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때 아닌 ‘콜라 괴담’ 왜?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3.11.16 15:36:10
  • 호수 1453호
  • 댓글 0개

딴 데는 안 그러는데…터질 듯 도착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쿠팡서 구매한 제품의 불량 사례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유통기한은 1년이나 남았는데, 곰팡이가 낀 즉석밥에 이어 터질 듯이 부푼 캔콜라도 등장했다. 캔의 오목한 바닥 면은 밖으로 튀어나와 세워놓기도 어려울 정도였다. 지난 8월 ‘쉰 밥’에 이은 ‘부푼 콜라’의 등장은 로켓 배송의 유통 과정이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경기도에 사는 A씨는 지난달 15일 쿠팡서 펩시콜라 ‘제로슈가 라임’ 제품 24개를 구매했다. 로켓 배송으로 주문한 제품은 주문한 지 하루 만인 16일에 도착했다. 제품을 받아본 A씨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24캔 가운데 10개 이상의 바닥 부분이 부풀어 있었기 때문이다. 

자세히 확인한 결과, 본래 안쪽으로 오목하게 들어가 있는 모양이 반대로 튀어나온 모습이었다. 바닥 면에 적힌 유통기한은 2024년 10월4일로 1년 정도 남은 제품임을 의미했다.

폭발 직전

A씨는 <일요시사>와 인터뷰서 “세워놓을 수 없을 만큼 부풀어 마시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만성질환 등을 앓고 있는 A씨는 “불편한 몸으로 무거운 캔을 겨우 들고 집에 들어왔는데 허무하다”며 “쉽게 밖으로 나갈 수 없어 온라인으로 주문했는데 반품하고 또 기다려야 한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유통기한에 문제가 없는 제품이라면 쿠팡 측의 유통 과정에 문제가 제기될 수밖에 없다. 캔 음료의 특성상 파손될 만큼 세게 던져졌거나, 높은 기온서 보관됐을 가능성이 크다.


일반적으로 주석, 스테인리스 스틸과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캔은 충격을 가하면 내부도 찌그러진다. 이때 중금속에 노출된 것은 물론, 밀폐 효과도 떨어져 세균이 침투할 가능성도 크다.

한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탄산음료 캔 내부서 밖으로 빠져나오려는 이산화탄소의 압력을 버티기 위해 오목한 바닥으로 설계된 것”이라며 “택배 상하차 시 빠른 진행을 위해 던지는 경우가 많아 팽창되고 심한 경우 터질 때가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한여름 캔 콜라를 장시간 노출하면, 내부 압력이 높아지면서 바닥이 부풀고 변형될 수도 있다”며 “팽창된 콜라는 반품이 가능하니 절대 마시지 말라”고 설명했다.

<일요시사>는 불량 발생 원인 등을 듣고자 쿠팡 측에 연락을 취했으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작업장의 높은 기온 탓에 제품이 변질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쿠팡 물류센터의 온·습도를 직접 측정한 결과 체감온도가 최대 38도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고용노동부 온열질환 예방 가이드에서는 체감온도가 최고 38도 이상일 경우를 폭염경보를 넘어선 ‘위험’ 단계로 분류해 무더위 시간대에는 옥외작업 중지를 권고한다. 쿠팡 노동자들은 “쿠팡이 노동부 가이드라인에 따른 휴게시간조차 부여하지 않고 있다”고 증언했다.

쿠팡서 근무하는 B씨에 따르면 “에어컨을 설치해야 할 의무가 없어 무더운 환경서 근무할 수밖에 없다”며 “고온 다습한 환경에 보관하는 제품들이 멀쩡할 리 없다”고 토로했다.


쿠팡 유통 과정서 곰팡이가 들어간 제품도 있었다. 지난달 쿠팡서 판매한 두유서 짙은 갈색의 곰팡이 덩어리가 나와 충격을 안겼다.

제보자 C씨는 쿠팡으로 주문한 두유를 마시다가 호두처럼 생긴 이물질을 발견했다. 이물질은 다름 아닌 ‘두유 곰팡이’였다. C씨는 “평소 두유를 대량으로 사놓고 마신다”면서 “하나를 먹는데 뭔가 물컹한 게 씹히고 맛도 이상해서 (팩을)뜯어봤더니 이게(곰팡이) 들어 있었다”고 설명했다.

곰팡이 즉석밥 이어 부푼 캔콜라 등장
불량 배송 속출…환불·대기 소비자 몫

이어 “총 3박스를 샀는데 2박스는 이미 먹었고, 나머지 1박스를 먹는 중에 1개 팩에서 이게(곰팡이) 나왔다. 유통기한은 2024년 3월까지였다”며 “쿠팡서 산 거라 일단 환불 요청을 해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C씨가 제공한 사진에는 두유 팩에 짙은 갈색과 옅은 갈색이 섞여 있는 호두 모양의 두유 곰팡이가 담겨있었다.

두유 곰팡이는 두유 팩에 미세한 구멍(핀홀)이 생긴 탓에 멸균 상태가 유지되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업계에서는 비닐포장 개봉 시 제품이 훼손되지 않도록 ‘칼 및 가위 사용금지’ 스티커를 부착하기도 한다.

팩으로 된 두유는 멸균 제품으로 6겹 무균 종이 팩이 빛과 공기를 차단해 방부제나 첨가제 없이도 장기간 상온서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제품이다. 곰팡이는 포장이 손상된 부분부터 생긴다. 많은 유통단계를 거치는 해당 제품의 배송 특성상 팩 파손의 정확한 원인은 확인이 어렵다.

쿠팡의 자체 브랜드(PB) 제품서도 불량이 나와 소비자 불안을 증폭시켰다. 지난 8월 PB 제품 ‘곰곰 즉석밥’서 곰팡이로 의심되는 이물이 발견됐다는 민원 글이 속출했다. 당시 상품의 ‘원료-패키징-유통’ 프로세스에 문제가 발생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서울에 거주하는 D씨는 ‘곰곰 현미밥’을 개봉하자마자 곰팡이와 마주했다. 쿠팡 로켓 배송으로 받은 ‘곰곰 현미밥’에는 곰팡이가 피어 있었고 시큼한 악취까지 났다. 

D씨는 주문한 20개 상품 중 5개 상품을 개봉했고, 그 중 2개 상품에 이상이 발생한 것을 확인한 뒤 환불을 요청했다. D씨는 “유통기한을 확인했는데 2024년 3월까지였다”며 “아무리 식품이 상하기 쉬운 여름철이라지만 즉석밥은 멸균 공정이 핵심 아닌가. 1개도 아니고 복수의 상품에 곰팡이가 피어 있는 게 이해가 가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D씨와 같은 불만을 호소한 소비자는 한둘이 아니었다. 지난 8월24일 기준 쿠팡에 올라온 상품평을 분석한 결과, ‘곰곰 현미밥’ 품질 불량을 지적한 사례만 적어도 10건 이상이었다. 리뷰를 올리지 않고 고객센터에 직접 환불 및 교환을 요구하거나, 곧바로 폐기한 경우까지 감안하면 부패가 의심되는 현미밥이 더 유통됐을 가능성도 있다.

‘곰곰 현미밥’을 구매한 소비자들은 리뷰를 통해 ▲보랏빛 혹은 분홍빛 이물 발견 ▲시큼한 악취 ▲정체불명의 액체 고임 현상 ▲상품이 부풀어 오르는 현상 등을 호소했다. 소비자 중 일부는 직접 곰팡이가 핀 즉석밥 사진을 쿠팡 홈페이지에 올려 환불 및 교환을 요구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포장 상태부터 심상치 않았다. 부풀어 올라 살짝 찌르기만 해도 터질 것 같았다” “뜯으니 썩은 냄새가 진동을 했다. 용기 가운데 흥건하게 고여 있었다”고 토로했다.


나 몰라라

쿠팡은 무균 공정을 거치기에 제품 생산 과정서 곰팡이가 발생할 가능성은 적다고 답했다. 쿠팡 PB 전문 자회사 씨피엘비(CPLB) 관계자는 “전문 식품분석기관에 의뢰해 제품 품질검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해당 상품 관련 이슈에 즉시 대응하기 위해 구체적인 사항들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smk1@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역대 최악’ 쿠팡 개인정보 유출 막전막후

‘역대 최악’ 쿠팡 개인정보 유출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사회상을 반영하는 표현으로 ‘○○ 공화국’을 쓰곤 한다. OECD 국가 중 극단적 선택률 1위를 놓치지 않는 우리나라를 ‘자O 공화국’이라고 하거나 연예인에게 지나치게 높은 관심을 보이는 모습에 ‘연예인 공화국’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최근 또 하나의 공화국이 세워졌다. 바로 ‘쿠팡 공화국’이다.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 창업자 김범석 의장이 제시한 쿠팡의 비전이자 슬로건이다. 국민의 일상에 깊숙하게 파고들겠다는 의지로 읽혔다. 실제 쿠팡은 전 국민의 생활을 차례로 잠식했다. ‘로켓배송’을 무기로 이커머스 시장을 장악했고 ‘쿠팡이츠’로 배달업계를 흔들었다. ‘쿠팡플레이’로 OTT 업계에도 진출했다. 생태계 잠식 대체재 없다 쿠팡의 위력은 이번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서 더욱 뚜렷하게 증명됐다. 지난달 29~30일 쿠팡 이용자에게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가 발송됐다. 문자메시지에 따르면 유출된 정보는 이름, 이메일 주소, 배송지 주소록, 주문 정보 등이다. 쿠팡은 결제 정보와 로그인 관련 정보는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이용자에게 문자메시지가 도착한 시기가 주말이어서 혼란은 배가 됐다. 특히 배송 과정에서의 편의를 위해 적은 공동현관 비밀번호, 최근 주문 내역 등이 유출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안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유출된 정보를 조합하면 가족 구성을 알 수 있는 상황이라 교묘하게 제작된 스팸 문자 등으로 피해를 볼 가능성도 있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고객의 수는 무려 3370만명에 달했다. 올해 기준 우리나라 인구(5168만명)의 65%에 이르는 숫자다. 여기에 개인정보 유출이 지난 6월24일, 무려 5개월여 전부터 시작됐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소비자의 분노가 폭발했다. 또 해킹 등으로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겪은 다른 업체와 달리 쿠팡 사건은 내부 직원의 소행으로 알려지면서 충격이 가중됐다. 중국 국적의 직원이 해외에서 개인정보를 빼돌렸다는 것이다. 앞서 쿠팡은 지난달 20일 개인정보 유출 피해 고객 계정이 4500개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열흘 새 3370만명이라고 다시 공지하면서 신뢰를 잃었다. 쿠팡의 프로덕트 커머스 부분 활성고객(구매 이력이 있는 고객)은 2470만명인데 피해 고객은 이보다 900만명 많다. 최근 3개월 간 구매 이력이 없는 고객까지 포함한 수치다. 사실상 전체 고객의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 2010년 소셜커머스 시작 로켓배송 도입 날개 달아 이번 쿠팡 사태의 규모는 지난 2011년 해킹으로 약 3500만명의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싸이월드·네이트 사례와 맞먹는다. 올해 4월 발생한 SK텔레콤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약 2324만명)를 상회한다. 당국의 조사 과정에서 피해 규모가 더 커진 선례를 보면 쿠팡 역시 피해 범위와 규모가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도 자의로든 타의로든 쿠팡을 놓지 못하는 이용자가 상당하다는 사실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 사태 이후 보고서를 통해 “쿠팡은 한국 시장에서 비교할 수 없는 지위를 갖고 있다”며 “한국 소비자는 데이터 유출 이슈에 상대적으로 민감도가 낮아 고객 이탈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쿠팡이 독점하고 있기에 이번 사태가 일시적인 충격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에 걱정을 표하면서도 막상 탈퇴하긴 어렵다는 글이 보인다. 당장 내일 가게 문을 열어야 하는데 쿠팡이 아니면 재료를 조달할 방법이 없다는 글도 있다. 김범석 의장이 지향하던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가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에 문제가 생겼을 때 현실화한 셈이다. 쿠팡은 어떻게 한국을 지배하게 됐을까. 전문가들은 쿠팡이 ‘틈새시장’을 기가 막히게 파고들었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 틈새를 만든 건 쿠팡이 아니라 정부였다는 것이다. 정부가 골목상권을 살리겠다는 취지로 대형마트를 규제하자 소비자는 전통시장을 찾는 대신 온라인으로 눈을 돌렸다. 그 결과 2010년 소셜커머스로 출발한 쿠팡은 현재 대적할 상대가 없는 ‘유통 공룡’으로 성장했다. 2012년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이 시행됐다. 정보 털려도 쓸 수밖에… 유통법에는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은 오전 10시부터 밤 12시까지만 영업 가능 ▲대형마트 월 2회 의무 휴업일 지정 ▲의무휴업일과 영업 제한 시간에는 온라인 주문 배송 서비스 금지 ▲전통상업보존구역 반경 1km 내 출점 불가 등의 내용이 담겼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발 묶인 사이 이커머스 시장이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쿠팡이 2014년 도입한 로켓배송은 그 틈새를 절묘하게 파고든 ‘신의 한 수’였다. 쿠팡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투자금을 등에 업고 심야, 새벽 배송 시장을 완전히 장악했다. 쿠팡이 공격적으로 물류센터를 늘릴 때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지적이 나왔지만, 지금은 그 물류 센터가 지역 배송의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에서 택배기사의 건강권을 위해 심야 새벽 배송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소비자는 물론 택배기사 사이에서도 민주노총의 주장에 반발이 나왔다. 소비자는 오후에 주문해도 아침이면 집 앞에 물품이 도착하는 데서 오는 편리함, 택배기사는 경제적 이익, 노동권 등을 이유로 제시했다. 실제 민주노총의 주장은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쿠팡의 배송 시스템이 국민 생활에 얼마나 깊이 들어와 있는지를 보여준 단적인 예다. 소비 트렌드가 완전히 온라인 중심으로 바뀌면서 쿠팡의 영향력은 더욱 거대해졌다. 저녁 식사 재료를 사기 위해 퇴근 후 마트나 슈퍼로 뛰어가는 모습은 드라마에서도 과거 회상 장면에나 나온다. 이제는 시도 때도 없이 스마트폰을 통해 물건을 주문하며 불과 몇 시간 만에 집 앞에 배송된 택배 상자를 안고 들어가는 게 일상이 됐다. 가족끼리 대형마트나 백화점 등에서 쇼핑을 하는 일은 생활을 위한 게 아니라 이른바 ‘여가’가 됐다. 규제 업고 틈새 노려 방점을 찍은 건 코로나19였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비대면 소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커머스 시장은 배달업계와 함께 끝 모르고 성장했다. 이 시기 대형마트는 의무 휴업일이나 심야 시간에 온라인 배송을 할 수 있도록 규제를 일부 풀어달라고 호소했지만 먹히지 않았다. 예나 지금이나 규제에서 자유롭던 쿠팡은 또다시 소비자의 선택을 받았다. 그 결과 쿠팡은 2023년 창사 이후 첫 흑자를 냈다. 당시 쿠팡은 6조2000억원을 투자해 전국 30개 지역에 100여개 이상의 물류센터를 지었다. 영업손실은 2021년 1조7097억원에 달했지만 2022년 1447억원으로 줄었고 2023년에는 결국 흑자로 돌아섰다. 2023년 기준 쿠팡의 매출은 32조원에 이른다. 당시 쿠팡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2023년 4분기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의 영업이익은 6174억원이다. 매출, 영업이익 모두 전통 유통기업을 제친 1위다. 쿠팡은 흑자 전환의 비결로 고객의 충성도를 꼽았다. 이들이 쿠팡에서 씀씀이를 늘리면서 쿠팡 전체 이익이 늘었다는 것이다. 특히 2018년 쿠팡이 도입한 ‘쿠팡 와우’ 멤버십의 증가가 영업이익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쿠팡 와우는 월 4990원(현재 7890원)을 내면 쿠팡에서 구매하는 대부분 물건을 무료로 배송받을 수 있다. 또 쿠팡플레이라는, 쿠팡이 론칭한 OTT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당시 쿠팡은 쿠팡 와우 멤버십, 즉 유료 가입자가 2021년 900만명에서 2023년 1400만명까지 늘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쿠팡 매출은 41조원까지 뛰어올랐다. 전체 대형마트 판매액(37조1779억원)을 뛰어넘는 수치다. 영업이익은 602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억은 전년 대비 소폭 증가했는데 매출이 30%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쿠팡 와우 멤버십에 가입한 고객은 지난해 말 기준 1500만명가량으로 추정된다. 소비트렌드 변화·코로나19로 쐐기 2023년 흑자 전환해 전체 매출 1위 눈여겨볼 대목은 쿠팡 와우의 가격이 지난해 3000원가량 올랐는데도 불구하고 고객이 이탈하기는커녕 되려 대거 늘었다는 점이다. ‘쿠팡 생태계’가 이미 공고해졌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른바 충성 고객층이 이전보다 두꺼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구독료 인상분보다 쿠팡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가치가 더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성장 배경은 다르지만 쿠팡을 카카오와 비교하기도 한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이라는 국민 메신저를 배경으로 각종 사업에 진출했다.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중 90% 이상의 점유율을 가진 카카오톡은 카카오가 골목상권에 침투하는 데 훌륭한 ‘씨앗’ 역할을 담당했다. 쿠팡 와우 가입자를 위한 ‘로켓배송’이 심야·새벽 배송 시장을 잠식하는 데 혁혁한 역할을 한 것과 비슷하다. 대체재가 많지 않은 것도 닮았다. 카카오는 최근 카카오톡 업데이트 문제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카카오가 카카오톡을 SNS처럼 바꾸려는 시도를 한 것이다. 이용자들이 카카오톡 앱에 더 오래 머무를 수 있는 방도를 찾다가 고안한 방법이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하지만 이용자의 반발이 거셌다. 카카오톡 앱 평점은 1점대로 떨어졌고 조롱이 줄이었다. 결국 카카오는 가장 많은 비판이 나왔던 ‘친구탭’을 원래대로 되돌리겠다고 발표했다. 이후에도 카카오톡 변화를 지적하는 목소리는 계속 나왔지만 결론적으로 이용자 이탈은 많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톡을 대체할 만한 메신저 앱이 마땅치 않았던 게 문제였다. ‘네이트온’이 노를 저어봤지만 역부족이었다. 카카오톡 업데이트를 주도한 홍민택 최고제품책임자(CPO)도 내부 게시판에 올린 글에 ‘트래픽, 다운로드는 줄지 않았다’고 쓰기도 했다. 당시 홍 CPO의 해명에 비판이 쏟아졌지만 글 내용만 봐서는 카카오톡 자체에 타격은 크지 않았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과징금에 주저 앉나 그러면서도 카카오의 현 상황을 봤을 때 쿠팡도 당국 조사가 진행되다 보면 타격이 상당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일단 이재명 대통령이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해 과징금 강화, 징벌적 손해배상 등을 언급한 점이 눈에 띈다. 벌써부터 역대 최대 과징금(1347억원)을 받은 SK텔레콤의 사례를 넘어 1조원대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