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VS 공수처 보복전 막전막후

셔터 내릴 때까지 ‘잡도리?’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감사원이 올 하반기 중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에 관한 감사를 진행키로 했다. 상반기에 진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으나 의결 과정서 미뤄졌다. 하반기에 진행될 감사가 공수처 폐지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공수처는 수장 공백 상태다. 친윤석열정부 성향의 공수처장이 임명되면 감사원의 지적을 수용하면서 기관이 마비되는 건 불 보듯 뻔하다는 관측이다.

“수사 대상이 감사하는 것도 옳지 않은데 그 이후가 더 문제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에 몸담았던 한 인사의 말이다. 현재 공수처는 말 그대로 역대급 위기를 겪고 있다. 성과와 인력 모두 부족하다. 김진욱 전 공수처장이 지난달 퇴임하면서 내부도 어수선해졌다. 감사원의 하반기 감사는 공수처의 민낯을 드러내는 걸 넘어 폐지의 근거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또 다시?
반복 감사

감사원은 정기감사 결과를 발표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또 정기감사 대상기관에 공수처를 포함했다. 특히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 표적 감사’ 혐의로 최재해 원장과 유병호 사무총장 등이 공수처 수사를 받는 상황서 감사를 진행하는 건 사실상 ‘보복 감사’라는 비판이 상당하다.

감사원은 지난달 30일 “기관 정기감사 주기는 통상 2년마다 진행된다”며 통상적인 감사 업무라고 했다.

하지만 같은 기관을 2년마다 감사하는 게 드물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감사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국방부는 2019년 이후 현재까지 기관운영 감사보고서가 나오지 않았다. 기획재정부는 2017년 이후 5년이 지난 2022년 기관운영 감사보고서가 나왔다.


감사원은 “최근 언론과 법조계 등에서 공수처가 출범한 지 3년이 지났는데 그 기능과 역할이 제대로 정립돼있지 않다는 평가가 많아 이를 진단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감사원 안팎에서는 최 원장과 김영신 감사위원이 해당 공수처 감사와 관련한 안건을 회피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감사원 사무처리 규칙상 감사위원은 심의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심의를 회피할 수 있다. 또 감사원법 15조1항은 ‘자기와 관계있는 사항’에 대한 심의에 관여할 수 없도록 제척 사유를 명시했다.

한 감사원 출신 관계자는 “하반기지만 그때까지 감사원에 관한 공수처 수사가 진행되면 정상적으로 진행될 리 만무하다”며 “사실상 이해충돌”이라고 지적했다.

공수처가 지난해 말 유 사무총장을 직접 소환하면서 기관 간 갈등이 폭발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유 사무총장과 일부 감사원 간부들은 공수처 소환을 회피해왔다. 당시 공수처는 ‘유 사무총장 등이 부당한 근거로 공수처의 출석 요구에 거듭 불응하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1년 만에 이례적 정기감사…유병호 소환 대가?
김진욱 전 처장 퇴임 후 핵심 사건 동력 상실

공수처는 전현희 전 위원장에 대한 의혹의 발원지로 지목된 권익위 고위 관계자와 최 감사원장, 유 사무총장의 공동 무고 혐의 등도 수사 중이다. 이를 최근 감사원을 상대로 한 압수수색 영장에 기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유 사무총장이 지휘하는 감사원 사무처가 감사위원을 건너뛰고 감사보고서를 위법하게 시행 및 공개한 혐의도 수사 중이다.

유 사무총장은 감사원이 특별감사를 통해 전 전 위원장을 표적감사하는 데 관여한 혐의(직권남용 등) 등으로도 20여차례 공수처에 고발됐다. 공수처는 유 사무총장이 전 전 위원장에 대한 비위 제보 내용이 허위·과장된 점을 알면서도 대대적인 감사를 벌이고 수사를 요청했을 가능성을 의심한다.


현재까지 공수처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입건한 감사원 관계자는 최 원장과 유 사무총장을 비롯해 17명이다. 최 원장과 유 사무총장은 공동변호인단을 꾸려 함께 수사에 대응하고 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최 원장은 지난해 11월 국회서 열린 전체회의서 두 사람을 포함한 감사원 내 수사 대상 17명이 공동으로 변호인단을 선임했느냐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회재 의원의 물음에 “그렇다”고 답변했다.

공수처는 10억원대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감사원 간부에 관한 수사도 진행 중이지만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난관에 봉착한 바 있다. 당시 서울중앙지법 이민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를 받는 감사원 3급 간부 김모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고 밝혔다.

이 부장판사는 “피의자의 지위, 피의자와 관련 회사와의 관계, 공사 도급계약의 체결 경위 등에 비춰볼 때 피의자의 직무와 관련해 피의자의 개입으로 공사계약이 체결됐다고 볼만한 상당한 의심이 들기는 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상당수의 공사 부분에 있어 피의자가 개입했음을 인정할 수 있는 직접 증거가 충분히 확보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현재까지 현출된 증거들에 대해서는 반대 신문권의 보장이 필요하다고 보인다”고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보란 듯이
치고 박고

이어 “뇌물 액수의 산정에 있어 사실적 내지 법률적 측면서 다툼의 여지가 있고, 특경법 횡령의 점과 관련해서 피의자에게 반박 자료 제출을 위한 충분한 기회를 줄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며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이 필요하다고 봤다.

공수처는 김씨가 지인 명의로 회사를 설립한 뒤 건설사들로부터 공사를 수주하는 방식으로 10억원대 뇌물을 받았다고 보고 있다. 김씨는 건설·사회간접자본(SOC)·시설 분야를 주로 감사했다.

이 사건은 감사원이 비위 정황을 포착해 2021년 10월 공수처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지난해 수사가 시작됐다. 공수처법상 감사원 3급 이상 공무원의 수뢰 혐의는 공수처가 수사할 수 있는 고위공직자 범죄에 해당한다.

그러나 수사기관 간의 엇박자로 인해 사건은 미궁 속에 빠졌다. 검찰이 처음으로 공수처의 공소제기를 거부한 것이다. 증거 수집과 관련 법리 검토가 충분하지 않다는 게 검찰의 입장이다. 공수처는 이에 대해 “근거도 없는 조치를 취했다”며 사건 접수를 거부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달 12일 “공수처로부터 송부받은 ‘감사원 고위공무원 뇌물수수 등’ 사건의 관계 서류와 증거물 일체를 다시 공수처에 이송했다”고 밝혔다. 이어 “증거 수집과 관련 법리 검토가 충분하지 않다”며 “공수처의 법률적 지위와 성격을 고려하면 별도의 증거 수집이나 법리 검토보다 공수처가 추가 수사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공수처가 추가 수사 결과를 다시 보내 오면 기소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검찰 공지 이후 약 1시간 만에 공수처는 “검찰의 사건 이송은 어떠한 법률적 근거도 없는 조치”라며 “사건 접수를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헌법재판소 판례에 따라 검사로서 법적 지위가 확립된 공수처 검사는 검찰에 공소 제기를 요구하며 사건 수사기록 일체를 검찰에 송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권 수사 사장”
폐지 밑거름?

그러면서 “검찰은 자체 보강 수사를 거쳐 기소·불기소 처분을 하면 되는 것”이라며 “어떠한 사전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법률적 근거도 없는 조치를 한 검찰 결정에 유감을 표한다”고 강조했다.

“법적 근거가 없다”는 공수처의 입장에 대해 검찰은 재차 반박에 나섰다. 검찰은 “법원서 ‘피의자의 개입을 인정할 수 있는 직접 증거가 충분히 확보됐다고 보기 어렵고, 뇌물 액수 산정 등에 있어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이유로 공수처가 청구한 영장이 기각됐다”며 “그럼에도 공수처는 별다른 보강 수사 없이 사건을 검찰로 송부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수처의 법적 지위를 고려해 자체적으로 재검토하고 보완할 수 있도록 이송한 것임에도 공수처가 이송 사유 확인도 없이 접수를 거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검찰 수사준칙 18조 2항은 다른 수사기관서 수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때에 공수처 등 수사기관에 이송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공수처 사건사무규칙 또한 이송받은 사건을 수리하도록 규정하는데, 공수처가 송부를 거부하는 게 부당하다는 게 검찰의 주장이다.

공수처 수장 공백 사태가 지속될 경우 내부의 어수선함도 가중될 수밖에 없다. 특히 친윤석열정부 성향 공수처장이 임명된 이후 하반기 감사 결과를 공수처가 그대로 수용한다면 그 근거로 ‘공수처 폐지’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례로 법무부의 ‘패소할 결심’이 있다. 지난해 12월29일 법무부는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받았던 정직 2개월 징계처분 취소 청구소송 항소심서 패소하고도 상고를 포기한다고 밝혀 논란이 된 바 있다.

수사 대상 이해충돌
사라질 때까지 반격?

앞서 윤 대통령은 2020년 12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시절 법무부로부터 주요 재판부 사찰 의혹 문건 작성 및 배포, 검사로서의 정치적 중립 훼손 등 4건의 이유로 정직 2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이에 윤 대통령은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징계처분 취소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2021년 10월 정치적 중립 훼손을 제외한 3건의 사유를 인정해 윤 대통령에 대한 징계가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2심서 사실상 법무부가 소극적으로 대응하면서 판결이 뒤집혔다. 특히 법무부가 상고마저 포기하면서 윤 대통령에 대한 징계는 최종 취소됐다.

공수처의 유일한 성과로 꼽히는 고발사주 의혹 사건 재판은 2심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징역 1년을 선고받은 손준성 검사장이 항소의 뜻을 밝혔고, 공수처 역시 판결문을 검토 후 항소 여부를 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법조계에서는 정치적으로 독립적이지 못한 인물이 공수처장으로 임명될 경우, 이 재판을 대하는 공수처의 태도도 앞선 법무부처럼 바뀔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차기 공수처장은 아직 지명조차 되지 않았다.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후보추천위)가 지난해 11월부터 윤 대통령에게 추천할 후보자 2명을 선정하기 위한 회의를 6차례 열었지만, 판사 출신 오동운 변호사 외 나머지 1명을 선정하지 못했다.

나머지 최종 후보로는 판사 출신 김태규 국민권익위 부위원장과 한주한 변호사, 검사 출신 이혁 변호사가 거론된다. 이들은 지난 5차 회의서 4명의 동의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후보로 낙점되기 위해선 추천위원 7명 중 5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이 중 김 부위원장은 공수처를 직접적으로 비판해왔다. 김 부위원장은 법원에 사표를 낸 뒤에는 윤 대통령 지지 모임인 ‘공정과 상식 회복을 위한 국민연합’이 주최한 토론회의 토론자로 나선 데 이어 민주당의 ‘검찰 수사권 축소법’ 입법 시도를 지적하는 내용의 글을 언론에 기고하기도 했다.

앞으로
더 문제

변호사 개업 이후 2021년 2월 <법복은 유니폼이 아니다>는 책을 썼다. 이 책에는 문재인정부를 비판하며 “괴물기관인 공수처까지 만들었다”고 적었다. 그는 공수처를 “오랜 과오와 학문적 숙고를 거쳐 정비된 형사사법 절차 안에 난데없는 이질 분자”라고 평가한 뒤 “정치와 차단막이 거의 없어 정치권력이 제시하는 기준이 그대로 반영되거나 정권 수호를 위한 유리한 기관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부위원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관해서도 “좌익단체들이 총동원돼 대중을 선동하고 모아낸 에너지가 처음으로 제대로 작동해 정권을 무너뜨리는, 의미가 나름 큰 사변”이라며 “다툼이 첨예한 사건이 재판관 전체 만장일치로 판결 난 것도 진실과 공정성에 의심을 유발한다”고 비판했다.

<hound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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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