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야 산다’ 조국 서바이벌 시나리오

서초서 여의도로…핸들을 틀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검찰 독재 종식’의 불쏘시개 되겠다”며 신당을 창당했다. 문제는 불씨를 살릴 마른 장작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조 전 장관의 선택을 두고 얻는 것 보다 잃는 게 더 많다는 평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과의 불편한 동거가 어떻게 결론이 날지 이목이 쏠린다.

지난 8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 혐의로 항소심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로부터 6일 뒤인 지난 13일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국가 위기를 극복할 대안을 한발 앞서 제시하는 정당을 만들겠다”며 조국신당(가칭) 창당을 선언했다. 무능한 검찰 독재정권 종식을 위해 맨 앞에서 싸우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고군분투
생존기

이날 조 전 장관은 부산 중구 민주공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은 지금 외교·안보·경제 등 모든 분야서 위기에 처해 있다”며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도약하느냐 이대로 주저앉느냐 하는 기로”라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정부는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나. 정부 스스로 우리 평화를 위협하고 과학기술 경쟁력을 저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 전 장관은 ‘무능한 정권 심판론’을 내세웠다. 정부를 비판하는 언론을 통제하고, 정적 제거와 정치혐오만 부추기는 검찰 독재정치에 몰두해 민생을 외면했다는 설명이다.

끝으로 “지역갈등·세대 갈등·남녀갈등을 조장하고 이용하는 정치, 국가적 위기는 외면한 채 오직 선거 유불리만 생각하는 정치는 이제 끝장내야 한다”며 “갈등을 이용하는 정치가 아니라 갈등을 조정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은 조 전 장관의 출마를 ‘정치적 면죄부’라고 지적했다. ‘검찰 독재 종식’이라는 구호를 들고 나왔지만 알맹이는 ‘정치생명 연장’이라는 것이다. 1심과 2심서 모두 실형이 나온 만큼 이번 총선을 정치적 부활의 수단으로 여기고 있다는 비판이다.

조 전 장관은 업무방해·청탁금지법 위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로 1·2심서 징역 2년의 실형을 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600만원 추징금도 함께 선고했다. 다만 재판부는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방어권을 보장하기 위해 1심처럼 조 전 장관을 법정 구속하지는 않았다.

비록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지만 조 전 장관의 정치 입문은 예견된 수순이었다. 그동안 문재인 전 대통령이 기자회견 등을 통해 “조 전 장관에게 마음의 빚을 졌다”고 언급해 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조 전 장관이 3년6개월여 만에 문 전 대통령과 만남을 가지면서 ‘조국 출마론’에 연기가 피어 오르기 시작했다.

당시 조 전 장관은 “문정부의 모든 것이 부정되고 폄훼되는 역진과 퇴행의 시간 속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해 출마할 결심을 굳힌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뚜벅뚜벅 따박따박 걸어가겠다”
대법원 판결 앞두고 결국 출마

그로부터 약 5개월이 지난 11월, 조 전 장관의 출마론이 또다시 고개를 들었다. 그는 한 라디오서 ‘총선에 출마하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지금 재판을 받고 있는데 최대한 법률적으로 해명하고 소명하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라며 “이것이 안 받아들여진다면 비법률적 방식으로 저의 명예를 회복하는 길을 찾아야 하지 않냐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전보다 강경해진 어투에 정치권에서는 그가 정치권에 입성하기로 마음을 굳혔다고 해석했다.


가장 최근인 지난 12일에는 문 전 대통령을 찾아 “이번 총선서 무도한 윤석열 검찰 독재를 심판하는 데 미력이나마 힘을 보태겠다”며 출마로 가닥을 잡았다. 더 나아가 “다른 방법이 없다면 신당 창당을 통해서라도 윤석열정권 심판과 총선 승리에 헌신하겠다”며 신당 창당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에 문 전 대통령은 “당 안에서 함께 정치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것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신당을 창당하는 불가피성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개혁을 비롯해 더 잘할 수 있는 것으로 당의 부족한 부분도 채워내며 야권 전체가 더 크게 승리하고 더 많은 국민으로부터 사랑받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조 전 장관이 신당을 창당하는 데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한 셈이다.

하루 뒤 조 전 장관은 공식적으로 신당 창당을 예고했다. 여야 할 것 없이 정치권에 큰 파장이 일었다. 한차례 ‘조국의 강’을 건넜던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게 있어서는 부담되는 상황이다. 조 전 장관은 ‘검찰 수사 피해자’를 자처하고 있지만 이미 자녀 입시 비리와 배우자 문제로 공정성 논란을 짊어지고 있다.

지난 대선서 조 전 장관 리스크로 크게 데였던 만큼 제2의 조국 사태가 재연된다면 이번 총선은 물론 지방선거까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조 전 장관이 총선 대열에 합류하자 민주당에서는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를 취했다. 연동형 비례제도를 유지하고 ‘통합형 비례정당’을 만들겠다면서도 조국 신당을 선거연합의 대상으로 고려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이번 총선을 ‘윤정부 심판론’으로 몰고 가는 상황서 조국 신당으로 표가 분산되는 등 선거구도를 흐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법정서
국회로

민주당 박홍근 민주개혁진보선거연합(이하 민주연합) 추진단장은 조 전 장관과 연대하지 않겠다고 일찍이 선을 그었다. 그의 결정이 민주 진영 선거 승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독자적 창당을 만류하기도 했다.

박 추진단장은 조 전 장관을 향해 “과도한 수사로 억울함이 있겠고 우리 민주당이 부족함이 있더라도, 부디 민주당과 진보개혁세력의 단결과 승리를 위해 자중해 줄 것을 간절하면서도 강력하게 요청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총선 승리를 위해 중도층을 포함해 많은 국민들의 지지와 협조를 이끌어내야 하는 상황을 설명하며 “절체절명의 역사적 선거서 조 전 장관의 정치참여나 독자적 창당은 결코 국민의 승리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불필요한 논란과 갈등, 집요한 공격만 양산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 또한 “단합과 연대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역시 국민 눈높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이 대표는 “이번 총선은 거의 역사적 분기점에 해당할 만큼 중요한 지점이기 때문에 가능한 모든 힘을 다 합쳐야 한다”면서도 “누구나 정치활동의 자유가 있다. 어떤 상황이 벌어지면 그 상황을 통제할 수 없는 경우 그 상황을 최대한 정책적 전략 목표에 맞게 잘 운영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당 창당 선언 이후 문 전 대통령과 그의 세력들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조 전 장관의 ‘홀로서기’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조 전 장관을 만나 “신당을 창당하는 불가피성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불가피성’이라는 단어를 재조명했다. 사실상 문 전 대통령이 조국 신당을 최후의 수단으로 권유했던 게 아니냐는 것이다.


게다가 두 사람이 만남을 가진 당일 문 전 대통령이 자신의 SNS를 통해 공지영 작가의 신간 <너는 다시 외로워질 것이다>를 추천해 무수히 많은 해석을 낳기도 했다. 공 작가는 조국 사태 당시 그를 옹호했던 일을 반성한다는 취지의 글을 작성했던 인물이다.

조 전 장관의 등장을 놓고 어색한 기류가 흐르던 가운데 지난 15일 결국 조 전 장관은 창당준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이전부터 조 전 장관을 지지해 온 은우근 광주대 교수, 김호범 부산대 교수, 강미숙 소셜칼럼니스트 등이 조국 신당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으로 인선됐다.

이날 조 전 장관은 서울 동작구 한 카페서 출범식을 열고 “제대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는, 눈치 보지 않는 당당한 원내 제3당이 되자”고 선언했다.

문전박대
조국신당

조 전 장관은 빅텐트를 꾸린 제3지대를 견제하는 듯 했다. 그는 “선거를 앞두고 이합집산해 정체성이 불분명한 당이 만들어지고 있다”며 “어느 정당이 원내 3당으로 제대로 된 역할을 하겠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설연휴를 하루 앞두고 개혁신당·새로운미래·새로운선택·원칙과상식 등 제3지대 세력들이 ‘개혁신당’ 이름으로 합당한 것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개혁신당은 ‘반 이재명’ ‘반 윤석열’ 성격으로 양당을 모두 심판하는 성격을 띠고 있다. 이에 반해 조국 신당은 야당에 가까운 성격으로 윤정부의 검찰 독재를 심판하는 ‘여야 일대일 구도’에 방점을 찍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출마 방식과 관련해서는 확답을 내놓지 못했다. 조 전 장관은 “총선서 국민 여러분께서 지역구 외에 비례대표 선거도 민주당과 연합하라 하시면 그리 노력하겠다”며 “반대로 지역구에서는 정확한 일대일 정권 심판 구도를 만들고 비례에서는 경쟁하라 하시면 그리 따르겠다”고 말했다.

이 자리서 조 전 장관은 민주당과의 입장을 정리했다. 출마 방식과 관련해 국민의 의견을 따르겠다면서도 민주당이 거듭 선을 그어왔던 만큼 합류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

그는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민주당의 발목을 잡거나, 지지해 준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정당이 되지 않겠다”며 “오히려 민주당보다 더 구체적으로 고민하고, 한발 더 빨리 행동하는 정당이 되겠다”고 설명했다.

뒤늦게 제3지대에 합류한 만큼 총선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관건은 얼마나 많은 세력이 조국 신당에 합류하느냐다.

연대 가능한 인사로 임종석 전 비서실장과 옥중 창당을 선언한 송영길 전 대표 등이 거론된다. 이들은 친문(친 문재인) 세력이거나 조 전 장관과 살아온 배경이 비슷하다는 교집합이 있다. 반 이재명 성격으로 이 대표에 맞서기보다는 검찰 독재를 무너뜨리겠다는 공통의 목적도 갖고 있다.

하지만 현재 조 전 장관을 지지하는 세력은 그의 팬덤을 비롯한 원외 인사다. 아무리 친문이라지만 당 안팎으로 껄끄러운 상황이 이어지는 만큼 당장은 조국 신당에 합류하기는 눈치가 보일 거라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손절각’ 재는 민주당…문 속내는?
“공천·컷오프, 신당 합류의 분수령”

한 민주당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서 “조 전 장관의 선택을 두고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아직 당에서도 정확하게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있다”며 “워낙 예민한 사안인 만큼 (조국 신당과)관련해 개개인이 왈가왈부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조심스레 전했다.

민주당의 공천 작업이 마무리되는 2월 말을 기점으로 새로운 인사가 합류할 가능성을 닫지는 않았다.

국민의힘에서는 팬덤이 아니라면 조국 신당을 지지할 국민은 없을 거라고 예상했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조 전 장관의 신당 창당을 두고 “대한민국 사법부와 입법부를 조롱하는 행위”라며 “검찰 독재 종식이라는 구호를 들고 나왔지만 자신의 범법 사실과 검찰의 정당한 수사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현실 부정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민주당의 연동형 비례제와 통합비례정당을 비판하며 “언어도단인 조국 신당까지도 발 디딜 수 있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은 조 전 장관과 민주당의 도덕성을 한 번에 저격했다.

한 비대위원장은 “조 전 장관은 민주당으로도 못 나온다. 이재명 대표 때문에 도덕성이 극단적으로 낮아진 민주당서조차 출마해서 뱃지를 달 수 없다”면서도 “하지만 준연동형 제도라면 민주당의 지원으로 4월에 국회의원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도덕적 검증이 미흡한 후보가 ‘뒷문’으로 우회해서 국회에 입성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제도라는 지적이다.

국민의힘은 총선서 2심 실형을 받은 조 전 장관과 사법 리스크에 얽힌 이 대표를 한 세트로 엮어 발목을 잡겠다는 전략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조 전 장관과 이 대표는 각자 다른 노선을 걷겠다고 밝혔지만 국민의힘이 계속해서 ‘범죄자 집단’ 꼬리표를 달기 위해 꼬투리를 잡을 것이란 해석이다.

요란한
잔칫집

이어지는 공격에 민주당 김두관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서 “한 위원장의 프레임”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채택하고 통합형 비례정당을 추진하기로 정했는데, 이게 마치 조 전 장관에게 특혜를 주기 위한 선택인 것처럼 몰아간다”며 한 비대위원장의 태도를 지적했다.

설연휴 전후로 민주당은 ‘디올백 수수 논란’ 등 김건희 여사의 리스크에 집중포격을 가했지만 여전히 지지율은 답보 상태다. 조국 신당이 민주당 지지율에 폭탄을 안겨줄지, 필승카드가 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조 전 장관의 날갯짓이 민주당에 어떤 바람을 몰고 올지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조국 아들도?

조국 전 장관이 신당 창당에 나섰지만, 첫날부터 입시 비리 혐의에 발목을 잡혔다.

조 전 장관 부부는 미국 조지워싱턴대에 다니는 아들의 시험을 대신 봐줬다는 혐의를 뒤집기 위해 담당 교수가 작성한 서면 답변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교수가 “그룹으로 시험 준비를 하더라도 시험은 스스로 볼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하면서 유죄 심증을 굳혀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조 전 장관과 검찰이 2심 선고에 불복해 상고함에 따라 최종 결론은 대법원서 가려질 예정이다.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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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