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급 암모늄’ 코로나 소독제의 비밀 서울시도 알았다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환경부에 이어 서울시도 코로나 소독제의 위험성을 알고도 조처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방역업체는 지난해 소독제에 가습기살균제 성분인 4급 암모늄이 포함된 사실을 파악하고 당국에 보고했다. 서울시의 반응은 미온적이었다. 결국 4급 암모늄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최근까지도 지하철 역내에 무차별적으로 뿌려지고 있다.

“환경부에 적법 여부를 물어봤더니 괜찮다고 해서.” 코로나 소독제 논란에 대해 해명한 강철원 서울시 정무부시장의 말이다. 코로나 소독제에 4급 암모늄이 포함된 걸 인지한 꼴이다. 4급 암모늄 성분은 10년 전인 가습기살균제 참사 때부터 문제가 됐던 성분이다. 폐 섬유화를 일으킬 만큼 인체에 유해하다는 사실도 증명됐다.

알고도 모르쇠

코로나 소독제가 서울 지하철 내에 뿌려지기 시작한 건 2020년부터다. 환경부가 4급 암모늄을 방역 소독제로 승인한 것도 이때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4급 암모늄은 어떤 상황에서도 사람에게 뿌려져서는 안 될 정도로 독성이 강한 물질이다.

전문가들도 해당 성분이 포함된 코로나 소독제를 수건에 묻혀 물건을 닦는 데만 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분무기로 뿌리거나 살포해서는 안 된다는 설명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 보고서에도 4급 암모늄의 위험성이 잘 나타나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환경과학원은 2021년 4급 암모늄 흡입독성에 대한 동물실험을 진행했다. 해당 실험은 4급 암모늄 물질을 실험용 쥐에 단회 흡입 노출 후 발현되는 독성을 관찰하기 위해 실시됐다.

약 30마리의 실험용 쥐를 대상으로 0.1PPM, 0.3PPM, 0.6PPM의 농도로 하루 4시간 흡입 노출을 실시한 결과 0.193PPM의 농도서 실험체 절반이 죽었고 0.3PPM의 농도에선 전부 사망했다. 일부 실험용 쥐의 폐에서 부종, 충혈, 염증세포가 발생했고 기관과 후두, 비인두조직서도 궤양·자가 융해 등이 발견됐다.

해당 성분에 노출된 쥐들의 폐에서 염증과 충혈이 발생하고 일부 조직서 궤양이 생겼다. 실험 보고서에는 0.193PPM 농도만으로 죽을 수 있다고 적혀 있지만 환경과학원은 추가 실험을 진행하지 않았다.

환경과학원은 지난해 가습기살균제 노출과 질환 간 역학적 상관관계 검토보고서도 작성했다. 구아니딘 계열의 PHMG·PGH, 4급 암모늄 계열의 BKC, 이소치아졸리논 계열의 CMIT·MIT, 염소화합물 계열의 NaDCC에 대한 독성학적 연구 내용이 골자다.

이 중 코로나 소독제와 같은 4급 암모늄 BKC는 동물실험서 반복적으로 노출 시 세기관지 및 폐포 부위의 지속적인 손상으로 섬유아세포 증식 및 콜라겐 침착 등이 유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물 독성영향을 ▲강도 ▲특이성 ▲일관성 관점서 검토 결과 간질성폐질환 유발에 대한 개연성이 확인됐다.

환경과학원, BKC 인체 유해성 증명 진즉 확인
문제점 인식 방역업체 연구 결과 당국에 보고

특히 환경과학원은 생물학적 개연성과 독성 발현경로 구성의 근거 수준을 통합해 BKC가 다른 가습기살균제 성분만큼이나 독성학적 근거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또 직접적 소견이 확인된 바는 없으나 종말세기관지 과다 형성, 폐포 연접부의 염증세포 침윤 등 폐 섬유화 관련 병변이 증가하고 기관지 확장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BKC가 인체에 유해하다는 환경과학원의 결론에도 불구하고 환경부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문제를 인식한 방역업체는 지난해 5월 소독제로 생길 수 있는 1600여명의 노동자 피해를 막겠다며 연구용역을 의뢰했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해당 연구용역은 서울시 독성물질 중독관리센터와 고려대안암병원이 맡았다.

두 기관은 연구 후 ‘사업장 기반 화학제품노출 관련 위해요인 개선사항’이라는 보고서를 작성했다. 보고서에는 코로나 방역용 소독제 환경부 승인제품은 안전 확인 대상 생활 화학제품 중 WHO 등에서 권고한 코로나 소독 가능 유효성분을 유효농도 이상 포함하고 있거나 코로나에 대한 효능자료를 제출해 승인을 받은 제품으로 인체 및 식품 등에 사용할 수 없다고 나와 있다.

특히 코로나에 대한 공기소독용으로 국내서 허용된 제품이 없고 공기 소독 효과도 확인된 바 없다고 적혀 있다.

인체 유해성과 관련해서는 ▲7.5% 이상 진한 용액 섭취 시 입, 인두, 식도에 부식성화상 위험, 구토, 설사, 피부괴사, 피부염, 폐부종, 저혈압, 중추신경계 기능 저하 및 위에 출형성죄사, 복막염 등 증상 나타날 수 있음 ▲섭취 후 메스꺼움, 심각한 노출 시 다량의 타액 분비, 점막궤양, 혈액순환 쇼크, 쇠약과 함께 입, 복부 작열감 유발 가능성 ▲10% 이하 진한 수용액 접촉 시 피부자극성 및 각막 손상 혹은 심한 경우 심장마비, 호흡기 마비, 저산소증, 혼수, 발작 간 괴사 위험 ▲0.1~0.5% 농도도 점막에 자극적이라고 판단했다.

위험성 대처 ‘환경부 판박이’
‘가습기살균제 성분’ 보고 뭉개

개선사항으로는 접촉식 소독이 아닌 ‘분무식 소독을 완전히 폐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개인보호구 착용 후 소독 중 눈, 코와 입을 만지지 말도록 하고 고글을 사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당 결과는 방역업체 대표를 통해 서울시에 보고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서울시는 1년이 넘도록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 심지어 2020년 10월 청와대가 올린 서울 지하철 역사 방역 홍보 영상에는 지나가는 승객 옆에 자연스럽게 소독제가 뿌려지는 모습이 담겼다.

방역 노동자들은 수년간 문이 닫힌 열차서 하루 6시간 이상 소독을 해왔다. 이들에겐 비말 차단용 일반 마스크가 지급됐다.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4급 암모늄은 일반 마스크로 차단이 불가능하다. 당국서 방역 노동자들에 대한 보호장구가 마련됐다는 건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강철원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언론 인터뷰서 “서울시 시민건강국서 환경부 측에 4급 암모늄을 소독제로 쓰는 것에 대한 적법 여부를 물어봤으나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었다”고 말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서울시가 당시 소독제에 대한 분사 방식이 아닌 방역제로 사용해도 되는지에 대한 질의만 왔던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 측에서 이미 각 지자체에 4급 암모늄을 소독 부위에 바르는 용도로는 승인했고, 분무는 금지를 권고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노동자 안전 무시

정부는 위기 때마다 원론적 해명에 그친다. 소 잃고 외양간을 뒤늦게 고치거나 책임회피로 일관하고 있다고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할 만큼 했다. 더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건 핑계라는 비판이 매번 언급되는 이유다.

특히 다수가 존재하는 공공방역 즉 다중이용시설서 반드시 4급 암모늄과 염소화합물 등 5대 독성물질만을 사용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개인보호장구와 비흡입·비접촉 사항에 대해서는 ‘뿌리지 말라’는 정도의 권고에만 머무른다. 정부의 미온적 대응이 ‘제2의 가습기살균제 참사’를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hound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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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 정청래’ 험지 공략법

‘강성 정청래’ 험지 공략법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행보는 거침이 없다. 한 달에도 몇 번씩 험지를 찾아 선거 유세에 힘을 싣고 있다. 그런 그는 진보 진영에서조차 ‘강성 중 강성’으로 꼽힌다. 차가운 보수의 심장을 녹일 정 대표의 험지 공략법은 무엇일까? 6·3 지방선거가 채 50일도 남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선거가 100일도 더 남은 시점부터 선거 전략을 고심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는 지난 3월 시·도당 비례대표후보자추천관리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당 대표가 된 순간부터 6월3일 출구조사 발표 날을 상상했다”며 “실무자들에게 새벽 5시 일정을 좀 잡으라고 했다. 새벽 시장에 가겠다. 그리고 동서남북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 다니겠다고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후보들 앞으로 이어 “‘대표부터 우리 후보, 당원들, 선거운동원들까지 지극 정성을 다하면 결국 하늘도 움직이지 않겠는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며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는 것이 이재명정부를 가장 든든하게 뒷받침하는 길이라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험지인 지역에는 각각 ▲전재수 부산시장 ▲김부겸 대구시장 ▲오중기 경북도지사 ▲김상욱 울산시장 등이 후보로 나선다. 정 대표는 이곳에 도전한 후보를 소개할 때마다 “승리를 위한 필승카드”라며 자신감을 북돋웠다. 지난 18일 16개 광역단체장 후보 공천 작업을 마무리한 민주당은 재보궐선거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먼저 울산 남부갑에 전태진 변호사를 공천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황희 공관위원장은 “울산 남구갑은 이번 재보궐 선거구 중 민주당 험지에 해당하는 곳”이라면서 “인재 영입 1호 인물을 울산 남구갑에 배치하는 전략공관위 결정은, 가장 험지에 가장 참신하고 뛰어난 후보를 배치한다는 상징성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낮은 자세’와 ‘주민 스킨십’을 투트랙으로 험지 표심 사냥에 나섰다. 정 대표는 험지에 출마한 후보의 손을 잡고 재래시장 등 바닥 민심을 훑으며 주민과의 스킨십을 늘려가고 있다. 지난 8일 정 대표는 대구를 찾았다. 정 대표는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를 치켜세우며 “대구 선거에서 이길 유일한 필승 카드라고 생각한다. 지방선거 때마다 대구·경북 그러면 그늘진 생각부터 들었는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다. 김 후보께서 대구에 밝은 희망의 빛을 쏘아 올려주시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18일에는 울산을 찾아 김상욱 울산시장 후보와 울산 남부갑에 출마하는 전태진 후보 지원사격에 나섰다. 이날 정 대표는 남구 신정시장에서 시민들과 만난 뒤 “울산은 민주당이 어려운 지역이라고 많이 말씀한다”면서도 “오늘 와서 보니까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한 상인이 귓속말로 ‘제가 지금은 빨간 옷을 입고 있는데 마음은 파랗다’고 전했다”며 “울산에도 조심스럽게 파란 바람이 일렁이고 있다. 최선으로 울산 시민을 섬기겠다”고 강조했다. 후보 손잡고 적진으로 정면 돌파 “막상 오니 파란 물결” 자신감도 충남 보령에서는 “이곳 보령을 누가 민주당에 어려운 지역이라고 말하느냐”며 “오늘 와서 보니까 단 한 명도 웃지 않은 분이 없었다. 다들 웃어주고 엄지척 해주고 우리 민주당 잘하고 있으니 더 잘해주면 좋겠다고 말씀하셔서 어깨에 무거운 역사적 책임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지난 22일에는 약 한 달 만에 경남을 다시 찾았다. 이날 정 대표는 욕지도 앞바다에서 선상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육지 중심적인 사고에서 잠시 벗어나 섬마을 주민들의 삶의 애환을 듣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최고위에는 김경수 경남도지사 후보와 허성무 경남도당위원장 등이 함께했다. 정 대표는 최근 약 한 달 사이에 경남만 세 차례를 방문했다. 지난달 18일 하동·진주를 찾은 데 이어 23일에는 김해 봉하마을·양산으로 향했다. 정 대표는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남 선거를 분석해 봤을 때 대체로 민주당이 약간 우세한 정도인 것 같다”며 “그래서 부산과 울산, 경남 중에서 민주당이 가장 집중해야 할 지역으로 경남을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남은 무당층이 다른 지역보다 좀 많은 것으로 제가 파악하고 있다”며 “경남 통영시 욕지도에서부터 파란 바람을 불러일으키려고 오늘 섬에 왔다. 경남을 파란 바람으로 물들일 때까지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대표는 험지에서 ‘이곳은 예전처럼 보수 지지세가 강하지 않다’는 여론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민심이 과거와 다르게 흐른다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민주당에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기 위한 밑 작업으로 풀이된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정 대표가 험지를 방문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 역시 출마 선언 당시 ‘민주당’ ‘이재명’ ‘내란’ 등 보수 지지자에게 반감을 살 만한 내용은 제외하고, “경제 도시 대구를 만들 사람”이라는 실용주의 가치를 내세웠다. 따라서 민주당 지도부가 보수의 심장인 TK를 찾는다면 오히려 대구 표심이 돌아설 것이란 관측도 제시됐다. 그러나 정 대표가 광폭 행보를 보이는 데에는 이미 험지에서조차 표 계산이 끝났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유 있는 자신감 한 민주당 관계자는 “강성 이미지에 묻혀서 그렇지 정 대표는 이기고 지는 싸움에 있어서 굉장히 예리하게 분석하는 능력을 갖췄다. 어느 지역에서 어떻게 행동하고 무슨 단어를 써야 민심에 먹히는지 전략을 굉장히 잘 세우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담이지만 일머리가 좋고 힘쓰는 일도 무척 잘한다고 한다”며 “시장에서 딸기를 상자째 나르고 농촌에서 밭을 갈아엎는 노동 현장에 특화된 인물”이라고 부연하기도 했다. 여권 프리미엄도 무시할 수 없다. 보수 지지세가 강한 지역에서는 오히려 여권 프리미엄이 핸디캡이 될 것으로 우려했지만 코스피 상승과 이재명 대통령의 외교 성과 등이 맞물려 지금의 여론이 형성됐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이 텃밭을 비운 사이 높은 지지율을 등에 업고 경쟁하면 험지도 겨뤄볼 만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신인규 정당바로세우기 대표 역시 <일요시사>를 통해 “예산 배정과 정책 입법 등은 정부에서 하지만 국회의 역할도 크다. 지금 이 대통령이 정치를 잘하고 있고 보수를 지지했던 사람들도 이 대통의 실용주의에 공감하는 분위기”라며 “그 기조와 맞물려 집권 여당 대표의 목소리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신 대표는 “국민의힘이 완전히 망가진 상황인 만큼 민주당 지도부의 행동이 더 눈에 띌 수밖에 없다”며 보수 결집력이 느슨해진 점 역시 민주당에 우호적인 여론을 가져왔다고 봤다. 지난 20일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역대 지지율을 기록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3~17일 전국 18세 이상 251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65.5%로 나타났다. 부정 평가는 30.0%, ‘잘 모름’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4.5%다. 리얼미터는 “중동 위기 속 원유 대량 확보 및 코스피 6200선 회복 등 경제·에너지 안보 성과가 지지율 상승을 견인했다”며 “이스라엘에 대한 강경 인권 발언, 현직 대통령 최초 세월호 12주기 참석 등으로 중도층과 청년층의 지지를 확대했다”고 분석했다. 압승 어게인? 민주당도 정당 지지율 50%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16~17일 전국 18세 이상 1011명을 대상으로 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는 민주당은 50.5%, 국민의힘은 31.4%를 각각 기록해 19.1%p 격차를 벌렸다. 두 조사는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으로 이뤄졌다.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도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p, 응답률은 5.4%다. 정당 지지도 조사 응답률은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3.9%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민주당은 2018년에 치러진 제7회 지방선거를 기대하는 모양새다. 해당 지방선거는 2017년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지 1년여 만에 실시된 첫 전국 단위 선거로, 민주당은 17곳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14곳에서 승리해 중앙 권력에 이어 지방 권력까지 쥐게 됐다. 당시 민주당은 처음으로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3곳에 모두 승기를 꽂았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은 대구와 경북 단 2곳의 광역단체 수성에 그쳐 ‘보수 침몰’ 직전까지 내몰렸다. 최대 승부처였던 부울경(부산·울산·경남)에서도 ▲부산 오거돈(55.2%) ▲울산 송철호(52.9%) ▲경남 김경수(52.8%) 후보 등이 과반을 넘겨 당선됐다. 민주 계열 정당이 부·울·경 광역단체에서 승리한 사례는 처음인 만큼 정치권에서도 ‘성공한 동진 전략’으로 평가했다. 국회의원 재보선도 사실상 민주당의 압승이었다. 민주당은 ▲서울 송파을 ▲부산 해운대을 ▲울산 북구 ▲경남 김해을에서 당선을 확정 지었다. 기초단체장 선거 역시 총 226곳 가운데 민주당이 151곳, 한국당이 53곳에 승기를 꽂았다. 서울시 25개 구청장 선거도 서울 서초구를 제외하고는 24개 모두 민주당이 차지했다. 다시 한번 기대하는 ‘2018 지선 압승’ 지지율 업고 싹쓸이…이번에도 통할까? 당시 민주당의 당대표는 추미애 의원이었다. 선거 기간 동안 추미애 대표는 특유의 ‘추다르크’ 성격을 앞세워 험지를 찾았고, 투표 전날에는 마지막 유세로 부산에서 서울까지 이어지는 경부선 라인을 따라 움직였다. 추 대표는 “영남지역은 저희가 조직을 갖추지 못했는데, 한 분 한 분 눈빛을 지켜보니 과거와 다르다는 게 느껴졌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8년 전 추 대표가 문정부 국정 기조에 맞춰 ‘한반도 평화’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면, 지금 정 대표는 ‘강력한 개혁’과 ‘일하는 정부’를 강조하고 있다. 선거 유세 역시 추 대표는 연설로 표심을 공략한 반면 정 대표는 선상 최고위 회의 등 입체적인 퍼포먼스에 공을 들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역대 선거와 마찬가지로 2018년 지방선거 역시 ‘보수 막판 결집’이 최대 분수령이었다. 한국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로 목소리를 낮춘 ‘샤이 보수’에게 희망을 걸었지만, 끝내 그들의 마음을 돌리지 못한 채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어야 했다. 결국 샤이 보수의 반란은 없었다는 게 당시 정치권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한국당을 비롯한 야권은 선거 마지막 날까지 ‘문정부 심판론’을 밀어 붙였지만 민심은 집권여당 쪽으로 기울었다. 과거 사례를 이정표 삼기에 앞서 민주당이 마지막까지 자세를 낮추고 겸손함을 유지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정 대표 역시 “대통령 지지율도 고공행진이고 민주당 지지율이 상당히 높다 보니 일부 후보나 당에서 마치 선거가 쉬운 것처럼, 다 이길 것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없지 않다”며 “쉬운 선거는 없다. 모든 선거는 다 어렵다”며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선거는)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고 경계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이번 지방선거가 2018년 지방선거와 같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확정해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방심했다 ‘훅’갈라 이 관계자는 “지금 각종 여론조사 수치는 샤이 보수가 포함되지 않은 결과”라며 “최근 현장 사진을 보면 험지를 찾은 민주당과 그들을 반기는 시민이 한 컷에 담기는데 이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자연스레 모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 유세 현장에 나타나지 않는 사람은 물론 샤이보수 성향 때문에 자신의 의견을 드러내지 않는 유권자가 변수”라며 “보수 결집력이 민주당 험지 선거를 판가름할 하나의 척도”라고 전망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집 나갔다 돌아오니 ‘싸늘’ 아직도 시달리는 대표님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지도부가 뚜벅뚜벅 험지로 향하는 사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여전히 방미 논란에 발목이 잡혔다. 장 대표는 “지방선거를 위해 방미했다”고 밝혔으나 뚜렷한 성과 없이 귀국했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았다. 서울시당위원장인 배현진 의원은 당무가 지연된 점을 언급하며 “열흘이나 집을 비운 가장이 언제 와서 정리하려나 실소만 터져나온다”고 지적했다. 당내에서조차 날 선 목소리가 나오자 장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맹탕 방미’ 논란을 반박했다. 장 대표는 “미국 정부와 의회, 조야를 아울러 많은 분을 만나 우리 입장을 충실히 전달했다”며 “미국 공화당 핵심 인사들과 실질적인 핫라인을 구축해 한미 동맹을 지탱할 신뢰 토대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접촉 인사를 묻는 질문에는 “외교 관례상 공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즉답을 피했다. 한편 당 지지율 하락에 따른 사퇴 압박에는 “저는 당원들이 선택한 대표”라며 “필요한 거취는 제가 결정할 것”이라며 사퇴에 선을 그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