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박한 과학여행 ③국립대구기상과학관

날씨와 과학의 ‘흥미진진한 만남’

국립대구기상과학관은 삶터와 가깝다. 금호강이 유유히 흐르는 대구 동구 동촌유원지 옆에 자리한다. 강변 산책로에서 벗어나면 기상과학관으로 연결된다. 국립대구기상과학관은 날씨와 과학의 흥미진진한 만남이 실현되는 곳이다. 무심코 지나친 날씨를 들여다보고, 느끼고, 과학과 함께 체험하는 일이 재미있다. 우리나라 기상과학의 역사와 세계의 기후변화를 쉽게 이해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기상과학관 입구에는 물방울 모양 마스코트 ‘기상이’가 방문객을 반긴다. 우산과 온도계를 들고 본격적인 날씨 탐구 여행의 출발을 알린다. 2014년 개관한 기상과학관은 3개 주제관으로 나뉘며, 3전시관은 올봄 새 단장을 마치고 일반에 공개했다.

새 단장

1층 1전시관 주제는 ‘기상과의 만남’이다. 전시관에 들어서면 세계 날씨 변화를 한눈에 보는 지구ON 모형이 눈길을 끈다. 지구ON은 인공위성으로 관측한 지구의 기상, 자연재해 등을 구 표면에 실감 나게 투영한다. 1전시관에서 4개 지구본으로 하루 온도가 달라지고 사계절이 생기는 까닭 등을 살펴본다. 강풍 체험기로 바람을 맞고, 기상청에서 실제로 사용한 옛 기압계와 습도계도 구경할 수 있다. 1전시관은 날씨에 영향을 미치는 태양과 물, 바람에 대해 꼼꼼히 이해하는 공간의 의미가 짙다.

날씨 체험은 ‘날씨 속 과학’이 주제인 2층 2전시관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체험 시설이 가득한 2전시관은 기상과학관을 찾은 아이들에게 인기 높다. 전시관 중앙에는 커다란 구름 소파가 놓였다. ‘날씨아카이브’에서 구름 소파에 누워 천장의 화면을 보며 사계절 날씨를 입체적으로 체험한다. 세계 곳곳의 기후변화를 보고, 지구온난화의 원인을 손전등으로 찾는 게임도 흥미롭다.

‘날씨 만들기’는 눈 내리고 번개 치는 변화무쌍한 날씨를 직접 만들어보는 코너다. 벽면에 구름과 태양, 바람 모형을 붙이면 움직이는 그림 날씨가 만들어진다. 날씨 아이콘을 결합하면 무지개와 토네이도가 등장하기도 한다. 글과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귀여운 그림으로 날씨가 형성되는 과정을 이해할 수 있다.


2전시관에는 태풍, 지진, 해일 등 자연재해를 구현하는 공간이 마련됐다. 새로운 태풍 이름을 만들어 메일로 보내거나 토네이도 발생 과정을 보고, 지진과 해일로 건물이 물에 잠기는 현상도 재현한다. 2전시관의 마지막 코너는 ‘기상탐험대’ 체험이다. 대형 화면 앞, 모형 열기구를 타고 대구 시내를 내려다보며 대구가 왜 우리나라에서 가장 더운지 알아본다.

올해 4월 새롭게 꾸민 3전시관 주제는 ‘예보의 과학’이다. 날씨 예측의 심장으로 불리는 기상 슈퍼컴퓨터의 역사와 현재 활용되는 슈퍼컴퓨터 5호기 두루·마루·그루 삼총사를 만나고, 기상예보관이 돼서 일기도를 직접 그려본다. 우산을 들고 기상 캐스터로 변신해 일기예보의 주인공이 되고, 날씨와 관련된 생활 현상이나 기상청에서 일하는 사람들 이야기도 들여다본다. 3전시관 관람은 탄소 중립을 약속하는 손도장 찍기로 마무리된다. 기상과학관에는 날씨를 입체적으로 관람하는 4D영상관과 VR체험기도 있으며, 코로나19 방역 상황에 따라 일부 시설은 이용이 제한될 수 있다. 주말에는 기후 관련 만들기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기후변화 쉽게 이해하는 공간
재미있게 직접 보고 체험

야외에는 측우기와 해시계, 풍기대 등 역사 속 기상관측 도구, 실제로 사용되는 날씨관측기 등이 전시된다. 기상과학관 옆에는 대구지방기상청이 자리한다. 국립대구기상과학관 관람료는 어른 2000원, 청소년·어린이 1000원, 관람 시간 오전 10시~오후 5시30분이며(월요일, 1월1일, 명절 연휴 휴관), 예약제로 운영한다.

기상과학관을 나서면 금호강 산책로를 따라 망우당공원으로 연결된다. 임진왜란 때 최초로 의병을 일으킨 곽재우 장군을 기려 조성한 공원이며, 중앙에 곽재우 동상이 있다. 공원 이름은 장군의 호에서 따왔다. 공원 남쪽 조양회관은 일제강점기에 대구 지역 청년들이 민족의식을 일깨우던 공간이다. 달성공원 앞에서 옮겨 온 건물은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 망우당공원에서 금호강이 내려다보이며, 임란호국영남충의단전시관과 영남제일관 등을 두루 둘러볼 수 있다.

동촌유원지를 지나 금호강 북쪽으로 발길을 옮기면 옛 대구선 기찻길을 따라 오붓한 산책로가 조성됐다. 열차가 오가던 철교인 아양기찻길은 카페와 전망대가 들어서 시민 쉼터로 거듭났고, 밤이면 야경이 아름답다. 아양기찻길은 지저동 벚꽃길을 비롯해 금호강 변 꽃길 산책로와 이어진다.

2008년 운행을 중단한 옛 대구선 도심 구간은 여러 추억의 공간을 남겼다. 입석동 옹기종기행복마을은 기찻길 옆 마을의 잔영이 있다. 철길 옆에는 예전 마을을 오가던 증기기관차가 벽화로 재현됐으며, 골목 곳곳에서 만나는 벽화가 정겹다. 철로는 벚꽃 터널로 단장했고, 골목에 차 한잔할 카페도 있다. 옹기종기행복마을 인근 대구 구 동촌역사(국가등록문화재)는 2014년 작은도서관으로 변신했다. 도서관 내부에 동촌역에서 사용하던 빛바랜 철도 장비를 전시하며, 야외에는 기찻길이 보존됐다.


옻골마을

옛 대구의 향수에 더 깊이 취하려면 옻골마을로 이동한다. 옻나무가 많던 마을은 경주 최씨 집성촌으로, 20여 채 고택을 품고 있다. 400년 전통을 자랑하는 마을에는 대구 백불암고택(국가민속문화재), 수구당(대구문화재자료), 동계정(대구문화재자료), 화전고택 등 수려한 가옥이 옛 담장 따라 단아한 자태를 뽐낸다. 마을 입구에 수령 350년 된 회화나무 두 그루가 인상적이며, 한옥 숙박이 가능하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코스
국립대구기상과학관→망우당공원→옹기종기행복마을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국립대구기상과학관→망우당공원→동화사
둘째 날: 아양기찻길→옹기종기행복마을→동촌역사작은도서관→옻골마을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국립대구기상과학관 http://science.kma.go.kr/daegu
- 동구 문화체육관광 https://dong.daegu.kr/main/pagec.htm?mnu_uid=52   

문의 전화   
- 국립대구기상과학관 053)953-0365
- 동구청 관광과 053)662-4077
- 동촌역사작은도서관 070-4214-6859
- 옻골마을 053)983-6407

대중교통
[기차] 서울역-동대구역, KTX 수시(05:05~23:00) 운행, 약 1시간45분 소요. 동대구역 맞은편 정류장에서 156번 간선버스 이용, 대구지방기상청 정류장 하차, 국립대구기상과학관까지 도보 약 200m.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대구광역시버스정보시스템 https://businfo.daegu.go.kr
[버스] 서울-동대구,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하루 19~22회(06:00~다음 날 01:30) 운행, 약 3시간30분 소요. 동대구역복합환승센터 맞은편 정류장에서 156번 간선버스 이용, 대구지방기상청 정류장 하차, 국립대구기상과학관까지 도보 약 200m.
*문의: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고속버스통합예매 www.kobus.co.kr 대구광역시버스정보시스템 https://businfo.daegu.go.kr

자가운전
중앙고속도로 동대구 IC→화랑교→동촌유원지 방면 우회전→국립대구기상과학관

숙박 정보
- 퀸벨호텔: 동구 동촌로, 053)282-1000, http://queenvell.com
- 호텔에밀리아: 동구 팔공산로, 053)623-1000, www.emillia.co.kr
- 팔공산온천관광호텔: 동구 팔공산로185길, 053)985-8081, www.palgongspa.co.kr
- 표충재 전통체험관: 동구 신숭겸길 17, 053)428-9980
- 한옥 1957: 중구 국채보상로 101길 20-2, 053)214-1957

식당 정보
- 미소명가미역(가자미미역국): 동구 효동로6길, 053)956-9658
- 고향집칼국수(칼국수): 동구 송라로, 053)751-6850, http://gohyangjip.itrocks.kr
- 솔연회물회(물회): 동구 화랑로25길, 053)745-7016, https://solyeon.modoo.at
- 명산가(곤드레밥정식): 동구 공항로, 053)984-3550

주변 볼거리
대구 도동 측백나무 숲, 대구 불로동 고분군, 대구방짜유기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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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머드급 국방정보본부 ‘5공 보안사’ 오버랩, 왜?

매머드급 국방정보본부 ‘5공 보안사’ 오버랩,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군 정보기관 개혁안의 윤곽이 잡히고 있다. 기한은 2027년까지다. 방첩사 해체 및 정보사 인간정보부대를 국방정보본부 직속으로 둔다는 게 골자다. 군 안팎에서는 우려가 쏟아진다. 국방정보본부에 여러 권한이 쏠리면 과거 ‘전두환 보안사’처럼 통제가 힘들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조직에 여러 권한이 집중되면 장단점이 확실하다. 관리하기 쉽지만 수장의 역량이 부족하면 컨트롤하기 어렵다. 군 정보기관은 더욱 그렇다. 인간정보 부대(HUMINT·휴민트)의 경우 전문가가 극소수다. 특히 전문가 대다수가 12·3 내란에 연루돼 개혁에 동참할 수 없는 형국이다. 2027년까지 조직 개편 우리 군에는 각종 정보와 첩보 수집을 담당하는 군 정보기관이 존재한다. 대북 업무만을 담당하는 국군정보사령부, 777사령부와 국내 간첩 및 군사보안에 초점을 둔 국군방첩사령부로 나뉜다. 정보사와 777은 국방정보본부가 총괄 지휘한다. 정보기관 특성상 자세한 조직 현황은 공개되지 않는다. 그간 군 정보기관은 역할을 나눠 견제와 균형을 잡아왔다. 이들 기관은 12·3 내란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정치인 체포조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투입 등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과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은 각각 위험한 일을 계획하고 일부 실행했다. 이재명정부가 들어서면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군 정보기관에 대한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약속했다. 방첩사 장성 7명은 모두 직무에서 배제됐고, 현재 참모장 대리 겸 사령관 직무대행은 육군사관학교가 아닌 학사장교 출신의 편무삼 육군 준장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직무정지·분리 파견됐던 임삼묵 2처장(공군 준장) 등 장군 4명이 각 군으로 원대 복귀했다. 나머지 3명은 정성우 방첩사 1처장, 국방부 방첩부대장, 육군본부 방첩부대장 등이다. 방첩 업무는 방첩사에 두고 수사 기능은 국방부 조사본부로, 보안 기능은 국방정보본부 및 각 군으로 이관하는 방안 등이 확정됐다. 이는 정치 개입·민간 사찰로 누적된 군에 대한 불신을 불식하고 정보기관을 본연의 임무로 복귀시킨다는 취지지만, 대공·방첩 기능 약화로 안보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거세다. 방첩은 말 그대로 간첩 활동을 막는 걸 일컫는다. 방첩 자체가 정보·보안 수집과 수사를 통해 이뤄진다. 실제로 정보·보안 업무를 이관받는 국방정보본부의 경우 예하 정보사의 블랙 요원 명단 유출 등 기밀 유출 사고를 막지 못했다. 국회는 7년간 외부감사가 없었던 정보사에 대해 올해부터 방첩사가 들여다보도록 했다. 수사권도 문제다. 군사경찰 최상위 조직인 국방부 조사본부도 내란 당시 정치인 체포조 편성·운영 등의 혐의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한 조직에 보안·신원조사·첩보 수집 통째로 해체 수순 방첩사 군 인사 통제는 누가 하나 명확한 규정 없이 광범위한 범죄 정보 수집 활동을 벌여오면서 수사 전문성을 의심받아 온 조사본부에 국가보안법·군사기밀보호법 위반죄, 내란·외환·반란·이적죄 등 10대 안보 관련 수사권을 넘기면 컨트롤하기 어려운 권력기관이 될 수도 있다. 특히 방첩사 기능 폐지로 군에 대한 통제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방첩사는 국방부 장관 직할부대로서 각 부대의 부조리 조사 및 감찰, 지휘관의 특이 동향 점검, 대령급 이상 인사 검증 등을 통해 군을 견제해 왔다. 국방부는 올해 1단계로 내란 극복·미래 국방 설계를 위한 민·관·군 합동특별위원회 내 군 방첩·보안 재설계 분과위원회(분과위원장 홍현익 전 국립외교원장)를 구성해 조직·기능 재설계 등 합리적 개편 방안을 도출할 예정이다. 내년엔 2단계로 방첩사 개편을 위한 법령·규칙 개정, 시설 재배치, 예산 조정 등 후속 조치 사항을 이행하고 개편을 완료할 방침이다. 또 국방정보본부장의 합참정보본부장 겸직을 해제하고 정보사령부에서 휴민트 부대를 분리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국방정보본부령 일부 개정안을 지난달 27일 입법 예고했다. 국방부는 “정보사령부를 포함한 국방정보 조직 전반의 지휘·부대 구조를 최적화해 임무·기능 수행에 전문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라며 개정 이유를 밝혔다. 개정안은 국방정보본부의 업무와 관련해 ‘합동참모본부 등의 예산 편성 및 조정(1조 2항 7호)’을 삭제함으로써 합참과의 직접적 업무 연결을 차단했다. 반면 군사보안 외에 암호정책(동항 8호)과 군사 관련 지리공간정보 외에 국방기상정보(동항 제11호), 군사정보 외에 군사보안(동항 12호)을 추가했다. 군사보안 업무가 신설된 것은 국군방첩사령부 개편에 대비한 사전 조치로 풀이된다. 어디까지? 초월적 권한 개정안은 국방정보본부장의 직무와 관련해 ‘군사정보·전략정보 업무에 관해 합동참모의장 보좌’(3조 2항)를 삭제해 합참정보본부장 겸직을 해제했다. 개정안은 정보본부 예하부대 중 정보사령부 업무와 관련해 기존의 ‘군사 관련 영상·지리 공간·인간·기술·계측·기호 등의 정보’ 등(4조 2항 1호) 규정 중 ‘영상’과 ‘인간’을 삭제했다. 대신 동항 4호에 ‘군사 관련 인간정보 수집·지원 및 훈련에 관한 사항을 관장하기 위한 인간정보 부대’ 규정을 신설했다. 이른바 블랙 요원이나 특임대(HID) 같은 인간정보 부대를 정보사에서 분리해 정보본부 예하에 재배치했다. 이에 따라 정보본부 예하에는 기존 정보사와 777사령부(신호정보 담당) 외에 인간정보 부대가 추가된다. 방첩사는 지난 8월 조직 와해를 막기 위해 전담팀을 꾸렸다. 정치권에 따르면 방첩사는 같은 달부터 ‘부대개혁 TF’라는 전담팀을 꾸리고 간부들에게 비공개 지침을 하달했다. ‘글로벌 안보 위협’을 이유로 들어 “주변 고위급 지인 등 인맥을 통해 부대 존치 논리나 순기능 역할에 대해 전파해 협조나 지원을 이끌어내라”는 내용이다. 국정기획위원회의 방첩사 폐지 방침을 두고 “국방부·대통령실·국회 측도 방첩 역량 약화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는 주장도 담겼다. 한 군 관계자는 “지금 방첩사가 내부 갈등이 심하다. 개혁해야 하는 것에 동의는 하는데 방첩사 폐지로 방첩 기능이 약화되는 걸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다. 반면 부대가 없어져도 기능 자체가 이관되기에 문제될 게 없다고 지적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대북 정보망 복구가 중요 정보사에서도 최근 개혁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 따르면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정보사 100여단 소속 일부 인원들이 지난달 21일 오전 안양에 위치한 정보사령부 건물로 출동했다. 사령부에서 인간정보 부대 관련 업무를 담당·지원하는 관련 부서들의 사무용품, 책상, 의자, 서류 등을 포장해 100여단으로 가져오기 위해서다. 사무용품 등의 이전은 당일 낮 12시께 중단됐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문제를 제기하자 이전 중단 지시가 내려간 것이다. 이후 100여단 소속 인원들은 부대로 복귀했다. 다만, 중단 지시 전 옮겨진 인간정보 부대 관련 부서의 서류와 물품들은 100여단에 남아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방부는 군 정보기관 개혁 조치의 일환으로 지난달 13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내년 1월1일부터 인간정보부대를 정보사에서 분리해 국방정보본부 예하 부대로 전속하겠다”고 보고했다. 이 과정에서 정보사가 100여단을 움직여 인간정보 부대가 국방정보본부 소속으로 개편되기 석 달 전, 국방부와 정보사 지휘부에 보고도 없이 사령부 건물을 방문한 것이다. 정보사령관 직무대리는 지난달 26일 “상급부대에서 (인간정보부대 개편 내용을 담은) 법적 근거를 마련할 때까지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사령부가 추진한 사항을 잠정 중단하라”는 취지의 공문을 하달했다. 지난 9월18일 정보사 100여단 부대 강당에서는 국방정보본부 산하 인간정보 부대 개편을 위한 내부 설명회가 열리기도 했다. 당시 100여단장은 해당 간담회를 주재하며 부대원들에게 “간담회에서 나눈 이야기나 부대의 사정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하라”며 입단속을 강조했다. 앞으로 국방정보본부가 갖게 되는 권한은 막대하다. 현행 구조에서 국방정보본부장은 정보사·777, 합참 정보부를 총괄한다. 여기에 더해 정보사의 휴민트 기능을 직접 통제하고 보안·신원조사를 추가하면, 누구도 견제하기 힘든 조직이 탄생한다. “대북공작 휴민트가 장관 직속? 전례 없어” “조직 수장 역량에 따라 괴물 집단 될 수도” 민주당 내부에서도 반발이 만만치 않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휴민트 임무 특성상 비밀·독립성이 가장 중요하다. 이걸 국방정보본부장 예하로 두겠다는 건 관리하기 쉽다는 장점도 있지만 윤석열과 같은 인간에게 넘어간다면 굉장히 위험한 조직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기관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른 군 전문가도 “전문성이 없는 민간 부처가 공작 임무를 직접 운영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정보사 휴민트 조직은 국정원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공작을 기획한다. 국정원이 예산도 관리해 관리·감독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며 “이번 개혁안이 완전히 확정된 건 아니지만 휴민트를 국방정보본부 예하로 두는 건 도박”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도 지난달 13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휴민트 부대의 본질은 숨기고 또 숨겨야 하는 특수공작 조직”이라면서 “전 세계 어느 나라도 국방 장관 직속으로 인간정보 공작부대를 두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부승찬 의원 역시 “전시 연합사령관 지시를 받는 부대도 아니고, 평시 합참 지휘체계에도 없는 부대”라면서 “작전 지휘체계나 통제체계에 들어가 있지 않은 부대인데, 이를 국방정보본부에 넣는 건 불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지적에도 국방부는 국방정보본부령 일부개정령안을 입법 예고했다. 기존 국정감사 업무보고에선 정보부대 개편을 2026년 내 마무리하겠다고 했었는데, 이번 개정령안은 내년 1월1일 시행으로 못 박았다. 이에 민주당 황명선 의원은 종합감사에서 인간정보부대의 국방정보본부 편입에 우려를 표했다. 황 의원은 “장관도 동의하지 않는 이런 개정안을 누가 냈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안 장관은 “글자 그대로 입법 예고이니 의원들께서 의견을 주시면 최적화하겠다”고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국방정보본부와 국방부 기획조정실(조직관리담당관)은 다른 분위기다. 한 국방부 관계자는 “장관과 국방정보본부 간 소통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정보 계통 군인들은 오히려 현 입법안을 두고 안도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개혁 반대 움직임도 황 의원이 민·관·군 합동 특별자문위원회의 ‘방첩·보안 재설계 분과’가 합리적인 안을 만들어낼 때까지 입법 예고를 보류해달라고 하자 안 장관도 “알겠다”고 답했다. 안 장관은 “휴민트 조직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 부대에 대해서는 가급적 말을 절약해주는 것이 휴민트 부대를 살리는 길이고 부대 가치를 존중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