뺑소니 혐의서 시작된 김호중 사건과 관련해 의혹이 더해지면서 물의를 빚자 회사 측이 발빠르게 사진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S사는 ‘김호중 에디션’이라는 이름으로 마사지기를 판매해 왔다. 특히 해당 제품에 대해 한정판 리미티드 에디션, 한정수량 품절 임박 등 홍보 메시지와 함께 베스트 판매 상품이라고 광고해 왔다. 하지만 사건이 알려진 뒤 화면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던 김호중 사진은 자취를 감췄다.

계약 상황에 따라 김호중이 위약금을 물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사건의 여파는 김호중 SNS 공식 채널에도 밀려왔다. 지난 16일 김호중 유튜브 채널서 영상을 클릭하면 “댓글 사용 중지되었습니다”라는 문구가 나왔다.

국내구호단체가 뺑소니 혐의로 입건 된 가수 김호중의 팬클럽 기부금을 전액 반환하기도 했다. 김호중의 팬클럽 아리스는 지난달 30일 해당 단체에 학대 피해 아동을 위해 50만원을 기부했다. 기부는 글로벌 팬덤 플랫폼 ‘포도알’에서 김호중이 지난달 트로트 스타덤 1위로 선정된 것을 기념하며 이뤄졌다.

당시 아리스 측은 “김호중의 투표 1위를 축하하며 큰 금액은 아니지만 학대 피해 아동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할 수 있어 기쁘다”며 “뛰어난 가창력을 가진 가수 김호중의 선한 영향력이 더욱 널리 퍼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기부금은 국내 학대피해아동을 위한 심리치료 지원에 사용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온라인상에서는 김호중의 팬클럽 기부를 두고 “교통사고 뺑소니범이 기부했다고 밝히면 다냐” “이미지 물타기” 등 비판이 쏟아졌다. 결국 비영리단체 희망조약돌은 지난 16일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공인과 관련된 기부금 수령은 매우 곤혹스럽다”며 “사회적으로 절대 용인될 수 없는 행위를 감안해 이번 기부금은 반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술집 갔지만 술 안 마셨다?
파도 파도 의혹 끝이 없네

소속 가수를 둘러싼 논란이 거센 가운데 김호중의 소속사는 예정된 공연을 일정 변동 없이 강행할 뜻을 밝혔다.

생각엔터테인먼트는 팬카페 ‘트바로티’에 지난 14일 입장문을 내고 “오늘 갑작스러운 기사로 많이 놀라셨을 아리스 여러분께 깊은 사죄의 말씀 드린다”며 “공식 입장과 같이 지난 9일 저녁 택시와 교통사고가 발생했고 사후 처리 미숙에 대해 송구스럽고 큰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예정된 트바로티 클래식 아레나 투어 2024 창원·김천, 월드유니언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은 일정 변동 없이 진행하려고 한다”며 “당사는 아티스트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그 어떠한 경우에도 아티스트를 지킬 것을 약속드린다”고 공지했다. 

김호중은 지난달 20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트바로티 클래식 아레나 투어 2024’로 전국 순회 공연 일정을 소화 중에 이 같은 사고를 냈다. 지난 12일 공연을 마친 뒤 자신의 팬카페에 김호중은 “2일 동안 함께 해주시고 빛내주셔서 감사드리고 많이 사랑한다”며 “주말 시간 잘 보내시고 안전하게 귀가하시길”이라는 글을 남겼다.

하지만 해당 게시물이 문제의 뺑소니 사고 후 올라온 것으로 밝혀지면서 더욱 논란이 됐다.

김호중은 사고 직후인 지난 11일과 12일에도 경기도 고양서 공연을 강행했다. 특히 오는 23일과 24일에는 서울 송파구 방이동 KSPO DOME(구 체조경기장)서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 : 김호중&프리마돈나> 공연이 예정돼있다.

지난 19일 김호중은 창원 공연을 마친 뒤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밝힌 사과문에서 “저는 음주 운전을 했다”며 “크게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다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음주를 시인했다. 이어 “저의 한순간의 잘못된 판단이 많은 분들에게 상처와 실망감을 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사과의 말을 전해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사고 열흘 만에 음주 운전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증거인멸에 조직적으로 가담한 혐의를 받는 소속사 역시 사과의 뜻을 밝혔다.

생각엔터테인먼트는 “자사 아티스트 김호중 논란과 더불어 당사의 잘못된 판단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최초 공식 입장부터 지금까지 상황을 숨기기에 급급했다 진실되게 행동하지 못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김호중은 경찰에 자진 출석해 음주 운전 등 사실관계를 인정하며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 당사는 아티스트를 보호해야 한다는 잘못된 생각으로 되돌릴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호중 측은 사고 사실이 알려진 지난 14일부터 “음주는 하지 않았다”고 계속 주장해 오다가 돌연 입장을 바꿨다. 음주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경찰이 구속영장 신청을 시사하자 압박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열흘 만의 번복
음주 운전 시인

경찰은 김호중이 방문한 유흥주점을 압수수색해 주점 매출 내역과 CCTV 영상을 확보했으며 술자리 동석자와 주점 직원 등으로부터 ‘김호중이 술을 마시는 모습을 본 것 같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김호중이 사고 전 술을 마신 것으로 판단된다는 소변 감정 결과를 내놨다.

경찰은 김호중과 소속사가 조직적으로 증거인멸 등 사건 은폐에 가담한 데다 도주 우려도 있다고 보고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 중이다.

<yuncastle@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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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공개> 검찰 수사기록으로 본 12·3 내란 사태 전말 ⑥좌파 14명 체포 실패 내막

[단독 공개] 검찰 수사기록으로 본 12·3 내란 사태 전말 ⑥좌파 14명 체포 실패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12·3 계엄 당일 내란 주동자들은 정치인과 판사 등 자신들이 반국가 세력으로 지칭한 14명의 체포를 위해 서둘렀다. 하지만 준비가 된 것은 각 군의 사령관들뿐이었다. 계엄사령부와 합동수사본부의 설치는 훈련 상황서도 24시간가량 걸리는데 이를 간과한 것이다. 미리 계엄을 준비했다는 증거가 계속해서 나오는 상황에 실무진에게 준비시키지 않은 점이 의문점으로 남아있다.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 내란 주도자들이 정치인과 판사 등 ‘좌파세력’이라고 지칭한 14명의 체포를 시도했지만 무산됐다. 그 내막에는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이하 합수본)의 미설치가 있다. 진술 나오자 다른 전략 <일요시사>가 검찰 진술 조서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계엄이 시작된 계기와 14명의 체포 미수 및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불법 점거의 실패 이유로 ‘합동수사본부 미설치’를 꼽았다.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하기 이전 국회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대립은 심각했다. 과반 의석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등 야당은 자기들끼리 뭉쳐서 법안을 통과시켰고 윤 전 대통령은 재의요구권을 사용했다. 또 야당은 이진숙 방통위원장과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를 수사한 검찰들에 대한 탄핵을 시도하고 김건희씨와 관련한 특검법을 계속 발의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검찰 진술조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27일경, 윤 전 대통령이 관저 식사 자리서 “수사받다가 마음에 안 든다고 검사를 탄핵하고, 재판받다가 마음에 안 든다고 판사를 탄핵하고, 헌법재판소가 마음에 안 들면 정족수를 자르고, 이게 나라냐.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국가 세력의 준동에 관해 청주간첩단 및 창원간첩단 사건과 관련해 수사 과정서 잡은 인원들을 판사 기피 신청이 들어오면 단기간에 결정하는 것이 상식인데 6개월이나 결정을 하지 않아 간첩들의 구속 기간이 끝나 다 풀려나 돌아다니는데도 이런 것을 방치하고 있는 상황이니 나라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미래 세대에 제대로 된 나라를 만들어주기 위해서는 특단의 조치(비상계엄)이 필요하겠다”고 강조했다. 일주일이 지난 후 윤 전 대통령은 김 전 장관에게 “야당의 패악질로 나라의 미래가 없다. 국가 비상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고 이들은 비상계엄 관련 논의를 했다. 이때 체포 명단인 이른바 ‘좌파 세력’ 14명의 명단과 군대를 어떻게 투입할지 등을 확정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들은 체포 명단의 사람들의 신병을 확보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게다가 내란 주동자들은 검찰 진술과 형사 법정 등에서도 체포하려 하지 않았다고 진술하고 있다. “합수부 미설치로 체포 불가” “합수부 없어 시작부터 위법” 김 전 장관은 검찰에 “주요 정치인 등에 대한 검거를 시도한 바 없다. 혐의가 있어야 검거를 시도하지 않겠냐”며 “언론에 나오는 위치 추적 등은 포고령에 따라 정치활동이 금지되고 있는 상황이니 주요 정치인 몇 분과 부정선거 등과 관련해 사회서 의혹이 제기되는 사람들의 위치를 미리 파악하라고 이야기한 것일 뿐”이라고 진술했다. 하지만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과 작전에 투입된 군인들의 진술로 체포 명단이 실제로 존재했으며 체포를 지시하고 시도했다는 것마저 모두 드러났다. 체포 시도가 있었다는 진술이 계속해서 나오자 내란 주동자들은 다른 전략을 세우게 된다. 바로 ‘합동수사본부 미설치’다. 김 전 장관은 검찰 진술서 합수본이 미설치돼 체포가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는 “계엄사령부와 합수본이 설치되는 과정이라 검거가 불가능하다”며 “합수본이 설치되려면 검찰과 경찰의 협조가 필요한데 아무런 대비도 없이 체포부터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진술했다. 김 전 장관의 진술은 계엄 직후 선관위에 국군 정보사령부 부대원들을 보내 선거인 명부 관리 서버를 장악하고 선관위 당직자들에 대한 통신 제한(휴대전화 압수)과 감금이 위법한 수사 활동임을 나타내고 있다. 계엄이 터지면 통상적으로 합수본 역할을 맡는 국군 방첩사령부 관계자도 검찰 진술 당시 선관위 투입은 잘못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영희 방첩사 비서실 1과장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방첩사 소속 군인들로 하여금 중앙선관위 서버를 꺼내오도록 지시하거나 계엄 해제 이후 관련 증거를 제거하도록 시킨 것은 자신들의 정당한 권한 범위를 넘어선 것”이라고 말했다. 불법성 미리 알고? 박성하 방첩사 기획조정실장은 “현장에 나가 있던 소위 체포조에 대해서 당시에는 알지 못했다”면서도 “하지만 전시에도 방첩사가 일부 범죄에만 수사권이 있기 때문에 전시나 계엄 상황이라도 관할권이 없는 선관위나 정치인 등 체포나 점거는 경찰의 협조가 필요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게다가 합수본(방첩사)은 직접 수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통합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야 하는데 지역 합수단서 해야 할 일을 방첩사 인원으로 진행한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한 군검찰 출신 변호사는 “합수본은 계엄사령관이 임명하는 군사경찰 관리, 경찰공무원, 국가정보원 직원 중 사법경찰 관리의 직무를 수행하는 자, 그 밖에 사법경찰 관리의 직무를 수행하는 자로 구성된다”며 “또 합수본은 계엄사령관이 지정한 사건의 수사와 정보기관 및 수사기관의 조정·통제업무를 관장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선관위로 투입된 인원들은 계엄사령관으로부터 임명을 받지도, 임무를 하달받지도 않았다”며 “게다가 합수본까지 설치되지 않았다고 한다면 시작부터 위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보사와 방첩사 모두 계엄사령군(군사경찰)이 아니기에 정당한 절차가 없었다면 반란군이라고 볼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여기서 의문이 드는 점은 계엄 업무를 해본 김 전 장관이 왜 무리수를 뒀는지다. 김 전 장관은 대한민국 합동참모부서 작전본부장을 역임한 바 있다. 합참 작전본부에는 계엄과가 편제돼있기 때문에 김 전 장관이 계엄군과 합수본 지정 및 운용 등을 몰랐다고 보기 힘들다. 합참 계엄과서 편찬하는 계엄실무편람에도 잘 나와있기 때문이다. 김 전 장관은 논란을 줄이기 위해 계엄이 선포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전군주요지휘관회의를 화상으로 개최하면서 박안수 전 육국참모총장을 계엄사령관으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을 합동수사본부장으로 임명했다. 하지만 일부 사령관 등에게만 공유됐던 12·3 계엄 작전은 계엄사령부가 설치되기도 전에, 합수본이 설치되기도 전에 끝났다. 사령부만 알았다 <일요시사>가 확보한 검찰 진술 조서에 따르면, 김 전 장관은 전군주요지휘관회의서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부 사령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부 사령관에게 국회와 선관위 출동을 하면서 방첩사에 합동수사본부를 구성해서 임무 수행을 하라고 지시했다. 김 전 장관이 방첩사에 지시한 임무는 경찰과 국방부 조사본부에 100명씩 인원을 요청하고 선관위로 먼저 투입된 국군 정보사령부가 접수한 선관위 서버를 꺼내오라는 지시였다. 국방부 조사본부와 경찰에 인원 요청을 한 것은 정치인, 판사, 등 민간인 체포를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조사본부는 방첩사가 요청한 수사관 지원 요청을 4차례 거절했다. 조사본부 한 관계자는 검찰 조사 당시 “지난 3일 계엄령 선포 이후 방첩사로부터 수사관 100명 지원을 네 차례 요청받았지만, 근거가 없다고 판단해 응하지 않았다”며 “이후 합수본 실무자 요청에 따라 시행 계획상 편성돼있는 수사관 10명을 지난해 12월4일 오전1시8분 출발시켰다”고 진술했다. 방첩사의 수사관 파견 요청에는 불응했고, 계엄 시행 이후 방첩사를 중심으로 꾸려지는 합수본 요청에는 응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수사관이 파견된 시간은 이미 계엄 해제 의결이 이뤄진 뒤였다. 합수본이 계엄 해제와 비슷한 시기에 모양새라도 갖춘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김 전 장관이 계엄 직후 전군주요지휘관회의서 여 전 사령관에게 합수본 설치를 지시했지만 설치가 늦어진 이유가 있다. 방첩사에 내려진 지시는 좌파세력 체포와 합수본 설치, 검찰과 경찰 및 국방부 조사본부 등에 협조 요청 등으로 내란 주동자들에게는 어느 것 하나 미룰 수 없는 일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박 기획조정실장은 “부대에 도착해보니 OOO회의실에 여 전 사령관이 이경민 참모장, 이창엽 비서실장과 같이 있었다”며 “합수본 설치 지시를 받으려 사령관에 물어봤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여 전 사령관이 다른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었는데 ‘합수본부장으로 임명됐다. 우리 대원들은 다 나가 있다’고 말하며 통화에만 집중했을 뿐 합수본 설치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계엄 6개월 전부터 준비 실무진만 ‘닭 쫓던 개’ ‘비상계엄이 선포되면 국가적으로 엄중한 상황이 될 텐데 방첩사는 계엄 선포 예정 사실을 알고 준비하지 않았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계엄이 선포되면 합수본을 설치해야 하는 사람이 나다. 하지만 나는 해당 사실을 알지 못했다”며 “체포조를 운영한 수사단장도 해당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답했다. 그는 “방첩사 비상소집이 완료된 시간이 지난해 12월4일 오전 1시4분”이라며 “합수본은 기본 시설도 갖추지 못한 상태서 계엄이 해제됐다”고 말했다. 방첩사 인원들이 전원 소집되는 시간에 이미 계엄은 해제된 것이다. 방첩사의 작전 계획상에는 상황실 설치에 8시간, 합수본 설치에 24시간을 예정하고 있는데 비상계엄이 3시간 만에 해제됐다. 본부 설치에만 24시간이 걸리며 계엄사령관으로부터 임명을 받아 합수본을 완전히 구성하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한 군사학과 교수는 “계엄 선포에 대해 사령관과 참모진 외에 실무자에게도 공유가 됐다면 미리 합수본 설치를 준비하고 있다가 계엄이 선포된 후 바로 체포를 진행했을 것”이라며 “이번 계엄의 패착은 이전 계엄과 달리 빠르게 대처한 국회를 막지 못한 것과 계엄사령부부터 합수본까지의 실무자들이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방첩사 사령부에서는 미리 계엄 준비를 해왔던 것으로 보인다. 방첩사 소속 간부 A씨는 검찰 조사에서 “방첩사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체결한 MOU에 언급된 ‘합동수사본부’는 계엄 시 설치되는 합수부가 맞다”고 진술했다. 방첩사와 국수본은 지난해 6월28일 ‘안보범죄 수사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합동수사본부 설치 시 편성에 부합하는 수사관 등을 지원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검찰은 이를 근거로 방첩사가 계엄을 오래전부터 준비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지휘부에서 최초에는 지난해 5월 초순경 3주안에 체결하라는 지시를 했다”며 “보통 미국 국방정보국(DIA) 등 해외정보수사기관과 이런 MOU를 맺고, 국내 기관은 관련 법령이 있어 MOU를 맺지는 않는다. 국내 기관과 MOU를 맺은 건 이번이 처음이고, 굳이 이런 MOU를 맺는 게 의아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다만 조지호 경찰청장은 해당 MOU에도 불구하고 계엄 당일 수사관 지원 요청을 이행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조 청장은 지난 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긴급 현안 질의에 나와 “방첩사 주관으로 수사본부가 꾸려질 수 있으니 경찰서 필요한 인력을 지원해줬으면 좋겠다고 해서, 제가 준비하겠다고 했다”고 밝혔으며 계엄 당일 수사관 81명이 방첩사 요청으로 대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두환과 구상 흡사 내란 주동자들은 경찰력을 대거 방첩사로 파견해 합동수사본부를 꾸리고 정치인 체포 작전을 벌일 계획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는 1979년 비상계엄하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피살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이 만든 합수본과 흡사한 구상이다. 당시 합수본은 정권에 반대하는 정치인에 대한 정보 기능을 도맡아 12·12 군사 반란의 수괴인 전두환씨가 권력을 장악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됐다. <kcj5121@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계엄 사령부 구성도 완전 실패 <일요시사>가 확보한 검찰 진술조서에 따르면 계엄사령부는 구성조차 못했다. 권영환 전 대한민국 합동참모본부 계엄과장은 계엄이 선포된 후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으로부터 ‘계엄사령부 설치를 도와라’라는 지시를 받았다. 이에 그는 육군 본부 참모진들이 올라올 때까지 계엄사 상황실 구성 준비를 했다. 계엄이 선포되면 계엄사에는 2실(비서실, 기획조정실) 8처(정보처, 작전처, 치안처, 법무처, 보도처, 동원처, 구호처, 행정처)를 구성하도록 돼있으나. 권 전 과장이 계엄사 상황실을 구성하고 있을 당시 국회에서는 ‘비상계엄해제 요구결의안’이 가결됐다. 당시 권 전 과장이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에게 “(계엄해제 요구안이 가결됐으니) 법률상 지체 없이 계엄을 해제하도록 돼있다”고 말하자 박 전 총장은 “그런 것을 조언할 것이 아니라 일이 되게끔 만들어야지 일머리가 없다”며 “올해 연습을 두 번이나 했다고 하면서 구성을 왜 빨리 못하냐”고 꾸짖었다고 한다. 이는 내란 주동자들이 2차 계엄을 생각하고 있었으며 계엄사 구성의 역할이 합참에 있었다는 것을 내포하는 대목이다. <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