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주자들 치명적 잠재 리스크

‘때려야 산다’ 선빵 필승론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또 얽히고설켰다. 당이 안정화하는 모습이 그려진 것도 잠시다. 이제는 차기 당권주자들이 서로를 때린다. 약점만 파고들면서 당권을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아픈 곳만 계속 할퀴자 상처만 더 깊어지는 모양새다. 하루도 조용하지 않은 날이 없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가처분 2라운드에서 패배했다. 국민의힘이 당헌·당규를 개정해 비대위를 꾸린 절차적 정당성을 인정받았다. 가처분 리스크를 털어내고 당이 안정화하는 과정으로 가고 있지만 당권주자들의 물밑싸움이 시작됐다. 국정감사가 한창 진행 중이지만, 전당대회 모드로 접어들면서 서로를 향한 견제가 치열하다.

복잡한
이해관계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초미의 관심거리다. 이 전 대표가 떠난 자리를 과연 누가 채울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일각에서는 당권 경쟁이 과열돼 또 다른 혼란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차기 당 대표는 차기 총선서 막강한 공천권을 쥐게 되는 권력을 갖게 된다. 

게다가 총선에서 승리를 거머쥔다면 공을 인정받아 차기 대권주자 후보까지 보장되는 자리다. 당권주자끼리 일찍부터 신경전을 펼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최근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인물들은 직간접적으로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당내에서는 김기현·안철수·조경태 의원 등이 당권 도전 의지를 밝혔다. 원외에서는 유승민 전 의원, 권영세 통일부 장관 등이 거론된다.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현실적으로 올해 안에는 개최가 불가능하다.

국정감사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고, 정기국회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한 탓이다.

또 전대 준비까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되는 이유도 있다. 현재 당권주자들이 전대 개최를 요구하는 시기는 차이가 난다.

이런 탓에 견제 수위도 상당히 높다. 우선 원내 인물을 당권주자로 밀어주려는 모양새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이 지난 13일 보수 텃밭인 TK(대구·경북)를 찾아서다. 정 비대위원장은 TK를 찾은 자리에서 첫 현장 비대위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TK를 국민의힘 뿌리이자 심장으로 거론하며 민심 다지기에 나섰다. 

원내 주자들도 일찌감치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히면서 TK 스킨십을 늘려가고 있다. 현재까지 도전 의사를 드러낸 인물은 세 명이다. 앞서 출사표를 던진 김 의원은 최근 현안들에 빠짐없이 훈수를 두고, 차기 당권주자를 모두 견제하고 있다.

안 의원을 비롯해 유 전 의원을 때리며 세력 확장에 열을 올린다. 이 같은 행보는 김 의원 본인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그는 당내 의원들의 신뢰를 받을 만큼 호감도가 높다. 

친윤(친 윤석열) 그룹과도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어 최근에는 ‘윤심’을 바짝 강조한다. 윤심을 끌어오기 위한 전략을 선택한 셈이다. 가장 강력한 원내 경쟁자로 거론되는 안 의원도 연일 저격한다. 실제로 김 의원의 SNS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다음으로 자주 언급되는 인물은 안 의원이다.

원내주자, 외부세력 모아야
원외주자, 내부세력 다져야

안 의원을 타격하면서도 자신의 뿌리가 국민의힘에 있음을 강조하고 있으며 윤석열정부를 향한 충성심도 연일 드러낸다. 

김 의원은 대선(대통령선거)과 지선(지방선거)를 지휘해본 이력으로 지도력이 어느 정도 입증돼있다. 그러나 극복해야 할 과제로 원외 지지율과 인지도가 꼽힌다. 4선의 중진인데 반해 인지도가 다른 당권주자들보다 뒤떨어진다는 평가가 내려진다.

그는 이 같은 우려에 대해 “별 의미없다”며 자신감을 드러냈지만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로 거론된다.

김 의원의 짙은 ‘친윤’ 색채도 차후에 부담이 될 수 있다. 권 의원의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캐릭터는 정권 초기 압도적인 힘을 보였으나 결국 책임론에 휩싸인 채 불명예 퇴진을 했고, 윤 대통령에게도 부담이 됐다.

직전 원내대표 선거 역시 비윤(비 윤석열)계로 분류된 이용호 의원이 선전하면서 친윤 그룹에 대한 적잖은 반감을 드러낸 바 있다. 

김 의원이 속한 당내에서 최강자 격인 인물을 꼽으라면 단연 안 의원이 꼽힌다. 그는 원·내외 당권 후보군 중 ‘탑급’이다. 대선에서 단일화로 정권교체를 이뤄낸 이력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간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이후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 절차를 거치며 보수당에 몸담은 정치인이 됐다. 

이때부터 ‘간철수’라는 꼬리표도 함께 따라다녔는데 존재감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도 내려졌다. 그는 한동안 각종 현안에서 침묵을 지켰기 때문이다. 

이런 탓에 안 의원은 최근 보수 근거지를 방문하면서 타깃을 중도 보수로 삼았다. 중도 보수를 표방하면서 차기 당권주자로 자신이 적합하다고 강조한다. 

존재감 어필
인지도 싸움

안 의원이 중도 보수를 목표로 설정한 이유는 자신의 국민의힘 경력이 짧은 점을 극복하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과거 민주당 계열의 정치인이었던 그는 스스로 자신의 약점을 알고 있는 셈이다.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비윤 그룹에 속하는 주자도 함께 소환했다. 유 전 의원을 물고 늘어지면서 지속적으로 출마 뜻을 밝히라고 언급한다. 

차기 전대의 투표방식이 당원 7 여론조사 3임을 감안할 때 안 의원이 비교적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탓이다. 김 의원이 안 의원을 물고 늘어지고 있는 와중에 다자구도로 전선을 확대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 깔린 셈이다. 다자대결 구도가 확정될 경우, 높은 인지도를 가진 안 의원이 당내 표심이 갈린다는 점에서 유리해진다. 

당내 또 다른 당권주자 중 한 명은 비윤 그룹으로 통하는 조경태 의원이다. 아직 공식적인 출마 선언을 하진 않았지만, 이달 말쯤 출마하겠다는 의지가 확실하다. 조 의원은 최근 부산 등지를 방문하면서 당원과의 스킨십을 늘리고 있다. 또 최근 기자회견에서 공매도 문제를 띄우며 중도층 흡수를 위해 노력 중이다. 

청년층을 노린 행보도 눈에 띈다. 최근 청년층이 관심이 많은 ‘망 사용료’ 이슈를 띄우기도 했다. 이와 함께 지난 10일에는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을 폐지하겠다고 밝히면서 당 전반의 개혁 등에도 힘을 쏟을 방침이다. 

그는 30대 중반에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후 5선을 지내고 있는 당내 중진 중 한 명으로 초선 의원들과 나이 차도 얼마 나지 않는다. 다만 지난해에도 당권 도전에 나섰으나 낮은 관심도 탓에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약점으로는 약한 조직 기반이 꼽힌다.

비윤 그룹이 조 의원에게 얼마나 힘을 실어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부산 지역구 의원들이 조 의원을 확실히 지지할 것인지는 지켜봐야 안다. 

친·비윤
2차 대전

조 의원과 함께 비윤 그룹의 대표 주자는 유 전 의원이다. 유 전 의원은 원내가 아닌 원외 대표 주자 중 한 명으로 최근 차기 당 대표 후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할 때는 유 전 의원이 반사이익까지 누린다. TK에서의 지지율도 눈여겨볼 만하다. 

과거 배신자 꼬리표가 점차 떨어져 가는 모양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45%로 급등한 점이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당권주자들은 유 전 의원의 높은 지지율이 ‘역선택’이라며 타격한다. 배신자 프레임을 다시 꺼내 들었고, 심지어는 민주당의 스파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유 전 의원도 아직은 공식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지만 최근 행보를 살펴보면 출마가 임박한 것으로 점쳐진다. 현재 그는 원외에서 세력을 규합하는 중이다.

윤 대통령과 완벽하게 등을 돌리고 연일 국민의힘과 윤정부를 향해 맹폭을 가한다. 얼마 전 가처분 패배 결과를 받아든 이 전 대표를 적극적으로 옹호하기도 했다. 이는 이 전 대표의 팬덤을 흡수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문제는 당내 지지기반이 취약하다는 점이다. 

비윤 그룹이 유 전 의원에게 힘을 실어줄 지도 관건이다. 또 여당과 반대되는 목소리만 낼수록 당내 충성심 높은 세력에 반감을 살 수 있다는 점이 극복해야 할 과제다. 

이미 완전히 윤 대통령과 등을 돌린 사이인 탓에 당내 지원을 받기 어렵다. 그는 직전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서도 초선 의원에 불과했던 김은혜 홍보수석에게 패배한 뼈아픈 경험이 있다.

대통령은 결국 쓰던 사람?
시작도 전에 서로 상처만

당시에도 유 전 의원은 김 수석에게 전체 지지율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국민의힘 내에서 유 전 의원을 밀어주는 이가 없었다. 당시 김 수석이 현역 의원이라 5% 감산을 반영한 수치를 반영했음에도 불구하고 유 전 의원은 처참하게 깨졌다. 

이런 와중에 국민의힘 당내에서는 전대 룰을 바꾸자는 목소리들이 하나둘 나오기 시작했다. 현재 비율에서 당원 반영 비율을 늘리자는 방안이 제기됐는데 이는 유 전 의원에게 불리해지는 형식이다. 

일각에서는 유 전 의원이 대권주자로서 몸값을 높이기 위해 미리 민심을 확인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 섞인 시선도 가득하다. 이런 탓에 유 전 의원은 원외 보수 세력뿐 아니라 당내 세력을 어떻게 끌어모으느냐가 눈앞에 놓인 숙제다.

당권주자들이 전대 시기가 정해지지도 않았는데도 서로를 물고 늘어지는 분위기가 이어지자 정치권에서는 아예 다른 인물이 거론된다. 바로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다. 권 장관은 윤 대통령이 대선 기간 내홍에 시달리고, 선대위가 폭파됐을 때 선대본부장으로서 임명돼 위기를 극복해냈던 인물이다.

또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간에도 부위원장을 맡아 윤 대통령에게 두터운 신임을 받았다. 그는 신중하고 묵묵한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일 처리 역시 매끄러워 보수 진영 내 대표적인 지략가로 통한다. 성향 역시 중립적 성향으로 소통의 스펙트럼이 넓다는 평가까지 있다. 또 권 장관이 당권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강한 신뢰를 보내고 있는 인물인 만큼 권 장관이 직접 등판하는 게 충분히 가능성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차기 당권주자 중 윤 대통령의 입맛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 권 장관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호흡을 여러 번 맞췄고, 윤 대통령이 다루기에도 큰 문제가 없기 때문이라고 풀이된다.

이 밖에 원희룡 국토부 장관의 차출설도 하마평에 올랐다. 원 장관 역시 대선 기간 윤 대통령을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했다. 원 장관도 차기 대권을 노리는 만큼 당권 욕심이 날 수밖에 없다. 정치권에서는 차기 당 대표 선출을 두고 윤 대통령의 강한 의중이 반영될 것으로 전망한다. 

윤핵관
대리전?

한 정치권 관계자는 “차기 당권주자들이 대권을 노리고 있고, 공천권까지 걸린 만큼 앞으로도 사활을 건 물어뜯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윤 대통령이 이 전 대표와 갈등을 장기간 겪어온 만큼 차기 당 대표는 자신과 일치된 목소리를 내는 인물을 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언제?

국민의힘의 전당대회 시점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내년 초가 거론되고 있으나 현재까지는 정해진 게 없다. 

대부분의 당권주자들은 빠르면 올해 말 혹은 내년 초를 원한다.

대체적으로는 내년 2월설이 가장 유력하다.

당권주자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전당대회 시기를 놓고도 첨예한 대립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내에서는 2월보다 더 미루자는 주장도 나온다.

경제와 안보 위기 등이 눈 앞에 펼쳐진 상태에서 당분간은 민생에 집중해야 한다는 이유 때문이다. 

정진석 비대위원장 역시 이른 조기 전당 대회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그는 TK(대구·경북)를 찾은 자리에서 “아직 조기 전당대회 단계가 아니다”라며 조기 전당대회 개최 가능성을 일축한 바 있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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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