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용산 다녀간 백재권 누구?

천공과 헷갈린 ‘관상가 양반’

[일요시사 취재1팀] 옥지훈 기자 = 정부를 향한 국정 농단 의혹은 정권을 흔들어 놓기 충분하다. 지난해 3월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이전할 당시 육군참모총장 공관과 국방부 영내를 답사하는 과정서 역술인 천공이 동석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야당은 ‘마스크 밑으로 흰 수염을 봤다는 제보가 있다’며 맹공을 퍼부었다. 그러나 천공과 같은 흰 수염을 지닌 풍수지리학자 백재권 교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관저를 용산으로 이전하는 과정서 역술인 ‘천공’이 아닌 풍수지리가 백재권 사이버한국외국어대학교 겸임교수가 후보지를 둘러본 정황이 드러났다. 경찰은 지난 4월 지난해 3월, 한 달 치 육군참모총장 공관 CCTV를 모두 분석하는 과정서 천공은 없었다고 결론내린 바 있다.

드디어 
입 열다

경찰은 당시 공관서 근무한 군 관계자 등 참고인 조사에서 공관을 방문한 인물이 백 교수라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백 교수가 대통령 관저 선정 당시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 팀장인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과 부팀장인 김용현 경호처장과 함께 육군참모총장 공관을 방문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백 교수가 대통령 관저 이전에 개입한 의혹에 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풍수는 국정운영의 방향을 정하는 잣대인가”라며 “사실을 은폐해놓고 이토록 뻔뻔할 수 있다니 어이가 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천공이 아닌 백 교수가 방문한 것으로 인정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은 경찰 수사 결과를 두고 풍수지리학자가 국정에 개입했다며 연일 공세에 나섰다.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은 “대통령 관저 졸속 이전 과정서 풍수지리가의 개입 의혹이 사실로 밝혀졌는데 지금까지 대통령실은 각종 의혹에 관해서 백모씨는 빼고 진실을 숨기는 데 급급했다”며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도 백 교수의 현장 방문과 자문 사실에 관해서 부정하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백 교수를 ‘풍수지리학계 권위자’라며 민주당의 대통령 관저 관련 공세를 두고 ‘억지 프레임’이라고 맞받아쳤다.

국민의힘 김병민 최고위원은 SBS 라디오 프로그램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천공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천공이라고 얘기한 사람들에게 사과는 없다”고 지적했다. 김 최고위원은 “백재권씨는 육군참모총장 공관에 가서 그냥 조언해줬을 뿐이고 외교부 장관 공관(현 대통령 사저)가 좋다는 조언은 하지도 않았다”며 “백 교수 조언을 듣고 육군참모총장 공관서 외교부 장관 공관을 옮겼다는 말도 사실이 아닌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강민국 수석대변인도 지난 22일 논평을 통해 “백 교수는 풍수지리학계 최고 권위자로 청와대 이전 TF는 백 교수의 풍수지리학적 견해를 참고차 들은 것”이라며 “그러나 최종 관저 선정은 경호·안보·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됐다. 심지어 백 교수의 의견과는 다른 결정이 내려졌다”고 밝힌 바 있다. 

“마스크 밑으로 흰 수염 봤다” 
알고 보니 비슷한 외모 백 교수

실제로 백 교수는 대통령 관저로 육군참모총장 공관을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청와대 이전 TF로부터 보고를 듣고 현재의 외교부 장관 공관 자리를 직접 낙점한 것으로 전해진다.

군사기밀유출 혐의를 받고 있는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은 천공의 대통령 관저 사전 답사 의혹을 처음으로 제기한 인물이다. 부 전 대변인은 천공이 아닌 백 교수가 공관을 다녀갔다는 정황을 두고 군사시설보호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부 전 대변인은 책 <권력과 안보: 문재인 정부 국방비사와 천공의혹>을 펴내면서 논란이 일었다. 저서는 천공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고위직이 대통령 관저 후보지를 다녀갔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서울고법 민사25-3부(재판장 정종관)는 정부가 부 대변인 저서의 출판사 대표를 상대로 제기한 도서출판·판매금지 가처분 신청 항고에 일부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총 400쪽 중 6쪽 분량을 삭제하지 않으면 책을 출판·판매·배포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재판부가 삭제하라고 명령한 6쪽 분량에 천공 의혹에 대한 내용은 포함돼있지 않았다.

정부는 “책 전체의 출판, 인쇄, 복제 등을 금지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재판부는 “군사기밀과 관련된 부분을 삭제한 채 출판을 허용하는 것으로 가처분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서 대통령실은 부 전 대변인과 천공 의혹 및 관련 발언을 최초 보도한 언론 매체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당시 대통령실은 논란이 불거지는 와중에도 백 교수의 존재를 언급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대통령실이 관련 의혹이 불거졌을 때 즉각 대응하지 않은 것에 의문을 제기했다. 대통령 관저 이전을 추진할 당시 풍수지리 전문가인 백 교수를 불러 풍수상 문제는 없는지 전문가 소견을 듣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으면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과?
영부인과?

여야는 백 교수를 두고 ‘무속 공방’에 다시 불을 지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 배우자인 김혜경씨도 백 교수에게 관상을 봤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주장해온 무속인 국정 농단 프레임이 아닌 풍수지리에 관한 조언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백 교수는 풍수지리학 석사와 미래예측학 박사를 취득했다. 그는 관상학 전문가이기도 하다. 2017년 제19대 대통령선거서 유력 대선후보와 국내외 지도자의 관상을 동물에 빗댄 칼럼이 처음 화제를 모았다. 백 교수는 2018년에도 북미 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주변 4강 정상 관상을 주제로 미국 언론 매체인 <워싱턴포스트(WP)>의 아시아지국장과 대담도 했다고 알려졌다.

백 교수는 2021년부터 <여성경제신문>에 칼럼을 연재 중이다. 그는 ‘백재권의 세상을 읽는 안목’이라는 칼럼서 여러 정·재계 인사의 관상을 언급했다.

지난해 3월에는 20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대선후보의 관상을 분석하며 장단점을 꼽았다. 해당 매체는 “필자는 여야 유력 대선후보인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물론, 부인들의 관상을 직접 보고 조언을 했던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백 교수는 당시 이 대표의 관상에 대해 “이재명 후보는 살쾡이 관상이다. 살쾡이는 살벌한 야생에서도 살아남는다”며 “이재명이 거짓과 위선이 판치는 현대 정치판서 손해 볼 일은 없다. 홀로 자수성가해 여당의 대선후보가 된 인물이다. 그만큼 대단한 관상을 지녔다”고 말했다.

당시 또다른 대선후보였던 윤 대통령에 대해선 “윤석열 후보는 ‘악어 관상’이다. 악어는 파괴력과 생존력이 갑인 동물”이라며 “시대에 부름을 받은 관상”이라고 평가했다.


이후 윤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백 교수는 “악어 관상 자체가 100년에 한 명 나올까 말까 할 만큼 극히 드문 관상이다. 희귀한 만큼 국가에 큰 공적을 남긴다”며 “우리나라가 국운이 좋아지려고 윤 대통령이 당선된 것”이라고 호평했다.

백 교수는 2017년 대선 결과를 예측했던 사례도 소개했다.

정치가와
풍수지리

그는 “누가 영부인이 될지를 주제로 <중앙일보>에 칼럼을 쓸 기회가 있어서 대선후보들의 배우자 관상을 보기 위해 먼저 김정숙 여사를 본 적이 있다”며 “보자마자 영부인이 되겠다는 것을 알겠더라”고 말했다. 이어 “김 여사가 영부인이 될 것이라고 판단해 다른 후보 배우자의 관상은 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백 교수는 <데일리안>과 한 인터뷰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당한 이유를 두고 선영을 지목했다. 선영은 조상의 묘를 뜻한다. 백 교수는 “2016년 7월에 청와대 고위 관계자와 가진 식사 자리서 10월이 되면 박근혜 대통령의 위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돼 이듬해 3월까지 가는데, 그 사이에 박 대통령이 살기를 맞아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다고까지 얘기했다”며 “(관계자가)엄청나게 놀라고 당황스러워 하더라”고 전했다.

이어 “원인은 두 가지였다. 박근혜 대통령의 관상을 보고 ‘위기가 와서 살기를 맞겠구나’ 한 것이 있고, 박 대통령의 조상 선영 묘가 대통령은 나오는데 죽는 자리라 박정희 대통령처럼 죽는 위기까지 갈 수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대선을 앞두고 각 대선후보의 선영을 찾아 풍수지리를 살폈다. 앞서 백 교수는 일부 언론 매체와의 인터뷰서도 정치인의 선영 위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국정운영에 풍수지리가가 관여하는 것은 비정상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이에 대해 ‘억지 무속 프레임’이라고 되받아쳤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대통령의 관저를 선정하는 것은 개인이 부동산을 둘러보러 다니는 것이 아닌 중대한 국정 사안”이라며 “이를 풍수지리가의 조언을 들어 결정한다는 것은 언어도단”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민주당은 지난해 대통령 관저 이전에 역술인이 개입했다고 의혹을 제기하다 가짜 뉴스로 드러나자 입장을 바꿨다”며 “민주당은 ‘풍수전문가가 조선시대 궁궐을 정하듯 관저를 정했다’며 비난했다”고 말했다. 

이어 “노무현정부 당시 추진했던 신 행정수도 이전 과정서도 풍수지리 전문가들이 참석했던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드러났다”며 “2004년 발간된 신 행정수도 백서에 있는 85명 자문위원단 중 풍수지리가 전문가인 이대우 서문풍수조경연구소 대표와 김두규 우석대 교수가 포함돼있다”고 꼬집었다.

야 “국정운영에 풍수지리가 관여 비정상”
여 “이 대표도 만났다…억지 무속 프레임”

정치와 풍수지리는 역사적으로 사이가 깊다. 2002년 12월 16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서 앞다퉈 풍수지리가 좋은 지역으로 선영을 옮기거나 이사를 가기도 했다. 

서울 종로구 평창동 일대는 한때 ‘정치인 주거 1번지’로 불렸다. 그러나 평창동에 거주하던 정치인이 잇따른 불운을 겪었다. 문민정부를 탄생시켰다는 평가를 받는 최형후 전 내무부 장관과 김영삼정부 시절 총무처 장관을 지낸 서석재 전 의원이 와병 등 뜻하지 않는 불운을 겪었다. 이들은 당시 평창동에 거주하던 정치인이다.

두 전 의원은 거주 지역이 풍수지리가 나빠 떠나는 게 좋겠다는 승려의 조언을 듣고 평창동을 떠났다. 당시 이사를 검토 중이던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도 평창동에 마음에 드는 집을 발견했지만 풍수지리 때문에 사실상 이사를 포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각 정당의 유력한 대선후보들은 청와대 집무실을 옮기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청와대 자리가 풍수지리상 기가 강해서 역대 대통령들이 불행을 겪었다는 소문이 나기도 했다.

백 교수가 관저 풍수를 봐준 것에 대해 신평 변호사는 민주당을 향해 ‘내로남불’이라고 지적했다. 신 변호사는 지난 25일 자신의 SNS를 통해 “노무현정부 때 세종시 선정 과정서 자문위원으로 풍수지리가 몇 명을 버젓이 공식적으로 임명한 적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신 변호사는 윤 대통령의 ‘멘토’로 불린다.

신 변호사는 백 교수와 만났을 때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되고 나서 당선인 신분으로 있을 때였다. 내 친구에게 어떤 관상가가 급히 찾아왔다”며 “그의 말은 ‘당선인은 범의 상이다. 그는 앞만 보지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 임기 중 변을 당할 가능성이 아주 높은데 당신은 오랑우탄의 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랑우탄은 항상 앞뒤를 번갈아보며 살핀다. 당신이 박근혜정부의 국무총리가 되면 그 변을 미리 멈출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신통방통
미래예측?

그러면서 “(내 친구는)박정부 초대 국무총리로 말이 있었다가 다른 사람으로 결정됐고, 그 후 다 아는 대로 탄핵의 불상사가 생기게 된다”며 “김무성이라는 다른 호랑이가 박근혜 호랑이의 뒤에 갑자기 다가가 목덜미를 물어서 죽인 것으로 탄핵을 풀이했다고 한다. 그 관상가가 백재권 선생”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용산으로의 대통령실 이전 과정서 백재권 선생이 자문한 일로 몹시 시끄럽다”며 “민주당이 이를 정쟁의 불쏘시개로 삼고 있으나, 민주당이 저지르는 내로남불인 셈”이라고 지적했다. 

<ojh34522@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무속인 국정 농단, 민주당 주장하는 이유

박근혜 전 대통령은 탄핵 직전까지 비선 실세로 불린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와 관련해 ‘무속 의존’ 논란에 휩싸였다.

이후 박 전 대통령 탄핵으로 민주당은 정권을 되찾았다.

민주당은 정권이 바뀌자 ‘무속인 국정 농단’을 앞세워 질타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경선 후보 시절 TV 토론서 자신의 손바닥에 적힌 ‘왕’자가 세 차례 보여 논란이 됐다.

이에 민주당은 “최순실이 떠오른다”며 주술 논란을 앞세워 비판했다.

윤 대통령정권 출범 이후에도 무속 논란은 끊이질 않았다.

“난 도사와 이야기 좋아해”
논란 불 지핀 김건희 녹취록

‘건진 법사’로 불리는 무속인 전모씨는 과거 윤 대통령의 대선캠프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는 선대본부를 방문한 당시 후보였던 윤 대통령의 등에 손을 올리는 등 스스럼없는 모습을 보여 이권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김건희 여사의 녹취록을 통해서도 무속 논란이 불거졌다.

해당 녹취록에 따르면 김 여사는 “나는 영적인 사람이라 도사들과 삶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한 바 있다. <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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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