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특집> 백운비의 천기누설 ‘한동훈 VS 이재명’ 선거운 보니…

파란색? 빨간색? 하늘의 선택은?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제22대 총선이 2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국민의힘은 김건희 여사 리스크 및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갈등으로,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사법 리스크와 친명·비명 갈등으로 대·내외적으로 시끄러운 상황이다. 당을 대표하는 한 위원장과 이 대표는 총선을 넘어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며 대결구도가 이뤄졌다. 백운비 백운비역리원 원장이 이들의 신년운으로 총선운을 내다봤다.

여야 모두 오는 4월에 있을 총선 준비로 분주하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30일 공천 기준을 확정했으며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지난달 31일부터 총선 예비후보 면접에 돌입했다. 총선 준비와는 별개로 국민의힘은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특검법 등의 문제로, 민주당은 비명(비 이재명)계와 친명(친 이재명)계의 내환으로 유권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게다가 제3지대의 정당이 여럿 생기면서 혼란의 총선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총선운
신년운

<일요시사>는 설을 맞아 서울 종로구 종로5가에 위치한 백운비역리원을 찾았다. 이날 백운비 백운비역리원 원장은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하 위원장)과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주로 신년운과 총선운을 살폈다.

백 원장은 우선 국운에 대해 살펴봤다. 백 원장은 “여당의 운은 국운과 동일하게 봐야 한다”며 “전에 국운을 점쳤듯이 국운은 내년까지 나쁜 게 맞지만 밝은 운도 들어와 있다”고 말했다.

백 원장은 이 같은 운이 윤석열 대통령뿐만 아니라 한 위원장으로부터 나왔으며 그를 두고 올해 운세 정도가 세고 강하게 들어온다고 예측했다.

백 원장은 한 위원장의 신년운을 두고 ‘신성대기(新成大起)’라며 새로운 일에서 큰 운으로 이어진다고 언급했다. 또 ‘심한달성(心汗達成)’이라며 원하는 소망을 이룰 것으로 봤다. 즉 한 위원장이 위원장으로서 목표인 총선 승리를 점친 셈이다.

실제로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서 인재가 없다는 평을 받다가 한 위원장이 입당하자 지지율을 끌어올렸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진행한 정당 지지도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지난해 11월 5주 차엔 33.9%로 민주당(43.8%)보다 약 10%가량 낮았다.

하지만 한 위장의 임명 후 지난 1월 2주 차에 39.6%로 민주당(42.4%)과 오차범위 내에 들어섰다.

비록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갈등이 보도된 후 1월 5주차의 여론조사에선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36.2%로 낮아졌지만 백 원장은 ‘운 앞에 장사없다’며 국민의힘 총선 승리를 예측했다.

한 위원장은 2001년 서울지방검찰청(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초임 발령을 받은 후 법무부·대검찰청·서울중앙지검·청와대 등 요직서 ‘특수통’ 검사로서 두각을 보였다. 윤 대통령과는 ‘적폐 청산’ 수사에 기여하며 대검 반부패부장으로 영전했지만 조국 사태 수사에 적극적으로 나서다 좌천됐다.

윤 대통령 당선 이후엔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됐다. 한 위원장은 장관 시절 검수완박법, 문재인정부 수사, 이 대표 관련 수사, 김건희 여사 관련 수사 등과 관련해 야권과 숱하게 대립했다. 

야권과의 대립으로 정치권의 주목을 받은 한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26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임명됐다. 한 위원장은 임명 이후 윤 대통령의 신임과 높은 지지율로 탄탄대로를 걸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지난 21일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이 한 위원장을 만나 사퇴 요구를 전달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윤·한 갈등설이 제기됐다. 당시 한 위원장은 “평가는 제가 하지 않겠다. 그 과정에 대해선 제가 사퇴 요구를 거절했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말하기 어렵다”며 “제 임기는 총선 이후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안다”고 비대위원장직 수행 의지를 드러냈다.

[한] “운세 세고 강하게 들어와”
“모든 방면서 강하게 대처해야”

이어 한 위원장은 ‘당정 간 신뢰가 깨진 것 아니냐’는 질문에 “여러 시각이 있겠지만 당은 당의 일을 하는 것이고, 정부는 정부의 일을 하는 것이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김건희 여사 리스크’가 당정 갈등 요인으로 거론되는데 입장에 변화가 있느냐”는 물음에는 “제 입장은 처음부터 한 번도 변한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 위원장은 “4월10일 총선이 국민과 이 나라의 미래를 위해 정말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렇기에 제 모든 것을 아낌없이 쏟아붓겠다는 각오로 이 자리를 받아들였고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해왔다”고 부연했다.

이어 “저는 선민후사하겠다”며 “우리 당의 변화된 모습을 국민들에게 잘 설명드려서 지금 민주당의 이상한 정치와 발목잡기 행태로 국민이 고통받고 이 나라의 미래가 위협받는 것을 막겠다”고 다짐했다.

‘선민후사 언급이 윤석열 대통령 부부보다 국민을 우선한다는 뜻이냐’고 재차 묻자 “선민후사 개념을 그렇게 정의할 것은 아니다”라며 “제가 평소에 하던 말을 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 같은 한 위원장의 기자회견으로 갈등설은 더 불이 붙는 듯했다.

다만 윤 대통령이 지난 23일 충남 서천 소재의 수산물특화시장 화재 현장서 한 위원장과 만나면서 갈등설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당시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각각 화재 현장 방문 일정을 계획했고, 윤 대통령이 한 위원장에게 함께 가자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화재 현장 점검이 끝난 뒤 폭설을 고려해 한 위원장에게 대통령 특별열차에 타고 함께 상경하자고 하는 등 화해 분위기가 조성됐다. 한 위원장도 서울역에 도착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깊은 존중과 신뢰의 마음은 전혀 변함이 없다”고 하며 한발 물러섰다.

신성대기
심한달성

윤 대통령과 한 비대위원장은 서천 화재 현장 회동 6일 만에 용산 대통령실서 오찬회동으로 갈등설을 마무리지었다. 

백 원장은 이마저도 한 비대위원장의 운으로 봤다. 백 원장은 “지금 한 비대위원장을 막을만한 것은 없어 보인다”며 “그는 지금 대적할 수 없을 정도로 막힘이 없는 ‘파죽지세(破竹之勢)’의 상태”라며 “올해 평생 잊지 못할 기적을 확인할 수 있는 해로 운세 정도가 세고 강하게 들어오니 모든 방면서 강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백 원장이 한 위원장에게 ‘막힘이 없다’고 본 만큼 국민의힘의 최대 리스크로 꼽히는 ‘김건희 리스크’를 어떻게 해결할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김건희 리스크는 김 여사가 명품 가방을 수수했다는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하는 특검법이다.

한 위원장이 피하려고 해도 김 여사 문제는 여전한 불씨로 남아있다.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하는 특검법안이 재표결을 앞두고 있고, 해외 유력 언론들이 명품 가방 의혹을 다루고 있어 의혹 해소에 대한 국민적 요구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백 원장은 한 위원장의 운이 좋은 것에 비해 이 대표의 운이 다 소진돼 한계의 분기점이 왔다고 봤다. 그는 이 대표의 갑진년 운을 총평하면 ‘허장산금(虛場散金)’이라고 평가했다. 그동안의 명예와 자리, 돈 모두를 잃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백 원장은 “이 대표의 운이 한계점에 다다른 만큼 민주당의 운도 흩어졌다”며 “‘운소사산지산’으로 당이 최소 세 갈래 이상으로 흩어질 것”이라고 봤다.

분기점
허장산금

실제로 민주당은 지난해 비명계와 친명계의 알력 다툼으로 대립하다 이낙연 전 대표와 몇몇 현역 의원들이 탈당하고 창당했다. ‘원칙과상식’의 비명계 3인방은 최근 당을 떠나며 “우리는 방탄 정당, 패권 정당, 팬덤 정당서 벗어나자고 호소했다. 하지만 거부당했다”며 이 대표를 비판했다.

이낙연 전 대표도 탈당을 선언하며 “민주당은 저를 포함한 오랜 당원들에게 이미 ‘낯선 집’이 됐다”며 “민주당이 자랑했던 김대중과 노무현의 정신과 가치와 품격은 사라지고, 폭력적이고 저급한 언동이 횡행하는 ‘1인 정당’ ‘방탄 정당’으로 변질했다”고 주장했다.

대표적인 비명계 의원들이 탈당했지만 민주당 내부는 아직도 시한폭탄이 있는 듯하다. 친명과 친문(친 문재인) 논란과 탈당하지 않은 비명계 현역 의원들의 지역구에 친명계 인사들이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자객 공천’ 논란도 이어졌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추가 탈당 사태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나온다.

민주당이 이렇게 분열된 이유는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 민주당의 이른바 ‘이재명 지키기’로 꼽힌다. 

이 대표가 연루돼있는 사건은 크게 세 건으로 모두 이 대표가 성남시장 또는 경기도지사로 재직하던 당시 일어난 일이다.

[이] “작은 운으로도 구원될 팔자”
“자신부터 희생 감내해야 좋은 길로”

크게 ▲프로축구 구단 성남FC 구단주(성남시장이 당연직 겸임)였던 이 대표가 기업들로부터 후원금을 받고 민원을 해결해줬다는 이른바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성남시 대장동 개발 과정서 일부 민간업자들에게 특혜를 몰아줬다는 ‘대장동 특혜 의혹 사건’ ▲이 대표의 법률 위반 사건 변호인 선임비를 쌍방울그룹이 대납했다는 ‘변호사비 대납 의혹 사건’이다.

이 대표는 총선이 100일도 안 남은 상황에 재판에 출석하느라 여념이 없다. 지난달 19일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2일엔 ‘위증 교사 사건’, 23일엔 ‘대장동·위례·백현동·성남FC’ 사건으로 법원을 오갔다.

이 같은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는 차기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도 영향을 끼쳤다. 한국갤럽이 지난 9∼1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를 보면,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 대표가 23%, 한 위원장이 22%로 접전을 벌였다. 

백 원장은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로 인한 형액이 올해 들어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형액은 형벌을 받게 되는 불행한 운이다. 다만 백 원장은 총선 전에는 어디에 갇히진 않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백 원장은 “이 대표는 현재 ‘자파인수(自破因囚)’로 무너지고 갇힐 운”이라며 “‘사방두상(四方杜傷)’으로 사방이 막히고 출구가 없는 상황에 갖고 있는 작은 운으로 겨우 구원될 팔자”라고 했다.

그러면서 “‘심상불여(心傷不如)’로 마음이 상해 편할 날이 없어 건강도 함께 떨어지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며 “이 대표의 갑진년 운을 총평하면 불운을 넘어 파상운이라 잃고 무너지는 최후의 시련”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남을 의식하지 않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본성을 가지고 있는데 운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자신을 낮출 필요가 있다”며 “자신을 살리는 길보다 자신이 희생을 감내하는 것이 좋은 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낮춰야… 
건강 조심

백 원장은 각 당의 대표의 운이 각 당의 운을 전부 대변하는 것은 아니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하기도 했다. 

그는 “한 위원장의 운은 내가 처음 본 큰 운이고 이 대표의 운은 흩어져가고 있다”며 “운에 따르면 총선은 국민의힘이 약 160석 정도를 차지하며 큰 승리를 거둬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이 대표에 대해 좋지 않게 말했지만 난 어느 정파 사람도 아니고 그저 사람의 운을 공부한 것”이라며 “특히나 건강 쪽으로는 내 말이 틀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kcj512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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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법원이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 관련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항고할 뜻을 내비쳤다. 주 부의장의 강경 대응은 저조한 국민의힘 지지율과 맞물려 혼란상을 더욱 극적으로 비추고 있다. 과연 국민의힘이란 ‘대마’는 ‘불사’의 존재일까?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것에 반발해 지난달 26일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권성수)는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 결정에 반발했다. 법원 결정 바로 반발 주 부의장은 “저는 그동안 이번 컷오프가 절차·내용 모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왔다”며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이번 공천 과정이 과연 당원·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민주적인 절차였는지는 여전히 엄중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주 부의장은 지난 6일 항고를 제기했다. 이어 지난 8일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항고심 판단을 끝까지 지켜본 후 제 거취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선 일각에서 제기했던 무소속 출마설을 일단 유보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주 부의장은 “항고심 판단을 기다린다고 해서 이번 공천 난맥상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의 책임을 덮고 가겠단 뜻은 결코 아니”라며 “이런 공천 구조를 만든 세력과 절대로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천은 충성의 대가나 숙청의 도구가 아닌, 오직 국민 앞에 가장 경쟁력 있고 책임 있는 후보를 세우는 과정”이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을 컷오프한 것을 ‘숙청’이라고 암시했다.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6선인 주 부의장은 대구 수성에서만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구 수성을에서는 4선을 지냈고, 수성갑에선 재선에 성공했다. 이 중 4선을 했던 지난 2016년 총선 수성을 선거에선 친박(친 박근혜)계 주도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게 이겼다. 문제는 주 부의장이 당내 최다선인 6선 의원 겸 국회부의장이라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명예가 곧 실권을 보장하진 않는다. 아울러 주 부의장이 차기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7선에 도전하면,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같은 6선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각각 부산 사하을·경기 시흥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부산은 이미 격전지가 된 데다 조 의원은 민주당계 정당과 국민의힘 소속으로 각각 3선 했고, 경기 시흥을은 수도권이다. 국민의힘의 안정된 텃밭으로 분류되는 대구 수성을에서 7선에 도전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설령 7선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참패 가능성이 제기되는 국민의힘이 2년 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다는 보장도, 국회의장이 되리라는 보장도 하기 어렵다. 오는 2028년 총선까지 연일 떠들썩하게 이어지는 계파 갈등을 어느 정도 안정시킨 후 대안 야당으로 발돋움하면서 이재명정부가 실정으로 지지율이 폭락하는 상황이 겹쳐야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주 부의장이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불확실한 국회의장…‘텃밭 7선’ 대신 대구? 연이은 공천 가처분 세례 속 서울 지지율 13% 따라서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집념을 불태우는 것은 필연이다. 대선 패배 후 대구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전례도 있다. 주 부의장으로선 “나라고 출마 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에 있느냐”고 판단해도 무리가 아니란 분석이 있다. 대구시장으로서 임기를 마친 후 대권에 도전하거나 당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가능성은 일명 ‘주한 연대설’로 통하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의 연대설 때문에 불거졌다. 이는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주 부의장을 컷오프한 직후 불거졌다.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해 대구 수성갑에서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면, 한 전 대표가 여기에 출마하는 형식으로 연대한다”는 설이다. 한 전 대표 측으로선 손해 볼 게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주 부의장은 보수 재건이 필요하다고 공감하면서 나서겠다고 했다”며 “우린 이미 연대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반면 주 부의장은 신중한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던 중 주한 연대설 관련 질문을 받자 “제 코가 석 자인데 딴 생각할 여지가 있겠느냐”고 답변했다. 다만 무소속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주한 연대설 성립 가능성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 부의장의 항고 제기는 국민의힘의 치명적 문제 하나를 외부로 노출했다. 국민의힘에선 당내 처분에 대해 연이어 법원으로 달려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가깝게는 주 부의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컷오프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 지사는 주 부의장과 달리 가처분이 인용돼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멀게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배현진 의원에 대해 각각 결정했던 제명·당원권 정지 1년 징계의 효력도 법원에서 정지됐다. 4건의 가처분 모두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에서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 부의장 건에 대해서만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장 대표는 김 지사가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된 다음 날인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정치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며 “재판장이 국민의힘에 와서 공천관리위원장과 윤리위원장을 하면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할 정도로 진행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천 관련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승리 가능성을 어둡게 하는 신호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상대로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8%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8%로 집계됐다. 제 코가 석 잔데… 서울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5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3%로 집계됐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42%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7%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바람). 영원한 격전지 서울에서도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여론조사 결과 수치가 공개되자,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한 지적이 날로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자 사설을 통해 “국민의힘은 지금 수도권에서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며 “현행법상 15% 이상 득표해야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할까 걱정한다는 것”이라며 현실을 짚었다. 이어 “말로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했을 뿐 실제로는 반대로 하고 있다”며 “공천 혼란에 대해서도 가처분을 인용한 법원 탓만 할 뿐, 어떻게 수습하고 책임질지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등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의 주장대로라면, 수습·책임을 맡을 당 대표는 보이지 않는 셈이다. 해당 매체는 “어렵게 나선 후보들은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을 포기하고 흰색 점퍼를 입고 다닌다”며 “인구가 1300만명에 달하고 국회의원 의석수도 가장 많은 경기도에선 지사 출마자를 구하지 못해 공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현실도 짚었다. <조선일보>가 짚은 국민의힘의 현실은 신체를 통제할 두뇌 없이 거대한 군집을 이룬 채 각자의 역할을 맡은 군집 생물에 비유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관해파리를 들 수 있다. 관해파리는 겉으로 볼 땐 덩치 큰 해파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각의 역할을 맡은 독립 개체들이 모인 군집이다. 이 개체들은 먹이 섭취·이동·번식 등 각각의 역할만을 담당한다. 각각의 개체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 연결돼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뇌는 없다. 개체 중 누군가가 제 역할을 못하면 모두 죽는다. 단세포생물인 점균류도 먹이를 찾을 때, 각자의 세포가 알아서 효율적인 길을 찾는다. 이를 통제할 뇌는 없지만, 화학적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최적의 경로를 결정한다. 그런데 잘못된 경로를 찾으면 방향을 틀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는 것은 군집 전체가 굶어 죽는 일이다. 페로몬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 군대개미 집단도 선봉에 선 개미가 길을 잃으면 모든 개미가 원을 그리다가 지쳐 죽는다. 제 역할 못하면… 이탈리아의 정치학자 조반니 사르토리는 원심적 경쟁 이론을 주장했다. 보통의 민주주의 국가에선 정당이 중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강경한 여당과 무책임한 야당이 양립할 땐 정당이 중도층을 설득하기보다 진영 결집에 따른 조직표 구성에 몰두한다. 이런 구도에선 중도층이 정치에서 배제되고, 정치적 대화도 단절된다. 이런 상황에선 후보자들은 당의 승리와 중도 확장을 포기하고, 강성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중도층이 정치에 냉담해지면서 설득 가능 대상으로 강성 핵심 지지층만 남기 때문이다. 가성비 높은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후보자들이 지도부를 거부하면서 강성 핵심 지지층에게만 구애하는 각자도생에 몰두한다. 이는 결국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서울시장·경기도지사 경선에선 구인난에 빠졌지만, 대구시장·경북도지사 경선은 열기가 과도한 것도 이와 비슷하다. 특히 대구시장 경선엔 국회부의장·경제부총리·원내대표 등 당정의 핵심을 지낸 인사들이 모두 출마했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고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리처드 카츠와 아일랜드의 정치학자 피터 메어는 정당을 카르텔·프랜차이즈 기업에 비유하는 독특한 이론을 발표했다. 카츠와 메어는 “현대 정당이 시민의 자발적 후원보다 국가의 정당 보조금·공천권 등 국가의 자원에 의존해 서로 담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당과 지역구 후보의 관계를 본사와 가맹점주 관계로 규정했다. 따라서 중앙당이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지 못하거나, 시장에서 자원의 가치가 폭락하면 가맹점주의 불만이 폭발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을 매개로, 캐나다의 정치학자 켄 카티는 “정당이 실제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티에 따르면, 정당은 브랜드로서만 기능하고, 선거에선 후보가 중앙의 브랜드를 빌려온다. 공천은 결국 이들 간 계약 관계 역할을 한다. 이는 실제 정치적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일 서울 쌍문역 일대 쌍리단길을 방문했다. 오 시장의 현장 방문에 동행한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도봉구의원들은 국민의힘의 상징색 빨간색이 아닌 흰색 점퍼를 입었다. 오 시장도 서울시 로고가 새겨진 흰색 점퍼를 입고 현장을 돌아다녔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본경선 후보들 대상 첫 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은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들은 “흰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동그라미 푯말을, 빨간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엑스 푯말을 들어달라”는 진행자의 요구에 일제히 엑스 푯말을 들었다. 오세훈 ‘흰색 점퍼’ 현장행 “빨간색 입고 싶다” 대우그룹·프랑스 사회당 등 한순간에 망한 대마들 하지만 말은 날카로웠다. 오 시장은 “빨간색 점퍼를 입고 싶은 마음을 엑스 푯말을 들어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전 의원은 “흰색 옷을 입어야 하는 사람은 장 대표”라며 “이번 공천이 마무리되면 백의종군을 결심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빨간 당 출신이 빨간색을 안 입는 자기모순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장 대표가 확장하지 못했다면 후보들이 확장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엔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본사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집단행동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은 배 의원도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의 서울 지지율 13%의 주역 장동혁 지도부가 기초단체장 후보를 못 구한 지역의 후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이 내·외부에서 연이어 제기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해선 “변화할 의지도, 대책도 없는 것 같다”는 평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카츠와 메어가 이미 이론적으로 짚었다. 이들은 “카르텔 정당은 국가 자원을 독점하기 때문에 ‘우리는 망하지 않는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바둑으로 치면, 국민의힘은 여러 개의 돌로 넓게 자리 잡은 곤마인 ‘대마’와 비슷하다. 시사 분야에서 관용적으로 잘 쓰는 표현 중 하나는 ‘대마불사’다.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기관은 국가의 지원을 받아 망하지 않는다”는 관용 표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1990년대 후반 IMF 금융위기는 대마불사로부터 비롯됐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상황은 당시 재계 2위였던 대우그룹의 해체였다. 김우중 당시 회장은 ‘세계 경영’이라면서 해외 업체를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그러다 IMF 금융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삼성자동차를 받고 대우전자를 주는 빅딜 과정에서 엄청난 빚을 져 결국 워크아웃을 선언했다. 김 전 회장도 해외로 도피했다. 대우그룹은 그렇게 해체됐다. 국제 정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캐나다의 집권당 진보보수당은 경제 실정과 내부 갈등 끝에 구심력을 잃고 연이은 당원 탈당 사태를 겪었다. 그 결과 150석을 넘게 보유했던 거대 여당이 선거 한번에 2석만 건지는 참패를 당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프랑스에서도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했던 사회당은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강경한 좌파 성향 브누아 아몽 대선후보를 선출했다. 그러자 사회당 소속 정치인 다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했던 신생 정당 앙 마르슈로 옮겼고, 당은 선거에서도 참패했다. 반대로 민주당은? 민주당은 대구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대구에서 일정한 기반을 갖추고 있고 선거 승리 경험도 있는 김부겸 전 총리를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했다. 이어 지난 8일엔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김 후보와 함께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하는 등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에선 추미애 의원이 치열한 경선 끝에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돼 주목받고 있다. 대마불사는 과연 영원한 걸까. 대마불사만 믿고 배짱 영업을 해도 되는 걸까. 대우그룹 해체는 국민의힘에 어떤 의미를 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