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모두가 사랑한 국민MC 송해

34년 잡은 마이크 놓다

[일요시사 취재1팀] 남정운 기자 = 송해. 꾸준함과 일요일의 상징과도 같은 남자다. 그가 힘차게 외치는 “전국~”을 들으면, 남녀노소 누구나 “노래자랑!”으로 화답했다. 그의 능수능란한 진행과 격의 없는 소통을 곁들인 <전국 노래자랑>은 지난 34년간 온 국민의 성원을 받는 ‘축제’였다. 그가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많은 이들이 슬픔에 잠겼다.

송해의 본명은 송복희다. 고향은 이북인 황해도 재령군이다. 어릴 적부터 동네에서 끼 많은 개구쟁이로 유명했다고 한다. 가족은 부모님과 형, 여동생이 있었다. 형이 아버지와 갈등을 빚다 집을 나간 후로는 넷이서 살았다고 전해진다.

실향민 출신
코미디언으로

22세 때 1949년 해주예술전문학교에 입학해서 성악을 공부했다. 하지만 이듬해 한국전쟁이 발발하는 바람에 더는 학업을 이어갈 수 없었다. 송해는 전쟁 초기에는 가족들과 고향에 머물렀다. 당시 구월산 일대에서 활동하던 공산당 유격대의 모병을 피하려고 인근 마을에 숨었다가 돌아오기를 반복했다.

1·4 후퇴 때 어머니와 여동생을 두고 나왔다가 영영 이별하게 됐다. 북한 인민군의 진격하면서 재령에서 해주, 해주에서 연평도로 피란을 이어갔다. 연평도에서는 미 군함 빅토리아호를 타고 부산까지 갔다. 이때 바다 위에서 바다 해(海)를 예명이자 아호로 쓰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부산항에 도착한 뒤에는 군에 입대했던 그는 통신병으로 복무했고, 1953년 7월27일 휴전 메시지를 직접 타전했다. 그는 그 당시 쓰던 모스 부호를 최근까지도 기억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군 선임이 혼자였던 그에게 여동생을 소개해줬다. 송해가 첫눈에 반했다는 이가 바로 그의 부인 석옥이씨였다.


군 제대 이후에는 ‘창공악극단’에서 가수로 연예 활동을 시작했다. 본인 회고에 따르면 악단 공연을 진행하는 동시에 입담을 살려 분위기도 띄웠다고 한다. 자연스럽게 MC 경험을 쌓은 것이다. TV 방송을 시작한 후에는 여러 방송사를 넘나들면서 조연급 코미디언으로 활약했다. 이 중에서도 특히 KBS에서 가장 오래 활동했다. 

송해는 선배인 박시명과 콤비를 이뤄 만담을 선보이기도 했고, 콤비를 하지 않을 때는 똑똑한 고학력자를 풍자하는 캐릭터를 주로 연기했다. 그의 강점으로는 능수능란한 화술과 진행 능력이 꼽힌다. 발음도 정확했던 그는 라디오 진행자 자리까지 꿰찼다.

송해는 동양방송의 아침 생활정보 프로그램 <가로수를 누비며>를 진행하면서 운전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이때 <가로수를 누비며>가 처음 시도했던, 운전자들이 교통 통신원을 조직해 이들의 제보를 적극 활용하는 시스템은 지금까지도 각종 라디오 프로그램이나 교통방송에서 활용되고 있다.

송해는 17년 동안 <가로수를 누비며>를 진행하다가 1986년 갑작스레 하차했다. 당시 20세 아들을 오토바이 교통사고로 잃은 충격으로 모든 방송활동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그의 나이 예순을 바라보던 때 생긴 비극이었다.

그는 생전에 기억이 사무쳐서, 아들이 사고를 당했던 한남대교(당시 제3한강교) 근처로는 절대 가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1988년 마음을 추스르고 맡은 복귀작이 KBS 1TV <전국 노래자랑>이다.

지난 8일 자택서 별세… 향년 95세
<전국…> 재개 앞두고… 애도 물결


전국 각 지방을 돌면서 주민이 참여하는 순회공연 형식인 이 프로그램은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으며 대한민국 최장수 TV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송해 역시 <전국노래자랑>을 34년 동안 진행하면서 국내 단일 TV 프로그램 최장수·최고령 진행자 기록을 새로 썼다. 이 기록은 <기네스북>에도 등재됐다. 

이외에도 국내 단일 TV 프로그램 ‘연속 진행’ 최장수 기록까지 함께 보유하고 있다. 잠시 프로그램을 떠났다가 시청자 반발로 복귀했던 1994년 10월부터 계산하더라도 27년을 훌쩍 넘긴다. 

기나긴 세월 동안 프로그램을 맡아오면서 그는 <전국 노래자랑> 그 자체가 됐다. 시작을 알리는 “전국~”과 오프닝 반주 뒤의 “전국에 계신 노래자랑 가족 여러분, 한 주일 동안 안녕하셨습니까? 그리고 오늘도 지구촌 곳곳에서 새로운 희망 속에 열심히 살아가시는 해외 우리 동포 여러분들, 해외 근로인 여러분들, 그리고 해외 자원봉사원 여러분 안녕하셨습니까? 그리고 오늘도 푸른 대해를 가르는 외양 선원 여러분, 원양 선원 여러분, 모든 항공인 여러분, 대한민국 국군 장병 여러분 안녕하셨습니까? 더불어 오늘 이곳 (지명)을 가득 메워주신 시민 여러분, 이 고장을 방문하신 관광객 여러분 안녕하셨습니까? <전국 노래자랑> 사회 담당 일요일의 남자 송해가 인사부터 올리겠습니다”라는 고정 멘트는 프로그램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전국 노래자랑>은 매번 다른 아마추어 참가자들이 나오다 보니 돌발상황이 자주 발생했다. 그때마다 송해는 능수능란한 진행 능력과 관록으로 위기를 무난하게 넘기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참가자들과 정겹게 만담을 나누고, 가수 출신인 만큼 가끔 노래도 부르는 등 늘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

이런 모습들 덕분에 송해는 90세가 넘는 나이에도 참가자들에게 여전히 ‘오빠’로 불렸다. 훈장 수여도 이어졌다. 송해는 2001년 화관문화훈장, 2014년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별세 이후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로 금관문화훈장에 추서됐다.

그는 생전에 여러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생애 마지막 <전국 노래자랑>을 고향인 황해도 재령군이나 해주시에서 하고 싶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파란만장 인생
그리운 고향

송해는 2003년 <전국 노래자랑> 특집 방송을 위해 평양을 방문했다. 이때 북측 담당 안내원과 친해져서 편하게 이야기를 주고받았다고 한다. 그러다 뒤풀이에서 같이 술을 마시던 와중에, 안내원이 재령을 코앞에 두고 가지 못한 송해에게 “이젠 거기 가봤자 아무것도 남아있는 것이 없다”며 위로를 보냈다.

이를 오해한 송해는 “월남한 자신 때문에 가족들이 모두 죽은 것이냐”고 물었다. 안내원은 “그 말이 아니라 52년의 세월 동안 모든 것이 다 달라졌다”며 “송해가 알던 재령의 모습은 더 이상 없다”고 설명했다.

송해는 그제야 자신이 월남한 지 52년의 세월이 흘렀다는 것을 실감했다. 아울러 생전에 다시는 어머니를 뵐 수 없다는 것 역시 깨달았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그는 끝까지 고향 방문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2019년 MBN에서 방영한 특집 프로그램 <송해야 고향 가자>에서 남북체육교류협회의 남북 응원단으로 합류해 고향 방문을 타진했다. 하지만 방송 당시 남북관계가 급속도로 냉각되면서 남북체육교류협회 경기가 연기되고 말았다.

설상가상으로 2020년에는 코로나가 유행하면서 끝내 송해의 고향 방문은 성사되지 못했다.


2018년 1월20일, 오랜 시간 동고동락했던 아내를 지병으로 떠나보냈다. 부부가 같이 입원했는데, 아내는 끝내 병상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송해는 발인식에서 “붙잡으면 무슨 소용 있나. 조금 먼저 갈 따름”이라며 “열심히 애들 보살필 테니까 마음 놓고”라고 애통한 심경을 전했다.

이후 코로나 유행으로 <전국 노래자랑>의 현장 촬영이 무기한 중단됐다. 많은 이가 그의 근황을 궁금해하던 도중, 그는 지난해 9월 유튜브 <근황올림픽> 채널에 출연해 근황을 알렸다. 그는 “예전보다 7kg 정도 살이 빠졌다”며 야윈 모습으로 등장해 우려를 자아냈다. 영상에서는 주로 영화 <송해 1927>을 홍보했다.

지난 1월31일에는 KBS 2TV에서 그의 일대기를 다룬 뮤지컬 <여러분 고맙습니다 송해>가 방영됐다. 송해 작고 후에 그를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무대였다. 트로트 가수 정동원이 어린 송해 역을, 국악인 박애리가 어머니 역을 맡았다.

이들이 함흥부두에서 헤어지는 장면을 연기할 때, 송해를 비롯한 여러 관객들이 눈물을 훔치는 장면이 포착됐다.
무대 말미에는 송해가 직접 무대에 올라 “내 마음속에는 언제나 어머니가 계신다”며 “꿈에서는 한 번도 오시지 않으시는 어머니께 불효의 죄를 지었다”고 말했다. 이어 “어머니께 한 곡 올리겠다”며 <비 내리는 고모령>을 목놓아 불렀다.

그는 백신 3차 접종까지 마쳤지만 지난 3월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고령 감염에 건강을 걱정하는 이가 많았다. 하지만 그는 이 같은 걱정이 무색하도록 4월부터 다시 정상적으로 녹화에 참여하며 MC 활동을 재개했다.

안타까운 작고
수많은 일화들


그런데 지난달 14일 오후, 건강 이상으로 서울 아산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사흘 뒤에는 그가 스스로 <전국 노래자랑> 제작진에게 “더이상 진행을 맡는 게 어렵지 않겠느냐”라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그는 이번 달 초 <전국 노래자랑> 현장 촬영이 재개됐음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불참 사유는 장거리 이동과 촬영이 어려울 정도로 건강이 좋지 못했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그보다 열흘쯤 전인 지난달 23일 <기네스북> 수상 당시에도 상당히 수척한 모습을 보여 우려를 샀다. 

결국 그는 지난 8일 오전 자택에서 노환으로 쓰러진 채 발견됐다. 그가 식사하러 올 시간이 지났음에도 보이지 않자, 인근에 사는 딸이 자택으로 찾아갔다가 자택 화장실에 쓰러져 있던 그를 발견해 신고했다. 소방당국은 오전 8시19분쯤 신고를 받고 출동했지만, 그는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그의 빈소는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장례는 대한민국방송코미디언협회장 직함 아래 3일장으로 치러졌다. 장례위원장은 엄영수 코미디언협회장이 맡았으며, 코미디언 석현·김학래·이용식·최양락·유재석·강호동·이수근·김구라·김성규 KBS 희극인실장·고명환 MBC 희극인실장·정삼식 SBS 희극인실장 등이 장례위원을 맡았다. 

이외에도 많은 연예계·정계 인사의 추모가 이어졌다. 윤 대통령은 훈장 추서와 함께 애도의 뜻을 전했고,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해외 일정 중에도 추모 화환을 보냈다. 

KBS는 송해의 건강이 회복되는 대로 <전국 노래자랑> 녹화 방송 복귀를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샀다. 대신 KBS는 송해 별세에 맞춰 지난 8일 밤 10시에 송해 추모 특집 <여러분 고맙습니다 송해>를 방영했다. 이어 12일에 방송되는 <전국 노래자랑>도 송해 선생 추모 특집으로 편성했다.

송해의 장지는 아내의 고향인 대구광역시 달성군 옥포읍 기세리 모처다. 그는 생전에 “석 여사(아내)의 묘지 곁에 영면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능수능란한 진행 격의 없는 소통
스타? 소탈한 생활에 국민들 감동

그는 오랜 시간 활동하며 많은 일화를 남겼다. 특히 생전에 자동차·휴대전화·큐 카드 등 3가지를 갖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그가 큐 카드를 들지 않았던 것은 교감과 소통을 위해서였다. 그는 앞서 “촬영이 있는 곳을 전날에 미리 내려간다”며 “그 동네 목욕탕에서 주민들과 함께 목욕하면서 교감을 나눈다”고 밝힐 만큼 관객과의 교감을 중요시했다. 

연예계의 유명한 주당인 만큼, 술에 대한 일화도 다양하다. <퀴즈쇼 사총사>에 출연했을 때, 그는 자신의 주량이 소주 다섯잔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국 노래자랑>의 김인협 악단장이 옆에서 이를 소주 5‘병’이라고 정정해 웃음을 자아냈다.

애주가인 그는 생전 단골 국밥집에서 우거지국과 곁들여 소주를 마시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 송해는 생전 장수 비결로 우거지국을 꼽았다.

가수 출신인 점을 살려 단독 콘서트를 개최하기도 했다. 생애 첫 콘서트 당시 그의 나이는 84세였다. 그는 2011년 추석을 목표로 단독 콘서트를 준비했다. 목표대로 성공리에 서울 공연을 마친 뒤, 10월까지 전국 순회공연을 진행했다.

그는 2010년대 들어서면서 광고에도 간간이 출연했다. 후배 코미디언인 강호동과 함께 이가탄 CF를 찍었고, 2012년부터 2017년까지는 IBK기업은행 홍보대사에 위촉돼 광고에 특별 출연했다.

기업은행은 일명 ‘송해 효과’를 톡톡히 봤다. 노년층에게 ‘IBK기업은행에 기업이 아닌 개인이 예금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린 것만으로도 막대한 규모의 예금이 유입됐다. 찾아온 고객 중에는 직접적으로 ‘송해 광고를 보고 찾아왔다’는 사람이 상당수였다는 후문이다.

이는 노년층 사이에서 그의 입지가 얼마나 컸는지를 잘 보여주는 일화로 남았다. 

앞으로도
오래도록…

혈혈단신의 실향민이 국내 최장수 MC가 되기까지. 그의 파란만장한 인생역정과 꾸준함, 그리고 소탈한 생활은 많은 이에게 감동을 줬다. 그는 이제 떠났지만, 그의 꾸준한 열정이 담긴 “전국~”은 앞으로도 오래도록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jeongun15@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전국 노래자랑’ 후임 MC 누구?

송해가 영면에 들면서 KBS는 <전국 노래자랑> 후임자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송해가 34년간 진행해온 프로그램인 만큼, 누가 맡더라도 그 빈자리가 커 보일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 방송사의 고민은 계속 깊어질 전망이다.

송해 생전에도 <전국 노래자랑> 후임자 선정은 초미의 관심사였다.

송해는 평소 후임 MC 선정을 자신의 ‘숙제’라고 공공연히 밝혀왔다.

송해가 각종 예능프로그램에서 언급한 후임자 후보군은 이상벽·이상용·임백천·이택림·고 허참 등이다.

여기에 이호섭 작곡가도 후보로 언급된다.

그는 송해가 건강 이상 등으로 자리를 비울 때마다 대체 MC를 맡아 안정적인 진행 능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KBS는 우선 <전국 노래자랑>의 12일 방송분을 송해 추모 특집으로 꾸미고, 이후 방송 방향은 내부 논의를 거친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송해의 후임자는 빠르면 오는 19일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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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10번째 해외순방 부푼 보따리 풀어보니…

윤, 10번째 해외순방 부푼 보따리 풀어보니…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해외순방을 떠났다. 그에 맞는 성과를 낸다면 우주라도 갈 수 있다지만, 여태까지 성적표는 처참해, 앞으로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우리가 기대했던 ‘1호 영업사원’의 의미가 대통령 부부와는 달랐던 걸까? 오히려 나갔다 하면 터지는 사고로 불안할 지경이다. 지난 10일 윤석열 대통령은 투르크메니스탄·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3개국 국빈 방문을 위해 출국했다. 윤 대통령과 배우자 김건희 여사는 이날 오전 성남 서울 공항서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를 타고 첫 순방지인 투르크메니스탄으로 향했다. 시작은 화려하게 서울 공항엔 정진석 비서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홍철호 정무수석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 등이 나와 윤 대통령을 환송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짙은 남색 정장에 연한 회색 넥타이를 맸고, 김 여사는 밝은 베이지색 정장 차림에 에코백을 들었다. 윤 대통령 부부는 공군 1호기에 올라 각각 손 인사와 목례 인사를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첫 순방국인 투르크메니스탄서 세르다르 베르디무하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한반도뿐 아니라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것이라는 점에 의견을 같이 했다”며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비핵·평화·번영의 한반도를 위한 담대한 구상’에 대한 지지를 표명해 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에게 ‘한-중앙아시아 K-실크로드 협력 구상’과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 개최 계획’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으며, 이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를 표명해주셨다”고 설명했다.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은 “우리의 한-중앙아시아 K-실크로드 협력 구상의 일환으로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대한민국 간 관계의 확대를 지지한다”면서 “우리는 본 구상을 구현하는 데 양국 정부 간 긴밀한 협력을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이번 양국 간 공동성명에는 가스 및 화학, 조선, 섬유, 운송, 정보통신, 환경보호 등 분야서 협력 강화도 담겨있다. 해외순방이 잘 끝나면 좋지만, 이번 해외순방은 시기가 좋지 않다는 지적과 함께 여태까지의 실적보다는 리스크가 더 컸다는 말도 나오는 실정이다. 스스로를 ‘1호 영업사원’이라고 지칭한 윤 대통령의 위신은 무너진 지 오래다. 조국혁신당은 윤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길에 김 여사가 동행하는 데 대해 ‘검찰 수사 회피용 외유’라고 규정했다. 한 번 나갔다 하면 터지는 논란 총선 이후 숨었다가 해외서 등장 김보협 수석대변인은 지난 8일 논평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디올백 수수 영상이 공개된 뒤 4·10 총선 ‘도둑 투표’서 보듯이 국민과 언론의 눈을 피해 꼭꼭 숨어다니더니, 이제 대놓고 활보한다. 검찰을 향해 ‘어디서 감히? 소환할 테면 해보라’는 식”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검찰은 김 여사에게 명품 가방과 양주, 고급 화장품을 대가성 뇌물로 제공한 최재영 목사를 소환해 다수의 증거와 증언을 이미 확보했다. 따라서 김 여사는 대가성 뇌물을 받은 의혹이 있는 피의자다. 특히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 피의자이기도 하다”고 짚었다. 이어 “공범들은 이미 처벌받았다. 재판에 제출된 검찰 의견서에 김 여사와 모친 최은순씨의 수익이 23억원이라고 적혀 있다. 검찰은 언제까지 김 여사 소환조사를 미룰 건가? 청탁성 선물을 ‘대통령기록물’이라고 하는 억지 주장을 듣고만 있을 것이냐”고 성토했다. 김 대변인은 “대한민국 검찰은 압수수색도, 소환조사도 피해 가는 ‘특권계급’ 앞에서 무너지고 있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언론에 ‘법 앞에 예외도, 특혜도, 성역도 없다’고 해도 믿는 국민은 없다. 아무리 달달한 말을 해도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장면 앞에서 힘을 잃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 부부가 무사히 순방을 마치고 돌아오길 기원한다. 귀국 즉시, 요새 국민의힘 의원들이 관심이 많은 기내 식비와 음료, 술값 내역을 꼭 공개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김 여사는 검찰이 귀국 뒤에도 소환하지 않거든 서울중앙지검에 제 발로 찾아가길 바란다. 그래야 검찰 소환을 피하려고 외유를 택했다는 오해를 피할 수 있을 거 아니냐”고 덧붙였다. 이처럼 대통령 부부의 해외순방은 시기가 적절하지 않다는 논란으로 시작됐지만, 무엇보다 큰 문제는 여태까지 대통령 부부의 해외순방서 사고가 끊임없이 터졌던 것에 있다. 가장 최근에 있었던 논란은 독일·덴마크 해외순방이었다. 예정대로라면 지난 2월18일 윤 대통령은 일주일 일정으로 독일과 덴마크를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계획을 돌연 연기했다. 지난 2월14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올해 첫 해외순방 일정인 독일과 덴마크 방문 계획이 여러 요인을 검토한 끝에 연기됐다. 과거에도 순방이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경우가 있었으나 뚜렷한 이유 없이 순방을 연기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민간인은 왜 태워? 독일 주요 종합지와 방송사는 윤 대통령의 방문 연기 소식을 보도하지 않았고, 일부 온라인 언론이 <로이터 통신>의 단신을 번역해 소개했다. 덴마크서 발행되는 주요 언론들도 이 소식을 다루지 않았다. 독일 올라프 숄츠 총리실과 덴마크 메테 프레데릭센 총리실도 별다른 언급이나 공식적인 설명하지 않았다. 독일과 덴마크 국민은 한국의 대통령이 방문할 예정이었다는 사실조차 모를 정도로 무관심한 분위기였다. 외신 가운데 유일하게 해외 순방 연기 소식을 전했던 <로이터 통신>은 “한국 대통령실은 구체적인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다양한 문제 때문에 연기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런 결정은 4‧10 총선서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의 승리를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내려졌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대통령 내외가 성과도 없이 너무 잦은 해외순방을 하고 있다고 야당이 비판하고 있고, 특히 김 여사가 명품 가방을 수수하는 과정이 담긴 몰래카메라가 공개되면서 윤 대통령이 곤란을 겪고 있다”며 디올백 사건이 연기 결정의 한 원인이라는 분석도 함께 전했다. 반면 현지 한인 교민과 한국 기업 관계자들은 전례가 없는 일에 황당해했다. 현지 한국 공관들은 해외순방이 있기 한 달 전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동포 행사 보조요원을 모집했고, 교민 간담회를 열 계획이라고 비공식 공지까지 한 상황이었다. 독일 일정의 경우 수도인 베를린에 있는 독일대사관이 아닌 독일 중북부에 있는 함부르크 총영사관이 행사 요원을 모집한 사실에 관심이 집중됐다. 이곳에서 있을 만찬은 독일과 유럽의 귀빈들이 주로 참석하는 사교 파티 형식이어서 대통령 부부가 함께 참석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모든 게 돌연 취소된 것이다. 외교가에선 이를 두고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라는 반응이 불거졌다. 가장 격이 높은 국빈 방문을 불과 며칠 앞두고 취소한 건 매우 드문 일이기 때문이다. 외교적 결례 논란으로도 번질 수 있는 사안이었다. 지난해 12월에 있었던 윤 대통령의 네덜란드 방문도 논란이 있었다. 지난해 12월1일 네덜란드 측이 한국의 과도한 경호 및 의전 요구에 우려를 표하기 위해 최형찬 주네덜란드 한국대사를 초치했다. 관련 사정에 밝은 소식통에 따르면, 네덜란드 정부는 최 대사를 불러 국빈 방문 경호와 의전을 둘러싼 한국의 다양한 요구에 ‘우려와 당부사항’을 전달했다.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경호상의 필요를 이유로 방문지 엘리베이터 면적까지 요구한 것 등 구체적인 사례를 열거해 불만을 표했다. 특히 반도체 장비 기업인 ASML의 기밀 시설 ‘클린룸’ 방문 일정과 관련해 한국 측이 정해진 제한 인원 이상의 방문을 요구한 데 대한 우려도 컸다. 한 소식통은 “네덜란드가 상대국 정상의 방문을 앞두고 주재 대사를 불러 항의한 건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외교부는 “최 대사와 네덜란드 측 간 협의는 국빈 방문이 임박한 시점서 일정 및 의전 관련 세부적인 사항들을 신속하게 조율하기 위한 목적서 이뤄진 소통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국빈 방문이 ‘대통령의 외교’가 아닌 화려한 의전만 챙기는 ‘왕의 외교’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7월에는 북대서양 조약 기구(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대통령 부부가 리투아니아를 방문했는데, 김 여사가 경호원과 수행원 16명을 대동한 채 수도 빌뉴스의 명품 편집매장에 들린 것이 문제가 됐다. 리투아니아 매체 <15min>은 ‘한국의 퍼스트레이디(김 여사)는 50세의 스타일 아이콘 : 빌뉴스(리투아니아의 수도)서 일정 중 유명한 상점에 방문하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기사에는 김 여사가 대통령실 직원들과 함께 ‘두 브롤리아이(Du Broliai)’라는 매장(명품 브랜드 편집숍)에 방문한 사진이 담겼다. 이 기사에 따르면 김 여사는 총 16명을 대동한 채 매장에 왔고, 김 여사가 쇼핑하는 동안 6명의 경호원이 매장 앞에서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도록 배치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두 브롤리아이 관계자는 김 여사 일행이 매장 방문 이후에도 이곳을 다시 찾아서 추가로 물건을 구입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김 여사가 무엇을 샀고 얼마어치를 샀는지는 기밀”이라고 말했다. 해당 일에 대통령실은 “김 여사가 상점을 방문한 건 맞고 안내를 받았지만, 물건은 사지 않았다”고 밝혔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물 폭탄과 문자폭탄에 출근을 서두르고 있는 서민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기사”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여름 한반도 폭우 사태로 인해 국가적 재난 상황에 처했는데 국내 사정을 우선시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지난해 1월에 있었던 아랍에미리트 해외순방에선 윤 대통령의 말이 문제가 됐다. 윤 대통령이 해외순방 중 UAE 군사훈련 협력단(아크부대)을 방문해 “UAE의 적이 이란이고, 우리의 적은 북한이다. UAE는 우리의 형제 국가다. 형제국의 적은 우리의 적”이라고 말했다. 명품, 노룩 악수, 경례… “김 여사 귀국 후 검찰로?” 이란이 윤 대통령의 주장에 반발해 성명을 발표하면서 국제적인 논란이 됐다. 주한 이란이슬람공화국 대사관은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이란이슬람공화국은 대한민국 공식 채널 특히 외교부를 통해 이란이슬람공화국과 아랍에미리트 관계에 대한 윤 대통령의 발언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이 사안에 대한 대한민국 정부의 설명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달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현지서 UAE의 평화와 안전에 기여하는 아크부대 장병들을 격려하는 차원서 하신 말씀이다. 따라서 한-이란 관계와 무관한 발언”이라고 해명했지만, 이란 나자피 외무부 차관은 윤강형 주이란 한국대사를 외무부로 초치해 항의했다. 2022년 11월 순방에서는 ▲MBC 취재진 대통령 전용기 탑승 불허 논란 ▲윤석열정부 정상회담 취재 제한 논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김 여사가 팔짱을 낀 사진 논란 ▲해외순방 중 윤 대통령이 전용기 안에서 채널A, CBS 기자 2명만 따로 부른 것 ▲김 여사가 정상 배우자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대신 비공개로 캄보디아 병원과 가정에 방문하면서 발생한 논란 등이 있었다. 2022년 9월에 있었던 영국-미국-캐나다 해외순방에서는 나라별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대통령 부부는 당시 사망한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조문하러 영국으로 출국했지만, 조문에 참석하지 않았다. 교통 상황 때문이라고 했지만, 이미 교통 혼잡이 충분히 예상됐고, 영국 정부는 이미 방문하는 국가 원수들의 전용기 탑승 자제 및 의전차량 제공 불가를 7일 전에 알렸다. 미국에서는 ▲한일 약식회담 ▲48초 한미정상회담 ▲욕설 발언으로 논란이 됐고, 캐나다에서는 동포 간담회를 열었지만, 내용이 실속 없다는 비판이 있었다. 또 오타와 전쟁 기념비 앞 참배 과정서 캐나다 국가가 울려 퍼지는 와중에 캐나다 국기에 경례하는 의전 실수를 저질렀다. 마지막으로 윤 대통령의 첫 번째 해외순방이었던 나토 정상회의에선 조 바이든 대통령이 루멘 라데프 불가리아 대통령에게 인사하려던 도중 윤 대통령이 악수를 건네자, 조 바이든 대통령은 눈도 마주치지 않고 이야기를 하지도 않았다. 그저 윤 대통령이 건넨 악수만 받은 채 루멘 라데프 대통령과 악수를 하고 불가리아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포착돼 ‘노룩 악수’ 논란이 일어났다. 국제적 망신도 이 밖에도 연출된 업무 사진, 대통령 부부의 해외순방에 대통령실 직원이나 공무원이 아닌 민간인 신씨가 동행한 것도 논란이 됐다. 지난해 3월 한일정상회담에서는 민감한 사안에 대한 한일 양국의 주장이 엇갈렸으며, 지난해 4월 한미정상회담에서는 출국 전 윤 대통령이 <워싱턴 포스트>와의 인터뷰서 “100년 전 일로 일본이 무조건 무릎을 꿇어야 한다는 생각을 저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발언해 논란을 키웠다. <alswn@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