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의 원대’ 박광온 꽃놀이패

비명계 역습 타이밍…내부 총질부터?

[일요시사 정치팀] 정인균 기자 = 지난달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서 이변이 일어났다. 친윤 세력이 강하게 밀고 있던 김학용 의원을 제치고 윤재옥 의원이 당선된 것이다. 윤 원내대표도 범친윤계로 평가받지만, 친윤 의원들이 ‘대놓고’ 김 의원을 밀고 있었던 터라 세간의 충격은 한동안 가시질 않았다. 이번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서도 비슷한 광경이 펼쳐졌다. 당내 주류 세력으로 자리 잡은 친명계가 아닌 비명계서 원내대표를 배출한 것이다. 주인공은 3선 중진의 박광온 의원으로, 박 원내대표는 당선 후 인사에서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쇄신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사실 비명(비 이재명)계는 지난해부터 ‘역습 타이밍’을 노리고 있었다. 2021년 대선 경선부터 친명(친 이재명)계에 주도권을 내준 이들은 호시탐탐 주류로 돌아갈 기회만 엿보고 있었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리스크가 터질 때마다 차곡차곡 세력을 재정비하고 있었다.

민주당 관계자들은 그 징조가 이미 수차례 나타났으며, 박광온 원내대표의 당선은 대외에 알리는 신호탄 정도라고 해석하고 있다.

신호탄?
징조는?

이들이 짚은 앞선 징조는 지난 2월의 ‘이재명 체포동의안’ 본회의 투표였다. 이 대표는 그동안 사법 리스크로 지속적인 몸살을 앓고 있었다. 몇 달 동안 각종 재판과 검찰 소환으로 인해 당무 볼 시간을 허비했고, 그럴 때마다 민주당의 지지율은 빠져가고 있었다.  

몇 달간 이 대표를 조사하던 검찰은 지난 2월16일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사업 특혜와 성남FC 후원금 의혹 건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무부는 국회법에 따라 체포동의안을 국회로 넘겼다.


이를 넘겨받은 김진표 국회의장은 곧장 국회 표결에 부쳤는데, 제1야당에 대한 체포동의한 표결은 헌정사상 처음이었다.

당초 정가에선 ‘압도적인’ 부결이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표결에 앞서 이 대표가 비명계 의원들과 만나는 등 꾸준히 단속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일요시사>와 만난 몇몇 비명계 의원실 관계자는 이 대표가 매일 한두시간씩 민주당 의원들을 접견하고 있으며 주로 이 대표에 반대 의견을 타진해오던 사람들이라고 전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서 “요즘 (2월 첫째주)이 대표가 차례차례 비명계로 알려진 의원님들을 만나고 다닌다”며 “길게는 두 시간, 짧게는 한 시간가량 만난 자리에 보좌진을 모두 물리고 둘이서만 대화하신다. 전해 듣기로는 체포동의안에 관한 이야기는 일절 하지 않고 (주로 이 대표에 대한)불만을 주로 경청하신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비슷한 얘기는 수많은 관계자로부터 들었으며, 이를 지켜본 보좌관들은 비명계 의원들도 그런 이 대표의 면담 요청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분위기도 좋게 보였다고 전했다.

이 대표가 의도하듯이, 비명계 의원들의 협조가 이뤄졌다면 약 160석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은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부결을 압도적으로 처리할 수 있었다.

그러나 같은 달 27일, 본회의 표결서 그는 찬성 138표라는 ‘불안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138표는 과반에 단 10표만 모자란 표수로, 169석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 의원 중 약 30명가량이 이 대표 체포에 ‘동의’했다는 의미다. 월초부터 비명계 단속에 나섰던 이 대표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순간이었다.

이날 본회의 재석 의원 297명 중 반대 138표, 기권은 9표, 무효표는 11표였다. 민주당에선 기권표와 찬성표 중 상당수가 비명계 의원이 던진 표라고 해석했다.


세력 다시 규합 “당권 찾아온다”
2차 이재명 체포동의안 표결 주목

한 비명계 의원실 관계자는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았지만 찬성표를 던진 민주당 의원이 꽤 되는 것으로 안다. 무효표나 기권표도 상당수가 민주당 의원들의 표일 것”이라며 “이 대표에 대한 견제구 성격이 강하다. 실제 체포될 것이로 생각은 안 했지만, 이렇게 이탈표가 많이 나올 줄도 몰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 대표에 ‘반감을 가진 세력이 꽤 되는구나’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 표결이었다. 이번 표결은 당권은 내줬지만 속으로 불만을 가진 사람이 꽤 된다는 것이 드러났던 투표였다”고 덧붙였다.

비명계 의원들은 이때부터 세력을 다시 규합했고, 친명계에 빼앗겼던 당권을 다시 찾아올 시점을 노리고 있었다. 그들이 계산하고 있던 타이밍 중에는 이번 원내대표 선거와 연말에 있을 공천 룰 재점검, 그리고 다음에 있을지도 모를 ‘2차 이재명 체포동의안 표결’이다.

이 중 첫 번째였던 원내대표 선거서 그들은 친명계를 긴장하게 만들었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는 친명계 후보 세 명과 비명계 후보 한 명의 3대1 싸움이었다. 일찌감치 구도가 잡힌 이번 선거서 유일한 비명계 후보였던 박광온 원내대표는 외로운 싸움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지난달 25일 원내대표 토론회서 그는 “국민들은 윤석열정권에 절망하면서도 민주당을 향한 실망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민주당도 진짜 위기”라며 “통합과 단합으로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나부터 앞장서겠다. 윤정부의 실정을 바로 잡고, 야당에 대한 공격과 와해 기로에서는 단호히 싸워 이기겠다”고 친명계에 대한 경고와 포부를 밝혔다.

친명계 후보로는 김두관·박범계·홍익표 의원이 나섰다. 당초 민주당 의원들은 친명계 맹주로 평가받고 있는 홍 의원이 원내대표로 당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각종 정책 발의서 두각을 나타내며 내부서도 항상 긍정적인 평가를 얻었던 탓이다. 게다가 인품과 덕망도 있어 젊은 의원들 상당수가 그를 따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친문(친 문재인)과 친명 모두를 아우를 수 있다는 장점은 의원들의 표를 사기 충분했다. 실제로 그는 문재인정부의 실세로 알려진 임종석 전 비서실장과 오래된 친분이 있어 그의 지역구를 물려받아 국회에 입성했던 바 있다.

3대1
압도적

홍 의원은 국회 입성 후 ‘친문’ 의원으로 이름을 알리며 당에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지난 대선 경선서도 친문 의원들이 대거 합류한 이낙연캠프에 몸담았으며 캠프 안에서 정책총괄본부장을 맡아 전면서 여론전을 펼치기도 했다. 그를 잘 알고 있던 의원들은 친문 행보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누구보다 일을 열심히 하고 당내 주요 직책을 두루 거친 그였기에 많은 이들이 연초부터 차기 원내대표 감으로 점찍었다. 홍 의원을 추천한 무리 중에는 친명계 의원들도 있었다. 친문 의원으로 오랜 시간 당내 정치에 참여했던 홍 의원이었지만 비교적 계파색이 옅었기 때문이다.

당내 적이 없고, 신망이 두터운 홍 의원을 친명계서 전격적으로 영입하려 한 것이다.


하마평에 홍 의원 이름이 올라왔을 당시 비명계 의원실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강한 친명색을 띠는 후보를 밀면 어차피 되지도 않을 거고 당 상황만 악화시킬 것”이라며 “홍 의원은 당내에 ‘적’이 없는 인물로 유명하다. 친명계가 밀 수 있는 카드로선 최선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막상 본선에 올라 보니 오히려 홍 의원의 옅은 계파색이 문제였다. 적이 없었지만 강하게 밀어줄 아군도 없었던 것이다. 원내대표 후보 토론회서도 이 부분이 문제가 됐다. 토론회 참석 후보들은 그에게 일제히 “친명계가 맞느냐”며 공격을 퍼부었다.

김두관 후보는 “대선 경선 때 이낙연 후보를 열심히 도왔는데 언론에선 친명으로 분류하더라”고 공격하자 홍 의원은 “한 번도 사람에 충성해본 적이 없다”고 해명해야 했다.

결국 갈 곳 잃은 친문 표들은 행선지를 찾고 있었고, 모두 박 의원에게 쏠렸다. 그는 민주통합당 시절부터 정치를 시작했던 ‘성골’ 친문 민주당 의원이다. MBC 기자 출신으로 보도국장까지 지냈고, 오랜 시간 동안 MBC <뉴스데스크> 주말 앵커를 맡기도 했다. 

성골
친문

2012년 MBC 퇴사 후 같은 언론인 출신 정치인이었던 정동영·박영선·신경민 등과 함께 민주통합당에 들어갔으며 그해 치러진 대선에선 당시 문재인 후보의 선대위 대변인을 맡으며 본격적으로 정치 역량을 드러났다.


시작부터 끝까지 친문이었던 그는 2014년 수원정 재보궐선거 때 당선돼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이후 문 전 대통령의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맡아 보필했고, 2016년 20대 총선서 재선에 성공했다.

민주당 계파의 ‘바로미터’라고 볼 수 있는 2021년 민주당 경선서 친문 의원들과 함께 이낙연 캠프에 들어가 총괄본부장을 지냈다. 캠프서 박 원내대표는 이낙연 전 대표의 대통령 후보 경선을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비록 이 전 대표의 경선 탈락으로 빛이 바랬지만, 친문 의원들은 그가 친문 진영의 사람인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그의 당선 배경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송영길 전 대표의 돈봉투 사건으로 친명계의 세가 많이 약해진 탓을 꼽았다. 당 지도부를 장악한 친명계는 연이어 사고를 치며 민주당에 마이너스가 될만한 뉴스만 생산해내고 있다. 그 선두에는 이 대표가 있고, 친명계 최고위원들도 잇따른 실언을 쏟아내며 당의 지지율을 갉아먹는 중이다.

여기에 얼마 전 터진 송 전 대표의 ‘돈봉투 사건’은 휘청대던 친명계에 어퍼컷을 날렸다. 송 전 대표는 지난 민주당 대선 경선서 ‘대놓고’ 이재명 당시 후보를 밀어주어 친명 인사로 낙인찍힌 바 있다. 친명계인 송 전 대표에게 뇌물 관련 혐의가 터지면서 당심은 동요하기 시작했고, 이 같은 기류를 읽은 지도부는 긴장하기 시작했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 그런 민주당 의원들의 걱정이 반영됐다고 보고 있다.

이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서 “민주당 의원들은 친명계 일색인 민주당 지도부에 강한 반감을 갖고 있다. 이번 돈봉투 사건으로 당 자체의 인기가 빠져가고 있는데 ‘미온적’ 대처만 주장하고 있다”며 “‘과연 이 상태로 다음 총선을 치를 수 있을까’ 하는 막연한 의구심이 이번 원내대표 선거 결과를 만들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돈봉투’사건으로 불만 고조
의원들 걱정·우려 반영 결과

박 원내대표를 잘 아는 당내 관계자들은 그의 개인 기량도 한몫했다고 분석했다. 그가 정통 친문 인사로 평가받으면서도 계파색을 상대적으로 옅게 가져가려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그가 당내는 물론, 국민의힘과도 가깝게 지내며 소통을 자주 한다고 주장한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민주당 내 계파를 막론하고 여당 의원들과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박광온 의원일 것”이라며 “개인적으로 그를 존경하기도 하고 저런 정치력은 꼭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 모든 시간을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토론하는 데 사용하시는 분”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 결과에 대해 공식적으로 대외에 알려진 것은 없다. 앞서 지도부는 후보들간 협의로 구체적인 표 차이는 언론에 알리지 않겠다고 방침을 전했다. 그러나 당시 현장에 있던 관계자들에 따르면 박 원내대표는 ‘압도적인’ 표 차이로 타 후보들을 따돌렸다.

한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서 “공식적으로 말하기 그렇지만, 90표 이상이라고 봐주시면 된다. 결선투표할 생각까지 하고 있었으나 표 차가 너무 커서 그럴 필요가 없었다”고 말했다. 

현장 직원들에 따르면,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는 과반을 득표하지 못하면 결선투표까지 가게 돼 관계자들이 ‘늦게’ 퇴근할 것을 각오하고 있었으나 투표가 예상외로 쉽게 끝나 일찍 퇴근할 수 있었다.

민주당 계파 의원들의 정확한 숫자는 알려진 바 없다. 그러나 내부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들은 어림 잡아 “비명계 50, 친명계 50, 중도층 50 정도”라고 <일요시사>에 전한 바 있다. 즉, 박 원내대표의 득표수를 감안했을 때 비명계가 모두 결집했고, 여기에 중도 의원들이 대거 합류한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한차례 역습에 성공한 비명계는 이제 다음 타이밍을 엿보고 있다. 바로 연말에 있을 ‘공천룰 심사’ 과정과 곧 있을지도 모르는 이 대표에 대한 ‘2차 체포동의안 표결’이다. 수차례 세력의 규모를 확인한 비명계 의원들은 돈봉투 사건을 잘 매듭짓지 않으면 지도부를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 내부사정을 잘 아는 한 정치평론가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서 “지난 3일 의원총회서 의원들의 반발이 상당히 거셌던 걸로 전해 들었다. 직접적으로 이 대표에게 돈봉투 문제를 물어본 의원도 있었고, 당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었다”며 “이 불만을 잠재우지 않는다면 이번에 박 원내대표에게 투표한 약 90명의 의원은 이 대표 체포동의안에 ‘동의’할 것이다. 그만큼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친명계가)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갈등
2차전

박 원내대표는 지난달 2일, 첫 원내대책회의서 “지지자들만으로는 선거서 이길 수 없다”며 “확장적 통합 비전을 준비하겠다”고 친명계 지지층으로 알려진 ‘개딸(개혁의 딸)들’에게 선전포고했다. 1라운드(원내대표 선거)서 압승을 거둔 비명계가 2라운드(공천 룰 심사), 3라운드(2차 체포동의안 표결)서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ingyun@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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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