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없는’ 공영홈쇼핑 편법 운영 의혹

하도급 유착에 낙하산 인사, 채용 비리까지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공공기관 공영홈쇼핑과 하도급 유지보수업체 파인씨앤아이와의 유착관계 의혹이 제기됐다. 파인씨앤아이 소속 인물이 공영홈쇼핑 온라인 부분 개발자들의 인사권을 가지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는 것. 공영홈쇼핑 임원과의 개인적인 친분이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일각에선 예전부터 제기돼오던 공영홈쇼핑의 낙하산 인사 문제가 여러 채용 비리로 이어지고 있다는 뒷말이 나온다.

제보자 A씨에 따르면 파인씨앤아이는 공영홈쇼핑의 쇼핑몰 유지보수 하도급 업체다. 공영홈쇼핑 온라인 부분 PM으로 파인씨앤아이 소속 박모 부장이 자리하고 있다. 박 부장은 이안크레이티브라는 별도 업체 소속이다.

수백만원
중간서 챙겨

박 부장이 직접 개발자 인력을 조달하고 있으며 산하에 약 12명 정도의 개발자들이 있다. 박 부장이 이런 개발자 인력을 공영홈쇼핑 프리랜서로 밀어넣고 있다는 주장이다. 파인씨앤아이의 정규직 직원이 이안크레이티브와 프리랜서 계약을 맺고 근무하는 방법이다. A씨는 이 같은 방식으로 인해 개발자들의 경력 위조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A씨에 따르면 박 부장은 공영홈쇼핑에서 받는 인력 단가에 한 사람당 200만원~300만원 정도를 중간에서 수수료 명목으로 가로채고 있다. A씨는 “박 부장 한 사람이 약 7년 이상 PM을 받아 일하고 있다”면서 “공공기관 특성상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부장은 PM이지만 영업사원 출신으로 개발에 대한 지식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부장의 업무능력에 관한 뒷말도 나온다. A씨는 “박 부장은 개발자들에게 논리 없는 업무지시는 기본이고 현대사회에 걸맞지 않은 불필요한 새벽 출근을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영홈쇼핑과 파인씨앤아이의 뒷거래 의혹이 제기되는 것은 박 부장과 공영홈쇼핑 소속 정보운영팀 양모 팀장과의 친분 때문이다. A씨에 따르면 박 부장은 공영홈쇼핑 소속 정보운영팀 양모 팀장과 개인적으로 술도 먹고 낚시도 다닐 정도로 매우 친한 사이다. 

파인씨앤아이 직원이 홈쇼핑 인사권, 왜?
개발자들 경력 위조…수수료 가로채기도

현재 공영홈쇼핑은 2023년 1분기 오픈 예정으로 재구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A씨는 “최근 나라장터 재구축 사업에 단 한 군데만 입찰해 유찰됐다”면서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그전부터 내정된 업체가 있어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2015년에도 공영홈쇼핑 정보 전산시스템 구축사업과 관련해 논란이 있었다. 당시 개국 예정인 공영홈쇼핑이 정보전산시스템 구축 사업자 선정과 관련해 제안서 평가가 불공정했다는 것이다. 당시 공영홈쇼핑은 정보전산시스템 구축 사업자 선정을 위한 제안서 접수를 마감하고 하루 뒤 각 컨소시엄별 발표 후 한 시간 만에 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업계에서 논란이 됐던 부분은 세 가지다. 우선 지나치게 짧았던 제안 기간이다. 공영홈쇼핑은 입찰공고를 내고 하루 뒤 사업설명회를 진행했다. 실질적으로 제안을 준비하는 컨소시엄 입장에서는 단 5일 만이 주어졌을 뿐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통상 100억이 넘어가는 사업의 경우, 열흘 이상의 제안 준비 기간을 둬야 함에도 불구하고 공영홈쇼핑에서 할애한 기간은 너무도 촉박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촉박한 제안 준비 기간으로 인해 많은 업체들이 사업 참여를 포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타사 직원
내부 간섭?


두 번째 논란은 평가 결과가 나오기까지의 시간이다. 공영홈쇼핑 측은 제안서 접수를 마감하고 바로 다음날 결과를 발표했다. 각 컨소시엄단에게 할애된 시간은 불과 1시간. 제안서 발표에는 공영홈쇼핑 측이 선정한 평가위원들이 참여했다. 

문제는 각 컨소시엄 발표가 끝난 후 1시간 만에 선정 결과가 나왔다는 점이다. 통상적으로 심사위원단은 공정한 심사를 위해 사전에 어떠한 정보도 받을 수 없도록 돼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영홈쇼핑 심사위원단은 두 컨소시엄에서 제출한 300페이지에 달하는 제안서를 1시간 만에 다 읽고 평가까지 내렸다.

특히 평가 결과는 공개적으로 발표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공영홈쇼핑 측은 각 컨소시엄 대표를 따로 불러 심사위원이 통보했다. 통상 업계에서는 심사위원들이 평가를 마친 후 그 점수를 주관사에 넘기고 이후 주관사가 이를 다시금 검토한 후에 공개적으로 심사 결과를 발표한다.  

세 번째 논란은 평가 결과다. 공영홈쇼핑 정보전산시스템 구축사업은 기술 점수가 90%, 가격이 10%를 차지했다. 총 두 곳의 컨소시엄이 응찰했으며 LG CNS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은 국내 홈쇼핑 사업에 참여한 경험과 레퍼런스를 다수 보유했다. 

2015년에도
똑같은 논란

반면 웅진홀딩스가 주축이 된 컨소시엄은 상대적으로 사업경험과 기업평가 등급 등이 불리한 입장이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LG CNS 컨소시엄이 선정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했다. 하지만 결과는 웅진홀딩스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여기서 파인씨앤아이라는 업체가 또 등장한다. 당시 일각에서는 공영홈쇼핑 정보전산시스템 구축사업을 추진하기에 앞서 RFP를 작성하면서 웅진홀딩스 컨소시엄 측의 파인씨앤아이라는 업체가 깊이 컨설팅해줬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파인씨앤아이가 참여한 것에 대해서도 뒷말이 무성했다. 이 회사가 제안요청서를 작성하면서 공영홈쇼핑 측과 사전에 교감이 오갔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원래 파인씨앤아이 주도로 컨소시엄을 꾸리기 시작했고 웅진홀딩스는 제안서 마감 일정에 임박해 합류하게 됐다”고 전했다.

공영홈쇼핑의 낙하산 인사가 여러 채용 비리로 이어지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사실 공영홈쇼핑의 낙하산 인사 의혹은 매년마다 등장했다. 지난 2019년 10월엔 바른미래당 정책위원회가 347개 공공기관 및 정부 산하 자회사 총 임원 3368명을 전수조사한 결과 총 515명이 낙하산 인사였다고 밝혔다. 

수년 전에도 입김
도대체 무슨 사이?

아울러 CJ오쇼핑 상무직 등을 역임하는 등 홈쇼핑 업계에서 인정받은 인물로 알려진 이영필 전 대표는 임기를 약 1년6개월 앞두고 중소기업유통센터로부터 내부정보를 이용한 주식 거래 등 도덕적 해이 문제 등의 이유로 해임 통보를 받았다. 후로 이 전 대표의 빈자리를 홈쇼핑과 유통 관련 경력이 전무한 최창희 전 대표가 올라 또 입방아에 오르기도 했다. 


최 전 대표는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 활동했으며 문 전 대통령과 경남고 선후배 사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표는 자신의 중도해임 결정에 억울함을 토로하며 현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2억원대의 임원보수금 청구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엔 모 의원 비서관 출신 유창오씨가 공영홈쇼핑 감사 이사직에 올라 논란이 예상된다.

일부 임직원들이 정권 때마다 경영진 낙하산 인사 문제가 불거지자 “극악을 달리는 조직문화” “발전 가능성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곳” “정치가 심하고 라인에 따라 승진이 결정되는 곳”이라며 자사를 평가하고 있다. 

심지어 공영홈쇼핑 관계자마저 “결국 오래 버틴 직원들이 여기선 최고다. 회사 입장에선 내보내지 못하기 때문”이라면서 “본인 역시 전 정권 때 낙하산으로 들어왔다. 공공기관은 어쩔 수 없다. 직원들이 내 회사라고 생각하고 주인의식을 반드시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복된 논란 
수년간 지속

A씨는 “명색이 중기부에서 관리하는 공공기관으로 알고 있는데 내부 감사팀도 없는지 지속해서 위에 열거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공영홈쇼핑과 공공기관 중기부의 적폐 실태를 부디 널리 알려달라”고 말했다. 


<ktikti@ilyosisa.co.kr>

 


<정정보도문>

본지가 2022년 9월1일자 보도한 <‘주인 없는’ 공영홈쇼핑 편법 운영 의혹>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파인씨앤아이 소속 인물이 공영홈쇼핑 온라인 부분 개발자들의 인사권을 가지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 “공영홈쇼핑 임원과의 개인적인 친분이 있다” “개발자들의 경력 위조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파인씨앤아이 직원 박 부장이 공영홈쇼핑에서 받는 인력 단가에 한 사람당 200~300만원 정도를 중간에서 수수료 명목으로 가로채고 있다” “파인씨앤아이 직원이 홈쇼핑 인사권 행사” “2015년 공영홈쇼핑 정보전산시스템 구축사업을 추진하기에 앞서 RFP를 작성하면서 웅진홀딩스 컨소시엄 측의 파인씨앤아이라는 업체가 깊이 컨설팅해줬다” “파인씨앤아이 주도로 컨소시엄을 꾸리기 시작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위 보도는 본지가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직접 확인하지 않고 제보자의 진술을 인용하여 행한 것으로서 실제 사실과는 다른 것으로 밝혀져 이를 바로잡습니다.

위 보도는 서울중앙지방법원의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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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