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벌한’ 민주당 공천 관전 포인트 셋

친명발 숙청 피바람 분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공천을 둘러싼 정치권의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5일부터 20일까지 총선 지역구 후보자 공모 접수를 마쳤다. 예비후보 발표를 마친 민주당은 설 전까지 컷오프 대상자를 발표하겠단 방침이다. 민주당은 오는 31일부터 내달 4일까지 후보자를 대상으로 면접을 실시한다. 이번 한 주가 예비후보의 당락을 판가름지을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공천룰 윤곽이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 21일 임혁백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 위원장은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로 도입한 공천 과정을 설명했다. 임 위원장은 “국회의원 선거서 국민참여 경선제도가 도입됐지만 무늬만 국민경선”이라며 “22대 총선에서는 명실상부한 ‘국민참여공천’이 이뤄질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공천룰
손대기

앞서 민주당은 약 50만명의 의견을 수렴해 공천의 세부 기준을 정하는 ‘국민참여공천제’를 발표했다. 당헌·당규에 제시된 공천 기준을 바탕으로 국민과 함께 세부 평가지표를 정량화하는 게 특징이다.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여론조사(40%) ▲정체성(15%) ▲도덕성(15%) ▲기여도(10%) ▲의정활동(10%) ▲면접(10%) 등으로 심사지표가 규정돼있다. 이 중 면접을 제외한 5개 지표에 대해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는 방식을 거쳐 세부 기준을 정하겠다는 것이다.

박희정 공천관리위원회 대변인은 “2000명을 대상으로 하는 여론조사와 홈페이지를 통한 의견 수렴, 언론에 비친 여론 분석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진행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공천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국민 인식과의 편차를 극복하는 합리성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전략선거구도 확정됐다. 공관위는 불출마를 선언한 현역 의원의 지역구인 7개 선거구와 탈당한 지역 10개 선거구 등 총 17개 지역을 전략선거구로 발표했다.

현역 의원이 불출마 의사를 밝힌 지역구는 ▲서울 중구·성동구갑 ▲서대문구갑 ▲대전 서구갑 ▲세종 세종특별자치시갑 ▲경기 수원시무 ▲경기 의정부시갑 ▲경기 용인시정이다. 현역의원이 탈당한 ▲인천 남동구을 ▲부평구갑 ▲광주 서구을 ▲대전 유성구을 ▲경기 안산시단원구을 ▲남양주갑 ▲화성시을 ▲충남 천안시을 ▲논산시계룡시금산군 ▲전북 전주시을도 전략공천지로 정해졌다.

예비후보 면접을 마친 민주당은 설 연휴 전후로 컷오프를 통한 경선 후보자를 발표할 계획이다. 이번 한 주 동안 눈여겨봐야 할 관전 포인트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다가오는 심판의 날 ‘칼 빼들다’
“국민의 공천룰” 취지는 좋으나…

첫 번째로 국민참여공천제의 공정성이다. 강성 지지층의 의견이 과도하게 반영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만큼 논란을 해소하는 게 급선무다.

공관위는 지난 16일부터 당 홈페이지에 국민참여공천 배너를 띄우고 의견 수렴에 나섰다. 심사 항목은 ▲국회의원의 정체성 평가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 ▲국회의원의 기여도 평가 ▲국회의원의 의정활동능력 평가 ▲국회의원의 도덕성 평가에 순위를 매기는 객관식과 ‘이 밖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점’ 등 주관식으로 나뉘어 있다.

문제는 신원을 확인하는 절차가 없어 공천룰이 특정 세력에 유리한 쪽으로 기울 수 있다는 점이다. 강성 지지층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을 비롯한 SNS에서는 국민참여공천 홈페이지가 개설되는 동시에 참여를 독려하는 글이 잇따라 게시됐다. ‘정치인에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점’에 대해서는 “내부 총질을 하지 않는지”라고 작성한 이들도 있었다.

이와 관련해 임 위원장은 “모(母)집단이 커지면 관여층이라든가 강성 지지자들이 기준을 세우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비율이 그만큼 적어진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강성 지지자는 극히 소수며 이들이 공천룰 전체를 좌지우지할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강성 지지자의 정치 참여도가 높은 만큼 적극적으로 응답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강성 지지자의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커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시되는 부분이다.

험악한
분위기

두 번째는 ‘전략공천’을 빙자한 ‘자객 공천’ 논란이다. 민주당 내 비명(비 이재명)계 의원이 줄탈당하면서 주인을 잃은 지역구가 늘어났고, 이곳에 깃발을 꽂기 위한 현역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비명계가 자리 잡은 곳에 친명(친 이재명)계가 출사표를 던지면서 당내 갈등이 격화할 조짐도 보인다.

친명계로 꼽히는 양이원영 의원은 비명계 양기대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광명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출마 선언과 동시에 양이 의원은 양 의원과 강한 대립각을 세웠다.

양이 의원은 “국민의힘에 있어도 이상하지 않은, 민주당답지 않은 정치인이라는 조롱이 여기저기에서 들린다”며 “이 대한민국을 침몰시키는 윤석열정부를 탄생시킨 그 책임 있는 이들이 우리 당과 여기 광명의 담장 너머서 숨죽이고 웅크리고 있다”고 맹폭했다.

민주당 비례대표인 이수진 의원은 비명계 윤영찬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성남중원 출마를 선언했다.

이 의원은 “민주당에 배신과 분열의 상처를 주면서 민주당의 이름으로 출마하겠다는 상황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며 “이재명과 함께 이수진은 한다”고 밝혔다. 앞서 바로 전날 그는 서울 서대문갑 출마를 포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루 만에 지역구를 바꿔 출마를 선언한 것을 두고 윤 의원은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윤 의원은 “성남 중원에 아무런 연고가 없는 후보가 선거 80여일도 남지 않은 지금, 갑자기 지역을 바꿔 출마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은 아무런 명분도 없는 선사후사일 뿐”이라며 “좀 더 솔직해지시길 바란다”고 반격했다.

당내 분위기가 격앙되자 임 위원장은 중재에 나섰다. 그는 “우리 당 일부 국회의원 입후보자 간에 인신공격과 상호 비방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이 같은 일련의 문제에 대해 단호하고 엄격히 조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도 “불필요한 인신공격이나 비방보다 공정하고 발전적인 경쟁을 했으면 좋겠다”며 공관위에게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당부했다.

친문·비명
밀어내기

갈등을 봉합하려는 이 같은 지도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잡음이 커지는 형국이다. 친명·비명간의 계파 다툼에 이어 친문(친 문재인)계까지 포함한 대립구도가 형성되면서 당의 내홍이 쉽게 진정되지 않는 분위기다. 설 전까지 갈등을 진화시킬 수 있는 당 대표의 강력한 메시지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윤용조 전 당대표실 부국장은 문재인정부 인사를 향해 노골적으로 불출마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던졌다. 윤 부국장은 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임종석 전 비서실장, 이인영 의원을 콕 집으며 용단을 내릴 것을 촉구했다.

제22대 총선은 ‘윤석열정부 심판론’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데 전 정부 인사가 출마한다면 총선의 구도를 혼란스럽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 밖에도 문정부의 아킬레스건으로 여겨지는 ‘LH 투기 의혹’을 최초로 폭로한 김남근 변호사가 민주당 인재로 영입됐다.

‘친문 패권주의’를 주장하며 탈당한 이언주 전 의원이 복당을 검토 중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지금까지 열명 남짓한 비명 세력이 당을 떠났지만 민주당 내에서는 잔류한 비명·친문을 밀어내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이다.

이와 관련해 <일요시사> 취재진은 지난 21일, 임 위원장과의 기자간담회서 ‘친문 세력 불출마 요구’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질문했다. 이에 임 위원장은 “문정부 인사에 대한 일괄적 배제는 일고의 여지도, 가치도 없다. 당과 공관위서도 배제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문정부서 지금의 검찰정권의 탄생에 본의 아니게 기여한 분들이 있다면 어느 정도의 책임감은 느껴야 하지 않겠나”고 사견을 덧붙였다.

두 의견이 다소 상반되는 만큼 정치권 일각에서는 ‘비명 숙청’에 이어 ‘친문 숙청’ 기류가 쉽게 가라앉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총선 채비 ‘개딸’ 영향력은?
다시 시험대 오르는 이 리더십

공천 부적격 판정 기준 또한 주목할만한 지점이다. 공관위는 공천 심사에 적용할 5대 범죄 기준을 ▲성범죄 ▲음주 운전 ▲직장 갑질 ▲학교폭력 ▲증오 발언으로 규정했다.

기준이 공개되자 곧바로 정당성 논란이 일었다. 피고인 신분으로 재판을 받는 현역의원들이 적격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황운하 의원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으로 1심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적격’으로 분류됐다. 노웅래 의원은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기소됐지만 역시나 적격 판정을 받았다. 주 2~3회 법정에 출석하는 이 대표도 적격이다.

이는 민주당이 지난해 5월, 공천 관련 특별당규를 일부 개정하면서 가능해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부적격 대상을 ‘뇌물, 성범죄 등 형사범 중 하급심서 유죄판결을 받고 현재 재판을 계속 받는 자와 음주 운전, 병역기피 등 중대한 비리가 있다고 인정되는 자’에서 ‘중대한 비리가 있다고 인정되는 자’로 수정했다.

‘1심 유죄 시 공천 배제한다’는 당헌·당규도 삭제했다.

민주당은 무죄추정 원칙을 따르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민주당의 5대 혐오범죄 규정에 대해 “굉장히 정교하게 만들었다”며 “정확하게 이 대표만 거기에 걸리지 않도록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만든 것 같다”고 꼬집었다.

총선 초반부터 공천 정당성에 시비가 붙은 만큼 국민의힘은 물론 당내서도 적잖은 반발감이 터져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천’을 줄곧 강조해왔다. 공천 결과가 모두를 이해시킬 수 없겠지만 이 이상 도덕성 부분서 흠집이 나는 것을 최소화해야 한다. 논란에 오른 예비후보 중 몇 명이 경선까지 오를지 정치권이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다.

총선까지
첩첩산중

한 민주당 관계자는 “예비후보를 둘러싸고 많은 뒷말이 나오고 있다”며 “국민의힘보다 못하다는 소리가 나올까 봐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예비후보 심사 면접이 끝나고 컷오프 대상자가 정해지면 또다시 당이 한바탕 시끄러워질 텐데 지도부가 이를 얼마나 합리적으로 봉합하는지도 주목할 부분”이라며 “총선을 치르기도 전에 자기들끼리 싸우는 건 국민이 보기에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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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