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태위태’ 위기의 국민의힘 중진들 속사정

큰일 앞두고…풀어야 산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국민의힘의 중진들이 위기를 맞았다. 주변도 아닌 직접적인 본인 리스크 탓이다. 국민의힘에서는 논란을 가라앉히기 위해 애를 쓰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오히려 점점 부각되는 양상이다. 과연 이대로 괜찮을까?

국민의힘의 중심을 잡아줘야 할 중진들이 연속적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위기를 맞은 이들의 지역구는 충청권과 수도권이다. 현역 중진들의 위기 속에 국민의힘은 총선 채비를 하고 있지만 불안한 기류가 흐른다. 특히 충청권의 경우 대선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지지를 보내준 곳인데도 불구하고 최근 윤 대통령을 향한 부정 평가가 70%가 넘을 정도다. 

혼란스러운
지역 민심

최근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은 1심서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명예를 훼손했다는혐의를 받고 있다. 2017년 당시 정 의원이 자유한국당에 몸담았던 시절에 했던 발언이 문제가 됐다. 정 의원은 자신의 SNS에 뇌물 혐의로 조사를 받은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가 부부싸움 끝에 가출하고, 혼자 남은 노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글을 게재했다. 

노 전 대통령의 아들인 건호씨는 정 의원을 고발했고 무려 6년 만에 1심 결과가 나왔다. 법정 구속은 면했지만, 정 의원에게는 큰 타격으로 작용할 수 있는 대목이다. 국회법과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국회의원이 어떤 형태의 범죄든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퇴직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대로라면 정 의원은 의원직을 상실할 위기에 처했지만, 정 의원은 1심 선고에 불복하고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9월, 검찰은 정 의원을 벌금 500만원에 약식 기소했지만, 법원은 해당 사건을 정식 재판에 넘겼다. 약식 기소는 비교적 범죄 혐의가 가벼운 경우 정식 재판을 열지 않은 상태서 서면 심리를 통해 벌금형을 법원에 청구하는 절차다.

그러나 사안의 중대성 등 필요성에 따라 담당 재판부가 직권으로 정식 재판에 회부가 가능하다. 

결국 정식 재판으로 넘어간 뒤, 5년 만에 정 의원은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게 됐다. 이번 선고가 그대로 확정될 경우, 정 의원은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 

국민의힘은 “정치적 판결과 성향에 문제가 있다”며 1심 선고 판사의 과거 행적을 문제삼았다. 판결을 내린 판사가 노사모(노무현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모임)라는 이유 때문이다. 판사의 성향 문제와는 별개로 정 의원에게는 위기로 작용할 수 있다. 그는 국회부의장까지 지낸 5선 중진 의원이다. 

16·17·18·20·21대를 거쳐 오며 탄탄하게 입지를 쌓아왔다.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 시절에는 어느 계파에 속하지 않아 중간선 역할을 톡톡히 해낸 인물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그는 대표적인 친윤(친 윤석열)계 의원 중 한 명으로 자리 잡았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을 지냈을 당시에는 이준석 전 대표와의 싸움서 승리를 쟁취하기도 했다. 

구원 등판했을 때만 해도 정 의원의 당내 평가는 긍정적인 편이었다. 6개월간 비대위원장을 맡으며 당의 혼란을 수습해나갔다. 중간중간 잡음도 들려왔지만, 전당대회까지 비대위원장직을 무사히 마쳤다. 

정, 1심 징역 6개월 총선 출마 불투명?
권, 윤리위 제소…이태원 참사 관련성

이후 정 의원은 지역구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총선 대비 모드였으나 최근 문제가 불거지자 정 의원도 당혹스러운 모양새다. 그는 “(선고 결과를)받아들일 수가 없으며 다분히 감정이 섞인 판단”이라고 입장을 냈다. 

해당 지역구는 대선 기간 윤 대통령이 표심을 과반 차지했던 곳으로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득표율 차이도 6%p 넘게 차이가 난다. 

1년이 넘은 현재 충청지역 민심은 점차 싸늘해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정 의원의 리스크까지 터지면서 충남 민심은 한층 더 악화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더해 충남도의회 의원 중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재판받고 있는 국민의힘 소속 도의원만 해도 3명이다. 이미 한 도의원은 당선 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다. 또 충청권 시장·구청장까지 공직선거법 등 재판에 많은 이들이 연루돼있다.

상황이 이쯤되자 국민의힘 내부서도 악재라는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차기 총선서 충청을 지휘한 인물로 평가받는 정 의원의 행보에 빨간불이 켜질 수 있는 탓이다. 또 이 같은 악재는 윤 대통령에게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악재가 터진 이가 정 의원뿐만 아니다. 또 다른 친윤계, 중진으로 평가받는 권영세 의원도 자신을 둘러싼 리스크가 여럿 산적해 있다.

권 의원은 윤 대통령의 신뢰를 듬뿍 받던 인사다. 4선 중진으로서 윤 대통령의 정계 입문을 이끌었고, 대선 기간에는 선거대책본부장, 인수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지냈다. 윤 대통령을 가까운 거리서 보좌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당내에서는 ‘전략가’로 꼽히는 그는 결국 차기 총선서도 중책을 맡게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앞선 19대 총선서도 공천 실무를 총괄해 과반 승리를 이끌었던 바 있기 때문이다. 

큰 존재감
부각된 논란

권 의원은 윤석열정부 초기 통일부 장관으로 임명됐다가 최근 여의도로 복귀했다. 국회 윤리특위 윤리심사자문위원회에 따르면 가상자산 보유 사실을 윤리자문위에 제출한 여야 의원 11명 가운데 한 명인 권 의원은 21대 국회 기간인 3년간 400회 이상의 코인 투자를 했다.

투자 금액은 3000만원가량으로 누적 10억원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보다 앞선 2021년에 권 의원은 가상자산 과세 유예 법안 공동 발의에 참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가 직면한 위기는 이뿐만이 아니다. 권 의원의 지역구는 용산으로 대통령실이 위치하기도 하지만, 지난해 이태원 참사가 발생했던 곳이었다. 

정치권에서는 권 의원이 일찍이 장관직을 내려놓고 복귀한 이유도 자신의 지역구 관리를 위해서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여의도 복귀 의사를 애초부터 강력히 희망했다고 전해진다. 그도 그럴 것이 박희영 용산구청장의 논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권 의원은 박 구청장이 구치소에 있을 때 면회를 갔을 정도로 가까우며 박 구청장은 권 의원의 정책특보 출신이기도 하다. 박 구청장과 권 의원의 정치적 인연은 부인할 수 없을 정도로 가깝다. 용산구의원으로서 박 구청장을 공천한 정치적 연대가 공고하다고 볼 수 있다.

현재까지 권 의원은 이태원 참사에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으며, 박 구청장은 보석으로 석방된 이후업무를 재개했다. 

추후 차기 총선서 권 의원이 용산서 출마할 경우 이태원 참사 책임론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박 구청장 책임론이 강해질수록 권 의원에게도 영향이 가는 구조다. 

터지는
리스크

용산은 국민의힘에 차기 총선서도 꼭 사수해야 하는 지역 중 한 곳이다. 서울서 보수세가 두드러지는 지역을 제외하고는 유일하게 국민의힘이 차지하고 있는 지역구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실까지 자리 잡고 있는 용산 수성은 굉장히 중요한 과제다.

권 의원은 현재 침묵을 유지 중이다. 괜스레 전면에 나섰다가 자신의 논란이 확전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심각하게 겪고 있는 만큼 권 의원이 다시 전면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총선의 시간은 점점 다가오고 있고, 필승을 위해선 경험을 가진 전략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연말 국회 복귀가 유력해진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역시 난감한 상황이다. 서울양평고속도로 문제가 터지면서다. 원 장관은 즉시 해명에 나섰지만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현재는 서울양평고속도로 전면 백지화를 선언한 뒤, 현재까지 재개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역민들도 원 장관을 향한 성토를 이어가고 있다. 

운 장관은 국회 국토위 현안 질의에 출석해 질의 문답 과정서 “자료가 없다”고 말했다가 결국 거짓임이 드러나 입길에 올랐다.

민주당은 국정조사 카드를 꺼내고 원 장관을 지속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이른바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 의혹에 관해 명명백백 밝히겠다는 의지가 뚜렷하다. 조사 대상은 ▲서울과 양평 고속도로 종점이 윤 대통령의 처가 토지가 위치한 경기도 양평군 강상면으로 변경된 경위 ▲예비타당성조사 통과 이후 신규 노선으로 변경하는 과정서 제기된 절차에 관한 의혹 등 6가지 사안이다. 

이미 국정조사 요구서는 국회에 제출했다. 존재감이 커진 원 장관에 대한 압박과 동시에 윤정부도 함께 압박하겠다는 취지다. 사안이 사안인 만큼 국정조사에 돌입한다면 원 장관 역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원 장관은 대선 기간에 정치적 존재감을 키워온 인물이다. 선대위가 해체된 이후 선대본부서 당시 윤석열 후보, 이준석 전 대표와 함께 선대위 얼굴 역할을 도맡아 당선에 일조했다.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을 공격하던 인물서 이제는 더 나아가 윤정부의 대표적 스타 장관 중 한 명으로 불린다.

원, 양평 고속도로로 차기 입지 흔들?
논란 탓 메시지 약해져…의혹 해소해야 

국토부 장관 취임 이후에는 국민에게는 ‘일하는 장관’으로 인식되기도 했다. 실제로 서울양평고속도로 문제가 터지기 전까지 원 장관은 여당의 차기 대선주자로 불렸다. 

이전까지 소장파로 불렸으나 윤정부의 공격수로 모습을 바꿔 보수층 지지율도 꽤 높은 편이다. 차기 총선서도 권 의원과 함께 여당의 얼굴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험지에 출마하더라도 원 장관의 존재감을 감안할 때 충분히 당선 가능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연말 국회 복귀가 다가온 만큼 원 장관은 서울양평고속도로 문제를 원만하게 마무리지어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만약 해결하지 못할 경우 앞으로의 원 장관의 정치 행보에 하나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어 보인다. 

현재 원 장관의 출마설이 나오는 대표적인 지역은 정의당 심상정 의원의 지역구인 고양시갑, 서울에서는 동작구다. 권 의원과 마찬가지로 원 장관은 수도권 탈환을 위해 필요한 인물이다. 당내 인지도를 봤을 때 원 장관은 험지로 나가야 한다는 분위기다. 

다만 일각에선 양평 사태에 휘말려 있는 만큼, 수도권 험지에 나가더라도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미 국민의힘은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능력 있는 인물을 다수 소비했다. 현실적으로 차기 총선서 새 인물을 수혈해온다고 해도 승리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젊은 기업 대표 등 영입 움직임이 감지되지만, 문제는 이들의 인지도가 현역 중진들만큼 커질 수 있느냐의 여부다. 

국민의힘 중진들의 논란이 하나둘 터져 나오면서 국민의힘도 다소 불안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초선 의원의 경우, 상대적으로 쉽게 진화가 가능하지만 중진은 다르다. 논란 자체로도 큰 리스크인 데다 차기 총선을 앞두고선 더 난감해질 수밖에 없다. 

공격 빌미
융단 폭격

한 정계 인사는 “국민의힘 중진 의원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역은 물론, 국회 내에서도 공격의 빌미를 제공하기 때문”이라며 “이들이 하루빨리 자신들의 리스크를 털어내야 당장 여당의 메시지가 강력해진다. 그래야만 차기 총선서 자신은 물론 당의 존재감도 더욱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국힘 수도권도 위기?

국민의힘의 수도권 위기론이 지속적으로 거론된다.

인천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체제가 붕괴하면 우리 당 지도 체제에 대한 변화의 요구가 거세진다”며 수도권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알렸다. 

경기도 분당을 지역구로 둔 안철수 의원 역시 “심각한 위기”라며 “여러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내년에 야당을 뽑겠다는 의견이 더 많다”고 지적했다.

현재 수도권에 소속된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에 한참 밀린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 역시 30%로 답보 상태다. 이대로라면 수도권의 승리를 예측하기는 힘들다. 

다가올 총선은 윤 대통령의 중간 평가 격으로 총선서 패배하게 되면 정국을 주도할 동력을 상실하게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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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