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박지원 역할론

‘정치 9단’ 다시 중앙으로?

[일요시사 정치팀] 정인균 기자 =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고문의 물밑 행보가 민주당 관계자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입방아에는 박 고문이 정치적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는 의심부터 당 차원의 경고까지, 다양한 소문이 담겨있었다. <일요시사>에 의견을 전한 민주당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그가 ‘도를 넘어선’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고문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문재인 대통령이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옹호했다는 듯한 말을 전했다. 그는 지난달 10일 “문 전 대통령이 ‘민주당이 총단합해서 잘해야 되는데 그렇게 나가면 안 된다. 이재명 대표 외에 대안도 없으면서 자꾸 무슨…’이라고 얘기를 하시더라”며 “이 대표를 중심으로 단합해 달라는 주문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다시 한번 
시험대 서다

그러자 이 대표의 사퇴를 주장하는 비명(비 이재명)계 쪽에선 곧바로 거센 반발이 터져나왔다. 민주당 이상민 의원은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문 전 대통령이 과도하게 말씀하신 거고 전달한 분도 잘못 전달했다”고 발언했다. 

같은 당 박용진 의원도 “17일 오후 문 전 대통령을 만나뵀다”며 “뭔가 결단하고 그걸 중심으로 또 화합하고 이런 모습 보이기만 해도 내년 총선은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해주셨다”고 박 고문의 주장을 에둘러 반박했다.

‘문 전 대통령이 이 대표를 옹호했다’는 박 고문의 주장과 ‘해석의 차이’라는 비명계의 의견이 대립하는 가운데, 논쟁의 양상은 진실게임으로까지 번졌다. 비명계는 문 전 대통령이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는 방향으로 논점을 틀었고, 박 고문은 당일 일정에 대해 자세히 증언하며 문 전 대통령 발언의 신빙성을 높였다.


민주당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서 “문 전 대통령의 최측근들은 해당 내용을 직접 묻지도, 또 관련 내용을 들었다고 해서 그 내용을 언론에 알리지도 않는 일종의 ‘관습’ 같은 것이 있다”며 “박 고문의 발언이 진짜였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언론에 알리는 일은 매우 부적절한 일”이라 꼬집었다.

“정계 원로인 박 고문이 왜 그런 행위를 했느냐”는 <일요시사> 질문에는 “정치적 재기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런저런 소문이 많이 들리고 있는데, 최근 당원 대상 강연에 본인을 초빙해달라는 요구를 수차례 했다”고 대답했다.

그는 박 고문이 민주당에 복당한 것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고, 당내 영향력 있는 자리를 노리고 있다는 분석을 조심스럽게 내놨다.

박 고문은 지난해 말, 민주당 탈당 6년 만에 민주당에 복당 신청을 했고, 민주당 지도부는 대통합 차원에서 그의 복당을 받아들였다.

민주당 박성준 전 대변인은 지난해 12월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서 “그동안 최고위서 찬반이 팽팽했지만 대통합 차원에서 복당을 수용하자는 이재명 대표의 의견에 그간 반대하던 최고위원들도 대승적 차원에서 받아들이게 됐다”고 복당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비대위원장? 차기 대표? 향후 행보 주목
“모든 계파에 영향력…박 고문 밖에 없다”

박 고문의 복당을 반대했던 최고위원 중 한 명은 당시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서 “6년 전 민주당 분당의 책임이 그에게도 있기 때문”이라며 반대 이유를 밝혔다. 그는 “알다시피 당시 안철수 전 대표와 손 잡고 민주당을 둘로 갈라놓은 장본인 중 하나다. 그가 최근 이 대표에 관한 과도한 칭찬과 함께 복당하려 하는 것에도 숨은 뜻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고문은 2016년 “통합을 위한 탈당”이라는 명분으로 민주당을 박차고 나온 바 있다. 당시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의 전신)서 파생돼 호남에 싹을 틔우던 각종 야권 신당들을 “통합하겠다”며 당을 나왔고, 실제로 안 의원(현재 국민의힘)과 손을 잡은 뒤 국민의당을 이끌었다.

국민의당은 호남 의석을 싹쓸이하다시피 하면서 파란을 일으켰다. 신생 정당인 국민의당이 2016년 20대 총선서 38석을 확보해낸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그의 명분이 처음부터 말이 안 되는 것이었다고 지적한다. 이들은 민주당을 떠나 호남서 신당을 창당하던 인물들이 당시 친노(친 노무현)계에 저항하던 세력들이었고, 당내 원로인 박 의원이 그 갈등을 부추겼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대표로 선출된  친노계 민주당을 박 고문이 의도적으로 힘을 뺐다고 본다.

심지어 2015년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에 그는 ‘친노’와 대립각을 세우는 전략으로 본인의 지지층을 결집시키기도 했다. 특히 이때 화두가 된 ‘호남홀대론’서 결정적 역할을 했고, 친노와 호남이 갈라지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다수의 민주당 관계자들은 당시 전당대회서 문 전 대통령의 강세를 박 고문이 꺾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통합이냐
분당이냐

이후 문 전 대통령이 당 대표로 당선된 뒤, 민주당 내부에선 갈등이 더욱 고조되어갔다. 갈등 끝에 결국 거물급 인사들이 속속 탈당을 시작했고, 이들은 공교롭게도 대부분 호남에 찾아가 선거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국민회의 천정배 의원, 신민당의 박준영 의원, 통합신당추진위원회의 박주선 의원, 원외 민주당의 김민석 의원 등이 그들이다.

박 고문은 당시 호남의 신당들을 통합해야 야권의 힘이 최대한 유지된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러기 위해서는 본인이 탈당해 무소속 신분으로 촉매재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호남 신당들을 통합한 뒤에 국민의당과 합치겠다는 ‘대통합론’도 내세웠다.

결과적으로 박 고문은 탈당 후 뱉은 말들을 대부분 현실화시켰고, 탈당은 일단 성공을 거뒀다고 평가받았다. 

그러나 이때의 상처가 아직도 아물지 않은 민주당 당원들 및 의원들이 존재한다. 실제로 분당의 책임이 있는 중진급 의원들은 아직도 민주당에 돌아오지 못하는 상태며 안철수 의원은 정치적 노선을 아예 바꿔 국민의힘으로 넘어갔다.

박 고문의 복당이 받아들여지면서 많은 이들이 이 대표의 ‘정치적 결단’으로 분석했다. 당내 입지가 불안정한 이 대표가 박 고문을 당내로 받아들여 본인의 정치적 이익을 도모하려 했다는 것이다. 민주당 관게자들은 박 고문 역시 이를 알고 민주당에 들어왔다고 주장한다.


도넘은 행보
따가운 시선

한 비명계 의원실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서 “서로의 이해타산이 맞아 떨어진 결과라 보고 있다. 사실 당시만 해도 민형배 의원의 복당 문제가 더 중요한 사안이라고 봤는데 이 대표가 직접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을 설득해 복당을 완료시켰다”며 “신년 검찰 출석을 앞두고 이런저런 계산을 끝마쳤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박 고문 또한 이를 모를 리 없다. 본인의 정치 커리어를 더 이어나가기 위해서라도 민주당에 들어와야 했고, 이 대표의 의도를 잘 파악한 뒤 현재 당에서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박 고문의 복당을 먼저 처리한 것이 검찰 출석에 흔들릴 이 대표의 입지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의 말대로 박 고문은 당에 들어온 뒤 줄곧 이 대표의 입장을 전달하는 스피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다수의 당 관계자들은 이번에 나온 문 전 대통령의 옹호 발언도 같은 맥락서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본인의 정치적 이익을 도모하고 있다는 분석도 상당하다. 이들은 현재 이 대표를 옹호하는 것도 본인의 차기 전당대회를 준비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지적한다. 차기 당권을 노리는 입장에서 ‘이 대표를 내치는’ 모양새보다는 ‘이 대표를 지키지 못한’ 모양새가 표 결집에 더 도움이 된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박 고문은 그동안 이 대표 옹호 발언을 수차례 해왔다.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여의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을 당시 그는 “구체적으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는 이런 문제에 대해 체포동의안을 통과시키면 안 된다”면서 “반대 의견이 41%나 된다는 여론조사를 참조해야 한다. 이것은 진보 지지층이 이 대표 아래로 뭉쳐졌기에 나올 수 있는 현상이라고 본다”고 조언했다.


차기 전당대회 노리나?
과거 분당 사태 책임론도

또 ‘이 대표를 정무위가 제명해야 한다’는 주장의 당헌 80조 논란에 대해서도 “대표직 정지 여부는 민주당서 당무위 의결로 결정하기로 돼있기 때문에 거기까지 나가서 걱정하는 것은 필요 없다”며 사실상 친명(친 이재명)계가 장악한 당무위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단은 친명계 라인에 선 박 고문은 후에 있을 총선과 차기 전당대회 모두를 노리고 있는 모양새다. 또, 몇몇 민주당 인사들은 급작스러운 사태로 당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돌입할 시, 박 고문이 비대위원장 자리도 노려볼 만하다고 보고 있다. 

한 비명께 의원실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비명계가 다음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명계 의원을 떨어뜨리거나, (이 대표에 대한)두 번째 체포동의안을 가결처리한다면 이 대표의 낙마는 생각보다 빨리 올 것”이라며 “그때 공석이 된 당의 리더 자리를 여러 중진 의원, 그리고 권력 의지가 있는 당의 원로들이 노릴 것이다. 박 고문도 그런 인물 중 하나임엔 틀림 없다”고 주장했다.

친명계와 비명계, 그리고 친문(친 문재인) 세력까지 모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인물이 현재로서는 박 고문 하나뿐이라는 게 민주당 내부의 중론이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영입설과 이낙연 전 대표의 복귀설 등이 힘이 빠져가는 가운데, 박 고문의 비대위원장 설은 오히려 점점 힘을 받고 있는 모양새다.

무엇보다 김 전 위원장이나 이 전 대표와는 달리 박 고문은 스스로 권력 의지가 투철한 편이다. 현재도 각종 사안에 대한 의견 제시를 꺼리지 않으며 당원들과의 만남을 주선하는 등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재보궐선거가 예정된 전주을 지역에 찾아가 무소속 후보를 지원 유세했다가 당 차원의 경고 카드를 받기도 했다.

내부서 ‘박 고문이 다음 총선을 넘어 차기 전당대회까지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모두의 편
모두의 적

그러나 <일요시사>가 취재 도중 만난 민주당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그런 박 고문의 행보를 좋지 않게 보고 있었다. 그가 비록 모든 계파에 어울릴만한 정치적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고는 하나, 이는 확실한 지지 계파가 없다는 것과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이로써 ‘9단’이라고 알려진 박 고문의 정치역량은 다시 한번 시험대 위에 놓이게 됐다. 내년 총선 전까지 박 고문이 ‘모두의 편’이 될 수 있을지, 혹은 ‘모두의 적’이 될지 민주당 당원들은 지켜보고 있다.


<ingyun@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