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없는’ 공영홈쇼핑 편법 운영 의혹

하도급 유착에 낙하산 인사, 채용 비리까지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공공기관 공영홈쇼핑과 하도급 유지보수업체 파인씨앤아이와의 유착관계 의혹이 제기됐다. 파인씨앤아이 소속 인물이 공영홈쇼핑 온라인 부분 개발자들의 인사권을 가지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는 것. 공영홈쇼핑 임원과의 개인적인 친분이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일각에선 예전부터 제기돼오던 공영홈쇼핑의 낙하산 인사 문제가 여러 채용 비리로 이어지고 있다는 뒷말이 나온다.

제보자 A씨에 따르면 파인씨앤아이는 공영홈쇼핑의 쇼핑몰 유지보수 하도급 업체다. 공영홈쇼핑 온라인 부분 PM으로 파인씨앤아이 소속 박모 부장이 자리하고 있다. 박 부장은 이안크레이티브라는 별도 업체 소속이다.

수백만원
중간서 챙겨

박 부장이 직접 개발자 인력을 조달하고 있으며 산하에 약 12명 정도의 개발자들이 있다. 박 부장이 이런 개발자 인력을 공영홈쇼핑 프리랜서로 밀어넣고 있다는 주장이다. 파인씨앤아이의 정규직 직원이 이안크레이티브와 프리랜서 계약을 맺고 근무하는 방법이다. A씨는 이 같은 방식으로 인해 개발자들의 경력 위조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A씨에 따르면 박 부장은 공영홈쇼핑에서 받는 인력 단가에 한 사람당 200만원~300만원 정도를 중간에서 수수료 명목으로 가로채고 있다. A씨는 “박 부장 한 사람이 약 7년 이상 PM을 받아 일하고 있다”면서 “공공기관 특성상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부장은 PM이지만 영업사원 출신으로 개발에 대한 지식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부장의 업무능력에 관한 뒷말도 나온다. A씨는 “박 부장은 개발자들에게 논리 없는 업무지시는 기본이고 현대사회에 걸맞지 않은 불필요한 새벽 출근을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영홈쇼핑과 파인씨앤아이의 뒷거래 의혹이 제기되는 것은 박 부장과 공영홈쇼핑 소속 정보운영팀 양모 팀장과의 친분 때문이다. A씨에 따르면 박 부장은 공영홈쇼핑 소속 정보운영팀 양모 팀장과 개인적으로 술도 먹고 낚시도 다닐 정도로 매우 친한 사이다. 

파인씨앤아이 직원이 홈쇼핑 인사권, 왜?
개발자들 경력 위조…수수료 가로채기도

현재 공영홈쇼핑은 2023년 1분기 오픈 예정으로 재구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A씨는 “최근 나라장터 재구축 사업에 단 한 군데만 입찰해 유찰됐다”면서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그전부터 내정된 업체가 있어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2015년에도 공영홈쇼핑 정보 전산시스템 구축사업과 관련해 논란이 있었다. 당시 개국 예정인 공영홈쇼핑이 정보전산시스템 구축 사업자 선정과 관련해 제안서 평가가 불공정했다는 것이다. 당시 공영홈쇼핑은 정보전산시스템 구축 사업자 선정을 위한 제안서 접수를 마감하고 하루 뒤 각 컨소시엄별 발표 후 한 시간 만에 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업계에서 논란이 됐던 부분은 세 가지다. 우선 지나치게 짧았던 제안 기간이다. 공영홈쇼핑은 입찰공고를 내고 하루 뒤 사업설명회를 진행했다. 실질적으로 제안을 준비하는 컨소시엄 입장에서는 단 5일 만이 주어졌을 뿐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통상 100억이 넘어가는 사업의 경우, 열흘 이상의 제안 준비 기간을 둬야 함에도 불구하고 공영홈쇼핑에서 할애한 기간은 너무도 촉박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촉박한 제안 준비 기간으로 인해 많은 업체들이 사업 참여를 포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타사 직원
내부 간섭?


두 번째 논란은 평가 결과가 나오기까지의 시간이다. 공영홈쇼핑 측은 제안서 접수를 마감하고 바로 다음날 결과를 발표했다. 각 컨소시엄단에게 할애된 시간은 불과 1시간. 제안서 발표에는 공영홈쇼핑 측이 선정한 평가위원들이 참여했다. 

문제는 각 컨소시엄 발표가 끝난 후 1시간 만에 선정 결과가 나왔다는 점이다. 통상적으로 심사위원단은 공정한 심사를 위해 사전에 어떠한 정보도 받을 수 없도록 돼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영홈쇼핑 심사위원단은 두 컨소시엄에서 제출한 300페이지에 달하는 제안서를 1시간 만에 다 읽고 평가까지 내렸다.

특히 평가 결과는 공개적으로 발표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공영홈쇼핑 측은 각 컨소시엄 대표를 따로 불러 심사위원이 통보했다. 통상 업계에서는 심사위원들이 평가를 마친 후 그 점수를 주관사에 넘기고 이후 주관사가 이를 다시금 검토한 후에 공개적으로 심사 결과를 발표한다.  

세 번째 논란은 평가 결과다. 공영홈쇼핑 정보전산시스템 구축사업은 기술 점수가 90%, 가격이 10%를 차지했다. 총 두 곳의 컨소시엄이 응찰했으며 LG CNS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은 국내 홈쇼핑 사업에 참여한 경험과 레퍼런스를 다수 보유했다. 

2015년에도
똑같은 논란

반면 웅진홀딩스가 주축이 된 컨소시엄은 상대적으로 사업경험과 기업평가 등급 등이 불리한 입장이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LG CNS 컨소시엄이 선정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했다. 하지만 결과는 웅진홀딩스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여기서 파인씨앤아이라는 업체가 또 등장한다. 당시 일각에서는 공영홈쇼핑 정보전산시스템 구축사업을 추진하기에 앞서 RFP를 작성하면서 웅진홀딩스 컨소시엄 측의 파인씨앤아이라는 업체가 깊이 컨설팅해줬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파인씨앤아이가 참여한 것에 대해서도 뒷말이 무성했다. 이 회사가 제안요청서를 작성하면서 공영홈쇼핑 측과 사전에 교감이 오갔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원래 파인씨앤아이 주도로 컨소시엄을 꾸리기 시작했고 웅진홀딩스는 제안서 마감 일정에 임박해 합류하게 됐다”고 전했다.

공영홈쇼핑의 낙하산 인사가 여러 채용 비리로 이어지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사실 공영홈쇼핑의 낙하산 인사 의혹은 매년마다 등장했다. 지난 2019년 10월엔 바른미래당 정책위원회가 347개 공공기관 및 정부 산하 자회사 총 임원 3368명을 전수조사한 결과 총 515명이 낙하산 인사였다고 밝혔다. 

수년 전에도 입김
도대체 무슨 사이?

아울러 CJ오쇼핑 상무직 등을 역임하는 등 홈쇼핑 업계에서 인정받은 인물로 알려진 이영필 전 대표는 임기를 약 1년6개월 앞두고 중소기업유통센터로부터 내부정보를 이용한 주식 거래 등 도덕적 해이 문제 등의 이유로 해임 통보를 받았다. 후로 이 전 대표의 빈자리를 홈쇼핑과 유통 관련 경력이 전무한 최창희 전 대표가 올라 또 입방아에 오르기도 했다. 


최 전 대표는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 활동했으며 문 전 대통령과 경남고 선후배 사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표는 자신의 중도해임 결정에 억울함을 토로하며 현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2억원대의 임원보수금 청구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엔 모 의원 비서관 출신 유창오씨가 공영홈쇼핑 감사 이사직에 올라 논란이 예상된다.

일부 임직원들이 정권 때마다 경영진 낙하산 인사 문제가 불거지자 “극악을 달리는 조직문화” “발전 가능성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곳” “정치가 심하고 라인에 따라 승진이 결정되는 곳”이라며 자사를 평가하고 있다. 

심지어 공영홈쇼핑 관계자마저 “결국 오래 버틴 직원들이 여기선 최고다. 회사 입장에선 내보내지 못하기 때문”이라면서 “본인 역시 전 정권 때 낙하산으로 들어왔다. 공공기관은 어쩔 수 없다. 직원들이 내 회사라고 생각하고 주인의식을 반드시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복된 논란 
수년간 지속

A씨는 “명색이 중기부에서 관리하는 공공기관으로 알고 있는데 내부 감사팀도 없는지 지속해서 위에 열거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공영홈쇼핑과 공공기관 중기부의 적폐 실태를 부디 널리 알려달라”고 말했다. 


<ktikti@ilyosisa.co.kr>

 


<정정보도문>

본지가 2022년 9월1일자 보도한 <‘주인 없는’ 공영홈쇼핑 편법 운영 의혹>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파인씨앤아이 소속 인물이 공영홈쇼핑 온라인 부분 개발자들의 인사권을 가지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 “공영홈쇼핑 임원과의 개인적인 친분이 있다” “개발자들의 경력 위조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파인씨앤아이 직원 박 부장이 공영홈쇼핑에서 받는 인력 단가에 한 사람당 200~300만원 정도를 중간에서 수수료 명목으로 가로채고 있다” “파인씨앤아이 직원이 홈쇼핑 인사권 행사” “2015년 공영홈쇼핑 정보전산시스템 구축사업을 추진하기에 앞서 RFP를 작성하면서 웅진홀딩스 컨소시엄 측의 파인씨앤아이라는 업체가 깊이 컨설팅해줬다” “파인씨앤아이 주도로 컨소시엄을 꾸리기 시작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위 보도는 본지가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직접 확인하지 않고 제보자의 진술을 인용하여 행한 것으로서 실제 사실과는 다른 것으로 밝혀져 이를 바로잡습니다.

위 보도는 서울중앙지방법원의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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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