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야 맞설’ 국힘 새 원내대표 과제 다섯

출발부터 앞이 깜깜하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쉬운 길은 없다지만, 목적지가 어딘지도 모른 채 내달리는 게 지금 국민의힘이 처한 상황이다. 당도 어수선한 데다, 거대 야당에도 맞서야 한다. 추경호 신임 원내대표가 매머드급 야당을 상대로 협상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너무나도 과제가 많다. 

국민의힘이 기나긴 구인난 끝에 신임 원내대표가 탄생했다. 그런데 또 영남권 출신이다. 당 조직적 측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보인다. 거야에 둘러싸인 상황서 새 원내대표가 협상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을지 당내서 거는 기대가 크다. 앞서 윤재옥 전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 독주를 막아내기가 버거웠다. 임기 말로 갈수록 방어에만 급급하다가 아쉬움 속에 임기를 끝마쳤다. 정치권에선 여당의 공간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구인난 끝에…
결국 추경호

애초 원내대표에 나설 인물을 구하는 일조차 쉽지 않았다. 원내대표 선거는 지난 2일 치러질 계획이었으나 아무도 나서는 이가 없었다. 대표적 친윤(친 윤석열)계인 이철규 의원만이 나홀로 나섰다. 

이 의원은 일찍부터 원내대표 선거 출마를 위해 시동을 걸었다. ‘친윤 중 친윤’으로 불리는 이른바 ‘찐윤’ 중 한 명인 그는 당내서 주요 요직을 맡으며 압도적 존재감을 보여왔다. 실제로 인재영입위원장, 사무총장 등을 역임했다.

당초 원내대표 단독 출마설까지 거론됐던 것과는 다르게 결국 원내대표 후보로 나서지 않았다. 이 의원과 관련한 추대설, 나이 연대(나경원-이철규 연대) 등 다양한 설이 난무했다. 그러나 결국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원내대표를 맡을 생각이 없었던 것이다. 


당내 일각에서는 이 의원의 출마설이 유력하게 떠오르자, 당정관계 등을 우려한 다양한 비판이 쏟아졌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재빠른 총선 패배 수습을 위한 새 원내 지도부가 반드시 필요했다.

이 의원의 원내대표 출마가 없던 일로 되자, 선거 대진표는 수도권·충청권·대구·경북(TK) 의원 3자 구도로 펼쳐졌다. 수도권에서는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송 의원은 이번 총선을 포함, 경기도 이천서만 내리 3선 고지에 오른 인물이다. 강점으로는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 중 몇 안 되는 수도권 의원이라는 점이다.

원내대표 후보 정견발표서도 송 의원은 “국민의힘이 지난 총선서 특히 수도권서 참패했는데, 민심을 회복하기 위해 처절하고 간절한 성찰, 반성이 필요하다”며 수도권 패배를 지적했던 바 있다.

중도 확장론을 꺼내든 충청권의 이종배 의원도 참전했다. 이 의원은 충북 청주서 내리 4선 고지에 올랐으며, 후보군 중 가장 높은 선수라는 강점을 갖고 있었다. 또 중도층 흡수가 유리하고 기존의 당정 관계에 관한 해법에도 강점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찐윤 세력 빈 공간 메울지 관건
특검법 등 이탈 표심 관리해야

앞서 그는 출마 입장문을 통해 “경험을 바탕으로 현명한 협상을 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윤석열정부 관료 출신으로 기획재정부 장관과 경제부총리를 역임한 추경호 의원(초선)도 원내대표 선거에 뛰어들었다. 추 의원의 강점으로는 보수 결집을 한층 더 공고히 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받았다. 


정견발표 당시 추 의원은 “민생 현안에 대해 당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겠다. 긴밀한 당정 소통으로 유능하게 해법을 찾겠다”고 건강한 당정관계를 강조했다.

하지만, 추 신임 원내대표도 친윤으로 누가 되든 현재의 수직적인 당정 관계를 탈피할 수 있느냐는 부분에 관해서는 의문부호가 붙을 수밖에 없다. 대통령실과 관계 설정은 이번 국면서 상당히 중요한 부분으로 과감히 ‘아니다 싶을 때엔 NO’를 외칠 수 있어야 민심을 끌어올 수 있다. 

소통 방식도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다양한 채널을 통해 원외 인물들과도 폭넓게 소통할 수 있는 방식을 만들어 민심을 청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당내에서는 이들은 비교적 계파로부터 자유로운 인물로 평가하지만,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높지 않았다.

원내대표 선거는 지난 9일 치러졌다. 당선자 총회를 개최했고, 후보 토론을 통해 국민의힘이 처한 위기를 돌파할 전략을 내세웠다. 이날 국민의힘은 원내대표 선출 규정인 22조에 의거해 재적 의원 과반수 투표와 투표 의원 과반수의 득표를 획득한 추 후보를 새 원내대표로 선출했다. 

차기 원내대표에게는 많은 과제들이 산적해 있는데, 당장 일선서 물러난 찐윤 세력의 공백을 어떻게 메울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윤석열정부 초기만 해도 핵심 그룹은 당의 전면에 나서 주류로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이제는 전면에 나서는 것 자체를 리스크로 보는 인식이 강하다. 

또다시
영남권

이 때문에 차기 원내대표는 대통령실과 관계 설정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지켜봐야 하는데, 수직적 당정 관계의 우려는 여전히 산재하고 있다. 앞서 대통령실은 이미 찐윤인 정진석 의원을 대통령실 비서실장으로 앉혔다. 정 비서실장이 당 사정을 잘 알고 있고, 대통령실의 의중을 강화하려는 인사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따라서 차기 원내대표 역시 대통령실과의 소통을 어떤 방식으로 할지 주목된다. 

현재 국민의힘의 입지는 잔뜩 쪼그라든 형국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영수회담서도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은 패싱당했다. 수직적 당정 관계의 여파인 셈이다. 그동안 국민의힘은 당 운영을 대통령실 의중에 맞춰왔다. 

당장 국민의힘은 여소야대에 형국에 처한 원구성을 어떻게 헤쳐나갈지도 관건이다. 민주당 박찬대 신임 원내대표가 “상임위원장을 모두 민주당이 맡는 것도 고려 중”이라고 언급하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민주당은 21대 국회서 국민의힘에게 양보했던 운영위원회, 법제사법위원회를 차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추 신임 원내대표는 사실상 원구성부터 불리한 형국으로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아야 하는 셈이다. 그는 운영위원회·법제사법위원회 등 주요 상임위원회 위원장직을 반드시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법사위원장은 통상 국회의장 출신 정당의 상대 정당이 맡는 관행으로 이어져 왔다. 그러나 민주당은 21대 국회 전반기 때 총선서 압승하면서 상임위원장을 독식했다.

이 같은 행태는 22대서도 그대로 이어질 방침이다. 추 신임 원내대표가 상임위 등 원구성 문제를 어떻게 극복해 나가는지 지켜보는 것도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산적한 
숙제들

영남권 출신인 그는 결국 영남이라는 한정된 구도 속에서 여러 난제들을 매듭지어야만 한다. 그는 당선 소감으로 “108명이 똘똘 뭉치자”고 언급했다.

당내에서는 추 원내대표가 비록 영남 출신이지만 21대 국회서 원내수석부대표를 지냈고, 앞선 민주당과 협상 과정서 성과를 냈던 점을 인정받았다. 일례로 2021년 민주당의 상임위 독식 체제를 끝낸 점이 대표적 사례로 평가된다.

당장 채 상병·검건희 여사 특검 이탈표를 단속해야 하는 임무가 놓여있다. 윤 대통령은 사실상 거부권을 시사한 상황이다. 민주당은 21대 국회 임기 종료 전날인 오는 28일, 본회의를 다시 열어 특검법을 재차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재적 의원 중 절반 출석을 통해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 법안을 재의결하게 된다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게 불가능해진다.

현재 21대 국회 재적 인원은 총 296명으로 출석 의원 중 3분의 2에 해당하는 찬성표가 중요하다. 이 중 구속 수감 중인 윤관석 의원을 제외하고 295명 중 197명만 찬성표를 던질 경우, 특검법은 본회의를 통과하게 된다. 반면 국민의힘 소속 의원 전원(113명)이 모두 참석해 반대표를 던지면 부결 처리된다. 

관건은 국민의힘 내의 이탈표다. 공개적으로 몇몇 국민의힘 의원들은 특검법 통과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비쳤던바 있는데, 이들 중 15명 이탈 시 특검법은 가결 처리된다. 이들은 이번 총선서 불출마했거나 낙선한 의원이 다수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통령실과 관계 설정 변화 필요
비대위원장과 호흡도 상당히 중요

이런 탓에 국민의힘 내에서는 전운마저 감지된다. 당내서 총선 책임론의 타깃을 윤 대통령으로 조준할 경우, 즉시 타격할 수 있는 셈이다. 앞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 역시 체포동의안이 헌정사상 최초로 본회의를 통과했던 바 있다. 추 원내대표는 이 같은 점을 고려해 당내 입단속(?)에도 성공해야 한다.

이 밖에 22대 국회는 국민의힘에게 있어 ‘범야권 192석’으로 험난한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민주당을 비롯한 조국혁신당 등 범야권에선 이번 21대 국회서 채 상병 특검법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다시 본회의에 올리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여기에 김건희 여사 특검법, 양평 고속도로 특검법 등 윤 대통령을 옥죌 사안들이 다수 대기 중이다. 추 원내대표가 이 같은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단기적인 방어에 치중할 게 아닌, 장기적 전략을 짜야 한다. 여소야대라는 유리한 야당 정국에 맞서 촘촘한 구상을 통해 오히려 정국을 주도할 수 있을 만한 플랜이 반드시 필요하다.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과의 관계성도 중요하다. 비록 두 달간의 짧은 동행이지만 이 과정서 분란만 생긴다면 당 사태는 걷잡을 수 없는 내홍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다. 황 비대위원장은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오는 6월 말이나 7월 초가 아닌 8월경에 열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당헌·당규상 필요한 절차가 40일이 소요되는 만큼 시기상으로 7월 이후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윤 전 원내대표의 6월 말에서 7월 초에 조속히 열어야 한다는 입장과 대치된다. 당내 반발이 거칠어지자 일단 한발 후퇴하는 액션을 취했다가 다시 입장을 선회했다.

추 원내대표는 차기 원내대표로서 전당대회 시기를 황 비대위원장과 조율해야 한다. 

시작부터
불리하다

한때 뜨겁게 달궜던 전당대회 룰 부분도 황 비대위원장이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현행 국민의힘은 당헌·당규상 당원투표 100%로 전당대회를 치르도록 돼있는데, 정진석 비서실장이 비대위원장 시절에 바꿨던 규정이다. 친윤 인사들은 현재대로 치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당내에선 전대 룰을 개정해야 한다는 여론이 강하다. 

이와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신임 원내대표는 시작 전부터 불리하게 임기를 맞는다. 거야에 둘러싸여 있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21대 국회는 민주당만 상대했다면, 22대 국회는 여러 당과 맞서야 하는 정국이다. 초반 행보가 상당히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윤재옥 전 원내대표 마지막 메시지는?

국민의힘 윤재옥 전 원내대표가 차기 원내대표 선출을 앞두고 “상대를 악마화하는 정치보다는 상대를 선의의 경쟁자로 보는 문명의 정치로 바꿔야 한다”고 언급했다.

국민의힘을 1년 1개월 동안 이끌어오며 어려운 형국에 처해왔음을 에둘러 표현한 셈이다. 

그러면서 어려운 한 해였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정쟁의 시간이 협치의 시간을 압도했다”며 “22대 국회에서는 반드시 여야가 협치하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정치권에서는 윤 전 원내대표가 여소야대 정국에서도 협상력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9일 신임 원내대표를 선출하는 당선자 총회에서는 “신임 지도부에 많은 숙제를 넘겨드리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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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올인’ 민주당 그림자

‘이재명 올인’ 민주당 그림자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4월부터 설설 끓던 ‘이재명 연임론’이 임계점에 도달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연임으로 잠재적 합의를 본 듯하다. 당의 앞날이 오직 한 사람에게 달려 있다. ‘이재명 몰빵’을 외친 채 운명의 주사위는 던져졌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일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각종 현안을 띄우며 여론전에 나섰지만 그만큼 구설에 오르기도 하는 요즘이다.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둔 포석이라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여의도에서는 ‘어대이(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기류가 강하지만 정작 본인은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이 대표는 24일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당 대표직을 사임했지만, 연임 여부에 관해서는 “길지 않게 고민해서 저의 거취를 결정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모냐 도냐 민주당 의원은 저마다 이 대표 연임론에 군불을 때고 있다. 거대 야당을 맡을 적임자로 이 대표가 제격일뿐더러 민주당 내 마땅한 후보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이 대표의 연임에 대해 “당연하다”며 “지난 총선서 국민은 민주당에 압도적인 승리를 안겨줌으로써(이 대표가) 리더십의 재신임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김대중 대통령도 말씀하셨지만 정치인은 국민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며 “민주당은 절체절명의 정권 교체에 있는데(이 대표는) 지난 2년 동안 차기 대통령 후보 여론조사에서 1등을 뺏겨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 역시 이 대표를 두고 “윤석열정부에 대항해 싸울 수 있는 적임자”라며 연임에 힘을 실었다. 장 최고위원은 라디오를 통해 “본인 개인적으로는 힘드시겠지만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국민이 바라는 건 물러터진 민주당이 아니라 강한 민주당, 이기는 민주당”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이 대표께서 연임을 결단 내리고 출마하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길지 않은 시간 내에 고민을 정리하시지 않을까”라고 예상했다. 민주당이 당헌·당규 개정안을 손질하면서 이 대표의 연임도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지난 17일 제4차 중앙위원회의를 열고 ‘당 대표 사퇴 시한에 예외를 두는 당헌 개정안’을 최종 의결했다. 민주당 당헌 25조2항에 따르면 당 대표나 최고위원이 대선에 출마할 경우 선거 1년 전 직을 사퇴해야 한다. 해당 조항은 그대로 두되 ‘특별하고 상당한 사유’가 있을 때는 당무위원회 의결로 시한을 달리하는 규정을 신설한 게 이번 개정안의 핵심이다. 중앙위원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투표가 진행됐으며 참여자 501명 중 422명인 84.23%가 찬성했다. 반대는 15.77%로 79명이었다. 개정되기 전 당헌을 따를 경우 이 대표는 오는 8월 전당대회를 통해 연임에 성공해도 2027년 치러질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 2026년 3월에 사퇴해야 한다. 하지만 신설 조항이 개정되면서 같은 해 6월 치러질 지방선거에도 공천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전당대회 앞두고 멍석 깔았다 당헌·당규 이어 러닝메이트도 국민의힘이 “이재명을 위한 1인 지배정당”이라고 비판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날 토론회서 민주당 강득구 수석사무부총장은 “비상 상황이 생길 때(개정을) 하면 되는 게 아니냐고 하는데 그때 수정하면 정치적 목적으로 ‘셀프 개정’했다는 오해를 받을 염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대표나 최고위원이 우리 당의 유력 대선후보인데 정해진 일정이 아닌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이 발생해 대선에 나갈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면 어떡할지 고민이 있었다”며 “개정이 필요하다는 차원서 절박한 마음으로 개정안을 만들었다”고 부연했다. 이 대표의 연임이 기정사실로 된 분위기 속에서 2기 지도부에 함께할 의원들도 자천타천 거론된다. 새로운 수석 최고위원이자 이 대표의 러닝메이트로는 4선인 같은 당 김민석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김 의원은 지난 총선서 선대위 종합상황실장 등을 역임하면서 이 대표와 긴밀히 소통해 온 인물이다. 선수가 높아 캠프의 핵심 역할을 맡을 가능성도 크다. 이 밖에도 최고위원 후보군으로 전현희·이언주·민형배·한준호·강선우 의원이 물망에 올랐다. 원외에서는 전봉주 전 의원과 김지호 상근부대변인이 이름을 올렸다. 이 대표도 각종 현안을 띄우며 부지런히 발을 맞췄다. 최근에는 주4일제와 단통법 폐지를 주장하면서 본격적으로 여론 주도권 쥐기에 나섰다. 지난 총선 때 공약으로 내건 ‘25만원 지원금’에 이은 민생 이슈로 다가오는 전당대회를 의식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19일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주 4일제는 피할 수 없는 세계적 추세”라며 “거꾸로 가는 노동 시계를 바로 잡고 일과 삶의 균형을 통한 제도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대통령실의 “근로 다양성을 고려해서 주 52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주장을 지적하는 동시에 맞대응할 카드를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의욕이 지나쳤나? 이날 이 대표는 통신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동통신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인 단통법을 신속하게 폐지하겠다고도 밝혔다. 박근혜정부 시절 시행돼 10년이 넘게 이어지고 있지만 통신비 절감 효과는커녕 부작용만 양산했다는 점에서다. 이 대표는 이런 점을 꼬집으며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지난 1월 민생토론회서 단통법 폐지를 약속했다. 그런데 벌써 반년 동안 변한 게 없다”며 “단통법 폐지에 대해 정부여당도 말만 할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협조해서 우리 국민의 통신비 부담이 저감될 수 있도록 협조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이 대표는 민주당의 아버지”라는 찬사가 나오기도 했다. 새롭게 최고위원회의에 합류하게 된 강민구 최고위원은 “아버님이 지난주 소천하셨다. 아버님은 평생 이발사를 하며 자식을 무척이나 아껴주신 큰 기둥이었다”며 “소천 소식에 이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당원들의 응원이 큰 도움이 됐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아버지는 이 대표”라며 “국민의힘이 영남당이 된 지금 민주당의 동진 전략이 계속돼야 한다. 집안의 큰 어르신으로서 이 대표가 총선 직후부터 영남 민주당의 발전과 전진에 계속 관심을 가져주셨다”고 덧붙였다. 해당 발언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에게 충성 경쟁을 하기 위한 ‘낯 뜨거운 찬사’라는 평가가 나왔다. 국민의힘은 저마다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민주당 최고위원의 발언! 막장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라고 비난했다. 같은 당 김장겸 의원도 “잠시 조선노동당 얘기인 줄 착각했다”며 “우상화가 시작됐나요?”라고 비꼬았다. 새로운미래 최성 수석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이재명 1인 절대권을 지닌 친정 체제’가 확고히 뿌리내리는 장면”이라며 “이재명이 민주당의 아버지면 ‘법카 횡령’으로 재판을 받는 김혜경 여사는 머지 않아 ‘민주당의 어머니’로 칭송받는 날이 올 수도 있겠다”고 직격했다. ‘민주당의 아버지’ 논란이 불거지자 강 의원은 SNS를 통해 “깊은 인사는 영남 남인의 예법”이라고 설명했지만 비판은 쉬이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이 대표의 연임은 ‘양날의 검’이라고 표현했다. 특유의 강력한 리더십으로 민주당을 질서정연하게 이끌겠지만, 앞으로 민주당이 하는 모든 행동이 이 대표를 지키기 위한 방탄으로 비춰질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민주당이 꾸리고 있는 지도 체제 목적은 뚜렷하다. 이 대표를 사법 리스크로부터 구해내는 게 당의 목표가 되다 보니 자꾸 무리수가 생긴다”며 “옆에서 함께 뛰는 동료들이 눈치를 못 채겠나. 그래도 크게 목소리를 내기는 어려우니 ‘민주당이 모든 걸 쟁취하겠다’는 여론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말했다. 방탄 색안경 언제쯤 벗나 민주당이 11개 상임위를 선점하고 각종 법안을 발의하자 국민의힘은 ‘의회 독주’로 규정하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원내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상임위원장을 선출하던 날 국회서 기자들과 만나 “상식에도 맞지 않고 국회법에도 맞지 않고 관례에도 맞지 않는 상임위 배분안”이라고 비판했다. 22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질주하는 민주당의 모든 행동이 기승전 이 대표를 살리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것이다. 지난 7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1심서 징역 9년6개월을 선고받자 민주당이 본격적으로 이 대표 지키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여권의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법제사법위원회 등 주요 상임위를 차지하고 강경파 의원을 위원장으로 앉힌 것 역시 이 대표를 사법 리스크로부터 방어하기 위함이라고 해석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발의한 ‘대북송금 특검법’ ‘수사기관 무고죄’ 등도 모두 이 대표 방탄을 위한 맞춤형 법안이라고 주장했다. 야당이 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인 방송 4법을 국회 상임위원회(과방위)서 단독으로 처리한 것 또한 이 대표가 언론을 개인 방송으로 사유화하기 위한 절차라고 맹비난했다. 방송 4법은 지난 21대 국회서 윤 대통령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 법안 중 하나다. 기존 방송 3법에 방송통신위원회의 의결 정족수를 4인 이상으로 하는 내용을 더해 22대 국회서 재발의한 것이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표가 자신에게 불리한 사실을 보도한 언론은 ‘애완견’으로 비난하면서 언론을 사실상 이 대표의 개인 방송으로 사유화하고 장악하겠다는 속셈”이라며 “국회는 이 대표의 방탄 로펌이 아니며 공영방송이 이 대표의 개인 방송으로 전락해서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 대표가 자신의 대북송금 의혹 수사 관련 보도를 한 일부 언론을 ‘검찰의 애완견’으로 표현한 게 논란이 되자 일부러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안 의원은 “날치기로 통과시킨 방송3법은 공영방송 이사진 대부분을 친민주당·친민주노총 성향 단체들이 추천하겠다는 개악법”이라며 “‘이재명 민주당’이 무리수를 두는 이유는 뻔하다. 방탄 언론으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벗어나려는 처절한 몸부림”이라고 강조했다. 말 한마디도 ‘방탄’ 직결 “연임은 당이 쥘 양날의 검”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 대표를 향해 “여의도 동탁이 등장했다”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그는 SNS를 통해 “‘이재명 1극 체제’는 우리로서 전혀 나쁘지 않다. 동탁 체제가 아무리 공고해 본들 그건 20% 남짓한 극성 좌파들 집단의 지지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홍 시장은 “민주사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어버이 수령 체제’로 치닫는 민주당을 보면서 나는 새로운 희망을 본다”며 “민주사회서 최종 승리는 결국 다자 경쟁구도서 나온다. 노무현 대통령의 탄생이 그걸 증명해 준다”고 덧붙였다.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이 대표가 연임하면 지방선거서 민주당이 가질 수 있는 다양성이 줄어든다”며 “민주당을 이끌 새로운 인물,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는 인물은 민주당 내에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너도나도 이 대표를 추대하는 분위기로 몰려 선뜻 목소리를 못 내고 있을 뿐”이라며 “결국 국민의 피로감만 쌓이는 전당대회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민주당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모양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누가 당 대표가 되든 민주당이 크게 달라질 것은 없지만, 이재명이라는 대선후보의 입장서 보면 너무 많은(당의) 리스크를 안고 가는 선택 아닐까”라고 우려를 표했다. 고 최고위원은 ‘리스크를 떠안고 갈 우려가 너무 크다’ ‘목표를 대권에 잡아야지 당권에 둬서는 안 된다’ 등의 이유로 이낙연 전 대표의 출마를 반대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은 당권을 갖고 갔다. 그리고 리스크를 다 안을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흘러갔다”며 “그게 다시 반복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어서 대권과 당권을 분리해서 볼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고 제안하기도 했다. 리스크 확성기 야권의 한 관계자 역시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어떤 집단이 일극체제로 굴러가는 건 누군가의 뛰어난 리더십이 발휘됐다는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이 대표는 사법 리스크로 꽁꽁 묶여 있다. 거대한 무리서 혼자 톡 튀어나온 이 대표는 국민의힘의 타깃이 되기 딱 좋은 위치”라고 우려를 표했다. 모든 시선이 이 대표에게 쏠려 있으니 국민의힘이 작은 오점 하나까지 꼬투리를 잡아 늘어질 게 뻔하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이 대표 한 명만 쓰러뜨리면 끝나는 게임이 될 수도 있다. 국민의힘을 비롯한 보수진영에서는 후보군이 제법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면서도 “전당대회뿐만이 아니라 대선에 등장할 잠룡도 많은데 민주당은 ‘오직 이재명’만 외치면서 다음 대책도 없이 손을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여기서 변화구가? 5선인 민주당 이인영 의원의 당권 도전 가능성이 8월 전당대회 변수로 떠올랐다. 잔뼈가 굵은 한 야권 관계자는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나 “국회의장 선거서 우원식 의원이 추미애 의원을 꺾었다. 이인영 의원도 우 의원과 같은 GT계(김근태계) 사람”이라며 “우원식 의원을 의장으로 만들었으니 이 의원의 출마는 ‘못 먹어도 고’ 아니겠느냐”고 귀띔했다. 다만 “이 대표 추대론으로 분위기가 맞춰지고 있어 이 의원의 도전이 계파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며 “고심이 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전당대회 출마와 관련해 이 의원은 이렇다 할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