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랖? ‘자중지란’ 건설공제조합 무슨 일이…

경영 간섭에 바람 잘 날 없네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지난해 건설공제조합의 경영 독립성을 위해 대한건설협회장이 운영위원회 당연직 위원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여전히 협회장의 조합에 대한 과도한 경영 간섭 등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김상수 대한건설협회 회장이 지난달 21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열린 협회 임시총회에서 건설공제조합 개혁을 언급하면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김 회장은 “(산하기관인)건설공제조합 개혁을 임기 중 완수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러나 건설공제조합 직원들은 “개혁을 빙자한 종속 강화”라며 반발하고 있다. 

개혁 맞아?
“종속 강화”

건설공제조합 개혁 논란은 2020년 시작됐다. 국민의힘 박덕흠 의원은 전문건설협회장과 전문건설공제조합 운영위원장 재임 중 충북 음성 한 골프장에 대한 수백억원대 투자를 임의 결정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해당 논란은 2020년 국정감사 때 크게 주목받았다.

이후 국토교통부는 전문건설협회장이 전문건설공제조합 운영위원과 운영위원장을 겸임하지 못하도록 법을 개정했다. 

국토부는 위 논란을 계기로 건설공제조합, 기계설비공제조합 경영 실태를 살핀 뒤 건설협회와 건설공제조합 분리 경영 강화, 공제조합 경영 효율화 등을 역점 추진 과제로 선정했다. 국토부가 선결 과제 중 하나로 지목한 공제조합 경영 효율화는 영업점을 비롯한 지방 조직 축소에 방점이 찍혔다. 

개혁 대상이 된 건설공제조합 직원들은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힘을 모아 국토부와 건설협회 측의 이른바 개혁 추진에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건설공제조합 노조 가입률은 90%를 넘는다. 사실상 대부분의 공제조합 직원들이 조합 이름을 빌려 공제조합 조직 축소에 반대 의사를 표시하고 있는 셈이다. 

건설공제조합 직원들이 조직 축소에 반대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독립성 약화’다. 조직 축소를 빌미로 건설협회에 대한 종속성이 심화될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 ‘공제조합 2단계 영업점 개편(안)’이 시행되면 건설공제조합 조직은 현재의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든다. 

개편안의 핵심은 영업점 축소에 있다. 영업점을 축소하면 곳곳에 있던 공제조합 사무실은 대한건설협회 시도회 건물로 이전이 예상된다. 이미 서울, 수원, 춘천, 전주, 울산, 제주 등은 같은 건물을 쓰고 있다. 건설공제조합 노조 측은 이 같은 물적 결합이 ‘독립성 약화’로 이어질 것이란 인식을 갖고 있다. 

건설협회 회장 “임기 중 조합 개혁 완수”
영업점 개편 관여 “국토부와 협의 마쳤다”

노조는 “13개 영업점 위치가 건설협회 각 시도회 소재지와 정확히 일치해 협회가 조합을 종속시키려는 시도가 국토부의 방조와 묵인 속에 자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노조는 조직 축소를 사실상의 구조조정으로 간주하는 분위기다. 

노조는 “경영 위기가 없고, 실적이 양호함에도 불구하고 의미도 모호한 혁신을 빙자해 구조조정을 정당화시키려 하고 있다”며 “영업점 개편안은 혁신을 가장한 정부와 건설협회의 민관유착이자 정치적 구조조정”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공제조합에 대한 건설협회의 지배력을 더욱 견고히 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건설공제조합 지점 개편안 자체가 김 회장 연고 지역에 편중된 안으로 논의됐다는 의혹도 나왔다. 건설업계에 종사 중인 한 익명의 제보자는 “건설공제조합 지점 개편안은 건설협회장이 소속된 경상남도 지역에 편중된 안으로 건설협회와 국토교통부가 최종 정리한 것으로 밝혀져 다른 시도에서 반발이 발생하는 등 지역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제보자에 따르면 지난해 2월 국토부에서는 건설공제조합 지점 개편안을 7본부 3지점안(이하 7+3안)으로 발표했다. 

당시에도 지역 건설업체의 의견이나 건설업체 수 등을 고려하지 않고 국토교통부에서 일방적으로 발표해 업계에서는 불만이 표출됐다. 특히 충청북도 지역 건설업체들과 강원도 중 춘천과 원주 등 영서지방 건설업체들의 경우 기존의 지근거리에 지점이 있는데도 7+3안에서는 지점이 없어지게 됨에 따라 불평이 나오고 있던 상황이었다.

내부 개편안
일방적 발표

이후 김 회장의 최측근이라고 할 수 있는 충청북도 건설협회장인 윤현우 회장이 건설공제조합 운영위원장으로 당선됐다. 윤 회장은 건설협회장과 함께 충북지역에 지점을 유지하고자 지속적으로 정부에 로비한 결과 국토부와 광역 단위별로 지역별로 총 10개 지점과 3개 출장소를 두는 안으로 최종 정리됐다. 

그러나 이 10+3안도 실상 김 회장의 연고 지역인 부울경 지역에 각각 1개씩 총 3개를 유치하고 나머지 시도에 1개씩 유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과 경기지역에는 건설업체가 각각 2300여개가 있다. 반면 부울경 지역의 경우 부산 750여개, 울산 200여개, 경남 900여개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단순 계산만으로도 서울과 경기지역에만 부울경 지역을 모두 합한 것보다 많은 건설업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지역의 경우 1개 지점만 운영되고 건설협회장의 연고 지역인 부울경 지역의 경우 3개가 운영되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

제보자는 “서울과 경기지역 건설업체들은 김 회장이 자기 연고 지역 챙기기만 신경쓰는 게 아니냐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으며 기타 광역시를 포함한 지역들(대구, 대전, 광주 등)에서도 대놓고 얘기하지는 못하지만 ‘울산에 출장소가 생기면 나머지 광역시는 뭐가 되느냐’며 불만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히 업계에서는 윤석열 대통령과 경제 6단체의 오찬에도 참석하지 못할 만큼 건설협회의 위상이 나락으로 떨어졌고 중대재해처벌법, 민간공사 일요일 휴무제 확대 등 산적한 업계 현안은 나몰라라 한 채 자신의 지역 챙기기만 신경쓰는 건설협회장에 대해 뒷소문이 무성하다”고 전했다.

제보자는 또 “실제로 중대재해처벌법 논의가 한창이던 지난 8월 대표이사가 아닌 등기이사도 협회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건설협회의 정관을 개정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은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해 협회장의 권리는 유지한 채 중대재해처벌법은 회피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휩싸이기도 했다”면서 “현행 정관상 회장의 임기가 4년 단임인데 연임이 가능하도록 정관을 개정하려 한다는 소문도 횡행해 업계에서는 속칭 ‘논현동 트럼프’ ‘논현동 푸틴’이는 비아냥거리기까지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방만 경영 주장
중대재해법 회피?

건설공제조합 노조는 “건설공제조합은 매년 2000억원에 가까운 당기순이익을 기록하고 900억원가량을 조합원에게 배당하는 등 견실한 성과와 운영에도 불구하고 김 회장은 취임 이후 건설공제조합 예산의 사금고화 및 골프장 인수사업 부당강요 등 건설공제조합의 경영 전반에 걸쳐 무분별한 경영간섭을 자행해왔다”고 전했다. 

노조는 “이런 상황에 근거도 없는 방만 경영을 주장했고,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인 국토교통부는 건설공제조합 직원과 조합원들의 의사는 전혀 반영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공제조합 경영혁신이라는 미명하에 조직을 갈기갈기 찢어놨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건설공제조합 수익(매출)은 9년 전 대비 20%가량 상승했고, 당기순이익은 2배가량 올랐다. 지배구조상 건설공제조합 대주주인 건설사(대한건설협회)들은 9년 연속 당기순이익(9년 총 합, 1조3308억원)의 50%가 넘는 배당금(7097억원, 53%)을 챙겼다. 

공제회가 관리해야 할 건설공제조합원은 2017년 1만1572명에서 올해 1만3617명으로 1500명가량(약 10%) 늘었다. 출자좌수도 2017년 3910건에서 지난해 4273건으로 증가했다. 반면 건설공제조합 근로자는 현재 453명으로 5년전 대비 1명 증원됐다.

매출, 순이익, 조합원 수, 공제조합 직원 규모 등 모든 지표를 고려할 때, 경영 효율화를 명분으로 한 영업점 축소는 설득력이 없다는 것이 조합 직원들의 일반적 견해이다. 

지표로 나타난 공제조합 실적은 국토부가 개혁의 명분으로 내건 ‘방만 경영’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국토부는 공제조합의 주된 역할이 법정 보증상품 판매고,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높지 않은 업무를 수행한다는 점을 ‘방만 경영’ 판단의 근거로 꼽았다. 

노조 반발 “협회와 별개…선 넘는 발언”
갑자기 지점 축소? “슬림화 운영비 절감”

공제조합 직원들은 이 같은 판단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공제조합 직원은 “어떤 영업이 상대적으로 용이한지, 이를 통해 공제조합 임직원들이 얻은 금전적 혜택은 무엇인지 구체적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며 국토부 판단에 에둘러 불만을 표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제조합 경영 효율화 시책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동 시책은 건설산업혁신위원회를 통해 마련됐다”며 “건설공제조합과 건설협회의 관계를 강화하는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동 위원회는 국토부 1차관과 이복남 서울대 교수를 공동위원장으로 하는 민관자문기구다. 

공제조합 측은 ‘2단계 영업점 개편(안)’에 대해 “해당 문건은 검토 중인 안으로, 당장 밝힐 입장은 없다”고 했다.

협회의 과도한 경영 간섭으로 불거진 갈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전임 이사장이었던 최영묵 이사장은 협회장과의 조합 신입사원 채용을 두고 갈등하다가 이사장직을 사퇴하기도 했다.

한편, 협회는 회장 등 현 집행부의 임기연장으로 논란을 빚기도 했다. 지난 10일 이사회에서는 회장 및 비상임 임원의 임기를 연임하는 내용의 정관 변경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하지만 부정적 여론이 거세지자 결국 이날 임시총회에서는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았다.

협회 측은 김 회장이 업계의 화합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해 최종적으로 고사했고, 지난 16일 시·도 회장단 등의 논의를 거쳐 더 이상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수상한 변경
임원만 살판?

해당 정관 변경안에는 회장과 시·도 회장은 4년 단임에서 3년 1차 중임으로, 대의원과 비상임 임원은 4년 1차 중임에서 3년 중임(횟수 제한 없음)으로, 시·도 비상임 임원과 윤리임원 임기를 4년 1차 연임·3년 중임(횟수 제한 없음)으로 바꾸는 내용이 담겼다.


<ktikt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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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이 지뢰밭’ 9월 정기국회 관전포인트

‘곳곳이 지뢰밭’ 9월 정기국회 관전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번 9월 정기국회는 여야 모두에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에는 국정 동력을 재충전하고 국정 운영의 안정성을 확보해야 하는 무대인 반면, 국민의힘에는 정권의 허점을 공략해 국정 지지율을 떨어뜨리고 정국 주도권을 가져와야 하는 결정적 기회다. 양당 모두 저마다의 사정으로 발목이 잡혀 있는 만큼 팽팽한 힘겨루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야의 날 선 대립이 정치권을 강타한 가운데 정국이 어디로 흘러갈지 여야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제22대 국회의 후반기 첫 정기국회가 초반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양당 대표의 교섭단체 연설을 시작으로 대정부질문과 인사청문회가 잇따라 예정되면서 대치 전선이 급격히 확대되는 모양새다. 이번 정기국회는 향후 정국의 주도권을 어느 쪽이 쥐게 될 것인가를 가름할 분수령이기도 하다. ‘여기서 더?’ 바닥 친 민심 정기국회는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역대 최하를 기록한 시점에서 시작됐다. 지난 7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510명을 대상으로 지난 8월31일부터 9월4일까지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8주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 또한 동반 하락해 국민의힘과의 격차가 오차범위 안으로 좁혀졌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는 ▲긍정 37.4% ▲부정 59.5%인 것으로 집계됐다.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1.5%p 하락한 반면 부정 평가는 전 주 대비 0.8%p 상승했다.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는 7월2주 차 정기 여론조사에서 48.9%를 기록한 이래 8주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해당 여론조사는 무선 RDD 표집틀 기반 ARS 자동응답조사이며 응답률은 4.2%이다.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는 ±2.0%p로 자세한 조사 내용과 개요에 대해선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현실적으로 가능한 선’을 조건으로 내걸며 개헌으로 정기국회의 포문을 열었다. 여당이 신중한 개헌을 앞세워 국민 의견 통합을 시도하려 했으나, 야당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정국은 급격히 냉각됐다. 김 대표는 지난 7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현행 헌법과 법률의 절차적 정신을 지키면서 시대의 변화와 국민 요구를 반영해 현실 가능한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5·18, 부마항쟁 등의 헌법 전문 수록은 개헌의 출발이고, 권력구조 개편은 국민이 원하는 선까지 가면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아울러 김 대표는 국민의힘을 향해 “전두환·노태우를 단죄하며 하나회를 척결하고, 5·18을 문민정부의 정체성으로 삼은 김영삼 대통령의 사진을 걸어놓은 국민의힘도 결국은 선택해야 할 것”이라며 “역사적 성찰을 마치고 함께 개헌의 길에 나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여당의 개헌 카드는 지난 7월 조정식 국회의장의 “현직 대통령 연임의 개헌 문제는 결국 국민 선택의 문제”라는 발언을 의식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의 연임 가능성을 열어둔 듯한 조 의장의 발언이 파장을 일으킨 만큼 민주당이 ‘국민 공감대’를 중심에 두고 개헌을 추진하는 등 진화 작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하필 지금? 또 다시 나온 ‘개헌 카드’ “반대·보완수사권 부활” 맞불 놓는 야 국민의힘은 곧바로 반발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다음 날인 8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번 정부에서 개헌은 없다. 명백하게 위헌을 저지르고, 개헌으로 사적 이익을 도모하는 세력과 절대로 개헌을 논의하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개헌을 통해 ‘장기 집권’을 노리고 있다고 봤다. 정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중임제 개헌도 언급했다. 그런데 ‘연임 안 한다’ ‘재판받겠다’는 말은 절대로 안 한다”며 “혹시 개헌으로 임기를 연장하고, 이를 통해 재판을 미루겠다는 의도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지금 정부와 여당의 국정과제 1호는 대통령의 자기 죄 지우기”라며 “개헌마저 자기 죄 지우기의 도구로 쓰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현재 이 대통령의 장기집권은 불가능하다. 헌법 제70조 등에 따르면 대통령의 임기는 5년으로 연임이나 중임이 불가하다. 대통령의 임기 연장 또는 중임 변경을 위해 헌법을 개정하더라도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 대해서는 효력이 없다는 규정(제128조)이 있기 때문이다. 즉 현직 대통령이 임기 중 헌법을 개정해 자신의 임기를 연장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개헌을 반대하는 이유는 단순히 민주당의 장기 집권 시도 때문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헌법 대통령’이 민주당에서 배출되는 것을 국민의힘이 지지할 리 없다”며 “국민의힘을 설득해야 개헌 논의가 진전되는데 지금처럼 여야 협치가 꽉 막힌 상황에서는 오히려 개헌 카드가 반발을 일으켰다”고 우려했다. 늘어지는 국민의힘 현재 민주당은 지지율 하락 등 정부·여당발 악재가 연달아 터지면서 더 이상의 약점 노출은 반드시 막아야 하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이 점을 파고들어 정부의 동력에 제동을 걸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이목이 집중된 정기국회를 무대로 이정부의 실책을 조목조목 따져가며 여당 압박에 나섰다. 정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연설에서 “국민의힘은 민주당과 완전히 다른 길을 가겠다”며 야당으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했다. 먼저 6·3 지방선거 때 투표용지 부족에서 비롯한 참정권 침해 사태를 정조준했다. 정 원내대표는 “방만하고 오만한 선거관리위원회를 제대로 감시하겠다”며 “관리도 못하는 사전선거제도를 전면 폐지하고, 본투표 기간 연장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여당의 주도로 이뤄진 검찰개혁도 정면으로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오는 10월 예정된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와 관련해 “민주당은 검찰에 대한 증오와 복수심으로, 전당대회 득표를 위한 탐욕으로 지옥문을 기어이 열고야 말았다”며 “사법 체계의 왜곡은 수사 부실로 이어지고 부실한 수사는 국민의 고통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무너진 치안부터 바로 세우겠다”며 “보완수사권을 부활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정부 지지율이 하락한 주요 원인인 부동산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정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부동산이 아니라 국민을 잡았다. 대통령은 후보 시절 세금으로 부동산을 잡지 않겠다고 공약했는데 집권 후 정책은 정반대다. ‘공약 사기’”라며 전세에 대해서도 “우리가 누렸던 제도의 혜택을 왜 청년세대는 누리지 못하게 하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 주거 사다리를 지키겠다. 민간 재개발·재건축 규제부터 폐지해 주택 공급부터 확 늘리겠다. 1가구 1주택자는 세금 걱정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청년·신혼부부의 생애최초주택은 취득세를 감면하고 초저금리 대출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용 난타전 힘 빠지는 민주당 ‘롤러코스피’ 원인으로 지목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해서는 “투자 손실은 54조원에서 56조원 이상까지도 추산된다”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국정조사는 물론 특검까지 해야 한다. 상품 도입에 권력의 압박이 있었는지, 그 압박이 김용범 전 정책실장의 독단인지 윗선이 따로 있는지, 왜 지방선거 직전에 출시됐는지 모두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곧바로 이어진 대정부질문에서도 여야는 격돌했다. 국회 최대 쟁점인 이정부의 ‘2기 개각’ 인사 논란과 주요 정책을 놓고 공방을 벌인 것. 여야 모두 중진급 의원을 배치하면서 첫날부터 팽팽한 창과 방패의 싸움이 이어졌다. 지난 9일 진행된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이 가장 눈길을 끌었다. “내각 인사 참사” 대 “수사자료 상납 게이트”가 충돌하면서 정기국회의 모든 이슈를 빨아들였다. 국민의힘은 나경원 의원은 이정부를 향해 “암장과 인멸의 1년, 파탄과 박멸의 1년”이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한성숙 국무총리를 향해 “준연동형 비례제로 1년에 11억원씩이나 받고 꼼수로 의원이 되는 것이 정당한가. 잘못된 제도를 고치는 건 총리가 할 일”이라고 질타했다. 용혜인 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의 비례대표 연임 및 겸직 논란을 겨냥한 것이다. 이에 한 총리가 “정부에서 고쳐야 하는 제도인가”라고 답변하면서 장내 소란이 일기도 했다. 아울러 나 의원은 “(2차 개각에서) 주요 인사 내각이 전과(를 전부 합치면) 총 34범”이라며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인사 참사”라고 꼬집기도 했다. 검증의 날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게도 향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신약 청탁 의혹’ 폭로전에 나섰지만 오히려 여당은 제보 출처를 문제 삼으면서 방어에 나섰다.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검찰이 내부 수사 자료를 특정 정치인에게 갖다 바치며 검찰 출신 국회의원의 정치 생명을 연장해주는 ‘정치 스폰서’가 돼서는 안 될 것”이라며 “한 의원이 역설적으로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스스로 증명해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진사퇴’ 용혜인 ‘사면초가’ 김승원 청문회가 빨아들인 정기국회…민생은 뒷전 전 의원은 이진수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을 향해 “과거 한 의원이 장관 후보자 시절 개인정보가 유출돼 국회 사무처 등에 대한 압수수색이 즉시 이뤄졌었다”며 “이 사건도 똑같이 신속히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사자인 김 후보는 폭로된 녹취록이 일부 내용을 삭제하고 순서를 바꾸는 등 악의적으로 왜곡·조작됐다고 주장했다. 두 후보를 둘러싼 관심이 뜨거운 만큼 대정부질문에 이어 진행될 인사청문회서 여야의 공방 수위가 최고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14일 김성수 대법관 후보자를 시작으로 15일에는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잇따라 열린다. 16일에는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검증이 예정돼있다. 뜨거운 감자였던 용 전 후보는 결국 자진사퇴를 택했다. 지난 13일 용 전 후보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정부의 성평등부 장관 후보자로서 모두를 위한 성평등 사회를 만들어 내고자 했던 결심과 함께 장관 후보직을 오늘로써 내려놓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성평등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지 14일 만이다. 이날 용 전 후보는 “민주당으로부터 후보자와 기본소득당이 처한 상황을 존중하지만,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 겸직을 두고 국민적 공감대가 넓지 못한 상황을 고려해 후보자가 결단해 달라는 의사를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무위원은 국회와 정부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협력을 이끌어내야 하는 역할이다. 그러나 여당도 우려를 표하는 상황에서 그 직을 수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 앞서 용 전 후보는 지난 1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에 여권에서조차 “국민과 싸우는 듯한 모습”이라는 우려가 나왔고, 오히려 역효과를 낳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용 전 후보 역시 자신의 반박 기자회견에 대해 “국회의원이 아닌 '국무위원 후보자'로서는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도 전해주셨다. 제 부족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미 닫힌 귀? ‘레드팀’ 어디? 그러자 야당은 김 후보를 정조준하고 나섰다. 그에 대한 지명 철회 요구가 높아지고 있지만 청와대는 “소명의 기회를 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정부 2기 내각과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지금 청와대나 김민석 대표는 ‘왜 사람들이 나를 이해해 주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봤다. 이 관계자는 “그들에게 있어 이번 인선은 틀린 일이 아니라 옳은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반대 여론과 사태의 심각성이 크게 와닿지 않는 것”이라며 “하지만 국민 여론은 두 후보자에 대해 ‘아니’라고 말하지 않나. 중요한 건 국민 의견에 떠밀려 가는 게 아니라 의견을 수렴해 전화해 나가는 과정이다. 김 대표가 민주당의 레드팀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연임 논란’ 진화 나선 이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이 자신을 둘러싼 연임 논란에 직접 입을 열었다. 프랑스에 국빈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지난 9일 파리 현지 동포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저의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돼있다”며 개헌 연임 의혹에 대한 우회적인 입장을 전했다. 해당 발언에 대해 청와대는 “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한 라디오를 통해 “이미 헌법적인 질서 속에선 (대통령) 임기가 제한돼 있기 때문에 항간에서 이야기하는 연임 자체는 아예 불가능한 사안이고 검토될 수도 없는 사안이라는 말씀을 한 걸로 해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연임 안 한다’, 이 말은 결국 안 하고 있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