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2년 차’ 윤석열 지지율 반전 3가지 비책

보릿고개 못 넘으면 바로 레임덕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지지율이 올라 자신감이 붙은 모양새다. 미리 열일 모드로 전환해 개혁 의지가 강하다. 이번에는 제대로 일 잘하는 대통령 모습을 보여 국민의 지지를 받는 대통령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러나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여러 위기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탓이다. 

내년 경제가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내 월급 빼고 다 오른다는 말이 나올 만큼 험난한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윤석열 대통령 역시 이를 대비하기 위해 경제를 살릴 대책을 고심 중이다. 동시에 최근 오른 지지율을 끌어올릴 방책을 모색하면서 3대 개혁 카드를 꺼내들었다. 

어설픈 
지난 날

이와 함께 제12차 비상민생경제회의가 열렸고, 각 부처의 내년 업무보고가 시작됐다. 신년 업무보고 대상은 18개 부와 4개 처, 4개 위원회, 국세청 등 청 단위 일부 기관이다.

윤정부에 대한 평가는 온도 차가 극명하다. 최근 지지율이 오름세를 보이고는 있으나 여전히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가 압도적이다. 이런 탓에 윤정부는 지지율 40%를 굳히기 위한 신년 플랜을 짜기 시작했다.

윤 대통령 당선 후 약 9개월간 윤정부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갈린다. 취임 초 ‘레임덕’이라는 말이 나왔을 만큼 국정동력을 확보하기가 어려웠다. 대통령의 허니문 기간이라는 말이 무색해질 정도였다. 지지율은 20% 선까지 떨어졌고, 탄핵 이야기까지 나왔다.


거친 표현과 정제되지 않은 대통령, 정치 초보라는 말이 윤 대통령을 괴롭혔다. 

결국 몇 개월 만에 촛불집회까지 열려 윤 대통령이 퇴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발생했다. 인사 부분에서도 여러 논란들이 터져 나와서다. 여러 사적 채용 논란과 임명된 장관들의 크고 작은 리스크가 윤 대통령의 지지율을 갉아먹었다. 결국 인적개편을 통해 대통령실을 정리하고 나섰지만 좀처럼 지지율은 오르지 않았다.  

국민의힘도 윤정부를 챙길 틈이 없었다. 당내 분란이 발생해 여러 차례 혼란을 겪었기 때문이다. 간신히 당을 수습한 국민의힘은 본격적으로 윤정부와 호흡을 맞추기 시작했다. 오름세인 지지율을 발판 삼아 국정동력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얼마 전 열린 당정협의회에서는 노동시장의 개혁 추진 방안과 교육, 연금개혁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윤 대통령이 사실상 노동계와 전쟁을 선포한 만큼 내년에 강력히 밀고 나가겠다는 의지가 드러난다. 노동개혁은 시작도 전에 벌써부터 업계의 반발이 거세다. 

개혁으로 묵은 숙제 해결 예정
문재인정부와 반대 방향 선택

제1차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도 강도 높은 개혁을 주문했다고 전해진다. 밑그림은 일찍부터 그려놨다. 지난 12일 미래노동시장연구회에서 노동정책 개편 권고안을 발표했다. 권고안에 따르면 연장 근로시간을 주에서 월‧분기‧연 단위로 개편하는 게 골자다.

선택근로제는 3개월로 확대하고, 근로시간 저축계좌제를 도입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밖에 파업 대체근로‧사업장 점거 개선, 포괄임금 오남용 방지 등이 함께 포함됐다. 아직 노동개혁이 시작되지 않았는데도 업계의 반발 기류는 이미 거세게 불고 있다. 


결국 노동시간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불만이 커서다. 연장 근로시간을 개편하면 주 52시간으로 제한돼있는 노동시간이 주 69시간까지 늘어난다. 휴일수당을 받고 1주일 내내 일하면 최대 80.5시간까지 늘리는 게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근로시간 연장에 따른 여러 우려가 나오는 이유기도 하다.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노동개혁은 향후 여야의 큰 정쟁거리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문정부의 52시간제와 대치되는 성격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역시 윤정부의 노동개혁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노동개혁에 이어 윤정부가 힘을 들이는 부분은 교육개혁이다. 유보 통합(유아 교육+어린이집 보육 통합), 초등늘봄교실, 지방대 살리기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이 밖에 교육감 직선제 개편 등 여러 분야를 손본다. 이 역시 벌써부터 교원단체서 강력하게 반발 중이다. 

초등학생 학부모의 가장 큰 고민은 어린이집, 유치원보다 빨라진 초등학교의 하교 시간이다. 이를 위해 학부모의 부담을 내려놓겠다는 취지에서 정부마다 돌봄 서비스를 확대해왔다. 앞서 문정부 때도 초등 돌봄교실 운영 개선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윤정부는 한발 더 나아가겠다는 방침이다. 돌봄교실 이용 시간을 8시까지 확대하고, 현재 저학년 중심의 돌봄 서비스를 고학년까지 확대하겠다는 복안이다.  

유보 통합도 밀어붙일 계획이다. 유보 통합이란 교육을 책임지는 유치원과 보육을 하는 어린이집을 통합하겠다는 것이다. 30년동안 역대 정부마다 유보 통합을 꾸준히 추진해왔지만 실패로 돌아갔다. 여러 이해관계들이 꼬여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유보 통합은 이전과는 다른 기류가 흐른다.

유보 통합추진단이 출범할 예정이고, 이를 통해 묵은 숙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그러나 이 역시 문제가 있다. 줄곧 실패한 이유는 교사 통합의 문제가 발생해서다. 유치원 교사는 대학에서 유아교육을 전공한 뒤, 정교사 자격증을 취득하는 반면 어린이집 교사는 학점 이수제만 거치면 가능하다. 

북 치고 
장구 치고

이런 차이 때문에 근무시간 기준, 수당 등이 차이가 있다. 즉 이를 해결할 사회적 협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여론이 강하다. 역대 정부가 실패해온 만큼, 유보 통합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무위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교육감 직선제 문제도 교육개혁에 포함됐다. 교육감은 본래 1991년까지 대통령이 임명해왔다. 이후 2000년대 들어 교육위원회 혹은 선거인단이 뽑는 간선제로 선출했는데, 여러 문제가 발견되자 2007년부터 직선제를 도입해 뽑기 시작했다.

직선제로 전환됐음에도 여러 문제가 뒤따른다. 정치적 중립성은 이미 내다 버린지 오래다.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함에도 대부분 이념에 따라 투표하는 성향이 짙다. 특히 교육감 선거는 ‘깜깜이 선거’로 불린다. 유권자의 관심도가 낮고, 정책 등이 제대로 홍보되지 않는 부작용이 생겨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교육감 선거는 무효표가 무려 90만표에 달했을 만큼 관심도가 낮았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윤 대통령은 러닝메이트 제도를 도입하자고 주장했다. 러닝메이트 제도는 시장‧도지사 선거 후보자가 교육감 후보자를 지명한 뒤 선거에 함께 출마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시·도교육감들과 야당은 교육의 정치적 중립을 해칠 수 있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즉, 시장·도지사의 정치 성향에 따라 교육정책이 영향을 받게 된다는 게 이유다. 


교육개혁과 더불어 윤정부는 또 다른 묵은 숙제인 연금개혁도 손본다. 연금개혁 역시 교육개혁과 비슷하게 역대 정부에서 시도해왔으나 무위에 그쳤다. 2018년 국민연금 재정계산에 따르면 적자는 2042년부터 시작된다. 15년 뒤인 2057년에는 기금이 소진된다.

윤정부 연금개혁의 핵심은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에 집중하겠다는 분위기다. 즉 차라리 더 내고, 더 받자인 셈이다. 이를 통해 기초연금 인상과 국민연금 부담과 급여체계를 개선하겠다는 게 목표다. 연금 문제는 최근 청년층에서 관심도가 높다. 결국 연금개혁을 통해 청년층도 받을 수 있다는 믿음을 확인받을 수 있는 계기다.

곳곳에
장애물

문제는 지나친 대결주의 구도로 흘러갈 때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윤정부는 문정부 탓만 거듭하며 정책을 뒤집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런 것들이 오히려 윤정부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으로는 당과의 호흡도 중요하다. 당장 닥친 문제는 차기 당 대표로 누가 선출되느냐다. 차기 당 대표 선정 역시 정부와 정당 간 시너지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요소다. 이를 위해 국민의힘은 전당대회 룰을 기존 당원 70% 국민여론 30%에서 당원 100%로 개편하는 등 윤 대통령 마음에 들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윤 대통령은 대선에 뛰어들 당시 당내 세력이 전혀 없는 상태서 정치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런 탓에 국민의힘이 하나의 목소리를 내고 있지 못하고 친윤(친 윤석열), 비윤(비 윤석열) 세력으로 갈라져 있는 상태다.


전당대회 룰이 개편되자 비윤계는 폭발했다. ‘골목대장’ ‘윤심의힘’ 같은 거친 말들이 쏟아져나왔다. 2선으로 물러나 있던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장제원 의원이 돌아오면서 윤 대통령의 마음을 다시 대변하고 나서부터 이 같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장 의원은 아예 대놓고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을 밀어주는 듯한 액션을 취하고 있다. 김 의원이 만든 공부모임에 참석하는 등 ‘김장 연대론’에 대해 딱히 부인하지도 않는다. 

최근 각종 현안에 훈수를 두기 시작한 또 다른 윤핵관인 권성동 의원도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 그는 차기 당 대표의 조건으로 “대통령과 터놓을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원하는 차기 당 대표는 자신의 마음을 완벽히 읽고,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인물을 원한다. 결국 윤정부와 당을 통한 세력화를 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일각에서는 이를 위해 차기 총선에서 윤 대통령 심복 차출설 등 여러 가지 하마평이 난무하고 있다. 

윤심으로 세력화 통해 총선 승리? 
김 여사 리스크 터지면 다시 추락

총선까지는 아직 1년3개월가량 남아있다. 그전까지 더불어민주당의 공세를 버텨내야 한다. 민주당이 씌우려는 무능의 덫에 빠져버린다면 총선 승리 가능성은 낮아진다. 차기 총선 패배 시 윤 대통령은 그나마 남아있던 국정동력마저 잃게 된다. 

문제는 이뿐만 아니다. 김건희 여사에 대한 리스크가 아직 남아있다. 최근 윤 대통령의 장모 최모씨가 무죄를 선고받아 장모 리스크는 어느 정도 털어냈다는 평가가 내려졌지만, 김 여사에 대한 여러 의혹들은 윤 대통령에게 여전히 아픈 손가락이다.  

대선 기간에도 윤 대통령 본인의 리스크보다 김 여사의 의혹이 문제가 됐다. 허위 이력서, 논문 표절 문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이 대표적이다.

동남아 해외순방 일정 중 ‘빈곤 포르노’ 등 김 여사는 공식 등판만 하면 각종 논란에 휩싸여왔다. 최근 김 여사가 비공식 행보를 보이는 이유도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읽힌다.

현재도 김 여사에게는 여러 의혹들이 따라다니고 있는 가운데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인위적으로 올리는 과정에서 자금책 역할을 했다는 주가 조작 의혹을 받고 있다.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전 회장과 주가 조작에 가담했다는 선수들은 1년 전에 이미 재판에 넘겨졌다. 김 여사는 공범 의혹이 제기됐지만, 검찰은 김 여사에 대한 조사를 하지 않았다. 시간만 끌며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으며 결론도 내리지 않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검찰이 여론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말이 나오는 가운데 권 전 회장은 내년 2월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방심하다간 제대로 터질 수도 있다. 

끊이지 않는 논문 표절 의혹도 걸림돌이다. 국민대는 표절이 아니라고 결론지었지만, 14개 교수단체가 참여한 범학계 국민검증단은 표절이라고 봤다.

약점 커버
반드시 필요

표절률이 7~17%라고 발표한 국민대와 반대로 검증단은 표절률이 평균 40%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검증단은 최근 <영부인의 논문>이라는 백서를 발간했다. 정식 백서 역시 조만간 발간될 예정이다. 해당 논란이 재차 수면으로 떠오르면 김 여사뿐 아니라 윤 대통령 역시 적잖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논란과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40%를 돌파한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현재 상황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며 “상승세를 이어가려면 개혁에 더욱 방점을 찍고,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싸늘한 대통령실 칼바람 예고?

조만간 대통령실에 또 다시 칼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정부가 새해가 시작되면 개각할 가능성이 제기돼서다.

집권 2년 차를 맞아 개혁에 힘들이고 있는 상황에서 인적개편이 함께 이뤄져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연초 혹은 설 전후로 개각을 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지난 15일 적절한 계기에 인사권자와 협의한다며 개각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대통령실에서는 최근 복무평가도 진행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개각 대상으로는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이 거론된다. 

또 권영세 통일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전당대회와 연관돼 대상자에 포함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태원 참사 책임론에 자유롭지 못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거취도 주목된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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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부 정조준’ 감사원 최후의 발악 막전막후

‘문정부 정조준’ 감사원 최후의 발악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파면 이후 새 대통령을 뽑아야 하는 미묘한 시기에 사정기관의 칼끝이 문재인정부를 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들 기관에 대해 ‘바람이 불기도 전에 눕는다’고 비판한다. 권력의 향방에 따라 행보를 달리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과도기’ 상황에 놓여있다. 전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의 탄핵안 인용으로 파면됐고 새 대통령은 아직 뽑히지 않았다. 헌법은 대통령 궐위 이후 60일 이내에 대선을 치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대통령 권한대행이 존재하긴 하지만, 한정된 권한만을 행사할 수 있기에 우리나라는 이른바 ‘반쪽짜리 정부’ 상태에 있는 셈이다. 새 정부 앞두고… 대선 정국이 시작되면 국가기관에 종사하는 공무원의 움직임은 느려진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이전 정부와 180도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 보고 변화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 형태로 직에서 물러나면서 다음 정부는 여느 정부보다 ‘전 정부 지우기’에 몰두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서 새로운 정책을 펴거나 기존 정책을 발전시키는 행보는 무의미하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사정기관은 말할 것도 없다. 선거에 미칠 영향 때문에라도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편이다. 특히 유력 후보와 관련한 사건은 대선 이후로 미루는 경우도 허다하다. 자칫하다가는 ‘선거 개입’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 이번 대선은 선거 기간이 짧아 국민의 빠른 판단이 필요하다. 작은 사건이 대선에 나비효과를 일으킬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검찰과 감사원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후보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전 대통령이 표적이 됐다. 이전부터 해온 수사와 조사의 결과를 내놓는다고 하기엔 시기가 미묘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달 24일 검찰은 문재인 전 대통령을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2021년 12월 시민단체 고발 이후 3년5개월여 만이다. 검찰은 문 전 대통령의 사위였던 서모씨의 항공사 특혜 채용 의혹 등을 수사해 왔다. 서씨가 취업했던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의원도 뇌물공여 및 업무상 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문 전 대통령의 딸인 다혜씨와 서씨는 기소유예 처분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은 다혜씨, 서씨와 공모해 이 전 의원이 실소유한 이스타항공의 해외법인 격인 타이이스타젯에 서씨를 임원으로 채용하도록 했다. 서씨는 2018년 8월 취업 이후 2020년 3월까지 타이이스타젯에서 급여로 약 1억5000만원, 주거비 명목으로 6500만원을 받았다. 집값 통계 조작 결과 발표 청와대 외압 정황도 나와 검찰은 서씨의 취업으로 문 전 대통령이 그간 다혜씨 부부에게 주던 생활비 지원을 중단한 점을 들어 문 전 대통령이 이 금액만큼 직접적인 경제적 이익을 봤다고 판단했다. 문 전 대통령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검찰의 문 전 대통령 기소 직후 기자회견을 열었다. 윤 의원은 “터무니없고 황당한 기소”라며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한 보복성 기소”라는 문 전 대통령의 발언을 전했다. 윤 의원은 문재인정부 시절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문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린다. 그는 “법정서 진실을 밝히는 것을 넘어 검찰권이 얼마나 어처구니없이 행사되고 남용되고 있는지 밝히는 계기로 삼겠다”며 “수사권 남용 등 검찰의 불법행위에 대해 형사 고소하는 것은 물론, 검찰을 개혁하는 기회로 여기겠다”는 발언도 내놨다. 검찰 기소에 앞서 감사원도 문정부에 대한 감사 결과를 내놨다. 문정부 임기 동안 부동산 등 국가 통계를 광범위하게 조작했다는 내용이다. 특히 청와대와 정부가 통계 작성 기관 등에 압박을 가한 사실도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지난달 17일 감사원은 ‘주요 국가 통계 작성 및 활용실태’ 감사보고서를 공개했다. 전국 주택가격 동향 조사(주택통계), 가계동향 조사(소득통계), 경제활동인구 조사(고용통계) 등을 감사한 자료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대통령비서실(11명)·국토교통부(7명)·한국부동산원(7명)·통계청(6명) 등 총 31명에 대해 징계 요구(14명)·인사자료 통보(17명) 등 엄중 조치하는 한편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와 통계청 등에 통계의 정확성·신뢰성 제고 방안을 마련하고 향후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도록 제도개선 통보 및 주의 요구를 처분했다. 검찰 기소 왜 지금? 감사원은 2023년 9월 대통령비서실·국토부·통계청·한국부동산원(이하 부동산원) 소속 22명 가운데 일부 주요 관련자에 대해서는 검찰에 수사 의뢰한 바 있다. 당시 장하성·김수현·김상조·이호승 전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 및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 황덕순 전 일자리수석, 홍장표 전 경제수석, 강신욱 전 통계청장 등이 수사 의뢰 대상에 포함됐다. 감사원에 따르면 청와대와 국토부는 주택 가격에 대해 부동산원에 ‘통계 결과를 미리 알고 싶다’며 사전 제공하도록 지시했고 이 자료를 바탕으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통계 결과를 임의로 수정하고 통계 개선 명목으로 표본 가격을 조작하는 등 통계 왜곡을 은폐했다. 이렇게 집값 관련 통계 수치를 조작한 사례는 감사원 확인 결과 102건에 달했다. 청와대와 국토부가 부당한 외압을 행사한 구체적인 정황도 드러났다. 감사원에 따르면 외압은 2018년 1월 서울 양천, 성남 분당의 주택 매매 가격 주간 변동률 왜곡 등에 처음 시작됐고, 2018년 하반기 부동산시장이 요동치자, 객관적 근거도 없이 특정 지역 개발계획 철회 등 정부 발표 내용이 시장 안정에 효과를 준 것처럼 통계에 반영토록 요구했다. 감사원은 “국회·언론은 국정감사 등에서 주택 가격 동향 조사 변동률 등이 시장 상황 및 민간 통계 등과 다르다며 통계의 정확성·신뢰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으나 개별 표본 가격 등 구체적인 통계자료는 공개되지 않아 표본 가격이 시장가격과 격차가 벌어진 사실은 외부에 드러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감사원 감사 결과 문정부가 핵심 정책의 성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통계를 조작한 사실도 드러났다. 문정부는 출범 때부터 ‘소득 주도 성장’을 일관되게 밀어붙였다. ‘양질의 일자리 만들기’도 정부 주도로 진행했다. 문제는 그 효과를 정부 차원에서 왜곡했다는 점이다. 감사원에 따르면 통계청은 2017년 각각 2·3·4분기 가계소득을 가집계한 결과 전년 대비 감소로 확인되자, 정당한 절차 없이 표본 설계에 없는 가중값을 임의로 적용해 가계소득을 증가시켰다. 부동산·고용 다 건드렸다 소득 불평등과 관련해서도 ‘마사지’가 들어갔다. 청와대는 2018년 1분기 소득5분위 배율이 역대 최악(5.95)으로 나타나자 통계청에 개인정보 등이 포함된 통계자료를 사전 제공하도록 부당한 지시를 했다. 또 한 노동연구원에 ‘최저임금 인상으로 개인별 근로소득 불평등 개선’으로 보고·발표하도록 지시했다. 통계청은 청와대 지시에 따라 통계자료 제공 관련 보도 설명 자료 등을 사실과 다르게 작성·발표했다. 감사원 결과가 나온 이후 정치권은 들끓었다. 국민의힘은 ‘국기 문란 범죄’라고 주장했고 민주당은 감사원의 ‘표적 감사’라고 맞섰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이 모든 실패를 통계 조작으로 감추고 국민의 고통 위에 거짓의 탑만 쌓아 올렸다. 거짓의 탑이 무너지려고 하자 최재해 감사원장을 탄핵했다”며 “한술 더 떠서 이재명은 감사원을 민주당 자신들이 장악한 국회 아래로 이관해 손아귀에 틀어쥐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 한준호 최고위원은 “표본도, 지수 작성 방식도, 자료 수집 방식도 다른 통계를 동일선상에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이 상식 중의 상식”이라며 “이미 전 정권이 돼버린 윤석열정권의 잔당들이 전 정권(문재인정부)의 숨통을 기어이 끊어놓겠다는 의지가 부른 희대의 사건”이라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감사원이 감사 결과를 발표한 시기도 지적했다. 한 최고위원은 “윤석열정부 출범 4개월 만에 착수한 감사를 새 정부 수립을 불과 47일 앞둔 때에 마무리한 저의가 대체 무엇인가”라며 “대통령선거에 개입하겠다는 저열한 의도가 있지 않고서야 이런 짓을 할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감사원이 의도를 가지고 움직이고 있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북한 GP 파괴 두고도 수사 요청 민주 “해체 준하는 개혁” 반발 감사원은 지난달 24일에도 문정부 당시 군 인사 6명을 수사해달라 요청했다. 이들은 2018년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북한이 파괴한 북한군 최전방 감시초소(GP)에 대한 우리 측의 불능화 검증을 부실하게 진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정경두·서욱 전 국방부 장관을 비롯해 국방부·합동참모본부 관계자들이 수사 요청 대상자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은 2018년 체결한 9·19 군사 합의에 따라 비무장지대(DMZ) 내 GP 10개씩을 파괴하고 1개씩은 원형을 보존하면서 병력과 장비를 철수시킨 뒤 상호 현장 검증을 실시했다. 당시 군 당국은 북한군 GP 1개당 총 7명씩 총 77명으로 검증단을 파견해 현장 조사를 한 뒤 북한군 GP가 완전히 파괴됐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북한군 GP 지하시설의 존재 가능성이 제기됐다는 점이다. 우리 군 당국이 이 부분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나왔다. 전직 군 장성 모임인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은 지난해 1월 이 내용을 포함한 북한군 GP 불능화 검증 부실 의혹에 대한 공익 감사를 청구했다. 그 결과가 이번 감사원의 수사 요청인 셈이다. 검찰의 문 전 대통령 기소와 감사원의 연이은 문정부 ‘공격’에 민주당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검찰과 감사원이 노골적으로 대선에 개입하며 ‘신 관권선거’를 주도하고 있다는 주장을 폈다. 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지난달 25일 국회 소통관서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검찰이 문 전 대통령을 기소하고 감사원이 북한의 GP 파괴 관련 결과를 내놓은 이후다. 조 수석대변인은 “권력기관이 이제 대통령선거에까지 사실상 개입하고 있으니 기가 막힐 따름”이라며 “마지막까지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의 졸개이기를 자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 내란 세력이 벌이는 최후의 저항을 국민과 함께 막아내고 내란 세력을 철저히 뿌리 뽑아 국민 주권을 돌려 드리겠다”고 강조했다. 대세 영향 미칠까? 앞서 민주당은 집값 등 통계 조작 관련 감사원 발표 이후 ‘해체에 준하는 개혁 대상’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민주당 전 정권 탄압대책위원회의 기자회견서 나온 발언이다. 민주당은 “독립 기관이라는 존재 가치를 상실한 채 내란 옹호 기관이라는 오명을 안은 감사원에 닥칠 결말은 하나뿐”이라고 말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가 일어나기 전에도 문정부 표적 감사, 윤정부 부실 감사 등을 이유로 최재해 감사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켰다. 헌재가 탄핵안을 기각해 최 원장은 직무에 복귀했으나 감사원장이 국회로부터 탄핵 소추당한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