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격전지를 가다> ‘중원 패권’ 결정할 유성구

후보 넘치는 ‘대전 정치 1번지’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다음 해 4월10일 치러지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다음 해를 기준으로 집권 3년 차를 맞이하는 윤석열정부와 거대 야당이 심판론을 펼치기 위한 이벤트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과학특구로 불리는 대전시 유성구서 치러지는 총선서도 여야의 첨예한 대립이 펼쳐질 양상이다. 유성구갑과 유성구을에 누가 출사표를 던질지 <일요시사>가 짚어봤다.

지난해 대전시 유성구 선거 결과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에서는 국민의힘이 승리를 거뒀다. 대선에서는 1.5%p 차이로 윤석열 대통령이 승리했고, 지방선거에서는 더욱 격차를 벌렸다. 보수 험지를 뚫고 대전시장을 선출해냈고, 유성구의회 선거서도 국민의힘이 앞섰다. 

격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내부서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터라 국민의힘이 실책만 하지 않으면 내년 총선서도 비교적 지역구 의원 당선을 기대할만한 지역이었다.

대전시 유성구는 대덕연구개발특구가 있는 과학 특화도시다. 이런 지역에 최근 ‘폭탄’이 투하됐다. 바로 윤석열정부가 R&D(연구개발) 예산 삭감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현재 R&D 예산은 다음 해 16.6% 대폭 삭감될 전망이다. 이런 탓에 유성구의 민심이 들끓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민심을 우려한 듯 R&D 예산 복구를 호소하는 현수막까지 내걸었다. 유성구는 쌓인 현안도 다수 있는 지역이다. 유성복합터미널의 경우 대전시민의 오랜 숙원사업 중 하나다.


다행스럽게 유성복합터미널 사업에 청신호가 켜졌고 오는 2025년까지 완공이 예정돼있다. 현재 행정안전부 지방재정투자 심사를 통과했으며, 정부도 총선을 의식한 듯 진행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내년 총선서 표심을 가를만한 또 다른 사안은 유성시장 재정비촉진지구 개발사업이다. 해당 사업 역시 지난 6월부터 추진 속도가 빨라진 사업으로 주민의 기대감을 한껏 상승시키는 분위기다. 

유성구는 당초 민주당 텃밭이라는 이미지가 강했으나, 지방선거 패배를 생각하면 뼈 아픈 곳으로 통한다. 이 틈에 국민의힘은 변화의 바람을 위해 윤정부와 함께 발을 맞출 예정이다. 

구 주민 숙원사업 산적
지선 분위기 이어질까?

현재 유성갑은 민주당 조승래 의원이 자리하고 있다. 관심거리는 조 의원이 3선에 성공하면서 입지를 더욱 굳힐 수 있을지 여부다. 조 의원은 비교적 계파색이 옅은 인물로 평가받는다. 현재 민주당은 친명(친 이재명)과 비명(비 이재명)계의 대립이 어느 때보다 심각한 상황이다. 

그러나 조 의원은 친·비명 구도서 일찌감치 거리를 뒀다.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조 의원이 무난하게 공천을 받아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그의 행보 역시 중도 표심을 챙기면서, 지역 현안 해결에도 부쩍 힘을 들이고 있는 모습이 자주 목격된다. 문제는 친명 인사의 출마 여부다. 민주당 내 경쟁자는 친명으로 분류되는 오광영 전 시의원이다. 지난 10월 오 전 시의원은 공식적으로 유성갑 출마를 선언하면서 경선 대결이 불가피해졌다.


오 전 시의원은 과거 이재명대전충남연대를 만들었고, 대선 기간에는 캠프서 상황실장을 맡았던 바 있다. 지난 9월에는 14일간 이 대표 동조 단식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만큼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대표적인 측근 인사로 통한다. 

현재 국민의힘 유성갑 당협위원장 자리는 공석인 가운데, 진동규 전 유성구청장이 다시 유성갑에 출마할 예정이다. 그는 앞서 2004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광풍 속에서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후보로 대전서 유일하게 구청장에 당선됐던 인물이다. 여러 차례 낙방한 이력이 있지만, 이번에 다시 도전할 예정이다. 

당내 경쟁자로는 지난달 29일, 출판기념회를 열었던 윤소식 전 대전경찰청장이 있다. 이날 윤 전 청장은 총선 출마를 공식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은 조 의원의 출마가 확실해질 경우, 총선 승리를 위해 전략 공천도 마다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친명과 비명 내전
국힘 인지도 높은 인물로

바로 옆 유성을도 경쟁이 치열한 지역으로 5선인 무소속 이상민 의원이 굳건하게 자리하고 있다. 이 의원은 17대 국회의원 선거부터 21대까지 모두 유성서 출마해 내리 수성 중이다. 그러나 지난 3일, 몸담아왔던 민주당서 탈당을 선언하는 등 그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이 의원은 친명계를 비롯해 이 대표에게까지 강한 메시지를 던져왔다. 그는 민주당서 출마하지 못하면 당적을 옮겨서라도 출마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최근 국민의힘 혁신위원회서 강연하기도 했다.

민주당 내 후보군으로는 허태정 전 대전시장과 이경 민주당 상근대변인, 김찬훈 대전YMCA 이사장, 정기현 전 대전시의원이 경쟁자다. 이 중 허 전 시장과 이 상근대변인은 친명 인사로 분류된다.

민주당서 친명 인사를 배치할 가능성이 커지자 이 의원이 탈당은 결국 탈당을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국민의힘 후보군은 비교적 정치적 인지도 면에서 약한 것으로 평가된다. 총선 승리를 위해선 인지도가 높은 인물이 필요한 국민의힘에선 정상철 유성을 당협위원장과 이석봉 대전시 경제과학부시장이 후보군으로 거론됐다.

하지만 최근 정 위원장이 당협위원장직서 사퇴했다. 이에 따라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유성을 지역은 사고 당협으로 분류됐다. 정 위원장은 사퇴 배경에 대해 나이를 꼽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이 의원의 공간을 확보해주기 위해 사퇴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물론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다. 5선 중진 의원은 조직적으로 이미 모든 준비가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변화?


대전은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싹쓸이 하고 있는 지역으로 지난 지방선거에선 대전 유권자들이 변화의 바람을 택한 모양새였다. 이제 이들의 관심이 어느 쪽으로 쏠릴 지가 관건이다. 민주당은 지역구 수성을 위해, 국민의힘은 지역구 탈환을 위해 열심히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대전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의원이 단 한 명도 없는 국민의힘 입장에선 이번 유성구 지역서의 승리가 절실할 수밖에 없다.

<ckcjfd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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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수사’ 공수처·검찰 엇박자 내막

‘윤석열 수사’ 공수처·검찰 엇박자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는 공수처가 검찰과의 줄다리기를 끝냈다. 대통령 기소권이 없는 공수처로서는 검찰의 요청을 쉽사리 거절할 수 없다.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구속이라는 성과를 거뒀으나 사건 이첩을 막을 순 없었던 셈이다. 오히려 공수처가 시간 끌기에 나섰다면 자칫 수사 자체가 꼬여버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의 수사에 비협조로 일관했다. 불법 수사로 규정하면서 제 무덤을 파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윤 대통령 측은 사건이 검찰로 이첩되면 응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수사기관 쇼핑’ 논란을 자처한 셈이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친정을 믿겠다는 무리수로 해석된다. 수사는 끝났는데… 공수처는 지난달 22일 대통령실과 대통령 관저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윤 대통령을 체포한 뒤 제대로 된 수사나 조사를 이어가지 못했다. 조사를 거부하는 윤 대통령에 대한 강제구인은 이날까지 총 세 차례나 불발됐다. 앞서 공수처는 구인 시도 첫날인 같은 달 20일, 윤 대통령이 완강하게 거부하자 대치만 하다가 6시간 만에 철수했다. 전날에는 탄핵 심판 변론을 마친 윤 대통령을 상대로 구인을 시도하려고 했지만 윤 대통령이 외부 진료를 받고 오후 9시가 넘어 복귀하면서 무산됐다. 인권 보호 규정상 오후 9시 이후 심야 조사는 피의자 동의 없이 불가능하다. 윤 대통령은 체포 당일인 지난달 15일 첫 대면조사 때부터 모든 질문에 묵비권을 행사했다. 7차례에 걸친 출석 및 조사 요구를 모두 거부한 셈이다. 공수처는 최근 언론 공지를 통해 “대통령실과 대통령 관저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려고 했으나 대통령실은 오후 3시쯤 집행을 불승인했고 관저 압수수색은 국정조사특위 청문회 일정 등을 감안해 오후 4시50분쯤 집행 중지했다”고 밝혔다. 공수처의 압수수색은 윤 대통령이 사용했던 비화폰 서버 기록을 확보하기 위한 조처였다. 경찰도 같은 이유로 대통령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으나 대통령경호처의 거부로 무산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선포한 후 비화폰을 통해 군·경찰에 “국회에 들어가려는 국회의원들 다 체포해” “본회의장으로 가서 4명이 1명씩 들쳐 업고 나오라고 해”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라” “문짝을 도끼로 부숴서라도 안으로 들어가서 다 끄집어내라” 등의 지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전날 탄핵 심판 3차 변론기일에 직접 출석해 “계엄 당시 국회의원을 끌어내라고 지시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결국 공수처는 지난달 23일 과천청사에서 윤 대통령 내란혐의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서울중앙지검에 공소제기(기소) 요구 처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수처는 판·검사나 경무관 이상 경찰관만 직접 기소할 수 있다. 윤 대통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과 공모해 지난해 12월3일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함으로써 폭동을 일으킨 혐의를 받는다. 직무권한을 남용해 경찰 국회 경비대 소속 경찰관들과 계엄군들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고, 국회의원들의 계엄 해제 요구권 행사를 방해한 혐의도 있다. 공, 불법 수사 규정 강제구인도 실패 어쩔 수 없이 이첩…구속 제외 성과 ‘0’ 공수처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및 국방부 조사본부의 공조가 없었다면 오늘 수사 결과는 발표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검찰청 역시 공수처의 이첩 요청권에 응해 사건을 적시에 이첩하고 이후 다수의 조서 및 공소장 관련 자료 등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직도 공수처에는 비상계엄과 관련된 피의자들 및 관련자들 사건이 남아있는 상황”이라며 “대상자의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단 한 명의 예외 없이 책임 있는 수사 대상자는 모두 의법 조치될 수 있도록 수사를 엄정히 계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 측은 아직 검찰 조사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밝힌 바 없다. 이들은 “검찰에 사건이 이첩된 이후 판단하겠다”며 유보해 왔다. 공수처 조사와 달리 검찰 조사엔 응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수사기관의 수사를 계속 거부할 명분이 부족할 뿐 아니라 향후 재판 과정서 불리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서초동 한 변호사는 “검찰 수사 분위기를 봐가며 수사에 응할 가능성이 크다”며 “검찰과 공수처의 갈등을 이용해 일부분 협조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법조계에서는 윤 대통령이 자신의 친정을 더 신뢰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종 기소권을 가진 검찰 조사 단계에선 구치소 방문 조사 등 최소 범위로 응하되, 내란 우두머리 혐의는 기존과 마찬가지로 전면 부인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과거 노태우·전두환·노무현·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은 퇴임 이후 검찰 조사에 응했던 바 있다. 다만 이 전 대통령은 구속 이후엔 검찰 조사에 응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공수처 조사 거부 명분으로 내세웠던 ‘내란죄 수사권’을 다시 꺼내 들며 검찰 조사도 거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위고하 막론하고 윤 대통령 측은 지금까지 공수처와 검찰 모두 법적으로 내란죄를 수사할 권한이 없으며, 내란죄 수사권은 경찰만 가지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내란죄 수사권이 없는 검찰이 윤 대통령 조사를 시도하는 것은 ‘불법 수사’라며 공수처 수사를 거부해 온 것과 대응 방식이 별반 다르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수사권이 없는 기관에 협조도 안 했는데 검찰에 협조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애초 검찰도 윤 대통령에 대해 강하게 수사해 왔고 그런 검찰에 윤 대통령이 크게 실망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지난달 검찰의 소환조사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오히려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변론일에 출석해 여론전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검찰은 구속 기간을 보수적으로 해석하는 실무 관행을 고려해 연장을 신청했다. 판사는 타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하면 10일을 넘지 않는 한도에서 구속 기간을 한 차례 연장할 수 있다. 연장 허가 시 구속 만료 시점은 오는 5일로 예상된다. 검찰은 이날 전후로 윤 대통령을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검찰은 공수처와 별도로 지난해 12월18일부터 12·3 비상계엄 사건을 수사해 왔다. 김 전 장관, 박안수 육군참모총장,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 조지호 경찰청장, 문상호 전 국군정보사령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등 핵심 관련자 10명을 군검찰과 함께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그 밖에 한덕수 국무총리,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조태용 국가정보원장 등 비상계엄 전 국무회의에 참석한 국무위원과 군·경찰 간부들도 조사하며 윤 대통령 혐의를 다졌다. 후배들이 나설 차례 검찰은 그간 확보한 물적·인적 증거를 토대로 윤 대통령에게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캐물을 계획이다. 최 대행에게 ‘비상입법기구’ 예산 편성을 지시했는지, 곽·이 전 사령관 등에게 계엄 해제 요구 의결을 위해 모인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고 지시했는지, 주요 인사 체포를 지시했는지, 총기 사용을 지시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따져 물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윤 대통령을 서울중앙지검으로 부르기보다는 서울구치소를 방문해 조사하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 대면조사가 이뤄지면 검찰총장 출신인 윤 대통령은 친정인 검찰 후배들과 마주 앉아 조사받게 된다. 윤 대통령은 사법연수원 23기로, 특수본부장인 박 고검장은 29기, 김종우 차장은 33기다. 수사팀 최순호 중앙지검 형사3부장은 국정 농단 수사팀서 당시 팀장이던 윤 대통령 지휘를 받기도 했다. 검찰은 우선 윤 대통령에 대한 혐의 다지기를 위해 국방부 조사본부를 압수수색했다. 검찰 특수본은 지난달 23일, 요인 체포조 편성 및 운영 혐의와 관련해 국방부 조사본부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비상계엄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우원식 국회의장, 김명수 전 대법원장 등 정계와 법조계 주요 인사 14명에 대한 체포조 운영 정황을 포착해 최근까지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검찰은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김 전 장관의 공소장에 체포조 운영 정황을 상세히 적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김 전 장관의 공소장에는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의 충암고 후배 여 전 사령관은 박헌수 국방부 조사본부장 등에게 전화를 걸어 “계엄령 선포됐으니까 너희 수사관 100명 우리한테 보내줘야 한다”며 지원을 요구했다. 이에 국방부 조사본부는 요인 체포조를 위해 조사본부 차원서 100명의 수사관을 동원했다고 보고 있다. 체포조에는 방첩사 수사관 50명과 경찰 수사관 100명도 동원됐다고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헌재 여론전 윤 믿을 건 친정뿐? 검 “대면조사 필요…봐주기 없다” 비상계엄 선포 당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건네진 쪽지도 핵심 물적 증거다. 지난달 22일 민주당이 공개한 해당 쪽지에는 ‘기획재정부 장관’이라는 제목 아래 ▲예비비 조속 편성 ▲국회 관련 각종 운용자금 완전 차단 ▲국가비상 입법기구 예산 편성 등의 내용이 담겨있었다. 민주당은 이 쪽지를 윤 대통령이 최 대행에게 직접 전달했다며 “최 대행은 명백한 내란 공범”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 측은 해당 쪽지가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당시 국회를 위헌적으로 해산하려 한 핵심 증거라고 보고 있다. 반면 윤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헌법재판소 변론서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국가비상입법기구 관련 예산을 편성하란 쪽지를 기재부 장관에게 준 적이 있냐”고 묻자, “저는 준 적도 없고, 나중에 계엄 해제 뒤 한참 있다가 언론서 메모가 나왔다는 기사를 봤다”며 부인했다. 쪽지의 존재가 처음 드러난 건 지난달 13일 국회 본회의 현안 질의서 당시 기획재정부 장관이던 최 대행이 “윤 대통령이 저를 보시더니 ‘참고하라’며 옆에 누군가가 자료를 하나 줬는데, 접혀 있었다”는 발언부터였다. 이날 국회 회의록에 따르면 당시 민주당 고민정 의원의 “대통령께서 직접 주셨냐”는 질문에, 최 대행은 “대통령이 직접 주시진 않으셨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대행은 “한 장짜리 자료인데, 접혀있었다”며 “제 직원(기재부 차관보)한테 ‘이것 가지고 있어’라고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4일 새벽 1시쯤 기재부 간부회의를 한 뒤, 차관보가 저한테 ‘아까 주신 문건이 있다’고 말해 확인했고, ‘비상계엄 상황서 유동성 확보를 잘 해라’라는 문장이 기억이 난다”고 답했다. 다만 최 대행에게 쪽지를 건네준 인사가 누구인지까지는 국회 회의록만으로는 알 수 없는 상태다. 최 대행은 해당 문서를 계엄 해제 이후 폐기하지 않고 수사기관에 제출했다. 최 대행의 과거 발언을 살펴보면, 윤 대통령의 “쪽지를 준 적도 없다”는 말은 최소한 사실과 거짓이 섞여 있다고 볼 수 있다. 최 대행에게 직접 건네지 않은 것은 맞지만, 그 존재를 언론을 보고 알았다는 윤 대통령의 주장은, 최 대행의 “참고하라고 했다”는 발언과 배치되기 때문이다. 휴가도 반납 혐의 다지기 전날 국회 비상계엄 국정조사 청문회서도 윤 대통령의 쪽지를 두고 진실공방이 벌어졌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윤 대통령이 쪽지를 직접 준 게 맞다”고 증언했고, 한 총리는 “전체적인 것들을 기억하기가 굉장히 어렵다”고 말했다. 한 검찰 관계자는 “지금까지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참석한 국무위원 11명 중 한 총리를 포함해 최 대행 등 7명을 조사했고 박성재 법무부 장관도 소환조사했다”고 전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