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일요시사 대기획> 법의학으로 본 죽음의 격차 ⑪죽어도 모르는 소외된 자들의 한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는 ‘투명인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 법의학자는 ‘죽음의 격차’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분명히 존재하지만 잘 보이지 않는다.’ 어쩌면 너무 흔해서 격차의 존재를 인식조차 못했을 수도 있다. 부검대 위에 올라오는 사체 자체가 사회의 가장 낮은 곳에서 살아가던 이들일 수 있으니…. 

니시오 하지메 일본 효고의과대학 법의학교실 주임교수는 저서 <죽음의 격차>에서 “법의학 현장에 있다 보면 ‘도시의 일상 공간에서 발생하는 동사’는 결코 진기한 죽음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집에서도 사람이 얼어 죽는다. 에어컨이 없는 경우 집에서 열사병으로 사망하기도 한다. 2020년 기준 저소득층의 에어컨 보급률은 0.18대에 불과하다. 

마지막까지
외면당한다

니시오 교수는 “책 출간 제안을 받고 과거 부검 사례를 되돌아보니 지금까지 부검해온 사람이 대체로 사회적 약자의 위치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니시오 교수에 따르면 효고의대 법의학교실에서 부검한 전체 사체의 약 50%가 독거자이고 약 20%가 생활보호수급자(한국의 기초생활수급자), 10%가량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람들이다. 신원 미상의 사체는 전체의 10%에 달했다. 

그는 “이 숫자를 보는 것만으로도 ‘변사체’가 되는 죽음 자체가 일본 사회의 음지에 속해 있다는 것은 명백하다. 매일 사인을 밝히는 사명에 집중하다 보니 그들이 놓인 사회적 상황에 둔감해졌는지도 모른다. 부검을 받아야 하는 변사체와 격차는 늘 가까운 곳에 있었는데 말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낮은 부검률로 인해 놓치고 지나간 범죄, 감춰진 사건을 생각하면 등골이 서늘하다고 했다. 한국은 3만명 전후의 변사자 가운데 한 해 평균 8500건을 부검한다. 부검률은 전체 사망자 수로 따지면 3%, 변사자 수로 보면 23~24%에 이른다.


문제는 부검대에 오를 확률이 높은 사회적 약자가 마지막에 이르러 끝내 외면당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지난 9월29일 서울 구로의 고아권익연대 사무실에서 만난 조윤환 대표는 이미 몇 명의 ‘고아’를 잃었다. 한 달에 한 번씩 만나 밥을 사주고 고민을 나누던 아이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져 실종신고했더니 이미 사망해 ‘처리’했다는 말이 돌아왔다.

조 대표는 “사인도 알려주지 않았다. 그냥 외롭게 죽었다는 사실 하나만 남기고 떠났다”고 말했다.

폐쇄된 고아원에 홀로 살던 ‘고아 선배’도 홀연히 사라졌다. 조 대표는 “산속에 있는 고아원이 문을 닫았다. 선배는 그냥 거기서 살았던 것 같다. 나중에 가봤더니 사람이 산 흔적은 있는데 선배만 없어졌다. 어디 가서 목숨을 끊었는지 산짐승한테 잡아먹혔는지 알 수 없다. 실종신고도, 사망신고도 안 됐으니 아직 선배는 ‘살아 있는 사람’이다. 고아는 그런 식으로 사회에서 지워진다”고 한탄했다. 

18세부터 국가 보호 끝
연고 없어 ‘처리’ 쉽다

실제 조 대표가 고아권익연대 대표로 활동하면서 겪은 죽음 중 부검을 한 경우는 거의 없다. 사망자 가운데 생명보험에 가입된 사람이 있어 사인을 알기 위해 부검한 게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했다. 그가 고아원에 살 무렵 옆에서 자던 친구가 갑자기 죽었을 때도, 22세 때 친구가 사망했을 때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고아원 시절부터 성폭행을 당했던 한 여성은 집창촌을 전전하다 38세 나이로 사망했다. 조 대표는 그녀가 죽기 7~8개월 전에 만나 한 남성과 동거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그게 끝이었다. 연락이 닿지 않아 실종신고를 했더니 사망했다는 답이 돌아왔다.


조 대표에 따르면 그녀는 극단적 선택으로 처리됐다. 조 대표는 아직도 그녀의 사체가 어떻게 됐는지 모른다.

조 대표는 “그 친구의 사망 소식을 들었을 때 경찰에게 적극적인 수사를 부탁했다. 살해됐는지 극단적 선택을 했는지 확인할 길이 없었으니까. 당시 경찰은 더 이상은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했다. 그 친구에게 가족이 있었다면 사인 규명, 진상규명을 외쳤을 거다. 하지만 고아는 그렇게 해줄 사람도 없고 국가도 관심 없다. 경찰이 임의로 판단하기 참 좋은 케이스”라고 했다. 

고아는 국가의 보호 아래서 살다가 18세가 되면 ‘보호종료’ 딱지를 달고 사회로 나간다. 자립정착금, 정부지원금이 들어있는 디딤돌씨앗통장, 옷가지 몇 벌 정도가 아이가 챙겨 나올 수 있는 전부다. 이때부터는 혼자 살아가야 한다. 조 대표는 “고아는 18세가 돼서 사회에 나온 순간 국가의 관심에서 멀어진다”고 강조했다. 

지난 8월21일 보육원 출신 18세 유모군이 광주 광산구의 한 대학교 건물 주변 농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유군이 건물로 올라간 날짜는 같은 달 18일로 그는 사흘 만에 발견됐다.

조 대표는 “3일 동안 유군을 찾은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고아의 죽음은 이렇다. 지나가는 누군가가 발견해야만 그나마 위로받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동 절반
죽고 싶다

8월24일에는 광주 광산구의 한 아파트에서 임모양이 숨져 있는 것을 주민이 발견해 신고했다. 임양은 어린 시절 보육원에서 생활하다 지난해 장애가 있는 아버지가 사는 임대아파트로 거처를 옮겨 생활하고 있었다. 불과 엿새 사이에 일어난 보육원 출신 10대의 잇따른 죽음은 금세 잊혔다.

2020년 12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내놓은 <보호종료 아동 자립실태 및 욕구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보호종료 아동의 50%가 죽고 싶다고 생각해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 수치는 일반 가구원 조사 결과인 2.61%, 저소득 가구원 조사 결과인 3.29%(2019년 한국복지패널조사)와 비교했을 때 매우 높은 수준이다. 

조 대표는 “고아권익연대를 만들고 활동하면서 느낀 고아와 일반인 사이의 격차는 애도에서 극명하게 나타난다. 외롭게 혼자 떠나는지 아니면 짧은 시간이라도 같이 애도해주고 아파해주는 사람이 있는지에서 생기는 격차”라며 “고인은 화려한 장례보다 위로받는 장례를 원할 것 같다. 고아는 그런 정서적인 애도가 떠날 때도 너무 차이난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른바 애도의 격차다. 조 대표는 유군의 장례 상황을 떠올렸다. 그는 “처음에 보육원에서는 ‘자기들끼리 조용히 보내겠다’는 뜻을 전해왔다. 그래서 안 된다. 친구들이 장례식에 갈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래서 교수님과 친구들이 찾아간 걸로 안다. 그래도 친했던 친구들이 마지막을 지켜줘서 유군도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아의 사망 소식을 들을 때마다 장례를 치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국은 연고자만이 장례를 치를 수 있다. 장사 등에 관한 법률(이하 장사법) 제2조(정의) 제16항에 따르면 연고자는 ▲가. 배우자 ▲나. 자녀 ▲다. 부모 ▲라. 자녀 외의 직계비속 ▲마. 부모 외의 직계존속 ▲바. 형제·자매 ▲사. 사망하기 전에 치료·보호 또는 관리하고 있었던 행정기관 또는 치료·보호기관의 장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람 ▲아. 가목부터 사목까지에 해당하지 않는 자로서 시신이나 유골을 사실상 관리하는 자로 한정돼있다. 

사실혼 관계나 조카, 사위, 친구 등은 장례를 치를 수 있는 권한이 없다. 조 대표는 고아의 죽음을 들을 때마다 경찰을 찾아가 장례를 치를 수 있도록 해달라고 사정한다. 그나마 2020년 보건복지부의 ‘2020 장사업무안내’에 따라 개인적인 친분이나 사회적 연대에 따라 장례 주관을 희망하는 개인이나 단체가 있는 경우 장례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장사법 제2조 제16호 아목에 따른 연고자로 인정받거나 무연고 사망자에 대한 장례주관자로서 장례를 치를 수 있다는 것. 

영하 16도
난방 안 돼

조 대표는 “고아는 국가가 입양한 자식인 만큼 사망했을 때 지자체장이 와서 애도해주고 아파했으면 한다. 또 고아의 죽음이 석연치 않은 경우에는 철저한 수사를 진행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고아에게 유일한 가족은 국가다. 죽을 때만큼은 눈물 흘리면서 가지 않도록, 헛된 죽음이 되지 않도록, 위안받고 하늘에 갈 수 있도록 제도와 인식이 변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고아가 보호종료와 동시에 사회에서 지워지는 처지라면 이주노동자는 일할 때는 어디에나 있지만 사고가 나면 어디에도 없는 포지션이다. 한국에 체류 중인 외국인은 200만명에 이른다. 이주노동자는 일손이 부족한 제조업이나 농업 분야에서 노동력을 제공하고 있다.

일부 지방에서는 이주노동자가 없으면 일이 진행되지 않을 정도다. 

2020년 12월20일 경기도 포천에서 캄보디아 여성 이주노동자 속헹씨가 자신이 일하던 농장 기숙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포천이주노동자센터 대표인 김달성 목사는 “속헹씨가 사망하기 이틀 전부터 숙소에 난방이 안 됐다고 한다”고 전했다.


포천도시공사에 따르면 당시 포천의 기온은 영하 14.2도였다. 속헹씨가 사망한 농장이 위치한 일동면은 영하 16도에 달했다. 

속헹씨와 동료들은 농장 한가운데 있는 가건물에서 먹고 잤다. 김 목사에 따르면 속헹씨 등은 해당 가건물에 살면서 매달 15만원씩 냈다고 한다. 2016년 비전문취업(E9) 비자로 한국에 들어온 속헹씨는 4년10개월 만기를 앞두고 비행기 표를 끊어놓은 상태였다.

하지만 그는 고향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지 못하고 차가운 부검대에 올랐다. 

부검 결과 ‘간경화로 인한 혈관 파열과 합병증’이 사인으로 지목됐다. 김 목사는 ‘이주노동자 기숙사 산재사망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를 꾸리고 대정부 투쟁에 나섰다. 대책위는 열악한 주거환경이 속헹씨의 병을 악화시켜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주장했다.

산재 사망 내국인 3배
죽어야만 바뀌는 환경

지난 5월2일 속헹씨에 대한 산재 승인이 결정됐다. 속헹씨 사망 499일 만이었다. 

김 목사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한국에서 취업 활동을 하다가 캄보디아로 돌아간 노동자들이 현지에서 많이 도와줬다. 차로 몇 시간이나 들어가야 하는 시골에 가서 유가족을 만나 산재보험에 대해 설명하고 설득해서 위임받아 간신히 신청했다”며 “농업 이주노동자가 직업성 질환으로 산재 인정을 받은 경우는 아주 드물다. 그런 의미에서 큰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속헹씨의 죽음 이후 이주노동자의 주거환경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농지법은 농지에 주거목적인 건축물을 지을 수 없게 규정하고 있다. 건축법 역시 가설건축물을 상시주거시설로 제공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지난해 6월 경기연구원이 내놓은 <경기도 농어촌 외국인 노동자 주거모델 개발을 위한 정책 연구>에 따르면 전체 사업장의 48.4%(896개소)가 농지법 또는 건축법 혹은 둘 다를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전체 건축물 중 신고돼있는 등기건축물은 44.6%(826개소)로 절반도 되지 않았다. 등기건축물 중 주택이 아닌 가설건축물을 제공하는 경우와 미등기 건축물까지 포함하면 전체의 80.5%(1490개)가 가설건축물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제2, 제3의 속헹씨가 나올 수 있는 환경이라는 의미다.

지난 3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1년 산업재해 사고사망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산재 사망자 828명 가운데 외국인은 102명(12.3%)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전체 임금 근로자(2099만2000여명) 가운데 외국인(81만1000여명) 비율이 3.8%인 것을 고려하면 이주노동자 산재 사망자는 내국인과 비교해 3배 이상 많은 셈이다. 

김 목사는 ‘산재 은폐율’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2월 한국노동연구원에 실린 <노동조합은 산업재해 발생과 은폐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논문에서 한국에서 발생하는 산재 3건 중 2건은 은폐되고 있다는 내용이 나왔다. 1인당 산재 발생 대비 은폐율이 66.6%로 나타난 것이다. 

김 목사는 “해당 논문은 30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이주노동자는 주로 30인 이하 사업장에서 근무한다. 전체 노동자로 따져도 30인 이하 사업장의 산재 은폐율은 최소 66.6% 이상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주노동자의 산재 은폐율은 70% 이상이라고 본다”며 “경험으로 볼 때 이주노동자의 산재 신고 비율은 20% 내외”라고 말했다. 

문제는 미등록 이주노동자(불법체류자)는 노동 조건과 환경이 합법적 이주노동자에 비해 더 낮다는 점이다. 미등록 이주노동자도 산재를 당하면 합법적 이주노동자와 똑같이 산재보상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미등록 이주노동자는 합법적 이주노동자에 비해 산재 신청 비율이 떨어진다. 스스로 기피하는 경우도 상당하다고 한다.

불법체류자
더 바닥이다

김 목사는 “속헹씨의 희생으로 이주노동자의 주거환경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는 등 변화된 게 많다. 누군가가 죽어야 변하는 시늉이라도 한다는 뜻이다. 속헹씨 사건에 수십개 단체가 달라붙어 떠들었는데도 산재 인정까지 1년 반이나 걸렸다”며 “내가 늘 하는 말인데 ‘위험의 이주화’ ‘죽음의 이주화’를 국가가 개입해 조직적으로 전개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jsjang@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에테르노 차준영’에 1조 물린 DL이앤씨···손배 소송전 전말

‘에테르노 차준영’에 1조 물린 DL이앤씨···손배 소송전 전말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DL이앤씨가 시행사 시티원 차준영 회장과 다툼 중인 1조원대 공사비 정산 소송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앞서 <일요시사>는 지난 2월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보도에서 소송전의 내막을 설명했다. 이에 관해 차 회장은 “허위 보도”라며 형사고소와 손해배상 청구를 예고하는 내용증명을 보내왔다. 항소심 재판을 최초로 언급한 <이데일리> 보도와 판결문 등을 종합하면, 통일동산 공사비 소송의 규모와 구조 자체는 객관적 사실에 기초하고 있다. 차준영 시티원 회장은 통일동산 사업의 손실 구조를 발생시키고 떠난 뒤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으로 변신했다. 넥스플랜은 한 채에 200억~400억원에 달하는 아파트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사다. 18년째 흉물 방치 서울고등법원은 2026년 2월5일 선고한 항소심에서 DL이앤씨가 제기한 공사 대금 등 청구 사건과 관련해 시티원 측 항소를 기각했다. 1심 인용액 약 5184억원을 유지하면서 추가 청구액 약 45억원을 인용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원금 기준 약 5229억원 규모의 채권이 인정된 것으로 나타난다. 판결문에는 기성 공사 대금, 연대보증에 대한 구상금, 대여금 채권이 각각 구체적으로 산정돼있다. 일부 채권에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상 연 17%의 지연이율이 적용되는 구조도 확인됐다. 지연손해금까지 합산할 경우, 시티원과 차 회장의 최종 부담액이 총 1조원에 이를 수 있다. 일부 채권의 이자 기산일이 2009~201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데다 지연손해금까지 적용하면 실제 지급 총액은 1조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사건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DL이앤씨는 시티원과 공사비 4125억원, 공사 기간 28개월 조건으로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파주 통일동산 관광숙박시설 사업에 착수했다.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경기 파주시 탄현면 ‘신세계사이먼 프리미엄아울렛’ 인근에 지하 3층~지상 15층 규모 관광숙박시설(1265실)을 새로 짓는 사업이다. DL이앤씨는 2006년 12월 시티원과 도급계약을 맺고 이듬해 11월 착공에 나섰다. 2008년 9월 사전청약을 실시했으나, 청약률이 9%(118실)에 그쳤다. 사전 청약자들은 잇따라 해약에 나섰고 시티원은 본 계약에 나서지 않았다. DL이앤씨는 결국 공정률 33% 수준이던 2008년 12월 공사를 전면 중단했다. DL이앤씨는 공사 중단 12년 만인 지난 2020년 8월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한 기성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 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 등 총 573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와 공사비 소송 패소 최종 부담액 1조500억원 추산 차 회장은 도급계약상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 내 공사를 완료해야 하지만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DL이앤씨가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의 5%)과 미래 분양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 등 총 5327억여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반소했다. DL이앤씨는 “시티원이 도급 계약상 의무인 콘도 분양을 사실상 포기해 공사 대금을 지급받을 수 없게 돼 이에 불가피하게 공사를 멈출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차 회장은 “분양률이나 공사비 지급 여부와 무관하게 DL이앤씨에게 기간 내 공사를 완료할 책임 준공 의무가 있다”고 맞선 것이다. DL이앤씨는 공사 중단까지 투입한 기성 공사비와 연대보증에 따른 대위 변제금, 대여금 등을 합산해 소송을 제기했다. 시티원 및 차 회장 측은 책임 준공 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반소를 제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공사 대금을 지급받기 어려운 현저한 사유가 발생해 불가피하게 공사가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로 판단해 반소를 기각했다. DL이앤씨 측은 현재 차 회장 통장과 부동산에 대해 압류 조치를 취해둔 상태다. 판결이 확정될 경우, 강제집행 절차를 통한 채권 회수에 적극 나설 계획으로 알려졌다. DL이앤씨는 공사 중단 12년 만인 지난 2020년 8월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차 회장은 통장 등이 압류되자, 친형인 차대영 명의 계좌를 빌려 에테르노 압구정의 분양 계약금을 받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 분양금이 넥스플랜으로 이체된 사실도 거래 내역서 등을 통해 볼 수 있다. 차 회장 측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로드맵은 내용증명을 통해 “본인(차 회장)은 해당 소송의 당사자가 아니며, 5184억원 배상 판결을 받은 사실이 없고, 계좌 압류나 자금 유용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항소심 판결문에는 거액의 채권 인용 사실이 명시돼있고, 차 회장이 사건 당사자로서 소송에 참여한 구조가 확인된다. 상상 초월 손배 액수 <일요시사>는 앞선 보도에서 통일동산 사업 1심 판결 규모와 함께, 차 회장의 또 다른 사업지인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 과정에서 제기된 자금 흐름의 수상한 점을 다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재무제표에 따르면 시티원과 차 회장의 현재 회사인 넥스플랜은 최근 자본잠식 상태로 나타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티원의 2024년 말 기준 부채 총계는 약 6289억원으로 자산(약 1359억원)을 약 4930억원 초과했다. 자본 총계는 마이너스(-4930억원)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매출은 전무한 채 판관비와 이자비용 등 비용만 쌓이는 구조인 셈이다. 이는 판결 확정 및 강제집행 절차가 진행될 경우, 사업과 재무구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DL이앤씨 측이 채권 보전을 위해 압류 조치를 취한 만큼, 실제 집행 단계에서 어떤 자산이 대상이 될지도 향후 관전 포인트다. 차 회장이 현재 운영 중인 넥스플랜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넥스플랜의 2024년 말 기준 부채 총계는 약 5432억원으로 자산(약 5244억원)을 약 188억원 초과했다. 자본 총계는 마이너스(-188억원)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로 당기순손실은 약 214억원에 달한다. 매출은 분양·용역 합산 약 669억원을 기록했지만 판관비가 전년(약 131억원)보다 3배 이상 급증한 약 399억원에 달했다. 이자비용도 약 261억원에 이르러 영업손실 약 111억원을 포함한 세전 손실 약 214억원이 발생하는 구조다. 넥스플랜은 현대건설과 손잡고 가수 아이유 등 유명인들이 분양받은 강남 초고가 하이엔드 주거 단지 ‘에테르노 청담’을 완판한 데 이어 현재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29세대 규모의 ‘에테르노 압구정(총분양 예정가액 6860억원)’을 개발 중인 시행사다. 항소심 판결이 확정될 경우, 시티원과 관련 계열사의 재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에테르노 분양 자금이 신탁 구조 안에서 적정하게 관리됐는지도 쟁점이다. 부실한 재무 판관비만 ↑ 통일동산은 신세계사이먼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 임진각, 출판단지와 인접한 관광 요지로 주목을 받았다. 2004년 조성된 통일동산 지구의 핵심 숙박시설로 기대를 모았지만, 장기간 방치되면서 관광특구의 경쟁력 약화와 도시 이미지 훼손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그동안 시는 ‘부동산투자이민제 지구’ 지정, 국토교통부 방치건축물 정비 선도사업 공모 추진 등 정상화를 시도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시티원 측은 전면 철거 후 아파트 단지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DL이앤씨와 공사비 정산 갈등으로 인해 흉물로 남겨졌다. 현재는 지구단위계획 변경 가능성까지 거론되나 특혜 논란 우려도 적지 않다. DL이앤씨는 채권 확보를 위해 관련 자산 압류 조치를 취한 상태로, 판결 확정 시 강제집행에 나설 방침으로 전해졌다. 다만 완전 자본잠식 상태인 시티원의 재무 여력이 취약해 실제 채권 회수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지역사회에서는 “더 이상 흉물 방치를 용납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자유로를 따라 오두산통일전망대, 임진각 방향으로 진행하다 보면 앙상한 공사 현장이 도드라지는 등 통일동산 미관을 해치고 있는 이유에서다. 시 관계자는 “채무 정리 이후 사업 구조를 어떻게 재편하느냐가 관건”이라며 “관광숙박시설 원안 복원, 주거·복합개발 전환, 공공 주도 방식이나 자력 재개 등 여러 방안이 가능하지만 결국 사업 주체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최창호 파주시 의원은 “2009년 4월 공사가 중단된 후 장기간 방치돼 지역의 흉물로 남아 해결해 달라는 민원이 지속되고 있다”며 “10년 이상 방치되니 짓다가 중단된 건물들이 시커멓게 변해 점점 더 흉물스러워졌다”고 밝혔다. 차가원-MC몽 불륜설 제보 배우 데리고 카지노 동행 탄현면에 거주하는 주민들도 “공사가 중단된 콘도 때문에 지역주민들이 피해를 많이 보았다”며 “공사 중단 건축물로 인한 도시 미관 저해, 덩달은 주변 지역 쇠퇴화가 이어지는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DL이앤씨가 시행사 시티원과의 소송에서 1심과 2심 모두 승소했지만 시티원 측은 항소심 패소에 불복해 상고장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시티원(회장 차준영)은 2월24일 DL이앤씨가 낸 파주 통일동산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의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한편, 차 회장은 영화배우 김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 회장이 워커힐 카지노 VVIP의 자격을 갖출 수 있었냐는 것이다. 차 회장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 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 회장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또 자신의 친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눠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MC몽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재차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 회장이다. 제보에 따르면 “차 회장이 MC몽의 해외 원정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압구정 모 샤브샤브 식당에서 식사를 접대했다”고 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이 관계자와 나눈 카카오 톡 대화에서 “차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VVIP라 가능? 간 큰 회장님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또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