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빠진’ 국힘 혁신위 파워게임

단독 드리블 그리고 맨땅에 헤딩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터질 게 터졌다. 참다 못한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인요한 혁신위원장을 향해 적당히 하라며 경고했다. 인 위원장은 아랑곳하지 않고, 여러 카드를 꺼내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존재감이 별로 크지 않다. 과연 혁신위는 완주할 수 있을까?

국민의힘 혁신위원회(이하 혁신위)가 출범한 지 약 한 달이 지났다. 당으로부터 부여받은 두 달의 기간 중 절반을 채운 셈이다. 그러나 한 달 만에 위기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에게 험지 출마를 요구했는데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혁신위의)급발진은 당에 좋지 않다”며 오히려 타박을 줬다. 

공허한 
메아리

“전권을 부여하겠다”던 약속과는 달리 오히려 혁신위와 대립각을 세우면서 강대강의 힘겨루기가 이어지는 양상이다. 쉽게 물러날 리 없는 혁신위는 조기 해체 카드를 꺼내들며 벼랑 끝 전술을 펼쳤다. 

혁신위는 시작도 전에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위원장으로 누구를 앉힐 것인지가 고민거리였다. 누구를 세워도 계파색을 지우는 게 1순위 과제였기 때문이다. 이런 탓에 현역 의원 중 누구도 나설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결국 국민의힘은 외부로 시선을 돌렸다. 고민 끝에 간택된 인물은 광주 출신, 푸른 눈의 한국인 인요한 연세대 의대 교수였다. 다소 인선이 늦어진 점이 있지만, 나름 고심해 선정한 인물이라는 평가가 내려졌다. 


당내서도 기대감이 컸다. 인 위원장 역시 혁신위원장을 맡은 뒤 기대감을 드러냈다. 인 위원장의 표현을 빌리면 “김 대표가 무서울 정도로 많은 권한을 줬다”는 말에서 국민의힘의 변화 의지를 읽었기 때문이다.

김 대표 입장서 통제가 가능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고, 리더십에 관한 위기감을 잠재울 수 있는 인물로 인 위원장을 택했던 것으로 여겨졌다. 막강한 권한을 부여하겠다는 말도 이런 예측과 일맥상통한다.

거칠 것 없던 인 위원장은 본격적으로 회의에 돌입했고, 약 일주일 만에 1호 안건으로 이준석 전 대표,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한 징계 취소를 내놨다. 앞서 윤리위원회는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의 중심에 섰던 이 전 대표와 지난여름, 집중호우 당시 골프를 쳐서 ‘수해 골프’ 논란을 일으켰던 홍 시장에 대해 각각 6개월, 8개월 당원권 정지의 중징계를 내렸던 바 있다. 

이 같은 중징계에 두 인물은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으나, 나름 지도부도 하지 못한 화해의 손을 내밀었던 셈이다. 지도부도 인 위원장의 생각에 동의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지도부와 혁신위의 관계는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인 위원장은 내친 김에 이 전 대표와 홍 시장을 만나 “돌아와서 당을 도와달라”고 읍소했지만 거절당한 뒤 소득을 얻지 못한 채 돌아왔다. 

혁신위 1호 안건은 국민의힘 전체가 아닌, 당 지도부만 받아들였던 사안이다. 다시 이들이 당과 손을 잡아야 한다는 명확한 명분을 제시하지는 못해서다.

반환점 돌며 본격 ‘강대강’ 구도
마지막 배수진 조기 종료 가능성


문제는 다음이다. 2호 안건을 혁신위가 의결해 지도부에 보고했지만, 여전히 지도부가 이를 이행하겠다고 발표한 공식적인 메시지는 없다. 물론 혁신위 2호 안건은 ▲국회의원 정수 10% 감축 ▲불체포특권 전면 포기 ▲현역 국회의원 평가 하위 20% 공천 원천 배제 등으로 입법 절차가 필요한 만큼 추가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다.

이와 함께 중진 의원들의 험지 출마 권고를 슬쩍 끼워 넣은 뒤 반응을 살폈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혁신위와 지도부의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 시기에 결단이 필요한 의원 수까지 거론됐다. 어림잡아 15명 정도로 혁신위가 직접적으로 이들을 공개 거론해 압박하는 방안도 언급됐었다는 말이 나온다. 불씨가 커질 것을 우려해 인 위원장은 “처음 듣는 말”이라고 선을 그었으나, 혁신위와 지도부가 정면으로 대치하고 있는 상황을 보면 압박 수위를 높이려는 의도로 비친다. 

인 위원장의 입장은 한결같았다.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당내 중진 의원의 희생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그는 “내 윷판에는 ‘빽도’가 없다”며 오히려 지도부와 중진 의원들을 압박하고 나섰다. 

김 대표는 인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불편함을 감추지 않았다. 혁신위의 압박에 대해 “당의 리더십을 흔들거나 당의 기강을 흐트러뜨리는 행위”로 규정해 버렸다. 

이렇듯 시간이 지날수록 혁신위와 지도부의 내홍은 점차 깊어지는 가운데, 결단의 시간은 점점 다가오고 있다. 겉으론 국민의힘 구성원들이 혁신위의 방향성에는 동의하나 속내는 또 다르다. 일단 살고 봐야 한다는 생각이 가득해 보인다.

문제는 혁신위가 점점 동력을 잃어가는 추세라는 점이다. 일각에선 혁신위 조기 해체설까지 나온다. 일단 인 위원장은 “조기 해체는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12월까지 중진 의원들의 결정을 기다리겠다”며 압박 수위를 한층 더 높였다.

그러나 혁신위 7번째 회의서 인 위원장이 부인한 조기 해체설과 관련한 논의가 실제로 나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당 지도부와 혁신위의 관계가 상당히 불편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혁신위에 참여하고 있는 오신환 혁신위원도 한 언론과의 인터뷰서 “당이 혁신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해체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같은 편끼리
총질하다…

이제는 직접적으로 당을 압박하고 나서겠다는 혁신위의 마지막 배수진이다. 인 위원장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갔다. 혁신위에 대통령실의 지원이 있음을 간접적으로 드러내면서다. 그는 “윤 대통령으로부터 소신껏 하라는 신호를 간접적으로 받았다”고 언급했다.

대통령실과 소통하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하지만, 대통령실 측과 교감은 있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또 혁신위의 행보가 힘을 받지 못하자, 재차 존재감을 띄우기위한 의도로 읽힌다. 혁신위를 처음 띄웠을 때만 하더라도 존재감은 상당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존재감이 점차 사라졌고, 이슈몰이를 크게 하지 못했다.


궁색한 처지에 몰린 인 위원장이 혁신위를 다시 끌어올릴 만한 방법은 여론전이다. 결국 택한 방법이 대통령실이 뒤에 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전달한 것. 

김 대표는 해당 발언이 나온 뒤, 직접적으로 인 위원장을 향해 “당무에 개입하지 않고 있는 대통령을 당내 문제와 관련해 언급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경고장을 날렸다. 그러면서 직접적인 표현을 사용하진 않았지만, 혁신위가 ‘월권’하고 있는 점도 짚었다. 총선 시스템이 있다는 부분을 언급하면서다. 

김 대표가 혁신위를 저격했음에도 불구하고 고민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혁신위가 우회적으로 대통령실의 지원을 받는 게 맞다면, 김 대표의 발언은 대통령실과 대립각을 세우겠다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또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의 반성을 명분으로 만들어진 혁신위를 적으로 돌릴 경우, 김 대표를 향한 당내 민심은 싸늘해질 수밖에 없다. 지도부가 직접 승인해야 하는 안건도 총선기획단, 공천관리위원회에 넘길 예정이다. 사실상 거절하겠다는 것으로 비친다. 

이와 관련해 한 지도부 소속 인사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서 “현장서 거절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며 “제3당이 나올 수 있는 상황서 공천을 이렇게 하겠다고 정해버리면 주어진 환경에 맞지 않아 신중하게 바라보는 것뿐”이라고 답했다.

이어 “중간에 조율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정해진 것 없이 서로가 할 일만 집중하는 꼴”이라고 덧붙였다. 


사방이 적
불편한 동거

다만 김 대표의 손으로 해당 안건과 앞으로 나오는 험지 출마 안건을 받아들일 경우, 당내 반발을 잠재우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혁신위는 김 대표 본인이 띄운 기구로 “전권을 주겠다”며 출범 초기 힘을 가득 실어줬던 만큼 스스로 해산시킬 수도 없는 노릇이다. 

혁신위가 대통령실을 통해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여전히 상황은 좋지 않다. 인 위원장의 ‘신호’와 관련해 그런 적이 없다고 일축해버렸기 때문이다. 당을 압박하는 카드가 무위에 그친 셈이다. 이미 조기 해체 카드도 써버린 터라, 결정 가능한 선택지가 거의 없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회도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채 조기 종료됐다. 김은경 혁신위도 전·현직 중진 의원의 용퇴를 촉구했지만 전혀 먹혀들지 않았다. 현재 국민의힘 혁신위도 민주당 혁신위와 상당히 비슷한 상황이다. 당내 구성원끼리 각종 설화가 이어졌고, 책임은 오롯이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가해졌다. 조기 종료가 된 이유 중 하나다. 

국민의힘 혁신위도 점차 무력감에 빠져들고 있다. 사실 국민의힘 중진들도 할 말은 많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의 패배 책임을 과연 중진 의원들이 오롯이 짊어져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다.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조직의 득실’만 따져 정작 중요한 체질개선 해결책은 제시하지 못한 상황이다. 

최악의 경우 줄줄이 쌓인 나머지 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혁신위가 ‘빈수레가 요란했다’는 평가가 내려질 수도 있다. 

게다가 혁신위원 중 유일한 현역인 박성중 의원의 경우 혁신위 안건에 대해 전혀 의견을 내지 않고 있다. 사실상 원내 인사가 단 한 명밖에 없는 상황서 혁신위의 의견이 힘을 받는 데는 한계가 존재한다. 박 의원 역시 22대 총선을 앞두고 공천을 받아야 할 처지다. 

넓은 의미서 친윤(친 윤석열)으로 분류되는 인사인 그가, 적극적으로 나서 혁신위 입장을 전적으로 대변하는 제스처를 취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인 위원장도 마찬가지다. 신선하다는 평가는 당내에서는 있었을지언정, 정치적인 활동 및 이력은 전무하다. 

김 대표도 물러날 곳 없어
비대위 체제 돌입 명분 생겨

혁신위가 주저앉으면 당 지도부도 막대한 손해를 입는다. 최악의 경우 김 대표가 물러나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남은 시간은 이제 한 달 남짓이다. 그 안에 혁신위는 무엇이든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만 한다. 촉박한 상황서 혁신위가 어떤 묘수를 둘 지 관건이다. 

위기는 김 대표에게도 있다. 더 이상 후퇴할 공간이 없다. 자리 지키기는 국민의힘 전체에 악영향을 끼치는 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 이런 탓에 정치권에서는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설이 흘러나온다. 당초 혁신위를 띄운 이유는 비대위를 꾸리지 않으려는 의도였다. 

앞으로 비대위가 구성된다면 국민의힘의 내년 총선은 말 그대로 위기 상황을 맞을 수밖에 없다. 비대위 체제 전환은 이미 당내서 몇 번 언급됐던 사안이다. 현재 비대위원장으로 하마평에 오르는 인물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 원희룡 국토부 장관, 김한길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이 거론된다.

물론, 비대위 수순을 밟는다 해도 당장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아니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라 당 대표가 스스로 사퇴하거나,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4명이 사퇴할 경우 요건이 충족된다. 해당 내용은 지난해 8월 이 전 대표 사퇴 당시 새로 수정됐다. 

현재까지 최고위원들에게 별다른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고 있지만, 이들이 사퇴할 경우 김 대표도 자리를 보존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와 관련해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서 “당내서 세 명 정도 (사퇴가)정해져 있다는 말들이 나온다. 다만 사퇴를 결심할지 말지는 (아직까지는)구체적으로 알 순 없다”며 최고위원들의 사퇴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반면 한 최고위원은 “근거 없는 이야기”라며 선을 그었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비대위 체제는)그러길 바라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며 “내부 분열을 노리는 고도화된 술수”라며 “자신들의 희망사항을 생산해내는 가짜뉴스”라고 주장했다. 

더 이상…
동력 상실

이와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비대위 체제가 된다고 해도 윤재옥 원내대표가 중간 단계를 거쳐 한두 달 시간은 벌수 있을 것”이라며 “김 대표가 미리 불출마를 선언하든, 험지 출마를 결정하든 공천관리위원회에 (자신의)쓰임새를 맡겨야 한다. 마냥 버티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일단 두 사람은 위기 상황 종식을 위해 지난 17일, 당 대표실서 마주 앉았다. 이 자리서 인 위원장은 “앞으로도 쓴소리를 계속 하겠다”고 밝히면서 지도부와 갈등을 정면돌파 의지를 시사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한동훈 배우자 등판 본격 정치 행보?

정치권에 입문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연속적으로 제기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배우자 진은정 변호사가 첫 공개 행보에 나섰다.

진 변호사는 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 서울사무소서 열린 2023 사랑의 선물 제작 행사에 참석해 모습을 드러냈다.

행사에는 진 변호사 외에도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부인과 김영호 통일부 장관 부인 등 장·차관 배우자 등 70여명이 참여했다. 

일각에서는 한 장관이 본격적으로 정치 행보를 보이는 것으로 본다.

다만 이와 관련해 한 장관은 “국무위원 가족은 적십자 관련 봉사활동을 오래전부터 해 왔다”며 “통상적인 활동”이라며 선을 그었다. <차>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