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 의혹’ 민주당 양 계파 해법 다섯

‘누가 받았나’ 머릿수 세고 총질?

[일요시사 정치팀] 정인균 기자 = 더불어민주당에 ‘돈봉투 살포’ 의혹이라는 또 다른 위기가 찾아왔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 허덕이는 민주당이 이번엔 완전히 쓰러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의 두 축인 ‘비명계’와 ‘친명계’는 이런 위기 속에서도 계파 갈등에만 몰두하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결국 돌아왔다. 송 전 대표는 지난달 23일(현지시각) 오후 프랑스 샤를드골 공항서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하기 위해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앞선 현지 기자회견서 “모든 책임을 지고 탈당한 뒤 귀국해 수사에 대응해 나가겠다”며 ‘돈봉투 의혹’에 정면 돌파할 의지를 보였다.

본인 진영에 
유리한 방법만 

그가 인천국제공항에 모습을 드러낸 건 지난달 24일 오후 3시쯤이었다. 입국장을 나오면서 그는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서 대단히 송구스럽다”며 “저 송영길은 어떤 일을 당하더라도 절대 회피하지 않고 도망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로써 그랑제콜(ESCP, 파리경영대학원) 방문연구교수 자격으로 파리에 약 5개월간 머물던 송 전 대표는 당초 계획보다 2개월 빨리 프랑스 생활을 정리하고 귀국했다.

그러나 처음 ‘돈봉투 의혹’이 터져나왔을 때만 해도, 많은 이들은 그의 귀국이 이처럼 빨리 이뤄질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송 전 대표가 당초 사안을 가볍게 보고 현지서 모든 문제를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그는 처음 문제를 접하고 민주당 지도부에 “귀국할 뜻이 없다”고 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당 강성 초선으로 분류되는 박주민 의원은 사태 직후인 지난달 19일,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서 “몇몇 의원께 혹시 소문이나 간접적으로 들은 것이 있느냐고 물어봤는데, 본인들이 전해 듣거나 소문으로 들었을 때는 태도가 동일한 것 같다. 그리고 당분간 귀국할 의사도 없는 것 같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들었다”고 알렸다.

해당 발언을 들은 민주당 의원들은 송 전 대표가 당장 귀국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문제를 오래 끌고 갈수록 민주당에 피해를 끼칠 것이라는 계산 아래서다.

만일 송 전 대표가 프랑스에 머물며 해당 문제를 나몰라라 한다면 민주당 전체와 이재명 대표의 부담은 점점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당장 산재해 있는 사법 리스크에도 휘청거리고 있는 민주당에 송 전 대표 문제까지 떠안을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즉각 의원총회를 열고 송 전 대표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20일, 2시간 가까이 진행된 의총서 민주당 의원들은 송 전 대표가 즉각 귀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총 직후 박홍근 원내대표는 취재진과 만나 “송영길 전 대표가 즉각 귀국해서 의혹을 낱낱이 분명히 실체를 밝혀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그것이 당의 책임있는 일원으로서 국민과 당에 대한 기본 도리라는 데 뜻을 모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의원총회에 모인 중진 의원들은 당 차원의 진상규명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 지도부는 이에 난색을 표했다. 당 차원서 진상규명을 한들 실질적인 처벌 권한이 없고, 당 관계자들이 상당수 엮여 있어 오히려 당에 해가 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렇듯 당의 거센 압박을 견디지 못한 송 전 대표는 불과 일주일 만에 처음 밝혔던 입장을 철회하고 급거 귀국했다. 모든 문제를 본인이 짊어지고 가겠다고 밝힌 그는 측근들에게 당에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돈봉투 의혹’을 종결짓겠다고 했다.

송영길 자르기로 가닥 잡은 친명계 지도부
현 지도부 모두가 책임 져야한다는 비명계

그러나 돈봉투 의혹이 단순하게 송 전 대표 한명만의 책임으로 끝날 문제는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벌써부터 이 대표와 송 전 대표간의 연결고리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전당대회와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이심송심’이라 불렸던 둘의 관계가 그 근거다.

실제로 지난 대선 과정서 송 전 대표는 이 대표의 측근 역할을 도맡아 하며 그의 경선을 물밑서 적극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송 전 대표가 ‘대놓고’ 이 대표를 도와준 것은 아니었다. 원칙상 ‘중립’을 지켜야했던 송 전 대표는 시종일관 ‘이재명 유착설’을 일축해왔고, 대외적으로도 “모든 후보를 공평하게 지지한다”고 밝혀 세간의 의심을 벗어나려 애썼다.

그러나 이후 여러 행보를 통해 그는 이 대표의 편을 들어주는 모양새를 보였다. 대선 경선 당시, 이 대표에 관한 음주운전 논란이 불거지자 대선후보들은 100만원 이하의 전과 기록도 중앙당에 제출해야 하는 ‘클린검증단’ 설치를 당 지도부에 요구한 바 있다.

검증단 설치는 순전히 이 대표를 향한 타 후보들의 견제구였으며 여기에 이낙연·정세균·김두관 당시 후보 모두 적극적으로 나서며 힘을 실어줬다.

송 전 대표의 민주당 지도부는 검증단 설치에 난색을 표해 이 대표의 손을 들어주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민주당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경선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각 후보에게 미치는 영향이 커 논의하기가 쉽지 않다. 별도의 검증단 논의는 없었다”고 잘라 말하며  사실상 검증단 설치할 뜻이 없음을 우회적으로 알렸다.

검증단 설치 얼마 후엔 송 전 대표가 ‘대깨문’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이심송심’ 의혹을 증폭시켰다. 대깨문이란 문재인 지지자들을 칭하는 말로, 그다지 좋지 못한 뜻을 내포하고 있어 민주당 내에선 해당 용어 사용을 암묵적으로 금기시해왔다. 그 금기를 당 대표가 직접 깬 것이다.

송 전 대표는 2021년 7월5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서 “소위 ‘대깨문’이라고 떠드는 사람들이 ‘누구는 안 된다’ ‘차라리 야당을 뽑겠다’는 안이한 생각을 하는 순간 문재인 대통령을 지킬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심송심
송 자르나

여기서 송 전 대표가 말한 ‘누구는 안 된다’는 당시 이낙연 후보를 지지하고 있던 민주당원들이 이 대표를 저격할 때 주로 쓰던 문구로 민주당 관계자들은 해당 발언을 사실상 이 대표에 대한 지원사격으로 인식했다. 또 함께 사용한 ‘대깨문’이라는 용어를 당시 이낙연 캠프 관계자들은 무겁게 받아들였다.

이낙연 캠프에 있었던 김종민 의원은 이 발언을 두고 “당 대표는 비주류가 아니다. 지적한 다음에 다시 당이 단합할 수 있도록 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이른바 친문이라든가 우리 지지층을 부르는 용어가 있는데 ‘대깨문’이 뭔가”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때 불거졌던 송 전 대표와 이 대표의 관계를 비명(비 이재명)계는 아직도 잊지 않고 있다. 일부 비명계 의원이 이번 돈봉투 사태에 있어 이 대표를 함께 문제삼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송 전 대표 한 명만의 책임으론 사태가 일단락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으며 모든 문제를 마무리하려면 이 대표도 함께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일부 민주당 관계자가 문제가 터진 후, 당시 돌렸던 돈봉투 금액을 ‘떡값’ ‘거마비’ 정도로 낮춰 말하며 사태를 가볍게 취했던 것에 큰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다. 사태 초기 문제를 키우고 방관한 책임이 당 지도부에 있다는 것이다.

또, 돈봉투의 스폰서로 알려진 김모씨의 자녀가 이재명 대선 캠프서 일한 정황이 드러나 이 대표도 해당 의혹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도 함께 지적한다.

이 대표의 책임론을 주장한 한 비명계 의원은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돈봉투에 직접적인 관련은 없으나 송 전 대표가 당선된 후, 대선후보 경선을 겪으며 완벽히 ‘친명(친 이재명)계’로 자리잡았다. 이후 본인의 지역구를 그에게 물려주는 등 수상한 행보는 의심받기에 충분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는 “스폰서 김씨의 자제가 이재명 캠프서 일한 정황이 드러나지 않았나? 이만큼 심각해진 돈봉투 사태를 잠재우려면 이 대표도 일정 부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태를 시작한 것도, 사태를 키운 것도, 모두 친명계가 한 일이라며 민주당의 재도약을 위해선 이들의 책임지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현재 당 지도부를 장악하고 있는 친명계는 ‘돈봉투 의혹’을 어떻게 수습하려하고 있을까? <일요시사>와 만난 친명계 관계자들은 송 전 대표 개인이 모든 책임을 지면 끝나는 문제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서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민주당 지도부는 송 전 대표의 조기 귀국을 추진했다. 이 대표가 직접 송 전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설득한 것으로 알고 있고 송 전 대표도 이를 받아들이고 지난달 들어온 것”이라며 “이 대표는 돈봉투 의혹에 대해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만큼,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터무니 없는 소리에는 대응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새누리당
오버랩?

송 전 대표가 귀국한 것을 두고 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송 전 대표의 즉시 귀국과 자진 탈당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송 전 대표의 귀국을 계기로 이번 사건의 실체가 일체의 정치적 고려 없이 신속하고 투명하게 규명되길 바란다. 지도부의 대응이 늦었다기보다는 신중한 것이었다”고 다소 거리를 두는 발언을 했다.

돈봉투 사건에 대해 친명계는 송 전 대표에 대한 조속한 진상규명, 비명계는 이 대표를 포함한 친명계의 책임을 해법으로 들고 나왔다. 양측의 입장은 좁혀지지 않고 있으며 수사가 진행되며 나올 새로운 사실들이 이들의 입장을 하나로 묶을 전망이다.

한편 전혀 다른 해결책을 내놓은 민주당 관계자들도 있다. 이들은 당명을 교체하고 제2 창당까지 각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지난달 27일 라디오와의 인터뷰서 “민주당에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는 등 최대 위기”라며 “우리 당은 젊고 깨끗한 이미지였는데 젊은 이미지는 이준석 등장 이후에 국민의힘이 가져갔고 남아 있던 깨끗한 이미지마저도 돈봉투 사건으로 부패한 이미지로 돼 버렸다”고 일갈했다.

안 의원은 “쓰나미 이후에 제2의 창당이 불가피하다”며 민주당의 당명 교체를 주장하기도 했다. 그의 이 같은 발언은 2008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사건과 지속적으로 비교돼왔다. 당시 한나라당 고승덕 전 의원의 “돈봉투를 받았다” 폭로로 시작된 돈봉투 사건은 당시 돈을 뿌렸다고 지목된 박희태 전 대표가 사퇴하고 한나라당은 해체 수순을 밟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위기에 빠진 한나라당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교체하는 등 초강수를 두며 한동안 ‘천막 당사’에서 집무를 보는 등 당 쇄신에 앞장섰다.

박 전 대통령의 이 같은 파격 행보에 지지자들은 응원을 보냈고, 새누리당은 이후 열린 총선과 대선서 승리하는 기염을 토했다. 현재 일부 중진 의원들은 천막 당사 때의 한나라당처럼 민주당이 전면 쇄신해야 당이 살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 중진 의원실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서 “이 사안이 여기까지 온 데는 당 지도부가 사태를 안일하게 바라본 점이 컸다”며 “전면적인 당 쇄신을 보여주지 않는 이상 이 사태를 전화위복으로 만들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진영간 서로 “물러나야” 주장 
같은 문제에 답은 ‘동상이몽’

친명계 관계자들은 난색을 표하는 분위기다. 송 전 대표에 대한 수사로 일단락될 문제를 왜 당 지도부까지 나서서 쇄신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이에 친명계는 ‘86 용퇴론’과 ‘대의원제 개편’ 등을 위기 탈출법으로 들고 나왔다. 이들은 돈봉투 문제의 원인을 당 차원이 아니라 개인과 일부 그룹, 또 현행 중인 전당대회 제도로 보고 있다.

이들은 이참에 민주당의 주축으로 자리 잡고 있는 86그룹이 각성하고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86그룹은 60년대생, 80년대 민주화 운동을 이끈 세대를 지칭하는 말로 한동안 386세대라 불리며 민주당에 지속적으로 적잖은 영향을 끼쳐왔다.

돈봉투 의혹의 당사자인 송 전 대표도 86그룹의 맏형 격으로, 당내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 ‘민주주의 4.0’ ‘사의재’ 등 멤버들 대부분이 86그룹에 속한다.

86그룹의 용퇴를 주장하는 이들은 “이들이 염원하던 민주주의는 이미 이뤄졌으니 이제 다음 세대에 다음 소임을 넘겨주라”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86 용퇴론’은 차기 총선을 앞두고 지속적으로 나온 목소리였으며 돈봉투 사태 이후로 당내서 재조명되고 있는 중이다.

대의원제 개편은 현재 친명계가 강하게 시동을 걸고 있는 해법이다. 민주당 대의원들은 전당대회서 막강한 권한을 누린다. 이번 돈봉투 살포 의혹 역시 대의원들의 표를 얻기 위한 것이었으며 민주당 지도부는 대의원들의 막강 권한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고 보고 있다.

전당대회서 약 1만명의 대의원 투표는 45%가 반영된다. 100만명이 넘는 권리당원 투표가 40% 반영되는 점을 감안하면, 대의원 한 명의 표는 권리당원 60명 정도의 표와 비슷한 영향력을 갖게 되는 셈이다. 여기서 더 큰 문제점은 권리당원들은 투표를 비교적 자유롭게 하는 반면, 대의원들은 지역구 국회의원의 큰 영향력 아래 놓인다는 사실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런 비정상적인 구조 아래 전당대회가 ‘현역 의원 몇 명을 포섭하느냐’ 싸움으로 변질됐고, 변질의 끝에 돈봉투 사태가 터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홍익표 의원은 지난달 25일 원내대표 후보 토론회서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에 대한 대책으로 “대의원 수를 늘리는 등 제도적 개선을 모색하겠다”고 말했고, 박범계 의원도 “권리당원과 대의원 표의 비등가성을 혁파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다 같이 
죽을래?

비명계서 주장하는 ‘당명 교체’와 ‘친명 지도부 책임론’은 친명계서 주장하는 ‘송영길 책임론’ ‘86그릅 용퇴론’ ‘대의원제 개편론’과 사뭇 대비된다. 같은 문제에 대한 해법이 이렇게 다른 데는 민주당이 아직도 계파 갈등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당에 큰 논란이 터졌음에도 당내 계파 싸움에만 몰두하고 있는 민주당을 유권자들이 차기 총선서 어떤 식으로 심판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ingyun@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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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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