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송전탑 비켜난 최은순 땅의 비밀

멀어질수록 커지는 금싸라기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경기도 남양주시에 위치한 인구 밀집지역에서 변전소·송전탑 건설사업의 진행 여부를 놓고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다. 사업의 필요성과 안전한 거주 여건이라는 상반된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는 양상이다. 사업이 어떻게 귀결되느냐에 따라 주변의 이해관계도 요동칠 수 있다. 용산 주인의 장모가 보유한 땅이 금싸라기가 될지 모를 일이다.

‘평내호평지구’는 경기도 남양주시 평내동·호평동 일원에 조성된 3만5000세대 규모의 대단위 주거구역이다. 평내동(3만7925명)과 호평동(5만6464명) 일대 거주 인구 대부분을 포함하며, 진행 중인 주거단지 구축이 완료되면 향후 13만명 수준으로 거주 인구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팽팽히 
맞서다

평내호평지구에 거주하는 주민 사이에서는 최근 변전소·송전탑 건설 사업이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유해시설 설치 문제로 부각되면서 갈등이 표면화되는 양상이다.

한국전력(이하 한전)은 호평동·평내동 일대 2984㎡ 부지에 신규 변전소 건설사업을 추진 중이다. 2026년 4월까지 변전소와 함께 400~500m 간격으로 송전탑을 설치해 154㎸ 규모의 전력을 충당하는 게 프로젝트의 골자다.

변전소·송전탑 건설사업은 제9차 장기송변전설비계획 신규사업의 일환으로 2021년 12월 사업시행을 위한 준비 절차에 돌입했다. 지난해 6월에는 후보지 선정을 위한 ‘상생발전협의체’가 구성됐다.


한전은 평내·호평 주민 20명으로 구성된 상생발전협의체와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3차례에 걸친 논의 끝에 변전소 건설 후보지 5곳을 선정했다. 준비 절차에 돌입한 지 약 2년 만인 지난해 11월 거주민을 대상으로 한 사업 설명이 뒤따랐다.

한전 측은 사업설명회에서 변전소·송전탑 설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평내·호평 일대에 2년 사이 총 4000세대 규모로 신규 아파트 단지가 입주한 데다, 평내4지구 개발계획에 따른 신규 부하를 염두에 둬야 한다는 주장을 피력했다.

평내·호평 지역에 전력을 공급하는 인근 변전소(덕소·마석·미금)의 과부하가 예상되기에, 올해 이후 전력 공급에 안정화를 꾀해야 한다는 설명도 뒤따랐다.

주거단지 휘감는 전자파 공포
남 좋은 일 시키려 강행 돌파? 

그러나 주민들은 한전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격렬하게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급기야 변전소·송전탑 설치를 저지하고자 비상대책위원회가 결성됐고, 지난해 12월19일 첫 항의 집회를 시작으로 변전소·송전탑 건설 사업 전면 백지화를 위한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지역 유력 인사들도 주민들의 뜻에 동참하고 나선 모양새다. 지난달 24일 한근수(국민의힘·남양주시의회) 의원은 제300회 임시회 1차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에 나서 변전소·송전탑 건설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원점 재검토를 촉구한 상태다.

최민희(더불어민주당·남양주갑) 국회의원 예비후보는 지난달 31일 평내호평 지역에 추진하는 변전소 사업 중단, 주민토론회 개최, 투명한 자료공개를 요청하는 의견서를 한국전력에 공식 전달했다. 


주민들은 변전소·송전탑 건립이 사실상 왕숙신도시 등 인근에 들어설 대단위 주거단지를 고려한 시설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왕숙신도시는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진건읍·양정동 일원에 2028년경 들어서는 수도권 3기 신도시로, 예상 수용호수만 6만6000세대에 달한다.

한전 측은 인근 신규 주거구역은 총 3개의 변전소를 별도로 세워 자체적으로 전력 공급을 꾀할 계획임을 드러냈지만, 평내·호평 주민들은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평내호평지구 내 전력 사용량을 감안하면 추가 변전소·송전탑 설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떠들썩한
갈등 국면

실제로 한전·남양주시·주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달 27일 열린 토론회에서 한전 측 참여자는 평내호평지구 1년 전력 사용량이 85㎸ 수준이라고 언급한 상황이다. 이는 한전에서 변전소 설치를 통한 기대 전력량(154㎸)의 55%에 불과하다.

남양주시가 미래 구상을 위해 평내·호평 거주민의 희생을 강요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송전탑 유해성 논란은 평내·호평 주민들이 변전소·송전탑 건설사업을 극명히 반대하는 핵심적인 이유로 작용한다. 그간 송전탑에서 발생한 전자파가 인체에 유해할 수 있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국내로 한정하면 1999년 충남 당진군 석문면 교로2리에 거주하는 주민 다수가 암을 비롯한 질병에 노출된 사건은 유해성 논란에 불을 지핀 최초 사례였다. 당시 암환자로 분류된 주민 대다수가 765kV 선로가 지나가는 송전탑과 500m 이내에 거주했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경남 밀양에서는 송전탑 건설공사를 놓고 갈등이 불거진 전례가 있다. 2008년 ‘신고리 원전-북경남변전소 765㎸ 송전선로 건설사업’을 추진했고, 건강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한 주민이 반발하면서 극심한 갈등을 빚었다. 이 과정에서 마을 주민 2명이 목숨을 끊는 사건이 벌어졌다.

조용한
알박기?

여기에 변전소·송전탑 건설이 예상되는 지역이 주민 거주지와 근접하다는 점이 더해지면서 우려는 한층 더 커지고 있다. 한전이 밝힌 변전소 건립 후보지 5곳 모두 거주지와 인접한 곳이며, 특히 호평동 일대 후보지의 경우 인근 아파트 단지와 직선거리로 50~100m 남짓에 불과한 상황이다.

한전 측은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송전탑이 안전상 전혀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전력 설비에서 나오는 전자파는 인체에 축적되지 않을 뿐 아니라 거리가 멀어질수록 그 세기가 급격하게 감소하며, 인체 유해성에 대해 현재까지 객관적 연구를 통해 밝혀진 사례가 없다는 설명이다.

변전소 울타리에서 측정한 값은 전자파 평균값(0.26μT)이 가전제품에서 발생하는 전자파보다 낮다는 소견도 덧붙였다.


눈여겨볼 부분은 변전소·송전탑 건설사업이 주거밀집 지역에 최대한 근접한 형태로 진행될 경우 평내호평지구 서북면 방향에 맞닿아 있는 진접읍 송능리 일대가 개발 제약에서 일정 부분 자유로워진다는 점이다. 해당 지역은 면적 대부분이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였음에도 왕숙신도시, 평내호평지구와 가깝다는 이점과 교통의 편리성에 힘입어 꾸준히 개발 가능성이 제기됐던 곳이다.

한발 떨어져 묵혀 놓은 알짜배기
가족 회사 품에서 서서히 숙성 중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지만, 송능리 일부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에서 제외됐다는 점도 향후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2022년 6월 경기도는 21개 시·군 임야 120㎢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재지정했는데, 남양주시의 경우 금곡동, 진건읍 송능리·용정리 등 0.92㎢ 면적이 명단에서 빠졌다.

경기도는 2020년 6월 기획부동산 투기행위 방지 차원에서 2년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 바 있다.

공교롭게도 송능리 일대 토지 소유주 명단에서는 ‘이에스아이앤디’라는 이름을 확인할 수 있다. 2001년 설립된 이에스아이앤디는 부동산개발·주택건설사업 등을 영위하는 최은순씨 일가의 가족회사다.

최씨의 장남인 김진우씨는 2014년 11월부터 현재까지 이에스아이앤디 대표이사를 맡고 있으며, 최씨와 그의 장녀·차남은 임원으로 등재돼있다. 최씨의 차녀이자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인 김건희 여사 역시 2008년 3월부터 2014년 6월까지 임원 명단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이에스아이앤디는 평내호평지구 인근 송능리 일대에 임야 두 필지를 보유 중이다. 각각 6만4254㎡, 4만4970㎡ 면적인 해당 필지는 평내호평지구의 중심구역인 평내호평역에서 2㎞ 남짓 떨어져 있다.

이에스아이앤디는 최씨로부터 2018년 4월 매매를 통해 두 필지의 소유권을 확보했다. 최씨는 6만4254㎡ 면적의 임야 절반을 지인으로부터 1999년 11월 사들였고, 나머지 절반은 2004년 12월 매매를 통해 취득했다. 4만4970㎡ 면적의 임야를 취득한 시기 역시 2004년 12월이다.

부각되는
현지 호재

한편 첨예한 대립이 계속되면서 변전소·송전탑 건설사업은 향후 계획이 불명확해진 상황이다. 일단 남양주시는 변전소·송전탑 건설 사업이 중단된 상태라는 입장이다. 남양주시 관계자는 “평내·호평에 거주하는 20명으로 구성된 상생발전협의체가 한전 측에 전원 사퇴 의사를 전달하고 사실상 해체된 상태”라며 “주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경청하는 과정이 먼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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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