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몰빵’ 민주당 필승 카드 셋

영감님 잡을 저격수 띄운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또 한 번의 설인 구정이 지나고서야 비로소 2024년을 마주한다. 여야 할 것 없이 4·10 총선 후보들은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채비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보다 빠르게 경선 후보자를 추리면서 한발 앞섰다. <일요시사>가 총선 승리를 위한 민주당의 필승 카드 세 가지를 짚어봤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지난 5일, 22대 총선 공천을 위한 후보자 면접을 마무리했다. 공천심사에서 면접은 10%의 비중을 차지한다. 정량 평가인 ▲공천 적합도 조사(40%) ▲정체성(15%) ▲도덕성(15%)과 비교하면 비중이 작지만 공천장을 따내기 위한 후보들의 마지막 승부수인 셈이다.

검찰독재
대항마는?

면접이 끝난 다음 날인 지난 6일, 민주당은 예정대로 1차 경선 및 단수 지역 총 36곳을 발표했다. 민주당은 “후보자들을 경선에 부치고, 또는 단수로 발표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는 지역부터 발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발표된 지역은 ▲서울 3곳 ▲부산 5곳 ▲대구 2곳 ▲인천 2곳 ▲광주 3곳 ▲대전 2곳 ▲울산 2곳 ▲경기 3곳 ▲충북 1곳 ▲충남 3곳 ▲전북 1곳 ▲경북 4곳 ▲경남 4곳 ▲제주 1곳 등이다.

민주당 임혁백 공관위원장은 “이번 공천은 혁신과 통합의 ‘명예혁명 공천’이 될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서 선배 정치인들은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는, 책임 있는 결정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공관위는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에 속하는 현역에게 설 연휴 이후 통보하겠다고 전했다.


경선 투표는 오는 19일부터 사흘 동안 진행된다. 민주당 후보 경선은 권리당원 투표와 일반 여론조사를 50%씩 반영한다. 투표 결과는 마지막 날인 21일 공개될 예정이다.

설을 앞두고 1차 결과가 발표된 만큼 후보들은 연휴 동안 각자 지역구를 돌며 유세에 나섰다. 특히 설 민심 밥상에 화두가 될만한 이슈를 올리면서 정부·여당 심판론에 힘을 실었다.

국민의힘은 ‘운동권 청산’을 총선 프레임으로 내걸었다. 여기에 맞서는 민주당의 전략은 ‘윤석열정부 심판’이다. 윤정부가 집권 3년차에 접어드는 만큼 이번 총선을 통해 중간 평가를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 역시 지난달 31일 신년 기자회견서 윤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비판하면서 정권 심판론을 부각했다. 이 대표가 30분간 낭독한 회견문서 윤 대통령을 언급한 횟수는 12번에 달했다.

정권 심판론을 위한 민주당의 첫 번째 카드는 인물 위주의 전략이다. ‘검찰 독재정권’의 대항마로 중량급 인사를 적재적소에 배치해 우위를 선점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서울 동작을서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과 맞수로 경쟁력 있는 민주당 후보’를 묻는 여론조사가 진행됐다. 민주당 측에서 공식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가 아닌 것으로 전해지지만 어느 지역구에 누구를 내보내야 이길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절차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헤비급 인사들 한발 앞으로”
윤정부에 맞설 검투사 누구?


특히 동작을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출마가 거론되는 지역구인 만큼 당 안팎에서는 필승 카드를 내세울 명분을 만드는 게 아니냐는 여론도 형성됐다. 민주당이 추 전 장관을 전략공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지던 시기와 맞물렸다는 분석이다.

가장 주목받는 전직 인사는 역시나 추 전 장관이다. 5선 국회의원과 문재인정부 시절 법무부 장관을 지낸 추 전 장관이 나 전 의원과 맞붙는다면 양당 여성의 ‘중진급 매치’가 성사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일각에서는 서울 송파갑 출마론에도 군불을 때는 모양새다. 이곳은 윤 대통령의 40년 지기로 알려진 석동현 전 검사장이 출사표를 던진 곳이다. 추 전 장관으로 맞불을 놓겠다는 민주당의 의도가 읽힌다. 문정부 시절 검찰개혁의 선두였던 만큼 대립구도를 만들어 검찰 독재정권을 심판하겠다는 복안이다.

또 다른 인물 카드는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이다. 그는 참여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부터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 국회사무총장을 역임한 만큼 소양을 두루 갖춘 인물로 평가된다.

친노(친 노무현)의 적장자, 노무현의 오른팔이란 별명답게 민주당서도 어느 지역에 내보낼지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로서는 경기 분당갑과 세종시, 서울 서대문갑 등이 거론된다. 상징성을 지닌 인물인 만큼 어느 패로 사용할지 당내서도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은 종로로 전진 중이다. ‘정치 1번지’로 꼽히는 만큼 다양한 후보군이 물망에 오른 가운데 최근에는 새로운선택 금태섭 공동대표가 도전장을 내밀면서 열기를 더하는 분위기다.

전 전 위원장은 권익위원장을 역임하던 경험을 살려 종로에 깃발을 꽂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그는 출마 선언문을 통해 “종로에는 감사원이 위치해 있다”며 “현 정권의 행동대장으로 전락한 감사원이 국민의 감사원으로 그 위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꽉 막힌
용산길

민주당의 두 번째 필승 카드는 ‘대통령 부부’다. ‘김건희 리스크’가 커질수록 국정 지지율에 악영향을 끼치는 만큼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투트랙으로 끌고 가겠다는 셈이다.

최근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20%대로 하락했다. 민주당은 ‘쌍특검’ 중 하나였던 ‘김건희 특검’의 후폭풍으로 봤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1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통령 직무 수행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관해 물은 결과 긍정 평가는 29%, 부정 평가는 63%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조사 대비 2%p 떨어진 수치다(해당 조사는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 12.7%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하락세를 보이는 지지율에 탄력을 받은 민주당은 대통령 부부를 겨냥한 여론전에 속도를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신년 대담을 지적하고 나섰다. 앞서 윤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 대신 KBS서 진행하는 녹화 방송을 택했는데, 2년 연속으로 소통이 부진한 점을 꼬집고 나선 것이다.

대통령실은 언론사 ‘단독 대담’을 통해 새해 정국 구상을 밝히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4일 KBS와 대담을 진행했고, KBS는 사흘 뒤인 7일 녹화 방송을 방영했다.

이는 김 여사의 새로운 리스크로 떠오른 ‘명품백 수수 논란’을 방어하기 위함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대담의 최대 관심사는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논란에 관한 윤 대통령의 입장이었는데, 편집이 가능한 녹화 방송을 선택함으로써 최대한 정제된 발언만 내보냈다는 것이다.

그동안 대통령실은 해당 논란을 ‘몰래카메라 공작’이라고 주장해왔다. 김 여사가 몰래카메라의 피해자라는 포석을 깔아놨던 만큼 윤 대통령의 공식적인 입장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었다.

윤 대통령이 녹화 방송을 통해 단순한 유감 표명으로 일축할 것이란 여론에 무게가 실리면서 민주당은 ‘대국민 불통 사기쇼’라며 정부의 태도를 지적하고 나섰다.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땡윤 방송사’와 짜고 치는 녹화 방송이 ‘대국민 직접 소통’인가”라며 “김건희 여사 의혹에 귀 닫고 입만 열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 역시 “사전에 각본을 짜고 사후 편집이 가능한 녹화 대담은 ‘재갈 물린 방송’을 앞세워 대통령이 하고 싶은 말만 하겠다는 것”이라며 “국민의 눈을 가리고 입을 막는 윤 대통령의 소통 방식은 결코 민주주의가 아니며 ‘용산 전체주의’라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병립인 듯
연동인 듯

마지막 카드는 사용 방법에 따라 유불리를 달리할 전망이다. 민주당이 뒤늦게서야 선거제 개편에 관한 당론을 정한 만큼 논란을 얼마나 빠르게 수습하는지가 세 번째 필승 카드로 여겨진다.

민주당은 선거제 개편을 두고 장기간 진통을 겪었다. ‘위성정당 금지’는 이 대표의 대선공약이었지만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병립형 회귀로 가닥을 잡으면서 의석수가 쪼그라들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몇 달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 대표는 “멋지게 지면 무슨 소용이냐”며 병립형 비례제 회귀를 시사했다. 지도부 역시 병립형으로 초점을 맞추면서 당론이 정해지는 듯했다.

그러던 중 지난 5일, 돌연 이 대표가 준연동형 유지를 선언하면서 파동이 일었다. 다당제 약속 파기에 따른 정치적 부담 등을 고려해 절충안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이 대표는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 ‘민주의 문’에서 선거제 개편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과거 회귀가 아닌, 준연동제 안에서 승리의 길을 찾겠다”고 선언했다. 이 대표는 “선거 때마다 반복될 위성정당 논란을 없애고, 준연동제는 사실상 껍데기만 남는 이 악순환을 피하려면 위성정당을 금지해야 하지만 여당이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요구하는 병립형 비례를 채택하되, 민주당의 오랜 당론인 권역별 비례에 이중등록을 허용하고, 소수정당을 위한 의석 30% 할당 또는 권역별 최소득표율 3%에 1석 우선 배정 방안 등 ‘제3의 길’을 추진했지만, 여당은 끝내 반대했다”고 언급했다.

이는 준연동형을 유지하면서도 국민의힘의 선제공격으로 인해 위성정당의 출현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결국 준위성정당을 창당하게 된 점을 언급하며 허리를 굽혀 국민에게 사과의 뜻을 밝혔다.

사이다 없는 윤의 명품백 해명
군소정당 배려로 여당과 차별화

이 대표의 선택에 국민의힘은 비판에 나섰다. 총선 앞까지 선거제 개편 문제로 시간을 끌더니 이제 와서 ‘운동권 개딸 선거 연합’으로 당 대표 방탄을 이어간다는 점에서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22대 총선서도 야권 정당들이 준위성정당, 통합형 비례정당이란 말장난으로 비례의석 나눠 갖고 이를 매개로 ‘짬짜미 공천’으로 지역구 거래까지 한다면 민주주의는 지금보다 더 심하게 퇴행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당 새로운미래를 이끄는 이낙연 전 총리 또한 자신의 SNS를 통해 “제3의 정치적 견해마저 양당 카르텔에 편입시켜, 정치적 다양성을 억누르고 정치적 양극화 체제를 공고히 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난립하는 위성정당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준연동형을 유지하면서도 통합형비례정당을 내세우는 점이 모순이라는 평도 나온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 대표의 기자회견문을 들어도 보고 읽어도 봤는데 도무지 포인트를 잡지 못하겠다”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민주당은 비례 순번을 군소 정당에 양보하겠다는 뜻을 지닌 듯하다”며 “이 부분에서는 국민의힘과 분명히 차이점이 있다. 무턱대고 비판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위성정당에 관해서는 “오해의 소지가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논쟁과 토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설연휴가 끝나면 숨돌릴 틈도 없이 총선 준비를 해야 하는데, 촉박한 시간 속에서 제대로 된 논의가 이뤄질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위성정당을 두고 벌어진 당 안팎의 갈등을 얼마나 빠르게 봉합하는지가 관건이다. 앞서 국민의힘은 ‘국민의미래’라는 위성정당을 일찌감치 만들었다. 시간을 끌수록 불리해지는 만큼 민주당 또한 잰걸음으로 위성정당 논의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로 민주당의 필승 카드를 자처하는 인물도 있다.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으로 민주당을 탈당한 이성만 전 의원이다. 이 전 의원은 지난 5일 부평갑 총선 출마 선언과 함께 복당 신청을 마쳤다. 그는 “확실한 필승 카드를 당이 외면할 일이 있겠나”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근거로는 지역 여론, 언론 보도 등에서 자신의 득표력이 가장 높게 나타난다는 점을 제시했다.

아군인가
적군인가

같은 의혹으로 구속 기소된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는 정치검찰해체당이라는 이름의 ‘옥중 창당’을 하면서 민주당에 힘을 보태겠다고 나섰다. 1심서 실형을 받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역시 싱크탱크 ‘리셋코리아행동’을 추진 중이다.

곳곳서 지원사격을 보내고 있지만 각자 리스크를 지닌 만큼 민주당서도 한발 후퇴하는 분위기다. 이 대표가 준위성정당을 창당하겠다고 밝힌 만큼 어디까지 손을 잡을지 주목된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펼쳐진 빅텐트

지난 9일 설 연휴를 앞두고 개혁신당·새로운미래·새로운선택·원칙과상식 등 4개 정치세력이 합당하면서 빅텐트가 극적으로 구축됐다.

당명은 개혁신당으로 당 대표는 이낙연·이준석 공동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이들은 지난 11일 첫 회의를 통해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을 만들지 않기로 합의했다.

이준석 대표는 출마 지역구와 관련해 “수도권에 우선 많고, 대구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낙연 대표 역시 확실한 출마 의사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출마를 한다면 광주에서 출마할 것”이라며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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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모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정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이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을 점을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 현안 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 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안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별검사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