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TV> 어린 시절의 기억이 떠오르지 않는 이유

우리 국민 대부분이 심각한 수준의 기억상실 경험이 있다는 제보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기억상실 여부에 대한 질문을 진행해보겠습니다.


- 초등학교 첫날의 기억을 떠올려보세요.

- 유치원 첫날의 기억을 떠올려보세요.

- 첫 심부름 날의 기억

- 첫 젓가락질했던 날의 기억
 


위 항목서 아마 대부분 초등학교 첫날을 제외하곤 떠오르기 어려웠을 거란 생각이 됩니다.

이를 바로 유년기 기억상실증이라 하는데요.

그렇다면 언제부터 기억을 잊어버리는 걸까요?

미국 에모리대의 마리나 교수팀은 83g명의 5세 어린이들을 상대로 3세 시절의 일들을 회상하도록 하는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5년 동안, 아이들을 불러서 같은 기억을 다시 회상하게 했는데요.

실험 결과 5~7세 아이들은 첫 실험 때 이야기했던 일을 63~72%를 기억하는 반면, 8~9세 아이들은 36%만 기억해냈습니다.

즉, 8세부터 급격히 유년 시절의 기억이 지워지는 것입니다.



우리는 왜 어린 시절을 기억하지 못할까요?

캐나다 토론토대의 쉬나 조슬린 교수와 폴 프랭크랜드 교수는 이에 대해 “기억이 뉴런을 따라 초기화된다”는 유력한 가설을 제시했습니다.

뉴런은 다른 뉴런들과 밀접하게 연결돼있습니다.

뉴런은 한 번 형성되면 재생되는 경우가 드물지만, 예외적으로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는 새로운 뉴런이 지속해서 만들어지며 출생 후 몇 년간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재생됩니다.

이때, 새로운 뉴런이 기존 뉴런 간의 시냅스를 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들은 이를 입증하기 위한 두 가지 실험을 했는데요.

1. 어른 쥐의 뉴런을 증가시키기

연구팀은 수조에 어른 쥐를 넣고, 목적지까지 헤엄치는 과정을 반복시켰습니다.

처음에는 헤매던 쥐가 훈련을 통해 경로를 기억하며 도달 시간이 짧아졌습니다.

이 훈련이 끝난 후 연구팀은 인위적으로 쥐의 뉴런 재생을 약 3배 증가시켰습니다.

그러자 쥐들은 다시 경로를 잊고 처음부터 헤매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물론, 반대의 실험도 진행했습니다.


2. 새끼 쥐의 뉴런 생성을 억제시키기

상자 하나를 준비해, 새끼 쥐가 상자에 들어갈 때마다 전기자극으로 상자를 피하도록 하는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그 뒤 연구팀은 실험 쥐들의 절반은 뉴런 재생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작했습니다.

그러고 4주 후에 다시 쥐들에게 상자를 보여줬습니다.

뉴런이 억제되게 조작된 쥐들은 상자를 피했고 조작하지 않은(뉴런 교체가 일어난) 새끼 쥐들은 과거를 잊고 다시 상자 안으로 들어가는 행동을 보였습니다.

즉 새끼 쥐에게 뉴런의 생성을 억제했더니 오히려 어린 시절의 기억이 더 잘 유지된 것이고, 어른 쥐에게 뉴런의 생성을 늘리자 쉽게 망각하게 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모든 기억은 뉴런의 재생과 연결된 것일까요?

아닙니다.

우리는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또 있습니다.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젓가락질은 대개 24개월 차쯤 시작한다고 합니다.

자전거도 어린 시절에 배우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러나 우리는 이런 기억을 잊지 않고 여전히 실생활에 써먹고 있습니다.

심리학자 엔델 텅빙 교수는 이에 대해 기억의 종류가 다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기억은 저장되는 뇌의 부위에 따라 종류가 나눠지는데요.

기억은 크게 외현기억과 내재기억으로 나뉩니다.

외현기억은 전전두엽과 해마를 거쳐서 저장되고 내재기억은 소뇌, 편도, 선조체에 주로 저장됩니다.

유년기 기억상실은 (뉴런 재생성)해마가 관여하는 외현기억서 일어납니다.

전전두엽前前頭葉(prefrontal lobe)은 전두엽 중에서도 머리의 이마 앞부분에 해당합니다.

외현기억은 또다시 의미기억과 삽화적 기억, 자서전적 기억으로 나뉘고 내재기억은 절차적 기억과 지각적 기억으로 나뉩니다.

여기서 의미기억은 일반적인 사실(사과는 빨갛다, 서울은 한국의 수도)이고 삽화적 기억은 과거에 대한 개인적 기억, 자선전적 기억은 삽화적 기억이 연장된 이야기 형태의 기억입니다. (예, 첫 젓가락질, N살의 생일날)

절차적 기억은 젓가락질이나 자전거처럼 순서나 절차에 대한 기억, 지각적 기억은 ‘얼음은 차갑다’ ‘설탕은 달다’등과 같이 감각적 기억입니다.

그렇기에 3세 당시의 생일날 기억은 나지 않지만 그때 배웠던 젓가락질은 계속 기억에 남아 쓸 수 있는 것이죠.
 

생물학적인 이유로 잊혀지는 거라지만 소중한 유년기 시절의 기억을 보존하는 방법은 없는 걸까요?

잊혀진 기억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아이들의 기억을 더 오래, 많이 보존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는 있습니다.

아이의 하루나, 사건들에 대해 재미있고 짜임새 있게 반복적으로 이야기해주고 물어보며 체계적으로 기억을 정리해주면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다고 합니다.

사람은 추억을 먹고 사는 동물이라고 하니, 위의 방법들로 아이들의 행복한 유년기 시절 기억이 오래갈 수 있길 바랍니다.


기획&구성&편집:김미나
일러스트 : 정두희

 

<emn202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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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