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윤석열 리더십 막전막후

바람 앞에 등불…진짜 내보내나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아직 임기가 절반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당에서 출당을 요구한다. 의지할 곳 하나 없는 대통령의 모습이 쓸쓸하게 느껴진다. 이런 소리를 듣고서도 내부 분란을 우려해 일단 대통령실은 참고 있지만, 속에서는 부글부글 끓는 모습이다. 재빨리 탈출구를 찾아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과연 해법을 제시할 수 있을까?

의대 정원 증원을 두고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과 윤석열 대통령 간 엇박자가 났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의료개혁과 관련해 담화문을 발표했다. 담화문에는 의료 공백 사태에 관한 해법이 제시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정기조를 바꿀 생각이 전혀 없다는 의지만 드러냈다. 

사실상 2000명 증원의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셈이다. 담화문 발표가 있던 날 한 비대위원장은 즉시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어깃장을 놨다. 의대 증원 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러자 대통령실도 “절대적 수치가 아니다”라는 해명을 내놨다. 

레임덕? 
데드덕?

벌써 3번째 강 대 강 매치다. 총선 국면인 터라, 대통령실이 오히려 확전을 자제하는 분위기지만 전운이 감돈다. 이처럼 최근 한 비대위원장과 윤 대통령이 사사건건 맞붙는 요소들이 발생하고 있다. 처음에는 한 비대위원장의 활동이 국민의힘 상승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한 비대위원장의 대결 구도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선거전 국면에 들어서면서 점차 갈등이 수면으로 올랐다. 


그러자 윤 대통령의 리더십이 흔들린다는 평가가 나왔다. 총선에 나선 국민의힘 후보 몇몇은 윤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공격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가장 먼저 운을 띄운 이는 부산 북갑에 출마한 서병수 후보다. 서 후보는 윤 대통령이 자기 반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 비대위원장의 측근으로 활약하고 있는 김경률 비대위원은 한 방송에 출연해 “민심을 얻기 위해 파열도, 파국도 마다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경남 김해을에 출마한 조해진 후보도 지난달 31일, 시국 기자회견을 열고 “이대로 가면 국민의힘의 참패고, 대한민국은 망한다. 윤 대통령이 국민에게 무릎을 꿇는 게 살 길”이라며 윤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했다. 조 후보는 “윤 대통령이 국민을 실망시키고 분노하게 했다. 오만과 독선으로 불통의 모습을 보였고, 정치를 파당적으로 했으며, 국정과제에 혼란을 초래하고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왔다”고 타박했다. 

마포을에 출마한 함운경 후보도 윤 대통령을 향해 공개적으로 탈당을 요구했다. 

함 후보는 “더 이상 윤 대통령에게 기대할 바가 없다”며 “행정과 관치의 논리에 집착하려면 거추장스러운 국민의힘 당원직을 이탈해달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후 하루 만에 입장을 철회하기는 했지만, 아무리 선거 국면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매우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22대 총선서 다시 김 여사 특검법
경제부처 개각 통해 지지 회복해야 

민주당서 당적을 옮겨 같은(대전 유성을) 지역구에 출마한 이상민 국민의힘 후보도 “윤 대통령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국민 앞에 고해성사할 필요가 있다”고 직격하기도 했다.


그만큼 윤 대통령을 향한 당내 불만이 상당하다는 뜻으로 읽힌다. 일단 여권 인사들 중 일부 요구인 만큼 총선 이후 해당 안건을 두고 당 안팎이 상당히 시끄러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대응을 시작할 경우, 대통령의 리스크가 더욱 확전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정치권에 따르면 일각에서는 총선 이후 윤 대통령에게 출당을 요구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윤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신평 변호사는 자신의 SNS에 “대통령의 탈당 요구는 특정 세력의 당권 장악을 위한 것”이라며 “그들이 윤 대통령을 무참히 쫓아내려 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윤 대통령은 여러 실책을 범해왔다. 김건희 여사에 관한 리스크는 여전히 침묵으로 일관했다. 김 여사가 공식적인 행보를 재개하지 않은 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의도적으로 주목을 피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실제로 지난해 12월15일 네덜란드 방문 이후 아예 모습을 감췄다. 

현재 김 여사에게 제기된 의혹은 크게 두 가지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및 명품백 수수다. 민주당은 선거전에서 이를 활용 중인데 선거 이후에도 김 여사를 향한 공격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두 리스크를 방어해오기에만 급급했으나, 이제는 답을 내놔야 할 시기다. 윤 대통령의 탈당 주장이 나오자, 친윤(친 윤석열) 세력은 곧바로 방어하는 자세를 보였다. 

대표적인 친윤으로 분류되는 권성동 의원은 자중하라며 강한 어조로 경고장을 날렸다. 총선을 앞두고 리스크가 확전된다면 국민의힘은 또다시 분열의 길을 걷게 되고, 결국 힘 한 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고배를 마실 수 있다. 

현재 대구·경북(TK)와 부산·경남(PK)서도 윤 대통령을 향한 지지율이 흔들리는 중이다. ‘보수의 성지’나 다름없는 곳에서 이 같은 모습을 보일 경우, 이번 총선은 필패할 수밖에 없다. 

당에서도
탈당 요구

부산시 수영구는 국민의힘을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나선 장예찬 후보와 국민의힘 정연욱 후보와 표 갈림 현상도 감지된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았다면, 이 같은 현상은 발생하지 않았겠으나 보수 성향 유권자들의 표가 갈릴 수 밖에 없다.

한동훈이냐, 윤석열이냐를 두고 갈림길에 선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덕분에 민주당 유동철 후보는 1위를 질주 중이다. 

이번 총선은 윤석열정부의 중간 평가격으로 치러지는데, 상황은 자꾸 윤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흘러간다. 위기가 반복되자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과 거리두기하려는 모습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 


취임 2주년까지 얼마 남지 않았지만, 달라진 게 딱히 없다. 공정과 상식이라는 간결하고 뚜렷한 메시지는 자신에게는 예외로 적용됐다. 

윤 대통령은 여론의 반대를 무릅쓰고 노동개혁과 건전재정 기조 확립, 사교육 카르텔 혁파 등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 문제는 운을 띄우는 데 그쳤다는 점인데, 문제는 구체적인 방안이 딱히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선, 담화 당시 “내용이 필요하다면 과감하게 해왔다”며 자평에 그쳤다. 

벌써부터 국민의힘은 총선서 패배 시 윤 대통령에게 잘못이 있다는 식으로 몰아가기 위한 여러 흔적들이 곳곳서 비친다. 이런 구조는 한 비대위원장에게 유리해진다. 기존의 당과 정부의 수직적 관계를 탈피했다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고, 윤 대통령의 하락에 따른 반사이익을 챙기기가 쉬워진다.

정권 초부터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달라져야 한다고 경고해 왔다. 

여전히
갈등 조짐

그의 기치는 여전하다. 한번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든 사안은 주변서 아무리 잘못됐다고 해도 변함없지만, 상황이 좋지 않다. 결국 한 발 물러난 때가 이종섭 전 주호주대사의 사퇴와 황상무 전 사회수석의 사퇴 때다. 


이런 탓에 총선 결과와 상관없이 친윤과 친한(친 한동훈) 세력은 또다시 갈라설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불리한 쪽은 친윤 세력이다. 친윤 세력은 공천 과정서도 많은 불만을 드러냈었다. 비례 후보 명단이 확정된 뒤, 공개적으로 친윤계인 이철규 의원이 문제삼았다. 

이 의원의 지적을 받아들여 일부 비례대표 후보 명단을 수정해 정면충돌은 피했지만, 사안마다 갈등이 생길 조짐은 여전히 유효하다.

국민의힘은 이미 내부적으로 친윤과 비윤(비 윤석열)의 투쟁이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 이 과정에서는 친윤 세력이 승리했지만 또다시 분란이 발생한다면, 친윤 세력은 갈등의 당사자로 지목돼 불리한 국면을 맞을 수 있다. 

여기에 더해 22대 국회에서는 김 여사 특검법이 다시 발의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만약 비윤 세력이 결집해 당론을 다른 방향으로 채택한다면 윤 대통령의 리더십은 더욱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윤 대통령은 한 비대위원장의 체급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선거 결과가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나든 한 비대위원장은 국민의힘의 대권주자로 우뚝 올라서게 된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대권 행보를 보이는 그는 더 이상 윤 대통령의 검이 아니다. 또 윤 대통령과 거리를 두고 있는 몇몇 인사들과의 관계도 중요한 요소다.

일각서 제기하고 있는 레임덕이 다가온다면 당내 대권 잠룡은 윤 대통령에 대한 본격 타격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수회담? 야당과의 대화도 필요
차기 당 대표 누가 되느냐가 관건 

앞으로 윤 대통령은 여러 난관들을 헤쳐나가야 한다. 리더십을 회복할 방안으로 총선 후 개각 단행 등의 몇 가지 사안들이 거론되고 있다. 이미 몇몇 인사들이 개각의 필요성을 언급한 만큼 개각을 통해 새 활로를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 국정운영의 모습을 바꾸겠다며 개각을 단행했던 만큼 비교적 이른 감이 있지만, 실제 목표는 총선용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잇따라 제기되는 경제 위기설, 민생 위기설에 맞춰 경제 개각이 필요한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윤 대통령은 진짜로 일하는 모습을 적극적으로 어필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국민의힘 내부서조차 대통령실 내각 총사퇴가 언급될 정도다. 대통령실도 어떤 액션을 취할지 결정해야 한다. 

야당 당 대표와의 영수회담도 추진해야 한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로 민주당 이 대표를 단 한 번도 만나지 않았는데, 실질적인 야당과 정부의 대화 통로 자체가 없었던 셈이다. 임기 초반만 해도 거절이 잘 먹혀 들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영수회담 촉구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주당서도 지난 1일, 김부겸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영수회담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또 국민의힘의 차기 당 대표도 윤 대통령의 리더십을 회복하겠다는 복안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김기현 후보의 대표직 사퇴는 예상에 없던 일이었다. 한 비대위원장을 급파하는 것 말고는 별다른 묘수가 없었다.

새 활로
비상구는?

차기 당 대표를 누가 맡느냐에 따라 윤 대통령이 당의 그립을 더욱 세게 쥐게 될 수도 있지만, 비윤계가 당선된다면 윤 대통령에게 큰 시련이 찾아올 전망이다. 그동안 당정일체를 강조해 온 국민의힘과 대통령실이 총선 이후에도 같은 기조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와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정말 위기를 맞은 듯 보인다. 아직 집권한 지 절반도 채 지나지 않은 상황서 활로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기존 방식이 아닌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한다. 더 이상 고집부릴 상황이 아니다”라고 제언했다. 


<기사 속 기사> 갑자기 R&D 예산 대폭 증대?

대통령실서 내년 연구개발 예산을 역대 최대 규모로 편성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지난 3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서 박상욱 과학기술수석은 “개혁을 진행하는 동시에 내년 R&D 예산을 대폭 증액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실을 비롯해 경제 부처, 혁신본부 등이 목표하는 수준에 관한 공감대는 역대 최고 수준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나 R&D 사업의 수요 부처로부터 수요 조사 진행이 필요한 상황이다.

또 기존 사업 중 구조조정을 해야 해 구체적인 수치는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해당 예산은 올해 삭감된 R&D 예산을 복원하는 차원이 아니다.

R&D다운 R&D를 구현하기 위함이다. 일각에서는 이와 관련해 “마음대로 늘렸다, 줄였다가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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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