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윤석열 리더십 막전막후

바람 앞에 등불…진짜 내보내나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아직 임기가 절반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당에서 출당을 요구한다. 의지할 곳 하나 없는 대통령의 모습이 쓸쓸하게 느껴진다. 이런 소리를 듣고서도 내부 분란을 우려해 일단 대통령실은 참고 있지만, 속에서는 부글부글 끓는 모습이다. 재빨리 탈출구를 찾아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과연 해법을 제시할 수 있을까?

의대 정원 증원을 두고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과 윤석열 대통령 간 엇박자가 났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의료개혁과 관련해 담화문을 발표했다. 담화문에는 의료 공백 사태에 관한 해법이 제시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정기조를 바꿀 생각이 전혀 없다는 의지만 드러냈다. 

사실상 2000명 증원의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셈이다. 담화문 발표가 있던 날 한 비대위원장은 즉시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어깃장을 놨다. 의대 증원 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러자 대통령실도 “절대적 수치가 아니다”라는 해명을 내놨다. 

레임덕? 
데드덕?

벌써 3번째 강 대 강 매치다. 총선 국면인 터라, 대통령실이 오히려 확전을 자제하는 분위기지만 전운이 감돈다. 이처럼 최근 한 비대위원장과 윤 대통령이 사사건건 맞붙는 요소들이 발생하고 있다. 처음에는 한 비대위원장의 활동이 국민의힘 상승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한 비대위원장의 대결 구도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선거전 국면에 들어서면서 점차 갈등이 수면으로 올랐다. 


그러자 윤 대통령의 리더십이 흔들린다는 평가가 나왔다. 총선에 나선 국민의힘 후보 몇몇은 윤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공격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가장 먼저 운을 띄운 이는 부산 북갑에 출마한 서병수 후보다. 서 후보는 윤 대통령이 자기 반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 비대위원장의 측근으로 활약하고 있는 김경률 비대위원은 한 방송에 출연해 “민심을 얻기 위해 파열도, 파국도 마다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경남 김해을에 출마한 조해진 후보도 지난달 31일, 시국 기자회견을 열고 “이대로 가면 국민의힘의 참패고, 대한민국은 망한다. 윤 대통령이 국민에게 무릎을 꿇는 게 살 길”이라며 윤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했다. 조 후보는 “윤 대통령이 국민을 실망시키고 분노하게 했다. 오만과 독선으로 불통의 모습을 보였고, 정치를 파당적으로 했으며, 국정과제에 혼란을 초래하고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왔다”고 타박했다. 

마포을에 출마한 함운경 후보도 윤 대통령을 향해 공개적으로 탈당을 요구했다. 

함 후보는 “더 이상 윤 대통령에게 기대할 바가 없다”며 “행정과 관치의 논리에 집착하려면 거추장스러운 국민의힘 당원직을 이탈해달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후 하루 만에 입장을 철회하기는 했지만, 아무리 선거 국면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매우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22대 총선서 다시 김 여사 특검법
경제부처 개각 통해 지지 회복해야 

민주당서 당적을 옮겨 같은(대전 유성을) 지역구에 출마한 이상민 국민의힘 후보도 “윤 대통령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국민 앞에 고해성사할 필요가 있다”고 직격하기도 했다.


그만큼 윤 대통령을 향한 당내 불만이 상당하다는 뜻으로 읽힌다. 일단 여권 인사들 중 일부 요구인 만큼 총선 이후 해당 안건을 두고 당 안팎이 상당히 시끄러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대응을 시작할 경우, 대통령의 리스크가 더욱 확전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정치권에 따르면 일각에서는 총선 이후 윤 대통령에게 출당을 요구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윤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신평 변호사는 자신의 SNS에 “대통령의 탈당 요구는 특정 세력의 당권 장악을 위한 것”이라며 “그들이 윤 대통령을 무참히 쫓아내려 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윤 대통령은 여러 실책을 범해왔다. 김건희 여사에 관한 리스크는 여전히 침묵으로 일관했다. 김 여사가 공식적인 행보를 재개하지 않은 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의도적으로 주목을 피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실제로 지난해 12월15일 네덜란드 방문 이후 아예 모습을 감췄다. 

현재 김 여사에게 제기된 의혹은 크게 두 가지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및 명품백 수수다. 민주당은 선거전에서 이를 활용 중인데 선거 이후에도 김 여사를 향한 공격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두 리스크를 방어해오기에만 급급했으나, 이제는 답을 내놔야 할 시기다. 윤 대통령의 탈당 주장이 나오자, 친윤(친 윤석열) 세력은 곧바로 방어하는 자세를 보였다. 

대표적인 친윤으로 분류되는 권성동 의원은 자중하라며 강한 어조로 경고장을 날렸다. 총선을 앞두고 리스크가 확전된다면 국민의힘은 또다시 분열의 길을 걷게 되고, 결국 힘 한 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고배를 마실 수 있다. 

현재 대구·경북(TK)와 부산·경남(PK)서도 윤 대통령을 향한 지지율이 흔들리는 중이다. ‘보수의 성지’나 다름없는 곳에서 이 같은 모습을 보일 경우, 이번 총선은 필패할 수밖에 없다. 

당에서도
탈당 요구

부산시 수영구는 국민의힘을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나선 장예찬 후보와 국민의힘 정연욱 후보와 표 갈림 현상도 감지된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았다면, 이 같은 현상은 발생하지 않았겠으나 보수 성향 유권자들의 표가 갈릴 수 밖에 없다.

한동훈이냐, 윤석열이냐를 두고 갈림길에 선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덕분에 민주당 유동철 후보는 1위를 질주 중이다. 

이번 총선은 윤석열정부의 중간 평가격으로 치러지는데, 상황은 자꾸 윤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흘러간다. 위기가 반복되자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과 거리두기하려는 모습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 


취임 2주년까지 얼마 남지 않았지만, 달라진 게 딱히 없다. 공정과 상식이라는 간결하고 뚜렷한 메시지는 자신에게는 예외로 적용됐다. 

윤 대통령은 여론의 반대를 무릅쓰고 노동개혁과 건전재정 기조 확립, 사교육 카르텔 혁파 등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 문제는 운을 띄우는 데 그쳤다는 점인데, 문제는 구체적인 방안이 딱히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선, 담화 당시 “내용이 필요하다면 과감하게 해왔다”며 자평에 그쳤다. 

벌써부터 국민의힘은 총선서 패배 시 윤 대통령에게 잘못이 있다는 식으로 몰아가기 위한 여러 흔적들이 곳곳서 비친다. 이런 구조는 한 비대위원장에게 유리해진다. 기존의 당과 정부의 수직적 관계를 탈피했다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고, 윤 대통령의 하락에 따른 반사이익을 챙기기가 쉬워진다.

정권 초부터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달라져야 한다고 경고해 왔다. 

여전히
갈등 조짐

그의 기치는 여전하다. 한번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든 사안은 주변서 아무리 잘못됐다고 해도 변함없지만, 상황이 좋지 않다. 결국 한 발 물러난 때가 이종섭 전 주호주대사의 사퇴와 황상무 전 사회수석의 사퇴 때다. 


이런 탓에 총선 결과와 상관없이 친윤과 친한(친 한동훈) 세력은 또다시 갈라설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불리한 쪽은 친윤 세력이다. 친윤 세력은 공천 과정서도 많은 불만을 드러냈었다. 비례 후보 명단이 확정된 뒤, 공개적으로 친윤계인 이철규 의원이 문제삼았다. 

이 의원의 지적을 받아들여 일부 비례대표 후보 명단을 수정해 정면충돌은 피했지만, 사안마다 갈등이 생길 조짐은 여전히 유효하다.

국민의힘은 이미 내부적으로 친윤과 비윤(비 윤석열)의 투쟁이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 이 과정에서는 친윤 세력이 승리했지만 또다시 분란이 발생한다면, 친윤 세력은 갈등의 당사자로 지목돼 불리한 국면을 맞을 수 있다. 

여기에 더해 22대 국회에서는 김 여사 특검법이 다시 발의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만약 비윤 세력이 결집해 당론을 다른 방향으로 채택한다면 윤 대통령의 리더십은 더욱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윤 대통령은 한 비대위원장의 체급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선거 결과가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나든 한 비대위원장은 국민의힘의 대권주자로 우뚝 올라서게 된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대권 행보를 보이는 그는 더 이상 윤 대통령의 검이 아니다. 또 윤 대통령과 거리를 두고 있는 몇몇 인사들과의 관계도 중요한 요소다.

일각서 제기하고 있는 레임덕이 다가온다면 당내 대권 잠룡은 윤 대통령에 대한 본격 타격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수회담? 야당과의 대화도 필요
차기 당 대표 누가 되느냐가 관건 

앞으로 윤 대통령은 여러 난관들을 헤쳐나가야 한다. 리더십을 회복할 방안으로 총선 후 개각 단행 등의 몇 가지 사안들이 거론되고 있다. 이미 몇몇 인사들이 개각의 필요성을 언급한 만큼 개각을 통해 새 활로를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 국정운영의 모습을 바꾸겠다며 개각을 단행했던 만큼 비교적 이른 감이 있지만, 실제 목표는 총선용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잇따라 제기되는 경제 위기설, 민생 위기설에 맞춰 경제 개각이 필요한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윤 대통령은 진짜로 일하는 모습을 적극적으로 어필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국민의힘 내부서조차 대통령실 내각 총사퇴가 언급될 정도다. 대통령실도 어떤 액션을 취할지 결정해야 한다. 

야당 당 대표와의 영수회담도 추진해야 한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로 민주당 이 대표를 단 한 번도 만나지 않았는데, 실질적인 야당과 정부의 대화 통로 자체가 없었던 셈이다. 임기 초반만 해도 거절이 잘 먹혀 들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영수회담 촉구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주당서도 지난 1일, 김부겸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영수회담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또 국민의힘의 차기 당 대표도 윤 대통령의 리더십을 회복하겠다는 복안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김기현 후보의 대표직 사퇴는 예상에 없던 일이었다. 한 비대위원장을 급파하는 것 말고는 별다른 묘수가 없었다.

새 활로
비상구는?

차기 당 대표를 누가 맡느냐에 따라 윤 대통령이 당의 그립을 더욱 세게 쥐게 될 수도 있지만, 비윤계가 당선된다면 윤 대통령에게 큰 시련이 찾아올 전망이다. 그동안 당정일체를 강조해 온 국민의힘과 대통령실이 총선 이후에도 같은 기조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와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정말 위기를 맞은 듯 보인다. 아직 집권한 지 절반도 채 지나지 않은 상황서 활로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기존 방식이 아닌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한다. 더 이상 고집부릴 상황이 아니다”라고 제언했다. 


<기사 속 기사> 갑자기 R&D 예산 대폭 증대?

대통령실서 내년 연구개발 예산을 역대 최대 규모로 편성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지난 3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서 박상욱 과학기술수석은 “개혁을 진행하는 동시에 내년 R&D 예산을 대폭 증액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실을 비롯해 경제 부처, 혁신본부 등이 목표하는 수준에 관한 공감대는 역대 최고 수준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나 R&D 사업의 수요 부처로부터 수요 조사 진행이 필요한 상황이다.

또 기존 사업 중 구조조정을 해야 해 구체적인 수치는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해당 예산은 올해 삭감된 R&D 예산을 복원하는 차원이 아니다.

R&D다운 R&D를 구현하기 위함이다. 일각에서는 이와 관련해 “마음대로 늘렸다, 줄였다가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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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다. 1인1표제가 통과된 이후 힘을 받나 싶더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2차 종합특검 후보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시시각각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대권가도의 길을 걸었다. 정 대표도 무사히 ‘이재명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론지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중단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한 논의 없이 합당을 띄워 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당·청 관계까지 어색해진 만큼 ‘정청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더 좁아진 운신의 폭 이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브리핑에서 “오늘 민주당 긴급 최고위와 함께 지방선거 전에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지방선거 후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이하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 통합을 제안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다”며 “그러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자리에서 의원들의 말씀을 경청했고 민주당 지지층 여론조사 지표도 꼼꼼히 살피는 과정에서 더 이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을 혼란케 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이달 13일 입장을 밝히겠다던 혁신당은 날짜를 앞당겨 지난 1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하며 6월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을 향한 뼈있는 말도 이어졌다. 조 대표가 “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혁신당은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법을 피하고자 했던 만큼 합치는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합당의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조 대표는 “양당 간 회동이 이뤄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준비위에서 그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양당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특정 정치인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 국민과 양당 당원께 또다시 실망을 드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동 걸린 민주당-혁신당 합당…다음 복안은? ‘쌍방울 변호인’까지…제대로 꽂힌 ‘2연타’ 조 대표는 정 대표의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대표는 “정 대표께서 혁신당 당원에게 표명한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혁신당 당원은 당으로 향해지는 비방과 모욕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도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순히 연대라고만 표현했는데 우당 간 레토릭적 연대를 의미하는지, 실질적으로 두 당이 지선을 치러낸다는 선거 연대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합당이 아닌 ‘지선 이후 통합’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민주당의 답변에 따라 향후 당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합당 논의가 중지되면서 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나 싶더니 2차 종합특검으로 추천된 전준철 변호사가 새로운 불씨가 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는 2023년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1심 이후 사임했지만,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이재명 죽이기” “제2의 체포동의안 사태” 등 격하게 반발했다. 친청(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전 변호사를 추천하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변호사는 검사 시절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한동훈 채널A 사건 등을 담당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가) 윤석열·김건희 수사를 할 때 서슬 퍼런 윤 총장하에서도 결코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강직하게 수사했다”며 “이번 2차 종합특검의 중요성에 비춰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김성태 대북 송금 조작 의혹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변호사를 추천함으로써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이 차이는? ‘윤정부에서 탄압을 받은 변호사’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을 설득시킬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이번 2차 종합특검 추천 과정에서 조금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도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 대표는 해당 사태를 인사 검증 실패에 따른 ‘사고’로 규정하고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책임은 당 대표인 저에게 있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이 최고위원을 향한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사 사고가 아닌 정청래 체제를 향한 불만이 표면화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무산과 후보자 논란으로 정 대표의 리더십이 2연타를 맞으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정 대표는 직접 연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1인1표제 등 당원의 힘을 강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며 대권주자로 나서기 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혁신당과의 합당 이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공은 정 대표에게 돌아간다. 그 성과를 토대로 대표 연임에 성공한 뒤 차기 대권까지 밟는 이른바 ‘이재명의 길’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여의도가 바라본 이재명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친문(친 문재인)계가 민주당을 꽉 쥐던, 시절 그는 한 줌의 계파도 없이 고군분투하며 기득권에 맞섰다. 온건파 사이에서 파격적인 개혁을 앞세워 당원들의 갈증을 해소했고, 이들을 ‘개딸(개혁의 딸)’로 묶어 본격적인 팬덤 정치에 나섰다. 당 대표 시절에는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 시한인 ‘대선 1년 전’에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을 바꾸면서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자신 있게 뜻을 밀어붙였고 전당대회서 최종 득표율 85.4%로 연임에 성공했다. 리더십 심폐소생 권력의 정점에 선 이 대통령이 걸어온 길은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정 대표는 그런 거친 이재명의 길 초입에 들어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이다 화법’으로 지지 세력을 키우는 시도는 이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 이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던 1인1표제를 정 대표는 해냈다”면서도 “서둘렀던 게 문제다. 합당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맞아떨어졌다. 그때는 민주당이 야당이었고 윤석열·김건희라는 공공의 적이 있으니 친명과 비명(비 이재명)이 매일같이 싸워도 봉합할 명분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차이는 측근의 유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일 때부터 함께해 온 이른바 ‘성남 라인’이 존재했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 등 측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존재했다”며 “친청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이들을 측근이라고는 볼 수 없다. 김어준·유승민 두 사람이 정 대표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로 꼽히지만, 그들조차도 자기 정치에 당 대표를 쓰는 느낌이 든다. 누가 중심이고, 누가 휘둘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 한 지방선거가 정 대표의 마지막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 ‘압승’을 끌어낸다면 무너진 리더십을 다지는 건 물론 8월 전당대회 출마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당장은 정 대표가 타격을 받았지만 선거 국면을 통과하면서 과오가 희석되는 흐름에 기대를 건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4월 중순까지 모든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경선 규칙과 공천 룰 등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권력에는 비판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한 정치권 관계자의 말처럼 반대 여론을 찬성 여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판가름 난다. 시계를 돌려 2024년 4월, 이 대통령 역시 당 대표이던 시절 공천 시즌을 앞두고 ‘비명횡사’ 논란에 휩싸였다. 현역 의원 의정평가 하위 20% 통보를 박은 이는 6명으로 모두 비명계였던 만큼 의원들 대다수가 ‘친명’을 내세워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 비주류서 180석 야당 대표로 지선 앞둔 대표님의 큰 그림은? 공천 갈등은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이 패배했던 2012년 총선이 되풀이될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졌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사퇴 요구에 이 대표는 “툭 하면 사퇴 요구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를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친명과 비명 간의 갈등은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으로 진단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180석 공룡 야당을 탄생시키면서 여론을 뒤집었다. 정 대표 역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합당 논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며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습 행동으로 당을 흔들지 종잡을 수 없어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것이 지방선거를 앞둔 첫 번째 과제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를 최소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1일에는 “공천 과정 전반의 불공정·불합리한 사례를 사전에 점검해 신뢰받는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겠다”며 공천신문고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합당 과정에 여러 가지 내홍을 겪고 걱정을 끼쳐드렸지만 그런 와중에도 할 일은 빈틈없이 해왔다”며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통한 공천, 투명한 공천이 지방선거 승리의 요체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당 대표의 이 같은 의지가 (공천신문고) 제도를 통해서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재명 모델’로 노선을 잡았지만 ‘제2의 ○○○’이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은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전략까지 정 대표가 따라 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즈음이면 정권 유지든 교체든 국민의 마음속에 새로운 잣대가 세워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좌우 통합을 이뤄낼 지도자를 원할지, 지금보다 조금 더 강경한 지도자를 원할지는 현 정부에 달려 있다. 그 시대에 맞는, 또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될 것”이라고 봤다. 신선한 뉴페이스? 이어 “이 대통령은 후임자를 키우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의 민주당은 당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도 ‘포스트 이재명’이 아닌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그림자에만 메어서는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 갈등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오찬에 초대했지만, 약속 시간을 한 시간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불참을 통보했다. 장 대표는 “(이번 회동이) 부부 싸움하고 둘이 화해하겠다고 옆집 아저씨 불러놓는 꼴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회동에 가면 여야 합치를 위해 무슨 반찬을 내놨고, 쌀에 무슨 잡곡을 섞었고 그런 것들로 오늘 뉴스를 다 덮으려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국민의힘 반발 속에 여당의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민의힘, 정말 ‘노답(답이 없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