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VS 공수처 보복전 막전막후

셔터 내릴 때까지 ‘잡도리?’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감사원이 올 하반기 중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에 관한 감사를 진행키로 했다. 상반기에 진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으나 의결 과정서 미뤄졌다. 하반기에 진행될 감사가 공수처 폐지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공수처는 수장 공백 상태다. 친윤석열정부 성향의 공수처장이 임명되면 감사원의 지적을 수용하면서 기관이 마비되는 건 불 보듯 뻔하다는 관측이다.

“수사 대상이 감사하는 것도 옳지 않은데 그 이후가 더 문제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에 몸담았던 한 인사의 말이다. 현재 공수처는 말 그대로 역대급 위기를 겪고 있다. 성과와 인력 모두 부족하다. 김진욱 전 공수처장이 지난달 퇴임하면서 내부도 어수선해졌다. 감사원의 하반기 감사는 공수처의 민낯을 드러내는 걸 넘어 폐지의 근거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또 다시?
반복 감사

감사원은 정기감사 결과를 발표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또 정기감사 대상기관에 공수처를 포함했다. 특히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 표적 감사’ 혐의로 최재해 원장과 유병호 사무총장 등이 공수처 수사를 받는 상황서 감사를 진행하는 건 사실상 ‘보복 감사’라는 비판이 상당하다.

감사원은 지난달 30일 “기관 정기감사 주기는 통상 2년마다 진행된다”며 통상적인 감사 업무라고 했다.

하지만 같은 기관을 2년마다 감사하는 게 드물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감사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국방부는 2019년 이후 현재까지 기관운영 감사보고서가 나오지 않았다. 기획재정부는 2017년 이후 5년이 지난 2022년 기관운영 감사보고서가 나왔다.


감사원은 “최근 언론과 법조계 등에서 공수처가 출범한 지 3년이 지났는데 그 기능과 역할이 제대로 정립돼있지 않다는 평가가 많아 이를 진단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감사원 안팎에서는 최 원장과 김영신 감사위원이 해당 공수처 감사와 관련한 안건을 회피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감사원 사무처리 규칙상 감사위원은 심의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심의를 회피할 수 있다. 또 감사원법 15조1항은 ‘자기와 관계있는 사항’에 대한 심의에 관여할 수 없도록 제척 사유를 명시했다.

한 감사원 출신 관계자는 “하반기지만 그때까지 감사원에 관한 공수처 수사가 진행되면 정상적으로 진행될 리 만무하다”며 “사실상 이해충돌”이라고 지적했다.

공수처가 지난해 말 유 사무총장을 직접 소환하면서 기관 간 갈등이 폭발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유 사무총장과 일부 감사원 간부들은 공수처 소환을 회피해왔다. 당시 공수처는 ‘유 사무총장 등이 부당한 근거로 공수처의 출석 요구에 거듭 불응하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1년 만에 이례적 정기감사…유병호 소환 대가?
김진욱 전 처장 퇴임 후 핵심 사건 동력 상실

공수처는 전현희 전 위원장에 대한 의혹의 발원지로 지목된 권익위 고위 관계자와 최 감사원장, 유 사무총장의 공동 무고 혐의 등도 수사 중이다. 이를 최근 감사원을 상대로 한 압수수색 영장에 기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유 사무총장이 지휘하는 감사원 사무처가 감사위원을 건너뛰고 감사보고서를 위법하게 시행 및 공개한 혐의도 수사 중이다.

유 사무총장은 감사원이 특별감사를 통해 전 전 위원장을 표적감사하는 데 관여한 혐의(직권남용 등) 등으로도 20여차례 공수처에 고발됐다. 공수처는 유 사무총장이 전 전 위원장에 대한 비위 제보 내용이 허위·과장된 점을 알면서도 대대적인 감사를 벌이고 수사를 요청했을 가능성을 의심한다.


현재까지 공수처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입건한 감사원 관계자는 최 원장과 유 사무총장을 비롯해 17명이다. 최 원장과 유 사무총장은 공동변호인단을 꾸려 함께 수사에 대응하고 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최 원장은 지난해 11월 국회서 열린 전체회의서 두 사람을 포함한 감사원 내 수사 대상 17명이 공동으로 변호인단을 선임했느냐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회재 의원의 물음에 “그렇다”고 답변했다.

공수처는 10억원대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감사원 간부에 관한 수사도 진행 중이지만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난관에 봉착한 바 있다. 당시 서울중앙지법 이민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를 받는 감사원 3급 간부 김모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고 밝혔다.

이 부장판사는 “피의자의 지위, 피의자와 관련 회사와의 관계, 공사 도급계약의 체결 경위 등에 비춰볼 때 피의자의 직무와 관련해 피의자의 개입으로 공사계약이 체결됐다고 볼만한 상당한 의심이 들기는 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상당수의 공사 부분에 있어 피의자가 개입했음을 인정할 수 있는 직접 증거가 충분히 확보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현재까지 현출된 증거들에 대해서는 반대 신문권의 보장이 필요하다고 보인다”고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보란 듯이
치고 박고

이어 “뇌물 액수의 산정에 있어 사실적 내지 법률적 측면서 다툼의 여지가 있고, 특경법 횡령의 점과 관련해서 피의자에게 반박 자료 제출을 위한 충분한 기회를 줄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며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이 필요하다고 봤다.

공수처는 김씨가 지인 명의로 회사를 설립한 뒤 건설사들로부터 공사를 수주하는 방식으로 10억원대 뇌물을 받았다고 보고 있다. 김씨는 건설·사회간접자본(SOC)·시설 분야를 주로 감사했다.

이 사건은 감사원이 비위 정황을 포착해 2021년 10월 공수처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지난해 수사가 시작됐다. 공수처법상 감사원 3급 이상 공무원의 수뢰 혐의는 공수처가 수사할 수 있는 고위공직자 범죄에 해당한다.

그러나 수사기관 간의 엇박자로 인해 사건은 미궁 속에 빠졌다. 검찰이 처음으로 공수처의 공소제기를 거부한 것이다. 증거 수집과 관련 법리 검토가 충분하지 않다는 게 검찰의 입장이다. 공수처는 이에 대해 “근거도 없는 조치를 취했다”며 사건 접수를 거부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달 12일 “공수처로부터 송부받은 ‘감사원 고위공무원 뇌물수수 등’ 사건의 관계 서류와 증거물 일체를 다시 공수처에 이송했다”고 밝혔다. 이어 “증거 수집과 관련 법리 검토가 충분하지 않다”며 “공수처의 법률적 지위와 성격을 고려하면 별도의 증거 수집이나 법리 검토보다 공수처가 추가 수사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공수처가 추가 수사 결과를 다시 보내 오면 기소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검찰 공지 이후 약 1시간 만에 공수처는 “검찰의 사건 이송은 어떠한 법률적 근거도 없는 조치”라며 “사건 접수를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헌법재판소 판례에 따라 검사로서 법적 지위가 확립된 공수처 검사는 검찰에 공소 제기를 요구하며 사건 수사기록 일체를 검찰에 송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권 수사 사장”
폐지 밑거름?

그러면서 “검찰은 자체 보강 수사를 거쳐 기소·불기소 처분을 하면 되는 것”이라며 “어떠한 사전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법률적 근거도 없는 조치를 한 검찰 결정에 유감을 표한다”고 강조했다.

“법적 근거가 없다”는 공수처의 입장에 대해 검찰은 재차 반박에 나섰다. 검찰은 “법원서 ‘피의자의 개입을 인정할 수 있는 직접 증거가 충분히 확보됐다고 보기 어렵고, 뇌물 액수 산정 등에 있어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이유로 공수처가 청구한 영장이 기각됐다”며 “그럼에도 공수처는 별다른 보강 수사 없이 사건을 검찰로 송부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수처의 법적 지위를 고려해 자체적으로 재검토하고 보완할 수 있도록 이송한 것임에도 공수처가 이송 사유 확인도 없이 접수를 거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검찰 수사준칙 18조 2항은 다른 수사기관서 수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때에 공수처 등 수사기관에 이송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공수처 사건사무규칙 또한 이송받은 사건을 수리하도록 규정하는데, 공수처가 송부를 거부하는 게 부당하다는 게 검찰의 주장이다.

공수처 수장 공백 사태가 지속될 경우 내부의 어수선함도 가중될 수밖에 없다. 특히 친윤석열정부 성향 공수처장이 임명된 이후 하반기 감사 결과를 공수처가 그대로 수용한다면 그 근거로 ‘공수처 폐지’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례로 법무부의 ‘패소할 결심’이 있다. 지난해 12월29일 법무부는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받았던 정직 2개월 징계처분 취소 청구소송 항소심서 패소하고도 상고를 포기한다고 밝혀 논란이 된 바 있다.

수사 대상 이해충돌
사라질 때까지 반격?

앞서 윤 대통령은 2020년 12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시절 법무부로부터 주요 재판부 사찰 의혹 문건 작성 및 배포, 검사로서의 정치적 중립 훼손 등 4건의 이유로 정직 2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이에 윤 대통령은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징계처분 취소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2021년 10월 정치적 중립 훼손을 제외한 3건의 사유를 인정해 윤 대통령에 대한 징계가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2심서 사실상 법무부가 소극적으로 대응하면서 판결이 뒤집혔다. 특히 법무부가 상고마저 포기하면서 윤 대통령에 대한 징계는 최종 취소됐다.

공수처의 유일한 성과로 꼽히는 고발사주 의혹 사건 재판은 2심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징역 1년을 선고받은 손준성 검사장이 항소의 뜻을 밝혔고, 공수처 역시 판결문을 검토 후 항소 여부를 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법조계에서는 정치적으로 독립적이지 못한 인물이 공수처장으로 임명될 경우, 이 재판을 대하는 공수처의 태도도 앞선 법무부처럼 바뀔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차기 공수처장은 아직 지명조차 되지 않았다.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후보추천위)가 지난해 11월부터 윤 대통령에게 추천할 후보자 2명을 선정하기 위한 회의를 6차례 열었지만, 판사 출신 오동운 변호사 외 나머지 1명을 선정하지 못했다.

나머지 최종 후보로는 판사 출신 김태규 국민권익위 부위원장과 한주한 변호사, 검사 출신 이혁 변호사가 거론된다. 이들은 지난 5차 회의서 4명의 동의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후보로 낙점되기 위해선 추천위원 7명 중 5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이 중 김 부위원장은 공수처를 직접적으로 비판해왔다. 김 부위원장은 법원에 사표를 낸 뒤에는 윤 대통령 지지 모임인 ‘공정과 상식 회복을 위한 국민연합’이 주최한 토론회의 토론자로 나선 데 이어 민주당의 ‘검찰 수사권 축소법’ 입법 시도를 지적하는 내용의 글을 언론에 기고하기도 했다.

앞으로
더 문제

변호사 개업 이후 2021년 2월 <법복은 유니폼이 아니다>는 책을 썼다. 이 책에는 문재인정부를 비판하며 “괴물기관인 공수처까지 만들었다”고 적었다. 그는 공수처를 “오랜 과오와 학문적 숙고를 거쳐 정비된 형사사법 절차 안에 난데없는 이질 분자”라고 평가한 뒤 “정치와 차단막이 거의 없어 정치권력이 제시하는 기준이 그대로 반영되거나 정권 수호를 위한 유리한 기관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부위원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관해서도 “좌익단체들이 총동원돼 대중을 선동하고 모아낸 에너지가 처음으로 제대로 작동해 정권을 무너뜨리는, 의미가 나름 큰 사변”이라며 “다툼이 첨예한 사건이 재판관 전체 만장일치로 판결 난 것도 진실과 공정성에 의심을 유발한다”고 비판했다.

<hounder@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아이유,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