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맞아?’ 잔혹한 영아살해 백태

  • 김민주 기자 alswn@ilyosisa.co.kr
  • 등록 2023.07.17 12:57:01
  • 호수 143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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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기통 출산·냉장고 유기·야산 매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태어나자 마자 죽는 아이들이 있다. 방법도 각양각색. 친모가 변기통서 아이를 낳고 그대로 두거나, 살해한 뒤 냉장고에 유기되는 등 잔혹한 방법이다. 죽은 영아는 태어나서 울어보지도 못했건만, 이들을 살해한 부모들의 사연은 구구절절하다.

형법 제251조(영아살해)에는 ‘직계존속이 치욕을 은폐하기 위해 양육할 수 없음을 예상하거나 특히 참작할만한 동기로 인해 분만 중 또는 분만 직후의 영아를 살해한 때 10년 이하의 징역을 처한다’고 적시돼있다. 영아살해는 말 그대로 영아를 살해한 행위며, 아동학대 중 하나다. 

10대에서
20대까지

지난 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정우택 의원이 경찰청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3~2021년 영아살해 피의자 86명 중 20대가 38명(44.2%)으로 가장 많았고 20세 이하(14∼20세)는 29명(33.7%)으로 집계됐다. 두 연령대를 합하면 77.9%로 영아살해 피의자 대다수를 차지했다.

이어 30대 16명(19%), 40대 3명(3%)이었다. 성별로는 여성이 78명, 남성이 8명이었다.

같은 기간 영아유기 피의자 361명의 연령대는 20세 이하 73명(20%), 20대가 140명(39%)으로 두 연령대가 전체의 절반이 훌쩍 넘는 59%를 차지했다. 30대는 118명(33%), 40대가 16명(4%)이었으며 50대 이상도 12명(3%)으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여성 291명, 남성 70명이었다.


10?20대가 영아살해·유기 범행서 압도적으로 높은 비율을 보인 건 경제·사회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서 예상치 못하게 출산하게 되는 경우가 다른 연령대보다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기간 영아살해 범죄를 지역별로 보면 경기도(19건)가 가장 많았고 다음은 서울(12건)이었다.

과거에는 영아살해가 남아선호 사상 때문에 발생했다. 선별적 영아살해였는데, 이 경우는 출생 이후 여자 아이를 선별적으로 죽이거나, 태어났지만 돌보지 않아 사망에 이르게 했다. 

한국의 출생성비가 정상으로 돌아온 것은 2000년대부터다. 하지만 이때부터는 초음파검사가 시작돼 낙태를 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영아살해는 태어난 뒤 부모가 영아를 살해한 경우다. 영아살해 부모는 대부분 원치 않는 임신을 한 경우가 많아, 구구절절한 사연을 갖고 있다.

그러나 그 수법은 엽기적인 경우가 많다.

전주지법 형사5단독 노미정 부장판사는 지난달 22일 영아살해 혐의로 기소된 A(27·여)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1월8일 오후 6시45분 전북 전주시 덕진구 자택 안방 화장실서 자신이 낳은 아들을 남편 B씨(43)와 공모해 변기 안에 30분가량 방치해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같은 혐의로 기소된 남편 B씨도 비슷한 형량이 선고됐다. 전주지법 형사1단독 김승곤 부장판사는 지난달 17일 B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120시간의 사회봉사와 5년간 아동 관련 기관 운영 및 취업 금지도 명령했다.

대부분 ‘원하지 않은 임신’ 이유로…
친모 몰래 짜고 살해 후 유기하기도


A씨와 B씨는 왜 영아를 살해한 것일까? 지난달 26일 전주지법 등에 따르면 A씨 부부는 같은 병원서 근무하던 동료였다. 교제를 시작한 4년 전부터 동거했다. A씨는 초혼, B씨는 재혼이었다. A씨는 지난해 10월부터 B씨 전처가 낳은 아들도 함께 키우며 살았다.

경찰 조사 결과 둘 사이엔 최소 세 차례 임신이 이뤄졌다. 하지만 2019년 4월에 낳은 아이는 출산 직후 보육원에 보냈고, 두 번은 임신중절을 택했다. 모두 남편이 아이를 원하지 않았다는 게 이유다.

이후 A씨는 또다시 아이를 가졌고 임신 8개월 차인 지난해 12월 말까지 이 사실을 숨겼다. 남편이 임신 사실을 알면 임신중절을 종용할 것을 걱정해서다. 예상은 적중했다. 남편은 아내의 임신 사실을 안 뒤 경제적 사정, 아버지의 병환, 전처 아들 양육 문제 등을 들었다.

A씨는 남편의 의견에 따랐다. 남편 도움이 없으면 아이를 낳거나 키울 수 없다고 판단했다. 부부가 처음부터 영아살해를 하려고 한 것은 아니다. 산부인과를 알아봤지만 “임신 후기여서 중절수술을 할 수 없다”는 답만 들었다.

이들은 인터넷을 통해 국내서 사용하지 못하는 낙태약을 구매했다. 낙태약 가격은 180만원이었고 송금한 뒤 약을 받았다. 낙태약 복용 후 진통이 왔다. 출산을 준비해야 하는 느낌이었다. A씨는 지난 1월8일 오후 6시45분쯤 안방 화장실 변기에 앉은 상태서 분만했다. 약 31주 된 남자아이였다.

A씨는 곧바로 남편에게 연락했다. 아이를 낳았으니 화장실로 오라고. 이에 B씨는 A씨의 상태를 재차 물어봤다. A씨는 “아파서 못 움직이겠다. 직접 와서 확인해달라. 혹시 살아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변기 물에 
잠긴 아들

B씨는 “나도 확인을 못하겠다.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있어라. 아들(전처)을 데려다 주고 오겠다”며 집을 나갔다. A씨는 남편이 올 때까지 변기에 앉은 채 기다렸다. 휴대전화로 ‘탯줄 처리’ 등을 검색했다.

A씨는 오후 7시11분 119에 전화해 “집에서 아이를 낳았다”고 신고했다. B씨가 전화로 “지금 엘리베이터 타니까 이제 119에 신고해”라고 말한 직후였다.

A씨 부부는 오후 7시15분에 변기 물에 잠긴 아들을 꺼냈다. 영상 통화를 하는 과정서 갓난아이가 변기 속에 들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119 종합상황실 직원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아이는 119가 도착한 후 곧바로 응급실로 옮겨졌지만 오후 11시경 사망했다.

재판부는 “A씨 부부가 영아가 살아있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식했는데도 분만 직후 약 30분간 아무 조치 없이 변기 안에 방치해 살해해 죄질이 나쁘다. 갓 태어난 아기의 생사가 보호자의 양육 의지나 환경에 따라 결정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아이가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서 유기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 경우는 친부모가 영아살해를 한 것은 아니다.


다운증후군을 갖고 태어난 영아를 친모 몰래 데려가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체포된 친부와 외할머니가 지난 8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이날 오후 1시50분,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를 나선 40대 친부 C씨는 “살인 혐의를 인정하느냐” “아이가 아파서 범행한 것이 맞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연신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60대 외할머니는 “아이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정말 미안하다”고 답하며 눈물을 흘렸다.

이들은 2015년 3월 아내이자 딸인 친모가 병원에서 남자아이를 낳자 출산 당일 집으로 데려가 하루 동안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 및 이튿날 아이가 숨진 것을 확인한 뒤에는 시신을 인근 야산에 매장한 혐의도 받고 있다.

아이 낳고 
그대로 방치

경찰은 이들이 아이를 살해하기 위해 하루 동안 방치한 것으로 보고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친부와 외할머니는 출산 전부터 유전자 검사를 통해 아이가 다운증후군을 갖고 태어날 것을 미리 알고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파악됐다.

친모는 출산 후 병원에 입원해 있어 이 같은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잠정 조사됐다. 친부는 친모에게 “아이가 아픈 상태로 태어나 이내 사망했다”고 이야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아살해죄서 살인죄로 혐의가 바뀐 경우도 있다. 경기남부경찰청 여성청소년과는 영아살해죄로 구속한 피의자 친모에 대해 살인죄로 혐의를 변경했다. 해당 사건의 친모는 2018년 11월과 2019년 11월 각각 병원서 딸과 아들을 출산하고, 수시간이 지나 목졸라 살해한 뒤 자신이 살고 있는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소재 아파트 세대 내 냉장고에 시신을 보관해온 혐의를 받고 있다.

이미 남편과의 사이에 12세 딸, 10세 아들, 8세 딸이 있었던 친모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또다시 임신하자 이 같은 범행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친모의 범행은 보건당국 감사 결과 출산기록은 있으나 출생신고는 되지 않은 ‘출생 미신고’ 사례가 드러나면서 현장 조사가 이뤄지던 중 밝혀졌다.

경찰은 친모로부터 범행 일체를 자백받아 지난달 23일 구속했다. 당시 구속영장에 적시된 혐의는 영아살해였다. 경찰은 친모가 분만 후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상태서 제3의 장소로 이동해 범행한 점, 2년 연속으로 자신이 낳은 생후 1일짜리 아기를 살해하는 동일한 범죄를 저지른 점 등을 반영했다.

영아살해죄서 살인죄로 변경
“위기 임산부 지원 우선돼야”

경찰은 친모가 범행 당시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에 관해서도 면밀히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친모를 체포한 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해온 친부를 살인 방조 혐의로 입건, 피의자로 전환했다.

친부는 경찰 조사 결과 현재까지 살인의 공모 혹은 방조와 관련한 혐의점은 드러난 바 없으나 면밀한 조사를 위해 신분을 참고인서 피의자로 전환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고 이같이 조처했다.

수사권 조정 이후 시행된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참고인을 상대로는 사건 혐의와 관련한 질문 등을 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살해 피해자인 아기들의 친부이자, 범행 일체를 자백한 피의자인 친모를 단순 참고인으로 조사해서는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데 무리가 있다고 판단한 경찰이 일단 살인 방조 혐의로 친부를 형사 입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사당국의 한 관계자는 “검경수사권 조정 이후 피조사자의 인권강화가 상당히 많이 이뤄졌다. 참고인을 상대로 피의자를 조사하듯 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사건에 관해 집중적인 추궁을 하기 위해서는 피의자로 신분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친모에 대한 혐의를 살인죄로 변경하면서 신상정보 공개 가능성도 열렸다. 당초 친모에게 적용됐던 혐의인 영아살해죄는 특강법이 정한 범죄서 제외되지만, 변경 혐의인 살인죄의 경우 해당하기 때문에 향후 친모의 신상정보 공개를 위한 심의위원회 개최가 가능하다.

다만 친모가 친부와의 사이에 나이 어린 세 자녀를 두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친모의 신상이 공개될 경우 남은 가족들에게 2차 피해의 우려도 존재한다. 이 때문에 신상공개 여부는 매우 신중한 검토를 거쳐 결정해야 할 문제다.

경찰 관계자는 “친모의 혐의를 영아살해죄서 살인죄로 변경하고, 친부를 방조 혐의로 입건했다. 그 이상의 내용은 수사 중인 사안이라 말해줄 수 없다”고 전했다.

알든 모르든
친부 책임은?

정익중 아동권리보장원 원장은 “영아살해·유기 사건의 재발을 막으려면 위기 임산부 지원이 우선돼야 한다. 위기 임산부들이 관련 기관 어느 곳에 전화하더라도 정확한 정보를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며 “또 출생 미등록 아동의 안전을 확인한 후 법률 지원 등 다양한 지원을 함께 고민하고 있다. ‘출생 미등록 아동’ 전수조사 결과를 토대로 유형별로 접근·지원 방법을 달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alswn@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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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한상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8일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란 핵 보유 가능성 차단’ ‘이란 정권교체’ ‘중동지역 미국 영향력 강화’ ‘석유 패권 우위’ 등이다. 아울러 이란 석유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는 중국 견제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란과 8차례에 걸쳐 핵 협상을 진행했다. 이란 측에서 트럼프정부에 큰 사업적 이익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란이 핵 능력에 대한 완전한 포기를 약속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이란 수뇌부 제거 없이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공습 이틀 후인 지난 2일(현지시각) 37년간 이란 최고 지도자로 군림해 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공습 결정 여러 요인 하메네이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혁명수비대 및 국방 관련 요직을 거치며 권력기반을 다졌다. 이후 국회의원과 이슬람공화당 지도부를 역임했고, 지난 1981년 대통령에 선출돼 두 차례 연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대내적으로 여성, 종교적 소수자를 탄압하며 억압적인 정책을 펼쳤다.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시위에 대해서도 잇달아 강경하게 진압했다. 지난 2009년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반발하는 시위를 비롯해, 지난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붙잡힌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하며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특히 올해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민병대를 동원해 무차별적 유혈 진압을 밀어붙였다. 이 시위는 이란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제재가 수년간 이어지며 경제난이 누적됐고, 테헤란 상인들의 항의가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번진 것이었다. 이란 당국은 이 사태로 인한 사망자를 3117명으로 집계했지만, 외부에서는 3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 내 정치 지형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이 끝난 후 이란인들에게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직접 나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초 있었던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의 불길이 다시 붙으면 친미 정권 수립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정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처럼 직접 모든 것을 통제하지는 않더라도, 향후 이란의 정치적 주도권을 잡는 세력이 원유 문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 미·이 전쟁 여파 국내 강타 금융, 산업 등 전방위 요동 이렇게 되면 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동지역 원유 생산에도 관여하게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훨씬 넘어서는 시장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선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지난 3일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452.22포인트)을 기록했고,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377조원 넘게 줄었다. 주요 코피스 종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4769조4000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대비 376조9396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전 거래일 대비 약 126조6803억원 감소했다. 주가는 이날 9.88% 급락하며 5거래일 만에 20만원 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도 100만원 선이 깨지며, 시총이 86조9497억원(11.50%)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11.72%), LG에너지솔루션(-7.96%), 삼성바이오로직스(-5.46%) 등 주요 기업들의 시총 감소분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가가 19.83% 오른 143만2000원, 한화시스템은 29.14% 오른 14만67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IG넥스원은 11.15% 오른 68만800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7.24% 급락한 5791.91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고,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중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금융권 직격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지난 4일 오전 9시2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89.43포인트(3.27%) 내린 5602.4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35.83포인트(3.15%) 내린 1101.87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25.62포인트(2.25%) 내린 1112.08에 개장했다. 환율 역시 급등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돌파했다. 1500원 돌파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개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0분쯤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1506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500원 밑으로 하락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에 따른 환경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 측면에서 이익을 줄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결합할 경우 실질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단기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항공과 철강은 비용 부담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현재 시장의 공급 제약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선의 경우 수주 산업인 만큼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고환율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선주사에 인도하는 구조라, 이미 3~4년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조선 업계 특성상 달러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양날의 검이다. 미국 수출 및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달러 강세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자동차 한 대에 수백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원자재 부담이 상존한다.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하지만, 역시 환율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종 별로 희비 교차 항공의 경우 항공기 리스료, 정비료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3~4월은 항공업계 전통적 비수기다. 개학과 함께 공휴일이 적어 여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기 때문이다. 항공기 이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 부담도 확대돼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는 1개월 시차를 두고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 다음 달에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철강은 업종 특성상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를 철강 제품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구조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정유업계에는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달러 상승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지만, 수출할 때에도 높아진 달러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상쇄된다. 특히 이전에 저렴하게 사들인 원유에 대한 재고 평가이익 인식은 재무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원유 재고 평가이익은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재고) 가치가 시세 변동으로 장부상에 이익으로 올라가 실적에 반영되는 현상을 뜻한다. 유가 상승 시 저가로 산 원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기름값도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9원 오른 1845.4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18일(1802.7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주가·환율·유가 변동 산업계 직결 모건스탠리 “수출지향 한국 더 민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L당 61.6원 상승한 1784.6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서울 지역 경유 평균 판매가는 1811.2원으로 전날보다 103.8원 뛰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1741.8원으로 하루 만에 1700원을 돌파했다. 싱가포르 석유 제품 시장가에 연동된 국내 주유소 가격은 통상 2∼3주 차이를 두고 국제 유가 변동이 반영된다. 다만 전쟁 확산 우려 등에 따라 주유 수요가 늘고 환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공식 경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틈타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주유소들을 제재하기 위해 ‘최고가격 지정’ 작업에 착수했다. 주유소 담합 조사 등 시간이 필요한 조치에 앞서, 즉각적인 가격 통제에 나선 것이다. 또 주유소 담합 적발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기로 하는 등 유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중동 사태에 편승한 시장교란 행위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현재 국내 석유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며 국제 가격의 국내 반영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줄 시점은 결코 아니다”며 “석유류 최고 가격의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 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 가격 지정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수입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중국보다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등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지향 경제인 만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진짜 대전 터지면… 이어 석유·가스 무역적자 수준을 근거로 한국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 측면에서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전쟁에 따른 아시아의 전체적 여파는 유가 상승 수준과 고유가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면서 “현재까지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jins.h@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