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인터뷰⑤> 고독한 죽음 배웅하는 김새별 바이오해저드 특수청소 대표

“천국으로의 이사를 돕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유품정리사. 아직 일반인들에겐 생소한 직업이다. 이들은 세상을 떠난 이가 남기고 간 물건과 그 자리를 정리한다. 이를 통해 고인의 마지막 목소리에 귀 기울인다. “천국으로의 이사를 돕는다”는 김새별 바이오해저드 특수청소 대표를 만나봤다. <일요시사>는 지난달 18일, 서울 종로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김 대표를 찾아갔다. 

김새별 바이오해저드 특수청소 대표는 세상을 떠난 이들의 유품을 정리하고 그들이 마지막으로 머문 자리를 청소한다. 범죄로 목숨을 잃은 피해자, 또는 사회적 관계가 단절된 채 외롭게 세상을 떠난 이들이 그의 고객이다. 지난달 18일 서울 종로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김 대표를 만났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유품정리사의 길
“꼭 필요한 직업”

-유품정리사란?

▲국내에선 일반적으로 유품정리를 유족들이 한다. 하지만 남이라면 모를까 가족이 고독사하거나 극단적 선택을 하거나 살해당한 현장을 직접 정리하기는 힘든 게 사실이다. 유족을 대신해 고독사나 극단적인 선택, 살인사건 현장의 특수청소를 하고 고인의 유품을 정리해서 유족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유품정리의 절차는?


▲상황마다 다르다. 바로 현장에 가는 경우도 있지만 공동주택 같은 경우는 바로 작업이 안 된다. 냄새가 많이 나 소독을 먼저 해 놓고 이틀 정도 있다가 작업에 들어간다. 현장에 도착하면 바이러스 소독을 먼저 한다. 그다음에 묵념을 하고 돌아가신 자리부터 청소를 한다.

청소를 다 끝낸 다음에 유품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한 사람은 부엌, 한 사람은 작은 방, 한 사람은 큰 방 이런 식으로 정리해가면서 버릴 것과 버리지 않을 것을 구분한다. 가족에게 전달해야 할 유품을 따로 분류하기도 한다. 

-장례지도사에서 직업을 바꾸게 된 계기는?

▲장례를 치르고 간 유족의 요청으로 고인의 집을 정리해준 적이 있다. 참혹하게 돌아가신 분의 공간을 가족이 청소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장례지도사에게 부탁한 것이었다. 그날 있었던 기억과 감정을 오랫동안 기억하고 싶어서 블로그에 일기 형식으로 작성했다.

이를 보고 요청이 많이 들어왔다. 일을 계속 하다 보니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전문적으로 할 수 있는 직업의 필요성을 느껴 유품정리사를 시작하게 됐다.

유품정리사 이전 10년간 장례지도사로 활동
“꼭 필요한 일이라 느껴 전업…하루하루 보람”

-장례지도사와 유품정리사의 차이점은?


▲유품정리사는 고인의 모든 것을 본다. 시작할 때는 집만 정리하면 되는 줄 알고 시작했다. 하지만 일을 하다 보니 하나하나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고인의 옷이나 신발 등으로 체격을 알 수 있고 생전의 사진, 노트, 일기장을 보면 모든 인생이 보인다. 어떻게 살아왔고 어떤 고비가 있었는지. 스스로 생을 마감하신 분들은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 지도 이해하게 된다.

-1세대로서의 고충은?

▲참고할만 한 것이 없었다. 직접 일하면서 ‘이럴 땐 이런 게 필요하겠구나’ ‘저런 게 필요하겠구나’ 직접 체득했다. 처음엔 약도 없었다. 사람이 단백질로 구성돼있다 보니 부패할 때 발생하는 황화수소나 암모니아 등의 물질을 잡는 약이 필요했다. 쓰레기 매립지, 하수종말처리장에서 쓰는 약품을 사용해봤지만 맞지 않았다. 하나하나 찾아가면서 시행착오를 많이 겪어가면서 준비했다. 

-최악의 경험은?

▲한번은 청소를 하고 있을 때 유족이 들이닥쳤다. 고인이 아파트 몇 채에, 현금도 갖고 있었는데 이를 찾으러 온 것이다. 청소를 멈추게 하고 물건을 바닥에 쏟아가며 무언가를 찾았다. 결국 찾으려던 것을 찾지 못하자 우리가 가져간 것 아니냐며 도둑으로 몰고 갔다. 도둑으로 몰린 것보다도 죽음 앞에서 매정한 유족과 마주한 것이 더욱 씁쓸했다. 고인이 생전 만들어놓은 물건을 “지긋지긋하다”며 버리라고 하는 유족도 있다. 

-유품정리사로 일하면서 ‘죽음의 격차’를 느낀 적이 있는지?

▲물론이다. 격차는 현장 분위기나 일을 의뢰하는 유족과의 대화를 통해서도 느낄 수 있다. 장례지도사로 일할 때도 많이 느꼈다. 대체적으로 가난한 사람이 죽으면 빈소를 차리지 않는다. 손님도 받지 않고. 하지만 조금 여유가 있는 사람이 죽으면 손님이 굉장히 많다. 

-현장 통계를 내본 적이 있나?

▲통계를 따로 정확하게 내보진 않았다. 통계를 낸다고 해서 그게 정확한 통계가 될 수도 없고. 전체적인 통계라고 하긴 그렇지만 40~50대 중장년층의 고독사가 70% 정도 되고 그 70% 중에는 남성이 80%다. 남녀 비율이 8:2 정도다. 그리고 20%가 청년의 극단적인 선택. 청년은 30대 중반까지. 한 10%가 노인 고독사다. 내가 느끼기엔 그렇다. 

-처음 시작했을 때와 비교해 현장에 변화가 있다면?

▲유품정리는 16년이 넘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청년 고독사는 비슷하다. 최근에 유독 언론이나 매체서 조명을 하고 있을 뿐이지 청년 고독사는 항상 있었다. 노인 고독사가 대부분이었고 40~50대는 없었다. 지금은 40~50대의 인구 비율이 좀 높은 것 같다. 10년 전만 해도 전체 인구에서 노인 비율이 높았기 때문에 노인 고독사가 유독 많았다.

-청년 고독사 현장은 어떤가?


▲청년이 고독사 하는 곳은 90% 정도는 집이 쓰레기장 같다. 10%는 깔끔하다. 집을 쓰레기장으로 만들어놓고 사는 청년은 오랜 기간 동안 조현병이나 우울증 등으로 힘들어하다가 죽은 경우가 많다. 반대로 10% 정도 집이 깔끔한 청년들은 우발적으로 목숨을 끊은 경우가 많다. 

“도둑 취급보다 씁쓸한 건 매정한 유족”
“죽음의 현장에도 빈부격차 존재한다”

-고독사에 관해

▲‘고독사’ ‘사회적 문제’ ‘이웃 간의 단절’ ‘가족 간의 단절’ 이런 얘기를 한다. 주변 사람들이 혼자 사는 사람들에게 신경 쓰고 관심을 가져달라는 얘기다. 하지만 혼자 사시는 분들이 (스스로)외부와 단절하는 경우가 많다. 스스로 벽을 만들고 다가오지 못하게 얼굴 한 번 보고 인사를 나누려고 해도 너무 차갑고 무서우니까 사람들이 못 다가가는 것이다.

산 사람만을 탓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대상을 찾으려고 하니 산 사람이 되는 것뿐이다. 이유가 없는 집이 없다. 물어보는 게 조심스럽기도 하지만 물어보면 유족도 마치 질문을 기다렸다는 듯이 얘기해준다. 너무 답답하고 어디 얘기할 데가 없으니까. 

-일을 하다보면 감정이 무뎌지진 않는지?


▲익숙해지지 않는다. 원래 성격이 유난스럽다. 그래서 격해지기도 하고 화도 나고 스트레스도 받는다. 한 번은 고인이 구멍난 양말을 여러번 꿰매 신으셨더라. 따님이 사준 새 양말은 다 모아두고. 그때 혼잣말로 “왜 이러셨어요”라고 중얼거렸다. 진짜 어머니에게 잔소리하듯이. 감정이입을 많이 하는 성격인 것 같다. 그래서 피곤하기도 하다. 

-유튜브에 영상을 기록하는 이유는? 

▲TV 프로그램에 출연한 후 사람들이 유품정리사에 대해 많이 궁금해하고 잘 모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처음에는 단순하게 어떤 현장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알리기 위해 유튜브를 시작했다. 그러던 중 극단적 선택을 하려는 사람들이 내 영상을 많이 본다는 것을 알게 됐다.

충격을 받았다. 나는 죽음을 보여 주는데 그 사람들은 그 죽음의 현장에서 ‘이게 내가 사는 우리집과 너무 똑같은데 나도 죽으면 이렇게 될까?’라는 생각을 했다. 오히려 삶을 봤다고, 죽음을 포기하고 살기로 했다고 하더라. 내 영상 하나로 사람 한 명을 살릴 수 있겠구나 싶어서 시작한 게 수익이 나기 시작했다. 이 수익금으로 돈이 없어서 유품정리를 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도와주기 시작했다.

슬픈 헤어짐
좋은 죽음은?

그동안 수많은 죽음을 접한 김새별 유품정리사. 그는 죽음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나에게 있어서 죽음은 ‘슬픈 헤어짐’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죽음은 많은 사람들이 슬퍼해주고 ‘그래 좋은 사람이었어. 좋은 아버지였어’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죽음, 가족들 앞에서 죽을 수 있는 죽음이다. 그렇기 때문에 준비를 많이 한다. 가족과 여행도 많이 가고, 좋은 추억들을 많이 쌓으려고 노력한다.”


<ktikt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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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