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떡잎부터 달랐던 ‘슛돌이’ 이강인

‘월드 클래스’ 9부 능선 넘었다

[일요시사 취재1팀] 남정운 기자 = 축구선수 이강인이 스페인 프로축구 리그 프리메라리가서 한국인 최초로 두 자릿수 공격 포인트를 달성했다. 유년 시절 KBS 예능 <날아라 슛돌이>에 출연하며 온 국민의 기대를 받던 ‘축구 영재’가 어느덧 한국 축구의 한 시대를 책임질 재목으로 성장했다. 이강인의 이번 여름 이적은 이미 기정사실로 굳어졌다. 그의 행선지에 많은 이의 눈길이 쏠린다.

답답한 경기 흐름 속 후반 12분. 해결사로 나선 이는 이번에도 이강인이었다. 한 경기 걸러 선발 출장한 이강인이 이날 경기서도 어김없이 골망을 가른 것이다. 이강인의 소속팀 마요르카는 지난 2일 오전 2시(한국시각) 스페인 마요르카 에스타디 마요르카 손 모시에서 아틀레틱 빌바오를 만나 2022-2023시즌 프리메라리가 32라운드를 치렀다. 

정상급
활약상

이강인은 경기 초반부터 날랜 몸놀림을 과시했다. 중앙과 측면을 화려한 발재간으로 오가며 상대 압박을 벗겨냈다. 빌바오 수비진은 이강인을 막기 위해 거칠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들은 이강인에게 전반전에만 3번이나 반칙을 저질렀다. 

이강인은 여세를 몰아 선제골까지 기록했다. 박스 왼쪽서 무리키가 뒤로 내준 공을 그대로 왼발 슈팅으로 연결한 것이다. 리그 6호골. 임무를 완수한 이강인은 후반 39분 안토니오 산체스와 교체되며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나가는 도중에도 홈 팬들의 찬사가 이어졌다.

다만 마요르카는 끝까지 웃지 못했다. 후반 추가시간 4분 핸드볼 반칙을 범하며 페널티킥 위기를 맞았고, 이내 이냐키 윌리엄스에게 극장 동점골을 내주고 말았다. 결국 마요르카는 1-1로 비기며 안방서의 귀중한 승점 2점을 잃었다. 승점 1점 추가에 만족해야 했던 마요르카는 승점 41점으로 11위가 됐다.


경기 결과에는 아쉬움이 남았지만, 이강인에게는 최고의 하루였다. 의미 있는 기록 수립과 함께 만개한 기량을 향한 찬사가 쏟아졌기 때문이다. 이강인은 이날 경기를 기점으로 리그서 6골 4도움을 수확했다. 라리가서 두 자릿수 공격 포인트를 기록한 한국 선수는 이강인이 처음이다. 

축구 통계 전문 매체 <풋몹>과 <후스코어드닷컴>은 경기 종료 직후 이강인에게 평점 8.2점과 8.4점을 각각 매겼다. 양팀 선수 모두 통틀어 가장 높은 점수였다. 라리가 역시 이강인을 KOTM(KING OF THE MATCH, 경기 수훈선수)에 선정하며 추켜세웠다.

스페인 현지 매체 <마르카>는 “이강인이 득점했다. 그가 공격을 시작하고 마무리하면서 경기가 절정에 이르렀다”며 “이강인이 공을 잡으면 경기 속도가 달라진다. 성장하고 있는 그는 팀내 최고 선수가 되고 있다”고 호평했다.

이날 이강인의 경기 지표는 그의 골이 단순한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하고 있다. 이강인은 84분 동안 드리블을 6번 시도해 모두 성공했다. 공 소유권 회복은 7번을, 지상 경합에선 15번 중 11번을 이기며 승률 73%를 기록했다. 공수 양면에서 펄펄 난 셈이다. 

더군다나 이강인은 지난달 24일 헤타페전서도 인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이날 경기에서는 한국 선수 최초로 라리가 멀티골을 기록했고, 지난 1일 경기서 홈 두 경기 연속골로 기세를 이어나갔다.

앞선 24일 경기서 가장 주목받은 장면은 후반 추가시간에 만들어 낸 70m 단독 드리블 골이었다. 이강인은 이 골 하나로 다른 선수들을 압도하는 체력과 주력을 입증해냈다.

순식간에 펼쳐진 역습 상황서, 이강인의 뒤를 쫓던 헤타페 수비수 다코남 제네와 미드필더 루이스 미야는 드리블 없이 전력 질주했음에도 이강인을 따라잡지 못했다. 이들뿐만 아니라 공격 가담을 위해 함께 뛰던 이강인의 동료 라이요와 그르니에조차도 이강인보다 느렸다.


공을 드리블하는 선수는 공을 건드릴 때마다 전력 질주에 비해 가속도나 보폭서 손해를 보기 마련이다. 이 때문에 수십m를 혼자 드리블하다 보면 수비수에게 따라잡혀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런데도 이강인은 제대로 자세를 잡고 슛을 날릴 때까지도 따라잡히지 않았다. 

게다가 이강인은 이 경기에 선발로 출장했다. 이강인은 경기 내내 양팀 진영을 종횡무진하며 경기를 조율했고, 이미 한 골을 기록한 상태였다. 체력을 상당히 소진한 상태서도 인상적인 장면을 연출한 셈이다. 

라리가 사무국은 이 골을 ‘이 주의 골’로 선정했다. 사무국은 지난달 28일(한국시각) 공식 SNS를 통해 “이강인이 헤타페전서 선보인 골이 30라운드 최고의 골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강인 득점 장면에 “잡을 수 있으면 잡아봐”라는 문구를 넣기도 했다.

홈 두 경기 연속 골…최초 기록 싹쓸이
이적 코앞에 두고…20대 초반 기량 만개

이강인은 유년 시절부터 장차 한국 축구를 이끌 재목으로 주목받았다. 2001년 인천서 태어난 이강인은 2007년 KBS 예능 <날아라 슛돌이>에 출연하며 처음 이름을 알렸다. 방송서 또래들에 비해 월등한 기량을 보였다. 고 유상철 전 감독과의 인연도 여기서 시작됐다.

2009년 K리그 인천 유나이티드 유스팀에 입단했다. 이후 2011년에는 스페인으로 건너가 발렌시아 CF 유스팀에 입단했다. 이강인의 부모는 현지서 태권도장을 운영하면서 이강인을 지원했다.

이강인은 어린 나이에도 유럽 축구 체계를 빠르게 흡수해나갔다. 발렌시아 유스팀은 2013년 12개 유스팀이 모이는 블루 BBVA 대회 8강전서 FC 바르셀로나 유스팀을 만났다. 이강인은 이 경기서 결승골을 기록하며 주목받았다. 이 덕에 이강인은 2017년 발렌시아 메스타야에 합류할 수 있었다. 

2018년 10월에는 CD 에브로와의 코파 델 레이 경기서 선발 출장해 1군 기용 가능성을 점검받았다.

그러던 2019년 1월13일, 이강인은 발렌시아 메스타야 경기장서 열린 2018~2019 라리가 바야돌리드와의 홈경기서 후반 42분 투입되며 스페인 정규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당시 나이는 만 17세327일. 발렌시아 사상 최연소로 정규리그에 출전한 외국인 선수 기록과 한국 선수의 유럽 5대 리그 최연소 출전 기록을 동시에 경신했다.

같은 달 31일에는 1군 명단에 정식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강인은 꾸준히 가능성을 보여주고도 좀처럼 긴 출장 시간을 보장받지 못했다. 구단과 감독의 알력 다툼에 희생되고 있다는 이야기마저 돌 정도였다. 결국 이강인은 2021년 여름 발렌시아를 떠나 마요르카로 이적했다. 자리를 잡은 이강인은 무섭게 성장했다.

이윽고 이적 2년 차인 2022-2023시즌에는 마요르카의 대체 불가능한 핵심 자원으로 자리매김했다.


이강인은 연령별 국가대표팀을 거치며 한국 축구를 지탱하는 한 축이 됐다.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폴란드월드컵’에 출전해 2골 4도움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심지어 한국이 해당 대회서 준우승을 차지했음에도 이강인이 골든볼(MVP)을 수상했을 정도였다. 

여기저기서
러브콜 보내

준우승국 소속 선수가 골든볼을 수상하는 자체가 드문 사례였으며, 특히 한국 남자 선수가 FIFA 주관 대회서 골든볼을 받은 건 사상 최초였다. 18세에 골든볼을 수상한 것 또한 2005년 대회서 골든볼과 골든부트(득점왕)를 모두 받은 리오넬 메시 이후 14년 만이자 역대 네 번 뿐인 진기록이었다.

이강인은 2022 카타르월드컵에 출전했다. 이강인의 창의적이고 자기주도적인 경기 운영 방식이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이 추구하는 전술과 잘 맞아떨어지지 않았던 탓에, 이강인은 최종예선까지도 좀처럼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대회 조별예선서도 선발보다는 교체 자원으로 활용됐다. 

하지만 이강인은 가나전 투입 1분 만에 도움을 기록할 정도로 물오른 기량을 과시했다. 적극적인 전방 압박을 통해 공 소유권을 빼앗고, 정교한 크로스를 올려 조규성의 마무리를 도왔다. 이외에도 대회 중 이강인은 대표팀이 넣은 5골 중 3골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 

신임 감독인 위르겐 클린스만에게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지난 3월 치러진 평가전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우루과이 선수들이 이강인을 막을 방법은 파울뿐이었다”며 극찬했다. 실제로 이날 이강인은 드리블과 탈압박으로 우루과이 진영을 헤집었고, 우루과이 수비진은 이를 막기 위해 한국에 여러 차례 프리킥 기회를 줄 수밖에 없었다. 

예전부터 이강인은 정교한 패스 능력과 월등한 탈압박 능력 등을 자랑했다. 경기 주도권을 쥐어주면 팀 전체를 조율할 능력을 가졌다는 평가가 나온 이유다. 반면, 부족한 체력과 속도는 단점으로 꼽혔다. 수비 능력이 떨어지고 참여도가 낮다는 것 또한 아쉬운 점으로 꼽혔다. 

하지만 이강인은 불과 몇 년 사이 단점을 빠르게 메워나갔다. 단점이 흐려지자 장점이 더욱 돋보이게 됐다. 이번 시즌 이강인은 수비진영까지 전력 질주해 상대 역습을 차단하고, 다시 정교한 패스를 전방으로 투입하는 등 상대에게 위협적인 장면을 수차례 연출한 바 있다.  

이강인은 각종 지표서도 라리가 상위권에 올라 있다. <후스코어드닷컴>에 따르면 이강인은 경기당 드리블을 2.2회 성공했다. 이는 리그 4위 수준의 기록이다. 크로스 성공 부문에서도 경기당 1.5개를 기록해 4위권에 올라 있다. 경기 수훈선수에는 총 6번 오르며 이 역시 공동 4위를 기록중이다. 

이강인은 이달 초를 기준으로 이 분야서 세계 최정상급 공격수로 평가받는 카림 벤제마와 같은 순위를,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보단 한 단계 아래에 위치했다. 

토트넘서 
손흥민과?

이강인은 월드컵과 리그 막바지를 거치면서 자신의 가치를 더욱 끌어올렸다. 지난 겨울, 이적 시장서 한 차례 이적을 추진했지만, 소속팀의 과격한 방어 탓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하비에르 아기레 마요르카 감독은 당시 이강인의 바이아웃이 3000만유로(약 441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는데, 사실은 1800만 유로(약 264억원)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었다.

당시 이강인은 구단 SNS를 ‘언팔’하며 간접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것이 전화위복이 됐다. 이강인은 겨울 이적이 좌절된 이후 더 큰 활약을 보이며 자신의 몸값을 한층 끌어올렸다. 해외 매체 보도에 따르면 세계 최고 리그로 평가받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여러 팀이 이강인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언급된 팀은 아스톤빌라, 뉴캐슬, 웨스트햄, 번리 등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까지 이강인 영입 경쟁에 뛰어들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에 국내 축구팬들은 한국 축구의 중심인 두 선수가 소속팀에서도 함께 뛰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을 한껏 표출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라리가 잔류 가능성을 점친다. 라리가의 아틀레티코(AT) 마드리드 역시 이강인에게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AT마드리드는 라리가서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의 양강 구도를 견제하는 강호다. AT마드리드는 지난 3일 기준으로 리그 3위를 기록 중이다.

레알 마드리드보다 한 경기 덜 치른 상태서 승점 2점을 뒤져 있으므로, 시즌 막판 2위 자리로 올라설 가능성도 충분하다. 

2020-2021시즌 리그 정상에 오르는 등 리그 우승을 총 11회 기록했고,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도 3차례 거머쥔 바 있다. 매 시즌 호성적을 기록하면서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무난히 따내는 점 역시 매력적이다. 

지난 1월 AT마드리드는 이강인 영입을 위해 이적료로 1000만유로(약 147억원)를 제시했다. 하지만 마요르카의 이적 허용 금액(바이아웃)에 미치지 못해 이적 논의가 무산됐다. AT마드리드는 이번 여름 다시 이강인 영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 중위권 팀서 명문 구단으로?
빅클럽 다수 눈독…병역이 걸림돌

스페인 매체 <릴레보>는 지난달 28일 “AT마드리드가 논의 끝에 이강인 영입에 나서기로 했다.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 역시 이강인 영입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AT마드리드가 이강인이 발렌시아서 뛸 때부터 지켜봐왔다고 전했다.

<릴레보>는 “이강인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이적에 가까워졌다. 지난 1월에는 마요르카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제안을 거절했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지난달 29일 재차 이강인의 AT마드리드 이적설을 전하며 “AT마드리드는 앞으로 10일 동안 이강인과 접촉을 계속할 것”이라며 “이강인과 아틀레티코의 계약은 문제되지 않을 것”이라 주장했다. 다른 해외 매체들은 이강인과 AT마드리드 사이의 개인 합의는 이뤄졌으며, 구단 간 협상만 남았다는 보도를 전하기도 했다.

이강인이 어느 곳으로 이적하든, 지금보다 더 넓은 무대로 향할 것이란 것만큼은 확실시된다. 다만 이강인에겐 결자해지하기 어려운 걸림돌이 하나 남아 있다. 바로 병역 문제다. 이적 과정서 이강인의 항저우아시안게임 차출 문제가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강인의 주된 목표는 체육요원 편입이다. 병역으로 인한 경력 단절 없이 선수생활을 이어가려면 대체복무가 필수다. 국내 K리그1의 김천 상무에 입단해 군복무할 수도 있지만, 유럽서 뛰어온 이강인은 커리어를 원활히 이어가기 위해 대체복무를 선호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를 위해선 오는 9월 항저우아시안게임서 금메달을 획득하거나 내년 7월 파리올림픽서 메달을 목에 걸어야 한다. 이강인은 금메달 획득 확률이 올림픽보다 높은 아시안게임을 선호할 공산이 크지만, 문제는 일정이다.

파리올림픽은 리그 개막 직전인 8월10일에 끝나지만, 아시안게임은 유럽 주요 리그가 시작한 뒤인 9월에 개최된다. 항저우아시안게임 축구 종목은 오는 9월19일부터 10월7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이강인이 아시안게임에 참가한다면 소속팀은 이강인을 영입하고도 리그 초반 6~7경기서 이강인을 활용할 수 없게 된다.

대회 준비 기간과 리그 직전 소속팀 훈련도 겹칠 수밖에 없다. 새 구단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입증하고, 주전 경쟁을 이겨내야 하는 시기를 고스란히 날릴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팀 전술이 이강인을 배제하고 짜인다면 뒤늦게 녹아들기도 어렵다.

지금도 
성장 중

이 같은 이유로 이강인의 이적 과정서 주된 난점은 아시안게임 출전 여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이강인이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고도 금메달을 따지 못할 경우, 내년 파리올림픽에도 출전해야 한다. 이런 이강인의 상황을 모두 배려해줄 구단이 얼마나 많을지도 미지수다.

<jeongun15@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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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MC몽 불륜설’ 제보자-원희룡 부적절한 만남

[단독] ‘MC몽 불륜설’ 제보자-원희룡 부적절한 만남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이른바 ‘MC몽 불륜설’ 제보자인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이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 공직자들에게 수천만원에 달하는 술과 식사를 접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차 회장은 가수 겸 배우 김민종과 함께 지난 2023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행사에 참석했다. 이들은 당시 원 전 장관과 10여명의 공무원들에게 고가의 식사와 크리스탈 로제 샴페인 등을 제공했다는 관계자 증언이 나오고 있다. 당시 공무원들은 김영란법 위반을 피하려는 듯 일부 소액을 카드로 결제해 ‘개인 결제처럼 보이게 하는’ 방식이 동원됐다는 정황도 전해진다. 이 접대 자리에는 배우 김민종도 함께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송도 ‘K-팝 시티’ 사업과 직결되는 주요 고리로 지목된다. 원희룡 유착관계 부적절한 만남의 시작은 메타버스 기반 K-팝 콘텐츠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했던 차준영, 김민종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K-팝 시티 구상이었다. SM·JYP·FNC 등 대형 기획사가 참여했던 초기 계획은 공연시설 없이도 인천경제자유구역 전체를 K-팝 무대로 활용하는 첨단 콘텐츠 사업이었다. 그러나 2022년 9월 김진용 인천경제청장이 부임한 이후 사업 방향은 급격히 바뀌었다. 특히 김진용 청장이 2023년 1월과 2월 두 차례 미국 출장을 다녀온 직후, 송도 8공구 R2 블록에 오피스텔을 건설해 개발수익을 활용하겠다는 ‘개발 중심’의 K-팝 시티 구상이 내부에서 논의되기 시작했다. 관계자 A씨에 따르면 “메타버스 콘텐츠 계획은 사실상 사라지고, 김진용 취임 이후 곧바로 개발사업 중심으로 구조가 바뀌었다”고 증언했다. 2023년 1월 출장 당시 김진용 청장은 라스베거스 CES 2023 등에서 차준영을 직접 만난 사실을 인정했다. 그해 2월 출장 또한 “차준영을 다시 만나기 위해 급히 잡은 일정”이라는 증언이 나온다. 당시 차준영이 접대한 자리에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참석했다는 다수의 증언도 나왔다. 차준영이 접대에서 제공한 크리스탈 로제 샴페인의 소비자가는 약 160만원으로, 라스베이거스 호텔에선 1병당 500만원 이상에 거래되고 있다. <일요시사>는 원 전 장관에게 직접 접대 의혹에 관해 질문했지만, 어떤 답변도 들을 수 없었다. 원 전 장관은 2023년 1월6일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전시회인 CES 2023에 참석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원 전 장관은 국토부 내 도심항공교통(UAM)과 자율주행 자동차,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정책을 담당하는 직원들과 함께 CES 2023에 참석했다. 관계자는 “김진용 청장은 1월 출장 내내 이들과 동행했고 2월 출장에서도 이틀간 연속으로 만나 협의했다”고 말했다. 특히 김진용 청장이 2월 인천시의회 출석을 하루 전 급하게 불출석 처리하고 곧바로 미국으로 떠난 점도 의혹을 키웠다. 이후 2023년 4월 인천경제청에 제출된 K-팝 시티 제안서는 김진용 청장이 7월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한 구상과 상당 부분 일치했다. 내부에서는 “차준영 라인이 실질적으로 참여해 만든 제안서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됐다. 제안서 검토 회의에는 차준영 측이 직접 참여했다는 증언도 나온다. 결국 제안서는 정책현안조정회의에서 과반 반대로 부결됐지만, 형성된 의혹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이 회사는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의해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라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같은 해 10월26일 김민종 KC컨텐츠 공동대표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 종합 감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송도 8공구 R2·B1·B2블록(총 21만㎡)에 건설을 추진했다가 KC컨텐츠에 대한 특혜 논란으로 백지화 결정된 'K팝 콘텐츠 시티' 사업과 관련해 이날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것이다. 조카 불륜설 제보한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 목적은 지분 탈취? MC몽 겁박한 정황 포착 의혹을 제기한 정 의원에 따르면, 김민종은 2023년 7월18일 KC컨텐츠의 사내이사로 들어온 뒤 바로 공동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약 일주일 뒤인 26일 KC컨텐츠는 인천경제청에 총사업비 6조8000억원에 달하는 ‘K-콘텐츠 시티’ 사업을 제안했다. 이에 앞서 지난 1월에는 인천경제청장이 라스베이거스 등 미국 출장을 다녀왔는데, 해당 장소에서 김민종과 차준영, 이수만 전 SM 대표 등을 만난 것으로 전해져 비리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국내에 KC컨텐츠라는 회사가 설립됐는데 이 회사가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라는 것이 정 의원의 주장이다. 정 의원은 “김 대표(김민종)가 라스베이거스에서 인천경제청장과 부적절한 만남을 가진 뒤 KC컨텐츠가 설립됐고, 김 대표가 KC컨텐츠의 대표가 됐으며, 이 사업 주체가 KC컨텐츠로 바뀌었다”며 “사업 부지도 1만5000평이 더 늘어나게 됐다”고 지적했다. 또 “당시 사업은 수의계약으로 진행되다가 특혜 논란이 불거지니 백지화됐다. 사업이 지연돼 주민들이 어려워졌는데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민종은 “어떤 것에 대한 사과를 드려야 하는지를 잘 모르겠다. 다른 지자체에서 이 프로젝트를 우리 지역에서 하자라는 제안이 들어오고 있지만, 제가 아직 그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어 “SM엔터테인먼트, JYP, FNC, 드라마·영화 제작사 등 기업 유치를 내가 직접 뛰어다니며 받아왔다”며 “회사 내부에서도 이제 이 사업을 원하는 다른 지자체로 가자고 얘기하지만 아직은 내가 그렇게 못하겠다”고 설명했다. 김민종은 2023년 국감에서 “사과할 이유를 모르겠다”며 모든 의혹을 부인했지만, 김진용의 미국 출장-차준영 접대-사업 구상 변화-KC컨텐츠 등장이라는 일련의 흐름 속에서 KC컨텐츠는 차준영 라인의 확장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차준영 접대 의혹은 과거 원 전 장관이 업무추진비를 비정상 집행했다는 의혹과 결합되며 더욱 파문을 키우고 있다. 당시 식사자리에 참석한 관계자는 “라스베이거스 접대에서도 원 전 장관과 동행한 공무원들은 본인들이 접대를 받지 않은 것처럼 카드로 소액을 결제를 했다”고 주장했다. 과거 원 전 장관이 제주도지사 재직 시절 고급 오마카세 식당과 호텔에서의 식사비가 1인당 6만2만원만 카드로 결제해 ‘개인적으로 부담한 것처럼 조작했다’는 정황과 똑같은 패턴이다. 라스베이거스 업무추진비? K-팝 시티의 방향 전환, 미국 출장의 기묘한 일정, 제출된 제안서의 동일성, KC컨텐츠의 돌연 등장, 고급 만찬 접대 의혹까지 모두 차준영이 중심에 자리한다. 송도 개발 방향이 콘텐츠에서 부동산개발로 바뀌기 시작한 시기와 라스베이거스에서 이루어진 접대의 타이밍은 공교롭게 맞물린다. 송도 8공구 R2 블록을 둘러싼 특혜 논란은 단순한 행정 실패가 아니라,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한 호텔 다이닝에서 일어난 ‘보이지 않는 협업’의 결과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한편, 차준영은 가수 MC몽과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의 불륜 의혹을 언론사 <더팩트>에 지난해 12월 제보했다. 그는 조카인 차가원 회장의 불륜 의혹을 제기하기 전,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의 지분을 MC몽으로부터 빼앗으려고 한 정황이 드러났다. 사실상 조카의 회사를 빼앗기 위해 불륜설을 제기한 셈이다. 차 회장이 운영하는 원헌드레드는 지난해 12월24일 공식입장을 통해 “(MC몽과 차가원 회장과 관련) 사실 확인 결과 기사 내용과 카톡 대화는 모두 사실이 아니었다”라고 밝히고 “이는 MC몽이 차가원 회장의 친인척인 차준영으로부터 협박을 받고 조작해서 보낸 것이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당시 차준영은 빅플래닛메이드의 경영권을 뺏기 위해 MC몽에게 강제적으로 주식을 매도하게 협박했으며 이 과정에서 MC몽의 조작된 카톡이 전달된 것”이라며 “이 카톡 내용을 차준영이 기사를 보도한 매체에 전달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헌드레드는 “MC몽은 보도를 확인한 후 회사 측에 미안하다고 연락했고, 당사는 차준영 씨와 최초 보도한 매체를 상대로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할 예정”이라며 “아티스트와 경영진을 향한 악의적인 모함과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해 선처 없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것이며 근거 없는 추측성 보도와 비방은 자제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앞서 MC몽은 이날 장문의 글을 통해 차가원 회장 등과 관련한 여러 내용을 폭로했다. 그는 “6월30일 회사를 가로채려는 차가원 작은 아버지에게 제가 조작해서 보내 문자”라며 “첫번째는 차가원 삼촌이 저애게 2대 주주를 유지시켜줄 테니 함께 뺏어보자며 보낸 가짜 서류고, 저에게 지분을 넘기자고 한 주주명부와 주식양도 매매 계약서, 자필 계약서”라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자신과 관련한 보도에 대해 “범죄자와 손을 잡았고 저희 카톡에도 없는 문자를 짜깁기가 아니라 새롭게 만들었다. 저희 집에 와서 물건을 던지고 뺨을 때리고 건달처럼 협박하며 만들어진 계약서에 도장을 찍게 하고 전 회사를 차가원 회장으로써 지키고 싶은 마음로 떠난 것”이라고 폭로했다. 그는 “그 근처 무리에 매니저가 제 카톡에도 없는 문자, 그리고 제가 방어하기 위해 속이기 위해 만든 문자들은 다시 재해석하고 그 문자를 또 짜깁기해서 기사화시켰다”며 “다시 맹세코 그런 부적절한 관계을 맺은 적도 없으며 전 그 사람 가족 같은 지금도 120억 소송 관계가 아니라 당연히 채무를 이행할 관계다. 그 능력이 없는 것도 아니”라고 전했다. MC몽은 “비피엠과 원헌드레드를 지켜내고 싶었다. 저란 이미지가 회사에 악영향을 끼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차가원 친구인 관계를 제가 조작하고 절 협박하고 자기 조카에 회사를 뺏으려는 자에게서 지켜내고 싶었다”며 “모든 카톡이 조작인데 제가 뭐가 두렵겠습니까? 전 매일 매일 왜이렇게 잡음이 많은 걸까요? 전 그래서 이 회사를 떠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뒤에선 공직자 접촉으로 업력 쌓아 이수만-김민종 동원된 화려한 작전 앞서 지난 12월18일 <더팩트>에 따르면 차가원 회장은 원헌드레드를 공동 설립한 MC몽을 상대로 대여금 반환 청구 법적 절차를 진행해 지난달 무려 120억원에 달하는 액수의 지급명령 결정을 받았다. 채무자인 MC몽이 법정 기간 내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서 해당 지급명령은 확정됐다. 매체 보도에 따르면 차 회장이 대여금 반환 청구 소송을 처음 제기한 것이 지난 6월이다. 이 시기는 MC몽의 업무 배제됐던 시점과 겹친다. 당시 원헌드레드는 “MC몽이 개인 사정으로 인해 현재 회사 업무에서 배제된 상태”라고 밝혔다. 다만 업무에서 배제된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한편, 차준영은 언론사와 경찰을 동원해 차가원 회장을 압박하고 있다는 복수의 증언도 나왔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차준영 회장은 조카 차가원 회장의 흠집내기 제보를 국가수사본부 등 수사 당국에 하고 있지만, 수사가 어려운 집안싸움 내용”이라며 “차준영은 언론사 <더팩트>를 동원했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현재 차준영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고급 아파트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 과정에서 친형 차대영의 금융계좌를 활용해 30억원대의 분양 계약을 체결하는 등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행사 대표인 차준영과 A 신탁 직원이 공모해 계약 명의자 차대영의 동의 없이 금융계좌를 도용한 혐의로 고소된 상태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가원 회장의 아버지인 차대영은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친동생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에테르노압구정은 현재 건설 중인 고급 공동주택으로 축구선수 손흥민이 분양 받아 유명세를 탔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차대영은 “동생 차준영이 2024년 10월초 본인명의의 금융계좌가 압류돼 사용할 수 없어 생활비 통장으로 쓰겠다며 내 명의의 모 은행 계좌를 빌려갔다”며 “생활비 통장으로 사용한다는 것과 달리 해당 통장을 이용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계약서를 위조했다. 이 과정에서 넥스플랜과 A 신탁 직원들도 공모했다”고 주장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씨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 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 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언론사 동원 경찰 제보 이번 사건과 관련해 A 신탁 관계자는 “신탁사는 일체의 공모, 방조 및 해당 범죄 행위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며 “수사 진행시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넥스플랜 측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