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감청 문건 위조’ 대통령실 거짓말 논란

눈치 보고 섣부른 판단 엎어진 외교 자업자득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대통령실을 향한 비판이 거세다. 우크라이나 무기 우회 수출 논란이 단초다. 러시아와의 관계가 뒤틀리면서 외교 갈등까지 자초했다. 최근 미국 정보당국이 작성한 도·감청 문건에 대해 ‘위조’라는 주장도 거짓말 논란에 휩싸였다. 정작 당사자인 미국 정부가 문건이 진본이라고 시인했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연일 결단을 외치며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 가고 있으나 지지율은 곤두박질치고 있다. 실상은 ‘속 빈 강정’이라는 평가다. 외교 문제에 자충수를 두고 정작 현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상당하다. 미국 정보기관의 도·감청 문건과 우크라이나 무기 우회 수출 문제가 대표적이다. 더 큰 문제는 대통령실의 대처다. ‘노코멘트’라며 침묵만 지키고 있다.

조작됐다고?
문건은 진본

미 정보당국이 도·감청을 통해 작성한 문건 내용은 지난달 1일, 김성한 전 대통령실 안보실장과 이문희 전 외교비서관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하는 방식을 논의한 게 골자다. 바이든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해 무기 제공을 압박할 것을 우려해 선제적으로 나눈 대화 내용이다.

당시 김 전 실장은 “미국의 궁극적 목표가 우크라이나에 신속하게 탄약을 지원하는 것인 만큼 폴란드에 155mm 포탄 33만 발을 판매하는 방안을 제안하자”고 이 전 비서관에게 말한 것으로 돼있다. 우크라이나에 155mm 포탄을 직접 지원하는 대신 폴란드로 수출해 우크라이나에 우회 지원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이 대화가 있기 사흘 전인 2월27일 작성된 또 다른 미국 기밀 문건에는 한국산 155mm 포탄을 운송(delivery)하는 방법과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이 담겨있다. 해당 문건의 제목은 ‘대한민국 155mm 포탄 33만발 운송 일정’으로 돼있다.


문서에는 시행명령(EXORD) 10일(D+10) 이후부터 45일(D+45)까지 매일 항공편으로 4700여발씩을 수송하는 것으로 적혀 있다. 항공편으로 포탄을 수송하려는 것은 김 전 실장의 대화록에 나온 것처럼 미국이 신속하게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지원하려는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기밀문서에는 이스라엘에 보관 중인 미군 전시비축 포탄 8만8000발을 더해 시행명령 1개월 내에 18만3000발을 목적지에 전달한다는 계획도 포함돼있다. 시행명령 후 27일 이후, 37일 이후에는 경남 진해항에서 수송선 한 척씩을 출항시켜 시행명령 72일 이후까지 모든 포탄 운송을 끝낸다는 일정도 언급됐다.

해당 문건에는 한국 포탄의 운송 목적지는 독일 노르덴함항으로 표시돼있다. 노르덴함항은 독일 브레멘 북부의 항구로 베스터강 하구에 조성된 군사 병참항구다.

미 육군에 따르면 노르덴함항은 2차 대전 때부터 유럽 주둔 미 육군이 사용해온 사설 항구로 설명돼있다. 21전구지원사령부 산하 16여단의 지휘를 받는 곳으로, 강 건너편 브레멘하벤항과 함께 미군의 무기를 유럽으로 반입 또는 반출하는 전략항으로 알려져 있다.

미 정보당국 ‘우크라 우회 지원’ 내용 파악
잡힌 문건 유출 당사자 “모두 위조·조작”

독일에 위치한 항구지만 미군이 실질적으로 점유 중인 군사항인 셈이다. 두 문건의 핵심 내용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한국산 155mm 포탄의 구체적인 물량을 할당해 한국에 지원 요청을 했고, 한국은 이를 거절하기 어려워 폴란드로 우회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했다는 것이다.

대통령실은 미국 정보기관의 한국 국가안보실 등 도감청 의혹 정황에 대해 ‘위조된 정보’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사실관계 확인이 우선이라는 입장이었지만 도감청으로 드러난 정보의 신뢰성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SBS는 지난 9일, 국가안보실이 미국과 정상회담을 앞두고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지원하는 걸 고심했다는 내용의 기밀문건이 존재한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미국 정부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해당 문건에는 기밀 표시와 함께 자세한 수송 계획이 표로 작성돼있다.

한국서 생산한 155mm 포탄 33만발을 수송하는 계획을 명시한 문건으로 추정된다. 전체 기한은 72일, 항공편으로 보내는 방식으로 열흘째에 4700여발, 41일째에는 15만3000발을 전달한다고 적혀 있다. 중간에는 미국이 이스라엘에 보관하고 있는 전쟁물자를 뜻하는 WRSA-I라는 약어와 함께 추가되는 물량도 표시돼있다.

최고 기밀 문건으로 분류된 다른 문건에는 김성한 전 실장이 155mm 포탄 33만발을 폴란드에 판매하는 방안을 제안하는 내용이 언급된다. 이는 지금까지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지원하지 않는 방침과 대조적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한미정상회담 조율을 위한 미국 출장에 나서기 전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났을 당시 “공개된 정보의 상당수가 위조됐다는 평가에 한미 양국의 견해가 일치한다”고 말했다.

포탄 33만발
수송 계획

김 차장은 이날 오전 한미 국방장관이 통화한 사실을 언급하며 “양국이 정보 동맹이니까 정보 영역서 중요한 문제에 대해 긴밀하게 함께 정보 활동을 펴고 있다. 따라서 이번 일을 계기로 좀 더 신뢰를 굳건히 하고 양국이 함께 협력하는 시스템을 강화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도 대변인실 명의의 언론 공지에서 “용산 대통령실 도감청 의혹은 터무니없는 거짓 의혹임을 명백히 밝힌다”고 밝혔다. 앞서 도감청 의혹 외신 보도서 함께 언급된 프랑스와 이스라엘 등이 ‘허위 정보’라고 일축하고 있는 것과도 궤를 같이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대통령실은 공지에서 “용산 대통령실은 군사시설로, 과거 청와대보다 훨씬 강화된 도감청 방지 시스템을 구축, 운용 중”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용산 이전’으로 인한 보안 문제를 지적하는 더불어민주당의 공세에 대해선 “허위 네거티브 의혹으로 국민을 선동하기에 급급하다”며 “한미동맹을 흔드는 ‘자해행위’이자 ‘국익 침해 행위’”라고 성토했다.

대통령실은 최근까지도 연일 유출된 문건이 조작됐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그러나 1600억원이 넘는 포탄 수십만발이 실제 폴란드에 수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국내 최대 포탄 제조업체 풍산은 앞으로 2년간 1647억원 상당의 대구경 탄약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공급한다고 공시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폴란드와 K9 자주포 수출 계약을 체결한 업체다. K9 자주포는 지금까지 10개 나라에 수출됐지만, 포탄을 같이 보내는 건 폴란드가 처음이다.

원칙·방침
또 뒤집기

155mm 포탄은 포신 직경만 같으면 자주포뿐만 아니라 견인포에도 사용할 수 있다. 155mm 포탄은 탄두와 신관, 장약 등이 한 세트인데, 풍산은 고폭탄 탄두만 공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155mm 고폭탄 탄두는 1발에 40만원 정도다. 계약금액이 약 1600억원인 걸 감안하면 40만발 이상을 폴란드로 보내는 것으로 문건에 적힌 33만발보다 많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폴란드에 K9과 함께 패키지로 수출하기로 한 포탄이 5~10만발이다. 포탄 최종 사용자는 폴란드로 특정됐다. 다만 폴란드가 해당 포탄을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제3국으로 재수출하려면 우리 정부의 사전승인이 필요하다.

대통령실의 공식 입장이 거짓말 논란에 휩싸인 이유는 더 있다.

미국 주방위군 소속 현역군인이 해당 내용이 담긴 기밀문서 유출 용의자로 지목돼 체포된 것이다. 한국의 김성한 전 실장 등 외교안보 부문 고위공직자들의 대화 내용을 미국이 신호정보(시긴트)로 파악했다는 내용이 담긴 문건이 미 현역군인이 유출한 ‘진본’이라는 방증이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지낸 국민의힘 중진 윤상현 의원은 지난 14일 SNS에 쓴 글에서 “한국 대통령실을 도청했다는 내용이 담긴 미 국방부 기밀문건의 유출 용의자가 체포되며 수사가 본격화됐다. 21세의 미국 현역군인”이라며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해당 문건이 미 국방부 보고서로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고, 빌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유감을 표명했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미국 정부와 언론이 문건 유출을 사실이라고 결론짓고 유출 경위를 밝히고 있는데도, 국가안보실 1차장은 ‘공개된 정보의 상당수가 위조됐다’ ‘악의적 도청 정황은 없다’는 발언으로 조기 진화에 나섰다”고 김태효 1차장과 대통령실의 대응을 비판했다.

윤 의원은 “이번 사건의 핵심은 ‘문건의 위조 여부’가 아닌 ‘동맹에 대한 불법감청 여부’”라며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문건 진위 여부’로 본말이 전도돼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실제 폴란드 포탄 수출 일정 드러나
‘한술 더 떠’ 무기 지원 가능성 시사

윤 대통령이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은 최근 외신과의 인터뷰 때문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지난 19일 공개된 <로이터통신> 인터뷰서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라든지, 국제사회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대량 학살이라든지, 전쟁법을 중대하게 위반하는 사안이 발생할 때는 인도 지원이나 재정 지원에 머물러 이것만을 고집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불법적인 침략을 받은 나라를 지켜 주고 원상회복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에 대한 제한이 국제법적으로나 국내법적으로 있기는 어렵다”며 “전쟁 당사국과 우리나라와의 다양한 관계, 전황 등을 고려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6·25전쟁 때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았던 점을 언급하며 우크라이나 방위와 재건을 도울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도 했다.

대통령실도 당시 “(민간인 학살 등)전제가 있는 답변”이라며 “(무기 지원 불가라는)정부 입장이 변경된 것은 아니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여러 조건이 붙어 있어 무기를 지원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하는 것은 지나치다“며 ”현재로서는 입장 변경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러시아의 심기를 건드리기에는 충분하다. 전문가 대부분도 조건부라도 무기 지원 여지를 남긴 것이 입장에 변화를 준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러시아는 ‘전쟁 개입’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로이터> <리아 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러시아 대통령실) 대변인은 기자들과 전화 회의서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질문에 “물론 무기 공급 시작은 특정 단계의 전쟁 개입을 간접적으로 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이번 사태에 대해 상당히 비우호적인 입장을 취해왔고 이것(무기 지원 시사)은 이 일환”이라고 반발했다.

러시아를
어찌할꼬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안전보장이사회 부의장 역시 자신의 텔레그램을 통해 “우리의 적을 열렬히 도와주겠다는 새로운 자들이 나타났다”며 “한국 국민들이 북한의 러시아 최신 무기를 보면 무엇이라 말할지 궁금하다”고 했다.

그는 “받은 만큼 돌려주겠다(quid pro quo)”며 보복을 경고했다. 러시아의 반응이 나온 직후 대통령실은 “러시아 반응은 가정적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으로 이에 대해 코멘트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hounder@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