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윤석열 리더십 막전막후

바람 앞에 등불…진짜 내보내나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아직 임기가 절반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당에서 출당을 요구한다. 의지할 곳 하나 없는 대통령의 모습이 쓸쓸하게 느껴진다. 이런 소리를 듣고서도 내부 분란을 우려해 일단 대통령실은 참고 있지만, 속에서는 부글부글 끓는 모습이다. 재빨리 탈출구를 찾아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과연 해법을 제시할 수 있을까?

의대 정원 증원을 두고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과 윤석열 대통령 간 엇박자가 났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의료개혁과 관련해 담화문을 발표했다. 담화문에는 의료 공백 사태에 관한 해법이 제시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정기조를 바꿀 생각이 전혀 없다는 의지만 드러냈다. 

사실상 2000명 증원의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셈이다. 담화문 발표가 있던 날 한 비대위원장은 즉시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어깃장을 놨다. 의대 증원 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러자 대통령실도 “절대적 수치가 아니다”라는 해명을 내놨다. 

레임덕? 
데드덕?

벌써 3번째 강 대 강 매치다. 총선 국면인 터라, 대통령실이 오히려 확전을 자제하는 분위기지만 전운이 감돈다. 이처럼 최근 한 비대위원장과 윤 대통령이 사사건건 맞붙는 요소들이 발생하고 있다. 처음에는 한 비대위원장의 활동이 국민의힘 상승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한 비대위원장의 대결 구도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선거전 국면에 들어서면서 점차 갈등이 수면으로 올랐다. 


그러자 윤 대통령의 리더십이 흔들린다는 평가가 나왔다. 총선에 나선 국민의힘 후보 몇몇은 윤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공격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가장 먼저 운을 띄운 이는 부산 북갑에 출마한 서병수 후보다. 서 후보는 윤 대통령이 자기 반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 비대위원장의 측근으로 활약하고 있는 김경률 비대위원은 한 방송에 출연해 “민심을 얻기 위해 파열도, 파국도 마다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경남 김해을에 출마한 조해진 후보도 지난달 31일, 시국 기자회견을 열고 “이대로 가면 국민의힘의 참패고, 대한민국은 망한다. 윤 대통령이 국민에게 무릎을 꿇는 게 살 길”이라며 윤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했다. 조 후보는 “윤 대통령이 국민을 실망시키고 분노하게 했다. 오만과 독선으로 불통의 모습을 보였고, 정치를 파당적으로 했으며, 국정과제에 혼란을 초래하고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왔다”고 타박했다. 

마포을에 출마한 함운경 후보도 윤 대통령을 향해 공개적으로 탈당을 요구했다. 

함 후보는 “더 이상 윤 대통령에게 기대할 바가 없다”며 “행정과 관치의 논리에 집착하려면 거추장스러운 국민의힘 당원직을 이탈해달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후 하루 만에 입장을 철회하기는 했지만, 아무리 선거 국면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매우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22대 총선서 다시 김 여사 특검법
경제부처 개각 통해 지지 회복해야 

민주당서 당적을 옮겨 같은(대전 유성을) 지역구에 출마한 이상민 국민의힘 후보도 “윤 대통령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국민 앞에 고해성사할 필요가 있다”고 직격하기도 했다.


그만큼 윤 대통령을 향한 당내 불만이 상당하다는 뜻으로 읽힌다. 일단 여권 인사들 중 일부 요구인 만큼 총선 이후 해당 안건을 두고 당 안팎이 상당히 시끄러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대응을 시작할 경우, 대통령의 리스크가 더욱 확전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정치권에 따르면 일각에서는 총선 이후 윤 대통령에게 출당을 요구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윤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신평 변호사는 자신의 SNS에 “대통령의 탈당 요구는 특정 세력의 당권 장악을 위한 것”이라며 “그들이 윤 대통령을 무참히 쫓아내려 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윤 대통령은 여러 실책을 범해왔다. 김건희 여사에 관한 리스크는 여전히 침묵으로 일관했다. 김 여사가 공식적인 행보를 재개하지 않은 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의도적으로 주목을 피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실제로 지난해 12월15일 네덜란드 방문 이후 아예 모습을 감췄다. 

현재 김 여사에게 제기된 의혹은 크게 두 가지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및 명품백 수수다. 민주당은 선거전에서 이를 활용 중인데 선거 이후에도 김 여사를 향한 공격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두 리스크를 방어해오기에만 급급했으나, 이제는 답을 내놔야 할 시기다. 윤 대통령의 탈당 주장이 나오자, 친윤(친 윤석열) 세력은 곧바로 방어하는 자세를 보였다. 

대표적인 친윤으로 분류되는 권성동 의원은 자중하라며 강한 어조로 경고장을 날렸다. 총선을 앞두고 리스크가 확전된다면 국민의힘은 또다시 분열의 길을 걷게 되고, 결국 힘 한 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고배를 마실 수 있다. 

현재 대구·경북(TK)와 부산·경남(PK)서도 윤 대통령을 향한 지지율이 흔들리는 중이다. ‘보수의 성지’나 다름없는 곳에서 이 같은 모습을 보일 경우, 이번 총선은 필패할 수밖에 없다. 

당에서도
탈당 요구

부산시 수영구는 국민의힘을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나선 장예찬 후보와 국민의힘 정연욱 후보와 표 갈림 현상도 감지된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았다면, 이 같은 현상은 발생하지 않았겠으나 보수 성향 유권자들의 표가 갈릴 수 밖에 없다.

한동훈이냐, 윤석열이냐를 두고 갈림길에 선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덕분에 민주당 유동철 후보는 1위를 질주 중이다. 

이번 총선은 윤석열정부의 중간 평가격으로 치러지는데, 상황은 자꾸 윤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흘러간다. 위기가 반복되자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과 거리두기하려는 모습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 


취임 2주년까지 얼마 남지 않았지만, 달라진 게 딱히 없다. 공정과 상식이라는 간결하고 뚜렷한 메시지는 자신에게는 예외로 적용됐다. 

윤 대통령은 여론의 반대를 무릅쓰고 노동개혁과 건전재정 기조 확립, 사교육 카르텔 혁파 등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 문제는 운을 띄우는 데 그쳤다는 점인데, 문제는 구체적인 방안이 딱히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선, 담화 당시 “내용이 필요하다면 과감하게 해왔다”며 자평에 그쳤다. 

벌써부터 국민의힘은 총선서 패배 시 윤 대통령에게 잘못이 있다는 식으로 몰아가기 위한 여러 흔적들이 곳곳서 비친다. 이런 구조는 한 비대위원장에게 유리해진다. 기존의 당과 정부의 수직적 관계를 탈피했다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고, 윤 대통령의 하락에 따른 반사이익을 챙기기가 쉬워진다.

정권 초부터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달라져야 한다고 경고해 왔다. 

여전히
갈등 조짐

그의 기치는 여전하다. 한번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든 사안은 주변서 아무리 잘못됐다고 해도 변함없지만, 상황이 좋지 않다. 결국 한 발 물러난 때가 이종섭 전 주호주대사의 사퇴와 황상무 전 사회수석의 사퇴 때다. 


이런 탓에 총선 결과와 상관없이 친윤과 친한(친 한동훈) 세력은 또다시 갈라설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불리한 쪽은 친윤 세력이다. 친윤 세력은 공천 과정서도 많은 불만을 드러냈었다. 비례 후보 명단이 확정된 뒤, 공개적으로 친윤계인 이철규 의원이 문제삼았다. 

이 의원의 지적을 받아들여 일부 비례대표 후보 명단을 수정해 정면충돌은 피했지만, 사안마다 갈등이 생길 조짐은 여전히 유효하다.

국민의힘은 이미 내부적으로 친윤과 비윤(비 윤석열)의 투쟁이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 이 과정에서는 친윤 세력이 승리했지만 또다시 분란이 발생한다면, 친윤 세력은 갈등의 당사자로 지목돼 불리한 국면을 맞을 수 있다. 

여기에 더해 22대 국회에서는 김 여사 특검법이 다시 발의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만약 비윤 세력이 결집해 당론을 다른 방향으로 채택한다면 윤 대통령의 리더십은 더욱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윤 대통령은 한 비대위원장의 체급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선거 결과가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나든 한 비대위원장은 국민의힘의 대권주자로 우뚝 올라서게 된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대권 행보를 보이는 그는 더 이상 윤 대통령의 검이 아니다. 또 윤 대통령과 거리를 두고 있는 몇몇 인사들과의 관계도 중요한 요소다.

일각서 제기하고 있는 레임덕이 다가온다면 당내 대권 잠룡은 윤 대통령에 대한 본격 타격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수회담? 야당과의 대화도 필요
차기 당 대표 누가 되느냐가 관건 

앞으로 윤 대통령은 여러 난관들을 헤쳐나가야 한다. 리더십을 회복할 방안으로 총선 후 개각 단행 등의 몇 가지 사안들이 거론되고 있다. 이미 몇몇 인사들이 개각의 필요성을 언급한 만큼 개각을 통해 새 활로를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 국정운영의 모습을 바꾸겠다며 개각을 단행했던 만큼 비교적 이른 감이 있지만, 실제 목표는 총선용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잇따라 제기되는 경제 위기설, 민생 위기설에 맞춰 경제 개각이 필요한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윤 대통령은 진짜로 일하는 모습을 적극적으로 어필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국민의힘 내부서조차 대통령실 내각 총사퇴가 언급될 정도다. 대통령실도 어떤 액션을 취할지 결정해야 한다. 

야당 당 대표와의 영수회담도 추진해야 한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로 민주당 이 대표를 단 한 번도 만나지 않았는데, 실질적인 야당과 정부의 대화 통로 자체가 없었던 셈이다. 임기 초반만 해도 거절이 잘 먹혀 들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영수회담 촉구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주당서도 지난 1일, 김부겸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영수회담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또 국민의힘의 차기 당 대표도 윤 대통령의 리더십을 회복하겠다는 복안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김기현 후보의 대표직 사퇴는 예상에 없던 일이었다. 한 비대위원장을 급파하는 것 말고는 별다른 묘수가 없었다.

새 활로
비상구는?

차기 당 대표를 누가 맡느냐에 따라 윤 대통령이 당의 그립을 더욱 세게 쥐게 될 수도 있지만, 비윤계가 당선된다면 윤 대통령에게 큰 시련이 찾아올 전망이다. 그동안 당정일체를 강조해 온 국민의힘과 대통령실이 총선 이후에도 같은 기조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와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정말 위기를 맞은 듯 보인다. 아직 집권한 지 절반도 채 지나지 않은 상황서 활로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기존 방식이 아닌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한다. 더 이상 고집부릴 상황이 아니다”라고 제언했다. 


<기사 속 기사> 갑자기 R&D 예산 대폭 증대?

대통령실서 내년 연구개발 예산을 역대 최대 규모로 편성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지난 3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서 박상욱 과학기술수석은 “개혁을 진행하는 동시에 내년 R&D 예산을 대폭 증액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실을 비롯해 경제 부처, 혁신본부 등이 목표하는 수준에 관한 공감대는 역대 최고 수준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나 R&D 사업의 수요 부처로부터 수요 조사 진행이 필요한 상황이다.

또 기존 사업 중 구조조정을 해야 해 구체적인 수치는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해당 예산은 올해 삭감된 R&D 예산을 복원하는 차원이 아니다.

R&D다운 R&D를 구현하기 위함이다. 일각에서는 이와 관련해 “마음대로 늘렸다, 줄였다가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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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