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냐 당이냐’ 갈림길 선 이낙연 딜레마

여의도로 고? 스톱?

[일요시사 정치팀] 정인균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이 ‘이낙연 제명 운동’을 불러왔다. 단 10표가량 모자랐던 이 대표의 ‘불안한 부결’은 친명 체제인 민주당 지도부에 큰 타격을 줬고, 강성 지지층에는 분노를 일으키게 했다. 그들의 분노는 이낙연 전 대표를 양갈래 길 문턱에 서게 했다.

지난 2일 뜬금없는 '이낙연 제명 운동'이 터져 나왔다. 친명(친 이재명)계 극성 지지자들이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를 제명시키자고 요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날 오전 6시경, 민주당 공식 홈페이지에 ‘이번에 이낙연 전 대표를 민주당에서 영구 제명해야 한다’는 청원글이 올라왔다.

은퇴? 복귀?

이 글은 올라오자마자 2만명가량의 동의를 받아 단숨에 인기글이 됐고, 업로드한 날짜로부터 일주일이 지난 8일 오전까지 약 7만명이 동의하며 이목이 집중됐다.

글에는 이 전 대표를 향한 성토가 가득했다. 작성자는 해당 글에서 “(이 전 대표는)지난 대선 경선 당시 대장동 건을 터뜨려서 그것 때문에 지금 이재명 대표께서 고통을 받게 만든 장본인”이라며 “이 전 대표는 아직까지도 사과하기는커녕 어떻게 하면 자기 사람들을 이용해서 이 대표를 제거할까 궁리만 하고 있다. 지금 대한민국을 검사 독재 정권으로 만든 일등공신”이라고 일갈했다.

‘역대급 대선’으로 불리는 지난해 대통령선거 이전에 ‘역대급 경선’이라고 불리는 이 전 대표와 이재명 대표 간의 혈투가 있었다. 당시 민주당 경선은 이 대표의 손쉬운 승리로 끝날 것처럼 보였다. 이 대표는 전국을 돌며 치른 민주당 경선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이 전 대표를 따돌렸다.


민주당 대선 경선은 2021년 9월4일, 충청서 첫 투표를 시작해 10월10일 서울까지 약 한 달간 이어졌다. 여기서 이 대표는 충청·경상·강원도 등지에서 모두 과반 득표를 점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광주·전남 지역에서 이 전 대표에게 밀리더니, 투표 마지막날 치른 3차 전국 선거와 재외선거 등에선 이 대표에게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낙연 캠프의 막판 대역전극이 시작된 것이다.

당시를 기억하는 몇몇 민주당 관계자는 이 역전극이 이낙연 캠프 측에서 제기한 ‘대장동 특혜 의혹’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재명 체포동의안 표결 후폭풍 거세
"모든 원흉은 이낙연, 당서 제거해라”

경선서 크게 밀리던 이 전 대표는 막바지에 결선투표로 가기 위한 마지막 승부수를 띄워야 했다. 민주당 당헌·당규상 경선서 50% 이상 받은 후보는 그대로 대통령 후보로 확정되기 때문에, 이 대표의 과반 득표만은 저지해야 했다.

이 전 대표 측은 결국 경선 막바지 대장동 의혹을 제기했고, 이는 이 대표에게 큰 타격을 입혔다.

민주당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낙연 캠프 측이)선거 막바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며 “대장동 의혹을 이미 쥐고 있었다고 들었는데, 그걸 마지막에 가서 결국 터트렸다. 결선투표로 가기 위한 몸부림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기억했다.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이라 불리는 ‘개딸(개혁의 딸들)’과 ‘양아들(양심의 아들)’이 문제 삼는 부분은 여기다. 이들은 이낙연 캠프가 막판 역전을 위해 민주당의 동지인 이 대표를 검찰에 팔아넘겼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최근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서 이 대표가 ‘불안한 부결’을 받자 그의 팬덤이 폭발했다. 

법무부가 국회에 제출한 이 대표 체포동의 요구서는 대장동·위례 특별도시 특혜 의혹을 골자로 한다. 이 대표의 팬덤은 검찰의 기소가 이 전 대표가 제기한 대장동 의혹에서 출발했다고 믿고 있고, 체포동의안 표결에서도 친문(친 문재인)계 의원들이 이 대표를 도와주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삼는다.

결국 그 책임을 이 전 대표가 고스란히 져야 한다는 논리다.

귀국 앞두고…제명시 은퇴?
명, 낙마 시 비대위원장에?

이 전 대표와 가까운 비명(비 이재명)계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표결을 보고(이 대표의 극성 팬덤이)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이대로 가다간 이 대표가 진짜 검찰에 구속당할 것 같으니 위기감을 느낀 것”이라며 “이낙연 전 대표를 제명하자는 일종의 정치적 카드를 친명계에 던져준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렇게 되면(실제로 제명하면) 이낙연 전 대표는 그대로 정치적 은퇴를 염두해야 한다. 대선 경선서 패배하고 민주당에 피해를 준 것을 당이 인정해버리는 꼴이 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의 대선 패배 이후 미국 워싱턴으로 1년간 머물 계획을 밝혔다. 그는 아직까지 워싱턴DC 소재의 조지워싱턴대학에 방문연구원 자격으로 체류 중이다.

그러나 현지서도 이 전 대표의 정치 행위는 멈추지 않았다. 한 취재원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현지서 교민들을 상대로 자주 강연을 열고 있고, 화상 미팅 등으로 한국의 지지자들 및 정치인들과도 소통하고 있다.

본인의 정치적 입지를 아직 포기하지 않은 이 전 대표는 당 제명을 그대로 받아들이진 않을 기세다.

<일요시사>와 만난 비명계 의원실 관계자는 “(이 전 대표 징계는)말도 안 되고 터무니 없는 소리”라며 “만일 이 대표가 낙마한다면 다음 총선을 진두지휘할 인물은 외부서 데려오거나 이 전 대표가 될 것이다. 그런 상황에 이 전 대표를 제명하는 것은 저쪽(친명계)의 일방적인 바람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 전 대표의 귀국 시점은 오는 6월로 예정돼있다. 정계에선 이 대표의 낙마가 그 전에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현재 이 대표에게 걸려있는 혐의들과 다음 원내대표 선거 결과에 따라 낙마가 빨리 진행될 수도 있다”며 “검찰의 기소와 동시에 당헌 80조에 대한 문제 제기, 그리고 비명계가 원내대표서 당심을 확인한다면 이 대표에 대한 퇴진운동도 벌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양 갈래

이 관계자는 “그렇게 되면 이 전 대표에 대한 역할론이 나올 수밖에 없다. 그가 비대위원장을 영입해오던지 아니면 직접 비대위원장을 맡던지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 앞에는 현재 ‘은퇴’와 ‘비대위원장’이라는 두 개의 갈림길이 놓여져 있다.


<ingyun@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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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민낯이 드러났다. 주로 수도인 프놈펜 인근과 시아누크빌 범죄 단지가 그들의 주둔지였다. 국내 조직폭력배가 중국 갱단과 결탁해 만든 ‘셀허브’의 경우 피해자만 수십명이다. 이들은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가장했다. 사이트에는 유명인의 사진이 수차례 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는 사라진 셀허브 엔터테인먼트의 홈페이지. 지난해 7월 <일요시사>가 취재한 이후 대표이사의 이름과 사진이 여러 차례 바뀌었다.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표창장을 받았다며 문서를 위조하기도 했다. 이 기업의 정체는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확인된 피해액만 약 40억원, 피해자는 수십명이다. 한 언론사는 보도자료까지 작성하며 홍보하기도 했다. 조직적 준비 경찰 수사 중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24일, 셀허브 조직원 3명을 각각 구속·불구속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이들은 조건 만남 사이트를 운영한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여성 관련 데이트 상품을 판매하거나 연애 빙자 사기를 일삼았다. 셀허브 조직원이던 A씨는 “연예인 지망생이나 모델과 연락하게 해 준다며 5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대포통장 계좌에 돈을 입금하게 한 뒤 텔래그램 아이디를 알려주고 연락하게 하는 시스템”이라며 “연결된 여자는 실제 남성이고 한국에서 조직폭력배로 활동하던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이 조직은 지난해 3월 캄보디아 범죄 밀집 지역인 태자 단지에서 인력을 모으기 시작했다. 같은 해 5월 사이트를 개설해 조직원들에게 민간인 협박, 중국어 통역 등의 역할을 맡기고 수십명으로부터 약 40억원을 뜯어냈다. 같은 해 7월 <일요시사> 취재가 시작되자 이 조직은 셀허브 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의 이름을 ‘김현숙’에서 ‘박소희’로 변경하고 유명인의 사진을 수차례 도용했다. 유 전 장관에게 표창장까지 수여받았다며 피해자들의 의심을 피하려는 꼼수도 서슴지 않았다. A씨는 “조직에서 탈출하려는 사람은 밤새 맞거나 강제로 마약을 투약당하기도 했다. 조직폭력배 출신 한국 사람들이 간부고 일반 조직원은 교민 사이트를 통해 ‘한 달에 500만~1000만원을 벌 수 있다’는 거짓말에 속아 일하게 된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서울경찰청이 수사하기 이전인 지난해 7월부터 강서·영등포·구로경찰서 등에 여러 고소장이 접수됐었다. 하지만 수사는 원활하지 않았다. 주요 혐의자가 해외에 거주 중이거나 피의자 특정이 어려운 게 난관이었다. 수사를 담당했던 한 경찰 관계자는 “캄보디아 프놈펜에 주요 혐의자들이 거주한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지난해부터 공조를 요청했으나 캄보디아 당국이 비협조로 일관했다”며 “고소인분들이 ‘왜 안 잡냐’ ‘내 돈 어떻게 하냐’는 등 불만이 많으셨다. 매번 죄송하다고 말씀드리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캄보디아가 협조하지 않으면 조치가 불가능했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3월부터 조직원 모집…태자 단지서 모의 ‘유인촌 표창장’ 걸어 놓고 ‘정상 기업’ 홍보 막막했던 수사는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면서 풀리기 시작했다. 이재명정부가 캄보디아를 압박했고 현지에 구금된 한국인 범죄자 겸 피해자 수십명을 국내로 송환했다. 송환된 인원 중 일부는 셀허브 사건과도 연관된 것으로 파악됐다. 정성학 충남경찰청 수사부장은 지난 20일 청내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들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사기) 및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 혐의로 전원 구속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부건(총책 가명, 40대 초반, 한국말을 쓰는 외국인 추정) 조직으로부터 확인된 피해 건수는 110건, 피해액은 93억여원에 달했다. 약 100명의 조직원을 거느린 부건은 지난해 중순부터 올해 7월까지 주로 프놈펜 웬치(범죄 단지) 및 태국 방콕 등지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범행을 벌여왔다. 부건 조직은 지난 2018년 중국에서부터 활동을 시작해 그동안 단속을 피하려 태국, 캄보디아 등지로 거주지를 옮겨가며 범행을 계속해 왔다. 이들은 데이터베이스, 입출금 등을 지원·관리하는 CS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팀, 검찰 사칭 보이스피싱팀, 코인투자리딩 사기팀, 공무원 사칭 노쇼 사기팀 등 총 5개 팀으로 이뤄진 조직체계를 갖췄다. 이들은 가구판매업을 하러 캄보디아에 갔다고 진술했으나 이후 지역 선·후배 권유, 고액 아르바이트 인터넷 광고 등을 접하고 범죄에 연루된다는 걸 알면서도 조직에 가입해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속아서 조직에 들어갔다고 진술하지 않은 이들의 유입 경로는 ▲지인 포섭 29명 ▲인터넷 광고 등 포섭 8명 ▲현지 카지노 포섭 6명 ▲기타 2명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남성 42명과 여성 3명으로 연인도 있었다. 대부분은 20~30대 연령으로 최소 2개월부터 최대 16개월까지 범행에 가담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건 만남 사이트 경기북구경찰청 형사기동대도 전기통신금융사기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피의자 15명 중 11명을 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해 8월부터 한 달간 캄보디아 범죄 단지에서 여성을 사칭, 조건 만남 등을 명목으로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가로챘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성 만남 광고를 낸 후 이를 보고 연락해 온 피해자에게 여성인 척 채팅으로 유인했다. 여성을 소개받기 위해서는 자신들이 개발한 조건 만남 사이트에 회원 가입과 인증을 받아야 한다고 속여 인증을 위한 돈을 요구했다. 3차례에 걸친 인증 절차 과정에서 여러 게임에 성공하면 가입비를 돌려준다고 속여 피해자로부터 1인당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을 받아 챙겼다. 피해자들이 믿을 수 있도록 별도의 만남 인증과 후기글을 남기는 ‘화력방’도 운영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 규모는 피해자 36명, 피해금 16억원 상당이며, 1인당 최대 피해 금액은 2억1000만원이다. 이들은 대부분 20~30대 남녀다. 최초 범죄집단을 구성한 캄보디아 프놈펜 지역 명칭 ‘툴콕’을 의미하는 ‘TK’파로 스스로를 부르며 총책을 정점으로 한 지휘·통솔 체계를 갖췄다. 조직 운영을 총괄하는 총책, 이를 보좌하며 실무 전반과 인력 공급 등을 담당하는 총관리자, 각 파트 팀원의 근태를 관리하고 지시하는 팀장으로 구성됐다. 또 자체적인 조건 만남 홈페이지를 제작하는 개발자, SNS에 광고 글을 게시하는 홍보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 2개팀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상호 가명 사용 ▲근무 중 휴대전화 금지 ▲사진 촬영 금지 ▲야간에는 커튼으로 외부 차단 ▲다른 부서와의 업무 내용 공유 금지 등의 규칙에 따라 생활하기도 했다. 중국 국적 100명 뒷배 이들은 총책이 마련한 건물에서 2인1조로 합숙했는데 프놈펜 툴콕 지역의 13층 건물을 사용하다가 지난 8월, 현지 단속을 피해 센소크 지역 7층 건물로 이전해 범행을 이어오던 중 현지 수사 당국에 의해 검거됐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SNS 구직 광고나 조직원을 통해 범죄단체에 가입했다고 진술했으며 사기임을 알고도 범행을 지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의자 대부분은 현지에서 구금된 중에도 총책이 이른바 관작업을 통해 자신들을 석방시켜 줄 것이라는 말만 믿고 대사관의 도움을 거절하고 귀국하지 않았다. 셀허브 사건 간부들은 타 사건에도 연루됐다. 지난 7일 캄보디아 바벳에 인접한 베트남 떠이닌 지역 국경 검문소 인근에서 30대 여성 B씨가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숨지기 직전까지 셀허브 간부와 같이 있었다. B씨의 사인은 마약 과다 투약이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B씨가 셀허브에서 한국인 명의의 대포통장을 공급해 왔다고 보고 있다. A씨는 “셀허브에서 일할 사람을 모집하는 역할을 했던 B씨인데 통장을 팔려고 캄보디아에 도착한 한국인들을 유인해 범죄 단지로 팔아넘기고 유인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정보·수사기관도 B씨에 의해 범죄 단지에 넘겨지는 피해를 입거나 유흥업소 일을 강요당한 사례를 확인하고 조사 중이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사실상 마약을 강제로 과다하게 투약당한 살인사건이라는 첩보는 아직 확인 중”이라며 “특정 조직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건 현지 경찰도 수사 중인 내용”이라고 말했다. 대개 조직폭력배 출신…지휘는 중국 조직이 맡아 40억 피해액 환수 불가능 “자금 세탁 끝났다” 첫 데이트하던 연인을 치어 여교사를 숨지게 했던 이른바 ‘대전 머스탱 교통사고’의 피의자도 셀허브 조직원으로 확인됐다. 피의자 전모씨는 2019년 2월10일 오전 10시14분 대전 중구 대흥동에서 면허도 없이 외제차를 운전하던 중 인도를 걷던 조모씨와 박모씨를 들이받아 박씨를 숨지게 하고, 조씨에게 중상을 입혔다. 전씨가 대여한 외제차는 불법 대여 차량이었다. 이 차량은 애초 대구에 사는 C씨가 자신 명의로 캐피털에서 월 115만원씩 주는 조건으로 60개월간 대여한 것이다. C씨는 사촌 안모씨와 함께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나모씨가 올린 ‘외제차 저렴하게 빌려줄 사람을 찾는다”는 글을 보고 접근, 한 달에 136만원씩 받기로 하고 대여한 머스탱 차량을 재임대했다. 나씨는 이렇게 빌린 머스탱 차량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해 “외제차를 빌려준다”고 광고하며 또다시 대여업을 했다. 전씨는 나씨가 올린 이 글을 보고 일주일에 90만원씩 주기로 약속하고 머스탱을 빌려 운전했다. 매년 확정되는 범죄수익 추징금은 30조원을 넘지만 환수 금액은 1%에도 미치지 않는다. 법무부가 캄보디아에서 보이스피싱과 로맨스 스캠 등의 범죄로 발생한 현지 범죄수익을 국내로 환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선 법무부는 “캄보디아 내에서 벌어진 범죄 가운데 현재 국내에서 수사 중이거나 재판 중인 사건이 1차 현지 수사 의뢰 대상”이라며 “이후 국내에서 유죄 선고를 받으면 최종적으로 환수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에 따르면 해외에서 발생한 범죄라 하더라도 피해자가 국내에 있고 피해액이 특정될 경우, 우리 정부가 해외에 범죄수익 환수를 요청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19년 캄보디아와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을 체결해 2021년 정식 발효됐다. 주요 간부들 타 사건 연루 정보기관 관계자는 “범죄자 개인이 아닌 조직을 대상으로 한 범죄수익 환수 사례는 거의 없다. 특히 국내에서 수사와 재판이 끝나야 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 좋지만 이미 늦었다. 범죄조직 특성상 이미 코인이나 대포 통장으로 제3국에 은닉하거나 세탁을 하고도 남았을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도 “수사가 끝나고 유죄 판결이 나기까지 수년이 걸리는데 환수 절차는 이 모든 사법절차가 종료돼야 가능하다. 특히 조세회피처로 범죄수익을 옮겨놨다면 환수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봤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