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보내 줘” 불지른 환자 ‘강제퇴원 미조치’ 국립병원 입길

병원 측 “격리 조치 후 안전요원 배치” 반박
“치료 종료되지 않았고 가족들도 원치 않아”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국가가 운영 중인 서울 소재의 A 병원서 지난 4일, 방화를 저지른 환자를 퇴원 조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입길에 올랐다.

자칫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화재는 이날 오후 1시10분경, 53병동 11호실서 발생했다. 해당 병원서 화재를 목격했다는 시민 B씨는 “병원 내 식당서 식사를 하고 병실로 올라왔는데 탄 냄새가 나고 경찰분들, 소방공무원들, 형사로 보이는 분들까지 병실에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알고 보니 입원 환자 C씨가 병실에 불을 질렀다. 암병동 환자분들은 대부분 연로하시고 거동조차 안 되시는 중환자 분들이 많다”며 “너무 놀랐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B씨에 따르면 당시 근무 중인 간호사가 소화기로 진압에 성공하면서 대형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 이날 병실 바닥은 소화기서 나온 소화액으로 하얗게 변해 있었고 병실의 모든 커튼은 걷혔으며 거동이 힘든 환자들은 침대 째 밖으로 대피한 상황이었다.

B씨는 “경찰분들이 C씨를 체포해가는 줄 알고 안심하고 있었는데(경찰 등 공무원 인력들이 다 갔는데) C씨 이름이 병실에 그대로 있었다”며 “당연히 퇴원시키고 조치를 취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의아해했다.

B씨 주장에 따르면 해당 병원 측은 ‘C씨가 퇴원한 것이냐’는 질문에 개인정보라서 알려줄 수 없다고 답했다. 또 다시 방화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었던 그는 병원 민원실에 항의했지만, 병원은 ‘출혈이 있는 환자라서 퇴원은 어렵고 다른 병실로 옮겼다’는 답변을 들어야 했다.


지난 5일,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B씨는 “C씨의 방화 이유가 ‘퇴원시켜 주지 않아서’라고 들었다. 끔찍하고 무서운 건 불 지른 사람이 같은 병동의 1인실로 옮겨진 것”이라며 “의료진에게 확인해보니 C씨를 1인실로 격리 조치했는데 ‘인력의 여유가 없다’며 오후 7시 이후엔 보안 인력도 철수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신 환자 가족과 의료진이 상의해 해당 병실을 잠그기로 했는데도 밤에 불안하고 무서웠다”고 말했다.

이어 “(들은 얘기라 정확하진 않지만)더구나 C씨와 가족들은 외국인(조선족)인 것 같다고 추측된다는데, 내국인은 아니라고 한다”며 “현재 입원해 있는 A 병원은 국가서 운영하는 병원이다. 불 지른 환자와 함께 있는 병동 의료진과 환자들은 무슨 죄냐? 누가 보호해주느냐”고 반문했다.

아울러 “‘퇴원시켜 달라’며 불 지른 환자를 무슨 이유로 퇴원시키지 않고 원래 진료과로 옮겨주지도 않고 이렇게 여러 사람에게 불안감을 주는 것이냐?”며 “한국은 불 지른 사람이 환자라는 이유로 처벌을 못하는 거냐? 안 하는 거냐? 너무 무섭다”고 토로했다.

B씨는 “병실에 남아 있지만 병원 측이나 경찰 측에서 환자나 의료진을 보호할만한 어떠한 장치도 없어 불안해 결국 잠을 거의 자지 못했다”며 “해당 환자의 퇴원 처리와 함께 법의 심판을 받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C씨는 십이지장 출혈로 내과 병동에 입원했으나 해당 병동에 입원실이 없어 잠시 암병동으로 와있던 환자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병원은 특성상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이나 고령 환자들이 많아 화재 시 대피하는 데 시간이 더 소요될뿐더러 매연 등에도 쉽게 생명의 위협을 받을 수 있는 만큼 대형 인명피해 위험에 노출돼있다.


현행 의료법 15조에 따르면 의료인 또는 의료기관 개설자는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를 거부하지 못하도록 돼있다. 즉, 진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에 대해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퇴원시키지 못한다. 하지만, 재범 위험이 있는 방화 환자를 강제퇴원 조치하지 않은 점은 아쉬운 대목으로 남는다.

해석하기에 따라서는 자칫 ‘방화 환자를 방치하는 병원’이라는 이미지로 각인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일,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해당 병원 소재의 관할 소방서는 전날 오전 8시에 신고를 받고 현장으로 출동했다. 당시 출동했던 소방서 관계자는 “이날 신고 접수 후 5분 만인 8시5분에 현장에 도착했으며 4분 후인 8시9분에 현장을 이탈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초동대처가 끝난 상황이라 현장을 파악한 후 철수했다”고 부연했다.

진화가 4분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 불이 크게 번지기 전에 진압된 것으로 보인다.

A 병원은 신속하고 적절하게 초기 대응했으며 C씨에 대한 조치도 신속하게 이뤄져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이날 의료진의 빠른 대처로 병동에 있던 환자 1명의 손등 화상 외 다른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6일, A 병원 관계자는 <일요시사> 취재진과 통화에서 “C씨는 출혈이 심한 환자로 퇴원 시 환자가 잘못될 수 있어 손 호보대 착용 후 격리 조치했다”며 “보안 요원 배치 후 30분씩 라운딩도 실시했으며 C씨의 병실 문을 잠그는 등 안전조치를 취했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C씨는 8시경, 자신이 갖고 있던 라이터로 병상 침대보에 불을 붙였다. 이를 라운딩 중이던 간호사가 이를 발견한 후 병실 내 비치돼있던 소화기로 화재를 초기에 진압했다. 직후 C씨를 1인실로 격리 조치한 후 보안 강화 및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진료거부, 난동, 파손 등 불미스러운 행위 시 강제퇴원 조치 대상 아니냐’는 질문에는 “(제보자 및 입원 환자들의)불안한 마음은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C씨는 내장출혈이 심해 치료 종료 환자가 아닌 데다 도덕적 의무 등 ‘의료진 판단’ 및 법적 책임도 감안했으며 환자 가족들도 퇴원을 원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공공병원은 (일반병원에 비해)약자의 느낌이 강하다. 사실 진료거부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C씨는 예정대로 지난 5일 오후 1시에 내과 병동으로 이동 조치를 완료했으며 금명간 퇴원 조치를 밟을 예정이라고 했다.

또 현장 체포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선 출동했던 경찰이 C씨에게 임의동행을 요구했으나 환자 상태 등을 감안해 상태가 호전되면 그에 따른 적절한 (법적)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C씨의 방화는 사람이 주거로 사용하거나 현존하는 건조물, 기차, 전차, 자동차 혹은 선박이나 항공기 등에 불을 지르는 범죄 행위로 현주건조물방화죄에 해당될 수 있다. 사람이 주거로 사용하는 장소인 데다 이미 불이 붙었고, 소화기로 화재를 진압했기 때문에 방화미수죄가 적용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게다가 방화죄가 성립되려면 고의성이 인정돼야 하는데, 확정적 고의가 아닌 현존 건조물에 불을 지른다고 인식했다면 고의성은 인정된다는 게 법조계의 시각이다.

한 재경 소재 변호사는 “적극적으로 불을 지르는 행위 외에도 부작위에 의한 방화도 죄에 해당된다”며 “예를 들어 불을 끌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을 끄지 않고 방관했다면 죄가 성립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단순 현주건조물방화죄의 경우 무기징역 또는 3년 이상의 징역, 피해자가 상해를 입었을 시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피해자가 사망했을 경우는 사형이나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돼있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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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고 흔드는’ 민주당 꽃놀이패

‘쥐고 흔드는’ 민주당 꽃놀이패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1일 이재명정부의 첫 정기 국회가 열리면서 100일 대장정이 시작됐다. 늘 그렇듯 각종 입법과 개혁, 예산안 등을 두고 여야가 거세게 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회 첫날부터 기싸움이 만연한 가운데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고삐를 틀어쥐면서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9월에 접어듦과 동시에 빽빽한 일정이 여야를 기다리고 있다. 9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오는 10일, 국민의힘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진행되고, 15~18일 나흘 동안 정부를 상대로 ▲정치▲외교 ▲통일·안보 ▲사회 ▲교육 ▲경제 등 대정부질문이 예정됐다. 벌써부터 국정감사 제보센터를 개설하는 의원실도 눈에 띄었다. 사면초가 국민의힘 민주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민생과 성장, 개혁 안전 등 4대 핵심 과제를 골자로 한 224개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검찰개혁, 금융위원회 등 정부조직법 개정을 포함해 언론개혁, 대법원 개혁 등 공약으로 내걸었던 법안도 지체 없이 빠르게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계획을 ‘입법 폭주’라고 비판하며 ‘경제·민생·신뢰 바로 세우기’를 기조로 하는 100대 입법 과제를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미래 첨단산업 육성을 비롯한 경제 활성화 및 민생경제 회복, 청년 희망 및 취약계층 돌봄 등을 통해 국민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계획이다. 큰 틀에서 봤을 때 이번 정기국회는 인사청문회와 대정부질문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특히 인사청문회서 국민의힘은 최교진·주병기 후보를 정조준하면서 이정부의 ‘인사 실패’ 프레임을 부각시키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먼저 국민의힘은 최 후보의 과거 음주 운전 전력과 천안함 폭침 관련 음모론을 제기한 것을 문제 삼았다. 당내 교육위원회 간사인 조정훈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최 후보는 인사청문회에서 음주 운전, 학생 체벌, 막말, 천안함 음모론 제기, 부산·대구 폄하 발언, 입시 비리 조국 사태 옹호 등 셀 수 없는 범죄와 논란에 고개 숙여 사과했다”며 “그 사과가 진심이라면 자진 사퇴하라. 이재명정부는 후보를 즉각 지명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주 후보에 대해선 세금 ‘상습 체납’ 이력 등을 파고들었다.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실에 따르면 주 후보와 배우자가 공동 소유한 아파트에는 압류 등기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주 후보는 종합소득세 납부기한도 여러 차례 어겼으며 2023년(406만원)과 2024년(183만원) 종합소득세도 올해 6월에야 낸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민주당은 통일교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 체포동의요구서에 대한 국회 표결을 벼르고 있다. 앞서 지난 1일 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된 만큼 국회의장은 요구서가 접수된 후 다음 본회의인 오는 9일에 국회 보고를 거쳐 72시간 이내에 표결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 다만 국민의힘 교섭단체 연설일인 10일에 체포동의안을 처리하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있어 이날을 제외한 11일 또는 12일 처리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정부 첫 정기국회 100일 대장정 권성동 체포동의안 변수도 ‘주목’ 체포동의안은 무기명 투표로 진행돼 국회 의석 과반을 차지한 민주당의 주도하에 가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권 의원은 혐의를 부인하며 체포동의안 처리와는 관계없이 구속 적부심사를 받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SNS를 통해 “민주당은 야당 교섭단체 대표연설 일정에 저의 체포동의안 표결을 집어넣으려 한다”며 “이는 야당 대표 연설을 덮으려는, 국회를 정치 공작 무대로 삼으려는 행태”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원식 국회의장은 민주당과 정치적 일정 거래에 저의 체포동의안을 이용하지 말라”고 밝혔다. 국회 문이 열리기도 전부터 살얼음판을 걷는 분위기였던 만큼 결국 개원 첫날부터 여야가 격돌했다. 우 의장은 “차이보다 공통점을 통해 함께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화합의 메시지”를 예로 들며 개회식에서 한복 착용을 권유했지만, 국민의힘은 “국회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이재명정권의 독재정치에 맞서자는 심기일전의 취지”라며 검정 양복과 검정 넥타이, 근조 리본을 맨 상복 차림으로 참석했다. 민주당 한준호 최고위원은 “정부와 여당에 항의하는 차원의 퍼포먼스라고 들었지만 정작 애도해야 할 대상은 국민의힘 자당”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황명선 최고위원 역시 “국민이 국회에 바라는 것은 희망과 미래지, 장례식이 아니”라고 일침을 가했다. 국회 상임위에서도 크고 작은 해프닝이 발생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전체회의서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검찰개혁 공청회 계획서 채택의 건’을 표결하려 하자 국민의힘 의원이 위원장석 앞으로 몰려가 항의했고, 초선인 민주당 이성윤 의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들어가시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초선은 가만히 앉아 있어” “아무것도 모르면서, 앉아 있어”라고 반말로 말한 것이 문제가 됐다. 굽히지 않는 강대강 매치 이를 두고 범여권에서는 나 의원을 향한 질타가 쏟아졌고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초선 의원은 의정활동을 하지 말라는 것이냐”며 “5선 의원이 가만히 있으라면 무조건 따라야 하냐. 초선 의원이 가마니인가”라고 직격했다. 정 대표는 “초선 의원이 무엇을 모른다는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나 의원은 일단 예의를 모르는 것 같다”고 공개적으로 저격했다. 검찰개혁 관련 공청회에서도 설전이 오갔다. 오는 25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담길 검찰개혁안의 핵심은 검찰청 폐지와 수사·기소권 분리 및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신설인데, 국민의힘이 이를 두고 “검찰해체법을 통해 독재 국가로 가는 길”이라고 반발하면서 제동을 건 것이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태도를 굽히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높다는 점을 들어 추석 전에 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오는 25일 민주당은 국회 본회의에서 검찰개혁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보인다. 3대 특별검사(내란·김건희·순직해병)의 수사 인력과 기한을 확대하고 재판 중계를 가능하게 하는 내용을 담은 ‘더 센 특검법(특검법 개정안)’도 민주당 주도로 상정됐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특검 수사 기간은 기존 한 차례 30일 연장에서 두 차례, 최대 60일까지 연장할 수 있게 된다.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 재판의 녹화 방송 중계도 가능해진다. 재판 내용이 공개돼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친위 쿠데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란 교훈을 후손에 남겨야 한다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마찬가지로 민주당 주도로 통과된 노란봉투법도 쟁점이다. 국민의힘이 ‘사용자’와 ‘노동쟁의 대상’ 범위를 제한하는 보완 입법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여야의 입법 주도권 싸움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파업 시 대체 근로 허용, 사업장 점거 금지, 형사처벌 규정 개선, 최소한의 방어권 보장도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오는 12월까지인 정기국회에서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도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 대표는 소상공인연합회를 찾아 중소기업계의 의견을 청취하는 등 기업 달래기에 나서면서 경제 행보를 넓히고 있다. 저항해도 질질∼ 국민의힘은 매일같이 보이콧과 논평을 쏟아내지만 무용지물이다. 의석수로 민주당을 이길 수 없을 뿐더러, 특검의 대대적 압수수색 등 당 내부도 시끄러운 만큼 민주당이 휘두르는 대로 속절없이 끌려다니는 형국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겨냥해 ‘야당 탄압’ ‘야당 말살’ 프레임 씌우기에 나섰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정치 특검이 연이틀 국민의힘 심장부에 쳐들어왔다”며 “법사위에서는 특검 기간을 연장하고, 특별재판부도 설치하고, 재판까지 검열하겠다는 무도한 법들이 통과될 예정”이라고 소리 높였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민주당을 향해 “요즘 정부여당을 보면 폭주 기관차를 떠올리게 된다”며 “역사적 전례를 보면 폭주 기관차는 반드시 궤도를 이탈해 전복된다”고 꼬집었다. 특검이 국민의힘 압수수색을 시도하고 민주당이 내란특별법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지금처럼 과도한 행태를 계속 보이면 국민의 냉엄한 견제가 시작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오 시장은 “지금 국민의힘은 정권을 잃어버리고 이제 겨우 전열을 재정비하는 중”이라며 “그런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과도한 정치 공세로 야당을 뒤흔드는 폭주 기관차의 모습에서 저는 정말 전복이 멀지 않았구나 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송언석 원내대표도 “(이번 특검은) 이재명정부의 앞잡이를 자처하고 있는 조은석 정치특검”이라며 “국회의 권위와 헌정 질서를 파괴하려는 이재명정권과 특검의 야당 탄압에 맞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역풍 기우제” 오히려 똘똘 뭉쳤다 윤석열·김건희 지지율 올리는 주역 오히려 민주당은 단일대오로 뭉치면서 “역풍 기우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당이 야당이던 당시 개혁을 앞세워 조금이라도 앞서 나가려고 하면 역풍 타령이 이어졌다”며 “이는 개혁에 걸림돌이 된다. 지금이 개혁 적기다. 순풍이 부는데 이를 자꾸 역풍이라 하는 건 민주당이 돛을 펼치는 걸 막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을 당선시킨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목소리가 당원 전체의 목소리로 인식돼 당분간은 이들이 주도권을 쥘 것이라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정치 효능감을 느낀 강성 지지층이 당 분위기는 물론 방향까지 주도하는 만큼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민주당 의원들의 강경한 태도가 요구된다는 설명이다. 날이 갈수록 민주당 의원들의 혀가 독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게다가 강성 지지층에게 있어 지금은 ‘이재명과 개혁의 시간’이다. 아직 국민의힘이 ‘내란 동조범’이라는 꼬리를 떼지 못한 만큼 여야 협치에서 국민의힘은 논외 대상으로 여겨진다. 범여권 의석수를 합하면 180석이 넘는 만큼 입법 과정에서도 국민의힘 눈치를 보거나 숙일 필요가 없다. 정부여당 지지율이 소폭 하락하더라도 다시 솟아날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씨가 수사에 비협조적일수록 민주당을 향한 여론이 다시 우호적으로 변하는 상황을 노리는 것이다. 그 예시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의 구치소 CCTV 사건이다. 윤 전 대통령이 체포영장 집행을 거부하며 속옷만 입고 있었다는 민주당 의원들의 증언이 이어지면서 국민의 관심이 다시 전 정권으로 쏠렸다. 국회 법사위원장인 추미애 의원은 자신의 SNS에 “체포영장을 모면하려 한참 나이 차이가 나는 젊은 교도관들을 상대로 온갖 술수와 겁박을 늘어놓는 궁색하고 옹졸한 모습뿐이었다”고 비판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한때 대통령이셨던 분 아닌가, 옷을 입어달라”는 말에 “나 검사 27년 했다” “내 몸에 손대지 마라” “이거 따르면 앞길이 구만리인 여러분 어떻게 할 거냐” 등 극구 반발했다. 추 의원은 “(윤 전 대통령은) 내란의 밤에 불법 명령을 내리고, 사령관들에게 따르라고 거듭 재촉해 군 간부들의 신세를 망쳐 놨다”며 “재판 거부와 수사 방해, 회피로 책임지기를 거부하면서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갈수록 첩첩산중 여기에 국정감사까지 줄지어 있어 민주당의 강경한 태도가 더욱 강해질 것이란 해석이다. 국정감사는 흔히 야당의 시간으로 여겨지지만, 국민의힘은 여전히 탄핵의 강에서 헤어나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제 막 정기국회가 시작된 만큼 국민의힘은 갈 길이 멀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사방에서 터지니 빠르게 수습해도 세월이 걸릴 것 같다”고 푸념했다. 이어 “걱정인 건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는 점이다. 수사가 끝나고 상황이 일단락돼도 속은 여전히 곪아 있을 것”이라며 “(민주당은) 계속해서 밀고 들어올 텐데 여기에 대응할 현실적인 방법이 아직은 없어 보인다. 언제까지나 민주당의 실책에 기댈 수만은 없는 노릇”이라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민주당 또 다른 솟아날 구멍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띄우기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오는 22일부터 지급되는 정부의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언급하며 “지난번 1차 소비쿠폰이 마중물이었다면, 이번에는 좀 더 물이 콸콸 나오는, 경제계에 활기가 넘치도록 하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것만으로 재계엔 긍정의 시그널을 줬다”며 “주가도 3200을 오르락내리락하고 있고 시총이 700조원 늘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 역시 “이정부 출범 이후 실행한 민생소비쿠폰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22일부터 발급되는 2차 소비쿠폰은 내수와 소비 회복을 더욱 앞당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여당 의원들의 평가로 미뤄볼 때, 민주당은 정기 국회에 돌입하면서 정쟁으로 치우친 국회를 벗어나 민생과 경제로 시선을 돌리며 다시 한번 지지율 견인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