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잡는 설날 사건·사고 백태

  • 김민주 기자 alswn@ilyosisa.co.kr
  • 등록 2023.01.16 13:15:05
  • 호수 141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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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주변을 살핍시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사망, 폭력, 이혼. 명절에는 어울리지 않는 단어지만, 누군가는 명절이기 때문에 떠오르는 단어다. 학교나 회사 등에 가지 않고 집에만 머무르니 발생하는 사건·사고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명절에는 더욱 이웃을 살펴야 한다. 이때 발생하는 사건은 면밀히 지켜보지 않으면 발견하기 어렵다. 가정 내에서 발생하는 문제기 때문이다.

민족 대명절인 설날이 도래했다. 가족과의 재회가 기쁨으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누군가는 설날이 추석과 함께 가장 기피하거나 두려워하는 날로 꼽힌다. 기본적으로 설날은 차례상에 올리는 음식만 해도 너무 많아서 주부의 스트레스 요인이고, 고향으로 내려가는 도로는 주차장을 방불케 해 운전하는 것도 힘들다. 고향이 가깝거나, 거주지가 고향이어도 예외는 아니다.

명절증후군
남녀차별

주부가 아니더라도 명절 스트레스가 심한 건 마찬가지다. 미혼이나 취준생들 사이에선 ‘명절날 이런 말 듣기 싫어 BEST 3’가 정해져 있을 정도다. 듣기 싫은 말에는 “앞으로 계획이 뭐니?” “어느 학교, 어느 직장에 갈 거니?” “전부, 너 잘되라고 하는 말이야” 등이 있다.

명절에는 자신의 연봉이나 자녀의 학업 능력으로 비교를 당하기도 한다. 급기야는 과거에 묻어뒀던 이야기를 꺼내는 상황까지 생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언제부터인가 명절이 다가올 때쯤이면 포털 연관 검색어에 ‘명절증후군’이 등장한다. 결국 명절이 주는 즐거움만큼이나 스트레스도 크다는 방증이다. 


이 같은 스트레스 수치는 과학적으로 검증됐다. 국내 연구진은 평상시 휴일이나 공휴일보다 명절 연휴 때 유독 심장마비 환자가 많고, 사망률도 높다는 빅데이터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메디플렉스 세종병원 심장내과 연구팀(전기현·권준명·오병희)은 2012~2016년 전국 응급실을 찾아 ‘병원 밖 심정지’ 13만9741건 중 극단적 선택을 제외하고, 내과적인 질환으로 심장마비가 발생한 9만5066명을 분석한 결과를 이런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발표했다.

이 연구 결과는 대한심장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Korean Circulation Journal)에 발표됐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해당 기간 중 총 43일의 설·추석 연휴에 2587명의 심정지 환자가 발생했다. 명절 연휴에 하루당 60.2명이 심정지로 쓰러진 셈이다. 이는 같은 조사 기간 중 평일, 주말, 공휴일에 발생한 심정지 환자가 하루당 각각 51.2명, 53.3명, 52.1명인 것과 비교해 매우 높은 수치다.

명절 때 발생한 심정지 환자는 병원 도착 전 사망률뿐만 아니라 병원에 입원한 후에도 다른 그룹보다 사망률이 높았다. 특히 음력이어서 매년 날짜가 달라지는 설과 추석을 다른 해의 동일한 양력 날짜와 비교했을 때도 명절 연휴의 높은 심정지 발생 양상은 뚜렷했다.

명절에 발생하는 심정지는 낮과 저녁에 더 빈번했다. 시간대로는 오전 7~10시에 가장 큰 1차 피크가, 오후 5~7시 사이에 2차 피크가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스트레스로 심정지 환자 발생률↑
상승하는 사망·폭력·이혼 지수


이주미 을지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이 논문에 대한 별도의 평론에서 명절 연휴의 높은 심정지 발생률을 명절 연휴가 끝난 후의 높은 이혼율, 설날과 추석 연휴 기간의 높은 자살률, 긴 연휴에 급증하는 가정폭력 건수 등과 연관지어 설명했다.

이 교수는 “연휴 기간에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심리적 스트레스는 급성 심정지를 유발하는 큰 위험요소가 된다. 이는 미국에서 크리스마스와 새해 연휴에 심정지 사망률이 높은 것과 맥을 같이한다”고 진단했다.

연구 결과는 사회에 그대로 반영된다. 그리고 조금 더 처절하다. 지난해 추석에는 홀로 사는 노인의 고독사 소식이 전해졌다. 한국의 독거노인 수가 매년 증가하면서 65세 이상의 고독사 비율도 함께 늘어난 것이다.

지난 추석 연휴를 앞두고 광주광역시에서 홀로 사는 60대 남성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광주 남부경찰서는 광주 남구 양림동의 한 주택에서 악취가 난다는 이웃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A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A씨는 숨진 지 1~2주 지난 것으로 추정됐다.

A씨는 20여년 전 아내와 헤어진 후 가족과 연락을 끊고 홀로 지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지병으로 숨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2년 고독사 실태조사 결과 발표’에 따르면, 2021년 고독사 사망자 수는 총 3378명으로 최근 5년간 증가하는 추세다. 매년 남성 고독사가 여성 고독사에 비해 4배 이상 많으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연령은 50~60대로 확인됐다.

고독사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장소는 주택, 아파트, 원룸 순이다. 주택에서 발생한 고독사가 매년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최초 발견자는 형제‧자매, 임대인, 이웃 주민 순으로 많았으며, 기타 직계 혈족, 택배기사, 친인척, 경비원, 직장동료 등에 의해 발견되거나 신고됐다.

명절에 신변을 비관한 극단적 선택도 있다. 설 명절을 앞두고 80대 독거노인이 자해를 시도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광주 북구에 위치한 한 아파트에 사는 82세 독거노인이 다쳐 쓰러진 것을 이웃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외로운 
노인들

신고 직후 소방당국이 출동해 노인은 광주의 한 대학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노인은 목과 복부 등을 흉기로 찌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설 연휴에는 ‘혼자 술을 마시는 노인’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가족이 찾아오지 않아 아쉽고 헛헛한 마음을 술로 달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위험한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2020년 5월 전남 여수서 술에 취해 자택 마당에 넘어져 있던 70대 노인을 마을 주민이 발견해 응급 이송했다. 같은 해 6월, 인천에서 70대 노인이 만취해 도로 위에 쓰러져 누워 있다 차에 치여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해 추석 연휴에는 부산의 한 빌라에서 이웃 모녀가 살해당한 경우도 있다.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50대 여성 B씨는 자신의 정신과 약을 탄 도라지차를 범행에 쓴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지난해 9월12일 부산 부산진구 한 빌라에서 이웃 주민이었던 모녀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B씨는 일정한 수익이 없어 병원비나 카드 대금 등을 내지 못하는 생활고를 겪었고, 가족으로부터 빌린 돈을 갚으라는 독촉을 받는 상태였다.

검찰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B씨가 이웃의 시가 600만원 상당 귀금속을 노리고 범행에 나선 것으로 봤다. B씨는 수년 전부터 자신이 복용하던 정신과 약을 절구로 빻아 가루로 만들어 물에 탔다. 이 약에는 수면제 성분이 포함돼있었다.

이후 지난해 9월11일 밤 이 물을 들고 모녀를 찾아가 “몸에 좋은 도라지차”라고 건네 먹인 뒤 정신을 잃게 했다. 다음날 새벽 2시쯤 쓰러진 모녀가 의식을 회복하자, B씨는 모녀를 흉기로 찌르고 목을 졸라 살해했다. 

앞서 명절에 사망률이 올라갔듯, 올라가는 다른 수치가 있었는데 바로 폭력이다. 경찰은 설 연휴 가정·데이트 폭력이나 스토킹 범죄 신고 등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고 예방활동을 강화하기로 했다. 

술이 웬수
끝없는 폭력


경찰은 지난 11일부터 오는 24일까지 2주 동안 설 명절 종합 치안 활동을 추진한다고 지난 9일 밝혔다. 연휴 기간 가정폭력 재발 우려 가정 및 수사 중인 아동학대 사건 전수 모니터링을 실시한다. 이를 통해 재발 원인과 보호‧지원 필요성 점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최근 신고 이력, 보호조치 내역 등을 종합해 가정폭력·아동학대 고위험군 대상을 분류해, 지역 경찰뿐 아니라 유관기관과 공유해 보복 등 위험성 모니터링에도 나선다. 스토킹 등 반복 신고 사건은 살인 등 중대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과·팀장, 서장, 시·도청 등 3중으로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이런 대책을 세울 수밖에 없는 것은 실제 연휴 기간 가정폭력 신고 등이 증가 추세기 때문이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 설 연휴 기간 하루 평균 전체 신고는 4만877건으로, 평소 5만1377건보다 20.5% 줄었지만, 가정폭력 하루 평균 신고는 841건으로 평소 608건보다 38.3% 증가했다.

두 차례의 가정폭력 유죄 판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C씨는 아내에 대한 가정폭력을 이어갔다. 2020년 12월31일 오후 7시 C씨는 술에 취해 전북 전주시 자택으로 들어와 아내와 말다툼을 벌였다. 그러다 눈에 띈 65㎝ 길이의 목검을 들어 아내를 향해 휘둘렀다. 맞은 부위를 감싼 채 쓰러진 아내의 몸에는 멍이 새겨졌다.

C씨는 아내 일상을 사사건건 간섭했다. 아내가 일하던 주점에 찾아가 다짜고짜 업주에게 욕설하고 영업에 훼방을 놨다. 이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C씨는 결국 징역 8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제3형사부(고상교 부장판사)는 ‘과거 두 차례의 유죄 판결’ ‘집행유예 기간 중 범행’을 이유로 들었다. C씨가 아내를 폭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2018년 6월에는 자택서 가로 50㎝, 세로 11㎝, 높이 14㎝의 나무상자로 아내의 얼굴, 가슴, 팔, 다리를 사정없이 때렸다. 피부는 퍼렇게 멍들고 찢어져 전치 3주의 진단이 나왔다. 이때 C씨는 징역 1년2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2016년 3월에도 같은 일을 반복해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받았다. C씨는 매번 법정서 “반성한다”고 말했고, 아내는 그때마다 남편의 말을 믿고 합의서, 탄원서를 냈다. 이 같은 사례는 무수히 많다.

살인, 고독사, 극단적 선택까지
술 마시는 노인 사고 위험성 높아

2020년 추석 연휴에 50대 남성 D씨는 대전 서구 한 건물 외벽에 사다리를 대고 2층에 위치한 배우자 주거지로 침입, 배우자와 미성년 자녀를 “죽이겠다”고 겁을 줬다. 앞서 D씨는 과거 배우자에게 가정 내 폭력 행위를 저질러 접근금지 등 임시조처가 내려진 상태였다. 

이런 상황이니 당연히 명절이 지나면 자연스레 이혼율도 올라간다.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설 명절 직전 2월에는 이혼 건수가 약 1만5000여건이었으나, 명절 직후 3월엔 1만6800여건으로 1800건가량이 증가했다.

2021년 추석이 있던 9월은 이혼 건수가 1만3700여건이었고, 직후 10월은 1만5200건으로 전달에 대비해 1400건이나 늘었다.

회사원 남편과 10년간 결혼생활을 이어오던 가정주부 E씨는 오랫동안 쌓여온 명절 스트레스에 시달리다가 추석 명절이 지나고 남편과 이혼을 결심했다. 

E씨는 명절에 모든 가족이 있는 자리서 시댁 어른의 막말을 듣는 경우가 많았다. E씨의 시댁 어른은 E씨에게 “너무 뚱뚱하다” “남편이 여자로 보겠냐”는 등의 모욕을 줬다. 게다가 시댁 어른은 남편의 밥을 잘 챙겨야 한다고 항상 잔소리했다.

실제로 E씨는 항상 남편의 밥을 잘 차려줬기 때문에 더 억울했다. 이런 일들이 반복됐고 심리적으로 지칠 수밖에 없었다. E씨는 남편이 중재해주길 원했으나, 그러지 않았다. 결국 남편에게 명절을 이유로 이혼을 제시할 수밖에 없었다.

성균관 의례 정립 위원회(이하 성균관)는 지난해 9월5일 ‘반성문’격의 기자회견문을 공개한 바 있다. 성균관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회견문을 통해 “유교는 오랜 세월 동안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면서도 “현대화 과정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옛 영화만을 생각하며 선구자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 결과 유교에 대한 국민의 인식은 부정적인 이미지로 자리 잡았다. 명절만 되면 ‘명절 증후군’과 ‘남녀 차별’이라는 용어가 난무했다. 명절 끝에는 ‘이혼율 증가’로 나타나는 현상이 유교 때문이라는 죄를 뒤집어써야 했다”며 “명절에 차례를 지내는 것은 후손의 정성이 담긴 의식인데 고통받거나 가족 사이 불화가 초래된다면 바람직한 일은 아닌 것”이라고 돌아봤다.

불행한 연휴
이혼 늘어

한 이혼 전문 변호사는 “명절에 발생하는 갈등, 싸움, 스트레스는 직접적인 이혼 사유가 되기는 어렵지만 고부 갈등, 정서 갈등으로 부당한 대우를 받았거나 중간에 배우자가 처신한 행동, 이로 인해 발생한 폭언이나 폭력 등이 있다면 충분히 사유가 될 수 있는 만큼 법률적인 전문가의 조언과 도움을 받아 이혼을 준비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alswn@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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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