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주만 죽이는 ‘배민1플러스’ 해부

매출 오를수록 통장은 마이너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이 새로 도입한 배민1플러스 요금제가 자영업자들을격분하게 하고 있다. 매출이 높아질수록 배민의 배만 불린다는 것이다. 배민은 가게 운영을 편하게 하기 위함이라고 항변 중이지만 관련 업계에선 수익 극대화를 위한 모델이라는 말도 나온다. 쿠팡이츠도 동일한 방식의 요금제를 시행할 예정이라 애꿎은 업주들만 고통받고 있다.

배달업계 1위인 배민이 새로운 정률 수수료 기반의 ‘배민1플러스’에 외식 자영업자들에게 논란이 되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소비자 부담을 완화하면서 점주 부담은 늘어나 결국 배민만 배가 불러오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배민은 지난달 17일, 요금제를 개편하면서 자체 배달은 ‘배민배달’로, 대행사를 이용한 배달은 ‘가게배달’로 각각 이름을 바꿨다. 배민배달은 배민1플러스로 주문부터 배달까지 모두 배민이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배민배달
가게배달

배민1플러스는 기존 배민1서 제공하던 한집배달과 알뜰배달을 묶은 서비스 상품이다. 배달은 배민 자체 배달시스템인 배민라이더가 진행하는 구조다. 가게배달은 업주가 울트라콜(깃발 광고비)이나 오픈 리스트 상품에 가입해 광고로 가게를 노출한다.

배민1플러스는 배민이 부가세를 제외하고 매출의 6.8% 정률 수수료(부가세 포함 7.48%)를 가게로부터 받아 간다. 점주들은 결제수수료 1.5%~최대 3%(부가세 별도)도 부담해야 한다. 


점주들은 배민1플러스 서비스에 대해 광고비를 받으면서 중개수수료까지 높은 비율로 가져가는 상황이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점주들이 가장 불만을 느끼는 것은 배달요금 선정이다. 배민1플러스는 배달료 중 2500~3300원을 지역에 따라 점주 부담액으로 나머지를 고객이 부담하도록 설정했다. 기존에 점주들은 총 배달비 6000원 중 자체적으로 배달부담 비율(가게부담과 소비자부담 비율)을 책정해 왔으나 배민1플러스 서비스 이후 배민 측에서 배달부담 비율을 선정하게 된 것이다. 

예컨대 1만원짜리 주문에 중개이용료 680원, 배달요금 3300원(서울 기준), 결제수수료 300원 등을 합한 4280원에 부가가치세 10%를 더해 4708원이 배민배달을 이용하는 업주가 배민에 지불해야 하는 최대 요금인 셈이다.

배민1플러스 적용 이전에는 상황에 따라 총 배달비 중 일부의 배달비를 부담해 다른 가게와 차이점을 두고 고객을 모으고 배달앱 광고비용 등을 조정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불가능해진 상황이다.

이를 두고 배민 측은 “배민1플러스는 새로운 요금제가 아니다”라며 “기존 출시된 배민1의 한집배달, 알뜰배달 서비스를 하나로 통합해 업주들이 보다 가게 운영을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서비스”라고 주장했다.

정률수수료·가게 배달비 고정
외식 자영업자들 강제로 가입

이어 “해당 서비스의 중개수수료 6.8%은 론칭 이후 변경된 바 없고, 인상 없이 유지해 오고 있다”며 “수취된 배달비는 라이더들의 기본배달비와 더불어 기상 및 배달 건수 등에 따른 인센티브 지급에 사용하고 있고 결제수수료 중 일부도 카드사에 지급되는 것이라 회사가 가져가는 이익이 많아진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6.8%라는 중개수수료율은 국내 배달 플랫폼 중 가장 저렴한 수준이며, 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경기도 고양시 일산의 한 자영업자는 “요기요의 수수료 12.5%와 일반적인 쿠팡이츠의 수수료 9.8%에 비해 배민의 수수료가 적은 것은 맞다”면서도 “하지만 요기요의 배달비(500~1000원)와 쿠팡이츠 기본 배달비 1764원에 비해 배민의 배달료 3300원은 과한 배달비”라고 지적했다. 

그는 “모든 배달업체를 통해 1만원짜리 음식 100그릇을 팔았다고 치면 수수료와 배달비를 다 합친 금액은 배민이 가장 비싸다”며 “수수료를 그대로 두고 가게 부담 배달비를 올린 전형적인 ‘조삼모사’”라고 반발했다.

전문가도 배민1플러스의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허준영 서강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YTN <굿모닝경제>에 출연해 “정률제는 본사 입장에서는 더 유리한 측면이 있다. 그렇기에 정률제에 관련된 광고를 더 위쪽에 노출하는 등 유도를 할 수 있다”며 “우리나라 배달앱은 독점적인 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런 독점력을 가진 기업이 정률제를 도입했을 때 결국은 아무래도 그 피해가 소비자 및 중간에 유통하는 자영업자분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배민은 배민배달 외에 가게배달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가게배달은 기존의 이른바 깃발 광고로 불리는 울트라콜과 사장 직접 배달 등의 서비스다.

어떻게 
다른가?

울트라콜은 고객이 식당을 카테고리별로 찾을 때 가까운 가게로 노출될 수 있는 상품이다. 주문 수와 상관없이 월 8만원(부가세 별도) 정액제로 운영된다. 광고부터 주문까지 배민이 책임지고 가게서 배달대행을 맡기거나 가게서 직접 배달하는 시스템이다. 배달부담 비율도 가게서 정한다.

통상 가게들은 울트라콜을 5개 정도 이용한다. 달마다 부가세를 포함한 44만원의 광고비를, 하루 평균 1만4666원의 광고비를 배민에 내는 셈이다. 울트라콜의 평균 점주 부담 배달료는 1500원이다(서울 외곽 기준). 1만원짜리 음식 10건을 하루에 팔았다고 치면 10만원 매출 중 약 3만2000원을 배민에 주는 것이다.

배민1으로 같은 음식을 같은 양 팔았을 때보다 약 1만5000원정도 덜 부담하게 된다.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 등에서는 배민이 현재 가게배달을 축소하려고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배민서 진행 중인 프로모션이 배민1플러스를 저격해서 나온 것이며 앱 내에서 가게배달의 크기가 축소됐다는 것이다.

앞서의 자영업자는 “배민1플러스가 출시된 후 기존에 일명 깃발 광고로 사용했던 울트라콜의 비중이 확 줄었다”며 “현재 배민서 진행하는 프로모션이 배민1플러스 서비스 위주인 것과 앱 내 가게배달이 축소되면서 생긴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가게 배달 매출 중 60% 이상이 배민으로 들어온 배달이며 그중 배민1이 적게는 70%~90%를 차지하고 있다”며 “과거엔 20개 넘는 깃발을 꽂아둔 적도 있지만 지금은 단 4개의 깃발만 꽂아도 매출과 광고비가 비슷하게 나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낚시성
서비스

서울 은평구서 피자집을 운영 중이라는 한 점주도 “배민1플러스 서비스를 시행한 후 배민1의 주문 수는 울트라콜의 6배에 달한다”며 “현재 배민 앱에서 가게배달을 시키려면 배민1보다 클릭하는 횟수도 많고 잘 보이지도 않아 소비자가 이용하지 못하게 배민이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배민 측은 “가게배달과 배민배달의 비율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현재 배민배달보다 가게배달의 주문비율이 크게 높은 편”이라며 “배민이 배민배달서 배달부담 비율을 책정하는 방식은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는 최적의 비율로 저희가 업주분과 소비자분들을 위해 책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배달비 책정 과정서 소비자 부담 배달비를 절감하고, 업주분들 또한 과도한 부담이 되지 않도록 조정하고 있다”며 “가게별 상황에 맞게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다양화해 제공 중일 뿐”이라고 답했다.

배민의 정률 수수료와 깃발 광고는 이전에도 논란이 된 바 있다. 배민은 지난 2020년 자금력이 있는 업체가 여러 개의 울트라콜을 사용하면서 앱 화면 노출을 늘리는 이른바 깃발 꽂기 문제에 휩싸였다.


배민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20년 4월에 ‘오픈 서비스’를 도입해 시행했다. 오픈 서비스는 매출 1건당 5.8%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정률제 방식이다.

당시 배민 관계자는 “이번에 도입한 오픈 서비스 제도는 특정 업체가 주문을 독식하는 깃발꽂기가 합리적이냐, 주문 생길 때만 세계 최저 요율을 내는 수수료 체계가 합리적이냐는 고민의 결과”라며 “전 세계 주요 플랫폼들이 수수료 중심 체계로 운용되는 것은 그 체계가 가장 합리적이면서도 공평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부 시뮬레이션 결과 절반이 넘는 52%가 광고비를 덜 내게 되고, 주로 영세업주가 이 혜택을 더 누리게 된다”고 부연했다.

깃발 광고 축소도 논란
결국 배민만 배 불리기

그러나 배민 입점 업주들이 오픈 서비스는 ‘꼼수 인상’이라며 반발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기존에는 매출 규모와 관계없이 일정 금액만 냈으나, 정률제가 적용되면 매출이 높은 가게일수록 수수료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바뀌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소상공인연합회는 논평을 통해 “배달의민족이 수수료 제도를 정액제서 정률제로 바꿨다”며 “금액에 제한이 있는 정액제와 비교해 매출 규모에 따라 수수료가 기하급수로 증가하는 정률제는 소상공인들에게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치권과 업주들의 반발이 계속되자 배민은 오픈 서비스 도입 엿새 만에 새로운 요금 체계를 만들겠다며 사과의 뜻을 내비쳤다.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2020년 4월6일 입장문을 통해 “일부 업소가 광고 노출을 독식하는 깃발 꽂기의 폐해를 줄이기 위해 새 요금 체계를 도입했지만 자영업자들이 힘들어진 상황 변화를 두루 살피지 못했다”며 “영세 업소와 신규 사업자일수록 비용 부담이 줄어든다는 개편 효과에만 주목하다 보니(비용 부담이) 갑자기 늘어나는 분들의 입장은 세심히 배려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즉각 (새 요금제인)오픈 서비스 개선책 마련에 나서겠다”며 “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분들에 대한 보호 대책을 포함해 여러 측면으로 보완할 방법을 찾겠다”고 약속했다.

당시 배민은 오픈 서비스를 내며 깃발 개수를 3개로 제한하는 정책도 폈지만 엿새 만에 재개했다. 배민 측은 깃발을 많이 이용했던 가게 주인들로부터 문제 제기가 이어지면서 무제한 깃발 광고를 다시 시작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쿠팡이츠도 다음 달 7일부터 출시하는 ‘스마트 요금제’도 배민1플러스와 동일한 방식이다. 스마트 요금제는 수수료 9.8%와 배달요금 2900원, 결제 수수료 3%, 부가가치세 10%를 낸다. 양사의 새 요금제는 ‘점주 부담 배달비를 낮추기 위함’이라는 공통된 목적이 있다.

계속되는 
논란들

이를 두고 한 배달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극심했을 때 배민과 쿠팡이츠가 라이더를 두고 프로모션 경쟁을 벌였다면 엔데믹으로 수요가 감소한 지금은 점주로 대상을 바꿔 점유율을 늘리기 위한 새로운 경쟁을 하는 것”이라며 “겉으로는 점주들과의 상생으로 보일 수 있지만 회사 수익 극대화에 치중한 요금제 출시”라고 해석했다.

이 관계자는 “진짜 점주와 소비자의 부담을 완화하려고 했다면 수수료율을 인하하거나 배달수수료를 인하하는 게 맞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kcj512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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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