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2차 손님’ 신상 현찰 거래 추적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3.07.03 12:13:51
  • 호수 1434호
  • 댓글 3개

“남편 성매매 알려드립니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성매매 업소가 손님의 개인정보를 수집해 돈벌이로 사용하다 적발됐다. 업주들은 성매수자의 전화번호는 물론, 직업까지 메모했는데 이는 잠복 경찰인지 미리 파악하기 위함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손님이 경찰인 것으로 의심될 경우 ‘○○○ 경찰’ 등으로 저장했다. 동종업자들끼리 공유해 단속을 피하려는 이유다. 특히, ‘진상 손님’을 걸러내기 위한 메모도 잊지 않았다. 이렇게 수집된 개인정보가 현찰로 거래되는 실태를 <일요시사>가 직접 확인했다. 

대부분의 성매매 업소는 ‘안마시술소’ 등 은유적 간판을 사용한다. 단속 때문에 ‘OO 안마’라는 간판을 걸어두지만, 실체는 성매매 업소인 셈이다. 업주들은 성매수자를 더욱 끌어들이기 위해 솔직한 광고 수단이 필요했다. ‘성매매 광고 사이트’가 그 역할을 하고 있다. 

추천 업소
없인 불가

업주들은 사이트를 보고 연락한 성매수자가 경찰이나, 진상일까 걱정이 앞선다. 성매수자의 신상정보를 공유하는 ‘제로나인’ 앱을 설치한 이유다. 앱은 사이트에 가입된 업주만 설치할 수 있다. 까다로운 인증절차를 통과해야 하며, 월 이용료는 12만원이다.

2021년부터 지난 2월까지 전국 6400여개 성매매 업주를 회원으로 둔 제로나인의 전신 ‘더봄’의 운영진이 최근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달 22일, 경기남부경찰청은 운영진 3명을 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성매매 업주 스마트폰에 저장된 성매수자의 정보를 불법으로 수집, 공유하면서 성매매처벌법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과 이용료 명목으로 18억4000만원의 수익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더봄 운영진이 벌어들인 수익도 몰수 조치했다. 운영진은 약 2년간 총 5100만건 이상의 개인정보를 수집했다. 중복 정보를 제외하면 약 460만건의 전화번호가 확인됐다. 이는 모두 성매매 업주들의 휴대폰서 수집된 정보로 방법은 간단하다. 업주가 휴대폰에 앱을 설치하면 자동으로 손님의 전화번호, 메모 등이 특정 서버에 저장된다.


이렇게 취합된 정보는 제로나인 이용자라면 누구나 찾아볼 수 있다. 다른 업주가 저장한 손님 정보도 볼 수 있다는 의미다. 앱에는 전화번호 조회 기능도 있어 특정인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검색하면 성매매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하루 15건의 무료 검색이 가능하며, 이후 3만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문제는 검색 대상자가 남성에 국한되는 것만이 아니다. 업소에 취업을 문의한 여성들의 번호도 공유된다는 점이다. 호기심에 연락한 무고한 사람까지 포함된다.

가입비 받고 개인정보 ‘실시간 공유’
제3자가 특정인 출입 여부 확인 가능

업계 관계자는 “장난삼아 사촌형 번호를 조회했는데, 수원까지 가서 그 짓(성매매)을 하고 왔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애인, 배우자 등의 성매매 이력을 확인해준다고 홍보해 부당이득을 취한 ‘유흥탐정’도 이 앱을 사용했다. 이들은 텔레그램, 카카오톡 오픈채팅 등 SNS로 의뢰받았다. 한 보이스피싱범은 성매수자에게 전화해 성매매 이력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해 돈을 요구한 사례도 있다.

<일요시사>는 앱을 어떻게 설치하는지 파악했다. 우선, 까다로운 성매매 업주 인증을 거쳐야 한다. 텔레그램 등을 통해 만난 운영자는 업소의 실체를 요구한다. 이 때문에 성매매 광고 사이트에 등록된 업소 정보가 담긴 이미지를 전송해야 한다. 이때 광고 제휴 기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보이도록 한다. 광고 기간이 만료된 업주는 받지 않는다. 

앱 설치를 원하는 업주를 신뢰할만한 다른 업소의 추천이 필요해 까다롭다. 추천업소는 ‘이 업주를 안심하고 추천한다’는 식의 텔레그램 메시지를 운영자에게 보내야 한다. 다른 업소의 추천이 확인되면, 신규 등록 양식을 받을 수 있다. 양식에는 ‘전화번호’ ‘업종’ ‘업체명’ ‘지역’ 등을 적어야 한다.

업종은 영업 형태를 의미한다. 오피, 안마방, 룸싸롱 등 다양한 형태가 포함된다. 업체명은 성매매 광고 제휴 사이트에 등록된 업소명이다.


등록 양식을 완성하면 앱을 설치할 수 있는 링크와 함께 계좌번호가 전송된다. 결제가 완료되면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생성되며, 앱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용비는 30일에 12만원, 60일에 20만원이다. 업주가 앱 설치를 위해 성매매 광고 사이트에 가입한 비용 12만원을 포함하면 최소 24만원을 지출한 셈이다.

성매매 광고 사이트는 지역·업종별로 특화돼있다. 먼저 수도권에 특화된 ‘오ⅩⅩⅩ니’ ‘오ⅩⅩⅩ걸’ 사이트가 있다. 이외에 지역별 사이트로는 부산 업소를 모아둔 ‘부산ⅩⅩⅩ’, 대구지역 ‘오피Ⅹ’, 충청권은 ‘오파Ⅹ’ 등이 존재한다.

제로나인 외 다양
앱 기술도 발전

업종별로도 주력하는 사이트가 따로 있다. ‘오피ⅩⅩ니’라는 사이트는 건전 마사지를 찾는 수요가 많고, 단순 성매매는 ‘OPⅩⅩ’에 몰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성매수자 정보를 공유하는 앱은 제로나인 외에도 다양하다. 최근 구속된 더봄은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했기에 긴 꼬리를 잡혔다. 일부 운영진이 체포됐지만, 해외에 서버를 둔 이상 뿌리 뽑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제로나인과 같은 아류가 여전히 판을 치는 이유다. 최근엔 ‘페이커’라는 동종 앱도 활개를 펴고 있다.

앱의 구동 기술도 발전하고 있다. 기존에는 앱을 켜고 팝업창을 띄워 정보를 검색했으나 최근에는 기본 통화앱 형태로 진화했다. 스피커폰으로 통화도 가능해졌다. 다이얼을 눌러 발신과 수신이 모두 가능해졌다. 더봄 운영진이 검거됐지만, 동종업계 기술자들은 음지서 활동하고 있다는 의미다.

성매매 업계에도 카르텔은 존재한다. 여성·청소년 성매매 근절단(여청단)의 반전이 드러나면서 더욱 뚜렷해졌다. 여청단 전 대표인 신모씨 등은 ‘보도방(여성 접객원 소개업체)’ 업주들에게 ‘여청단에 가입하지 않으면 신고하겠다’고 협박한 혐의 등으로 2018년 기소됐다. 

여청단의 설립 목적과 실상은 달랐다. 2016년 신모씨 등이 성매매 근절을 명목으로 세운 여청단은 경기도 일대에 성매매 업소를 운영하는 조직폭력배와 결탁했다. 2018년에는 경기도 비영리 민간단체로 등록하는 등 합법적인 시민단체로 위장했다.

자신들의 지시를 따르지 않는 업체에는 자동발신시스템을 이용한 이른바, ‘콜폭탄’을 행사했다. 성매매 업주의 휴대폰에 계속 전화를 걸어 영업을 방해한 것이다. 또 가입하지 않은 업소에 ‘탕치기’를 가해 영업을 방해했다. 탕치기는 손님으로 위장해 접대부를 폭행하고, 금품을 갈취하는 것을 말한다.

업소 카르텔
갈수록 늘어

2021년 법원은 여청단 간부 등 사건 관계자 4명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당시 수원지법 형사4단독 김두홍 판사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여청단 간부 A씨에게 징역 2년6월을 선고했다. 사건 현장서 범행에 가담한 폭력배 B씨에게도 똑같이 선고했다. 

김 판사는 “B씨가 직접적으로 피해자를 협박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당시 신씨 바로 옆에 앉아서 자신들의 세를 과시했다”며 “신씨와 공모해 피해자를 강요한 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앞서 여청단은 성매매 근절단체를 표방, 성매매업소의 불법영업을 신고하는 방식으로 업주들을 수하에 두고 상납금을 받았다. 자신들을 따르지 않는 업체는 지속적으로 신고하거나 콜폭탄을 걸며 영업을 방해하다가 수사망에 올랐다.

성매매 업계는 여청단 조직원이 성매매 광고 사이트에 오래전부터 개입한 것으로 봤다. 이들은 성매매 알선 사이트인 ‘밤의 전쟁’과 ‘아찔한 달리기’를 개설해 막대한 수익을 벌었다. 실제로 다수의 성매매 업소 광고를 했고, 업주들에게 가입을 강요하기도 했다.

업계에선 성매매 광고의 1세대로 불린다. 여청단 조직원은 필리핀서 생활하며 해당 사이트를 운영해왔으나, 경찰은 국제공조수사를 통해 붙잡았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논란이 된 제로나인 등 성매수자 정보 앱도 여청단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해석했다. 성매매 광고 사이트에 등록된 업주만 가입할 수 있는 부분도 의심되는 대목이다. 이 관계자는 “다른 성매매 업소의 추천을 받아야 한다는 건, 아는 사람끼리만 받겠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커지는 성매매 시장
강화되는 처벌 수위

성매매 업계가 온라인상에 보따리를 풀게 된 계기는 대략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2년 서울시는 청량리 집창촌이 지역발전을 저해한다는 이유로 철거했다. 당시 용산, 영등포 등에 즐비한 집창촌들도 사라져갔다. 최근엔 수원역과 평택 쌈리 집창촌에 이어 파주 용주골도 70년 만에 폐쇄됐다. 그렇다고 성매수자의 욕구가 사라지진 않는다. 


공급이 줄어드니, 수요를 맞추기 위해 업주들은 발 빠르게 움직였다. 단속을 피해 음지로 숨어든 곳이 온라인이다. 접대부의 사진, 서비스 시간, 가격까지 나와 있으니 청소년도 손쉽게 접근이 가능하다. 

실제로 불법 온라인 성매매 광고는 전년 대비 증가했다. ‘서울시 인터넷 시민감시단’은 지난해 총 14만1313건의 불법 온라인 성매매 알선·광고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11년 출범 이래 역대 최대 실적으로, 전년 대비 1.3배 증가한 수준이다.

적발 현황을 플랫폼별로 보면 SNS를 활용한 광고가 12만735건(88.6%)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어 성매매 알선 사이트 1만5061건(11.0%), 메신저 518건(0.4%) 등이 뒤를 이었다. 내용별로는 출장 안마, 보도방 등 출장형 성매매 알선·광고가 7만2814건(53.4%)으로 가장 많았다. 성매매 알선 사이트 및 의심업소 구인광고는 1만5346건(11.3%)로 나타났다.

성매매도 성범죄의 일종이다. 성매매특별법에 따르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과료에 처하고 있다. 과거에는 기소유예나 벌금형 등 비교적 처벌이 비교적 가벼운 편이었으나, 최근에는 정식 기소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경찰청이 조사한 성매매 사범 단속 현황에 따르면 2018년 검거 건수는 약 7000여 건이며, 검거 인원은 1만6000여명이며 시장 규모는 갈수록 커지는 추세다. 

온라인 활개
30조원 육박

국내 성매매 시장 규모는 30조원서 37조원에 이른다고 분석됐다. 시장 규모가 점차 커짐에 따라 성범죄에 대한 수사망도 촘촘해질 전망이다.

앞서 ‘더봄’ 운영자는 검거 전 수배 중인 상태서도 앱 명칭만 변경한 채 대포폰, 대포통장, 텔레그램으로 운영했다. 수익금 인출책에게는 전기자전거를 이용해 전국을 돌며 출금하도록 지시했다. 약 6개월간에 걸친 경찰의 추적 수사 끝에 운영자를 포함한 관련자 15명이 전원 검거됐다. 경기남부경찰청은 동종 범죄자 등에 대한 수사를 계속 진행할 방침이다.  

<sm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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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