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주가 다시 꺼낸 신한은행 채용 의혹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4.03.14 11:07:18
  • 호수 147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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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야무야’ 모르쇠 묻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김영주 국회부의장의 ‘신한은행 채용 비리 사태’ 연루 의혹이 재조명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현역의원 평가서 하위 20%에 든 김 부의장이 탈당 후 국민의힘으로 옮겨가면서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김 부의장을 향해 “줄 서면 다 취업되는 거냐”고 꼬집었다. 사건의 핵심인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2022년 무죄판결을 받은 사건이지만, 석연찮다는 눈초리다.

지난 3일,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김영주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로 한 데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결국, 김 부의장이 신한은행 채용 비리 연루 의혹에 관한 명쾌한 소명을 내놓지 못하면서 민주당서 컷오프 수순을 밟았다. 김 부의장은 수사당국의 조사를 받은 적이 없고 ‘소명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컷오프된 것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특이자 자녀 
리스트 관리

신한은행 채용 비리 사건은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윤승욱 전 신한은행 부행장을 비롯한 인사부장들이 2013년 상반기부터 2016년 하반기까지 총 8회에 걸쳐 반기별로 시행된 신입사원 채용 과정서 특혜를 제공하거나 점수를 임의로 조작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이다. 

검찰은 조 회장과 임원들이 면접위원의 공정한 심사 업무를 방해했다며 업무방해와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등 혐의를 적용해 2018년 10월 재판에 넘겼다. 양벌규정에 따라 신한은행 법인도 함께 기소됐다.

취재를 종합하면, 신한은행서 외부청탁 지원자와 신한은행 최고 임원·부서장 자녀 특별관리 명단이 발견됐다. 남녀 합격자 성비를 맞추기 위해 154명의 서류면접점수가 조작되기도 했다. 


서울동부지검 주진우 당시 부장검사는 조 회장 외 임원들이 면접위원의 공정하게 심사할 업무를 방해했다며 업무방해와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했다.

서울동부지법 형사11부(재판장 손주철)는 2013년~2016년 신한은행 신입 지원자 중 26명이 채용 과정서 불공정한 혜택을 받았다고 판단했다. 26명 중 합격한 부정 입사자는 22명이다. 판결문에 언급된 부정 입사자들 중에는 김 부의장의 자녀도 포함돼있어 공분을 샀다.

신한은행은 김 부의장을 포함한 국회의원, 금융감독원 임직원, 고액 거래처, 신한은행 계열사 임직원 등이 포함된 이른바, ‘특이자 및 임직원 자녀’ 리스트를 만들어 관리했다. ‘특이자’는 국회의원, 유력 재력가 등 신한은행 영업 및 감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집 자녀, ‘임직원 자녀’는 신한금융지주 부서장 이상의 자녀를 뜻한다. 

이 관리 리스트는 지원자별 경로, 비고 등을 나눠 작성됐다. ‘경로’란에는 특이자에 관한 전형 결과 등을 알려줘야 하는 사람을, ‘비고’란에는 특이자 및 임직원 자녀에 대해 취합한 정보를 적었다.

‘특이자 및 임직원 자녀’ 리스트 관리
취업난 허덕이는 청년, 박탈감 안겨

검찰이 압수수색한 2013~2015년 신한은행 내부 자료에 따르면 김 부의장(당시 민주당)과 정우택·김재경(당시 자유한국당)이 채용 청탁한 정황이 드러났다. 당시 김 부의장은 정무위원회 야당 간사, 정 의원은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 김 의원은 정무위원회 위원이었다.

자료에는 ‘2015년 上(상반기) 신입행원 특이자’란 제목의 문건이 있다. ‘비고’란에는 ‘thru 김영주, 정우택, 김재경 의원’이라 적혀있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thru’는 채용을 처음 부탁한 인물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먼저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김 부의장은 2014년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 때 자신의 지역구인 정선희 영등포 구의원의 자녀인 오모씨의 채용을 청탁했다. 오씨는 1차 면접서 탈락 대상이었지만 ‘별도의 REVIEW(재검토)’ 절차를 거쳐 부정 합격했다.

오씨는 1차 실무자 면접 결과 ‘논리력, 언변 다소 부족, 질문의 의도, 상대방 의견의 핵심을 파악 못하는 느낌, 발표 시 설득력·논리력 부족’으로 탈락 수준인 DC 등급을 받았다. 하지만, 합격 지시가 내려오면서 면접 결과와 달리 합격했다.

2014년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은 그해 4월29일부터 시작됐는데, 김 부의장은 당시 야당이었던 새정치민주연합의 정무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었다.

또, 압수수색 문건에는 정 의원이 당시 신한은행 고위층에게 김모씨의 채용을 청탁한 것으로 나와 있다. 신한은행의 2015년 상반기 신입사원 모집 일정은 2015년 4월15일부터 2015년 7월9일까지 진행됐는데, 당시 정 의원은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2014년 6월~2016년 5월)을 맡고 있었다. 

‘방탄 은행’
김 리스크

김 의원도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으로 있을 당시(2012년 7월~2014년 5월) 자신의 지역구에 있는 K 신문사 사주의 자녀에 대한 채용을 청탁했다. 2013년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 과정서 정모씨의 합격을 청탁했다. 

당시 신한은행은 학점과 나이 등을 기준으로 ‘필터링 컷(Filtering Cut)’ 제도를 운영하고 있었다. 정씨는 연령 필터링 컷에 해당해 탈락했지만 청탁받은 지원자라는 이유로 특혜를 받아 부정 합격했다. 또 1차 실무자 면접 결과 DD 등급으로 탈락 대상이었지만, 평가자 몰래 등급을 임의 상향시켜 부정 합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전부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김 부의장은 “내가 은행 출신이긴 하지만 신한은행과는 전혀 친분이 없다. (공소장에)내 이름이 올라가 있다면 누군가 나를 사칭하고 다닌 것 아닌가 싶다”며 “채용을 청탁한 적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정 의원과 김 의원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고 일관되게 답했다.

이밖에 은행권 관리·감독기관인 금융감독원 임직원도 판결문에 나왔다. 1심 판결문 기준, 금융감독원 기획조정국장 김모씨, 대외협력팀장 박모씨, 부원장 조모씨, 비서실장 이모씨 등이 부정 입사자와 연루됐다. 신한은행 채용 비리 사건은 인사담당자 등 실무진만 형사 책임을 지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재판부가 조 회장의 직접적 관여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면서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이들에게 유죄판결을 했다. 조 회장과 함께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부행장과 인사부장 김모씨는 각각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과 벌금 200만원을 확정받았다. 다른 기간 인사부장으로 일한 이모씨에게도 벌금 1500만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이 확정됐다.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조카손자, 금융감독원 임원 아들 등 3명을 채용하기 위해 면접위원의 업무를 방해했다는 혐의를 인정한 것이다. 다만 재판부는 이로 인해 다른 지원자가 피해를 보지는 않았던 점 등을 고려해 조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나머지 청탁 의혹 등에 대해서는 증거 부족을 이유로 무죄로 판결했다.

이어진 항소심은 3명의 채용 비리 혐의마저 무죄판결했다. 대법원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2022년 6월30일 업무방해·남녀고용평등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조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조 회장과 함께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부행장과 인사부장 김모씨는 각각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과 벌금 200만원을 확정받았다.

찜찜한 판결
정치권 비화

다른 기간 인사부장으로 일한 이모씨에게도 벌금 1500만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이 확정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사기업에 헌법상 채용의 자유가 있으며 ▲이들이 상위권 대학 출신에 기본적 스펙을 갖췄고 ▲별도의 채용비리처벌법이 없는 점 등을 무죄로 판단한 이유로 들었다. 이 논리에 따르면, 일정 수준의 스펙을 갖춘 지원자는 청탁을 받아 채용하더라도 현행법상 문제삼기 어렵다는 뜻이다.

재판부는 기업의 채용 심사 단계별 재량은 폭넓게 보장돼야 하며 일정 범위서 점수를 보정하는 것은 문제삼을 수도 없다고 판시했다. 또 특이자의 합격 과정서 조 회장이 직접적으로 관여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성비 관련 남녀평등고용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1·2심 모두 “여성에게 불리한 기준을 일관하게 적용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도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 중 일부 지원자들의 부정합격으로 인한 업무방해 부분 등에 대해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보고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 자유심증주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2심 판단을 유지했다.

결국, 채용 청탁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도 ‘사기업의 채용의 자유’ 등을 내세워 무죄 판결한 2심을 그대로 유지한 것이다.

‘thru 김영주’ 부탁 의미?
김 “누군가 나를 사칭했다”

이는 동종 채용 비리 사건에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해 왔던 판례와 배치되는 판결로 해석됐다. 앞서 대법원은 2020년 3월 비슷한 구조의 채용 비리가 문제됐던 ‘우리은행 채용 비리’ 사건서 업무방해 혐의를 인정해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에게 징역 8개월 실형을 확정한 바 있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대법원 판결로 권력층의 채용 청탁이 용인되는 근거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며 “앞서 채용 비리 대상자의 입사를 취소한 우리은행의 경우처럼, 채용 비리 연루자의 채용을 취소하도록 요구하는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 회장이 대법원서도 무죄 확정판결을 받자 기득권층의 채용 청탁을 사법부가 용인한 것 아니냐는 거센 비판도 쏟아졌다. 특히, 2017~2018년 고용노동부 장관을 역임한 김 부의장이 채용 청탁 의혹을 받고 있다는 사실에 논란이 가중됐다. 취업난에 허덕이던 청년들에게 채용 비리는 박탈감을 불러 일으켰다.

김 부의장에 대한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와 징계를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 바 있다. 금융정의연대, 정의당 청년본부 등은 2020년 6월10일 오전 국회 소통관서 ‘국회의원 채용 비리 의혹 진상규명 및 징계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서 김 부의장에 대해 형사처벌과 별개로 징계를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이날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신한은행 채용 비리 공소장과 판결문에 김영주 의원의 실명이 기재돼있음에도 단 한 번의 검찰 조사도 받지 않은 것은 의아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하승수 변호사도 “(김영주 의원은 당시)정무위원회 간사였기 때문에 금융기관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였다. 검찰이 의지를 갖고 수사하면 업무방해죄 교사범으로 처벌이 가능하다. 문제는 검찰이 이 사건에 대해 수사 자체를 하지 않고 있다. 이는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 공천서 컷오프되고 국민의힘에 입당한 김 부의장은 자신의 채용 청탁 비리 의혹을 부인했다. 앞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지난 3일 “민주당의 평가 기준 중에 채용 비리·음주운전·성비위 등에 해당할 경우 50점 감점을 하게 돼있다. 채용 비리 부분에 대해서 (김 부의장이)소명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50점을 감점하는 바람에 0점 처리됐다고 한다”고 말했다. 

도의적 책임론
무죄면 그만?

김 부의장이 2014년 연루된 신한은행 채용 청탁 비리 의혹에 관해 제대로 소명하지 못해 컷오프됐다는 내용이다.

그러자, 김 부의장은 지난 5일 기자회견을 열고 “2014년에 신한은행 채용 비리가 언론에 보도된 적이 있지만 채용 비리와 관련해 경찰조사를 받은 적도 없고 검찰서 연락받은 적도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KBS <시사직격>에 제가 마치 연루된 것처럼 기사가 나왔지만 한참 뒤에 보도 관계자들이 와서 사과했다”면서 “이 대표가 내가 채용 비리를 소명 못한 것처럼 얘기했지만 난 소명했다”고 반박했다.

<sm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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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